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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호남정맥]그 첫걸음(영취산~수분치)-지리에서 덕유까지 한 품에 안다! 본문

1대간 9정맥/금남호남정맥 종주기

[금남호남정맥]그 첫걸음(영취산~수분치)-지리에서 덕유까지 한 품에 안다!

강/사/랑 2008. 6. 15. 10:58
 [금남호남정맥]그 첫걸음(영취산~수분치)



한 때, '한 달에 책 열 권 읽기'를 생활의 모토(Motto)로 내세운 적이 있다.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 일찌기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 말하길 "모름지기 남자는 다섯 수레에 실을 만큼의 책을 읽어야 한다" 했으니 올바른 남자로 살자면 책 다섯 수레 정도는 읽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처음 몇 달은 그런대로 목표에 맞춰 책을 읽을 수가 있었다. 나름의 목표 강렬하였으니 그렇다. 하지만, 작심(作心)은 사흘을 넘기기 어려운 법이다. 번잡한 일상에 쫓겨 한 권 두 권 미루다 보니 결국엔 한 달에 한 권도 읽어 내기가 어렵게 돼버렸다.

그래서 나중엔 "한 달에 책 열 권을 읽지는 못해도 열 권을 사자! 일단 사두면 언젠가는 읽게 되겠지!" 그렇게 목표를 읽는 것에서 사는 것으로 수정했다. 눈에 계속 띄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읽겠지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조차도 읽지 않은 책들이 쌓여 가는 것을 보니 마냥 계속할 수가 없어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그렇게 읽지 못하고 쌓여 있는 책이 책장 한가득이다. 틈틈이 시간 내서 읽기는 하지만, 책 사모으기를 꽤 오래 반복하였던 터라 아직 읽어야 할 책은 한아름이다. 그중에 '지학(止學), 멈춤의 지혜'란 책이 있다.


이 책은 '멈춤'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 구입한 책이다. "모두가 출세를 위해, 성공을 위해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기 위해 마구 내 달리는 세상에 뜬금없이 멈춤의 지혜라니?" "우리 종주 산꾼들만 해도 1대간 9정맥을 좀 더 빨리 마치기 위해 늘상 조바심을 내고, 바람 불고 비 오며, 눈보라 치는 날에도 무리한 산행을 서슴지 않고 나서기도 하고 그러는데...질주(疾走)가 미덕인 시대에 멈춤이라니...?"

그 제목이 주는 무게감 때문에 쉽게 책을 잡지 못했나? 사백 페이지가 넘는 두께 때문에 망설였나? 책을 구입한 지 1년이 넘었는데, 아직 표지조차 열어보지 못한 책이었다. 그러다 얼마전 억지로 시간을 내 그 책을 열고 서문을 읽었다. 아, 그 무게감이 과연 짐작한 바를 넘고 있다.

이 책은 '중문자(文中子) 왕통(王通)'이라는 수(隋)나라 말의 학자가 이룩한 '지학(止學)', 즉 멈춤의 철학을 중국역사에서 취한 고사(故事)와 함께 엮은 것이다. 저자는 마수취안(馬樹全)이라는 중국 고전 전문작가이다. 그는 왕통의 지학을 고사와 함께 정리하고 풀이하여 멈춰야 할 때와 나아갈 때를 설명하고자 하였다.


사실 '멈춤'의 사상은 예로부터 있어 왔고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과 장자(壯子), 논어(論語) 등에도 이 사상은 포함되어 있었다. "무위자연(無爲自然)"하여 인위적 가함이 없는 상태를 추구하거나 "시지즉지(時止則止)"하여 멈추어야 할 때 멈추는 것을 아는 것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기왕에 있었던 멈춤의 지혜를 하나의 학문(學問)으로 집대성(集大成)하고 그 핵심(核心)을 파헤친 이가 바로 이 책의 원저자인 '왕통(王通)'이었다.

"큰 지혜는 멈춤을 알고, 작은 지혜는 계략만 안다."
"많은 사람들이 이득을 좇기 때문에 행복이 작고, 현자(賢者)는 공로를 양보해서 명망이 높다."
"나아갈 때와 멈출 때를 아는 자만이 뜻을 이룬다!"

이처럼 왕통은 성공과 실패의 비밀을 근본적으로 풀고자 하였다. 그는 멈춤의 '지(止)'와 멈추지 않음의 '부지(不止)' 사이가 실제로 성공과 실패의 분수령이자 큰일을 이루는 자와 용렬한 자의 경계라는 것을 갈파했다. 그리고 '나아감'과 '멈춤'의 상호보완을 강조했을 뿐만 아니라, 살면서 맞닥뜨리는 갖가지 상황에서 멈춰야 할 때와 취해야 할 올바른 행동을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밝혔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멈춤'은 패배나 퇴보가 아닌, 용기 있고 능동적인 사람 만이 실현할 수 있는 철학이자 성공하는 인생을 살기 위한 필수 덕목(德目)이었다.

