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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북정맥]열번째(차동고개~645번 지방도)-금북스럽다! 본문

1대간 9정맥/금북정맥 종주기

[금북정맥]열번째(차동고개~645번 지방도)-금북스럽다!

강/사/랑 2008. 1. 15. 00:05
 [금북정맥]열번째(차동고개~645번 지방도)

 


일전에 '놈현스럽다'란 말이 국립국어원 (國立國語院) '신어(新語)자료집'에 수록되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정식으로 신조어(新造語)로 등록된 것은 아니고 이런 말이 통용되고 있다고 자료집에 소개된 정도인가 보다.

신조어 사전은 그 단어 외에도 '된장녀', 개똥녀', '부시스럽다' 등 사회 현상을 풍자(諷刺)하거나 인터넷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단어들을 소개하고 있다.

 

'놈현스럽다'는 말은 "기대를 저버리고 실망을 주는 데가 있다."란 뜻으로 소개가 되어 있다. 실제 세상에서는 이보다 훨씬 더 나쁜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만, 현직 대통령에 대한 풍자이니 상당히 순화된 의미로 소개한 것이다.

 

이런 치욕적인 말이 사회적으로 널리 통용되고 또 신조어 사전에 등재까지 되었다는 것은 본인에게나 국민들에게나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 원인이 다른 누구가 아닌 그 자신에게 있으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다만 이 새로운 단어의 뜻이 실망 정도에서 멈추고 더 나쁜 뜻으로 확대되지 않기만 간절히 바랄 뿐이다.

작년에 처음 금북정맥(錦北正脈) 종주를 시작한 이유는 낙동정맥을 하는 틈틈이 대체용으로 활용한다는 생각이었다. 낙동정맥은 우리가 오래전부터 태백산맥(太白山脈)으로 알고 있던 커다란 산줄기다. 


이 산맥은 백두대간 태백의 피재에서 분기(分岐)하여 경북 동해안의 오지를 따라 국토를 종단하고 있다. 따라서 접근 거리가 멀고 산세 또한 험해서 매주 연달아 진행하기가 어렵다.

 

그리하여 낙동정맥에 못 들어가는 주말(週末)에 집에서 가깝고, 고도 또한 높지 않은 금북정맥을 편안하게 가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금북도 아홉 정맥 중의 하나인데 그라고 어디 만만하기만 하겠는가? 지난 여름, 처음 칠장산에서 출발할 때부터 쉴 새 없이 오르내리며 자기가 결코 만만치 않은 존재임을 암시하더니 회(回)가 거듭할수록 그 본색을 드러낸다.

 

이 산맥의 본색은 그다지 높지도 않은 산들이 연달아 이어져 있긴 한데, 이 넘들이 평탄하게 가는 것이 아니라 올랐다 하면 내리고 내렸다 하면 오르기를 반복한다는 데 있다.

다만 중간에 천안 근처에서 잠깐 평탄하게 산줄기를 순하게 풀기는 하였다. 하지만 차령(車嶺) 근처에서 이내 본색을 다시 드러내며 가파르게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한다. 하긴 정맥이 달리 정맥이겠는가? 또 이 정도는 돼야 산 타는 맛이 나는 것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금북스럽다'란 새로운 말을 만들어 보았다. '놈현스럽다'란 신조어에서 힌트를 얻은 나만의 조어(造語)다. 그 뜻인 즉, "별로 높지도 않은 산들이 성질 고약하게 올랐다 하면 내리고 내렸다 하면 올리기를 반복한다."


뭐 이 정도의 뜻이다.

 

 


금북스럽다!!


구간 : 금북정맥 제 10구간(차동고개~645번 지방도)
거리 : 구간거리(18.5 km), 누적거리(130.8 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07년 12월 23일. 해의 날.
세부내용 :

차동고개(09:25) ~ 330봉(09:50) ~ 353봉 ~ 361.3봉(10:17) ~ 임도 ~ 옛고개 ~ 342봉 ~ 374봉 ~ 장학산(11:17) ~ 산불지역 ~ 성황당고개(11:45) ~ 천종산(12;10) ~ 야광고개 ~ 349봉 ~ 서반봉(12:40)/점심 후 13:20 出 ~ 큰 임도 ~ 사점미재 ~ 헬기장 ~ 국사봉(14:28) ~ 십자가봉/440봉 ~ 헬기장/415봉(15:24) ~  400봉/산불지역 ~ 당산나무 있는 옛고개 ~ 424.4봉 ~ 운곡고개(16:35) ~ 금자봉 ~ 340봉 ~ 고개 ~ 소나무숲 ~ 밤나무밭 ~ 송전탑 ~ 염소있는 송전탑 ~ 분골도로 ~ 645번 지방도(18:15).

