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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여섯번째(밀재~오정자재)-추월양명휘(秋月揚明輝)! 본문

1대간 9정맥/호남정맥종주기

[호남정맥]여섯번째(밀재~오정자재)-추월양명휘(秋月揚明輝)!

강/사/랑 2009. 8. 24. 23:53
 [호남정맥]여섯번째(밀재~오정자재)

 

春水滿四澤    춘수만사택

夏雲多奇峰  하운다기봉

秋月揚明輝  추월양명휘

冬嶺秀孤松  동령수고송

 

봄 물은 사방 못에 가득하고

여름날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를 이루네

가을밤 달은 그 빛을 밝게 빛내고

겨울 산마루 소나무 홀로 빼어나네.

 

이 한시(漢詩)는 '사시(四時)'라는 제목의 시로, 사계절(四季節)의 특징을 잘 묘사한 동진(東晉) 시대의 위대한 시인 '도연명(陶淵明)'의 절창(絶唱)이다.


도연명(陶淵明)의 본명은 '잠(潛)'이다. 연명(淵明)은 자(字)이다. 중국 심양(潯陽) 시상(柴桑) 사람이다. 지금의 장시성(江西省) 주장현(九江縣)이다.  대문 앞에 다섯 그루 버드나무를 심어 놓고 스스로 오류선생(五柳先生)이라 불렀다.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였는데, 도교와 불교에도 관심이 많아 공부를 깊이 하였다. 29세 때 벼슬에 올라 주(州)의 좨주(祭酒)가 되었고 이후 참군(參軍)을 거쳐 팽택현령(彭澤縣令)이 되었다. 하지만 상관의 순시 때 출영(出迎)을 거절하고 관직을 사임하였다.


봉급인 오두미(五斗米) 받자고 향리의 소인에게 '허리를 굽힐 수는 없었기(不爲五斗米折腰)' 때문이다. 이후 다시는 관직에 나가지 않고 평생 가난하게 살았다. 관직을 그만두고 향리의 전원으로 돌아가면서 쓴 시가 그 유명한 '귀거래사(歸去來辭)'이다.


의 시는 기교 없이 담담한 어조로 읊은 내용이 많아 당대(唐代)에는 경시되었다. 하지만 당나라 이후에는 '육조(六朝) 최고의 시인'으로 추앙받았다. '육조(六朝)'는 중국 삼국시대의 오(吳), 동진(東晉)과 남조(南朝)의 송(宋), 제(齊), 양(梁), 진(陳)을 합한 시대를 말한다.


귀족들의 유희문학(遊戱文學)이 아니라 직접 전원에서 농사지으며 살았던 민간의 삶이 그대로 표현되어 진솔하고 따스한 인간미가 스며들었기에 후대의 평이 더욱 높았다. 양(梁)나라 종영(鐘嶸)의 시품(詩品)에서는 그를 일러 "고금 은일시인(隱逸詩人)의 종(宗)"이라 평가했다.


사시(四時)는 초월(超越)과 달관(達觀)의 자유인이자 소나무와 국화를 좋아했던 지조(志操)의 시인인 도연명의 사상이 잘 녹아 있는 작품이다. 사계절의 특징을 다섯 자 글귀에 절묘하게 압축해 놓은 오언고시(五言古詩)로 춘하추동 사계절이 못물, 구름, 밝은 달, 소나무로 상징되어 있는 멋진 노래다.


오래전 젊었을 때 한시(漢詩)의 압축미(壓縮美)와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묘(妙)에 빠져 홀로 한시 공부를 할 때 처음 접했던 시(詩)였고 내내 아끼고 사랑하며 오래 암송(暗誦)하였던 노래다. 처음 접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아직 전 구절을 외우고 쓸 수 있다. 마음에 각인(刻印)된 시여서 그렇다.


이 시는 같은 동진 시대의 뛰어난 화가인 고개지(顧愷之)의 작품이라는 설도 있지만 확실치는 않다. 고개지는 초상화에 탁월했던 화가였다. 설화에 전하기를 그가 그린 초상화에는 눈동자가 없는 경우가 많았는데, 만약 눈동자를 완전히 찍으면 그림이 살아서 말을 했기 때문에 눈동자를 찍지 않았다고 한다. 화룡점정(畵龍點睛)이었던 모양이다.

 

어쨌건 이 사시(四時)는 이후 고금(古今)을 이어 가장 사랑받는 한시 작품 중 하나로 명성이 높았는데, 근래 우리나라의 어떤 학자가 사회현상의 분석 도구로도 활용하였다는 기록을 본 적이 있다.


그의 연구는 이랬다. 사시(四時)의 각 계절의 그림을 그려놓고 사람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그림에 표시하도록 하였다. 그를 통해 계절적 호오(好惡)는 물론 그 속에 녹아 있는 의미를 분석하고자 한 것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은 압도적으로 마지막 구절인 '동령수고송(冬嶺秀孤松)'의 그림을 선택하였다.


