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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금북정맥]세번째(구티재~대안리고개)-오르고 내리고, 오르고 내리고... 본문

1대간 9정맥/한남금북정맥 종주기

[한남금북정맥]세번째(구티재~대안리고개)-오르고 내리고, 오르고 내리고...

강/사/랑 2008. 5. 7. 12:35

 [한남금북정맥]세번째(구티재~대안리고개)



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은 우리나라 아홉 정맥 중 충청도와 경기도에 걸쳐 있는 산맥이다. 백두대간 속리산의 천황봉(天皇峰)에서 분기(分岐)하여 충청북도 보은, 청주, 청원, 증평, 음성을 거쳐 경기도 안성의 칠장산(七長山)까지 그 흐름을 이어간다.


속리산의 고산준령(高山峻嶺)에서 출발하여 충청도 여러 지방을 거치는 동안 점차 높이를 낮추기는 하지만, 시루산·구봉산(九峰山)·국사봉(國師峰)·선두산(先頭山)·선도산(先到山)·상당산성(上黨山城)·좌구산(座龜山)·칠보산(七寶山)·보광산(寶光山)·소속리산(小俗離山)·마이산(馬耳山) 등 각 지방의 진산(鎭山)들을 잊지 않고 솟구친 후 마지막으로 안성 칠장산(七長山)에서 그 맥(脈)의 마침표를 찍는다.


하지만 이 정맥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칠장산에서 갑자기 산맥의 흐름이 딱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그곳에서 산줄기가 분기(分岐)하게 되는데, 한줄기는 북으로 흘러 한남정맥(漢南正脈)을 이루고 또 한줄기는 서남쪽으로 흘러 금북정맥(錦北正脈)을 이룬다.


백두대간에서 분기한 산줄기가 칠장산에서 다시 분기하니 대부분의 정맥꾼들은 속리산 천황봉에서 출발해서 칠장산을 거쳐 곧장 금북정맥으로 연결해 안흥진까지 가는 방식을 채택한다.


이는 백두대간·한남금북과의 연속성을 살리기도 좋고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남정맥과 달리 한남금북과 금북정맥은 산세가 서로 비슷하고 그 오르내림도 유사성이 많은 탓이다.

나는 백두대간을 하는 도중에 한남정맥을 시작해 틈틈이 진행하여 졸업하였고, 백두대간 졸업 후 시작한 낙동정맥의 대타용(代打用)으로 금북정맥을 진행하여 이미 졸업을 해 버렸다. 한남과 금북을 분기시키면서 백두대간과 연결하는 한남금북 이전에 그곳에서 분기한 산맥들을 먼저 답사한 것이다.


때문에 금북과 그 산세가 비슷한 한남금북의 흐름을 이미 금북정맥에서 맛보기하였다. 금북정맥은 특이한 산맥이다. 크게 고도가 높지도 않으면서 끊임없이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은근히 힘을 빼는 산세의 흐름이다. 이런 금북의 산세가 고약해 '금북스럽다'란 조어(造語)로 표현하기도 했었다.

속리산에서 출발한 한남금북정맥 종주길이 말티고개와 구티재를 지나면서 세 번째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 산줄기를 걸어보니 내가 이전에 금북스럽다며 혀를 내 둘렀던 금북정맥보다 훨씬 더 오르내림이 심하다. 사람의 진을 빼는 그 산세의 흐름에 넋이 빠질 지경이다.

이거 '금북스럽다'가 아니라 '한남금북스럽다'로 조어(造語)를 바꿔야 할라나? 그만큼 이번 구간은 오르고 내리고, 또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한 구간이었다. 대단하였다!


오르고 내리고, 오르고 내리고...


구간 : 한남금북정맥 제 3 구간(구티재~대안리고개)
거리 : 구간거리(12 km), 누적거리(38.5 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08년 4월 27일, 해의 날.
세부내용 : 구티재(09:20) ~ 탁주봉갈림길 ~ 456.7봉(10:05) ~ 435봉 ~ 작은구티재(10:30) ~ 465봉
(11:02) ~ 492봉 ~ 475봉 ~ 묘지있는 옛고개 ~ 445봉(12:10) ~ 옛고개 ~ 자작나무숲 ~ 415봉 ~ 보은터널위 ~ 벌목지 ~ 414봉(13:25)/점심 후 14:00 出 ~ 385봉 ~중티마을고개 ~ 산신제단 ~ 430봉 ~ 시루산(15:03) -> 석산 절벽 ~ 480봉 ~ 옛고개 ~ 구봉산(15:53) ~ 갈림길 ~ 도랑이재 ~ 435봉 ~ 384봉 ~ 바깥대안고개/벼재(16:52) ~ 424봉 갈림길 ~ 줄무덤 ~ 대안리고개(17:20).