총 소요시간 8시간 50분. 만보계 기준 31,500보.

 
12월 23일. 해의 날.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남으로 내려갔다. 잠시후 당진나들목으로 나와 합덕, 예산 거쳐 32번 도로 타고 차동고개로 달렸다. 오늘은 열성 부부 산꾼인 백곰님 부부와 차동휴게소에서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

 

이 부부는 나보다 두 구간 앞서 있는데, 내 차를 날머리인 645번 지방도에 세워두고 다시 차동고개로 태워 주겠다고 한다. "굳이 그럴 필요 없이 그냥 진행하시고 나중에 귀가하실 때 혹시 시간이 되거든 날머리에서 택배나 한번 해 주시오." 했더니 그예 들머리 택배를 해 주겠다는 것이다.

차동고개는 32번 국도 상에 있고 공주 유구읍과 예산 신양면을 이어주는 고개다. 그 옛날 차서방이 몸져 누운 어머님을 위해 산신령으로부터 산삼을 얻은 고개라 하여 차동고개란 이름을 얻었다.

이곳 역시 금북스럽게 해발고도는 215m에 불과하지만, 강원도 고개에 못지않게 구불구불 꽤 숨차게 올라가야 한다. 8시 30분 쯤 차동휴게소에 도착하니 백곰님네는 이미 도착해 있다.

 

수리치골 천주교 성지

공주시 신풍면 봉갑리의 수리치골에는 천주교 성지가 자리잡고 있다. 조선말 천주교 박해시대때 천주교 신자들이 숨어 살았던 곳으로 성 김대건 신부에게 서품을 주고 김대건 신부를 지팡이 삼아 한국에 입국한 페레올 주교와 성 다블뤼 안 신부가 김대건 신부가 순교하고 안장될 무렵인 1846년 11월 2일, 박해받는 한국 교회와 민족을 위해 한국과 한국 교회를 봉헌하고 신심단체를 조직하였던 발상지로써 한국 천주교회의 의미 깊은 사적지이다.

국사봉 전설/國師峰 傳說

옛날 아주 옛날 왕자를 정성껏 가르치던 국사(國師)가 있었다. 그는 학문이 깊을 뿐 아니라 풍수지리에도 밝아 존경을 많이 받았는데 왕궁에 초청되어 왕자를 세 살 때부터 시중들며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왕자가 15세 되던 해 갑자기 병을 얻어 왕자는 눈을 감고 말았다. 국사가 왕궁을 떠나겠다고 하자 왕은 국사에게 금덩이 하나를 쥐어 주었다. 왕궁을 나온 국사는 전국 방방곡곡을 10년 동안 두루 떠돌아 다니다가 지금의 국사봉에 자리를 잡고 사람들을 피하기 위해 산중 냇가에 땟집을 짓고 살았다. 그는 짐승을 벗삼아 살았으며 궁중에서 떠나올 때 왕이 쥐어준 금을 땅 속에 묻었다. 먹고살기 위해서 감자를 심었으며 곡식이라곤 그것 하나만으로 충당했다. 그는 산중에 살면서도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책을 읽었다. 책이 필요할 때만 잠시 집을 떠나서 책을 구해왔으며 그의 벗은 오직 산짐승들이었다. 그리곤 명상에 잠겨 하늘을 바라보며 몇날 며칠이고 바위 위에 앉아있곤 했다. 그도 그럭저럭 산으로 들어온 지 30년이 지났다. 이제 머리털은 백발로 변했다. 또한 건강하던 그의 몸도 이제는 힘이 없어져서 허리를 구부리고 다니게 되었다. 바람이 부는 어느 날 잠깐 냇가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쓰러졌다. 그는 한 번 쓰러졌는데 이상하게도 몸을 일으킬 수가 없었다. 아랫마을 나무꾼이 나무를 하러 산에 왔다가 국사를 발견했다.국사는 나무꾼에게 여기에 와서 혼자서 산짐승과 친구하며 산지가 30년이 넘었으며 왕에게서 받은 금을 이 산에 묻어 놓았는데 지금도 새끼를 치고있다는 말을 하고는 그 자리에 쓰러져 죽었다. 나무꾼은 그가 죽자 그의 집 근처에 무덤을 만들어 주었다. 그를 묻어주기 위하여 땅을 팔 때 땅 속에서 단지가 나왔다.그 단지를 열어보니 그 속엔 여러 개의 금알이 있었다. 그러나 그 나무꾼은 그의 시체와 함께 단지를 묻어 주었다. 그 후 욕심이 없던 나무꾼도 죽었다.나무꾼이 죽을 때 유언으로 국사와 금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 말을 전해들은 사람들은 그 산을 국사봉이라고 불렀으며 금이 들어있는 단지를 캐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금은 발견되지 않았다. 훗날 국사봉에서 금맥이 발견되어 많은 금을 캐기 시작했다. 훗날 사람들은 국사봉에서 금이 많이 나오는 것은 옛날 국사가 금을 묻은 것이 새끼를 쳐서 금맥이 조성되었다고 말한다. 국사봉은 금을 캐느라고 땅 속이 파헤쳐져서 해빙기에는 땅이 무너질까봐 등산을 꺼린다고 한다. 모두가 국사와 그가 묻은 금과 연유된 전설이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금북정맥 제 10구간 차동고개~645번 지방도 지형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백곰님 부부와 반갑게 인사하고 같이 오늘 구간의 날머리인 645번 지방도로 이동했다. 내 차를 몰고 가서 그곳에 주차해 주기만 하면 된다고 해도 굳이 같이 이동했다가 다시 차동휴게소로 태워다 주겠단다.

