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야기/해파랑길

[해파랑길]1코스/오륙도해맞이공원~미포-해파랑길 북진의 시작!!

강/사/랑 2018. 6. 20. 16:58
 [해파랑길]1코스/오륙도해맞이공원~미포


   

우리나라의 도로는 '도로법(道路法)'에 의해 정의되고 종류와 등급 또한 그 법에 따라 구분된다. 도로법 제2조에 의하면 '일반 교통에 통용되는 길'을 도로(道路)라고 정의한다. 그러면서 제11조에 '도로의 종류는 1급 국도, 2급 국도, 특별시도, 지방도, 시도와 군도'로 한다고 구분하고 있다.


1급 국도는 고속도로이고 2급 국도가 우리가 흔히 '일반 국도'라 부르는 길이다. '중요 도시, 비행장, 항만 및 정치, 경제, 산업, 문화, 관광, 군사상 특히 중요한 곳 등을 연결하며 국가 기간 도로망을 이루는 도로'를 말한다.


일반 국도는 1971년 8월 31일 '일반국도노선지정령'에 의해 1호에서 99호까지 지정되었다. 그 중 50호 이상은 북한 구간이다. 남한 구간은 총 35개가 국도로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개정이나 폐지가 가끔 이뤄져 고정되어 있지는 않다.


우리나라 옛 도로의 근간은 '영남대로(嶺南大路)'였다. 부산 동래에서 출발한 대로(大路)는 영남과 충청, 그리고 경기를 거쳐 한양에 이르는 국토의 중심축이었다. 따라서 국도의 상징인 '1번 국도'는 당연히 이 영남대로와 겹칠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1번 국도는 영남축(軸)이 아니라 호남축인 삼남대로(三南大路)와 같은 방향이다. 그 출발은 목포이다. 신의주가 종착지인 이 길은 총길이 496.05km이다.


'2번 국도'는 목포와 부산을 잇는 길이 377.9㎞의 도로이고, '3번 국도'는 남해군 미조면에서 평북 초산을 잇는 555.2km로 지정되어 있다. 이런 식으로 현재 35개의 국도가 휴전선 이남의 국토 곳곳을 혈맥(血脈)처럼 잇고 있다.


길도 사람처럼 개성을 가진다. 길이가 긴 길이 있는가 하면 험한 길도 있고 날렵하고 짧은 길도 있다. 산으로 가는 길도 있고 바다로 향하는 길도 있다. 그런 분류도 재미있다.


35개 국도 중 가장 길이가 긴 도로는 '77번'이다. 이 도로는 부산 파주선(線)으로 부산광역시 중구 옛시청 교차로에서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자유 나들목까지를 연결하고 있다. 한반도의 남해안과 서해안을 따라 "L"자형으로 이어지는 728.125㎞의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국도이다.


객관적 수량화(數量化)가 어렵기는 해도 아름다움에 대한 평가도 있어서 일반적으로 '7번 국도'를 가장 아름다운 길로 손꼽는 편이다. 그것은 이 도로가 우리나라 동해안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이어졌기 때문이다.


'7번 국도'는 '부산 온성선(釜山穩城線)'으로 부산광역시 중구 중앙동 옛시청 교차로와 함경북도 온성군 유덕면을 잇고 있다. 총 길이는 1,192km이지만, 실제로 달릴 수 있는 남한 측 구간은 강원도 고성군까지의 484.297km이다.


이 도로는 부산을 출발해 양산, 기장, 울산, 경주, 포항, 영덕, 울진, 삼척, 동해, 강릉, 양양, 속초, 고성의 군사분계선까지 이어지는데, 지명에서 보듯 전 구간이 동해안의 해안선과 나란하게 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영동의 산기슭은 가파른 경사를 가지고 있다. 그 가파른 산맥과 푸른 동해바다 사이의 남북으로 긴 회랑(回廊)이 이 도로가 이어진 지형이다. 그리하여 좌로는 낙동정맥과 백두대간의 높고 긴 산맥이 이어지고 우측으로는 만경창파(萬頃蒼波)의 동해가 조망되는 그야말로 산자수명(山紫水明)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길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니 예로부터 시인묵객(詩人墨客)들의 발길 이어졌고 관동팔경(關東八景) 같은 자연에 의거한 명승지가 발달하였다. 세월 흘러 사람과 물산의 이동 활발하여 그 명승지는 다시 사람들 불러 모으고 7번 국도는 관광도로의 이미지가 더욱 강해졌다.


바다는 원래 수평(水平)한 것이라 높낮이가 적다. 그 바닷가를 따라 이어진 길이니 당연 전체적으로 평탄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7번 국도는 장거리 자전거 여행객이나 트래킹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 성지(聖地)처럼 알려진 길이기도 하다.


'7번 국도 도보 여행', '7번 국도 해안선 라이딩' 등이 그러한 테마 길인데, 남들 가지 않는 험한 길 찾아 다니는 열혈 라이더나 트래커 사이에 버킷 리스트쯤으로 알려진 길이기도 하다.


이런 아름다운 테마를 가진 길을 그냥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2009년 한국관광개발연구원에서 '동해안 탐방로 사업계획 연구용역'을 통해 7번 국도와 연계한 동해안 탐방로를 연구하더니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명칭 공모를 통해 '해파랑길'이란 새로운 길을 개척하게 되었다.