우리 민족은 옛부터 흰 눈 속에서도 한결같이 늘 푸른 소나무를 사랑하였다. 소나무는 절개(節槪)와 지조(志操)를 상징한다. 그리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시 중에서 겨울 영마루에 우뚝 선 푸른 소나무를 선택함으로써 소나무에 대한 깊은 사랑을 내비친 한편, 타협(妥協)하기 싫어하고 원칙적(原則的)이고 교조적(敎條的)이기까지 한 우리 국민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백설(白雪)이 만건곤(滿乾坤)할 제 독야청청(獨也靑靑)하기를 원하는, 또 그러한 지사적(志士的) 영웅을 갈망하고 숭배하는 우리 민족의 바람이 투영되었다는 것이다. 좋은 일이다. 지조 없고 절개 사라진 이 부박(浮薄)한 현세에 절벽 위 푸른 소나무 같은 영웅이 우리를 이끌어 준다는 것은 민족의 복(福)이다.


하지만 세상사 모든 일이 원칙으로만 풀리지는 않는다. 좋은 의도가 꼭 좋은 결과를 담보(擔保)하지도 못한다. 독야청청한 지사를 숭배하고 따르는 거야 무슨 문제이겠는가만, 문제는 그것이 지나쳐 배타성(排他性)을 띄고 나와 너를 편 가르고, 나는 옳고 너는 틀렸으며, 나는 선(善)이고 너는 악(惡)이라는 흑백논리가 우리를 지배한다는 데 있다.

 

원칙이 지나쳐 독선(獨善)이 되고 교조성을 띄는 순간, 세상은 서로가 각자 자기만의 선(善)이 되어 악(惡)의 상징인 상대방을 말살시키려 획책한다. 그 순간 대화와 타협, 관용이나 배려보다는 투쟁과 선동, 공격과 척살이 테제(Thesis)가 된다. 그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이며 민낯이다.


'동령수고송(冬嶺秀孤松)'의 겨울 소나무 그림 하나가 우리나라 현재의 모순(矛盾)적 상황과 극복되어야 할 사회 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간단하고 손쉬운 방법이지만, 대단한 연구이고 명쾌한 분석이다. 


도연명의 시와 후대 학자의 연구가 대단한 것은 문제적 상황 뿐만이 아니라 그 해결책 역시 그 시와 그림 속에 들어 있다는 점이다. 한 해는 겨울로만 이뤄져 있지는 않다. 사계절이 오고 가며 조화를 이룰 때 한 해가 온전히 모습을 갖추는 법이고 그 한 해의 흐름에 따라 세상 만물이 꽃 피고 열매 맺어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동령수고송(冬嶺秀孤松)만 할 것이 아니라,  춘수만사택(春水滿四澤)하여 넉넉하게 주변을 품어주는 아량을 갖추고, 하운다기봉(夏雲多奇峰)으로 다양성을 인정하며, 추월양명휘(秋月揚明輝)로 온 세상에 밝은 빛을 듬뿍 베풀어주는 배려의 실천이 무엇보다 절실한 일이다. 그것이 오늘날 우리나라의 테제이자 명제(命題)다.

 

강/사/랑의 홀로 가는 호남길 여섯 번째 걸음은 내장산을 넘어 담양호를 안고 있는 추월산(秋月山)을 지난다. 추월(秋月)은 양명휘(揚明輝)로 온 세상을 밝게 비추는 배려의 덕목을 상징한다. 추월산정(秋月山頂)에서 휘영청 밝은 추월(秋月)을 감상하며 밤을 보내는 것은 내 오랜 희망 사항 중 하나다. 


깊어가는 가을밤 추월산정(秋月山頂)에 앉아 담양호반(潭陽湖畔)에 비친 달빛을 희롱하며, "오호라! 하늘에 달이 하나요, 호수에 하나, 술잔에 뜬 달이 또 하나요, 그대 눈동자에 어린 달이 그 중 백미(白眉)로세!" 어쩌구저쩌구 동무들과 권커니잣거니 음풍농월(吟風弄月)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도연명의 시요 고개지의 그림이다.

 

하지만 나의 정맥 종주는 늘 홀로 가는 산길이라 눈동자에 어린 달빛 보여줄 동무 없고, 시간 쫓기는 늦은 산행이라 추월산정에서 느긋하게 달구경도 못한다. 


다만 오늘 추월산정에 홀로 서서는 호수에 어린 달빛을 상상만 할 뿐이다. 그리하여 나중에 좋은 동무들과 기필코 추월산정에서 담양호와 더불어 한 잔 술로 농월(弄月)하는 멋을 부려 보리라 다짐하였다. 추월양명휘(秋月揚明輝)는 그때 만끽하리라!


추월양명휘(秋月揚明輝)!


구간 : 호남정맥 제 6구간(밀재~천치재~오정자재)
거리 : 구간거리(18.8km), 누적거리(131.2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09년 8월 22, 23일. 흙과 해의 날.
세부내용 : 밀재(15:10) ~ 전망대 ~ 추월바위 ~ 705봉 ~ 추월산(16:20) ~ 하늘재 ~ 736봉 ~ 암릉 ~ 수
리봉(17:25) ~ 전망대 ~ 664봉 ~ 무넹기고개 ~ 깃대봉 ~ 심적산(18:15) ~ 갈림길/간식 ~ 암릉 ~ 사법연수원공사장/알바 ~ 밭 ~ 520봉(19:50) ~ 515봉 ~ 525봉 ~ 고개 ~ 386봉 ~ 천치재(20:50)/구산리 정자에서 1박.

