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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6(축령산/祝靈山)-은근한 매력의 축령산! 본문

산이야기/100대 명산

[100대 명산]6(축령산/祝靈山)-은근한 매력의 축령산!

강/사/랑 2008. 12. 2. 16:32
 [100대 명산]6(축령산/祝靈山)!



이 땅의 산꾼으로 백두대간(白頭大幹)과 아홉 개의 정맥(正脈) 종주(縱走)를 다니면서 우리 땅의 큰 맥(脈)을 두 발로 더듬고 다닌다는 것은 말할 수 없는 큰 기쁨이다. 더불어 그 발걸음의 결과로 거실 벽에 붙여둔 산경도(山經圖)가 점점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바라 보는 것 역시 나름 가슴 뿌듯한 일이다.

 

1대간 9정맥의 종주 산행은 아주 힘든 여정(旅程)이다. 그 여정은 누구의 강요(强要)도 선동(煽動)도 없이 오롯이 혼자의 결정이었다. 그리하여 스스로 기꺼이 감수하는 고행(苦行)이다. 스스로 선택한 고행이라 즐거이 그 고통을 받아들인다.


그러나 즐겁긴 하여도 고통은 고통이다. 그리하여 가끔은 이런저런 회의(懷疑)가 들 때도 있다. 그것은 종주(縱走) 산행(山行)이라는 독특한 산행방식이 가져다 주는 회의감이다. 종주 산행은 산줄기를 더듬어 가는 산행방식이다. 따라서 산의 마루금을 따라 장거리 산행을 하게 된다.


종주 산행은 하루에 열 시간씩 열두 시간씩 쎄가 빠지게 산길을 걷기만 해야 한다. 장거리 산행이라 산행 도중 멋진 경치나 좋은 조망처를 만나도 갈 길이 바빠 스쳐 지나가야 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낙동(洛東)의 주왕산(周王山)처럼 산의 품 속이 멋진 곳을 만나도 정맥길은 산꼭대기로만 지나야 하므로 산의 진면목(眞面目)을 볼 수도 없고, 대간(大幹)의 두타산(頭陀山)과 청옥산(靑玉山)처럼 정작 그 아래 계곡의 아름다움이 더 지극한 곳도 마루금만 걸어야 하는 우리 종주꾼들에겐 딴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그저 본 것이라곤 산길이요, 들리느니 헉헉대는 내 숨소리, 돌아와 생각나는 건 그냥 산길 걸은 기억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런 비유는 좀 극단적인 표현이기는 해도 대부분의 산행길이 그런 방식이다.


무엇보다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강박관념(强迫觀念)이다. 목표는 사람을 초조하게 만든다. 우리 종주 산꾼들은 대간이나 정맥의 완주라는 장기 목표와 당일 분량의 산길이라는 단기 목표가 늘 세워져 있다. 그러다보니 그 세워진 목표가 주는 강박감이 예사롭지 않다.


그리하여 혹시 정맥 못 들어간 주말은 하루종일 찝찝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러다보니 각종 행사나 경조사에 불성실해지기 쉽다. 목표는 원래 한정(限定)이 없다. 이 땅에는 백두대간과 아홉 개의 정맥 외에도 15여 개의 기맥과 지맥이 더 있다. 이렇게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후다닥 1대간 9정맥을 다 걷는다 한들 보나마나 또 기맥이나 지맥에 사로잡힐 거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여러 회의감(懷疑感)에 사로잡히다 보니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종주 산행 방식에 근본적 의문이 들 때가 가끔 있다. 그래서 이제부터 정맥은 한 달에 한두 번만 가고, 나머지 주말은 그야말로 물 좋고 산 좋은 곳에 가서 야영도 하고, 맛난 것도 해 먹고, 책도 좀 보고, 편안한 휴식도 하고 그럴 작정을 하였다.

 

요즘 우리네 종주 산꾼들 카페에서 정주산행(定住山行)이니 백패킹이니 하는 말들이 자주 들리기도 한다.  찾아보니 이곳저곳 자연 휴양림도 많고 잣나무 숲이나 편백 숲도 많다.

