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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금북정맥]그 첫걸음(천황봉~갈목재)-지도를 이어라! 본문

1대간 9정맥/한남금북정맥 종주기

[한남금북정맥]그 첫걸음(천황봉~갈목재)-지도를 이어라!

강/사/랑 2008. 4. 24. 00:37
 [한남금북정맥]그 첫걸음(천황봉~갈목재)



백두대간(白頭大幹)은 몇 개의 거대한 산군(山群)으로 되어 있다. 남녘 땅 백두대간의 시작은 금강산(金剛山)이다. 금강산은 몸통은 비록 이북(以北)에 있지만, 향로봉과 신선봉 등 꼬리 부분은 남녘에 남겨두고 있다. 금강의 끝은 미시령이다. 미시령(彌矢嶺)을 지난 대간은 설악(雪嶽)을 이루고 다시 오대(五臺), 태백(太白), 소백(小白)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소백(小白)에서 월악(月岳)으로 넘어가는 곳에 잘록한 고개 하나로 잠시 한숨 돌린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린 고개로 알려진 그 고개는 '하늘재'라 불린다. 하늘재를 지난 대간은 문경새재, 조령산, 이화령, 대야산을 지나 또 한번 불쑥 솟아올라 '속리(俗離)'를 이룬다.


속세(俗)를 떠난(離) 선계의 산을 의미하는 속리는 중원(中原)의 중심 산군(山群)이다. 속리의 주봉은 '천황봉(天皇峰)'이다. 그 이름 천황이니 뭇산의 조종(祖宗)임을 나타내고 그에 걸맞게 커다란 산줄기를 분기(分岐)한다.


천황봉을 거친 백두대간은 지리산을 향해 줄기차게 남진(南進)하는 한편, 큰 가지 하나를 서쪽으로 뻗어낸다. 이름하여 '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이다. 한남금북정맥은 그 이름이 말하듯 한강(漢江)의 남쪽 울타리이며 금강(錦江)의 북쪽 울타리를 이루는 산맥이다.

속리산 천황봉에서 시작하여 충북의 북부 내륙을 가로질러 보은, 청원, 청주, 괴산, 음성을 거친 후 경기도 안성땅 '칠장산(七長山)'까지 이어지는 도상거리 약 148km의 산줄기이다. 이 산맥을 이루는 산들은 백두대간 천황봉에서 갈라져 나온 이후 세조가 말을 타고 넘었던 '말티재'에서 본격적으로 그 흐름을 시작한다. 시루산, 구봉산, 국사봉, 선두산, 선도산, 상당산성, 좌구산, 칠보산, 보현산, 소속리산, 마이산, 차현, 황색골산, 칠장산 등이 이 산맥의 주요 산이다.

한편, 칠장산(七長山)에 이른 한남금북정맥은 북서쪽으로 한강의 남쪽을 따라 '한남정맥'을 갈래쳐 김포 보구곶리까지 이르게 하고, 남서쪽으로 금강의 북쪽을 따라 '금북정맥'을 또 하나 갈래쳐 태안반도 안흥진까지 내달리게 한다. 그러므로 한남금북정맥은 백두대간과 두 개의 정맥을 이어주는 역할의 산줄기이다.


때문에 한남금북정맥은 온전한 정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푸대접 받는 경우가 많다. 무릇 정맥이란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긴 산맥을 이룬 후 강이나 바다로 잠겨야 한다는 정맥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금북과 함께 이어 새로운 정맥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푸대접의 결정판이다.

그렇지만 한남금북정맥은 결코 푸대접 받아야 할 산맥이 아니다. 일단 대간과 정맥을 연결하는 역할의 정맥이 한남금북정맥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금남호남정맥 역시 같은 역할의 산맥이다. 그리고 정맥의 분류 기준이 반드시 바다나 강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원칙도 분명하지 않다.


애초에 산경표에서 이 땅 정맥의 갯수와 흐름을 정하였을 때는 기록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인식(認識)의 문제인데, 한남금북정맥 같은 중간의 정맥은 한남과 금북에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공유(共有)하는 것으로 인식하면 될 일이다.