'해파랑길'이란 이름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이다. 누구의 작명인지 모르겠지만, 뜻도 어감도 참으로 좋은 명명(命名)이다.


해와 바다를 길동무하는 이 길은 부산광역시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초광역 걷기 길로써 총 10개 구간 50개 코스로 되어 있고 총길이는 770km에 이르는 장거리 트래킹 코스이다.


걷기 코스이니 자동차 다니는 도로를 걷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해파랑길은 전체적인 노선의 윤곽은 7번 국도와 나란하되 최대한 해안길, 산길, 농로 등 자연 친화적인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원래 산길, 들길, 물길을 가리지 않고 두 발로 이 땅의 여러 길을 걷고자 작심한 사람이다. 당연히 이 해파랑길도 그 걷고자 마음먹은 길 속에 포함되어 있다. 다만, 이 길이 워낙 먼 길이고 그동안 벌여 놓은 여러 테마의 길이 아직 미완성이라 뒤로 미뤄 놓았을 따름이다.


그러나 사람의 길이란 변화무쌍하기 마련이다. 마냥 뒤로 미뤄 두었던 해파랑길에 준비 없이 입문(入門)해야 하는 일이 생겼던 것이다. 그것은 작년 추석 연휴 때 일이다.


모처럼의 연휴를 맞아 강원도 삼척의 '두타산(頭陀山)' 야영산행을 갔었다. 두타산은 백두대간에 속한 산이다. 우리 부부는 2006년 봄에 백두대간 종주를 하면서 두타산을 올랐었다. 그 기억 더듬어 두타산 들머리인 댓재를 구불구불 올라갔다. 그런데 댓재에 도착하니 백두대간의 산하는 비구름에 갇혀 있었다.


예보에 없던 비였다. 한 시간 넘게 댓재에서 상황을 살폈으나 결코 그날 안에 멎을 비가 아니었다. 두타산 야영을 포기해야 했다. 그리고 대안을 찾아야 했다. 그 대안이 해파랑길이었다. 비록 우중(雨中)이지만 해파랑길은 오르내림 적으니 우산 쓰고 걸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댓재에서 삼척 바닷가까지는 꽤 먼 길이다. 구절양장(九折羊腸)의 댓재를 돌아돌아 내려 삼척에 도착했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었다. 마눌에게 그 비를 맞고 걷게 할 수는 없었다. 결국 나 혼자 우산 쓰고 해파랑길에 입문했다. 삼척 구간의 덕산해변에서 궁촌정거장까지의 31코스였다.


하지만, 그날 비 맞으며 느닷없는 여정으로 입문하기는 했어도 여전히 해파랑길은 아직은 뒷순위의 테마 길이었다. 이곳저곳 가야 할 산길과 들길이 아직 많았기 때문이다. 나중에 은퇴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걸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역시 인간의 길은 파란만장하고 변화무쌍한 법이다. 내가 느닷없이 부산 시민으로 살아야 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부산은 먼 고장이고 연고 없는 동네이다. 평생 하룻밤 머물 기회도 드문 고장이었다. 그런데 내가 그 고장의 사람으로 당분간 살게 된 것이다.


어떤 연유로 살게 되었건 부산 사람이 되었으니 부산의 산하(山河)를 두 발로 느껴봄은 나 같은 순례자(巡禮者)에겐 일종의 의무 같은 일이다. 그리하여 해운대의 상징인 장산(長山)을 야간에 오른 것을 필두로 부산의 산길과 들길을 느껴보자 하였다.


그랬더니 자연히 눈길이 해파랑길로 향해졌다. 해파랑길은 부산을 기점으로 하는 초장거리 걷기 코스이다. 부산 오륙도가 출발지이니 당연히 부산 사람으로서 걸어줘야 하는 길이었다. 게다가 이미 한 코스에 불과하지만, 입문까지 하였으니 기점에서 새로이 출발함이 마땅한 일이었다.


그런 사연으로 짐 꾸려 해파랑길 첫 번째 출발점인 오륙도해맞이공원을 찾았다. 지방선거가 있었던 유월 십삼일의 이야기이다.

 

 


해파랑길 북진의 시작!!


구간 : 해파랑길 1코스(오륙도해맞이공원~미포)
거리 : 구간거리(17.8km), 누적거리(26.7km)
일시 : 2018년  06월 13일. 물의 날.
세부내용 : 오륙도 해맞이공원 ~ 농바위 ~ 치마바위 ~ 어울마당 ~ 공룡발자국 ~ 동생말 ~ 용호만 ~ 남천항 ~ 남천호안로 ~ 광안해변테마거리 ~ 수변공원 ~ 요트경기장 ~ 동백섬(누리마루 하우스) ~ 해운대해수욕장 ~ 미포


  

지방선거 일이라 모처럼 부산에서의 주중 휴일을 맞았다. 숙소인 광안역에서 오륙도까지 가자면 중간에 버스를 갈아 타야 한다. 아침 챙겨 먹고 짐 꾸려 집을 나섰다.


전철역에서 승차 한 후 두어 정거장 가다 문득 짐을 보니 지갑을 집에 두고 왔다. 휴대폰에 저장해 둔 티머니로 전철을 타는 바람에 지갑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돈 한 푼 없이 해파랑길을 걸을 수는 없는 일이다. 얼른 하차하여 건너편 전철로 갈아탔다.