 

그리하여 그 계획의 첫 번째 야영지로 축령산(祝靈山)을 선택했다. 축령산은 잣나무 숲이 유명한 곳이다. 잣숲은 피톤치드의 원천이다. 축령 잣숲은 피톤치드 샤워하기에 안성맞춤이라 이번 주말에 축령에서 몸과 마음을 청량하게 재충전하기로 하였다. 


축령산은 남양주 수동면과 가평 상면 경계에 있는 산이다. 바로 이웃에 있는 서리산과 연계 산행을 해도 다섯 시간이면 충분한 산이다. 두 산 모두 잣나무숲이 일품이어서 야영지로는 그만이고 백패커들 사이에 성지처럼 알려진 곳이다.

 

홀로 산군 주막에 같이 갈 사람이 있나 의사타진을 했는데, 내 인간성이 나빠서 그런지 술 못 먹는 산꾼하고 같이 산에 가봐야 재미없어서 그런지 입질이 전혀 없다.


홀로 야영으로 방향 잡고 준비하는데, 웬일인지 마눌이 같이 가겠다고 나선다. 따라서 대중교통으로 가려던 계획을 변경해서 오랜만에 자동차 운전해서 마눌과 같이 축령산 야영길에 나섰다.

 

"피톤치드도 좋지만 잣나무 숲에서 마시는 막걸리는 어떤 맛일까?" 궁금타!

 

 

은근한 매력의 축령산!


일시 : 2008년 12월 1, 2일. 해와 달의 날.

세부내용 : 축령산 자연 휴양림에서 야영 ~ 제 1주차장 ~ 암벽 약수 ~ 수리바위 ~ 남이바위 ~ 축령산 ~ 절고개 ~ 잔디광장 ~ 임도 ~ 임도삼거리 ~ 제1주차장.


원래 계획은 토요일 밤에 야영하고 일요일에 산행하는 걸로 했었는데, 요즘 받고 있는 교육의 리포트 작성이 늦어져서 토요일 야영은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뒷날, 느긋하게 오전내내 집에서 뒹굴다가 교회 다녀온 마눌과 합류해서 집을 나섰다. 외곽순환도로 타고 성남, 송파, 하남 지나 퇴계원 나들목으로 나갔다. 일동 방향으로 가다가 진건나들목에서 46번 도로 타고 춘천 가평 방향으로 우틀한다.


호평터널 지나 평내, 호평 방향으로 빠져나와 경춘로 마석방향으로 좌틀하여 꺾는다. 다시 천마산 입구에서 가평, 수동 방향으로 좌틀하여 너구내고개에서 387번 지방도 현리, 수동방향으로 좌회전한다. 그렇게 길게 가다가 가양교에서 우측으로 갈라지면 축령산 입구가 나온다. 복잡하고 먼 길이다.



축령산/祝靈山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과 가평군 상면 경계에 있는 산. 높이 879m로, 조종천과 수동천 사이에 솟아 있다. 산기슭에 잣나무숲이 울창한 자연휴양림과 조선시대 남이 장군이 심신을 수련했다는 남이바위, 수리바위 등의 기암이 있다. 가평군 상면 산기슭에는 아침고요수목원이 있다. 산행은 자연휴양림을 통해서만 할 수 있다.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를 지나 휴양림을 벗어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능선에 올라 수리바위를 지나 30여 분 더 올라가면 남이바위가 나오고 남이바위에서 칼날 같은 바위능선을 타면 정상이다. 정상에는 돌탑이 있고, 운악산과 청우산·천마산·철마산·은두봉·깃대봉 등이 보인다. 정상에서 절고개와 골짜기의 잣나무숲을 지나 다시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로 내려오거나, 절고개에서 직진하여 서리산(상산)에 올랐다가 다시 되돌아 관리사무소로 내려올 수 있다. 정상에서 아침고요원예수목원이 있는 상면의 임초리로 가는 2개 등산로는 모두 폐쇄되었다. 찾아가려면 마석 터미널이나 마석역에서 축령산행 버스를 타고 자연휴양림 입구인 외방리에서 내린다. 승용차로 가려면 청량리에서 망우동을 지나 구리시에서 6번 국도를 타고 도농을 지나 46번 경춘국도로 금곡과 마석, 입석을 지나 외방리 자연휴양림 입구로 간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축령산 개념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축령산 자연휴양림 매표소에 도착하니 입장료를 내라고 한다. 야영한다고 했더니 한파주의보 내려 추워서 야영은 힘들다고 만류한다. "괜찮소.  물 구할 장소나 알려 주시오!" 동절기라 수도와 화장실들을 폐쇄했다고 물은 입구 좌측의 무당벌레 화장실에서 받으란다.