무엇보다 인문지리적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 원래 이 땅의 산맥은 인간세와 분리되어 생각할 수 없다. 그 산맥의 가름으로 남과 북, 혹은 동과 서의 사람살이가 달라지고 삶의 여건 역시 구별된다. 그 산길 걸어보노라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빼어난 산세(山勢)와, 그 산자락 곳곳에 어린 우리 민족의 숱한 전설과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그로써 한남금북정맥은 그 자체로 우리 민족의 역사를 함께 해온 당당한 이 땅의 정맥(正脈)이다.

강/사/랑의 1대간 9정맥 종주 진행사항은 이렇다. 한남정맥은 백두대간 종주할 당시 백두대간 못 들어갈 때 대타용(代打用)으로 시작해서 2006년 6월 6일에 졸업했고, 한북정맥은 질병을 얻은 후 회복 여부 시험하며 조심조심 2007년 7월 8일에 장명산에 올라 졸업했다. 그리고 금북정맥은 제일 먼저 시작한 낙동정맥이 접근하기가 너무 멀어 역시 대타용으로 작년 여름에 시작했다가 내친김에 낙동을 중단하고 계속 이어서 2008년 3월 29일에 안흥진 앞바다에 손 담그며 마칠 수 있었다.

이렇게 산줄기들을 이어 갈 때마다 거실에 걸어둔 뫼꿈이님표 대형 산경도(山經圖)에 형광펜으로 그때 그때 다녀온 구간 표시를 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3월말에 금북정맥을 졸업하고 마지막으로 안흥진까지 형광펜으로 표시를 하고 보니, 기쁨도 잠시 지도의 형상이 조금 이상하였다.

김포 보구곶리에서 한남을 출발해서 안성 칠장산까지 잇고, 다시 칠장산을 출발해서 금북길을 이어 안흥진까지 내달려 졸업을 한 것은 좋은데, 이 커다란 두 개의 산줄기가 백두대간과 뚝 떨어져 마치 부메랑이 홀로 날아가는 듯한 형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남금북정맥의 미연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이거 좋지 않다! 낙동정맥 종주도 중요하지만 이 모양 사나운 산줄기를 하루 빨리 바로 이어야겠다! 그러자면 속리산 천황봉을 올라야 겠구나! 자, 강/사/랑! 길 나서 보세! 대간과 한남, 금북을 이어보세!! 그리하여 하느님, 천지를 창조하시고 하신 말씀처럼 한마디 해보세!"


"보기에 참 좋더라!!"

 

지도를 이어라!!

 

구간 : 한남금북정맥 제 1 구간(천황봉~갈목재)
거리 : 구간거리(11.6 km), 누적거리(11.6 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08년 4월 5일. 흙의 날.
세부내용 : 천황사(09:20) ~ 돌탑/서낭당 ~ 백두대간 길(11:07) ~ 천황샘 ~ 천황봉(11:30) ~ 한남
금북 출발(11:40) ~ 20분 알바 ~ 바위문 ~ 산죽밭 ~ 923봉 ~ 전망대(12:15)/점심(12:50) ~ 665봉(13:30) ~ 통나무 있는 안부사거리  ~ 620봉 ~ 687봉 ~ 667.3봉(14:40) ~ 635봉/갈림길 ~ 635봉 ~ 638봉 ~ 안부사거리 ~ 561봉 ~ 574봉/산불 무인감시탑(16:08) ~불목이재 ~ 헬기장 ~ 580봉 ~ 585봉 ~ 515봉 ~ 갈목재(18:05).

총 소요시간 8시간 45분.


4월 5일 흙의 날. 식목일이자 한식날이다. 그래서인지 6시 30분에 집을 나서 영동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는데, 벌써 교통정체가 시작되고 있다. 결국, 북수원나들목을 빠져나와 수원 외곽을 빙돌아 오산까지 1번 국도를 타다가 오산에서 다시 경부고속도로에 합류했다.


여기서부터는 씽씽 내달려 청원에서 상주 가는 고속도로로 갈아 타고 속리산 나들목까지 논스톱으로 달린다. 속리산 나들목에서 37번도로 타고 가다가 구불구불 말티고개를 넘었다. 오늘 여기까지 와야 할텐데... 다시 505번 지방도로 빠져서 갈목재를 넘는데 역시 구불구불 구절양장의 고갯길이다.


출발이 너무 늦어 여기까지 밖에 못올 수도 있겠는데...?? 물색 고운 비룡저수지 옆을 다시 구불구불 가다가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올라가면 대목리 천황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갈목재/葛目峙

갈목에서 삼가저수지로 넘어가는 고개.갈목마을은 전에 마을 주위에 칡덩굴이 많아 갈목이라 하였다고 하는 말이 있으나 길이 갈라지는 목에 위치한 마을이기 때문에 '갈목리라 하였음. 보은 8항의 하나라고 함.

