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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5(지리산/智異山)-가을 속의 겨울산,지리산!! 본문

산이야기/100대 명산

[100대 명산]5(지리산/智異山)-가을 속의 겨울산,지리산!!

강/사/랑 2008. 11. 19. 00:13
 [100대 명산]5(지리산/智異山)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4.19가 나던 해 새밑 / 우리는 오후 다섯시에 만나 /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 불도 없이 차가운 방에 앉아 / 하얀 입김 뿜으며 / 열띤 토론을 벌였다 / 어리석게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 정치와는 전혀 관계없는 무엇인가를 / 위해서 살리라 믿었던 것이다 / 결론 없는 모임을 끝낸 밤 / 혜화동 로터리에서 대포를 마시며 / 사랑과 아르바이트와 병역 문제 때문에 / 우리는 때묻지 않은 고민을 했고 /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노래를 /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노래를 / 저마다 목청껏 불렀다 / 돈을 받지 않고 부르는 노래는 / 겨울밤 하늘로 올라가 / 별똥별이 되어 버렸다 / 그로부터 18년 오랜만에 / 우리는 모두 무엇인가 되어 / 혁명이 두려운 기성 세대가 되어 / 넥타이를 메고 다시 모였다 / 회비를 만 원씩 걷고 / 처자식들의 안부를 나누고 / 월급이 얼마인가 서로 물었다 / 치솟는 물가를 걱정하며 / 즐겁게 세상을 개탄하고 / 익숙하게 목소리를 낮추어 / 떠도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 모두가 살기 위해 살고 있었다 / 아무도 이젠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 적잖은 술과 비싼 안주를 남긴 채 / 우리는 달라진 전화 번호를 적고 헤어졌다 / 몇이서는 춤을 추러 갔고 / 몇이서는 허전하게 동숭동 길을 걸었다 / 돌돌 말은 달력을 소중하게 옆에 끼고 / 오랜 방황 끝에 되돌아온 곳 / 우리의 옛사랑이 피 흘린 곳에 / 낯선 건물들 수상하게 들어섰고 / 플라타너스 가로수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 아직도 남아 있는 몇 개의 마른 잎 흔들며 / 우리의 고개를 떨구게 했다 / 부끄럽지 않은가 / 부끄럽지 않은가 / 바람의 속삭임 귓전으로 흘리며 / 우리는 짐짓 중년기의 건강을 이야기하고 / 또 한 발짝 깊숙이 늪으로 발을 옮겼다.

 

- 김광규 

 


김광규(金光圭)시인은 4·19세대이다. 41년 생이니 4·19 혁명이 나던 1960년에는 스무살이었다. 4·19혁명(革命)은 순진하지만 열정적(熱情的)이었던 젊은이들이 부패한 정치 권력을 몰아내고 새로운 세상을 열고자 피를 흘린 민주주의의 역사이다.


그러나 민주의 역사(歷史)는 순진한 열정의 노래로 이뤄지지 않는다. 역사는 혁명(革命)과 반동(反動), 선동(煽動)과 맹목(盲目), 권모(權謀)와 술수(術數), 이합(離合)과 집산(集散), 변절(變節)과 배신(背信) 등 온갖 아수라의 진창 속에서 밑바닥 민중(民衆)의 피와 땀과 눈물을 먹고 자라난다.


애초에 그들이 추구했던 민주주의라는 것이 절대선(絶對善)은 아니다. 민주주의 역시 무수한 모순(矛盾)을 내포하고 있어 그토록 원하던 민주화를 이루어도 세상은 반드시 바람직한 방향으로만 발전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시간(時間)이 변수(變數)이다. 시간은 사람을 오랫동안 순진하게 두지 않는다. 시간은 열정(熱情)을 쉬 빛바래게 만든다. 시간의 수레바퀴에서 자유로운 인간은 없다. 그리하여 모두들 변한다.


유신시대 마지막 여름에 쓴 이 시는 그 해 '창작과 비평'에 게재 되었다. 시(詩)는 소시민(小市民)으로 변한 4·19 세대의 자의식(自意識)과 자기 반성(反省)을 주제로 하고 있다. 김광규 시인의 시는 일상적(日常的) 언어로 구성되어 있다. 내 이야기이고 우리 이웃의 언어이다. 그리하여 쉽게 읽혀지고 이해된다. 하지만 그 속에 깊은 울림이 있다.