 

입장료, 주차료, 야영데크 사용료로 9,000원 지불하고 올라갔다. 무당벌레 화장실은 난방이 되고 있어 훈훈하다. 풍찬노숙하는 야영보다 이곳에서 자리 깔고 자면 찜질방 효과가 나겠다.

 

화장실 물이라 쬐끔 찝찝한데, 지하수 물이어서 식수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다시 입구로 나와 제1주차장에 주차하고 짐챙겨 잣나무 숲에 있는 야영데크로 갔다. 

 

일단 텐트부터 설치했다. 얼마 전 '바우데 울트라 호간' 텐트를 인터넷에서 내렸는데, 오늘은 그 필드 테스트를 해볼 작정이다. 그동안 몽벨 마이티 돔과 몽벨 1인용 다이아몬드, 그리고 이 바우데 호간 셋 사이에서 고민을 했었다. 집에 텐트가 몇 개 있지만  무겁거나 결로 현상이 많아서 야영할 때마다 불만이 많았던 탓이다.

 

나에게 제일 필요한 스펙은 첫째, 가벼울 것, 둘째, 결로가 없을 것, 셋째, 너무 고가가 아닐 것이다. 그런데 마이티 돔은 가볍고 자립성도 있고 검증된 제품이지만 고가에다  결로가 있다고 한다. 다이아몬드는 제일 가볍고 설치가 간편해 필이 꽂히던 녀석인데 역시 결로가 심한 편이고...

 

그러다 지난번 영남알프스 할 때 배내고개에서 야영을 했는데 솔숲향기님이 이 바우데 호간을 가지고 왔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내 던지기 텐트와 샷다님의 반포텍은 내부 결로는 없었지만 텐트 외부가 이슬로 젖어 있었는데, 바우데 호간은 겉과 속 모두 뽀송뽀송했었다. 새벽에 이슬이 많이 내렸는데 모두 흘러 내렸거나 쉬 말라 버렸나보다.

 

무게도 풋 프린트 포함 풀 세트가 1.7kg 수준이니 만족할 만하다. 그래서 호간으로 마음을 굳히고 인터넷 뒤져 정가보다 좀 싸게 구입했다.

 

그 넘을 처음으로 축령산 야영장에서 설치를 해보니, 일단 처음 설치해 보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설치하는데 시간이 좀 많이 걸린다. 무게 줄이느라 팩도 경량으로 해서 땅에 박을 경우 쉬 휘어질 것 같다.

 

어쨌든 일단 설치를 해 두니 오랜지 색 텐트가 이쁘기는 하다. 마눌은 안을 들여다 보더니 "이렇게 좁아서 어떻게 둘이 자요?" 걱정을 한다. 이 사람아, 이 정도면 빌라일세! 하지만, 실제로 2인용으로는 좀 심하게 좁다.

 

 

 

# 간만의 야영이라 기분이 상큼하다.


  

        

# 이 밤 넓은 야영장엔 오직 우리 둘 뿐이다. 하긴 한파주의보 내린 이 추운 겨울밤에 야영하겠다고 덤비는 사람이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 마눌은 백두대간 종주 졸업한 이후 몇 년 만의 야영이라 많이 부담스러워 했다.

 

        

# 그런데 내일 모레가 우리 결혼기념일이란다. 어이쿠~ 깜빡했는데...




축령산 휴양림의 넓은 야영장엔 인적 하나 없고 오직 우리 둘 뿐이다. 하긴 이 한파 강한 추운 겨울에, 그것도 일요일 저녁에 누가 바람 찬 야영장을 찾겠는가? 어쨌든 난 이 한적함이 좋다.