그러나 멈춤이 곧 퇴보가 되어버리는, 빨리빨리가 아니면 낙오자가 되어버리는 이 성공만능의 시대에, 냄비처럼 달아올랐다 언제 그랬냐는 듯 차가워지는 이 경박한 속도의 시대에 우리네 소시민들이 멈춤을 알고 실천하는 일이 가능하겠는가? 멈추어서 패배하지 않고 물러나서 퇴보하지 않는 경계를 터득하는 것이 이 시대에 적용되겠는가?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백두대간(白頭大幹)은 한반도의 등뼈다. 백두에서 출발하여 한반도를 남북으로 관통하며 이 땅의 중심을 이룬다. 남녘 땅으로 넘어온 백두대간은 설악산군(雪岳山群), 오대산군(五大山群), 태백산군(太白山群), 소백산군(小白山群), 월악산군(月岳山群), 속리산군(俗離山群), 덕유산군(德裕山群), 지리산군(智異山群) 등 높고 거대한 산 무리들을 이어가며 남하하여 산맥을 이룬다.


그 백두대간이 덕유에서 지리로 넘어가는 도중에 구절양장의 육십령(六十嶺) 고개가 있다. 하늘같이 솟은 백두대간을 넘어 영남과 호남을 잇는 고개이니 높고 험하기 비할 데 없는 옛고개였다. 그래도 고개는 고개다. 백두대간은 육십령에서 높이를 낮추며 한 숨 돌린다.


잠시 속도를 늦춘 산맥은 다시 영취산(靈鷲山)으로 솟아 오르며 한껏 기세를 올린다. 지리를 향한 막바지 기운의 발현인 터이다. 이제 대간은 지리로 향해 마지막 피치를 올리게 되는데, 그 와중에 그곳 영취산에서 좌측 아래로 긴 산줄기 하나를 내 뻗는다.


'금남호남정맥(錦南湖南正脈)'이다. 이 산줄기는 호남 지방의 모든 산을 아우르는 호남정맥과 금강의 남쪽 울타리가 되는 금남정맥을 백두대간과 이어주는 가교(架橋)의 산맥이다. 짧지만 우렁찬 산맥으로 기백이 넘치는 산줄기이다. 그 산줄기 이르는 곳에 장안산(長安山), 팔공산(八公山), 성수산(聖壽山), 마이산(馬耳山), 부귀산(富貴山) 등 빼어난 산이 즐비하다.


백두대간이 덕유에서 지리로 넘어가며 육십령이라는 고개에서 한숨 돌리듯 금남호남정맥 역시 영취산에서 장안산으로 넘어가는 잘록이에 '무령고개'로 떨어져 내리며 한숨돌리라 한다.


무령고개는 무룡고개라고도 부른다. 금남호남정맥이 이 고개를 넘어 장안산으로 넘어 가는데 고개 좌우로 장계면 대곡리와 번암면 지지리의 인간세(人間世)를 이어주고 있다. 산맥 넘어가는 고개이니 이곳 역시 구절양장(九折羊腸)이다.

고개 좌측 아래는 번암면 지지리다. 골 깊고 물 맑은 사십 리 지지계곡을 품고 있는 곳이다. 이 동네는 한자로 '지지(知止)'를 사용한다. "멈춤을 안다!"란 뜻이다. 이 고장의 옛사람들이 왕통(王通)의 지학(止學)을 알고 있었을까? 구절양장 고갯길을 구불구불 올라 오르고 또 올라도 백두대간과 금남호남정맥의 높디높은 산마루금에 막혀 넘어가기가 어려워 멈춤을 알자고 했을까?


그 까닭은 알 수가 없다. 이 고장 동네 이름 유래에도 기록은 없다. 원래 꿈보다는 해몽(解夢)이 중요한 법이다. 좋은 해몽은 의미없는 꿈도 길몽(吉夢)으로 만든다. 이왕 지지(知止)라는 의미있는 이름을 물려 받았으니 그 이름에 걸맞는 해석을 얻으면 될 일이다.


그 해석에 왕통의 지학(止學)만한 것이 없다. 나아갈 때와 멈출 때를 알고 큰 지혜로서의 멈춤을 터득하는 이치는 이 고장의 모습과도 잘 어울린다. 그것은 이 고장이 이 땅 최고의 산줄기인 백두대간과 금남호남정맥에 깃든 곳이고 두 산맥 모두에 육십령과 무룡고개라는 쉬어가는 고갯길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내 해석이 억지이기는 하지만, 멈춤을 안다는 '지지리(知止里)'란 이름을 갖고 있는 이 고장은 참으로 철학적이고 깊이가 있는 곳임에는 틀림없다. 그리하여 이 고장을 스쳐가는 사람들이 누구나 무질서한 질주보다는 차분한 멈춤의 지혜를 얻어 간다면 지지(知止)라는 이름은 그것으로 충분히 아름답다.  

 


지리에서 덕유까지 한 품에 안다!!