천치재(07:10) ~ 묘지 ~ 임도 ~ 차단기 ~ 임도삼거리 ~ 정맥 합류(08:22) ~ 치재산(08:55) ~
전망대 ~ 벌목지 ~ 임도삼거리 ~ 헬기장 ~ 벌목지 ~ 528봉 ~ 용추봉(10:20)/긴 휴식 ~ 임도 ~ 515.9봉(11:28) ~ 503봉 ~ 암릉 ~ 벌목지 ~ 염소농장 ~ 344봉 ~ 오정자재(12:40)


총 소요시간 11시간 10분(1일차 5시간 40분, 2일차 5시간 30분).

8월 22일. 흙의 날. 주말이지만
회사 일 때문에 잠시 출근을 해야 하는 날이다. 오전에 출근해서 업무 정리하고 나니 11시가 넘었다.

 

이렇게 늦게 출발해서 어쩔까 잠시 망설여지기도 하지만, 이왕 마음 먹은 것 차 몰고 호남길에 나섰다. 39번 국도 타고 평택 청북까지 가서 안성~평택 간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다시 경부, 천안~논산 고속도로를 거쳐 호남고속도로로 갈아탔다. 멀리멀리 아래로 내려가 백양사 나들목으로 나와 복흥 거쳐 길게 올라가면 지난주에 내려섰던 밀재에 도착하게 된다.

 

추월산/秋月山

 

전라남도 담양군 용면과 전라북도 순창군 복흥면의 경계에 있는 산. 1972년 1월 29일 전라남도기념물 제4호로 지정되었다. 담양읍에서 북쪽으로 14km 정도에 위치한 전라남도 5대 명산 중의 하나이다. 추월산은 담양군 용면과 전라북도 순창군 복흥면을 가로질러 있는 해발고도 731m의 산으로, 옆에는 방장산, 금성산이 있고 북으로는 노령산맥의 지맥에 속한 소주령이 있어서 노령의 맥이 여기에서 중추를 이룬다. 아름다운 경치와 울창한 수림에 약초가 많이 나 예로부터 명산으로 불렸으며 진귀종의 추월난이 자생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산 정상에서 65m 정도 아래 지점에 보리암(菩提庵)이 있는데 이곳 주변 절벽은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 김덕령(金德齡) 장군의 부인 이씨가 순절한 곳이기도 하다. 그 건너편 전라북도 순창을 경계로 한 산록에는 용추사가 있다. 용추사는 임진왜란 때 휴정 서산대사의 법도를 계승한 담양 출신의 소요대사가 노년에 머물렀던 사찰이다.  또한 추월산은 가까이 있는 금성산성과 함께 임진왜란 때 치열한 격전지였으며 동학농민운동 때에도 동학군이 마지막으로 항거했던 곳이기도 하다. 산 하부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노송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산 중부의 울창한 숲을 지나 추월산 정상에 오르면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고 산 중부는 산 아래에 널찍하게 펼쳐지는 담양호가 한데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추월산과 담양호가 만나는 지점에 국민관광단지가 조성되어 각종 편익시설을 갖추고 있다. 
 

담양호/潭陽湖

 

면적 약 4 km2. 광주에서 28.3 km의 거리에 있다. 영산강(榮山江) 유역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1972년 착공하여 만 4년 만에 장성호(長城湖) ·광주호(光州湖) ·나주호(羅州湖) 등과 함께 준공하였다. 전남평야의 일부를 관개하고, 가뭄과 수해를 방지하는 데 큰 몫을 한다. 서쪽에 추월산, 금성면(金城面)에 산성과 강천사(剛泉寺) 등이 있어 호반유원지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호남정맥 제 6구간 밀재~오정자재 지형도.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밀재는 순창 복흥면에서 담양 용면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이다. 고개 위에는 한낮의 뙤약볕이 작렬하고 있다. 고개 한 켠에 주차할 공터가 있어 주차하고 산행 준비하는데, 고개 너머 길 위에서 영화촬영이 한창이다. 대학생들이란다.

 

요즘은 대학생들도 장비가 대단하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하고는 모든 것이 천양지차이다. 잠시 구경하다가 짐 꾸려 산행을 시작했다. 15:10.

 

 

 

# 밀재. 한낮의 햇살이 뜨겁다.

 

 

 

# 학생들이 영화 촬영을 하고 있다.

 

 

 

이렇게 늦게 산행을 시작하는 것도 또 처음이다. 지난주에 이어 또 야간산행이 불가피할 것 같다. 오늘은 멧돼지를 만나지 않아야 할 텐데...

 

복흥쪽 고갯마루에 들머리가 있다. 숲으로 올라가 잠시 오르면 '전망대'가 나타나고 우측 아래로 담양의 인간세가 내려다 보인다.