불목이/佛目里

삼거리 서북쪽에 있는 마을터. 산형(山形)이 부처의 눈처럼 생겼다고 함. 마을이 있었으나 화전정리때 이주하였다. 불목이재는 웃갈목이에서 삼가리 불목이로 넘어가는 고개.

대목리/大木里


원래는 봄철에 복숭아꽃이 만발하여 장관을 이루어서 임경업(林慶業)장군이 무예를 닦고 속리산으로 돌아가다가 도화동(桃花洞)이라 불러 처음에는 '도화동'이라 불리워 왔다. 일설에는 지형이 복숭아 같아 '도화동'이라고 불렀다고도 한다. 뒤에 마을 사람들이 크게 화목하게 산다하여 대목동(大睦洞)이라고 바꾸어 불리워오다가 한일합방후 이 마을에 큰 나무가 있어 대목리(大木里)로 바꾸었다고 한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한남금북정맥 제1구간 천황봉~갈목재 지형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천황사는 그 이름이 하도 거창하고 속리산 천황봉 아래에 있는 사찰이란 이미지가 강해 큰 사찰일 거라 짐작을 했었는데, 의외로 작고 아담하여 대웅전 하나만 오똑할 뿐이다. 그래도 오히려 그 작고 아담함이 더 정감이 간다. 천황사 주차장에 주차하고 가볍게 몸 풀고 무사한 한남금북 길을 기원한 후에 주차장 우측길로 출발했다.(09:20)


  

# 생강나무 너머로 아담한 천황사. 

 

 

 # 주차장 우측 길로 올라간다.

 

    

# 천황사는이름과 달리 대웅전만 오똑하다.

 

 

출발지에 있는 이정표에 천황봉까지는 2.7KM 거리라고 적혀 있다. 2.7KM라면 1시간 30분 이내의 거리이지만 오로지 오르막으로만 치고 올라야 하는 상황이라 예상 시간은 두 시간이 훨씬 넘는다.

잠시 편하게 고도를 높이던 등로는 계곡을 건너 위로 올라가다가 점점 경사를 높여가며 계곡을 왔다갔다 한다. 대목리 계곡의 물빛이 너무나 곱다. 이쪽으로 하산한다면 알탕으로 정신일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무다리를 건너자 천황봉까지는 1.6KM가 남았다고 이정표가 알려 준다. 땀이 한바탕 돌아 겉옷을 벗어 배낭에 넣었다. 잠시 후 '돌탑과 서낭당'이 있는 곳이 나온다. 돌들이 인공적으로 넓게 축조된 것으로 보아 옛 절터인가 보다.

 

 

# 대목리 계곡을 통해 천황봉으로 올라간다.

 

 

# 천황봉을 땡겨 본다. 

 

 

# 국립공원 특유의 돌 깔린 등로를 따라 올라간다.

 

 

#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생강나무와 지난 겨우내 떨어지지 않고 버틴 단풍이 서로 조화를 이룬다. 

 

 

# 숲바닥에선 노랭이가 얼굴을 내 밀었다. 

 

 

# 옛절터인 듯 돌탑과 서낭당이 꾸며져 있다. 

 

 

이곳부터 가파르게 올리기 시작한다. 금북의 야트막한 해안가에서 놀던 몸이 속리의 1000M 넘는 고도에 적응하려니 힘이 든다.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위로 올라갔다.

너덜지대를 지나자 산죽밭이 나타난다. 산죽을 보니 대간길에 접근하고 있음이 실감난다. 쎄가 빠지게 한차례 길게 밀어 올리자 드디어 추억의 '대간길'에 합류한다.(11:07)

 

 

# 너덜지대를 지나 가파르게 올라간다. 

 

 

# 산죽밭 사이에 난 계단으로 헉헉대며 오른다. 

 

 

# 3년 만에 다시 서는 추억의 대간길. 

 

 

 2005년 9월에 백두대간 종주하면서 마눌과 같이 이곳을 지났으니, 꼭 3년 만에 같은 장소에 서게 된다. 대간길따라 천황봉을 향해 올라 갔다.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져 다시 한번 쎄가 빠진다. 천황봉 오름은 언제나 이렇게 힘을 쪽 빼게 만든다.