4·19세대의 젊은이들은 그들의 순수한 열정만으로 혁명이 이루지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역사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를 때가 많다. 준비없이 감행된 혁명은 반동(反動)을 불러 일으켰다. 그후 오랫동안 역사는 419의 열정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그리고 그 세대는 모두 중년이 되었다. 세월 흘러 다시 만난 시인과 친구들은 순수한 이상주의자에서 초라한 현실주의자가 된 자신들을 발견하였다. 더이상 혁명을 노래하지 못하는 그들은 월급과, 뱃살과 자식들을 걱정하다 헤어졌다. 혁명은 이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같은 것이 된 것이다.


누구나 그렇다. 그들 세대만 그런 것이 아니다. 386 세대인 강/사/랑도 그러하였다. 우리의 젊은 날도 순수한 열정의 소용돌이였다. 시대는 암울했고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모임에서 집회에서 학교에서 거리에서 술집에서 우리는 울분하였고 고함질렀고 노래불렀다.


그러나 우리도 똑 같았다. 우리에게도 시간은 공평했다. 순수함은 사라지고 열정은 바래졌다. 우리도 이제는 중년의 뒤안길을 걷고 있는 몸이 되었다. 생활의 늪은 깊고 광범위하다. 그 늪에서 발 뺄 재간은 없다. 그리하여 우리에게도 이상과 사랑은 이제 희미한 옛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내 고향 진주(晋州). 내 젊은 날의 애환이 골목골목 어려 있는 곳. 가난하고 암울했던 내 젊은 날. 참 많이도 외롭고 쓸쓸하고 추웠던 시절이다. 쓴 소주 한 잔의 취기(醉氣)를 빌어 바락바락 악을 써보기도 하고, 전봇대 붙잡고 머리 찧으며 발악도 해봤지만, 시대도 민중도 민주화도 내게는 모두 쓸쓸한 이야기였다.

 

이제 세월 흘러 보수화된 정신 이끌고 찾은 고향. 이 골목 저 골목 돌아 다녀보지만 이제는 또다른 쓸쓸함이 내 어깨를 짓누른다. 모든 것이 낯설고 쓸쓸하였다. 내 청춘의 골목길도 이제는 더이상 나의 길이 아니었다. 더이상 그 골목에서 부를 노래는 없었다.


그리하여 낯선 이방인의 마음으로 남강변에 서니,

떠오르는 한마디.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가을 속의 겨울산, 지리산!!


일시 : 2008년 11월 17일 달의 날.
산행코스 : 중산리(07:10) ~ 중산리 매표소 ~ 로타리산장 ~ 법계사 ~ 개선문 ~ 천왕샘 ~ 천왕봉
(11:25)/점심식사 ~ 통천문 ~ 제석봉 ~ 장터목 산장 ~ 제석단 ~ 소지봉 ~ 참샘 ~ 하동바위 ~ 백무동 매표소(15:25).  

총 소요시간 8시간 15분

2008년 11월 16일. 해마다 연례행사로 하는
시제 모시러 고향 진주에 들렀다. 평소 지연, 혈연, 학연 그딴 것에 그다지 신경 쓰고 사는 성격은 아닌데 제사나 가족모임, 시제 등은 한번도 빠지지 않고 다 참석했다. 아마도 내가 착한 아이로 자라서 그런모양이다.

 

오랜만의 고향길이라 친구들도 만나고 옛추억에도 잠겨 보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진주에 도착해서 잠시 옛 골목 몇 군데 돌다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더이상 그 골목길은 나의 길이 아니었고 그곳에서 내가 부를 노래는 없었던 탓이다.  그리하여 인간세를 벗어나 산으로 스며들기로 마음 정했다.


일단 호남정맥하고 지리산을 후보로 고민하다가, 진주 어느 골목에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길게 드리우고 잠시 방황하다 보니 6시 30분 전주행 막차가 끊겨 버렸다.

 

결국 행선지는 지리산. 첫차를 타려면 누나댁보다는 찜질방이 낫겠다 싶어 시외버스 터미널 앞에 있는 찜질방에 들어 갔다.  뜨끈하게 담궜다 밖으로 나와 머리 털고 있는데, 누군가 웃으면서 다가온다.

 

"아니, 이게 누구십니까?" 열성적으로 정맥 종주를 하고 계신 같은 홀로 산꾼 계백님이다. 세상 참 좁다. 천리 먼길 진주 땅에서 같은 산꾼을 만나다니!

