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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아홉번째(OK목장~황장재)-황장재의 아픈 역사는 아직도 진행 중! 본문
'금강송(金剛松)'은 우리나라 소나무의 상징이다. 금강석(金剛石)처럼 단단하고 귀한 소나무란 뜻이다. 일반 소나무와는 달리 더디게 자라 목질이 조밀하고 송진이 많아 잘 썩지도 않는다. 또 잘 갈라지지 않고 강도도 높다. 금강석을 닮은 소나무인 것이다. 따라서 예로부터 왕실에서 사용하던 귀한 나무이다.
궁궐 전용 목재여서 백성들은 함부로 자를 수 없는 '금송(禁松)'이라 불렀다. 또 겉이 붉어 '적송(赤松)', 쭉쭉 아름답게 뻗어 '미인송(美人松)'이라고도 한다. 속을 자르면 황금빛 속살이 드러난다. 때문에 '황장목(黃腸木)'이라고도 불렀다. 조선 시대에는 울진과 삼척, 설악산 등 경북과 강원도 지역의 금강송 산지에 황장금산(黃腸禁山)을 57곳이나 지정하고, 황장금표(黃腸禁表)를 세워 일반인들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제 시대에 철길이 뚫리면서 경북과 강원도의 금강송은 마구 남벌(濫伐)되었다. 일제는 질 좋은 이 소나무를 일본으로 다량 반출헸다. 특히 경북 춘양역을 통해 금강송을 반출했기 때문에 따로 '춘양목(春陽木)'이라 부르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황장목, 적송, 미인송, 춘양목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우리 금강송은, 우리 놈이나 오랑캐 놈이나 지배층에 있는 놈들이 지놈들만 쓸려고 황장봉산(黃腸封山)을 지정하고 일반인의 출입을 막은 아프고 슬프고 치사한 이름이다.
낙동정맥(洛東正脈) 8구간은 청송군 진보면에서 영덕군 지품면으로 넘어가는 구절양장의 고개 황장재(黃腸峙)에서 끝난다. 이 고개가 황장재란 이름은 얻은 것은 황장봉산 아래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여러 기록에 그렇게 적혀 있다. 이 고개 아래에 있는 동네 역시 '황장리'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그런데 지도를 아무리 찾아봐도 황장재 인근에는 황장산이란 이름의 산이 없다. 황장이란 이름은 원래 고유 지명이 아니라 황장목 관리를 위해 산의 출입을 막은 봉산(封山)의 의미를 가졌다. 영양과 청송은 산이 깊고 소나무가 많은 산이다. 이 지역에 황장산이 있어 이상할 일은 없다. 하지만 이지역 어디에도 황장산의 흔적은 없다. 황장봉산을 지정했다면 이 지역 산이름 어딘가에 황장과 관련된 이름이 남을 법도 한데... 근처 주왕산군(山群)에 있는 산들 중 하나의 옛이름이 혹시 황장산일까? 그렇다면 대둔산이 가장 유력한데? 이런저런 추측으로 정보를 찾아보지만 별 소득은 없다. 아마도 옛시절 주왕산군의 어느 산에 황장봉산이 지정되고 그 근처를 지나는 고개와 마을에 황장이란 이름은 남았지만, 정작 산이름은 다른 이름으로 변해버린 모양이다.
어쨌든 세월 흘러 황장산은 사라지고 황장재만 남았다. 황장목을 실어 나르던 구불구불 구절양장(九折羊腸)이었을 황장재는 이제 34번 국도가 그 고개를 따라 뚫려 청송과 영덕을 연결하는 물류와 인적교류의 소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세월 흐르면 삶의 모습도 변한다. 지금 황장재는 황장목보다는 복사꽃으로 더 유명하다. 춘삼월 꽃피는 봄날에 황장재를 넘어 영덕으로 넘어가면 무릉도원(武陵桃園)을 볼 수 있다. 청송에서 영덕을 향해 가다 고개를 넘으면 영덕군 황장, 지품복곡, 수암, 낙평, 신안 등 마을이 나타나는데, 봄이면 분홍빛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분홍 복사꽃은 파란 보리밭과 어우러져 한 폭 그림이 된다.