급히 뛰어 집에 들러 지갑 챙기고 다시 전철편으로 경성대 입구까지 갔다. 경성대 입구에서 다시 오륙도 행 버스 정류장을 찾지 못해 삼십 분 넘게 방황했다. 요즘 내가 이렇게 정신이 없다. 뭔가에 홀린 듯 물건을 잊어 먹거나 건망증에 시달리기 일쑤다.


어찌어찌 해서 오륙도 행 버스에 올라 탔다. 오륙도는 남쪽 끝부분에 있어 버스의 종점이다. 그곳의 동네 이름이 용호동이라 버스 팻말에는 전부 용호동이라 적혀 있다. 버스 승객 대부분은 오륙도 구경을 온 관광객들이다. 그들과 함께 오륙도에 도착했다.


 

해파랑길1코스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해 미포에 이르는 코스다. 광안리해변과 해운대해변을 거치면서 해파랑길 부산 구간 중 최고의 풍경을 펼쳐놓는다. 770㎞ 해파랑길 대장정의 시작점은 동해와 남해의 분기점인 부산 오륙도공원. 즉, 동해 최남단이 해파랑길의 출발점인 셈이다. 첫걸음을 내딛자마자 좌중을 압도하는 이기대길의 해안절벽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광안리해변은 광안대교의 웅장한 위용과 고운 백사장이 장도를 시작한 나그네의 마음을 쿵쿵 뛰게 한다. 해운대는 신라 최치원이 속세를 버리고 가야산으로 들던 길에 빼어난 경치에 반해 자신의 자(字)인 해운(海雲)을 바위에 새겨 넣은 후 해운대라 불리게 되었다. 지금도 동백섬 바위에 최치원이 새겼다는 해운대 글씨가 또 렷하다.


교통편

- 1코스 시작점 : 오륙도해맞이공원
  부산역 정류장에서 시내버스 27번 이용, 오륙도 SK뷰 정류장 하차
- 시내버스 : 27, 131번 이용
- 마을버스 : 2, 2-1번 이용

택시

- 부산남구 제일운수 051-625-2536
- 부산해운대구 그린콜택시 501-728-2552
- 부산해운대구 콜밴 051-752-5522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해파랑길 1코스 오륙도해맞이공원~미포 개념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정말 어렵게 오륙도해맞이공원에 도착했다. 요즘 내가 좀 심각한 건망증에 시달리고 있는 탓이다. 버스 정류장은 오륙도SK뷰아파트였다. 이곳이 종점이라 버스는 다시 회차하여 시내로 갔다.




# 우측으로 해맞이공원과 오륙도가 보인다.




# 공원 중간 언덕에 해파랑길 안내소가 있다.




# 안에 들어가서 한바퀴 둘러보았다. 해파랑길에 대한 안내와 기념품을 팔고 있다.




# 안내소 앞 동쪽으로 아름다운 해안선을 둘렀다.




# 오륙도는 여섯 개의 섬이 보는 각도와 파도의 높이에 따라 다섯 개로 보였다 여섯 개로 보였다 해서 오륙도라 불렀다. 실물 오륙도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다.




# 좀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오륙도 스카이워크까지 가보기로 했다.




# 외국인 관광객도 많고 타지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 틈에 끼어 바다 끝으로 갔다.




# 이 방향에서는 섬이 두 개만 보인다. 저멀리 우측에 보이는 곳은 태종대이다. 25년 쯤 전에 저곳에서 낚시했던 것이 태종대를 만난 마지막이지 싶다.




# 맨 앞쪽 방패섬에 낚시꾼들이 여럿 서 있다.




# 관광객 많고 소란스러워 잠시 둘러보고 이내 길을 떠났다.





# 우측 멀리 해운대가 보인다. 저곳을 지나 좀 더 가야 한다. 먼 여정이다.




# 오륙도 일대 경치가 참으로 아름답다.




# 중간 앞쪽에 오똑한 봉우리가 해양대학교가 있는 갈매기산이고 좌측 끝이 태종대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몇 해 전 해양대학교에서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했었으니 태종대 근처까지는 가 보았구나!




# 오늘 걸어야 할 해파랑길 1코스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17.7km면 그다지 멀지 않구나 생각했다. 나중에 모두 걷고나서 보니 만만치 않았다. 오르내림도 많고 뙤약볕 공격도 강했다.




# 가야 할 해파랑길 코스 출발지 근처의 모습이다. 우측 해안 봉우리가 이기대 도시자연공원이다. 저곳 아파트 주민들은 조망 하나 만은 세상 최고의 곳에 터를 잡았다. 다만 늘상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소금기는 감수해야 할 것이다.




# 바람 강한 곳이라 이기대공원 우측 사면의 수목은 바짝 키를 낮췄다.




# 아랫층엔 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커피가 먹고 싶었지만, 갈 길 바빠 그냥 통과!




# 부산시에서 만든 갈맷길이 해파랑길과 중첩되고 있다. 갈맷길은 부산 전역을 아우르는 걷기 코스로 2009년 6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만든 테마 길이다. 갈맷길이란 이름은 부산의 상징인 갈매기와 길을 합성한 말이다. 총연장 302km라고 하니 상당히 긴 길이다.