총 소요시간 8시간.


4월 27일 해의 날. 여섯 시에 기상해서 준비하고 집을 나섰다. 영동·경부·원상주간 고속도로 등 세 개의 안개 자욱한 고속도로를 갈아타고 내달려 보은 나들목으로 빠져 나갔다.

다시 19번 도로 타고 보은 지나 청주 방향으로 가다가 봉계 삼거리에서 우틀하여 575번 지방도로 갈아타고 구티 사거리 지나 구불구불 올라 구티재에 도착했다.


탁주봉/濯洲峰

충청북도 보은군의 산외면 구치리·길탕리·탁주리(濯洲里) 경계에 있는 산이다(고도:550m). 『한국지명총람』에는 탁주봉의 다른 이름으로 '탑자봉'이 기록되어 있다. 두 지명은 원래 같은 이름인데 한자 표기를 달리 한 것으로 여겨진다. 산봉우리가 면내에서 세 번째 높은 산으로 늙은 스님이 속리산을 바라보며 절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높을 탑자를 써서 탑자봉이라 불려왔다. 마을 주민들에 의하면 한발이 심할 때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전한다. 산 동쪽에 있는 산외면 탁주리도 '탑자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시루산/甑山

중티 서남쪽에 있는 산으로 시루처럼 생겨서 시루산이라 불렀다. 속리산 아래있는 네 개의 시루산 가운데 북쪽에 있다 하여 북중산(北甑山) 이라 한다. 중턱에 큰 지네가 살고 있었는데, 그 지네를 수호신으로 믿고 성황당을 세워 놓고 정월 대보름과 칠석 날에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벼재고개/바깥대안고개

바깥대안에서 성티로 가는 고개이다. 고갯길이 험준하여 별이 떠오를 때까지 오른다 하여 별재라 부르던 것이 변하여 벼재, 비재가 되었다. '별'은 '벼'의 고어이다.

중티고개

탕골에서 창리로 넘어가는 군도 고개로 탕골에서는 가경관광농원이 조성되어 있다. 탕골은 시냇물이 뒤에 있는 시루산을 돌아내려 가면서 시루에 떡을 찐다는 뜻에서 생긴 이름이다

도장-이(道場)

곰골 서북쪽에 있는 마을. 옛날 원님이 청주 왕래 도중 쉬어가면서 이곳이 산으로 둘러싸여 아늑하고 따뜻하며 사람의 마음이 안정되고 물도 맑아 산수가 좋다하여 도장이라 불렀다 한다. '도장'은 '안방(樓閣)'의 고어로 산으로 둘러쌓여 안방같이 아늑하다는 뜻임.

서낭고개/대안리고개

안대안에서 바깥대안으로 넘어가는 큰 고개. 보은↔청주간 19호 국도상에 있음. 전에는 서낭당이 있었으나 도로 확장공사로 없어졌음. 이 고개에서 북쪽 안대안 물은 한강으로, 남쪽 바깥대안 물은 금강으로 흘러가는 분수령이 됨.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한남금북정맥 제 3 구간 구티재~대안리고개 지형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구티재 거북상 한 쪽의 공터에 주차하고 산행 준비를 했다. 준비운동으로 몸을 덥힌 후 출발했다. (09:10). 구티재 이정표 뒤 절개지 철망 뒤로 올라갔다. 계단을 오르면 묘지들이 연이어 나타나고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시작부터 야생화 구경하느라 시간이 마구 늘어진다.

 

묘지 위에 서면 지난 구간이 조망되지만, 오늘은 연무 때문에 깨끗한 조망은 기대할 수 없다. 곧 가파른 오름이 시작되고 쭉쭉 뻗은 낙엽송 군락지를 지난다. 시작부터 왜이리 가팔라? 하고 투덜거릴 무렵, 좌측으로 방향을 꺾더니 완만하게 경사가 바뀐다.

 

곧 '탁주봉 갈림길'에 이른다. 탁주봉 정상은 정맥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나 있다.