영덕이 이렇게 복사꽃 고장으로 유명해진 데는 아픈 상처의 기억이 있다. 1950년대 후반 사상 최악의 태풍 사라호가 우리나라를 강타했을 때, 영덕 역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삶의 터전인 논밭이 태풍 피해를 입어 쑥대밭으로 변한 것이다. 하루아침에 폐허가 되어버린 논밭 앞에서 주민들은 절망하였을 것이다. 삶은 원래 모진 것이다. 그리고 우리 인간들은 더 모진 강인함으로 늘 역경을 이겨왔다. 인간의 삶은 그렇게 계속되어 왔다. 폐허로 변한 논밭에서 벼농사와 밭농사는 어렵지만, 다른 대안은 가능할 터였다. 황무지로 변한 논밭에 무얼 심을까 고민하던 농민들은 그래도 돈이 되는 유실수를 심기로 결정했다. 농민들의 선택은 복숭아 나무였다. 비전을 갖춘 누군가를 필두로 하나둘 복숭아 나무를 심기 시작했고 지금 같은 대규모 복숭아 과수원 단지가 형성되었다.
세월 흘러 민초(民草)들의 삶의 의지가 꽃으로 피어나는 춘삼월. 황장재 넘어 34번 국도 타고 영덕으로 대게 먹으러 가는 관광객들은 복사꽃잎에 스민 아픈 옛이야기는 모르고 그저 황홀한 꽃대궐에 환호할 뿐이다. 황장목 대신 복사꽃이 상징으로 변한 황장재. 낙동정맥 아홉 번째 길은 그 황장재에 내려서야 하는 길이다.
구간 : 낙동정맥 제 8구간(OK목장~황장재) OK목장(10:00) ~ 풍력발전단지 공사장 ~ 갈림길 ~ 공사장 복귀 ~ 임도삼거리(11:20)/곰취농장 ~ 봉화산(12:05)/점심 후 13:05出 ~ 봉수대 ~ 645봉 ~ 명동산 (14:20) ~ 805봉 ~ 박짐고개(15:05) ~ 묘지 ~ 포도산 삼거리 ~ 송이모둠터(16:00) ~ 송전탑 ~ 임도 ~ 당집(17:30) ~ 임도 ~ 길주의구간 ~ 포산마을 뒷산 ~ 갈림길 ~ 송전탑 ~ 송전탑 ~ 화매재(19:30) ~ 381봉 ~ 405봉 ~ 350봉 ~ 446봉 ~ 456봉 ~ 532봉/시루봉(21:18) ~ 알바 ~ 황장재(22:05).
원주, 신림, 제천 지나 아래로 내려가는데 도저히 졸려서 더이상 갈 수가 없다. 결국 오늘도 단양휴게소로 들어가 우리집처럼 친숙한 정자 안에 잠자리를 펼쳤다.
영양풍력발전
장구매기
구머리 마을의 북서쪽에 있는 작은 마을을 작은 구머리라고 하는데, 이 마을은 지형이 장구처럼 생겼다고 해서 장구매기라고도 부른다. 구머리의 구머-구매는 소리의 비슷함으로 생겨난 마을의 이름이 아닌가 한다.
포산(葡山)/구머리 /머루산
화매리/花梅里
경상북도 영양군 석보면에 있는 리(里)이다. 석보면 소재지에서 약 4Km쯤 남쪽으로 떨어진 곳이다.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형때문에 주위의 계곡에서 흘러내려 온 산골의 물이 이곳에서 합류하여 화매천(花梅川)을 이루어 흘러간다. 자연마을로는 곳매(화매), 어그랫골, 사그점, 절골, 아래몰, 웃몰, 흘무골, 평지마 등이 있다. 곳매(화매)마을은 화매천의 물이 흘러서 주위의 황무지를 적셔 주어 황무지 위에 여러 가지 풀꽃들이 무성하여서 꽃매, 곳매, 골매 또는 화매라고 불렀다.