# 전국 수백 지자체에서 만든 그 많은 길을 모두 걸을 수는 없다. 그저 그런 길이 있나 보다 할 뿐이다.




# 이곳이 해파랑길 스템프 인증소이다. 스탬프북이 없어서 안내소에서 가져온 안내도에 찍었다. 나중에 스탬프북 구해서 오려 붙일 작정이다.




# 이기대 공원은 언덕 형태의 봉우리다. 언덕은 나무테크 계단으로 되어 있다. 언덕 사면에는 털머위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털머위는 바닷가를 좋아한다. 제주 바닷가에도 지천으로 볼 수 있다.




# 배낭 멘 여성들이 앞장 섰다. 해파랑 1코스 전부를 걷는지 아니면 이기대 구간만 걷는 지는 모르겠다. 나중에 광안과 해운대 쪽에서는 이 팀을 보지 못했다.




# 공원 위에서 오륙도 쪽을 돌아보았다. 경치 좋은 곳이다.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있다.





# 해운대 달맞이 길과 청사포가 건너다보인다. 저곳까지 가야 한다. 먼 곳이다.




# 계단은 계속 이어진다. 우측 봉우리는 장산봉이다. 정상은 한참 더 가야 한다.




# 박무가 끼어 깨끗한 조망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대기의 질이 갈수록 나빠지는 것은 사실이다. 예전에는 산 정상이나 바닷가에 서면 깨끗한 조망을 감상할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계절에 상관없이 박무나 미세먼지가 발달하여 조망을 가린다. 대부분 떼국 같은 모진 이웃나라를 둔 까닭이다.




# 저 아파트는 장점과 단점이 확연한 곳이다. 하도 경치가 좋으니 한 1년만 살아 봤으면 싶기도 하다.




# 모두가 쌍쌍인데 덩치 좀 있으신 여성 혼자 외로이 앉아 있다.




# 공원 상단 우측에 숲길이 열려 있다.




# 이기대 해안산책로의 시작이다.




# 그늘 좋은 숲길이 길게 이어진다. 이곳 이기대 산책로 구간은 마치 제주 올레길 걷는 느낌을 준다.




# 잠시 진행하면 갈림길이 나온다. 용호중대 아래 삼거리라 적혀 있다. 좌측은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다. 그곳에 군부대가 있는 모양이다.





# 작은 전망대가 있다.




# 숲에 가로막혀 넓은 조망을 주지는 못한다. 오륙도 일부와 난바다 일부만 눈에 들어온다.




# 해운대 너머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오륙도를 향하고 있다. 뽕짝 노랫소리 요란하다.




# 해안 절벽 상단을 휘감으며 해파랑길은 이어진다.




# 중간중간 조망처가 많아 자주 쉬게 된다.




# 맞은편 절벽에는 규모를 갖춘 전망대 데크가 있다. 농바위 전망대이다.




# 잠시 진행하면 농바위 갈림길이 나온다. 농바위를 보자면 이곳에서 바닷가 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 농바위는 전망대에서 보기로 하고 진행. 길은 절벽 아래로 이어진다.




#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해안 바위가 보인다. 이것이 농바위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다른 것이었다.




# 바위 위에 공깃돌을 포개 놓은 듯한 농바위가 보인다. 그 위쪽에 좀 전에 지나온 농바위 갈림길에서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 전망대도 보인다.




# 농바위 전망대에 도착했다. 바람 좋고 조망 좋은 곳이라 쉬어가는 사람들 많다. 아이스께끼 장수의 호객 소리가 크고 우렁차다.




# 농(籠)은 대바구니를 말한다. 옛날 시골에는 얇게 쪼갠 대나무를 엮어 바구니를 만들었다. 그곳엔 떡이나 음식 등을 담기도하고 크게 만들어서 옷이나 이불을 넣기도 했다. 그 대바구니를 포개 놓은 듯한 바위라는 뜻이다. 





# 부산 사람들의 낚시 사랑은 정말 대단하다. 이날 해파랑길 걷는 내내 제일 많이 본 것은 낚시꾼이었다.





# 감성돔 잘 붙을 것 같은 갯바위다.




# 해파랑길은 이기대 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 해안초소가 보인다. 나도 예전 저런 초소에서 군생활을 했다.




# 우측 멀리 해운대 달맞이길이 보인다.




# 파도 제법 높다. 물빛 곱고.




# 해안 데크길을 따라 길게 진행했다.




# '밭골새'란 이정목이 서 있다. '밭 골짜기 사이'란 뜻인 듯하나 정확하지는 않다. 아래에 해식동굴이 있다는데 그것 때문에 붙여진 것일 수도 있겠다.




# 밭골새 일대의 풍광이다. 부산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출조지인 모양이다.




# 유람선이 어느새 오륙도를 돌아 나오고 있다.





# 이기대의 풍광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많다.




# 이기대는 해안 절벽의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다. 강력 추천하고픈 곳이다. 가족 동료들과 산책하면서 풍광 즐기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 찾기 어려울 듯 싶다.