 

계단식으로 꾸준히 밀어 올리는데, 좌측 숲 아래에 계곡이 있는지 물소리가 들리고 숲 너머로 임도가 언뜻언뜻 보인다. 지도 꺼내 확인하니 저 임도는 추월산을 휘감아 좌측으로 우회하여 736봉 지나 작은 고개로 정맥길과 연결된다. 서너 차례 계단식으로 밀어 올리면 전망대가 나오고 우측에 추월바위가 보인다.(15:50)

 

 

 

# 이정목을 지나 숲으로 올라갔다.

 

  

# 전망대가 나오고 담양쪽 인간세가 내려다보인다.

 

  

# 지난 구간의 정맥길. 가파른 암봉이었던 532봉이 건너다보인다.

 

  

# 전망대의 파노라마.(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추월바위.

 

 

다시 정맥길로 들어와 한차례 쎄게 밀어 올리면 '705봉'에 오르는데 숲 너머로 추월산정이 우뚝하다. 잠시 주변 조망을 구경하다가 조금 내린 후 암릉길로 치고 오른다. 강렬한 뙤약볕을 받으며 낑낑 올라  '추월산 정상'에 올랐다.(16:20)

 

 

 

# 705봉에 서면 추월산 정상이 건너다보인다.

 

 

 

# 추월산정과 우측 담양쪽의 파노라마.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오늘 구간의 대세는 며느리 밥풀꽃이다.

 

 

 

# 추월산 정상부.

 

 

 

# 조망이 시원하다.

 

 

 

 # 지나온 705봉과 배경의 파노라마.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첩첩 산그리메들.

 

 

 

추월산정은 햇살은 강렬하지만 바람이 시원하여 천지기운을 받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팔 벌려 좋은 기운을 마음껏 받아 들였다. 秋月이라! 이곳 추월산정에서 달 구경하면 딱 좋으련만, 갈길 바쁜 종주 산꾼의 발걸음은 언제나 바쁘다. 잠시 홀로 경치 구경에 넋을 잃고 있다가 다시 짐 꾸려 훗날을 기약하고 길을 나섰다.

 

조금 내리면 갈림길이 나오고 봉우리 하나가 또 나오는데, 그 봉우리 역시 조망이 최고다. 이곳에선 가야 할 정맥길과 담양호가 조망된다.

 

 

 

#  담양의 넓은 들판. 

 

 

 

# 추월산정의 조망이 시원하다.

 

  

# 정맥길은 사법연수원 방향으로 가야한다.

 

 

 

# 담양호가 내려다보인다.

 

 

 

입구로 도로 나와 좌측 길로 진행해야 하는데, 우측은 보리암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길게 떨어져 내려 마루금을 계속 따르다 안부에 이르면 고개가 나온다. 혁진님의 개념도엔 '하늘재'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국립지리원의 25,000 지도나 다른 호남정맥 지도에는 이름 없이 그냥 고개 표시만 되어 있다.

 

우측은 월계리로 내려가는 길이고 정맥은 역시나 직진(견양동 방향)이다. 한차례 길게 치고 올라 봉우리를 오르다 정상 9부 능선쯤에서 좌측으로 우회하며 정상인 736봉은 생략했다.

 

이어 아래로 길게 내리면 암릉 구간이 길게 이어진다. 아래는 깎아지른 절벽이라 동절기에는 주의가 필요한 곳이다. 전방에 수리봉이 우뚝하다. 한차례 치고 오르면 '수리봉 정상'에 서게 된다. (17:25) 

 

 

 

# 736봉과 추월산.

 

 

 

# 가야 할 정맥길. 수리봉과 너머의 심적산.

 

 

 

# 담양호.

 

 

 

# 지나온 정맥길과 가야 할 정맥길.그리고 담양의 산하들.(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이정목이 수시로 나타난다. 표지기가 여러 방향에 많이 매달려 있어 주의해야 한다.

 

 

 

# 밤톨 만한 새앙쥐 한 마리 등로에서 떨고 있다. 사탕 하나 주고 왔다.

 

 

 

# 노래하는 암벽.

 

 

 

# 수리봉이 건너다보인다.

 

 

 

# 지나온 암봉과 담양호.

 

 

 

# 낙락장송이다.

 

 

 

# 수리봉과 너머의 깃대봉, 그리고 우측 아래에 있는 사법연수원.

 

 

 

# 수리바위.

 

 

 

 

# 깃대봉 우측 아래 암릉길로 내려서 사법연수원 쪽으로 가야한다. 

 

 

 

# 평야지대로만 알고 있던 호남지방도 산악지역이 많다.

 

 

 

# 지나온 정맥길, 우측 산 허리를 휘감는 임도가 보인다.

 

 

 

# 수리봉.

 

 

 

수리봉 정상에서 간식 먹고 한숨 돌린 후 짐 꾸려 다시 길을 나섰다. 바로 아래에 '갈림길'이 나오는데, 정맥은 직진이다. 곧 전망대가 나타난다. 가야 할 정맥길인 664봉과 711.3봉(깃대봉)이 조망된다.

 

아래로 내렸다가 '664봉'을 넘고 깊게 떨어져 내렸다. 안부에서 한차례 밀어 올리면 '무능기고개'가 나오고 우측 견양동 방향에도 표지기가 많이 매달려 있지만, 정맥길은 역시나 직진이다.

