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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열한번째PART1(외항재~지경고개)-억새꽃 빛나는 영남알프스! 본문
'시나브로'란 말이 있다.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이란 순 우리말이다. "꽃잎이 시나브로 바람에 날려 발밑에 쌓이고 있었다"처럼 쓰이는 말이다. 참 예쁘고 의미 깊은 말 중 하나이다.
사람에게 정(情)이 드는 일도 그러한가 보다. 나는 백두대간(白頭大幹) 종주를 마눌과 함께 하였다. 2년여 긴 여정을 마친 후 마눌은 교회로 방향 선회를 하였다. 백두대간 막바지 우리에게 몰아닥친 삶의 여러 변곡점에 그녀는 흔들리고 있었다. 그 고난에대한 그녀의 선택은 종교였고 나는 여전히 산이었다. 결국 정맥 종주는 혼자서 시나브로 시나브로 다녀야 했다.
그렇게 한남정맥(漢南正脈)과 한북정맥(漢北正脈) 등을 혼자서 종주하였다. 낙동정맥(洛東正脈) 역시 처음에는 홀로 시작하였다. 태백의 피재를 출발해 백병산(白屛山)과 면산(免山) 등을 홀로 넘었는데, 석개재에 이르러 작은 종주팀을 구성하게 되었다. 같은 홀로산꾼인 뚜버기님과 뱌그라님이 그 종주대원이다. 두 분은 용산구청에 함께 근무하는 공직자들인데 홀로산꾼의 인연을 맺어온지 여러 해가 된 옛동무들이다. 같은 시대를 살며 같은 생각으로 같은 목적지를 향해 걷는 이들이라 우리의 정은 꽤 돈독하였다. 무엇보다 맨날 혼자서 산길 헤매다가 동지들이 생기니 산에서 함꼐 하고 함꼐 겪는 여러 일들이 색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혼자 산길 걷다보면 하루종일 만나는 이 하나 없어 입에서 군둥내 날 정도로 입 열어 말할 일이 없다. 그런데 동무들과 도란도란 대화하며 산길 걷다보면 자발적 침묵에 못지 않은 유쾌한 대화의 재미가 넘쳐난다.
그런데 같은 직장의 같은 취미 가진 산꾼들이라도 각자 성격이 다르니 그들이 나와 교류하는 방식은 각각 다르다. 대화만 해도 그렇다. 뚜벅이야 워낙에 외향적인 성격에 활달한 사람이라 말 섞고 정 섞을 일이 많다. 하지만, 뱌님은 과묵하시고 진중한 분이라 이틀씩 같이 산길 걷고 잠을 자도 대화는 늘 한정적이다. 나역시 평소 인간관계에 요란하고 살갑게 접근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 뱌님과는 항상 예의를 바탕에 깐 친밀감이 최선의 표현이었다. 그래도 같이 천리길 낙동의 산길 걷고, 길 잃어 같이 헤매고, 술잔 부딛치는 회수가 늘어 가면서 시나브로 시나브로 말없이 정이 많이 들었던 모양이다.
이번에 우리 낙동 종주대는 계속 이어걷던 산길을 점프해 영남 알프스 구간을 걷게 되었다. 지금 영알에는 은빛 억새꽃 만발하다. 그 은빛 축제에 함께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마침 뱌님이 개인적인 일이 생겨 이번 영알길에 동행하지 못하게 되었다. 대신 같은 홀로 산꾼 동무인 비그쳐님과 솔숲향기님이 예정없이 동행하게 되어 오히려 산행팀은 숫자가 더 불었다. 산행팀 규모 커졌으니 사연도 늘어나고 대화도 많아졌다. 그런데도 이틀 내내 뭔가 허전하고 아쉽고 그런 요상한 기분이 가슴 밑바닥에 흘렀다. 아마도 늘 함께 걷고 함께 고난을 나눴던 동무의 부재(不在) 탓인 모양이다. 평소 서로 살갑게 챙기고 수다스레 대화 나누지 못했어도 서로의 부재가 가져온 허전함은 컷던 모양이다. 사람 사이에 정이 드는 일이 그러한가 보다. 나도 모르게 조금씩 조금씩, 시나브로 물들어 가는 것인가 보다. 그렇게 시나브로 세월이 쌓여 굳은 정이 되는 모양이다. 우리 낙동팀은 아무래도 다대포 몰운대까지 같이 가야 할 것 같다. 이렇게 깊어진 정을 어찌 중간에 허물수 있겠는가? "뱌그라님! 다음 산행부터는 빠지지 마세요! 함께 합시다요! 안계시니 허전해요!"