 

그는 낙남정맥 종주하러 진주로 오셨다 한다. 내일 각자의 일정이 있는 지라 술 한 잔 나누지 못하고 잠시 담소 나누다가 찜질방으로 올라가 잠을 청했다.

 

새벽 5시에 기상. 계백님과는 서둘러 준비하느라 변변케 인사도 못하고 헤어졌다.  콩나물 해장국 한 그릇 먹고 6시10분 중산리행 첫차를 타고 지리산으로 향했다.



지리산/智異山

경상남도 산청군·하동군 ·함양군, 전라북도 남원시, 전라남도 구례군에 걸쳐 있는 산. 높이 1915m이다. 신라 5악의 남악으로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하여  지리산(地理山)이라 불렀고, 또 ‘멀리 백두대간이 흘러왔다’하여 두류산(頭流山)이라고도 하며, 옛 삼신산의 하나인 방장산(方丈山)으로도 알려져 있다. 남한 내륙의 최고봉인 천왕봉(1915m)을 주봉으로 하는 지리산은 서쪽 끝의 노고단(1507m), 서쪽 중앙의 반야봉(1751m) 등 3봉을 중심으로 하여 동서로 100여 리의 거대한 산악군을 형성한다. 천왕봉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주능선을 중심으로 해서 각각 남북으로 큰 강이 흘러내리는데, 하나는 낙동강 지류인 남강의 상류로서 함양·산청을 거쳐 흐르고, 또 하나는 멀리 마이산과 봉황산에서 흘러온 섬진강이다. 이들 강으로 화개천, 연곡천, 동천, 경호강, 덕천강 등 10여 개의 하천이 흘러들며 맑은 물과 아름다운 경치로 ‘지리산 12동천’을 이루고 있다. 지형은 융기작용 및 침식·삭박에 의해 산간분지와 고원·평탄면이 형성되어 있고 계곡은 깊은 협곡으로 되어 있다. 최고봉은 섬록암(閃綠岩)으로 되어 있고 주변은 화강암·화강편마암의 지질이 넓게 분포되어 있다. 화엄사, 천은사, 연곡사, 쌍계사 등 유서 깊은 사찰과 국보·보물 등의 문화재가 많으며, 800여 종의 식물과 400여 종의 동물 등 동식물상 또한 풍부하다. 1967년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되었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지리산 개념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내 고향 진주. 남강은 오늘도 유장히 흐르고 있다.


 

  

# 강낭콩꽃 보다 더 푸르다던 강물 위엔 연인들의 뱃놀이 한가롭다.


 

 

# 촉석루. 가을빛 물들어 있다. 젊은 시절 저 강물 바라보며 낚시 참 많이도 했다.


 

 

까무룩 졸았다 눈 뜨니 어느새 중산리 주차장이다. 지리산 산행에 나선 듯한 대여섯 명과 함께 짐 챙겨 내리는데 휘 ~잉 찬바람이 덤벼든다.

 

저멀리 천왕봉이 아침 햇살을 받아 밝게 빛나고 있다. 중산리 상점들은 아직 기상 전이다. 이곳에서 매표소까지는 20여 분 아스팔트 길을 걸어 올라야 한다. 허위허위 급할 것 없는 걸음으로 주변 경치 구경하며 경사로를 올라간다.

 

주차장에서 매표소에 이르는 길 주변은 이제 단풍이 한창이다. 청명한 가을 아침의 지리산 길은 절로 콧노래가 나오게 만든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참 복받은 사람들이구나 싶다. 멋지게 지은 펜션에서 안주인이 아침 준비하는지 부지런히 왔다갔다하는 모습이 보인다.

 

구불구불 한참을 올라 매표소에 도착했다. 일용할 양식을 위해 부지런히 일찍 문을 연 가겟집에 들러 막걸리 한 통과 간식거리들을 샀다.

  

         

# 중산리 주차장. 지리산은 잠에서 깨었는데 사람들은 아직이다.


  

 

# 두루님은 이곳저곳 많이도 드나들더니 이곳에도 흔적을 남겼다.^^


 

  

# 국수봉 줄기는 시나브로 불타는 중이다.


 

  

# 들머리를 향해 올라 가다 중산리 쪽으로 돌아보았다.


 

 

  

# 천왕봉을 올려다 본다. 아랫쪽은 단풍이 한창인데, 저곳 정상 부근은 가을 냄새 사라졌다. 


 

  

# 가을아, 오면 가지 말아라!! 오래 그 자리에서 불 타거라!


 

 

막걸리 챙기고 있는데 가겟집 주인이 빨리 나가서 저 미니버스를 타라고 한다. 밖을 보니 매표소 입구에서 막 미니버스 한 대가 출발하려 하고 있다. 엥? 웬 버스?