한 차례 올려 천황샘에 도착했다. 대간할 때는 너무 지쳐서 천황샘이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쳤더랬다. 이번에 처음 만나는 천황샘은 물빛이 흐리고 도룡뇽이 알을 띄워놓아 마시기엔 좀 꺼려지는 상황이다. 다시 조금 더 올려 속리산 주봉인 '천황봉'에 올랐다.(11:30).

 

   

# 천황샘. 물이 흐리고 도룡뇽 알이 있어 마시기는 어렵다. 

 

 

   

# 속리의 최고봉 천황봉. 

 

 

천황봉엔 단체산객들이 막걸리 파티를 벌이고 있다. 이곳에서 한남금북 무사종주를 기원하는 미니 시산제를 지낼려고 했는데 틀렸다. 그냥 두손 모아 사방을 돌아보는 걸로 기원을 대신했다. "천지신명이시여! 강/사/랑의 한남금북 종주길 무사히 칠장산까지 갈 수 있게 보살펴 주소서!!!"

날씨는 맑은데 개스가 짙어 조망은 별로다. 단체객들의 소란이 부담스러워 10여 분 머물다 정상을 물러 났다. 왔던 길로 잠시 다시 돌아가 '출입금지 표지판'에서 본격적인 한남금북 정맥길에 발을 들여 놓는다. 11:40.

 

 

   

# 속리의 주능선. 

 

 

   

# 저멀리 문장대를 땡겨 본다. 

 

 

   

# 가야 할 한남금북정맥의 유장한 흐름. 

 

 

     

# 백두대간 형제봉 방향의 조망. 개스때문에 깨끗한 조망은 아니다. 

 

 

   

# 단체 산객들이 많아 홀로 산제를 포기하고 10여 분 만에 출발했다. 

 

 

   

# 한남금북정맥 출발점. 

 

 

표지판 뒤로 들어서면 큰 고목이 있고 아랫쪽으로 길이 뚜렷한데, 그 방향에 노란 표지기가 하나 매달려 있다. 무심코 그 표지기를 따랐다가 낭패를 보았다. 아랫쪽으로 표지기를 지나 가파른 산죽길을 내려 가는데 영 기분이 이상하다. 아무래도 능선이 아니라 계곡쪽으로 내려 가는 게 이상한데??
 
잠시후 큰 바위가 나오고 그 아래에 큰 샘이 나타난다. 알바닷! 샘에 관한 정보는 전혀 없었다!!! 이거 시작부터 알바를 하는구나~~~

다시 위로 낑낑 올라 표지판까지 원위치했다.(12:00). 시작부터 20분간 알바를 했다. 표지판 주위를 살피니 좌측으로 바위들이 있고 그 너머에 표지기들이 나풀거리고 있다. "언넘이 계곡 방향에 표지기를 달아서 알바를 유도하느냐?" '바위문' 사이로 올라 서자 비로소 본격적인 한남금북 정맥길이 열린다.

 

 

   

# 계곡쪽에 매달아 둔 표지기를 따르다 이 샘을 만났다. 이 물도 깨끗하지는 않다. 그러나 대간 연속종주 때는 천황샘보다는 유용하게 쓸 수 있겠다. 

 

 

   

# 출입금지 표지판을 넘자 마자 좌측으로 이 바위를 넘어야 한다. 

 

 

                                   

# 이렇게 바위 사이로 문이 열려 있다. 

 

 

산죽밭을 따라 아래로 내려 가는데 좀 전과는 달리 능선길이 이어진다. "그래, 이렇게 되어야지!!" 한참을 내려 암봉으로 된 '923봉'을 만나고 좌측으로 올라 내려섰다. 인기척이 들려 돌아 보니 3대로 보이는 가족이 한식날이라 조상님 산소를 돌보고 있습니다. 이 높은 천황봉 꼭대기에 조상님을 모시다니 대단들 하십니다. 그런데 이 강한 백두대간의 기를 이겨낼 수 있을라나 걱정이다.

계속 아래로 내려 멋진 소나무가 있는 '전망대'를 만났다. 배고프다 밥 묵자!! 소나무 그늘에 배낭 벗고 마음에 점 하나 찍었다.