# 치마바위를 만났다.




# 바위가 치마폭처럼 넓게 펼처져 있어 붙인 이름인 듯하다. 경치 감상 중인 관광객의 등이 땀으로 젖었다. 이기대 구간 오르내림이 만만치 않았음을 보여준다.




# 치마바위 보다는 마당바위가 더 어울릴 듯하다.




# 이 곳은 갈맷길과 내내 동행한다.





# 해안 절벽과 헤어진 해파랑길은 그늘 좋은 소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 솔밭쉼터란 이름표를 달고 있다.




# 관광객 발길 끊어질 시각 이용해서 야영하면 될 듯하다.




# 솔밭을 지나면 숲길이 끝난다.




# 이기대 해안과 솔밭을 벗어나 뙤약볕 속으로 나간다.



# 어울마당이다.





# 천만명 관람을 기록했지만, 영화 연출 방식이나 내용이 참으로 실망스러웠던 저 영화를 이곳에서 촬영했던 모양이다.




# 이기대(二妓臺) 이름의 유래를 적어 두었다. 좌수사 이형하가 기록한 동래영지(東萊營誌)에 "左營南十五里 上有二妓塚云" 즉 이기대가 좌수영 남쪽 15리에 있는데 기생 무덤 두 기가 있어 그리 불렀다는 말이다. 민간에서는 좌수사가 기생 두 명과 풍류를 즐기던 장소여서 이기대가 되었다는 말도 전한다.


그런데 수영의 향토사학자인 최한복이란 이가 의기대(義妓臺)에서 변한 것이라 주장한 모양이다. 임진왜란 때 수영성 함락 후 왜장이 연회를 열었는데 수영의 의로운 기녀가 왜장을 안고 물에 떨어져 죽었다는 것이다. 수영성은 전쟁 초기에 함락되었다. 그때 연회를 열었다면 그 왜장은 기생이 안고 물에 빠지기 전에 군율에 의해 목이 날아갔을 것이다.


그리고 함락이라기보다 좌수사 박홍(朴泓)이란 자가 일찌감치 도망가버렸기 때문에 전투다운 전투도 없었다. 다만 수영 출신 수군과 성민들이 꾸준히 유격전을 하다가 순절하였다는데, 대규모 전투가 아니라 긴 세월에 걸친 게릴라 전이니 승전의 연회를 하고말고 할 일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독창성이 없다. 왜장을 안고 물에 뛰어든 것은 진주의 논개(論介)이고 그 이야기는 길 가는 어린아이도 아는 내용이다. 부산시는 이 어설픈 이기대 이름 유래를 얼른 지우고 새로운 이야기를 개발하기 바란다.


내 생각은 이렇다. 유격전이니 지역 주민들의 숨은 협조가 많았을 것이고 기생이라고 우국충정에 예외는 없었을 것이다. 7년이라는 긴 전쟁 도중에 기생 두 명이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그것이 발각되어 죽었을 수도 있겠다. 이런 이야기라면 독창적이고 개연성 또한 있지 않겠나?




# 휴일 나들이 나온 어느 가족의 뒷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다.




# 어울마당 뒤에도 해안길은 아직 남아 있다. 바다 건너 장산이 우뚝 솟아 있다.




# 경치 좋은 곳에 자리 잡으셨다. 낚싯대 바라보고 있으면 세월 가는 줄 모르겠다. 내가 조금 살아보니 부산은 좁고 가파른 곳에 위치한 도시이고 옛 도시라 삶의 질이 그다지 높지 않은 동네이다. 교통 혼잡하고 하수도 냄새 심한 것은 정말 최악이다. 그러나 낚시 좋아하는 이라면 천국의 도시다. 저런 천혜의 낚시터가 도시 곳곳에 널려 있다.




# 해변으로 내려 갔다.




# 파도 밀려 왔다 물러날 때마다 자갈 굴러가는 소리 차르르 차르르 울린다.




# 자갈 굴리는 소리는 바다만 내는 것이 아니다. 자갈길 걷는 내 발밑에서도 차륵차륵 들린다.




# 이기대 길은 참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해안절벽, 숲길, 해변길 등등... 지루할 틈이 없다. 정말 추천하고 싶은 길이다.




# 지나온 해변 길을 돌아보았다.




# 오래 걸었더니 다리 아프고 허기 졌다. 해변 나무 그늘에서 좀 쉬었다. 부산 숙소에는 꼭 필요한 살림만 간소하게 갖추고 있다보니 모자나 등산화, 스틱 같은 장비가 전혀 없다. 이번 해파랑길 나서며 챙겨보니 등산복과 공격용 배낭 외에는 장비가 없다. 다만 사막 스카프가 하나 있어 그것을 두르고 왔다. 저런 탈레반 같은 차림으로 해파랑길을 내내 걸었다. 나중에 광안해수욕장과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사람들이 많이 쳐다보았다.




# 땀 식힌 후 다시 출발했다. 작은 규모의 구름다리가 두 개 있다.




# 오전 내내 장산과 광안대교, 해운대의 첨단 빌딩 숲, 그리고 달맞이 길을 전방에 보고 걸었다.




# 이기대 구간이 끝나가고 있다. 저 언덕만 지나면 끝이다.




# 언덕 위에는 뷰가 정말 좋은 복합건물이 있다. 그런데 주변이 약간 스산하였다. 크게 성업중이지는 않는 모양이다. 아마도 바람 강한 곳이어서 그렇지 싶다. 원래 강한 찬바람은 모든 것을 말려버린다. 바람재나 바람골 같은 이름의 동네치고 풍요로운 곳을 거의 보지 못했다.