결국 645번 지방도에 내 차를 주차해 두고 다시 백곰님 차로 차동휴게소로 컴백했다. 감사 감사! 오늘 산행 즐겁게 하셔요!!


 


# 차동휴게소로 내려가는 중에 아산 들판 너머로 장엄한 일출이 시작된다.
 

 

 

 # 들머리 택배를 해주고 산행하러 가는 백곰님.

  



차동휴게소를 아침에만 두 번이나 왔다. 덕분에 날머리에서 차량회수할 걱정은 없어졌는데 대신 출발이 너무 늦어 새로운 걱정이 생겼다. (결국 나중에 이마에 불 밝히고 어두운 산길 걸어야 했다.)

가볍게 몸 풀고 열 번째 금북길을 출발했다.(09:25). 출발하면서 체크하니 기온이 영하 3도다. 그러나 오르막에 올라서자마자 금방 땀이 나서 쟈켓을 벗어 배낭에 넣었다. 천천히 고도를 높여 가다보면 묘지가 나오고 우측 너머로 고속도로 공사 현장이 보인다.

 

 


# 차동휴게소 대형 입간판 뒤에 들머리가 있다.

 

  
 # 고속도로 공사 현장.

 

 

 

계속 위로 올라 265가 찍히는 봉우리를 넘고 가파르게 밀어 올려 봉우리 위에 오르는데, 준비 덜된 몸이 힘들다고 야단이다. 다시 조금 오르면 '330봉'이다.(09:50).


정상엔 삼각점이 있다. 조망은 없다. 날이 점점 흐려지며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모자 속에 있는 귀마개를 내렸다. 고만고만하게 오르내리며 진행하는데 컨디션이 영 별로다. 간밤에 잠을 별로 못자서 그런가 보다. '353봉'을 넘고 한 번 더 올라 서면 삼각점이 있는 '361.3봉'이 나온다.(10:17).

우측으로 임도가 올라오고 있다. 바로 앞에 묘지가 하나 있고 간만에 전방으로 조망이 트인다. 고개 하나가 구불구불 올라가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곳에서 정맥길은 우측으로 꺾인다. 잠시 가면 소나무가 좋은 곳이 나오고 바위 하나가 있어 전망대 구실을 한다.