저녁 끟여 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니 왕의 밥상이 따로 없다.
처음 계획대로 한적한 숲에 들어갔으면 모닥불 곁에 별구경도 가능했을 텐데...

 

식사 도중에 도둑고양이들이 음식냄새를 맡고 몇 차례 찾아왔다. 기겁을 하는 마눌 달래고 고양이들 쫓아내고 음식들은 잘 싸서 배낭 속에 패킹했다.

 

저녁 먹고 차 한 잔까지 마시니 아~~조타!! 그런데 이제 뭐하냐? 집에서는 잘 생각도 못할 시각이고  사무실 나갈 때는 퇴근할 생각도 못할 시각에 잠자리에 든다.

 

마눌은 에어매트에 몽벨 슈퍼 스트레치 다운허그로 눈구덩이에서도 걱정없게 빵빵한 잠자리를 만들어 주고, 난 빨래판 매트에 봄가을용 700g짜리 구스다운으로 채비를 했다. 마눌용으로 동계용 침낭 하나 더 사야겠다. 그래도 안에 침낭 라이너 하나 집어 넣고 우모복 입고 누우니 추운 줄은 모르겠다.


마눌은 처음엔 춥다 그러더니 나중엔 덥다고 겉옷 다 벗고 얇은 옷으로 잔다. 한참을 자고 일어 났는데 아직 새벽 1시에 불과하다. 평소 집에서는 이제 자려고 폼 잡을 시각이다. 입구쪽 데크에 누군가 우리 자는 동안에 텐트 한 동을 세워 두었다. 동지가 생겼다. 


두어 차례 더 자다 깨다를 반복하고 날이 밝는 걸 확인하고 잠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아침에 확인하니, 역시나 결로는 전혀 없다. 텐트 겉면도 뽀송뽀송하다. 바우데 호간은 둘이서 자기엔 좁은 것과 자립이 되지 않는 것만 제외하면 충분히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텐트이다. 비바람 칠 때 어떨지는 나중에 다시 테스트를 해 봐야겠다.

 

잣나무 숲에서 자고 났더니 기분이 상쾌하다. 몸도 어디 찌뿌드 한 곳이 없이 가볍다. 누룽지 끓이고 어묵탕 끓여 아침 먹고 나니 배도 든든하다.

  

  

                               

# 상쾌한 잣나무 숲의 아침.


 

# 필드 테스트를 마친 바우데 호간, 일단은 합격점을 줄 만 하다. 


  

아침 끓여 먹고 철영해서 산행 출발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런? 이게 뭐야? 구라청에선 오늘 날씨가 맑다고 했는데?

 

얼른 배낭 메고 주차장으로 달려 내려 갔다. 입구에 막영했던 젊은 친구도 얼른 짐 챙기더니 주차장으로 내려온다. 그냥 집에 돌아가기는 너무 아쉬워서 차 안에서 음악 들으며 기다렸다. 구라청에 확인하니 흐리고 지역에 따라 비가 한차례 오기도 하겠단다. 어제는 왜 그걸 몰랐냐?

 

젊은 친구는 그냥 귀가해 버리고 우리는 30여 분 더 차 안에서 기다렸다. 이윽고 비가 그쳤다. 일단 비 맞을 각오하고 산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짧은 거리라 마눌은 그냥 빈몸으로 우산만 하나 챙기고 도시락과 물 챙겨 배낭 하나에 넣고 길을 나섰다.