# 구티재. 이정표엔 거북 龜가 아닌 아홉 九자를 사용했다. 

 

 

 

# 묘지 위에 서면 지난 구간의 정맥길이 조망된다.

 

 

# 오늘 구간엔 제비꽃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 꿀풀. 우리나라 전역의 양지바른 산기슭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하고초(夏枯草)라고도 한다. 밀원식물(蜜源植物)이라 하고초꿀이 유명하다. 꽃잎을 따서 빨면 달콤한 꿀이 입에 들어온다.

 

 

# 머리 산발한 할미꽃.

 

 

# 솜방망이. 구설초(狗舌草)라고 한다. 국화과이다. 뿌리는 해독이나 이뇨에 효능이 있다. 꽃이 끝부분에 방망이 같이 모여 피고 전체적으로 거미줄 같은 흰 털이 덮여 있어 솜방이라고 불렀다.

 

 

# 껑충 키가 큰 할미꽃.

 

 

좌측으로 산의 사면을 우회하여 가다가 능선 마루금에 오른다. 다시  완만하게 내려 가다가 곧 평탄하게 오르내리며 진행한다. 비온 뒷날이라 숲속은 아주 싱그럽다. 새싹들도 어제 내린 비로 신이 났다. 곧 푸르른 신록으로 숲이 가득 차겠다.


어느새 숲의 대표 주자도 생강꽃에서 진달래로 바뀌더니 이제는 철쭉이 바톤을 이어 받았다. 평탄하게 가다가 한 차례 밀어올려 '456.7봉'에 오른다.(10:05).

  

                      

# 삼각점을 박지 않고 방치한 456.7봉.                      

 

 

무성한 잡목숲 속에 삼각점이 땅에 박히지 못하고 불안하게 서 있다. 아마도 공사를 맡은 업자가 땅에 박기 귀찮아 그냥 방치하고 간 모양이다. 이곳까지 삼각점 공사를 하러 와서는 땅에 박지 않고 그냥 내빼버린 사람들의 정신 상태가 궁금하다. 저 삼각점의 제작비는 모두 우리들의 혈세에서 나왔을 것이다.

 

고도계 셋팅하고 우측으로 완만하게 내려간다. 그러다 아주 작게 한번 오르내린 후 암봉 하나를 오르면 '435봉'에 오른다. 이곳에서 곧 급경사로 내려간다. 구티재에서 탁주봉을 오를 때 그 각도이고 그 길이 만큼이다.  곧 깎아지른 절개지 위에 서게 된다. 아래에 작은 구티재가 있고 가야 할 465봉이 건너편에 웅장하다.

 

우측으로 절개지를 내려 '작은구티재'에 선다.(10:30 )

 

 

# 작은 구티재와 가야 할 465봉의 위용.

 

 

# 팝콘처럼 하얗게 터진 조팝나무.

 

 

작은 구티재는 보은읍을 지나는 37번국 도와 연결되는 8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넓은 포장도로이다. 이곳에서 465봉까지는 고도를 180m나 올려야 한다.

 

도로를 건너 넓은 임도를 따르다 곧 아주 가파르게 치고 오른다. 작은 구티재 내려서면서 까먹은 고도 모두를 보상하라고 한다. 계단식으로 오름이 이어지는데, 작은 구티재에서 입에 넣은 사탕이 두 번째 계단에 오를 즈음 다 녹아 버렸다. 세 번째 계단을 밀어 올리자 '465봉'이 나타난다.(11:02)

 

  

# 절개지에서 돌아 본 모습.

 

 

한숨 돌리고 우측으로 꺾어 조금 내렸다가 평탄하게 가면서 작게 두어번 오르내리고 다시 한차례 올리면 '492봉'에 오른다. (11:25). 간식 먹으며 10여분 휴식을 취했다.


정상을 나와 조금 내렸다가 작게 봉우리 하나를 넘었다. 다시 하나는 우측으로 우회하고 짧지만 가파르게 오르면 480이 찍히는 봉우리가 나타난다. 그곳에서 다시 한차례 올리면 '475봉'에 올라 선다.(11:45)

 

  

# 속리 주능이 보이지만 연무 때문에 희미하다.

 

 

# 가야 할 정맥길. 저 멀리 구봉산의 올록볼록한 능선이 보인다.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구봉산을 줌으로 땡겨본다. 올록볼록한 아홉 개의 오르내림이 겁을 먹게 만든다. 

 

 

정상에 서면 조금 트인 곳으로 저멀리 속리 주능선이 보이나 연무 때문에 희미하다. 완만하게 가다가 아주 조금 오르면 또 전방으로 조금 트인 곳이 나온다. 이번엔 가야 할 정맥길이 조망된다. 저 멀리 올록볼록한 곳이 구봉산인가 보다.