# 이름처럼 뷰는 정말 최고였다. 그리고 바람은 몸이 날릴 정도로 강했다.





# 금련산과 황령산이 건너다보인다.




# 고등학생들이 무리지어 놀러 왔다. 그들의 경쾌한 웃음소리가 바닷바람과 함께 공기 중에 휘날렸다.




# 이 동네는 바람이 어마무시하게 강하다. 몸을 가누기가 힘들 지경이다.





# 용호만 매립부두 쪽으로 내려갔다.



# 매립지에 새워진 아파트이다. 저 동네는 아마 문을 전혀 열지 못하지 싶다. 바람이 사철 이렇게 강하게 부는데 창을 제대로 열 수나 있겠나?




# 바람이 워낙 강하니 땀이 젖지 않는다. 햇살 강하고 걸음 빨라 땀은 계속 나는데 강한 바람이 순식간에 말려버린다.




# 부두에 하얀 배 두 척이 정박해 있다.




# 낚시 포인트는 무궁무진하다. 걷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기대 안쪽 갯바위를 찾고, 걷는 것 귀찮은 이들은 오토바이나 자전거 타고 가까운 바닷가로 나가 낚싯대를 던지기만 하면 된다. 백수 세월 보내기 딱 좋은 곳이다. 신선놀음 하다보면 한 세월 금세 가겠다.




# 도시가스 오거리 통과. 위쪽 고가도로는 광안대교로 이어진다.




# 용호만매립지의 엘지아파트와 뒤쪽의 이기대를 돌아 보았다.




# 남천동 해변길을 진행한다.




# 작은 어선이 뒤쪽의 거대한 인공구조물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




# 광안해변로를 따라 진행한다. 이곳은 삼익아파트단지 바로 앞에 난바다가 이어지는 곳이다. 그러다보니 거대한 테트라포트로 방파제를 만들어 두었다. 태풍 불 때는 바닷물이 아파트 안까지 날아들겠다.




# 이곳도 매립지인지 직선의 방파제 뒤로 길이 곧게 뻗어 있다.




# 방파제 위로 올라가 난바다 쪽을 조망했다. 광안대교의 위용이 대단하다. 이 풍광은 매일 밤 내가 운동 나와서 야경으로 보던 방향의 그림이다. 한낮에 보는 모습 또한 대단하다.






# 광안해수욕장 우측 초입에 빨간 화분 하나가 서 있다. 단순하나 거대한 화분이다. 가까이 가서 보니 실용의 화분이 아니라 예술작품이다. 프랑스 어느 예술가의 작품이란다. 제목은 생명의 원천. 화분이 생명의 원천이 될 수 있나? 화분은 원래 철저하게 수동(受動)의 세계이다. 누군가 거름과 물을 주지 않으면 생명이 유지될 수 없는 공간이다. 내 이해 능력 밖의 작품이다.




# 매일 밤 운동하면서 야경으로 보던 풍광을 이렇게 낮에 보니 영 생경하다.






# 바람 좋은 곳이라 산책 나온 사람들 많다. 그들 틈에 끼어 잠시 쉬었다.




# 해수욕장 우측에서의 조망이다.




# 남천동 골목 안으로 들어가 맛집을 찾았다. 골목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 문득 눈에 띄는 집이 있었다. 바깥에서부터 맛집 느낌이 드는 집이었다. 들어가보니 과연 그랬다. 밀면을 시켰는데 비주얼도 맛도 아주 좋았다. 이름은 '본가제일면가'




# 점심 먹고 다시 해파랑길 위에 섰다. 광안해수욕장 모래가 햇살에 바짝 익었다.






# 햇살 뜨거워도 젊음에게는 방해되지 않는다. 추억을 남기려는 젊은이들이 해수욕장 이곳저곳 많다.




# 민락동 회센터. 예전 낙동정맥 종주 졸업한 날 울산의 산 동무 두 분이 찾아주셔서 함께 저 횟집에서 축하연을 했었다. 나중에 다들 거나해져서 울산분들은 울산으로 가시고 우리는 또 캔맥주 사들고 해수욕장에서 밤새 술을 마셨다.




# 젊음은 정말 좋다. 이 엄청난 뙤약볕 아래서도 둥글게 모여 앉아 게임과 노래를 하고 있다. 내 젊은 날은  어디로 갔을꼬? 내 젊었을 때도 저런 열정과 패기가 있었을까? 그들의 젊음이 부러워 한참 동안 구경하였다.




# 해수욕장이 끝나는 좌측 해변부터 갈맷길 2-2구간이 시작된다. 이 길은 나도 초행길이다. 늘 해수욕장 좌우로 걷거나 뛰면서 운동했지만, 딱 이 안내판에서 돌아섰기 때문이다.




# 민락항구 뒤쪽에 높다란 주차타워가 서 있다. 그 타워 벽면에 세파에 찌든 남자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독일 작가의 작품인 '어부의 얼굴'이라는 그림이다. 그림의 주인공은 민락항구의 어느 어부이다.




# 민락수변공원이 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휴일을 즐기러 나온 이들이 아주 많다. 인근 회센터에서 회를 사와서 삼삼오오 둘러 앉아 먹고 있다. 정말 부러웠다. 입에 침이 가득 고였다. 동무들 없으니 돈 있다고 동참할 수 없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 수변공원 계단 위에 큰 바위 하나가 놓여 있다. 안내판을 보니 2003년 태풍 매미 때 바다에서 밀려온 바위라 적혀 있다. 태풍 매미는 초속 사십 킬로미터의 강풍을 동반했던 엄청난 태풍이었다. 부산항의 크레인이 줄줄이 넘어졌던 바람이니 저런 돌 쯤은 우습게 날렸을 것이다.