거리 : 구간거리( 39.4 km), 누적거리(218.1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08년 10월 3,4일, 쇠와 흙의 날 세부내용 : 외항재(10:05) ~ 우성목장 ~ 전망대 ~ 894.8봉(11:12)/길주의 ~ 운문령(12:00)/식사 후 13:00 出 ~ 임도 ~ 전망대/헬기장(14:10)/휴식 후 14:30 出 ~ 쌀바위대피소 ~ 무명봉/전망대 여럿 ~ 가지산(15:50) ~ 헬기장 휴식/알바 ~ 정상 복귀(16:30) ~ 1168봉(17:00) ~ 석남터널갈림길 ~ 갈림길좌틀 ~ 대피소 ~ 석남터널 주차장 갈림길 ~ 석남재 ~ 능동산갈림길 ~ 배내고개(19:50)/배내고개에서 야영 1박.
배내고개(08:50) ~ 샘터 ~ 능선갈림길 ~ 배내봉(09:40) ~ 전망대 ~ 간월산(11:20) ~ 간월재(11:50)/점심 후 12:40出 ~ 1159봉 ~ 신불산(13:40) ~ 신불재(14:00)/휴식 후 14:30出 ~ 신불평원 ~ 영축산(15:40) ~ 샘터 ~ 대피소(16:10) ~ 임도 9번 조우 ~ 지산리갈림길 ~ 철재문 ~ 임도 ~ 골프장 우측 야산 ~ 삼남목장 ~ 도로 ~ 마을길 ~ 포장도로 ~ 황태집 ~ 주유소/35번 도로 ~ 지경고개(18:05).
비그쳐님이 동행해서인지 낙동 내내 비 만나던 우리 낙동팀 이번 영남알프스 구간에서는 이틀 동안 화창한 비그쳐 상태였다. 다행한 일이고 좋은 동무의 선택이었다.
평촌 범계역 앞에서 모두 만나 영동고속도로에 차 올리고 여주에서 중부내륙 고속도로로 바꿔 탔다. 밤길을 달려 달려 문경까지 왔는데 도저히 더 이상 갈 수가 없어 문경휴게소에 차 세우고 정자 속에 집 두 채 세우고 잠을 청했다.
아침에 휴게소에서 먹고 화장 마친 후 다시 출발하여 김천분기점에서 경부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김천, 구미, 대구, 영천 지나 경주 직전에 있는 건천 나들목으로 나와 긴 고속도로 주행을 마쳤다.
다시 20번 국도타고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가니 역시 낙동정맥길인 땅고개를 넘게 되고, 계속 가다가 의곡에서 921번 도로로 갈아타고 길게 내려가면 소고기 요리집이 즐비한 외항고개에 도착하게 된다.
# 이제 고속도로 휴게소 정자는 어디나 우리 집터다.
경주시 산내면에 속하는 외항마을 한 쪽에 주차하고 산행을 준비했다. 그런데 짐 정리를 하다 보니 우모복이 없다. 가만히 생각하니 아침에 문경휴게소에서 세수하면서 화장실에 걸어 둔 것 같다. 없어졌을 거라 생각하고 휴게소에 전화를 해보니 다행히 아직 걸려 있다고 한다.
"음~ 우리나라 많이 좋아졌구만!"
그나저나 산행 준비를 마치니 시각이 이미 10시를 넘고 있다. 워낙 먼 동네라 어제 저녁에 출발을 했는데도 이제야 출발을 할 수가 있다. 10:05. 파이팅을 외치고 산행을 시작했다.