 

아래로 짧지만 가파르게 내리면 '묘지가 있는 옛고개'가 나온다. 정맥을 가로질러 좌우로 급경사 고갯길이 넘어 가고 있다. 이후 고만고만하게 봉우리 세 개를 연달아 넘는데 세 번째 봉우리가 '445봉'이다.(12:10).


445봉엔 갈림길이 있다. 우측 길을 선택해 아래로 떨어져 내린다. 길고 가파르게 내려간다. 전방에 봉우리 하나가 뾰족하게 솟아 있어 지도 꺼내 우회 방법을 찾아본다. 하지만 무조건 넘어야 하는 지형이다. 아래로 내려가면 '옛고개' 하나가 정맥을 넘어가고 있고 좀 전에 본 뾰족봉은 자작나무 군락지를 따라 올라가야 한다.

   

                      

# 묘지가 있는 옛고개.

 


#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떨어지는 445봉.

 

  

# 숲 너머로 가야 할 정맥이 뾰족하다.

 

 

# 하얀 수피가 아름다운 자작나무 숲을 따라 올라간다.

 

 

# 둥글래.

 

 

가파르게 밀어 올려 뾰족봉 정상에 섰다. 고도계에 415가 찍힌다. 정상엔 갈림길이 있다. 정맥길은 좌측길로 내려간다. 아래로 조금 내렸다가 '390봉' 두 개를 고만고만하게 넘는다. 이후 길고 가파르게 내려간다. 건너편에 다시 올라야 할 봉우리가 위압적으로 다가온다. 잘록이엔 희미한 옛고개가 있고 우측 아래 길탕리쪽 민가가 숲 너머로 언뜻언뜻 보인다.

 

이 고개 아래엔 청원,상주간 고속도로의 보은 터널이 지나고 있다. 때문에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소리가 씽씽 들린다. 이곳 역시 좌측 사면은 자작나무 숲이다. 한차례 빡세게 밀어올려 봉우리에 서지만, 곧장 우측으로 올라온 만큼 내려가야 한다. 결국 좀 전의 옛고개에서 우측으로 우회하는게 좋은 것이다.

 

올라온 만큼 그대로 내려가면 넓은 묘역이 나오고 작게 언덕을 넘자 다시 '옛고개'가 나온다. 이 고개로 내려가면 길탕리보다는 중티리로 이어질 것 같다. 숲 바로 아래에 축사 지붕이 보이는 걸로 봐서 위급시 이곳으로 탈출해도 되겠다.

 

곧 바로 가파르게 치고 오른다. 그러다 중턱에서 우측으로 우회하며 고도를 높여 산의 뒷쪽 안부에 올라 선다. 전방의 산은 벌목후 조림사업을 해 둔 곳이다. '벌목지' 가장자리를 따라 올라 능선 마루금에 서고,우틀하여 묘지를 지나 평탄하게 진행하면 넓은 묘역이 다시 나타난다. '414봉'이다.(13:25)

 

  

# 벌목지가 많이 눈에 띈다.

  

 

# 넓은 묘역과 벌목지 있는 봉우리.

 

 

# 홀라당 옷을 벗겨 버렸다.

 

 

# 넓은 묘역이 있는 414봉.

 

 

이곳에서 배낭 내리고 점심을 먹었다. 점심 도중에 갑자기 바람이 일고 추워지더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구라청에서는 비온다는 말이 없었는데? 다행히 한차례 지나가는 비라서 우비를 입을 일은 없지만 기온이 떨어져 쟈켓을 꺼내 입고 출발했다.(14:00)

 

점심을 먹은 묘역에서 우측으로 90도 꺾어 조금 내렸다가 평탄하게 가다가 다시 내려가더니 한차례 올라 '385봉'에 오른다. 그러나 금방 다시 우측으로 꺾어 떨어져 내리면 '중티마을 고개다.(14:22)

 

  

# 중티마을 고개.

 

 

산동무인 임호빈님이 이곳에서 탈출한 곳이다. 고개를 지나 길고 완만하게 고도를 높여 가다 점차 경사를 높힌다. 도중에 돌로 쌓은 무속인의 '제단'이 나타난다. 시루를 엎어 놓고 동자상을 모셨는데 약간 으스스한 기분이 든다. 이 산의 전설에 지네와 관련된 전설이 있고 무속인들이 제를 지낸다더니 이곳인 듯하다.

