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독만권서 행만리로(讀萬卷書 行萬里路)!!!

[캠핑이야기]야영 - 미천골 자연휴양림 / feat. 불바라기약수, 양양바다 본문

산이야기/캠핑이야기

[캠핑이야기]야영 - 미천골 자연휴양림 / feat. 불바라기약수, 양양바다

강/사/랑 2024. 10. 11. 16:23
[캠핑이야기]야영 - 미천골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 feat. 불바라기약수, 양양바다

 

15년도 더 된 옛이야기다. 당시 나는 땀내 풀풀 풍기며 산마루금을 누비고 다니던 산꾼이었다. 산꾼이로되 무리 지어 다니지 않고 홀로 걸림 없이 바람처럼 떠도는 홀로 산꾼이었다.

 

세상에는 비슷한 성정의 사람들이 많아 나처럼 홀로 산길 걷는 이들이 꽤 여럿 있었다. 우리는 다른 이를 간섭하기도 다른 이에게 간섭받기도 싫어해 떼를 이루지 않고 저마다의 리듬으로 산길을 걸었다.

 

그러나 우리 역시 사람의 무리라 아주 혼자이기는 어려워 사이버 세상에서는 무리를 지었다.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 준 사이버 공간에서 우리는 정보를 주고받고 안부도 나누었다.

 

그러다 가끔 마음이 맞으면 저잣거리에서 만나 술 한잔 나누기도 하고 함께 산길을 걷거나 어느 한적한 산정상에서 헝겊집 짓고 달구경을 하기도 하였다.

 

어느 해인가? 여름 열기가 맹위를 떨칠때 강원도 양양 물 좋은 계곡에서 함께 만나 더위를 피해보자는 사발통문이 홀로 산꾼 동네에 돌았다. 미천골이었다. 

 

미천골은 그전에 가족 모임으로 한번 들렀던 곳이기는 하나, 산길 걸어 불바라기 약수까지 산행하면서 스쳐 지나가기만 한 곳이었다. 그리하여 미천골의 진면목을 보지는 못하고 눈인사만 하였다.

 

그 계곡에서 산꾼 모임으로 며칠 솔밭 야영장에 집 짓고 물놀이하며 더위를 피했다. 그때 만난 미천골은 이제껏 보지 못한 최고의 계곡이었다. 양양은 먼 고장이다. 어지간한 마음먹지 않고는 찾기 어려운 곳이다. 따라서 사람 적어 한적하였고 물 맑고 차가워 서늘하였다.

 

처음에는 미천골이라 하기에 아름다울 미(美)를 써서 '美川谷'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미천골은 '쌀 미(米)'의 '米川'이었다.

 

미천골 계곡 초입에는 '선림원지(禪林院址)'라는 사찰 유적이 있다. 선림원은 신라시대 선종(禪宗) 사찰인데 904년 애장왕 때 순응(順應)이 세운 절이라 한다. 순응은 의상대사의 법손으로 당나라 유학파 승려였다. 해인사를 세운 이로도 알려져 있다.

 

고승이 세운 사찰이라 대규모의 사찰이었던 모양이다. 번성할 때는 쌀 씻은 물이 계곡 가득 하얗게 흘러 쌀 미(米)의 미천골이라 불렀다 한다. 큰 사찰의 유래로 전해지는 흔한 이야기인데 골짜기 이름까지 미천골로 불린 곳은 없지 싶다.

 

이름의 유래야 어떻던 두루두루 나와는 인연 깊은 곳이라 늘 여름이면 그리웠던 곳이다. 그러나 워낙 먼 곳이라 늘 마음만 앞서지 발걸음 옮기기 쉽지 않았다.

 

올해 여름은 역대급의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낮을 뜨겁게 달군 더위는 밤이 되어도 식을줄 모른다. 열기 가득한 도시에서 내내 헉헉대다가 탈출을 계획했다. 목적지는 미천골이었다. 오래 생각만 하고 실행하지 못했던 계곡이었다.

 

우리처럼 더위 피해 계곡행을 시도한 이들이 많아 미천골 야영장 예약하기가 참으로 어려웠다. 며칠 동안 휴대폰 붙들고 씨름하다가 문득 빈자리 하나 나길래 얼른 예약했다. 아마 비소식이 있어 예약을 취소하는 이들이 몇몇 있었나 보다.

 

비 예보 때문에 걱정은 많았지만 오랜 그리움 달래기 위해 미천골행을 감행했다. "비야, 비야, 비야! 오지 말아라!" 노래 부르며...  

 

 

일시 : 2024년 8월 19일 ~ 21일

 

미천골자연휴양림/米川谷自然休養林

1992년 7월 20일에 개장하였으며 구역면적은 1억 2445만㎡, 1일 최대 수용인원은 500명, 최적 인원은 350명이다.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서 관리한다. 미천골은 태백산맥 동편 오지로 원시자연 그대로의 생태계가 잘 보존된 산림과 계곡에 휴양림이 조성되어 있다. 휴양림 입구에 신라 법흥왕 때 창건되었다가 고려 말에 폐사된 불교 수도원 터인 선림원지가 있고, 흥각선사탑비와 부도 등 신라시대 보물급 국가유산이 있다. 수령 50년 이상의 박달나무, 참나무, 피나무, 단풍나무, 물푸레나무, 자작나무 등 다양한 수종의 활엽수가 울창하며, 기묘한 형상의 암반 사이로 흐르는 맑고 긴 계곡이 장관이다. 토종꿀(재래봉)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과 불바라기 약수터가 있다. 야생동식물과 버섯, 나물 등의 산림부산물도 풍부하다. 휴양림에는 야외교실, 다목적광장, 숲속의 집, 야영장, 정자, 약수터, 체력단련장, 등산로, 산책로, 어린이놀이터, 물놀이터와 대운동장, 족구장 등이 갖추어져 있다. 주변에 오색약수터, 낙산해수욕장,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온천, 용소골계곡, 오대산국립공원, 통일전망대, 하조대, 갈천약수터 등의 관광지가 있다.

 

# 미천골 자연휴양림 지형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