# 길은 좌측 안으로 휘어진다. 이제 바다는 수영강과 만나 기수역(汽水域)을 이룬다.




# 센텀시티의 고층빌딩들이 보인다. 거대한 쌍둥이 빌딩 좌측으로 KNN방송국 빌딩이 보인다. 저곳에 우리 사무실이 있다.




# 수영강은 계속 상류로 이어지고 해파랑길은 수영2교 위로 올라가야 한다.




# 수영2교 위로 올라갔다. 바람 씽씽 불고 있다.





# 광안대교의 교각이 수영강 위로 길게 늘어섰다. 참 독특한 풍광이다.





# 다리 건너편 난간에 노인 한 분이 낚시를 하고 있다. 저 분은 전동휠체어를 이동 낚시차량으로 개조하셨다. 낚싯대 거치공간, 미끼나 도구 수납 공간 등등을 휠체어에 부착하셨다. 부산 사람들의 낚시 사랑은 정말 대단하다.





# 국토종주 동해안 자전거길의 출발점이다. 누군가 금년 5월에 출발하였다고 적었다. 나는 국토종주 자전거 길 중 저 동해안 길과 제주도 환종주는 아직 미완성이다. 조만간 나도 가야 할 길이다.





# 우동항과 요트경기장을 지난다. 요트계류장에 다양한 요트들이 정박해 있다. 요트는 귀족스포츠여서 나에게는 꿈 같은 이야기이다.





# 낚시나 다이빙 하기에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다.




# 마린시티의 마천루(摩天樓)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 웅장함이 지나쳐 바벨탑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 저 거대한 유리벽에 햇볕이 반사되면 바다를 항해하는 배들이 길을 잃을 수도 있겠다.





# 요트경기장 한 쪽에 낯익은 얼굴들과 방송 장비들이 보인다. TV 예능프로 촬영을 막 마친 모양이다. 나이 든 여배우들이 여행도 가고 음식도 해 먹고 하는 프로인데 제목은 모르겠다.





# 마린시티 아파트단지 앞에서 길은 좌로 휜다. 그곳에 영화의 거리가 있다.





# 카메라를 설치하고 촬영중이다. 장비가 단촐한 것이 단편영화나 다큐멘터리를 찍는 모양이다.




# 방파제 너머로 오늘 내가 하루종일 걸어온 길이 전체적으로 조망된다.




# 마린시티 앞 영화의 거리를 따라 진행한다. 이곳은 몇 해 전 태풍 차바가 왔을 때 강력한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아파트 단지를 강습했었다. 밀어닥치는 물 폭탄을 피해 자동차가 후진으로 도망치고 버스 안으로 파도가 밀려 들었다. 이 부자 동네 아파트 주차장에서 바다고기가 펄떡펄떡 뛰었다. 그러한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스펙타클한 장면이 전국에 생중계 됐었다.


원인은 이 방파제의 높이다. 이곳은 원래 바다였는데 매립하여 택지를 만들었다. 바다는 원래 자신이 있던 자리까지 닿으려고 한다. 그것을 막자면 당연히 높은 방파제를 쌓아야 한다. 그러나 이 부자동네 사람들이 멋진 조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부자에 힘있는 사람들의 민원이 많아 규정보다 낮게 방파제를 설치했다. 당연히 바닷물은 그 높이를 넘게 되었다. 그것이 2016년 차바 태풍 때의 결과이다.




# 부산시는 이곳에 혈세 수백 억원을 들여 새로운 수중 방파제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그로 인한 시시비비가 많았다. 방수벽 높이를 높이면 돈도 적게 들고 간단히 해결되는 것을 수백 억을 들여 바다 안에 다시 방파제를 건설하는 것은 엄청난 혈세의 낭비라는 것이다.  


방수벽을 높이면 바다 조망이 나빠진다. 그러면 저층의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것이다. 이 지역 주민들이 찬성할 리 없다. 결과는 눈에 보인다. 아마도 방수벽 높이 대신 바다 안에 새로운 방파제를 쌓는 것으로 될 것이다.




# 이기대와 오륙도. 시시비비있어도 방파제 낮으니 바다 조망이 좋기는 하다.




# 마린시티 앞은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방파제 낮으니 바다 조망 좋고 바람도 시원하였다. 조망 때문에 방파제 높이지 않고 수중방파제를 설치한다면 이곳 주민들에게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적용하면 되겠다. 수중방파제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테니 그 이익 중에서 일정액을 방파제 공사 비용으로 부담하게 하면 될 일이다. 이것은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가 되어 자유시장 경제에 위반되는 발상인가?




# 우측 전방에 동백섬이 보인다. 섬 끝의 소나무 숲이 인상적이다. 마치 공룡 한 마리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하다. 소나무 줄기가 이빨 같은 느낌이다. 해파랑길은 저곳 동백섬을 한 바퀴 돌게 되어 있다.




# 운촌항이다. 이곳에도 낚시꾼들이 많다. 유람선이 길어진 오후 햇살을 받고 있다. 저 유람선이 오륙도까지 운행하는 것인 듯하다.




# 동백섬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동백공원으로 관리되고 있다.




# 산책로가 섬을 일주하고 있다. 운동과 산책 나온 주민들이 많다.




# 누리마루 조금 지난 곳에 전망대가 있다.




# 누리마루 APEC하우스가 우측에 보인다. 이 건물은 2005년 11월 개최된 APEC 정상회담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세운 건축물이다. 전통 정자와 동백섬의 능선을 형상화한 구조로 설계되어 회담 당시 호평받았던 곳이다.