# 인원 보강하고 새롭게 편성된 낙동팀.
외항마을을 출발해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길게 올라 갔다. 우성목장 진입로를 따라 길게 올라 가다가 임도를 버리고 좌측 숲으로 들어갔다.
# 뙤약볕 강렬한 시멘트 길을 올라갔다.
# 돌아보면 외항마을과 고헌산이 보인다.
# 우성목장 곁으로 올라간다.
# 그러다 임도를 버리고 숲으로 올라 간다.
숲으로 들어가 꾸준히 숲길을 밀어 올렸다. 허벅지 앞쪽 큰 근육들이 많이 땡긴다. 자전거 여행 후유증이다. 무리하게 속초까지 자전거 여행을 다녀오고 이곳저곳 자전거타고 돌아 다녔더니 산행 때 사용하는 근육과는 달라 허벅지 근육이 아프다고 난리다.
꾸준히 올라 '전망대'를 만나 아랫쪽 풍경을 감상하다가 다시 한참을 올라 '봉우리'에 올라서는데, 이곳이 역주행시 길주의 구간이다.
# 전망대를 만나 지난 구간을 돌아본다.
# 외항재가 내려다 보인다.
# 길주의 구간인 첫 번째 봉우리.
# 산마늘.
# 용담.
# 구절초.
정상은 우측 뒤에 있다. 아래로 잠시 내렸다가 다시 위로 올려 봉우리에 오르지만, 정상은 아니다. 다시 위로 더 밀어 올려야 '894.8봉'에 오르게 된다.(11:12)
# 894.8봉.
# 가야 할 가지산이 건너다 보인다.
# 앞 구간의 고헌산.
정상은 사방으로 조망이 좋다. 잠시 머물다 좌측으로 내려가는데 운문령까지는 긴 내리막이 이어지고 운문령에서 올라 오는 등산객들을 연신 지나치게 된다. 길게 내려 '운문령'에 도착했다.(12:00)
# 방사형으로 가지를 뻗은 소나무.
# 가야 할 가지산. 높기도 하다.
# 운문령에 있는 폐 건물. 뭔가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높은 산중턱에 있는 운문령.
# 운문령에 있는 포장마차에 들러..
# 표지기들 틈에 내 표지기 하나 같이 매달았다.
# 동동주 한 잔과 국수로 식사를.
운문령은 청도군 운문면과 울주군 언양읍 상북면을 잇는 고갯길이다. 산중턱에 있는 고갯길이지만 지나는 사람, 산행하러 온 사람 등등으로 차량 통행이 많은 편이다.
고개 한 쪽에 있는 포장마차에 들러 동동주 한 잔과 잔치국수로 허기를 달랬다. 술잔 건네고 노느라 무려 한 시간이나 소모했다. 점심 후 포장마차를 나섰다. 도로 건너 넓은 임도를 따라 가지산으로 향했다. 넓따란 임도를 따라 오르는데 뙤약볕이 강렬하다. 임도와 숲을 번갈아 올라가면 임도가 크게 우측으로 휘는 곳에서 쉼터를 만난다.
이곳에서 산길과 임도가 헤어지는데, 사이좋게 두 명은 산길로 가고 두 명은 임도를 따르기로 했다. 산길로 가면 마나게 되는 귀바위는 가지산 가는 오름에 있는 암봉이다. 멀리서 보는 모습이 귀를 닮아 얻은 이름인가 보다. 우리 임도파는 멀리서만 보았다. 임도를 길게 가다보면 조망처가 나와 귀바위, 쌀바위, 가지산, 신불산 등 영남알프스의 산군(山群)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임도를 길게 가서 '넓은 헬기장이 있는 전망대'에 도착했다.(14:10)