 

엉겁결에 뛰어나가 버스에 올라타니 법계사 측에서 절을 방문하는 신도들을 위해 운행하는 버스이다. 순두류로 이르는 임도를 통해 청소년 학습 수련원 앞까지 간다고 한다. 지리산 와서 버스 타 보기는 처음이다. 어쨌든 엉겹결에 20여분 시간 벌었다. 


버스는 구불구불 임도를 올라 수련원 앞에 산객들을 내려 놓고 돌아 내려갔다. 진주에서부터 같이 버스를 타고 온 대여섯 명과 함께 좌측 산길로 올라갔다.

 

시작은 아주 완만하고 편안하다. 칼바위, 망바위 계곡으로 오르는 것보다 여러모로 편안한 길이다. 그러나 지리산이 어디 그리 만만한 산인가? 금세 경사가 급해지더니 빡쎄게 밀어 올리게 한다.

 

초보자가 낀 한 팀은 뒤로 처지고, 홀로 온 용감한 아가씨는 씩씩하게 앞장서 잘도 간다. 중년 부부팀도 처음에는 보조 맞춰 잘 오르더니 점점 뒤로 처져 뵈질 않는다.

 

지리산 냄새 맡으며 낑낑 오르니 어느새 '로타리 대피소'가 모습을 드러낸다. 마눌하고 2005년에 다녀 갔으니 만 3년 만에 와 보는 셈이다.

 

 

        

# 20여 분 시간 절약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 중산리 계곡처럼 이쪽에도 출렁다리가 있다.


 

  

# 지리산 특유의 돌 박은 길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 저 멀리 천왕봉이 올려다보인다.


 

  

# 씩씩하게 잘도 걷는 산아가씨. 진주에서부터 함께 온 사람이다.


 

  

# 오름 도중에 법계사에서 불공드리고 하산하는 맹인부부를 만났다.


 

  

#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다.


 

  

# 3년 만에 다시 찾은 로타리 대피소.


 

  

# 인적 없이 적막하다. 갑자기 떨어진 기온 탓인가?


 

  

# 빨찌산의 후예가 다녀갔나? '북괴군'이란 글자와 '만행'이란 글자를 지웠다. 그들 눈에는 북괴군(北傀軍) 보다는 북한군 혹은 인민군, 만행(蠻行) 보다는 활동이란 말이 마음에 들 것이다.


 

  

#이곳은 이미 겨울이다. 등로가에 살얼음이 얼어있다.


 

  

# 법계사입구에는 예전엔 없던 샘물이 생겼다.


 

  

 

# 바위 앞으로 물길을 만들어 석간수처럼 꾸몄다. 물맛은 좋다.


 

  

# 법계사 일주문도 새로 지어져 있다. 예전엔 소박한 쇠기둥이었는데... 돈 들여 신축한 것은 좋은데 내 눈에는 예전의 소박했던 막대기 같은 일주문이 더 정감이 간다.


 

  

# 법계사 일주문 안으로 잠시 들어가 법계(法界)는 맛만 보고 도로 나와 천왕봉으로 향했다.


 

  

# 잠시 올라 전망대 바위 위에서 문창대를 건너다본다. 저곳에도 언젠가는 가 봐야 한다.


 

  

# 저 멀리 내가 걸어 올랐던 중산리 계곡이 내려다보인다.


 

  

# 날씨가 흐려 조망은 별로 깨끗하질 않다.


 

  

# 팍팍한 돌길이 가파르고 길게 이어진다.


 

  

# 한차례 찐하게 용을 쓴 다음 개선문에 도착했다.


 

  

# 삶의 전장에서 승리하고 개선하라는 얘긴가?


 

 

개선문을 지나면서 부터 바람이 강하게 일어 난다. 당연 체감온도가 급강하한다. 배낭 벗고 옷 하나 더 껴 입고 나니 한결 따스하니 좋은데, 문제는 장갑을 여름장갑을 끼었더니 손이 너무나 시렵다는 것이다. 다른 준비는 모두 동계 산행 준비를 해 왔는데 장갑만 미쳐 챙기질 못했다. 날씨가 이렇게 추울 지 뉘 알았나?