이후 정맥길은 마루금을 따라 이어지는 임도를 따른다. 저 멀리 좌우로 인가가 보인다. 잠시 임도를 따라 편하게 내려 가다가 임도가 우측으로 꺾이는 부분에서 임도를 버린다. '산벚나무'아래로 직진하면 바로 아래에 '고목이 있는 옛고개'가 나온다.(10:33)

 
 


# 삼각점이 있는 330봉.

 

 
# 간만에 허락된 작은 조망.

 

 

 # 편안한 임도를 따른다.

 

 

 # 고목이 있는 옛고개.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자 다시 정맥을 가로 지르는 임도를 만나 '좌측길'로 간다. 이후 임도를 따라 계속 진행했다. 간혹 인간이 만든 길을 자연이 원래대로 되돌려 버린 곳이 군데군데 나오지만 그때마다 숲길로 들어 갔다가 다시 임도로 나오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고도를 천천히 높여 오르다 임도가 좌측으로 휘는 곳에서 임도를 버리고 직진하여 오른다. 한차례 밀어 올려 봉우리에 서자 정맥은 이곳에서 우틀한다. 좀 전에 임도를 따랐다면 엉뚱한 곳으로 갈 뻔 했다.

전방의 봉우리는 좌측으로 우회하고 편안하게 가다가 우뚝 솟은 봉우리 하나를 만났다. 좌측으로 희미한 우회로가 보이는데 모두들 직진하여 봉우리를 올랐나 보다. 고민하다가 그대로 밀어 올렸다.

가파르게 낑낑 밀어 올려 정상에 서지만 아무 조망도 특징도 없다. '374봉'이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꺾어 잠시 내려가면 곧 우회로와 만난다. 결국 좀 전의 좌측 우회로가 맞다.

 

편하게 가다가 봉우리 하나를 넘자 아래로 떨어져 내린다. 전방에 산 하나가 우뚝한데 안부까지 깊숙히 내렸다가 빡세게 밀어 올리게 된다. '장학산'이다.(11:17)

 

 


# 다시 임도를 만나 좌측으로 진행했다.

 

 

 # 아무 특징도 조망도 없는 장학산.

 

 

 

이 산은 장학산(長鶴山)이란 멋진 이름을 가졌지만 아무 볼품이 없다. 정상석도 표식도 없다. 곧 우측으로 꺾여 떨어진다. 안부에는 희미한 옛고개가 있다. 다시 한차례 밀어 올려 능선 마루금에 오르면 마루금이 T자 형태로 가로지르는데 좌틀해야 한다.

이 지역 정맥 마루금의 우측 사면은 온통 시커먼 산불 피해지역이다. 이 산꼭대기까지 누가 불을 냈을꼬? 산불때문에 우측 너머로 조망이 조금 허락된다.

잠시 마루금을 걸어 370이 찍히는 봉우리에 오른다. 그런데 표지기가 전혀 없어 좀 전의 T자형 갈림길로 다시 돌아 갔다. 그곳에서 지도 펼치고 확인하니 가던 길이 맞다. 산불 때문에 표지기가 모두 없어진 모양이다. 아래로 길게 내려 가는데 내리막 중간에서야 표지기를 다시 만난다. (11:45) '성황당고개'에 내려 섰다.

 



# 산불 피해지역이다.

 

 

 # 표지기가 전혀 없어 잠시 오락가락했다.

 

 

 # 멧돼지 흔적이 많다.

 

 

 # 산불 때문에 조망이 트여 산 아래 여래미 저수지가 보인다. 

 

 

 # 성황당고개.

 

 

 

바람이 차서 버프를 꺼내 착용했다. 곧 오름을 치고 오르는데 우측으로 우회로가 있다. 이 길이 맞을 듯한데 표지기들이 모두 직진하라고 나풀거려서 표지기 따라 위로 낑낑 올라갔다.

봉우리를 넘자 우틀하게 되고 역시나 우회로와 합류한다. 다시 봉우리 하나를 만나게 되는데 이번엔 길이 세 갈래다. 좀 전의 일도 있고 해서 지도 확인하고 좌측길로 우회했다. 불안불안한데 다행히 이 길이 맞다. 곧 정맥길과 합류한다. 전방에 산 하나가 나타난다. '천종산'이다.

계단식으로 오르다 정상 부근에서 우회하라고 한다. 이름이 하도 거창해서 정상엘 올라가 보지만(12:10) 아무 특징도 없다.