# 입체적으로 표현되어 전체 흐름을 실감할 수 있다.
# 운문령에서 임도 따라 길게 올라 갔다.
# 가지산까지는 4.8km를 더 가야 한다.
# 꽃향유.
# 쉼터 갈림길을 만난다.
# 임도를 길게 따른다. 멀리 귀바위가 보인다.
# 귀처럼 생겼나?
# 더 멀리로 가지산이 보인다.
# 능동산과 배내봉, 신불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 가까이 땡겨보면 능동산과 배내봉 사이의 배내고개가 보인다. 오늘 저곳까지 가야 한다.
# 나무데크로 된 전망대를 만난다.
# 영남알프스의 흐름.
# 전망대 옆엔 넓은 헬기장이 있다.
# 울주군 상북면쪽 조망.
# 상북면 덕현리를 땡겨본다.
전망대에 서면 아랫쪽 언양읍 상북면 덕현리쪽으로 시원한 조망을 선사한다. 앞쪽에는 넓은 헬기장이 자리하고 있다. 영남 알프스는 워낙 유명한 곳이라 일반 등산객들이 자주 지나다닌다. 귀바위로 올라갔던 마루금파를 기다리는데, 귀바위와 1117봉을 넘기가 쉽지 않았는지 20분 이상을 기다려서야 모습을 나타낸다. 다시 네 명 모두 집결해서 완전체의 모습으로 길을 나섰다. 넓은 임도따라 한참 진행하면 '쌀바위 대피소'를 만난다.(14:48)
# 마루금파의 귀환.
# 쌀바위 대피소.
# 쌀바위 너머로 가지산이 보인다.
# 쌀바위.
# 접근하기 좋은 곳이라 일반 산객들이 많다.
# 인간의 탐욕을 경계한 전설이 있는 곳이다.
# 산악인의 추모비도 있다.
# 쌀바위 대피소 절벽 위의 실루엣.
# 그림자 보고 인물 알아 맞히기. 누굴까? 실루엣으로 누군지 금세 알 수 있다.
# 절벽 너머 가지산에서 석남터널 위로 흐르는 정맥길과 석남터널로 올라가는 24번국도가 보인다.
쌀바위에는 이제 쌀대신 물만 흐른다길래 가 봤더니 갈수기여서 그런지 병아리 눈물만큼 똑똑 떨어지고 있다. 그래도 조금 받아 쌀바위의 전설과 기를 온몸으로 느껴보았다.
가지산 가는 길은 입구로 도로 나와 우측으로 우회해서 올라가야 하고 오르락 내리락하며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헬기장 하나, 봉우리 몇 개, 전망대 몇 개를 연이어 지난다.
그러다 암릉구간을 치고 오르기 시작하는데, 위로 올라 갈수록 단풍이 서서히 물들고 있다. 한참을 밀어 올려 '가지산 정상'에 도착했다.(15:50)
# 비그쳐님의 뒷모습은 '허위허위' 하나로 표현 가능하다.
# 헬기장을 지나고,
# 전망대도 몇 개 지난다.
# 억새가 익어가기 시작한다.
# 쌀바위를 돌아 본다.
# 쌀바위 대피소도 땡겨본다.
#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 가지산 정상이 가까워진다.
# 가지산 정상을 땡겨 본다.
# 정상까지는 가파르게 밀어 올린다.
# 정상 부근은 단풍이 발갛게 물들고 있다.
# 가지산 정상.
# 나도 한 장. 사진 속 내 모습이 정상석과 결합이 된 듯하다.
가지산은 고헌, 제약, 운문, 신불, 영축, 간월과 함께 영남알프스를 대표하는 일곱 산군(山群) 중 하나이다. 그 이름값이 부끄럽지 않게 사방으로 툭 트인 멋진 조망을 선사한다. 가슴 속이 뻥 둟리는 기분이다. 정말 좋은 산이구나!
정상에서 보노라면 좌측으로 긴 산줄기가 하나 뻗어 있고, 우측으로도 긴 산줄기 하나가 뻗어 나가고 있다. 우측길은 운문산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좌측 산줄기가 정맥길이다.
가지산(加智山)은 지혜를 얻는 산이라는데, 우리는 우둔함을 얻었나 보다. 누군가 우측길이 정맥길이라 앞장서고 모두들 그냥 뒤를 따랐다. 그 아래에 억새가 하얗게 빛나는 멋진 헬기장이 있어 저절로 끌려나 보다.