새벽에 일어나 텐트 밖으로 나와보니 가는 빗줄기가 떨어지고 있다. "이런! 또 비가 내리냐?? 어째 낙동 들어오기만 하면 비가 온단 말이냐??"
그러나 다행히 아침에 일어나니 비는 그쳤다. 다만 날씨가 흐리기는 하다. 얼른 먹고 버리고 짐 챙겨 출발했다. 단양, 영주 지나 서안동 나들목으로 나와 34번 국도 타고 영덕 방향으로 가다가 진보를 지나 황장재에 도착했다.
# 황장재. 지품면 황장리와 진보면 괴정리를 있는 고개다. 국도 34번 상에 있다.
# 나중에 빠져 나와야 할 산행 날머리.
오늘은 이곳 황장재에 차를 주차하고 택시 타고 OK목장으로 올라갈 생각이다. 그러면 나중에 산행 마쳤을 때 지친 몸으로 차량 회수하러 다시 달려가야 하는 고생을 할 필요가 없다. 진보택시 불러 구불구불 산길로 올라갔다. 택시기사는 빚더미에 앉은 시골 형편에 대한 개탄으로 열을 올린다.
나중에 지나야 할 화매재를 지나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길게도 올라간다. 그 골짜기 골짜기 깊은 곳곳에 사람들이 스며들어 삶을 이어가고 있다. 하삼의에서 비포장 길을 길게 올라가면 OK목장에 도착한다.
선답자들이 소떼를 만났던 OK목장은 영덕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면서 이제는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목장주는 보상금 때문에 많은 돈을 만졌다 한다. 10:00. 가볍게 몸 풀고 오늘 산행을 시작한다.
# 거대한 골리앗들의 집단 서식지가 되어버린 OK목장.
# "출발해 봅시다!"
오늘도 출발이 아주 늦다. 남들은 너댓 시간 산행을 했을 시각에 우리는 이제야 출발이다. 거대한 골리앗들이 나래비를 서 있는 도로를 따라 길게 진행한다. 풍력단지 건설 때문에 도로를 넓혀 놓아 산행이라기보다는 도보 순례가 되어버렸다. 공사장 넓은 도로 따라 진행하는데, 새벽에는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지금은 햇살이 강렬하게 내리쬐고 있다.
한참을 진행하다 '갈림길'을 만난다. 우측길에 표지기들이 매달려 있다. 표지기를 따라 우측으로 갔더니 다시 좌측으로 휘감아 넓은 도로로 원위치해 버린다. 아마도 공사하기 전 옛길인가 보다. 결국, 이곳에서는 무조건 도로 따라 직진만 하면 된다.
# 산행이라기 보다는 도보순례다.
# 그래도 옛 이정목이 아직 남아 있다.
# 언덕에 올라 지나온 길을 돌아본다.
# 790봉 한 쪽의 관리막사.
# 옛길. 이 길로 갈 필요 없다.
# 여뀌군락 너머 골리앗들이 보인다..
# 지난 구간의 낙동 줄기들. 창수령 너머의 산들이 길게 이어진다.
# 도로 따라 골리앗들의 행렬이 계속 이어진다.
# 뚜벅은 가장 중요한 양식인 막걸리가 길에 떨어져 긴급보수했다.
# 맹동산 796봉 등등은 어디인지 알 수도 없다.
갈림길로 갔다가 10여 분 알바하고 다시 도로를 따른다. 공사 차량들이 간간이 지나다니는데, 그때마다 먼지가 구름처럼 일어난다. 공사 때문에 주변 지형지물이 모두 바뀌고 표지기들이 모두 사라져 어디가 어딘지 분간을 할 수가 없다. 혹시나 알바를 할까봐 불안불안하다.
군데군데 공사장이 생기기 전에 오르내렸을 작은 봉우리들이 이어진다. 마지막 봉우리엔 표지기들이 많이 매달려 있어 뚜벅은 그 봉우리로 오르고 우리는 그냥 도로를 따랐다. 잠시 후 드디어 공사장이 완전히 끝나는데 봉우리로 올라간 뚜벅은 한참이나 지나서야 산에서 내려온다. 11:20. 조금 진행하면 '임도 삼거리'가 나온다.
