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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오동도(梧桐島)-심춘기행(尋春記行)

강/사/랑 2017. 3. 27. 18:03

[나들이]오동도(梧桐島)-심춘기행(尋春記行)


 


날선 칼날 휘날리는 엄혹한 세월 속에서도 봄은 오고 세상을 갈아 엎어버리겠다는 맹목적 분노 뒤에도 꽃은 핀다. 눈에 보이는 귀에 들리는 모두에 칡넝쿨 얽히듯 등나무 설키듯 갈등(葛藤) 뒤섞힌 이 땅에도 어김없이 봄은 왔다.


그들의 분노와 적개심은 오불관언(吾不關焉)이라! 나는 나의 봄을 맞이할 따름이다. 그리하여 봄을 찾아 먼 남도로 길을 나섰다.



오동도/梧桐島


여수시에 있는 섬으로 멀리서 보면 섬의 모양이 오동잎처럼 보이고, 예전부터 오동나무가 유난히 많아 오동도라 불리게 되었다. 현재는 곳곳에 이 섬의 명물인 동백나무와 조릿대의 종류인 이대를 비롯하여 참식나무·후박나무·팽나무·쥐똥나무 등 193종의 희귀 수목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자생하는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자라는데 그때문에 ‘동백섬’ 또는 ‘바다의 꽃섬’으로 불리기도 한다. 섬의 위치는 여수역에서는 1.2㎞, 여수공항에서는 19.7㎞ 지점에 있다. 면적은 면적 0.12㎢, 해안선길이 14㎞이다. 임진왜란 때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이곳에 최초로 수군 연병장을 만들었고 이곳의 조릿대의 이대로 화살을 만들어 왜군을 크게 무찔렀다고 한다. 1933년에 길이 768m의 서방파제가 준공되어 육지와 연결되었고, 1968년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1969년에는 관광지로 지정되었다. 섬 전체는 완만한 구릉성 산지로 이루어져 있다. 해안은 암석해안으로 높은 해식애가 발달해 있고, 소라바위·병풍바위·지붕바위·코끼리바위·용굴 등으로 불리는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룬다. 1월 평균기온 1.6℃ 내외, 8월 평균기온 25.9℃ 내외이며, 연강수량은 1,413㎜ 정도이다. 1998년에는 오동도 관광식물원이 개장되었다. 섬 남단에 오동도 등대가 있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함. 사진은 모두 스마트폰 버전임.)



# 오동도 개념도. 오동도! 80년대 중반. 내 젊은 날의 기억이 겨울 파도 아래 물방울처럼 흩날렸던 곳.




# 젊어 일찍 세상을 떠난 형의 기일이 가까와 진주 고향에 들러 형에게 술 한 잔 올렸다. 그 길에 어머니, 아버지. 조부모님, 증조부모님, 고모님, 삼촌들 모두 찾아 뵙고 인사 올렸다.




# 진주도 따뜻한 남쪽 나라인지라 벌써 목련꽃 절정이었다.




# 삼십 년도 넘은 옛 기억을 안고 여수를 찾았다.




# 오동도로 들어가는 방파제길에는 봄을 찾아 나선 사람들로 인산인해이다.




# 바닷바람 많이 불고 있지만 전혀 차갑지가 않다. 이 곳은 이미 봄이 깊었다.




# 호수를 연상케하는 남해바다.





# 오동도 동백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 그곳엔 붉디붉은 동백꽃 흐드러지고 있었다. 짙푸르고 기름진 푸른 잎사귀와 선홍빛 동백꽃의 대비가 선명하다. 




# 작년 봄에는 통영 욕지도에서 동백꽃 향기를 실컷 맡았었다.





# 동백은 절정(絶頂)의 순간 꽃 전체가 뚝뚝 떨어져 영결(永訣)하고 만다.




# 꽃송이 채 떨어진 동백꽃은 땅에 떨어져서도 하늘을 바라본다.




# 나무에서 떨어지고도 그 모습 온전하고 쉬 물러터지지 않으니 고고(孤高)하고 자존감(自尊感) 강한 꽃이다.




# 오동도 동백꽃숲은 깊고 서늘하다.




# 전망대에 올라 동쪽 바다를 보았다.




# 저 멀리 남해 서면이 건너다 보인다. 옛날 여수와 남해 서면 사람들은 아침에 서로 양쪽 동네의 닭울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한다. 그 정도로 가깝다는 말일 것이다.





# 동백숲은 섬 전체를 뒤덮었다.





# 젊은 연인의 추억 남기기가 참으로 보기 좋다. 좋을 때이다. 오래 함께 하기를! 헤어지지 말고!





# 오래 쉬다가 섬을 떠났다. 노을 진다.




# 저 건물은 삼십 년 전에도 있었지 싶다. 저 건물과 동일한 지는 기억에 없지만 저 자리에 음식점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 여수 엑스포 때 지었을 호텔 건물이 늘씬한 자태로 서 있다. 그 뒤 산마루금으로 해 넘어 간다.






# 여수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횟집에서 줄 서서 기다리다 회를 먹었다. 회보다는 사이드 요리가 계속 나오는 집이었다.




# 옛 기억 한 잔 한 잔~ 그렇게 여수의 봄밤이 깊었다. 




桃李雖夭夭 (도리수요요)
浮花難可恃 (부화난가시)
松栢無嬌顔 (송백무교안)
所貴耐寒耳 (소귀내한이)
此木有好花 (차목유호화)
亦能開雪裏 (역능개설리)
細思勝於柏 (세사승어백)
冬柏名非是 (동백명비시)


복사꽃 오얏꽃이 비록 아름다워도/ 부박한 꽃 믿을 수 없고/ 소나무 잣나무 아리따운 맵시 없지만/ 추위를 견디기에 귀히 여기네/ 여기 좋은 꽃을 피워내는 나무 있어/ 눈 속에서도 능히 꽃을 피우네/ 가만히 생각하매 잣나무보다 나으니/ 동백이란 이름 옳지 않도다.


- 이규보(李奎報) 동백화(冬柏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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