정상 바로 우측 아래엔 대피소가 있다. 대피소라기보다는 간이 음식점이라는게 어울리겠다. 우측길을 택해 능선길로 내려가다 보니 넓은 헬기장이 나오고 억새가 햇살에 은빛으로 부서지고 있다. "이 좋은 풍광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보따리 풀자. 막걸리도 꺼내고!"
# 정상 좌측의 1168.8봉.
# 운문산으로 가는 산줄기. 정맥길은 아니다. 그런데 저 아래 헬기장까지 갔다 돌아 왔다.
# 지나온 정맥길. 쌀바위와 귀바위, 그리고 그 아래의 임도. 그 너머 894봉 등이 보인다.
# 석남터널 위로 가는 정맥길. 저리로 가야 하는데, 우리는 우측 길로 하산했다.
# 1168.2봉을 올라 좌측으로 떨어져 내려 빙 휘감아 돌아 가야 한다.
# 가지산 대피소.
# 대피소의 견공. 세상 제일 편안한 포즈로 휴식 중이다. 사람이 지나가도 꿈쩍도 않는다.
# 억새꽃 예쁜 헬기장이 나온다.
# 영알의 맛을 제대로 보여 준다.
# 억새꽃 아름다운 정선 민둥산 가 본지가 언제더라?
# 바스락바스락 억새 익어가는 소리가 난다.
# 헬기장에서 정상을 올려다 보고.
# 포즈도 취해 본다.
# 천지기운도 받아 들이고...
# 산상만찬.
# 산동무들과 더불어 마시는 막걸리가 아주 맛나다!
억새꽃이 하 아름다워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헬기장 한 켠에서 점심상 차리고 마음에 점 하나씩 찍었다. 막걸리가 들어가면서 지혜가 돌아 왔나? 지도 꺼내 주변 확인하니 정맥길은 정상에서 좌측으로 가야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어이고~ 큰일날 뻔 했다!!"
보따리 챙겨 정상으로 돌아 갔다. 정상에서 16:30에 다시 출발했다. 좌측으로 암릉길을 길게 내려 안부에 이르고, 다시 길게 밀어 올려 '1168.8봉'에 오른다.(17:00)
# 저쪽 길이 정맥이여!
# "정상으로 돌아 갑시다."
# 정상으로 빠꾸 오라잇!
# 저 길은 운문산 가는 길이고,
# 이 길이 정맥길이다.
# 소망의 돌탑이 햇살에 빛나고 있다.
# 30분을 걸어 1168봉에 오르고, 지나온 가지산을 돌아본다.
이곳에서도 길이 갈라지는데, 정맥은 좌측길로 내려가야 한다. 암릉길을 꾸준히 내려 간다. 이곳은 등로의 훼손이 심하여 눈쌀이 찌뿌려지는 곳이다. 한참을 내려 '나무계단이 있는 갈림길'을 만난다.
# 좌측으로 내려가야 한다.
# 석남터널 지나 능동산으로 가는 정맥의 흐름.
# 석남터널 입구.
# 석남터널 갈림길.
갈림길엔 단체 산행객들이 휴식중이다. 배내고개 가는 길을 물으니 그 중 한 분이 직진해야 한다고 해서 나무계단길을 버리고 직진했다. 한참 진행하는데 다시 갈림길이 나온다. 느낌이 아무래도 이상하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계속 뚜렷한 직진길로 내려가 본다. 그러자 묘지가 나오고 길은 아랫쪽으로 그냥 내려가는 형상이다. 터널 우측의 주차장쪽으로 내려가는 길인가 보다.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 좌측의 희미한 길로 내려 갔다. 잡목을 헤치고 사면을 가로질러 내려가면 능선 마루금에 올라 서게 되고, 나무계단길이 끝나는 곳이 나온다. 결국 '처음 갈림길의 나무계단'으로 내려가면 되는 것이었다. 길을 알려준 단체산객이 고의든 잘 몰랐든 엉터리로 길을 알려준 것이다.