잠시 진행하다가 '400봉' 직전에서 우측으로 꺾여 떨어지게 되어 있다. 숲 너머로 서반봉이 보인다. 낙엽이 많아 아주 미끄럽다. 몇 번이나 휘청거리고서야 길고 미끄럽게 내려 '야광고개'에 내려섰다.(12:25)

 



# 숲 너머로 천종산이 보인다.

 

 

 # 이름만 거창한 천종산

 

 

 # 400봉 직전에서 우측으로 꺾인다. 뒤로 서반봉이 보인다.

 

 

 # 야광고개.

 

 

 

 

곧바로 미끄러운 오르막이 시작된다. '349봉'을 넘고 다시 가파르고 미끄러운 오르막을 치고 오른다. 미끄럽고 가팔라 종아리가 땡긴다. (12:40). '서반봉'에 오른다.


조금 더 진행해 암반 위에서 마음에 점 하나를 찍었다. 요즘 산행시 반드시 챙겨가는 막걸리도 한 모금 했다. 시원하게 거풍(擧風)도 하고 13:20에 출발했다.


 

 


# 바람이 차가워 버프로 얼굴을 가렸다.

 

 

 # 이름표를 달고 있는 서반봉.

 

 


# 요즘은 막걸리 마시는 기분에 산에 가는 지도 모른다.

 

 

 

아래로 내려 '묵은 고개'를 지나고 한차례 밀어 올려 마루금에서 좌틀한다. 암봉 두개를 만나 우회했다가 고생만 찐하게 했다.

(14:02). 정맥을 가로지르는 큰 '임도'를 만났다. 임도 내려가는 길은 절개지 급경사다. 맞은편 절개지를 오르는데 임도 좌측 아래엔 큰 비닐하우스가 몇 동 보인다.

'국사봉 전위봉'에도 우회로가 있는데, 표지기들은 직진하여 오르라고 한다. 역시나 올라보면 우틀해야 하고 우회로와 만난다. 아래로 내려가면 '사점미재'에 나온다. 이후 국사봉은 길고 힘들게 올라야 정상을 볼 수 있다. (14:28) '헬기장'을 지나 '국사봉'에 올라섰다.


                         

# 암봉들을 만난다.

 

 

 # 정맥을 가로지르는 큰 임도를 만난다.

 

 

 # 숲 너머로 지나온 능선이 보인다.

 

 

     

# 국사봉 직전의 헬기장.

 

 

 # 국사봉.

 

 

 

국사봉을 내려와 우측으로 떨어져 내린다. 길고 가파르게 내려 가는데 낙엽 때문에 아주 미끄럽다. 눈은 없지만 아이젠이 필요한 곳이다.

'십자가가 있는 440봉'을 지나고 계속 내려가 안부에 이르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마눌이다. 힘들지 않냐고 묻길래 괜찮아! 하는 순간에 눈에 별이 번쩍 한다. 마눌 전화 받느라 둥치가 부러져 등로를 가로막고 있는 고사목을 보지 못하고 냅다 박치기를 해 버린 것이다.

"이제 안 괜찮다, 전화 끊어라!!!! 아이고 아파라~~~" 두터운 겨울 모자 때문에 피는 안났지만 이마에 금방 커다란 혹이 생겼다.


 


# 십자가봉.

 

 

 # 마눌 전화 받다가 박치기를 한 고사목.

 

 


계속 고도를 낮춰 내려갔다. 그러면서도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계속 넘는다. 그때마다 희미한 옛고개를 계속 지난다. 옛사람들이 청양과 공주땅을 오가던 고갯길들니다.

계속 작게 오르내리는데 우회로가 많다. 그저 낙엽만 가득할 뿐 큰 감흥은 없는 구간이다. 바람이 많이 불어 체감온도가 뚝 떨어진다. (15:24) 억새가 가득한 헬기장이 있는 '415봉'에 오른다.

 

 


# 옛고개들을 연속으로 지난다.

 

 

 # 헬기장이 있는 415봉.

 

 

 # 날씨가 흐려 이 정도가 조망의 전부다.

 

 

 

아래로 내려 안부에 이르고 다시 한차례 진하게 밀어 올려야 한다. 좌측에 우회로가 있지만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되니 피해야 한다. 오늘 구간은 오르내림이 많아 아주 힘들다. 종아리가 팍팍하게 땡겨온다.

