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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산행]민둥산/2003년 11월-정선 민둥산 억새 두 번째 만남 본문

산이야기/일반 산행

[명산산행]민둥산/2003년 11월-정선 민둥산 억새 두 번째 만남

강/사/랑 2007. 7. 28. 14:06
 [명산산행]민둥산/2003년 11월



밥벌이를 위해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어느덧 십오륙 년 정도 되었다. 이 시대 직장인의 삶이란 온갖 종류의 갈등(葛藤)으로 점철된 날들의 연속이다. 갈등이란 칡넝쿨과 등나무 줄기처럼 얽히고 섥힌 감정 상태나 인간관계를 말한다.


이 즈음 나를 가장 괴롭히는 갈등 상황은 주체성의 결여에 따른 절망감이다. 한 마디로 말해 내 삶의 결정권이 내게 없다는 것을 가리킨다. 무릇 주체적 인간이란 자기 삶의 결정권을 스스로 가져야 한다. 그리하여 어디에 서 있건 주인의 모습이어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직장에 소속된 자로서 주체적 결정권을 가진 자가 몇이나 되겠는가? 다들 잘 짜여진 시스템 속의 한 부품으로 자신의 역할을 한정한채 누군가의 지시나 결정에 의해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처지인 것이다.


개인의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인 승진, 보직부여, 인사이동이나 평가 등에 관한 결정권은 최상위 1%의 경영진에 의해 좌우된다. 그들은 한정된 정보에 의존한채 한 개인의 직장생활 전부를 재단한다. 그들의 결정에 의해 나의 직장생활은 꽃길이 되기도 하고 흙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 의사결정권자들은 놀랍게도 무식하고 어리석다. 내 직장생활 전체를 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이 나의 의지보다는 누군가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데, 그들이 놀라울 정도로 무지한 자들일 때 내가 느끼게 되는 절망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무엇보다 자존심이 너무나 상하게 된다.


남자의 삶에서 자존심에 생긴 상처는 참 많이 아프고 오래 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 상한 자존심을 극복하는 방법은 그리 녹녹치 않고 방법이 많지도 않다. 제일 쉬운 방법은 스스로 선택권을 가질 수 있는 창업이다. 그러나 쉬운 선택 만큼 실패의 확률도 높고 그 데미지도 크다. 어려운 일이다.

 

이런 저런 갈등에 복잡한 심사를 안고 가을이 한껏 깊은 11월 어느날 정선의 민둥산을 찾았다. 민둥산은 정선에서 강원랜드 방향으로 가다보면 만나는 증산이라는 아담한 동네에 위치하고 있다. 민둥산은 산정상의 넓은 평원이 나무 한 그루 없이 억새밭으로 이뤄져 있어 화왕산이나 명성산 등과 함께 대표적 억새군락지로 유명하다.

 

옛날에 산나물 채취를 위해서 화전을 일구듯이 불을 질러서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석회암지대여서 지하의 석회암이 녹아내려 지형이 분화구처럼 움푹 내려가 있는 산중턱의 밭구덕마을의 독특한 풍경 등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사오년 전에 아내와 함께 산행을 했던 기억을 더듬어 다시 찾은 민둥산은, 그러나 지금은 한적하고 운치있던 그때의 모습은 많이 잃어버리고 번잡한 관광지로 변해있었다. 정선선 열차가 가끔 들르던 한적하던 증산 마을은 온통 공사 중이고, 곳곳에 모텔의 네온사인이 번쩍이고 있다. 등산로 입구에는 관광버스가 수십 대 들이 닥쳐 꾸역꾸역 사람들을 쏟아내고 있다.

 

아름답고 운치있는 곳이 있다 하면 매스컴에서 금방 까발겨 버리고 곧이어 떼거지로 몰려들어 개판을 만들어 버리고 마는 우리 사회의 졸부 근성, 천민 자본주의를 보는 듯하여 가슴이 무겁다. 지리산이 그러했고, 동강이 그러했고, 이제 이곳까지....

그러나 민둥산은 아직은 건강한 모습으로 그곳에 의연히 서 있고 가을이 깊어 억새의 하얀 물결이 많이 퇴색하긴 했지만 여전히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였다.




#1 민둥산 중턱 밭구덕에 있는 이정표




#2 민둥산 전경(증산역에서 바라본 모습.)




#3 하늘색이 잘 산 것 같다.




#4 오른쪽,




#5 왼쪽, 고개를 돌려본다.(중턱에서)




#6 바람부는 방향으로 빗질하듯 누워있는 억새들




#7




#8 가파른 흙길을 올라 한숨 돌리는 지점이다.




#9 마눌님과 강쥐




#10 정상부근은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11 강풍때문에 억새꽃은 거의 졌다.




#12 저곳이 정상




#13 억새로 지은 집




#14 쉼터이다.




#15 "화장실이 아닙니다."란 팻말이...




#16 증산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17 10월 중순이면




#18 이곳이




#19 온통




#20 하얀 억새꽃 잔치이다.




#21 바람 불어오는 반대편은




#22 아직 남아있는 억새꽃을 볼 수 있다.




#23 민둥산 정상




#24




#25 보급형 디카의 한계를 절감하는 컷이다. 제대로 표현해보고 싶었는데...




#26 울창한 억새밭




#27 지금 눈에는 안보이지만




#28 저 속엔 사람들이 곳곳에 앉아있다.




#29




#30 민둥산 억새




#31




#32




#33 정상 너머




#34 제 2 등산로 쪽.




#35 매일 불어대는 강풍에




#36 키를 낮춘 소나무가




#37 달마시안의




#38 무늬처럼




#39 점점이 뿌려져 있다.




#40 하산길의 황금빛 물결




#41 활엽수 군락




#42




#43 전나무 숲




#44




#45




#46 전나무와 어우러진 낙엽송.




#47 일본 잎갈나무라고도 한다.




#48 성장이 빨라




#49 6,70년대 조림정책에




#50 제일 먼저 이용되었다고 한다.




#51 목질이 물러 목재로는 경제성이 없고




#52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치장하여




#53 풍치림으로의 가치가 더 크다.




#54 가을 바람, 가을 빛을 한껏 즐길 수 있었던




#55 정선의 민둥산!!!




#56 기차가 정차하지않고 지나가버릴 것만 같은 별어곡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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