 

직진하여 곧 치고 오르는데, 세 번이나 정상인 듯 사람을 실망 시킨 후 정상을 허락한다. '711.3봉'인데 혁진님의 개념도에는 '깃대봉'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곧 갈림길 두 개를 지난다. 우측 내리막은 급경사 내리막이다. 역시나 정맥은 직진해야 하고 곧 정상 하나가 또 나타나는데, '심적산'이란 이름표를 달고 있다.(18:15)

 

 

 

# 664봉과 711.3봉.

 

 

 

# 711.3봉을 중심으로 한 정맥 좌측의 파노라마.(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갈림길이 나타나고 우측에도 표지기가 많이 있지만 직진해야 한다.

 

 

 

# 가야 할 711.3봉.

 

 

 

# 이정목이 수시로 나타난다.

 

 

 

# 순창 복흥의 답동리 조망.

 

 

 

# 지나온 정맥길. 저 멀리 추월산정과 담양호의 모습이 보인다.

 

 

 

# 담양호를 땡겨보고.

 

 

 

# 사법연수원 공사장. 저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 직진.

 

 

 

# 심적산.

 

  

711.3봉, 깃대봉, 심적산의 정체가 헷갈린다. 깃대봉, 심적산이란 이름은 국립지리원 지도에 나타나지 않은 지명이라 더욱 그러하다. 셋이 동일 이름인지, 711.3봉과 깃대봉이 동일산이고 지도에서 우측으로 꺾어 떨어지는 곳으로 나온 지역이 심적산인지 둘중 하나일 것 같은데...

 

심적산에 삼각점이 있는 걸로 봐서 셋이 동일 이름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긴 하다. 잠시 진행하면 '갈림길'이 나오고 바람이 좋아 배낭을 벗고 저녁을 간단하게 먹었다.

 

 

 

#  막걸리와 또띠야로 민생고 해결.

 

 

 

18:40에 출발. 급경사 내리막을 길게 내려가면 이정목이 서 있는 능선이 나타나는데, 우측 아래로 위험 표지판과 출입금지 안내를 해 둔 곳이 나온다. 줄로 등로를 막아 두었는데 사법연수원 공사장 때문에 위험하여 출입을 막는다는 황당한 내용의 안내판이 매달려 있다.

 

사법연수원 공사를 하는데 정맥길을 왜 막아? 누구 맘대로? 강력한 권력기관이라 그러한가? 예전에 누군가의 산행기에 백두대간 미시령에 내려서는데, 국공파 단속 때문에 고민하다가 법원산악회와 동행하여 무사히 통과했다는 기록을 본적이 있다. 일반 국민에겐 서슬 퍼런 국공파들이 권력기관의 힘 앞에서는 꼬리를 내리는 듯하여 씁쓸했던 기억이 난다.

 

웃기지 마라고 콧방귀 한번 뀌어주고 막아둔 줄을 넘어 진행했다. 곧바로 가파른 암릉 구간이 계속 나타나서 밧줄도 잡고 암릉도 내리며 길게 내려갔다.


중간에 전망대가 있어 잠시 조망도 즐기고 길게 내려 가는데, 물이 제법 흐르는 계곡을 만난다. 마음 같아선 알탕 한번 했으면 좋으련만 어두워져 가는 숲 그림자에 마음이 급해 손만 씻고 다시 출발했다. 잠시 더 내려가면 숲을 벗어나게 되고 '사법연수원 공사장'에 도착했다.(19:10).

 

 

 

# 사법연수원 갈림길.

 

 

 

# 줄로 등로를 막아 두었다.

 

 

 

# 전망대에서 심적산을 올려다 본다. 

 

 

 

# 저 멀리 노을이 지는 담양호와 추월산도 돌아본다.

 

 

 

# 담양호를 땡겨보고.

 

 

 

# 연수원 공사장과 그 뒤의 가야 할 정맥길.

 

 

 

# 위험한 암릉 구간이 나타난다.

 

 

 

# 오랜만에 줄 잡고 끙끙 소리 내 보았다.

 

 

 

# 정맥줄기 한가운데를 점령한 사법연수원 공사장.

 

 

 

이곳은 지도상 임도로 표시되어 있는 곳인데, 지금은 사법연수원 공사가 한창이다. 오는 도중에 멀리서 볼 때는 공사 현장음이 들리더니 날 어두워져 인부들이 철수했는지 조용하다. 공사장을 지나 건너편 숲 자락으로 접근하는데, 들머리가 보이질 않았다. 공사 때문에 산림을 많이 훼손해 두었는데 그 잔해가 많아 길을 찾기가 어렵다.

 

아래 위쪽으로 몇 차례나 오르내리며 들머리를 찾는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공사장 쪽으로 돌아오는데 마침 인부 두 사람이 고장 난 차를 견인해서 싣고 있다. 사람이 접근해도 쳐다도 보질 않아 작업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맞은편 산으로 올라가는 등로를 물어보는데, 역시나 쳐다도 보질 않고 모른다고 일언지하에 잘라 버린다.

 

어허, 거 인심 한번 고약타! 땅거미가 지는 산속에서 홀로 산꾼이 길을 물으면 모르더라도 최소한 관심 정도는 보여줘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 아닌가?

 

날 어둡고 길 못 찾아 그 견인차라도 좀 얻어 타고 내려가 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인심 보니 이빨도 안 들어가겠다. 아니나 다를까 내겐 관심도 보이지 않고 둘 다 그냥 차 몰고 내려가 버린다. 곧 다시 땅거미 지는 공사장에 혼자 남겨졌다. 이젠 별수 없이 들머리 찾아 산을 오르는 수밖에 없다.

 

길을 못 찾을 땐 처음으로 돌아 가면 된다. 심적산에서 내려온 날머리로 돌아가 다시 공사장 쪽으로 접근해 보는데, 공사장 컨테이너 사무실 뒤쪽으로 임도 하나가 이어지고 있는 걸 찾을 수 있다. 이걸 아까는 왜 못 봤을까? 공사장 주변 구경하느라 그냥 지나쳤나 보다.