# 저 멀리 통신시설이 있는 명동산이 보인다.
# 길게 내렸다가 다시 위로 올라야 하지만 여전히 도로순례다.
# 영덕쪽 조망, 저 너머가 동해바다인 듯하다.
# 천마농장.
# 참 거대한 놈이다.
# 풍력단지의 마지막 봉우리다.
# 풍력발전기의 규모가 엄청나다.
# 드디어 공사구간이 끝나고 기존 임도가 시작된다.
# 곰취농장과 봉화산.
# 곰취농장.
# 임도삼거리에 도착.
지도에는 '임도삼거리'로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임도사거리다. 우측에 곰취농장이 있고 농민들이 가파른 경사밭에서 일을 하고 있다. 정맥은 이곳에서 밭 좌측 가장자리로 올라가야 한다.
임도 끝에서 사진 찍고 기록하는 사이에 두 분은 먼저 올라가 버렸다. 얼른 정리하고 따라 올라가는데 밭 위쪽을 가로지르는 임도를 다시 만난다.
성질 급한 뱌그라님은 그냥 임도 따라 우측으로 벌써 한참이나 가버렸다. 아닌데... 이곳에서 숲으로 치고 올라가야 하는데... 표지기를 보았나 싶어 임도로 따라가는데 아무래도 길이 잘못된 듯하다.
저만치 내달린 뱌그라님 불러 세우고 지도 확인한 후 좌측 사면으로 치고 오른다. 숲을 헤치고 올라가니 정맥길을 다시 만나게 되고 잠시 더 오르면 헬기장이 있는 '봉화산'에 도착한다. 12:05.
# 곰취농장 밭 가장자리로 올라갔다.
# 농장에서 일하시는 분들. 낙동길에서 일반인들을 본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 맞은편 산자락에서 공사가 끝난다.
# 넓게 펼쳐 본다.(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각시취.
# 참취.
# 선씀바귀.
# 잔대.
# 오이풀.
봉화산 정상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우리 낙동팀 언제나 그렇듯 무려 한 시간 동안이나 만찬을 즐기고 느지막이 출발했다. 13:07. 봉화산을 지나 잠시 가면 돌을 쌓아 올린 '봉수대'가 나온다. 이곳 봉수대는 관리가 되지 않아 점점 허물어져 가고 있다.
편안하게 진행하다가 잠시 내리고 이내 길게 밀어 올인다. 그러나 낙동답게 절대 한 번에 올라가지는 않는다. 10여 차례 차곡차곡 계단식으로 밀어 올리다 "아이구~ 죽갔구나!" 소리가 절로 나올 즈음 '명동산' 정상에 올라서게 된다. 14:20.
# 봉수대.
# 관리가 되지 않아 퇴락하고 있다.
# 꽃향유.
# 잠시 터진 숲 사이로 운무에 가린 풍력단지가 보인다.
# 명동산 정상.
명동산 정상엔 통신안테나와 무인 산불감시 시설이 있고, 사방으로 툭 트인 조망을 보여 준다. 다만 연무가 짙게 깔려 깨끗한 조망을 볼 수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나온 정맥길도 운무에 가려 오리무중 상태다. 그래도 이런 조망이나마 볼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한참을 정상에서 경치 구경을 하다가 다시 출발했다.
잠시 내렸다가 하나, 둘, 셋 오르면 '805봉'에 오르게 되고 정맥은 이곳에서 우측으로 꺾인다. 계단식으로 뚝뚝 떨어지다가 전방의 능선길을 버리고 좌측 사면으로 길게 떨어져 내리면 '박짐고개'에 내려서게 된다. 15:05
# 지나온 정맥길은 운무에 가려 뵈질 않는다.
# 성질 급한 넘은 벌써 붉은 빛을 띈다.
# 명동산 정상의 산불감시카메라.
# 지도를 봐도 연무 때문에 지형지물 식별이 어렵다.
# 아마도 화매재 너머의 산줄기인 듯하다.
# 가야 할 방향으로 넓게 펼쳐 본다.(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박짐고개.
박짐고개는 차량통행이 가능한 넓은 임도인데, 버섯과 산나물을 캐러 온 지역주민들이 차를 몰고 와 있다. 이상한 버섯을 보여주며 식용여부를 물어보는데 우리가 알 수가 있어야지... 다만 버섯은 확실하게 아는 것 말고는 먹어서는 않된다는 진리밖에...