길게 아래로 내렸다가 다시 위로 올라가면 '대피소'가 나온다. 문이 잠겨 있고 이곳 역시 대피소라기 보다 장사하는 곳이다. 잠시후 '석남터널/주차장 갈림길'을 지나고, 계속 아래로 내려 '석남재'에 이른다.
# 폐쇄된 대피소.
# 구급상자가 있다.
# 석남재.
석남재엔 돌탑과 이정목이 서 있다. 능동산까지 3.5km 남았다. 잠시 더 올라 가면 '주차장 갈림길'이 또 나온다. 시각이 많이 늦었다. 이미 땅거미가 지고 있어 각기 헤드랜턴을 준비했다. 이후 계속 오르내리며 진행하는데 석남고개에서 능동산까지는 지도상 1시간 50분 거리다. 이미 캄캄하게 어두운 산길을 꾸준히 오르내리며 진행했다. 거미들이 야간사냥을 준비하느라 쳐둔 거미줄이 얼굴에 계속 휘감딘다.
지형식별은 하지도 못하고 계속 진행했다. 전망대가 하나 나와 잠시 주변을 돌아 보는데, 전방에 능동산이 어둠 너머로 우뚝하고 하늘엔 초승달이 가늘게 흔들리고 있다.
꾸준히 올라 813.2봉으로 여겨지는 전위봉을 넘고 계속 밀어 올려 '능동산 갈림길'에 오른다. 능동산을 다녀올까 잠시 망설이는 동안 좌측 아래에서 헉헉 가쁜 숨소리와 함께 등불 하나가 올라 온다. 홀로 산꾼인데 배내고개 가는 길을 묻는다. "올라온 그 길이 배내고개 가는 길 맞으니 우리랑 같이 내려 갑시다!"
죄측길로 내려갔다. 무릎이 아플 정도로 길고 가파른 내리막이다. 19:50, '배내고개'에 내려 섰다.
# 813.2봉과 능동산.
# 초승달이 떴다.
# 어두워진 후에 도착한 배내고개.
배내고개엔 대산사 샷다님이 기다리고 계신다. 우리가 영남알프스 종주 한다는 말을 듣고 점심때부터 기다리고 계셨단다. 가지산에서 소식 듣고 먼저 뛰어간 뚜벅과 같이 이미 외항재에 있는 내 차도 회수해 두었다.
모두들 반갑게 인사하고 도로 건너 억새풀 자란 넓은 공터로 이동해 야영준비를 했다. 곧이어 이것저것 먹을 것 준비해서 축제가 펼쳐졌다. 산꾼들이야 모이면 당연히 산 이야기, 산사람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잠시후 울산에 사시는 구경쟁이님과 홀로바우님이 선물을 한아름 안고 도착하셨다. 이분들도 우리팀 영알 종주 소식 듣고 위문 공연을 오신 것이다. 구경쟁이님은 3년 남짓한 기간에 1대간 9정맥을 모두 마친 엄청난 집중력과 열정의 소유자다. 홀로바우님은 울산지역의 산악회 대장을 하고 계신 분이다. 두 분 모두 초면인데 과분한 환대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마침 능동산에서 만났던 홀로 산꾼이 우리 곁에서 야영을 하고 있길래 같이 불러서 울산분들이 준비해 오신 엄청난 맛과 양을 자랑하는 전어회무침 파티를 벌렸다.
권커니잣거니 오고가는 술잔과 이야기 속에 산꾼들의 정이 무르익었다. 그러다보니 그 많던 술과 안주가 모두 동이 나고, 울산분들은 고개 넘어 집으로 돌아가시고 우리는 각자 텐트로 들어가 잠을 청하니 시각은 이미 자정을 넘었다.
# 샷다님과 울산분들의 환대속에 배내고개의 밤잔치가 벌어졌다.
# 맛이 기가 막힌 전어회무침.
# 울산의 홀로 바우님.
# 구경쟁이님. 닉과는 달리 구경만 하는 분은 아니더라.
# 그렇게 배내고개의 밤은 뜨겁고 길었다.
다시 한번 샷다님, 구경쟁이님, 홀로바우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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