 

임도를 따라 들어가자 곧 넓은 밭이 나오고 밭 가장자리로 오르면 바로 숲으로 들어가게 된다. 금방 숲속이 캄캄하게 어두워져서 이마에 불 밝히고 오르막을 오른다. 길고 길게 위로 올라가면 '520봉'에 이른다. (19:50)

 

 

 

# 공사장 우측 끝에 들머리가 있다.

 

 

 

# 고랭지밭 가장자리로 올라갔다.

 

 

 

# 캄캄하게 어두워진 후에 도착한 520봉.

 

 

 

힘이 많이 들어 정상에서 한숨 돌린 후 다시 길을 나섰다. 지난주 백암산 상왕봉에서 멧돼지를 만나 식겁을 한지라 겁이 아주 많이 나서 온 신경을 바짝 세워 주변 소음이나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정상에서 좌측으로 길게 내려가다가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다시 위로 치고 오른다. 정상은 암봉인데 좌우로 인간세의 불빛이 숲 너머로 내려다보인다.

 

길게 길게 내려가다가 송전탑을 지나는데 철조망이 계속 따라온다. 그러다 신기마을로 내려가는 고개를 지나고 다시 길게 치고 올랐다. 날 어둡고 몸 지쳐서 많이 힘 들었다. 중간중간 가다쉬다를 반복하며 밀어 올려 '386봉'을 넘고 이번에는 길고 길게 내려갔다.

 

밤새 우는 소리가 참 처량하게도 들린다. 그 새소리 들으며 길게 내려가면 드디어 '천치재'에 내려서게 된다. 20:50.

 

 

 

# 어두운 밤길 길게 걸어 도착한 천치재.

 

 

 

# 천치재는 순창 답동리와 담양 용계리를 이어준다.

 

 

 

지친 몸을 천치재 길가에 누이는데, 하늘엔 별이 쏟아질 듯 총총 많이도 반짝인다. 복흥택시 호출해서 밀재에 세워둔 차를 회수했다.

 

그리고 지나오며 봐둔 금방동 마을 정자에 하룻밤 신세 지러 찾아 갔다. 그런데 이 동네는 정자가 창문으로 둘러 싸여 멋지게 만들어져 있긴 한데 결정적으로 문을 열쇠로 잠가 두었다.


그러나 인간이 만든 정자는 인간의 배타성으로 사용이 금지되어 있지만, 정자 바로 옆 다리 아래 계곡물은 자연의 포용력으로 사용이 자유로워 홀라당 벗고 깨끗이 씻을 수가 있다.

 

깨끗한 몸으로 차 몰고 잠자리를 찾아 복흥의 동네들을 지나다가 구산리 마을 정자를 발견하고 얼른 집 한 채 짓고 피곤한 몸을 누인다. 

 

 8월23일, 해의 날. 구산리 정자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짐 챙겨 천치재로 이동했다. 천치재 포도농장 농막에서 아침밥을 끓여 먹고 농장 화장실에서 화장도 했다. 오늘은 오정자재까지 계획하고 있으니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다. 가볍게 몸 풀고 짐 챙겨 길을 나섰다. 07:10.

 

천치재 길 건너 컨테이너 농막 바로 뒤 묘지 쪽으로 올라갔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잔뜩 흐린 날씨다. 꾸준히 치고 올라 가면 봉우리를 하나 넘게 되고 곧 '임도'를 만난다.

 

 

 

# 천치재에서 출발하기 전, 농막 벽에 매달린 거울 보고 혼자 놀기를 했다. 요즘 다시 살이 찌고 있는 강/사/랑.

 

 

 

# 좌우로 포도농장이 있는 천치재.

 

 

 

# 한차례 올려 임도를 만났다.

 

 

  

임도는 정맥의 좌우에서 올라와 이곳에서 합류한다. 정맥길은 임도를 가로질러 490봉과 533봉을 넘어야 하지만, 이 임도는 산허리를 휘감아 정맥과 바로 접선하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임도파가 당연히 임도를 따라야쥐~~

 

룰루랄라 임도를 따르는데 한참을 가면 좌측 숲으로 올라가라고 표지기가 손짓한다. 그냥 무시하고 계속 임도를 따른다. 그러다 임도가 산을 휘감는 곳에서 넓은 공터를 만나는데, 사륜구동 자동차 하나가 주차되어 있다. 지도 꺼내 주변 지형 확인하는데 전방 묘지 쪽에서 자동차 차주가 내려온다. 지금 정읍 쪽에선 비가 내리고 있다고 조심하라고 한다. "감사합니다. 그렇찮아도 아침에 날씨가 잔뜩 흐려있길래 비옷을 준비했습니다."

 

공터 바로 앞에는 차단기가 있어 일반 차량의 출입을 막고 있다. 이곳에도 좌측 산으로 올라가라고 표지기들이 나부끼고 있지만 계속 임도를 따랐다. 잠시 후 포장된 삼거리 갈림길이 나온다. 이정목도 있다. 용추사 방향으로 직진했다.