구간 : 금남호남정맥 제 1구간(영취산~수분치)
거리 : 구간거리(20.1 km), 누적거리(20.1 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08년 6월 1일. 해의 날.
세부내용 :


무령고개(06:55) ~ 영취산(07:20) ~ 무령재복귀(17:42) ~ 임도사거리 ~ 돌탑 고개 ~ 샘터갈림길(08:25) ~ 억새밭 ~ 전망대 ~ 장안산(09:22) ~ 지서골갈림봉 ~ 940봉 ~ 968봉(11:00) ~ 백운산(11:18) ~ 883봉 ~ 878봉(12:15) ~ 옛고개 ~ 973봉 ~ 979.1봉(13:08)/점심 후 13:50 出 ~ 밀목재(14:05) ~ 덕산마을 ~ 활공장(14:35) ~ 960봉 ~ 사두봉(15:22) ~ 옛성터 ~ 886봉 ~ 송계고개 ~ 바구니봉재 ~ 당재 ~ 수분치(17:05)

총 소요시간 10시간 10분.

 

얼마 전 청첩장 하나를 받았다. 오랫동안 혼자 살아온 노처녀 회사 직원이 드디어 시집을 간다는 소식이다. 늦었지만 건강한 가정을 이루어 국가와 민족에 기여할 후손들도 생산하겠다는 데야  축하 또 축하를 해야 할 일이지만, 결혼을 남원에서 한단다.

 

"야 이 녀석아, 하필이면 그 멀고도 먼 남원이냐? 가까운 곳에서 해야 결혼식 참석하고 짐 꾸려 산경표 걸으러 갈 수가 있지. 남원이라, 지리산이나 한 바리 할까? 아님 섬진강 가서 강물 속에 들어가 누치떼나 희롱해 볼까?"

 

이래저래 여러 방안을 고민하다가 결국 금남호남에 입문하기로 했다. 어차피 지금 걷고 있는 한남금북정맥이 세 구간밖에 남지 않았고, 낙동정맥 못 들어갈 때 대타용으로 갈 곳이 필요했던 참이었다. 그리하여 사상 처음으로 결혼식 참석하면서 양복대신 등산복에 보따리 둘러메고 길을 나섰다.

 


금남호남정맥/錦南湖南正脈

전북 장수의 장안산(長安山:1237m)에서 서북으로 뻗어 무주의 주화산(珠華山:600 m)까지 약 65km에 이르는 한반도 13정맥의 하나로, 白頭大幹에서 갈라져 錦南正脈과 호남정맥으로 이어주는 산줄기이다. 장안산에서 수분현(水分峴:530m), 팔공산(八公山:1151m), 성수산(聖壽山:1,059m), 마이산(馬耳山:667m), 부귀산(富貴山:806m)으로 이어져 주화산에서 끝난다. 또 주화산에서는 금남정맥이 시작되어 호남정맥으로 이어진다. 또 이 산줄기의 팔공산 서사면(西斜面)에서 발원하는 천천(天川)이 북류하여 금강을 이루고, 남사면(南斜面)에서 발원하는 오원천(烏院川)이 섬진강을 이룬다.


장안산/長安山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계남면(溪南面)·번암면(蟠岩面) 경계에 있는 산. 높이는 1,237m이다. 동쪽에 백운산(1,279m), 서쪽에 팔공산(1,151m)이 솟아 있다. 동쪽 비탈면에서 흘러내린 계류는 섬진강의 상류인 백운천으로 흘러들고, 북쪽 비탈면에서 흘러내린 계류는 계남면의 벽남제(壁南堤)로 흘러든다. 동쪽은 소백산맥의 준령에 막혀 교통이 불편하지만, 북동쪽의 무령고개(1,076m)와 남쪽의 어치재를 통해 경상남도 함양군의 산록 계류지역과 연결된다. 서쪽 비탈면은 경사가 완만하며 장수읍의 낮은 분지로 이어진다. 남서쪽 비탈면에서 발원해 용림천으로 흘러드는 덕산계곡(德山溪谷)은 윗용소·아랫용소 등 2개의 용소와 크고 작은 10여 개의 소(沼), 20여 개의 기암괴석으로 유명하다. 또 가을철 동쪽 능선을 타고 펼쳐지는 넓은 억새밭이 명물로 꼽힌다. 인근에 국민관광지인 방화동 가족휴양촌이 있다. 1986년 부근 일대와 함께 장안산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수분치/水分峙


장수읍 소재지에서 남쪽으로 약 8㎞정도 19번 국도를 따라가면 소백산맥에서 노령산맥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있다. 이 줄기를 수분재라고 하며, 재 옆의 마을을 수분마을이라고 한다. 그런데 재의 몬당(산꼭대기)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외딴집 한 채가 있다. 비가 오면 이 집 몸채의 용마루을 경계로 남쪽으로 떨어지는 지붕물은 섬진강으로 흐르고, 북쪽 지붕에서 떨어지는 물은 금강으로 흐른다. 그리고 수분마을의 가운데를 흐르는 실개천이 수분들로 흐르다가 한 줄기는 금강으로, 다른 한 줄기는 섬진강으로 흐르기 때문에 이 마을을 흐르는 실개천이 금강과 섬진강의 최상수원이 되는 것이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금남호남정맥 제 1구간 영취산~수분치 지형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수원역에서 열차 타고 남원에 도착했다. 십 수년 만의 방문이다. 예전과는 달리 남원역은 시 외곽 멀리 위치해 있다. 여직원 결혼식 참석하여 건강한 가정을 이룰 새 부부에게 축하 한아름을 안겼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다. 아직 해는 중천인데 결혼식 끝나고 나니 딱히 할 일이 없다. 아는 이 아무도 없는 이 타향에서 홀로 황망하였다. 대안이 필요했다. 그래서 그동안 몇 차례 남원나들이에도 들러지 못한 광한루 구경을 하기로 했다. 