 

 

 

        

# 주차장 바로 위에 갈림길이 있다. 좌측길은 서리산, 우측길은 수리암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다. 비온 뒤라 땅이 젖었다.


 

  

 # 잣나무숲 야영장 길로 올라 갔다. 


  


# 마눌은 우리 동네에 있는 수리산처럼 편안하다고 산책하는 기분으로 올라간다. 하지만, 나중에 산행 마치고는 자기가 자만했다 털어놓았다.


          

# 한차례 위로 밀어 올리면 암벽약수가 나온다.


 

        

# 물이 졸졸 나오는 형태가 아니라 한방울 한방울 맺혀 떨어지는 형태의 약수이다. 그 물을 우유통에 모아 마시게 해 두었다. 참으로 귀한 약수이다. 그래서인지 물맛도 달고 귀하다.


                               


# 잠시 더 오르면 능선 마루금에 이른다. 산길은 이곳에서 좌틀해서 밀어 올리게 된다.


  

 # 밧줄 구간이 나타났다. 마눌은 백두대간 졸업 이후에 처음으로 밧줄을 탔다.


 

        

# 능선길 따라 위로 올라 가면 수리바위가 나타난다. 


 


# 끝이 갈라지기 까지 해서 완벽한 수리의 부리 모양을 보여준다.


 

 # 그런데 정말로 수리 한 마리가 바위 위에서 날아 오른다. 수리의 입 모양을 닮았을 뿐 아니라 정말로 그 바위 위에 수리가 둥지 틀고 살기도 하나보다.


  


# 수리 바위 위에서 사진 한 장 남겼다.


 


 #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하늘이 벗겨진다.


 

 

# 수리바위의 조망. 가평 방향의 조망이다.


 

 

# 좌측 위로 남이바위가 위용을 드러낸다. 


 

 

 # 서리산과 그 너머로 포천과 가평 경계에 있는 주금산의 모습이 보인다.


  


# 다시 두어 차례 더 밧줄을 탔다. 정상부는 바위가 발달한 산이다.


 

 

# 멋진 소나무 두 그루 나란히 수백년 세월을 겪어 왔다.


  

# 남이바위 근처에 가자 잔설이 군데군데 나온다. 이때만 해도 지난 첫눈이 아직 덜 녹았구나 했다.

 

 

 

# 그러더니 슬슬 빙판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 전망 좋은 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저 아래 수리바위가 내려다 보인다. 

 

 

  

# 설정샷 한 방 날리고.

 

 

  

# 그러다 드디어 눈길이 나타났다. 눈을 예상하지 못해 아이젠을 준비하지 못했는데, 눈이 얼어붙어 아주 미끄럽다.

 

 

  

# 남이바위에 오른다. 그런데 날씨마저 다시 흐려지며 바람이 강하게 일어난다.

 

 

 

# 가평쪽 人間世.


 

# 남이바위는 남이장군이 무예를 닦던 곳이다. 白頭山石磨刀盡(백두산석마도진)이요, 豆滿江水飮馬無(두만강수음마무)라! 소년장수의 기개가 느껴진다.

 

 

  

# 남이장군의 기개를 흉내낸 강/사/랑의 설정샷.

 

 

  

# 눈이 얼어붙은 날등을 걸어 855봉을 향했다.

 

 

  

# 건너편의 눈 덮인 산줄기들.

 

 

 

# 855봉과 뒤쪽의 축령산 정상.

 

 

  

# 얼어붙은 눈 때문에 엉금엉금 도착한 855봉 헬기장.

 

 

 

# 태극기 휘날리는 축령산 정상. 진눈깨비가 내리고 있다.


 

# 855봉 헬기장.

 

 

 

축령산 정상까지는 그야말로 엉금엉금 기어서 올랐다. 이제 겨울산은 아이젠이 필수다. 특히 오랜만에 산행길에 나선 마눌은 빙판길에 고생을 많이 했다. 동네 뒷산처럼 편하다고 했던 걸 후회한단다. 산에 대해 너무 오만했노라고... ㅎㅎㅎ


생각보다 어렵게 오른 축령산 정상엔 돌탑과 정상석, 그리고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축령산은 일명 '비룡산(飛龍山)'이라고도 한다.


축령이란 이름은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와 관련이 있다. 이성계가 이 산에 사냥 왔다가 짐승을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한다. 그런데 몰이꾼들의 말이 이 산은 신령하니 산제를 올려야 한다고 하여 이튿날 정상에서 제를 지낸 후 사냥을 했다고 해서 '축령산(祝靈山)'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싱거운 산 이름 유래이다.