한참을 휴식하다가 주민들과 작별하고 다시 숲으로 들어갔다. 잠시 내렸다가 봉우리 하나를 넘고 묘지를 지나 잘록이에 이름다. 그곳에서 본격적인 포도산 오름이 시작된다. 잠시 후 나무가 쓰러져 대문 모양을 이룬 곳이 나오고, 좌측으로 희미하게 샛길이 보인다. '포도산 삼거리'다.
# 머루를 많이 따셨네?
# 아빠 따라 나들이 나온 꼬맹이.
# 포도산 삼거리. 좌측 사면으로 희미하게 샛길이 보인다.
좌틀하여 산의 사면을 가로지른다. 길게 진행하여 다시 정맥 마루금에 합류하고 아래로 내렸다가 오르면 등로 우측에 캠프 사이트가 보인다. '송이 모둠터'다. 16:00.
시설물은 사라지고 사이트만 남았는데, 좌측 아래엔 쓰레기가 숲속에 가득하다. 송이 따러 왔다가 야영하면서 버리고 간 쓰레기인가 보다. 이 지역 분들 좋은 소리 듣기는 어렵겠다.
이후 길고 편안하게 진행하다가 한차례 오르면 우측으로 꺾이는데, 곧 다시 좌측으로 꺾었다가 내리면 '송전탑'을 만난다. 다시 길게 올라 '630봉'을 넘고 헬기장을 지나 우측으로 휘감아 돈다. 길게 진행하며 묘지들을 연달아 지난다.
다시 송전탑을 지나 봉우리를 하나 넘는데, 지도에는 나오지 않는 새롭게 조성된 임도가 나타난다. 황토흙이 드러난 임도를 따르면 우측에 쭉쭉 뻗은 소나무들을 반출하려고 뿌리 작업을 해 둔 곳이 나온다. 얼핏 세어도 100여 그루 가까이 되겠다.
"불법 반출이 아닐까? 혹 합법이라 하더라도 저 아름드리 나무들을 반출하는 이유가 뭘까? 요즘 저런 소나무 한 그루에 수백만 원을 홋가한다는데 지자체에서 돈벌이 하려고 내다 파는 걸까?" 왕족들이, 양반 토호들이, 일본놈들이 제멋대로 황장목 가져가던 옛이야기는 21세기 대명천지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진행 중이다.
소나무 반출하는 곳 바로 곁에 '당집'이 있다. 17:30.
# 송이모둠터.
#포도산 가기 전 송전탑.
# 다래밭을 만나 실컷 따먹었다. 완전히 익지는 않았지만...
# 새롭게 만든 임도를 만난다. 소나무 반출을 위해 만든 듯하다.
# 이 지역에서는 대규모로 소나무들을 캐내고 있다.
# 이렇게 아름드리로 자란 소나무를 왜 반출하는지...
# 포산마을 당집.
당집 앞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이 임도는 소나무 반출을 위해 새롭게 만들고 넓힌 건가 보다. 우측 소나무 반출 현장의 길 따라 진행하는데, 두 길이 다시 만난다.
임도 따라 가다가 좌측 숲으로 들어가서 내려가면 다시 임도로 내려선다. 그런데 이곳부터 표지기가 전혀 없어 잠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게 만든다. 그러다 도로 따라 아래로 길게 내려가면 우측으로 갈라지는 길이 나오고, 우틀하여 임도를 따르다가 곧 다시 좌측 숲으로 들어간다.
잠시 가면 우측 숲 너머로 '포산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정맥길에서 가까워 물이 부족할 경우 내려가서 보충하기 좋겠다. 포장된 임도를 만나 잠시 가다가 좌측 숲으로 들어갔다. 힘들어 간식 먹고 휴식을 취한 후 18:32에 출발했다.