 


      

# 시 외곽지역으로 이전한 남원역. 



      

# 남는 시간 보내기 위해 방문한 광한루.

 

 

# 황희 정승이 남원을 왜 갔을꼬?

 

 

 

# 칠석날이 아닌데도 오작교를 걷는 사람들이 많다.

 

                       

# 혼자 외롭지만 오작교를 걸었다.

 

 

 

#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 물 반, 괴기 반이다.

  

      

# 밥도~~!

 

 

                            

# 춘향이라는데 이 모습이 천하절색인가???

 

 

 

한바퀴 휘 돌아버리니까 더이상 볼 것이 없다. "음...  남원시 관계자 여러분, 좀 더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분발하세요!"

 

광한루 후문으로 나와 시외터미널로 이동했다. 대중교통으로 지리산 북서쪽으로 접근하려면 이곳으로 와야한다.  남원에서 장계로 가는 버스는 하루에 십여 차례 있다. 장수, 장계를 거쳐 무주나 대전으로 가는 차이다. 15:40분 차표를 끊었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터미널을 나와 좁은 시가지를 어슬렁거리다 작은 서점을 발견하고 이것저것 책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 터미널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기도 하였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버스에 승차하여 장계로 갔다.

 

중간에 장수에서 초등학생 십여  명이 우루루 차에 타더니 지들끼리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녀석들 전라도 사투리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거참 신기하네?? 얘기하는 걸로 봐선 장계에 사는 아이들이 분명한데... 혼자 여행하니 별게 다 눈에 들어온다.

  

      

# 남원시외버스 시간표. 

 

 


 

# 장계면 소재지의 한가한 모습. 저 멀리 육십령으로 올라가는 도로가 보인다. 

 

  

장계는 그 옛날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가 개통하기 이전, 고향 진주에 가면서 언제나 지나다니던 고장이다. 경부고속도로 타고 대전으로 나와 금산, 무주, 장계를 거쳐 육십령을 넘으면 거창 안의, 산청을 지나 진주까지 가는 최단거리가 된다.

 

그러나 언제나 지나치기만 했지 막상 이렇게 머물러 보기는 처음이다. 그런데 남원에서와 마찬가지로 이곳 장계에서도 너무 일찍 도착해 마땅히 할 일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야영준비를 해 왔으면 그냥 바로 산행을 출발해 버릴 텐데 당일 배낭을 준비해 왔으니...

 

할 수 없이 강변에 있는 모텔에 숙소를 정하고 어슬렁어슬렁 거리를 거닐며 저녁 먹을 식당을 물색하고 내일 아침과 점심 마련할 준비, 그리고 무령고개까지 갈 택시를 미리 수배했다. 이곳 장계 인근에도 찜질방이 있기는 하지만, 24시간 영업을 하지는 않는단다.

 

좁은 소읍이라 순식간에 동네 구경을 다 해버리고 별수 없어 이른 저녁 식사를 하고 모텔로 돌아가 TV시청이나 하며 뒹굴거렸다. 그러다 월드컵 예선 대(對)요르단전(戰)을 시청했다. 그런데 2:0으로 잘 나간다 싶더니 어이없게 두 골을 내주며 2:2로 비기고 말았다. 이런 개@#$%&^*&)(*  같은 일이 있나?

 

간밤에 축구 때문에 화가 나서 잠을 설쳤다. 새벽 다섯 시에 눈을 떴지만 이리저리 꾸물대느라 아침 먹고 씻고 모텔을 나선 건 여섯 시 이십 분이나 되어서다. 어제 오후에 예약해둔 택시기사에게 전화를 하니 웬일인지 전화를 받질 않는다. 뭐냐? 이거? 편의점에 들러 점심과 간식들을 준비했다. 마침 택시 한 대가 서 있길래 타고 무령고개로 향했다.

 

자연스럽게 간밤의 축구 얘기로 화제가 이어지는데, 이 택시기사 曰, 우리나라 축구가 요르단과 비긴 것은 이명박대통령 때문이란다. 오잉? 이건 또 무슨 시츄에이션? 그런데 그 표정이 너무나 진지하고 결의에 차 보인다. 자기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어젯밤 같이 축구를 본 모두가 동의한 내용이란다.

 

아, 우리나라! 논리와 이성은 설 곳이 없는 우리나라!

저 무조건적인 적대감과 공격성은 도대체 언제나 끝이 날건가? 

 

잠시 후 구불구불 고개를 올라 무령고개 정상에 올랐다. 그런데, 택시기사가 표지기들이 많이 있는 들머리를 지나 동물이동통로 공사 중인 고개 너머에 세워주며 이 길로 올라가는 것이 훨씬 빠르고 편하다고 알려준다.