 

좌측 계곡에 물이 풍부하게 흐르고 있고 임도는 수풀이 자라 걷기가 힘들다. 구불구불 산허리를 휘감던 임도가 점점 고도를 높여 올라간다. 그러다가 임도는 드디어 고갯마루에서 정맥길과 합류하고 정맥을 넘어 순창 쪽으로 넘어간다. (08:22)

 

 

 

# 금마타리.

 

 

 

# 참취.

 

 

 

# 등골나물.

 

 

 

# 포장된 임도삼거리를 만난다. 

 

 

 

# 용추사 방향으로 직진.

 

 

 

# 고갯마루에서 정맥과 합류했다.

 

 

 

# 붉은 날개 꽃매미. 중국 매미라고도 한다. 이 넘들은 떼거지로 나무에 달라붙어 나무의 수액을 빨아 나무를 고사시카는 자연교란종이다. 요 몇 년 사이에 개체수가 급증하여 우리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놈이다.

 

 

 

# 순창 쪽으로 열려 있다.

 

 

 

# 순창 쪽 산그리메.

 

   

임도는 정맥을 버리고 고개 아래로 사라지고 정맥길은 곧바로 위로 밀어 올리게 된다. 한 차례 찐하게 밀어 올려 봉우리 하나를 넘고 잠시 가다 다시 치고 오르면 '치재산 정상'에 선다. (08:55).

 

정상에서 곧장 떨어져 내린다. 바로 아래에 전망대가 있어 가야 할 정맥길의 용추봉과 임도, 그리고 회문산, 저멀리 강천산까지 조망된다. 길게 떨어져 내려 '벌목지'를 지나고 더 깊게 내리면 '임도'에 내려서게 된다.

 

 

# 치재산.

  

 

# 전망대의 조망. 가야 할 정맥길이 조망된다.

 

 

 

# 용추봉을 휘감는 임도.

 

 

 

# 넓게 펼쳐본다. 전방의 짙은 산줄기가 용추봉이다.(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용추봉에서 세자봉을 거쳐 회문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회문산은 동학군의 슬픈 역사가 있는 산이다.

 

 

 

# 그런데... 가만... 저 멀리 구름 아래 봉긋한 저 산... 저것 안면이 많은데???   옴마나! 저것 반야봉 아닌가?  세상에나... 네상에나....  반야 똥꼬를 이곳에서 볼 수 있다니!!!!   그렇다면 그 오른쪽은 노고단이겠네...

 

 

 

# 벌목지를 지나 아래로 내리려는데 스님 한 분이 삿갓을 쓰고 돌아 앉아 있다. 가까이 가보니 누군가 세워놓은 돌이다.

 

 

 

# 임도에 내려섰다.

 

 

 

# 치재산을 신선봉이라고도 부르는가 보다.

 

 

 

임도를 따라 잠시 내려가면 '임도삼거리'가 나온다. 이 임도가 치재산 전에 헤어졌던 그 임도인데, 이 임도를 계속 따르면 다시 정맥과 만나게 된다.

 

임도를 버리고 숲으로 올라가서 한 차례 밀어 올리면 봉우리에 오르게 되고 용도 폐기된 묵은 헬기장을 지난다. 벌목지가 또 나타나 상단을 지나고 봉우리 하나를 치고 오르는데, 야속하게도 정상을 오르자마자 다시 떨어져 내려야 한다. '528봉'이다.

 

용추봉 정상은 숲 너머에 우뚝 솟아 있다. 잔봉 두 개를 넘고 한차례 길게 치고 오른다. 헉헉낑낑 밀어 올려 봉우리에 오르는데, 어라? 이곳도 정상이 아니네? 잠시 내렸다가 한차례 올리면 그제서야 '용추봉 정상'이 모습을 나타낸다.(10:20)

 

 

 

# 임도삼거리.

  

 

# 자주꿩의다리. 

 

  

# 아주 넓은 헬기장이 있는 용추봉 정상.

  

 

# 회문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지나온 정맥길. 저 멀리 추월산이 보인다.

 

  

# 순창 쌍치면이었던가? 구림면이었던가?

 

  

# 지나온 치재산. 우측에 임도가 보인다.

 

 

# 추월산을 땡겨본다.

 

  

# 녹두장군의 한이 서린 회문산이다.

 

 

 

# 밤재가 바로 코 앞이다. 저 도로를 따라 가면 오정자재가 나온다.

 

 

  

용추봉(龍秋峰) 정상은 넓은 헬기장으로 되어 있는데 사방 조망이 막힘이 없이 시원하니다. 임도삼거리에서 잔머리 굴려 임도를 따랐으면 이런 멋진 조망을 볼 수 없을 뻔 했다.


지나온 정맥길이 치재산을 넘어 저 멀리 추월산까지 이어져 있다. 정맥에서 벗어나 밤재를 거쳐 회문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구비쳐 흐르고, 가야 할 정맥길이 강천산까지 길게 이어져 있다. 경치가 정말 좋은 곳이다. 이 좋은 경치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배낭 내리고 이른 점심을 먹으며 천천히 경치 구경을 했다.

  

 

# 빵 한 조각과 어제 먹다 남은 막걸리로 이른 점심을 했다.

 

  

# 용추봉 정상의 360도 파노라마.용량이 아주 크다.(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30여 분 휴식한 후 다시 짐 챙겨 길을 나섰다. 곧 갈림길이 나타나 우측으로 떨어져 내리는데, 곧장 떨어져 내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506봉'을 포함해 두세 차례 볼록거린 후 내려간다. 수풀이 무성한 임도를 만나고 한차례 쎄빠지게 밀어 올리면 '515.9봉'에 오르게 된다. (11:28).