잠시 오르다 '갈림길'이 나와 우측으로 진행하면 '송전탑'을 만난다. 아래로 길게 내렸다가 다시 '송전탑'을 만나는데 어느새 숲 너머로 노을이 지고 있다.
출발이 늦으니 오늘도 이마에 불 밝히게 생겼다. 아래로 내렸다가 빡세게 밀어 올려 세 번째 송전탑을 향해 갔다. 숨이 턱에 차게 올렸다가 능선에 오르고 송전탑 방향을 버리고 좌측으로 떨어져 내린다.
이후 길고 길게 진행하는데 특징 없이 지루한 길이 참 멀기도 하다. 이때에 날이 완전히 어두워져서 각자 이마에 불을 밝혔다. 곧 묘지 세 개를 연달아 지난다. 힘들고 지루해 진이 완전히 빠질 무렵 오전에 택시 타고 넘었던 '화매재'에 도착했다. 19:30.
# 좌측숲에 표지기 있어 따르지만 길 따라 가도 된다.
# 임도 따르다가 다시 좌측숲으로.
# 정맥길 바로 아래에 포산마을이 있다.
# 시멘트 포장된 임도를 따르고.
# 어느새 노을이 진다.
# 완전히 어두워져 도착한 화매재.
화매재는 아랫마을에 오얏나무가 많아 얻은 이름이다. 배낭 내리고 한숨 돌리는데 오토바이 한 대가 고개를 올라온다. 마을 주민 한 분이 우릴 보고 이렇게 어두운데 산행을 하냐며 놀래서 다가온다. 아마 옛날 같으면 간첩신고를 했을 것이다.
화매재엔 직진하는 과수원도로가 있는데, 마을 주민이 그 길로 가면 된다고 해서 그 말대로 도로를 따랐다. 그러나 곧 도로는 과수원 속으로 들어가면서 입구가 막혀 버린다. 다시 빽 해서 돌아오니 화매재에서 우측 산 사면으로 곧장 올라가게 표지기들이 붙어 있다. 그분이 일부러 그랬을까? 몰라서 그랬을까?
과수원 우측으로 밀어 올려 '381봉' 마루금에 오르고, 이후는 계속 오르내리며 길고 길게 진행했다. 캄캄한 밤길을 걷자니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그냥 걷기만 했다. 1시간여 길게 진행하다가 도저히 더 못가겠다 모두 배낭 벗고 드러누웠다. 간식 있는 것 모두 꺼내 먹고 휴식하였다.
휴식 후 다시 길게 진행하며 '묘지'를 지나고 빡세게 밀어 올린다. 배고프고 체력 떨어져 엉금엉금 기어서 올랐다. 21:18. '시루봉'에 오른다.
# 캄캄한 숲길 무작정 걷기만 했더니 다들 땀범벅이 되었다.
# 시루봉.
시루봉은 지형도에 '532봉'으로 나와 있다. 한숨 돌린 후 다시 출발하여 급하게 떨어져 내린다. 길게 가다가 완만하게 오르내리고 '407봉'을 넘어 아래로 내리면 아침에 다녀간 '황장재'에 내려서게 된다. 22:05.
# 꼬박 12시간 만에 다시 돌아온 황장재.
# 수고하고 지친 몸을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달랬다.
황장재 휴게소에 들렀더니 주인아저씨와 마을 주민들이 한 잔하고 계시다가 이 늦은 시각까지 산행을 했냐고 우릴 보고 깜짝 놀란다. "그러게 말입니다!"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하루의 피곤과 힘들었던 여정을 마무리했다. 애초에 출발이 워낙 늦었고 두어 군데 심한 알바를 했더니 시간 지체가 더 심했다.
남들은 창수령에서 한 방에 잘도 오던데 우린 참 어렵게도 도착했다. 일정 맞춰 길 나서기도 어려웠고, 폭우 때문에 중간에 한 번 탈출하고, 오늘 또 이렇게 밤 늦은 시각에 지친 몸 이끌고 엉금엉금 도착했으니...
그래도 황장재에 무사히 도착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이제 다시 짐 챙겨 서울까지 먼 길을 운전해서 돌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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