10여 분 손을 비비고 몸 속에 넣기를 반복했더니 쬐끔 견딜만 해진다. 다시 가파른 돌길을 팍팍하게 밀어 올려 천왕샘에 도착했다.

 

 

# 천왕봉을 땡겨 보지만 인적 하나 없다.


 

  

# 천왕샘. 낙엽 때문에 지저분해 보이지만, 지리산의 정기 서린 물이라 낙엽 걷어내고 갈아앉기 기다렸다가 한 모금 마셨다. 차가운 물에 정신이 번쩍 든다.


 

  

# 여기서 발원한 물이 흘러 흘러 남강을 이루고 낙동강을 거쳐 바다로 간다.

 

  

 

# 천왕봉 직전의 가파른 돌길 오르막.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가파르고 길다. 겨울에 눈 많이 왔을 때는 이 길이 정말 위험해진다.


  

 

# 아침부터 동행했던 이 아가씨는 천왕봉 찍고 바로 내려가 버린다.


 

  

# 강풍이 짙은 연무들을 휘감아 음산한 그림이 연출된다.


 

 

가파른 돌길 헉헉 낑낑 오르면 드디어 천왕봉 정상에 올라서게 된다. 강풍이 휘몰아쳐 몸이 휘청청 거린다. 오랜만에 만난 천왕봉 정상과 반갑게 해후했다. 정상석 끌어 안고 천지와 교감을 나누니 한바탕 찬 기운이 온 몸을 휘감아 돈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라!"하는 듯하다.

 

팔 벌려 온 세상과 인사하고 천지기운도 받아 들인다. 이 순간, 세상은 모두 내 발 아래다. 세상이여 잘난체 하지 마라! 돈 많아, 명예 얻어 너희가 세상의 꼭대기더냐? 지금 이 땅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은 바로 날세, 이 사람들아! 음 하하하하!!!!

  

 

        

# 지리산 천왕봉. 정상엔 오직 나 혼자 뿐이다.


 

 

 

# 주능선 쪽은 연무 때문에 시계 제로 상태이다.


        

# 강풍에 춤추는 연무때문에 인간세는 언뜻언뜻 보였다 가렸다 반복한다.



# 중산리쪽도...

 

  

                               

# 아침에 버스에서 만났던 아가씨들이 기진맥진 올라온다.


        

# 이 아가씨들,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이다. 용기는 가상하나 위험한 행동이다. 고산의 날씨를 함부로 평가해선 큰코 다친다.


 

        

# 그래도 그 아가씨들 덕분에 사진 한 장 남겼다.


 

  

# 바람이 너무 강하고  추워서 오래 있질 못한다.


 

  

# 정상 바로 아래 바람없는 따스한 곳에서 마음에 점 하나 찍었다.


 

  

# 중산리쪽을 내려다 보고.


 

  

# 햇살이 다시 서서히 퍼진다.


 

  

# 세상이여, 건배! 지금 나는 세상의 가장 높은 곳에 있다.


 

        

# 햇살이 퍼지자 연무가 사라지고 조망이 나타난다.


 

  

# 남해 바다가 보일라나?


 

 

# 햇살퍼지니 주위 조망이 살아난다. 한가한 천왕봉 정상에서 오래 경치 구경하였다.


 

  

# 점심 먹고 천왕봉을 넘어 장터목으로 향했다.


          


# 춥지? 


         


# 지리의 주능이 모습을 드러낸다.


 

  

 

# 저 멀리 반야봉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 반야 똥꼬를 땡겨본다.


 

 

  

# 첩첩 원근감을 보여 준다. 


 

 

  

# 장터목 가는 길은 강풍과의 싸움이다. 수건 뒤집어 쓰고 굳세어라 금순이 모드로 들어간 아가씨들. 


                               


# 지리의 표지 모델. 천왕봉 고사목.


  

 

# 또다른 모델 고사목 3형제.


 

 # 음... 


 

 

#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나란히 서 있다. 


 

# 무모하긴 하지만 그래도 대단한 아가씨들이다.


 

  

# 통천문을 내려와 드디어 인간세계로 내려 온다. 


  

# 주위를 돌아보면 곳곳이 포토 포인트다.


 

 

# 재잘재잘 소풍나온 아이들 마냥 즐거운 여인네들. 천왕봉으로 향했다.


                               


#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의 아자씨들과도 교차했다


 

  

# 뒤쪽으로 영신봉과 지리의 주능이 이어진다.


        

#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소망의 돌탑들이 도열해 있다.