 

정상을 지나 잠시 내렸다가 한차례 다시 올리면 암봉인 '503봉'에 오른다. 좌우로 경치가 아주 훌륭하다. 특히 어제 밀재에서부터 걸어온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  삼각점이 있는 515.9봉.

 

  

# 정맥 좌측 닭사리마을.


 

  

# 지나온 정맥길. 치재산이 보인다.

 

 

 

# 저 멀리 추월산에서 이어지는 정맥의 흐름.(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담양호를 땡겨본다.

 

  

이후는 암릉길이 길게 이어지고 아침에는 빗방울이 잠시 비치는 흐린 날씨였는데,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뙤약볕이 강렬하게 내려 쬔다. 암릉길을 오르내리며 길게 진행하다가 암릉을 내리고 이후 조금씩 고도를 낮추며 길게 진행했다.

 

 

 

# 암릉길이 길게 이어진다.

 

 

 

# 암릉에서 본 가야 할 정맥길.

 

  

# 땡겨보면 송전탑 아래가 오정자재이고 그 너머에 강천산이 보인다.

 

 

 

# 오정자재로 오르는 구절양장의 도로.

 

 

 

다시 뙤약볕이 강하게 내려 쬐는 벌목지를 만나는데 꾸준히 고도를 낮추며 갔다. 그러다 봉우리 하나를 넘고 방화선을 따라 길게 내려 가는데 잡목의 저항이 심해 진행이 순탄치가 않다. 방화선을 따라 위로 오르면 좌측으로 염소농장 전기철조망이 따라 온다.

 

그러다 '344봉'을 넘고 한바퀴 좌측으로 휘감는 형태로 진행하다 아래로 길게 내려가면 오늘 구간의 종착지인 '오정자재'에 내려서게 된다. 12:40

 

   

# 방화선을 따라 344봉을 넘고 아래로 내려가면 오정자재에 이른다.

 

  

# 햇살 뜨거운 오정자재.

 

  

오늘 구간은 짧은 구간이었지만 용추봉에서의 훌륭한 조망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산행이었고 무엇보다 치재산 전망대에서 지리의 주능을 조망할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 기쁜 일이다. 치재산에서 바라보는 반야봉의 위용이 너무나 신비로웠다.

 

오정자재는 복흥에서 순창읍으로 이어지는 21번 국도에서 갈라져 나온 792번 도로가 담양호 옆으로 해서 천치재까지 넘어가는 도로 상의 고개다. 차량 통행이 간간이 있는 편이라 10여대의 차량에게 손을 들어 보지만 매정하게 모두들 씽씽 내빼버리고 만다.

 

호남정맥하면서 구간 마치고 히치를 제대로 성공해 본 적이 없다. 기분이 상해서 히치를 포기하고 벌써 세 번째 만나는 복흥 개인택시 호출해서 천치재에 세워둔 차를 회수했다.

 

 

 

# 이질풀.

 

 

 

# 분홍 연지 찍은 고마리.

 

 

 

# 다시 찾은 금방동 정자. 여전히 열쇠를 채워두었다.

 

  

# 정자옆 다리 아래. 은폐가 잘 되어 있어 한낮에도 홀랑 벗고 알탕을 할 수 있다.

 

 

 

천치재에 세워둔 차 회수해서 어젯밤 알탕을 했던 금방동 정자 옆 다리 아래로 갔다. 얼음같이 차가운 물로 정신이 번쩍 들게 씻고 옷 갈아 입으니 개운한 기분에 날아갈 듯하다.

 

이로써 이틀 간의 호남길을 정리하고 복흥 거쳐 추령 넘고 정읍 시내 지나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그러다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로 갈아타고 길게 올라갔다.

 

천안~논산 고속도로는 도로 여건이 좋아 최고 속도가 110km이고 차량통행도 많지 않아 과속하기 딱 좋은 도로다. 평소 이동카메라 단속이 많은 곳이라 110 정도에 맞춰 꾸준히 속도 유지하며 달렸는데, 잠시 딴 생각하느라 내리막에서 잠시 속도가 오버했나 보다. 속도 낮추려고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나를 노려 보고 있는 이동카메라의 눈깔과 딱 마주쳤다. 이런 제기슨!!!

 

와, 미치겠네! 1시간 정도 정확하게 정속주행을 해 왔는데 이게 뭔 일이람... 10여 분 더 투덜거리며 규정속도에 맞춰 진행하는데 저속 차량 한 대가 앞을 가로막습니다. 추월하려고 해도 2차선을 달리는 화물차와 나란히 가면서 속도를 내 가지도 않고 그렇다고 2차선으로 양보를 해주지도 않으면서 개념없이 주행하고 있다.

 

살펴보니 여성운전자다. 계속 그 상태로 그 차량에 막혀 저속으로 가다가 그 차가 2차선으로 달리는 화물차와 간격이 생기는 틈으로 빠져나와 속도를 신경질적으로 올렸다. 그러다 우측으로 바라보니 이런!!!! 이동 카메라 한 대가 또 나를 째려 보고 있다. 아이고, 이게 웬일이래???

 

2주일뒤 10분 간격으로 과속 단속에 걸린 딱지 두 장이 집으로 배달되었다. 음.... 호남길은 이래저래 교통비가 너무 많이 드는구만!! 바가지 요금에 과속 딱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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