  

 

# 무령고개, 동물 이동통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 선바위고개 거쳐 영취산까지는 1.1km다. 그러나 그 길은 돌아 가는 길이다.

 

 

 

길을 알려준 후 택시기사는 떠났다. 준비운동 마친 후 천지신명께 금호남정맥 출발을 고하고 숲으로 들어갔다.(06:55). 그런데 시작부터 길이 영 이상하다. 등로가 있기는 하지만, 왕래가 전혀 없었는지 수풀이 우거져 길 찾기가 어렵다. 게다가 지도 꺼내 확인하니 택시기사가 알려준 길은 빙 돌아 가는 길이다. "뭐냐? 이거? 축구 졸전의 책임이 MB때문이란 걸 동의하지 않는다고 엉뚱한 길을 가르쳐 준거냐?"

 

곧 갈림길이 나오는데, 양쪽 모두 희미하기는 마찬가지다. 결국 택시기사가 가르쳐 준 길에 대한 확신이 없어 좌측길로 치고 올라 원 정맥길에 합류하기로 했다. 좌측 능선을 목표로 길 없는 산의 사면을 치고 올랐다. 곧 산죽밭이 나타나더니 길이 사라져 버렸다. 발목을 휘감는 산죽밭을 헤치고 위로 오르는데, 힘도 들고 먼지가 많이 날려 기침이 연신 터졌다.

 

얼마동안 발버둥친 후 정맥길에 합류하였다. 얼라리유? 이 길은 거의 고속도로 수준이다. 거리도 700m에 불과하다. "황당한 택시 기사, 잊지 않겠다!"  잠시 후 넓은 등로따라 편하게 올라 '영취산 정상'에 도착했다.(07:20)

  

 

# 3년만에 다시 선 영취산. 예전에 없던 정상석이 생겼다.

 

 

 

# 돌탑은 여전하다.

 

 

 

# 장수덕유와 남덕유가 건너다 보인다.

 

 

 

2005년 4월 9일. 백두대간 종주하면서 마눌과 같이 이 영취산 정상에  선 이후 3년 만에 다시 이 자리에 선다. 감회가 새롭다. 그때는 없던 커다란 정상석이 서 있다. 정상석 뒤로 백두대간 덕유산군의 남쪽을 지키는 장수덕유와 남덕유가 건너다 보인다. 아, 추억의 백두대간!  영취산 산신령께 엎드려 금남호남정맥의 출발을 고하고 무사한 산길을 기원했다.

 

(07:32) 영취산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금호남 정맥 종주길에 나섰다. 가파른 돌길과 나무계단을 걸어내려 '무령고개'에 복귀했다.

 

 

# 이렇게 좋은 길을 놔두고 길 없는 산죽밭을 걷게 만들다니... 장계택시! 기억하겠다!

 

 

 

# 무령고개엔 곳곳에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 본격적인 금호남정맥의 출발!

 

 

 

무령고개엔 화장실과 쉼터가 잘 조성되어 있어 야영하기 좋다. 도로 건너 숲으로 올라 본격적인 금호남 길에 나섰다. 한차례 올려 능선에 오르고 잠시 진행하면 '임도사거리'를 만난다. 우측으로 팔각정으로 가는 길이 있고 좌측은 무령고개 너머로 내려가는 임도다.

 

팔각정은 생략하고 직진하여 잠시 진행하면 '돌탑이 있는 고개'가 나온다. 장안산까지는 2.5km 거리다. 이곳은 등로가 아주 좋다. 넓찍한 등로를 따라 길게 가다가 계단식으로 몇 차례 올리면 잠시 트인곳이 나와 좌측으로 백두대간의 흐름이 눈에 들어 온다. 이곳이 '1132봉'다.

 

다시 위로 길게 올라 '샘터갈림길'에 도착했다.(08:25) 샘터까지는 20m거리다. 이후 계단식으로 두 차례 오르면 한순간 360도로 조망이 툭 트이며 장쾌한 백두와 금호남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도상 '억새밭'이다.(08:38)

  

 

# 임도사거리. 널찍한 길따라 오른다.

 

 

 

# 등로가 아주 좋다.

 

 

 

# 샘터 갈림길. 샘물 먹자면 아래로 20m 내려가야 한다.

 

 

 

# 범꼬리. 야생화가 반겨준다.

 

 

 

# 함박꽃 꽃봉오리.

 

 

 

# 쥐오줌풀.

 

 

 

# 미나리 냉이. 

 

 

 

#  살갈퀴.

 

 

 

#  풀솜대.

 

 

 

#  은대난초.

 

 

 

# 쪽동백.

 

 

 

# 때죽나무. 쪽동백과 꽃은 비슷하나 피는 습성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 국수나무.

 

 

 

# 향기가 슬픈 찔레꽃.

 

 

 

#  족제비싸리. 꽃가루가 부풀어 올랐다.

 

 

 

# 억새밭. 전방에 장안산 정상이 보인다.

 

 

 

 

# 맞은 편의 백두대간 백운산. 

 

 

 

# 저 멀리 덕유의 능선이 보인다. 

 

 

 

# 장수덕유와 남덕유를 땡겨본다. 오호라~~

 

 

 

# 지리의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 첩첩 산그리메를 지나 지리산 천왕봉을 땡겨본다.

 

 

 

# 반야 똥꼬도...

 

 

  

경치가 얼마나 좋은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세상에나~~. 좌측으로 고개 돌리면 덕유 능선이, 정면으로는 지리의 주능이, 우측으로는 금호남의 장안산 정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럴수 럴수 이럴수가!!!! 이렇게 멋진 조망을 볼 수 있다니....