 

                               

# 천왕봉을 돌아본다.


                               

# 홀로 우뚝한 바위 옆을 지난다.

  

         

# 제석봉의 전망대. 전에는 없던 것인데... 


 

  

# 천왕봉을 둘러 싸고 있던 연무가 모두 사라졌다.

        


# 강풍이 구름들을 모두 몰아 냈다. 그리하여 정상으로의 조망은 깨끗해졌다.

   

        

# 제석봉 고사목은 몇 년 사이에 대부분 사라졌다.

       

     

# 제석봉 사면은 강력한 강풍의 소용돌이로 가득하였다. 바람이 어찌나 강하던지 손에 들고 있던 카메라를 놓쳐 버렸다. 그대로 카메라는 땅에 떨어졌다. 깜짝 놀래 줏어 들고 피해 상황을 살폈다. 다행히 몇 군데 스크레치만 생기고 작동은 잘 된다. 전에도 이런 일이 있어서 수리하느라 애를 먹었는데, 천만다행이다.

 

 

        

# 지리 주능의 서쪽 끝에 있는 반야봉.


     

# 영신봉에서 이어지는 지리의 주능.


 

        

# 중산리 계곡의 모습이 내려다 보인다.


        


# 반야는 그 특이한 생김새 때문에 계속 눈이 간다.


  

        

# 죽은 자와 산 자가 공존하며 세대교체를 이룬다. 


          

# 제석봉을 뒤덮고 있던 고사목들이 대부분 사라졌다. 


 

        

# 국공파들이 일부러 치웠나?


  

        

# 강한 바람에 풀들이 땅바닥에 드러누워 밝게 빛나고 있다. 


 

        

# 그러나 그 풀잎은 바람보다 먼저 드러눕지만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 고고하게 버티리라!


  

        

# 제석봉 사면을 내려와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했다.



      

# 전에는 없던 곰돌이가 서 있다.

 

  

        

# 한국판 차마고도(茶馬高道)였던 모양이다. 

  

  

        

# 구름들이 시시각각 바뀌는 그림을 그린다.


 

         

# 산 너머너머너머에 반야똥꼬. 


        


# 백무동계곡.



# 영신봉의 돌덩이들.


 

# 장터목 화장실에서 이렇게 혼자놀기도 하며 잘 논다.


        


# 백무동까지 5.8km나 내려 가야 한다.


                               


# 제석봉 사면의 고사목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백무동으로 내려갔다.


 

         

# 반야봉과도 작별.


 

 # 강풍이 구름들을 이리저리 몰고 다닌다.


 

 # 구름에서 속도감이 느껴진다.


 

  

# 지리의 주능과도 작별을 하고.


 

        

# 반야똥꼬와도...다음에 오목한 그 똥꼬에서 하룻밤 야영해 주마!


 

          

# 산의 사면을 한참 돌아가다 아래로 내리면 제석단이 나온다.


  

                               

# 숨은 그림찾기!


        

# 추상(秋霜)


 

                               

# 저 바위는 중산리계곡의 망바위를 닮았다.


        

# 소지봉.


                               

# 참 길게도 내려간다.


        

# 길게 길게 내려 참샘에 도착했다. 이 샘은 남강으로 흘러가는 경호강의 발원지다. 내 소싯적 경호강에서 쏘가리 낚시를 많이 했었다.


                               

# 참샘을 지나 아래로 길게 내려가면 거대한 하동바위에 도착한다.


        

# 길게 내려 백무동 초입에 들어서니 다시 가을이 반긴다.


         

# 드디어 산행종료. 지난달 회사에서 단체로 지리 종주에 나섰을 때 부상자가 속출해서 세석에서 이곳 백무동으로 탈출했었다. 전부 산행 초보자로 이뤄진 팀이라 그런 일이 생겼다. 그때 천왕봉을 눈 앞에 두고 내려와서 내내 마음이 찜찜했었는데, 오늘 천왕봉을 찍고 그때 미완의 지리 종주를 마무리했다.


        

# 백무동 마을을 지나 버스정류소에 도착했다.


                           

# 동서울로 가면 다시 산본까지 내려와야 한다.


                          

# 그래서 함양으로 가서 함양에서 다시 안산행 버스로 갈아 타기로 했다.


        

# 이상, 智異에서의 가을속의 겨울산 산행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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