 

 

   

# 멋진 소나무가 있는 전망대에서 점심 식사를했다. 

 

 

   

# 저멀리 만수계곡이 내려다 보인다. 

 

 

   

좌측 산줄기가 참 예쁘다. 

 

 

   

# 날씨만 명쾌했다면 끝내주는 그림이 나오겠다. 

 

 

   

# 역시 암봉엔 낙락장송이 어울린다.

 

 

경치가 하 좋아 천황봉에서 못했던 제를 간단하게 지냈다. 점심 후에는 옷 훌러덩 벗고 거풍도 멋지게 한 판 했다. 12:50 출발.

길게 내려가다 잠시 올라 '807봉'을 넘고, 곧 급경사 내리막이 길게 이어지며 고도를 급격하게 떨어뜨린다. 그러다 안부에 이르러 다시 오르게 되고 암봉 두 개를 만나는데, 다행히 모두 우측으로 우회하게 된다.

다시 아래로 내렸다가 암봉 하나를 치고 오른다. '665봉'이다.(13:30). 암봉 좌측 너머로 아침에 올라온 대목리가 내려다 보인다. 고사목과 어울려 멋진 그림을 만들어 준다.


다시 길고 가파르게 아래로 내렸다.(13:42). '통나무가 벤치처럼 누워있는 안부사거리'에 도착했다. 전방에 620봉이 당당해서 각오를 단단히 하고 접근하는데, 직진길과 우측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고 양쪽 모두에 표지기가 달려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동안 정맥길에서 고집스럽게 마루금을 고집하고, 어떤 때는 필요 이상의 그 고집이 뒷사람의 알바의 원인이 되곤하던 분의 표지기가 우회로에 매달려 있다. "웬일이셔요? 나야 당연히 우회로지요!"

군데군데 멧돼지들이 땅을 파헤친 흔적이 낭자한데, 그 대부분이 파헤친지 얼마되지 않은 것들이다. 그 중 한 곳에 피를 많이 빨아 먹어 통통한 진드기 한 놈이 바둥거리고 있다. 저 진드기를 떼낼려고 멧돼지가 이렇게 발광을 한 모양이다.

 

 

   

# 겨우살이. 

 

 

   

# 고사목 아래로 대목리 계곡이 내려다보인다. 

 

 

   

# 암봉과 소나무의 조화. 

 

 

   

# 지나온 정맥길. 

 

  

                        

# 통나무 있는 안부. 

 

  

   

# 멧돼지가 파헤친 흔적에 피를 잔뜩 빨아 통통한 진드기가 꿈틀거리고 있다.  

 

 

곧 안부에 이르고 전방에 정면으로 올랐다가 좌측으로 휘감아 도는 정맥의 흐름이 눈앞에 나타난다. 위로 계단식으로 올라 무명봉 하나를 넘고 이후 올록볼록 오르내리며 진행하는데, 지쳐서 발이 천근만근이다. 음~~ 힘들군!!

다행히 '687봉'은 좌측으로 우회하고 아래로 내렸다 한차례 작게 오르내린 후 잠시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667.3봉'에 오른다.(14:40)


 

   

# 트인 숲 너머로 속리의 주능이 보인다. 

 

 

   

# 속리 주능의 신선대쯤으로 짐작된다. 

 

 

                                   

# 천황봉을 올려다 본다. 

 

 

                                   

# 소나무 옹이 속에 뿌리를 내린 진달래. 

 

 

  

# 첫봄의 전령사 현호색. 

 

 

                           

# 청노루귀.  

 

 

    

# 보랏빛 색감이 훌륭하다. 

 

 

 

     

# 삼각점이 있는 667.3봉. 

 

 

이후 잠시 가다가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깊게 떨어져 내린다. 안부에서 잠시 올려 '635봉'을 넘고 길게 큰 고도차 없이 진행헸다. 그러다 묘지를 지나고 '돌무더기가 있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꺾었다. 잠시 진행하다가 지도상 '사거리'에 도착했다. 그러나 고개를 가로지르는 길은 짐작만 될 뿐 이제는 길이 사라져 버리고 없다.

지도상에 나와 있는 길을 따라 간다면 635봉과 638봉은 우회해 버릴 수 있는데... 잠시 진행하여 오름이 시작되려는 곳에서 좌측 사면의 조림지 사이로 들어가 지름길을 찾았다. 주의를 집중하여 찾아보니 희미한 길 흔적이 산의 사면을 가로지르는 것이 보인다. 옳치!! 그 길을 따라 길게 진행하니 능선마루금에 오르고 정맥과 다시 합류한다.