제를 지내는 산이라 축령(祝靈)이니 우리도 제(祭)를 지내야 하지만, 그냥 정상의 돌탑 끌어안고 가슴깊이 축원을 올리는 걸로 대신하였다.

 

날씨 좋았으면 사방 조망이 훌륭했을 텐데 진눈깨비가 떨어지는 스산한 날씨에 조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잠시 주변 조망 감상하고 바람을 피해 정상을 물러났다. 정상에서 점심 먹기로 했지만, 바람 때문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

 

 

 

# 축령산 정상에는 돌탑과 정상석, 그리고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 바람이 강해 오래 서 있지 못했다.

 

 

 

# 안뇽!!

 

 

 

# 축령산과 이어져 있는 서리산. 저 서리산에도 좋은 잣나무숲이 있다.

 

 

 

# 가평쪽 산줄기들.

 

 

 

# 주변 개념도.



축령산 하산길은 이 시기 최악의 등로 상태이다. 북사면이라 눈이 전혀 녹지 않았고 사람들이 다니면서 꽁꽁 얼어 붙었다. 엉덩이를 완전히 땅에 깔고 한걸음 한걸음 미끄러지듯이 내려가야 했다. 몇 번이나 발라당 자빠져서 나뒹굴어야 했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어찌나 힘을 주었던지 종아리와 허벅지가 팍팍하게 땡긴다. 그렇게 엉금엉금 기어서 절고개에 도착했다.



# 절고개에 가까워서야 겨우 걸을만 하다.

 

 

 

 

# 그러나 다시 가파른 빙판길을 만나 줄 잡고 바둥거려야 했다.

 

 

 

 

# 절고개를 거쳐 서리산에 이르는 넓은 방화선이 나타난다.

 

  

 

# 또 한차례 자빠링을 반복하며 내려 간다.

 

  

 

# 건너편 서리산. 저길 다녀 와야 하는데, 준비 부족한 오늘은 생략.

 

  

# 절고개. 이 근처는 잣나무 숲이 많아 야영할 곳이 많다.

  

 

 

# 하늘 높이 치솟은 잣나무 숲으로 내려갔다. 숲속이 컴컴하다.


 

# 수령 60년이 넘은 잣나무들이다.

 

  

 

# 한참 내려가면 잔디광장이 나온다. 단체 야영하기에 딱인 곳이다.

 

  

 

# 통나무 집이 있어 쉬기도 야영하기도 좋다. 텐트도 필요 없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 이곳의 잣나무들은 모두 대단한 위용을 자랑한다.

 

 

 

 

# 저 통나무 집에서 하룻밤 자면 딱이겠다.

 

 

 

잔디광장을 지나 아래로 한참 내려가면 포장된 임도를 만나게 됩니다. 임도 따라 룰루랄라 내려가다 임도 삼거리를 만나고, 계속해서 내려가면 산림박물관, 잣나무숲 야영장을 지나 처음 출발했던 야영장 갈림길에 도착한다.

  

 

# 산 좋고 물 좋은 모든 조건을 갖춘 산이다.

 

 

# 잣나무 숲속에 통나무집과 야영데크들이 많다.

 

 

# 주차장에 홀로 외로운 내 애마.


 


난데없는 비와 눈 때문에 미끄럽고 위험한 산행이었지만, 오랜만에 마눌과 같이 야영하고 산행을 하여 기쁨이 컷다. 무엇보다 시간에 쫒기지 않고 느긋하고 여유롭게 야영과 산행을 즐길 수 있어 좋은 하루였다.

  

축령산은 산림청에서 지정한 100대 명산에 포함된 산이다. 하룻밤 그 품에 머물며 돌아보니 사람을 위압하지 않고 포근하게 감싸주는 안온한 산이었다. 그러면서도 곳곳에 역사 어린 이야기와 아기자기한 맛이 이곳저곳에 충만하여 100대 명산으로 손색이 없었다. 은근히 매력적인 산이었다.

 

다음에 동료 산꾼들과 함께 꼭 다시 야영하러 찾고 싶은 산이다. 가족 단위로 여유롭게 쉴 수 있는 곳으로 강추하고 싶은 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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