 

그동안 백두대간과 6개의 정맥을 걸었거나 걷고 있지만 이런 조망은 처음이다. 지리의 천왕봉에서 반야봉, 노고단을 거쳐 만복대, 고리봉, 수정봉, 고남산, 봉화산, 백운산, 영취산, 깃대봉을 넘어 덕유의 할미봉, 장수덕유, 남덕유까지 백두대간 남녘구간 첫 대여섯 구간의 산줄기가 한 눈에 모두 들어 온다. 양팔을 벌리면 한 품에 모두를 안을 수 있다. 좋고도 좋도다! 

 


 

# 덕유에서 육십령 넘어 깃대봉, 영취산, 백운산에 이르는 산줄기.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백운산에서 우측으로 구불구불 봉화산, 고남산, 수정봉, 고리봉, 만복대를 거쳐  좌측으로 다시 꺾어 노고단, 반야봉과 지리 주능을 지나 천왕봉에 이르는 산줄기. 맨 우측은 장안산 정상.(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지리의 주능을 땡겨서 파노라마로 만들어 보았다.(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장쾌한 풍경에 넋이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백두대간의 흐름을 이렇게 한 품에 안을 수 있는 곳이 있다니... 마치 산줄기가 물결 치듯 밀려드는 느낌이다.

 

한참을 정신 없이 감탄을 하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봉우리 두 개를 넘으면 '작은 바위 전망대'가 나오는데, 다시 아까와 같은 조망이 펼쳐진다. 다시 한참 그 자리에 서서 경치 구경을 하였다. 그리고 아래로 내려 잘록이를 지나고 계단식으로 두 차례 밀어 올려 로프구간을 지나자 '장안산 정상'에 올라 서게 된다.(09:22) 

 

 

      

# 억새밭과 무령고개로 이어지는 능선. 저 멀리 덕유의 능선이 보인다. 

  

      

# 덕유를 땡겨 본다.

  

       

#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임을 알려 주고 있다.

 

   

# 장안산 정상.

 

                          

# 산불감시카메라가 있다.

 

 

 

정상엔 헬기장과 산불감시카메라가 있고 멋진 정상석도 있다. 역시나 사방으로 조망이 훌륭하다. 처음 억새밭에서 감동이 너무나 컷던 탓에 잠시 둘러 보고 길을 나섰다. 이정표엔 다음 포스트인 밀목재까지 9.3km 거리라고 적혀 있다. 정상석 뒤쪽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내려 갔다. 바로 아래에 텐트 한 동 칠 만한 공간이 있다.

 

내리막은 경사가 상당히 가파르다. 반대쪽으로 오를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습한 숲속엔 멧돼지 흔적이 낭자하고 갓 파헤친듯 흙이 뽀송뽀송하다.

 

봉우리를 하나 만나 우측 사면으로 우회했다. 그때 위쪽 숲속에서 뭔지 모를 큰 짐승이 인기척에 놀라 후다닥 내빼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좀 전 숲속을 파헤친 멧돼지인가 보다. 오싹하였다.

 

호각 꺼내 불면서 진행했다. 곧 능선에 다시 오르고 다시 길게 내려갔다.  그러다 우측 장계 방향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고개'에 이른다.(10:00). 고도를 300이나 낮췄다. 다시 전방의 봉우리를 하나 오르니 갈림길이 또 나온다. '지서골 갈림봉'이다.

 

       

# 숲터널로 내려 갔다.

 

       

# 덕유의 자락에 자리잡은 장계면과 덕유의 위용.

 

    

# 지서골 갈림봉.

 

 

 

잠시 한숨 돌리는데 지서골 방향에서 남녀 한 쌍이 올라온다. 지서골 사람인데 약초 캐는 왔다 한다. 멧돼지 만난 일을 알려 주고 조심하라고 했다. 약초꾼은 장안산 방향으로, 정맥꾼은 밀목재 방향으로 각자의 길로 방향을 잡았다. 아래로 내렸다가 작은 봉우리 네 개를 연달아 넘고 우측으로 방향을 꺾었다. 네 번째 봉우리가 '940봉'이다.

 

잠시 평탄하게 가다가 아래로 떨어지는데 전방에 산 하나가 우뚝 솟아 있다. 아래로 내렸다가 계단식으로 서너 차례 꾸준히 밀어 올려 조금 전에 봤던 그 산에 오른다. '968봉'입니다.(11:00)

 

계단길로 내렸다가 완만하게 길게 내리고, 다시 작게 봉우리 하나를 넘고 완만하고 꾸준히 올라 가면 '백운산 정상'에 오른다.(11:18)

 

 

 

                         

# 숲너머로 968봉이 우뚝 솟아 있다.

 

                         

# 등로가 좋다.

 

 

                          

# 968봉 정상.

 

                         

# 백운산.

 

 

 

백운산이란 이름이 흔하기도 하지만, 건너편 백두대간에도 유명한 백운산이 있는데, 맞은편 금호남에도 백운산이란 산이 있다. 이곳에서 간식 먹으며 10여 분간 휴식했다.