 

제단을 지나 급경사로 치고 오르다 '430봉' 정상 부근에서 좌측으로 우회한다. 다음 봉우리도 정상 부근에서 좌측으로 우회하여 한숨 돌리게 만들더니 그 다음 봉우리는 온전하게 넘어가라고 한다.

 

전위봉 정상에 서자 숲 너머로 시루산이 뾰족하다. 그러나 시루산 오름은 겁먹은 만큼 힘들지가 않다. 전위봉에서 그 고도 그대로 올리면 되기 때문입이다. (15:03) 삼각점이 있는 '시루산' 정상에 오른다.

 

  

# 전위봉과 뒤쪽의 시루산.

 

 

# 지네를 모신 성황당.

 

 

# 이 지역 특산인 점판암으로 쌓았다.

 

 

# 각시붓꽃.

 

 

# 시루산.

 

 

이 산은 속리산 아래에 있는 4개의 시루산 가운데 북쪽에 있다 하여 북증산(北甑山) 이라고도 한다. 전설에 의하면 이 산의 중턱에 큰 지네가 살고 있었는데, 그 지네를 수호신으로 믿고 성황당을 모셔 정월 대보름과 칠석 날에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좀 전에 만났던 무속인의 제단이 바로 지네 수호신을 모신 제단인가 보다.

 

삼각점을 보고 고도계 셋팅을 하고 있는데 오락가락하던 빗방울이 그치고 햇살이 다시 나기 시작한다. 시루산 내리막은 올라온 것 보다 훨씬 깊고 가파르게 내려 가는데 한순간 깎아지른 절벽이 앞을 가로 막는다.

 

 

# 갑자기 깎아 지른 절벽이 앞을 가로 막는다.

 

 

'석산'개발지다. 이미 개발이 끝난 석산이지만 정맥 한쪽을 완전히 잘라 먹었다. 이 지역의 석재는 널판지처럼 갈라지는 형태이다. '점판암'인가 보다.

 

정맥을 깎아 먹은 석산이 정맥 진행방향에 있고, 절개지 차단장치가 전혀 없어 야간산행을 할 때는 극도로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깎아지른 절벽이라 떨어지면 뼈도 못추리겠다. 급하게 내렸다가 안부에서 다시 한차례 밀어 올려 '480봉'을 넘고 역시나 어김없이 오른 만큼 내려 간다.

 

 

# 석산 아래로 백운동 계곡이 펼쳐진다.

 

 

# 절벽 위에는 아무 안전장치도 없다.

 

 

다시 점판암으로 된 암봉이 있는 봉우리를 오르면 정상에서 간만에 조그만 조망을 허락한다. 지나온 정맥길과 정맥에서 갈라져 나온 산하가 눈에 들어 온다. 숲 너머로 구봉산 산불 감시탑도 보인다. 아래로 내렸다가 평탄하게 진행하면 옛고개가 나오고 좌측 백운동 마을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다. 

 

 

# 이 지역은 모든 암석이 점판암이다.

 

 

# 지나온 정맥길.

 

 

# 정맥에서 갈라져 나온 우리 산하(백운동 방향).

 

 

# 진진이에게 바톤을 이어 받은 철쭉.

 

 

# 갈림길의 안내판.

 

 

# 구봉산이 바로 앞이다.

 

 

갈림길을 지나 완만하게 그러나 꾸준히 밀어 올려 봉우리에 오르고, 아주 조금 내렸다가 그 고도 그대로 길게 마루금을 진행하다가 잠시 오르면 '구봉산'에 도착한다.(15:53).


산행 준비를 하면서 시루산과 구봉산 오름에 긴장을 했는데, 의외로 싱겁게 올랐다. 둘 다 전위봉에서 고도를 낮추지 않고 그대로 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티마을 갈림길에서 이곳 구봉산까지 정확하게 아홉 개의 봉우리를 꾸준히 오르내리며 진행해 왔다.
그래서 '구봉산(九峰山)'이란 이름을 얻었나 보다. 그러나 정작 세상사람들은 이곳이 아니라 속리산 곁의 구병산을 구봉산이라 부르며 더 인정하고 있다.

 

정상 산불감시탑엔 근무자가 있는데 내가 접근하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길래 조용히 지나쳐 갔다. 잠시 진행하여 오르면 '갈림봉'이 나오고 정맥은 우측으로 떨어져 내린다. 