(15:50)'400봉'에 오른다. 이곳도 산불 피해 지역이다. 오늘 구간엔 산불난 곳이 연이어 나타난다. 우측으로 진행하는데 잡목들의 저항이 심하다. 아래로 내려가면 당산나무 두 그루가 있는 옛 고개를 지나게 되고 다시 위로 올라 무명봉 하나를 넘고 잡목이 무성한 임도를 만났다. 잡목을 헤치고 낑낑 올라 삼각점이 있는 '424.4봉'에 오른다.(16:12). 


아래로 내렸다가 400짜리 봉우리 두 개를 연달아 넘었다. 곧 깊게 떨어져 내렸다가 묘지를 지나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는다. 이후 길고 가파르게 내려가면 '문곡고개'에 이른다.(16:35)


 


# 산누에나방의 꼬치.

 

 

 # 산불피해지역이 또 나타난다. 

 

 

 # 가야 할 정맥길.

 

 

 # 공주 대치면 쪽 조망. 

 

 

 # 424.4봉

 

 


# 큰 당산나무가 있는 문곡고개.

 

 

# 이 고개와 관련된 뭔가 전설이 있을 것만 같다.

 

 

 

고개 좌측 바로 아래에 마을이 하나 있다. 공주 놋점미 마을이다. 하루종일 끊임없이 오르내림을 반복해서 너무 피곤하다. 이쯤에서 멈추고 싶은데 차가 645번 지방도에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끝까지 가야 한다. 자, 이제 금자봉만 넘자! 그런데 정말 금북스럽다!!!

한차례 올라 봉우리 하나를 넘고 다시 계단식으로 꾸준히 밀어 올렸다. 힘이 많이 든다. 그러나 아직 '금자봉'은 뒤쪽에 우뚝하게 버티고 있다. 아이고 죽었구나~ 싶은데 다행히 금자봉 정상은 좌측으로 우회한다. 그리고 잠시 올라 '340봉'을 넘더니 길게 길게 내려간다. 그러다 '묘지'가 나타나 전방이 툭 트이며 좌측 아래로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고개'에 이르게 된다.(17:20)

 

 


# 마을이 보이는 고개를 지나고 소나무숲으로 들어갔다.

 

 

 

 

고개를 지나 전방의 소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잠시후 다시 숲을 벗어나고 밤나무밭을 만났다. 마음이 급해서 그랬는지 날이 어둑해서 그랬는지 이곳에서 알바를 해서 엉뚱한 산줄기를 타고 우측으로 내려가 버렸다.

철탑을 기준으로 갔는데 정맥 우측에 있는 엉뚱한 철탑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다시 위로 올라 원위치했다. 날이 이미 어둑해지는데 엉뚱한 알바로 15분이나 허비했다.

 

 


# 엉뚱한 철탑을 기준으로 가느라 알바를 했다.

 

 

 

이곳은 정맥길이 동네 야산 수준이고 마음이 급해 거의 뛰다시피 속도를 냈다. 비로소 올바른 철탑을 만나게 되는데 염소 한 마리 철탑 아래 작은 우리에 묶여 있다가 벌떡 일어난다. 마음이 급해 안녕? 한마디만 해주고 지나쳤다.

숲길 걷는 동안 이미 날이 어두워져 오랜만에 이마에 불을 밝혔다. 잠시 후 시멘트 포장된 '분골도로'에 내려 섰다.
분골은 질그릇을 만드는 분토가 많이 나서 얻은 이름이다.


 


# 마을 뒷산 수준의 야산을 지난다.

 

 

 # 가로등 불 밝힌 분골도로.

 

 

 

다시 숲으로 들어가 어두워진 산길을 더듬어 올라 가는데, 저쪽 산마루에서 불빛 두 개가 내려온다. 백곰님 부부가 산행마치고 귀가하다가 내 차가 아직 645번 도로에 그대로 주차되어 있으니까 걱정이 되어 올라 온 것이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같이 구불구불 산길 잠시 더 헤치고 봉우리 하나 넘어 내려가니 아침에 차 세워둔 '645번 지방도'에 내려서게 된다.(18:15)

 



# 하루종일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내 애마.

 

 

 

긴 구간이었고 금북스럽게 오르내림이 끊임없이 계속되어진 구간이었다. 게다가 아침에 출발이 늦어 어두워진 후에야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같은 산길을 걷는 동료 산꾼의 배려로 차량회수할 걱정없이 산행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산 하나를 넘어 마중을 와 주는 고마움까지 배풀었다.

"백곰님 고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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