다시 아래로 길게 내렸다가 올리는가 하더니 곧 길게 내려간다. 묘지를 지나 잠시 올랐다가 내리면 지도상 '안부사거리'에 도착했다.(15:37)

희미한 옛고개가 지나고 있다. 이후 계단식으로 두어 차례 밀어 올리더니 우측으로 한 바퀴 휘감아 밀어올려 '561봉'에 오른다. 전방에 산불감시 카메라가 있는 574봉이 보인다. 아래로 내렸다가 한차례 오르고 이후 꾸준히 고도를 높혀 오르면 '574봉'에 오르게 된다.(16:08)


 

   

# 우회한 635봉과 638봉. 

 

 

   

# 묘지를 지나 우측으로 떨어진다. 

 

 

                                 

# 무인 산불감시탑이 있는 574봉.

 

 

산불감시카메라를 지나 우측으로 떨어져 내렸다. 그러다 안부에서 직진길을 버리고 좌측으로 계곡쪽으로 떨어진다. 깊게 내려 묘 2기를 지나고 안부에 닿는데, 우측 아래는 넓은 경작지 형태로 생겼다. 옛고개가 정맥을 가로지르고 있는 '불목이재'다.(16:35). 부처님의 눈처럼 생겼나???

 

이후 꾸준히 올려 억새가 무성한 '헬기장'을 지나고 잠시 가다가 우측으로 내리는데, 우측 전방에 산이 하나 우뚝 솟아 있다. '580봉'이다.

  


 

                        

# 불목이재. 

  

   

# 억새 무성한  헬기장.

 

 

아이구야~~ 꾸준히 올라 봉우리 하나 넘고 은진송공묘(恩津宋公墓)를 지나 다시 밀어 올렸다. 찐하게 밀어 올리는데 지친 상태라 힘들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가파르게 올려 능선에 오르고 우틀해서 한번 더 볼록 밀어 올리면 '585봉'에 오르게 된다.

잠시 진행하다가 좌측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길게 내렸다가 전방의 '515봉'은 우측으로 우회했다. 이후 길게 내려 '갈목재'에 내려섰다.(18:05)


 

   

# 갈목재.

 

 

원래 계획은 말티재까지 가는 것이었지만, 오랜만에 1,000m급 산을 오르느라 너무 진을 뺏고, 출발조차 너무 늦어서 갈목재에서 그만 끊기로 했다. 피앗재산장의 다정님이 갈목재로 마중을 나와 주셔서 천황사로 가 차를 회수하고 같이 만수리 피앗재산장 구경을 갔다.
  

                      

# 애마 사봉이를 몰고 마중을 나오신 다정님. 

 

 

어느날 갑자기 도시를 버리고 속리산 천황봉 아래 만수리에 터를 잡은 다정님은 귀농(歸農)을 꿈꾸는 나에겐 여러가지로 표지기같은 역할을 해 주신다.

오랜만에 다감님과도 인사를 하고 다정님이 직접 만수계곡의 맑은 물로 키운 표고버섯 숙회로 막걸리도 한잔 들이켰다. 상큼한 표고향이 입안에 가득찬다. 하루종일 오르내리느라 지쳤던 심신이 확 깨어나는 느낌이다.

 

 

# 만수계곡의 청정수를 마시고 자라는  다정표 표고버섯.

 

 

     

# 고개를 쏘옥 내밀었다. 

 

 

    

# 담장이 없는 피앗재 산장. 

 

 

     

# 피앗재 산장을 다녀간 산꾼들의 흔적. 

 

 

     

# 특상품의 표고버섯이다. 

 

 

    

# 갓 딴 표고버섯 숙회에 막걸리 한 잔!   캬아~~ 좋다!! 

 

 

    

# 막걸리 한 잔에 흐뭇하다!!! 

 

 

기분 같아선 이곳에서 하룻밤 맑은 속리의 공기를 마셨으면 하지만, 아직은 속세의 몸이니 속리(俗離)하지 못하고 귀속(歸俗)해야 했다. 다정님 내외께 다음을 기약하고 속세를 향해 속리를 떠났다.


집에 돌아와 언제나처럼 산경도에 형광펜으로 오늘 구간을 표시했다. 자, 이제 백두대간과 한남, 금북을 한번 이어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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