  

# 구봉산까지 이어지는 아홉 개의 봉우리들.

 

 

# 구봉산 산불감시탑.

 


 

# 분기봉에서 우측으로 떨어져 내린다.

 

 

하산길은 계단식으로 내려가는데, 길고도 멀게 내려간다. 경사가 어찌나 급하던지 무릎이 시큰거리고 발끝이 쏠려 발가락 끝이 아프다. 길게 내려 '도랑이재'를 지나고(16:15), 봉우리 하나를 넘으면 다시 넓은 고개를 만난다. 봉우리는 끝도 없이 이어진다. 한차례 다시 밀어 올려 '435봉'을 오르고 우측으로 내렸다가 다시 올려 '384봉'을 넘는다. 그곳에서 길게 내려간다.

 

그러다 갑자기 정맥을 가로 지르는 넓은 길이 나온다. 표지기가 전혀 없다. 가지치기를 하면서 표지기를 모두 없앤 모양이다. 주위를 확인하고 우측으로 잠시 내렸다 직진하여 밭둑을 따라 가면 복숭아꽃 만발한 '바깥대안고개'에 도착한다.(16:52).


 
  

# 도랑이재.

 

 

# 병꽃나무.

 

 

# 다시 고개를 만났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벼재마을 쪽으로 탈출할 수도 있다.

 

 

# 바깥 대안고개.

 

 

바깥 대안고개는 대안리 고개를 지나는 19번 도로에서 갈라져 나와 성티리 벼재 마을로 가는 포장도로가 지나고 있다. 잠시 물 한 잔 마시고 한 숨 돌린 후 도로 건너 인삼밭 들머리로 올라갔다. 인삼밭을 지나 묘지 위에 서면 벼재 마을과 구봉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 유혹적인 복사꽃의 자태.

 

 

# 인삼밭을 지나 422봉으로 다시 한차례 올라야한다.

 

 

# 묘지 위에서 돌아본 벼재 마을과 구봉산.

 

 

# 구봉산 정상의 산불감시탑을 땡겨본다.

 

 

넓은 임도를 따라 완만히 오르다 급경사 오르막을 치고 오른다. 하루종일 오르내림을 끝없이 반복했더니 종아리가 팍팍한 게 많이 힘이 든다. 그러나 이 봉만 넘으면 오늘 산행도 끝이기에 아픈 종아리에 힘을 더해 본다. 그렇게 올라 정상 9부 능선에서 좌측으로 휘감아 오름을 끝내고 '424봉 갈림길'에 섰다.

 

정상은 그냥 두고 좌측 아래로 올라온 그 각도 그대로 떨어져 내린다. 오늘 구간의 철칙이다. 오르면 반드시 그만큼 내리고, 내리면 반드시 그만큼 오른다.

 

길게 내려가면 특이한 줄무덤이 나타나고 묘지들이 연속으로 출현한다. 그렇게 내려 대안리 고개에 내려섰다.(17:20).


 

# 줄무덤.

 

 

# 무덤가에선 언제나 할미꽃을 만날 수 있다.

 

 

# 광대나물. 밭이나 길가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두해살이풀이다. 이름에 나물이 들어 있으니 어린 순은 나물로 먹는다.  지혈제나 신경통 등의 약으로도 쓴다.

 

 

# 19번 도로가 지나는 대안리 고개.

 

 

# 이제는 퇴락한 4H 운동. 그러나 한때는 우리 농촌의 희망이었다.

 

 

대안리 느티나무 아래 4H 표지석 앞에 배낭 벗고 온몸에 붙은 먼지를 털어냈다. 19번 도로가 지나는 대안리고개는 차량 통행은 많은데 히치는 만만치 않다.

 

인터넷에서 적어 온 창리택시를 호출해 구티재로 복귀하는데, 기사님이 자기는 창리택시가 아니라 보은택시라고 한다. 네이버 지역 정보가 엉터리였나 보다. 대안리 고개 바로 아래에 있는 창리택시라면 만원내지 만오천원이면 족할 거리를 25,000원이나 주고 차량회수했다.

 

이번 구간은 비교적 짧은 구간인데도 불구하고 오르내림이 심해서 시간 지체도 심하고 힘이 든 구간이었다. 그야말로 '금북스럽다'를 넘어 '한남금북스러운' 구간이었다.  물론 저질체력인 강/사/랑/의 기준에서 하는 말이다 .

  

 

# 귀갓길. 고속도로에서 만난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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