 

휴식후 다시 길을 나서 길고 가파르게 내려 안부고개에 이르면 이정목이 하나 서 있고 밀목재까지 4.7km 남았다고 적혀 있다. 이후 큰 오르내림 없이 길게 진행하다가 희미한 옛고개를 하나 지나고 등로가에 큰 바위 하나 있는 곳을 지나 잠시 오르면 '883봉'에 오른다.

 

다시 길을 나서 평탄하게 진행해 가는데, 맞은편에서 서너명의 산객이 다가오고 선두에 서신 분이 장안산까지의 거리를 묻는다. 5~6km정도 남았다고 답해 주는데, 옆에 있던 아주머니 한 분이 '기야!'라고 내 어릴 적 이름을 부른다. 오잉? 쳐다보니, 세상에나~ 네상에나! 고향 진주에 사는 고모댁 누님이 서 계신다.

 

"누님! 여기 웬일이유?" "동네 산악회에서 장안산 등산왔지. 잠깐 기다려 봐라!"  잠시후 또 몇 사람이 올라 오는데 이번에는 큰숙모님이 올라 오신다. "아니, 이 분들이 여기 웬일이데??"

 

놀래 어안이 벙벙한 큰숙모님과 포옹으로 반가움을 표하고 가족들 건강 물으며 회포를 나눴다. 하루종일 사람 하나 만나기 힘든 정맥산행을 하는데, 이 낯선 산길에서 친척을 만나다니... 참 우리 사는 세상은 넓고도 좁은 곳이다. 

 

 

 

# 이정목 있는 안부 고개.

 

 

 

# 큰숙모님과 고모댁 누님. 큰숙모님은 나와 똑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데, 이 높은 산을 오른다고 오셨다. 

 

 

 

명절 때 고향가서 찾아뵙겠노라 인사하고 반대 방향으로 헤어졌다. 그동안 대간, 정맥하면서 여러 일들을 겪어봤지만 이런 경험은 또 처음이다.

 

자연스레 "함께 나누는 기쁨과 슬픔...이제야 비로소 우리는 알았네, 작고 작은 이 세상!" 이란 노래를 흥얼거렸다. 잠시후 묘지가 있는 '878봉'에 오른다.(12:15) 정맥은 이곳에서 우틀하여 진행한다.

 

아래로 내려 '개인호가 있는 옛고개'를 지나 역시나 큰 오르내림 없이 대여섯 차례 봉우리를 넘었다. 그러다 계단식으로 몇 차례 밀어올리며 고도를 높히더니 나무계단을 따라 한차례 제대로 밀어 올린다. 123개의 나무계단을 오르면 정상 직전에서 좌측으로 돌린다. '973봉'이다.

 

다시 잠시 내렸다가 봉우리 두 개를 넘고 그 각도 그대로 한차례 더 밀어 올리면 삼각점이 있는 '979.1봉'에 오른다.(13:08). 이제는 우측으로 꺾어 떨어지기만 하면 된다. 길게 아래로 내려 가는데 바람 좋은 장소가 나와 배낭 벗고 마음에 점 하나를 찍었다.(13:20)

 

 

 

# 묘지가 있는 878봉. 우틀하여 간다. 

 

 

 

# 979.1봉. 장안산에서 셋팅한 고도계가 정확히 980을 가리킨다.

 

 

 

점심 후  13:50에 다시 길을 나섰다. 길게 아래로 내리면 앞이 툭 트이며 숲 바깥으로 나오게 되고 덕산 마을과 가야 할 정맥길, 저멀리 사두봉이 보인다. 바로 내려 '밀목재'에  섰다.(14:05)

 

 

 

# 덕산 마을과 저 멀리 사두봉.

 

 

 

# 밀목재. 무슨 여성용품 광고 문구 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 정맥에 대한 안내가... 대견하다.

 

 

 

밀목재 고개를 넘어가면 덕산마을이 나온다. 마을 입구에 "우리 마을에 진입하는 차량은 기록하고 있습니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왜? 뭐땀시?"

 

덕산마을은 잘 가꿔진 전원주택 단지다. 마을길 따라 올라 가는데 마지막 집에서 기르는 개들이 덤빌듯 강하게 짖는다. 모두 대형견들이다.