# 풍광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기는 하다.





# 전망대에는 작은 등대가 설치되어 있다.




# 해운대와 미포항, 그리고 달맞이길이 보인다. 갈 길이 아직 멀다.




# 해운대에 지어지는 초고층 빌딩들. 부산은 좁은 땅을 높이로 승부보려는 작전인 듯하다.




# 이곳 갯바위에도 강태공들 붙었다. 아주 오래된 예전에 지인과 함께 태종대 갯바위에 바다낚시를 간 적이 있다. 파도가 너무 높아 조황은 별로였다. 그날 저녁 광안해수욕장 근처에서 놀았다. 저녁 먹고 해변을 걷는데 정말 우연히 회사 직원들을 그곳에서 만났다. 저희들끼리 부산 여행 온 모양이다.


좁은 세상이었고 놀라운 일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혹시 나더러 태종대에서 낚시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낮에 태종대 전망대에서 바다 구경하는데 저 아래 갯바위에 낚시하는 사람 뒷모습이 나를 닮았더란다. 저희들끼리 맞다 아니다 말이 많았지만, 설마했었단다. 세상 참 좁은 곳이다. 죄 짓고 살면 안될 일이고. 그런데 저 사람들은 내가 아는 사람 목록 중 닮은 뒷모습은 아니다.




# 동백섬 우측 사면에서 길을 버리고 해안으로 내려가게 되어 있다.




# 그곳에는 해안 산책로가 잘 설치되어 있다.




# 저 멀리 인어상이 보인다.




# 이곳에서만 하루 종일 놀다 가도 되겠다. 그만큼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 두었다.





# 덴마크에 있는 것 같은 인어상이 설치되어 있다. 안내판에는 황옥공주(黃玉公主)의 설화가 기록되어 있다. 용궁인의 후손으로 인어나라인 '나란다국'의 황옥공주가 이곳 동백섬에 있었던 무궁나라로 와서 은혜왕의 왕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달 밝은 밤이면 고국이 그리워 바닷가에서 슬퍼하였다고 되어 있다. 이 전설의 유래나 기록을 찾으려 애를 썼지만 그 출전을 찾지 못했다. 그냥 해운대구청과 부산시에서 그런 전설이 있었다고만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 나라라 인어(人魚)에 관한 전설이 자주 발견되기는 한다. 이곳 동백섬 외에 장봉도, 거문도, 도초도 등에 인어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지고 유몽인의 어우야담(於于野談)에 인어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도 인어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의 전설은 아마도 고대국가 가야(伽倻) 수로왕(首露王)의 왕비인 허황옥(許黃玉) 이야기에서 전승된 이야기인 듯하다. 삼국유사 가락국기(駕洛國記)에 수로왕이 인도 아유타국(阿踰陀國)의 공주인 허황옥을 왕후로 맞았다는 기록이 있다.  




# 현지 안내판에는 전설의 '나란다국'을 '미란다국'이라 적어두었다. 미란다는 음료수 이름이다. 안내판 제작한 업체의 직원이 콜라나 환타 대신 미란다를 좋아했던 모양이다. 수정이 필요하다.




# 바다 가운데에도 여성의 형상을 한 동상이 설치되어 있다. 악기 연주를 하는 듯한 모습 같기도 하고 망원경을 보는 모습 같기도 하다.




# 웨스턴조선호텔 통과.




# 해운대해수욕장에 도착했다.




# 아직 시즌 전이라 물에 들어간 사람들은 없다.




# 해수욕장 개장 준비를 위해 모래를 쌓아 두었다. 해운대는 모래 유실이 많아 이렇게 모래를 보충해 주어야 하는 곳이다.




# 젊은 연주자들이 버스킹을 하고 있다. 노래소리 듣기 좋아 한참을 구경했다.




# 아크로바틱 공연을 하는 저 사람이 가장 많은 관객을 확보하고 있다.




# 고난이도의 기술을 코믹하게 구성하여 인기가 좋았다.




# 해운대의 추억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백사장 곳곳에 많다.





# 해운대 바다 구경과 사람 구경하면서 느긋하게 걸었다. 그 걸음 끝에 미포에 도착했다.




# 왼쪽 멀리 오늘 구간의 출발지인 오륙도가 보인다. 그리고 이기대와 용호만 매립지의 아파트, 동백섬, 해운대까지 오늘 내가 걸어온 해파랑길 1코스의 전 구간이 일목요연하다.





# 미포 표지석 만져 1코스를 완성하였다.




# 미포항. 이곳에서도 유람선이 출발하는 모양이다. 저물어 가는 항구와 달리 횟집의 호객 소리 요란하였다.



# 제법 먼 길이었다. 부산에 홀로 떨어진 홀애비 살림이라 준비도 부족하였다. 그만큼 힘도 좀 들었다. 그러나 참으로 아름다운 구간이었다. 오륙도, 이기대, 광안해수욕장, 동백섬, 해운대까지 부산의 좋은 모습만 볼 수 있는 구간이라 할 수 있었다. 해파랑길 전부를 걷지 않더라도 이 구간만은 꼭 추천해주고 싶은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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