 

마을 위로 올라 가면 도로는 계속 우측 위로 올라 가고 정맥길은 좌측 숲으로 들어 가야 한다. 도로 따라 올라도 활공장으로 연결은 된다.  숲길 따라 한 차례 진하게 밀어 올리면 '활공장'에 올라 서게 된다.(14:35) 

 

 

 

# 밀목재 정상에 위치한 덕산마을.

 

 

 

#  우측 시멘트 길은 우회해서 활공장으로 오르는 길이고 정맥은 좌측 숲으로 들어간다. 

 

 

 

# 덕산마을과 지나온 정맥길을 돌아 본다.

 

 

 

# 주차장과 화장실도 있다.

 

 

 

# 활공장.

 

 

 

# 장수읍이 발 아래다.

 

 

 

# 우측으론 장계면과 저 멀리 덕유산.

 

 

 

# 지나온 정맥길. 맨 뒷쪽에 장안산이 보인다.

 

 

 

# 장안산 정상을 올려다 본다. 

 

 

 

# 덕유와 마지막으로 눈인사를 나눴다.

 

 

 

# 가야 할 정맥길.

 

 

 

활공장은 사방으로 툭 트인 조망과 시원한 바람을 선사한다. 벤치까지 준비되어 있어 뙤약볕만 아니라면 낮잠 한 잠 자고 가도 되겠다.

 

전방 아래엔 장수읍이 우측으론 어제 하룻밤 묵은 장계면과 그 뒤로 덕유 능선, 뒷쪽으론 지나온 정맥길과 장안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벤치에 앉아 물 마시고 잠시 휴식하며 조망 감상하다가 다시 출발했다.

 

조금 내렸다가 한차례 주욱 올리면 밤나무 한 그루 서 있는 '960봉'에 오르고, 이후 편안하게 진행하다가 쉭, 쉭, 쉬익~  뱀대가리 쳐들듯 너댓 차례 계단식으로 밀어 올리면 '사두봉(蛇頭峰)'에 오르게 된다.(15;22)

 

 

 

# 묘지와 금속 정상표지가 있는 사두봉.

 

 

 

사두봉엔 묘 두 기와 삼각점, 스테인레스 이정목이 서 있다. 뱀대가리란 봉우리 이름이 참 특이하니다. 뱀대가리를 지나면 산죽이 시골 담장처럼 도열해 있고 '옛성터'가 나타난다. 무너진 성돌로 만든 돌탑에 돌 하나 얹어 기원을 드리고 뱀머리를 내려 아래로 떨어졌다.

 

뱀머리를 지나 몸통을 따라 진행하다가 한 차례 작게 꿈틀하며 몸을 구부리더니 뱀꼬리를 향해 길게 떨어져 내린다. 무릎이 얼얼할 무렵 뱀꼬리에 도착하는데 고도계엔 855가 찍힌다.

 

 

 

      

# 산죽길로 진행하면, 

 

 

 

# 옛 성터와 돌탑이 나온다.

 

 

 

이어서 작게 봉우리 하나를 넘고 한 차례 오르면 '886봉'에 오르게 된다.(15:51). 정맥은 이곳에서 좌측으로 90도 꺾인다. 길게 떨어져 내리다 바위봉우리 우측 사면으로 우회하는데, 송계마을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송계치'가 나온다.

 

다시 잠시 진행하다 아래로 내린다. 곧 '직진길을 나무로 막아둔 갈림길'이 나오고 우측으로 꺾어 떨어져 내렸다. 그 아래에 '바구니봉재'가 있다.(16;17)

 

이후론 특별한 높낮이 없이 길고 평탄하게 진행했다. 조망도 없으니 내달릴 일 말고는 없다. 간혹 조금씩 오르내리기도 하지만 편한 길이라 속도가 절로 난다. 그러다 아래로 길게 내려가다가 임도를 만나게 되는데 전방에 산이 우뚝하다. '당재'다.

 

'680봉'은 생략하고 우측 임도따라 우회하였다. 곧 과수원 옆을 지나는데 과수원에서 새를 쫓기 위해 음악을 크게 틀어 두었는데 Rainbow의 'Tample of the king'이 나온다. "오호라~ 이 과수원 주인, 격(格)이 좀 있으신데?"

 

잠시 후 당재 터널에서 내려오는 도로와 합류하고 곧 '수분교차로'에 내려서게 된다.(17:05)

 

 

 

      

# 직진길을 막아둔 곳. 우틀하여 내리면 바구니봉재가 나온다. 

 

 

 

# 바구니봉재.

 

 

 

# 당재. 전방의 680봉.

 

 

 

# 원수분 마을이 보인다.

 

 

 

# 수분교차로.

 

  

수분치 휴게소는 좌측으로 도로 따라 조금 올라가야 한다. 수분치는 장수로 가는 19번 도로가 지나는 곳이라 차량 통행이 아주 많다. 그러나 히치는 만만치 않다.

 

30여 분 히치를 시도하다 인심 좋으신 분을 만나 그 분의 목적지인 금산까지 한 방에 타고 갔다. 집은 광주인데 직장이 금산이라 주말마다 집에 다녀 오는 길이란다. 고마운 분 덕분에 금산까지 한 번에 와서 대전까지 버스로 다시 택시로 대전역, 대전에서 무궁화 입석타고 수원으로 돌아갔다. 수원에서 다시 전철 타고 집에 오니 차를 무려 일곱 번이나 바꿔 타야 했다.

 

 

 

# 붐비는 주말 대전역.

 

 

 

# 좌석이 없어 열차 복도에 앉아 엄청난 소음에 시달리며 왔지만 홀로 여행다니던 옛 생각이 소록소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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