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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광양 매화마을-심춘기행(尋春記行) 본문
매스컴의 힘이 무섭다. 지금 대한민국은 정치권력의 힘 보다는 매스컴의 힘 아래 움직이는 듯하다. 정치인, 연예인, 운동선수, 대학교수, 개인사업자, 직장인, 갑남을녀 모두 모두 매스컴의 주목에 목말라 있고 매스컴의 지휘 아래 생각하고 의사결정하고 행동한다.
이 시대 정치와 경제와 문화와 예술, 그리고 일상생활 모두에 매스컴의 영향력은 지대(至大)하다. 그리하여 스스로 사유하여 판단하기보다는 매스컴에서 방향을 잡아주는 대로 판단하고 그에 맞춰 행동한다. 따라서 냉철한 이성(理性)보다는 감각적 선동(煽動)이 이 시대의 주류 흐름이 되고 말았다.
오늘날 우리는 매스컴에서 판단한 대로 투표하고 매스컴에서 알려주는 곳으로 놀러 다니고 매스컴에서 지정해주는 맛집에서 밥 먹고 차 마시며 소비한다.
거기에 지성이나 이성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매스컴은 늘 주류(主流)이고 다중(多衆)이며 선동적이기 때문이다. 귀찮게 사유하고 판단할 필요는 없다. 그저 알려 주는 대로 분노하고 투표하며 감탄하고 맛나게 먹으면 된다. 다중이 함께 선택한 일이니 남들에게 뒤떨어질까 두려워할 이유가 없으니 편리하다.
그리하여 매스컴은 늘 바쁘다. 사람들을 선동할 새로운 소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생활 모두에 천라지망(天羅地網)의 그물을 펼쳐두고 입맛에 맞는 소재가 걸려들기를 기다린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류가 된다는 것은 돈이 된다는 것이다. 돈이 되는 곳이니 자연히 경쟁이 치열하게 된다.
좁은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이니 자극적인 소재는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일부 소재는 겹치기, 재겹치기, 재재겹치기를 반복한다. 그리하여 평범한 일상을 살던 사람이 어느 날 스타가 되어 있기도 하고 부자가 되어있기도 한다.
그런 매스컴 스타 가운데 광양 매화마을이 있다. 내 기억으로는 이삼십 여년 전 TV 문학관 같은 드라마 촬영지로 첫 등장을 하였지 싶다. 그러더니 봄을 찾아 나선 각종 매체에서 다루기 시작했고 수백 번은 넘게 TV 출연을 하더니 이제는 대한민국 봄의 전령사가 되어버렸다.
그리하여 매년 봄이 되면 TV 화면에 반드시 등장하게 되고 사람들도 한 번쯤은 가봐야 봄을 맞이하는 올바른 자세를 갖춘 듯하게 되었다. 이른바 스타의 탄생이다. 새로운 부의 축적이고 새로운 권력의 형성이다. 한 개인의 농장이고 풍치 좋은 계절적 명소였던 매화밭은 어느덧 전국적 명소가 되었고 지역 경제의 한 축이 되었다.
이십몇 년 전 이 매화밭이 갓 알려지기 시작했고 아직은 한산했을 무렵 어느 이른 봄날 그 매화밭에서 마음껏 봄 향기에 취했던 적이 있다. 그때는 매화꽃 구경을 하러 간 것이 아니고 섬진강 누치 낚시를 하러 갔다가 온 산을 하얗게 뒤덮은 매화꽃에 홀려 그 매화밭을 찾았었다.
구름꽃 피어올리듯 산의 사면을 가득 채운 하얀 매화꽃밭에서 만건곤(滿乾坤)한 매화 향에 취해 몽롱하였는데, 눈앞으로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과 그 너머 우뚝한 지리산 형제봉이 더불어 아늑하였다. 따스한 봄날이었고 황홀한 기억이었다.
그 향기 그리워 몇 해 뒤에 다시 찾았더니 이미 그곳은 세상 사람 모두에게 알려진 명소가 되어 버렸고 엄청난 인파와 자동차 물결에 치어 몸살을 앓고 있었다. 그리하여 화개골 벚꽃길과 함께 다시 찾기 어려운 그리하여 잊혀진 곳이 되고 말았다.
그러던 차에 갑자기 평일에 남도를 찾을 일이 생겨 남쪽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일정 하나를 마치고 다음 일정을 진행하려는데 예보에 없던 비가 내려 일정을 미루게 되었다. 갑자기 계획에 공백이 생겼는데 문득 매화 향기가 그리웠다. 그리하여 자동차를 하동으로 돌렸다. 예정에 없던 심춘(尋春)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함.)
# 비소식있는 평일인데도 매화마을은 인파로 가득하다. 매화마을 근처에 있는 주차장은 이미 만원이고 모든 차들을 섬진강변에 있는 대형주차장으로 유도하였다. 매화마을까지는 제법 먼길을 걸어가야 한다. 주차장이 있는 강변으로 섬진강자전거길이 나란히 지나고 있다. 여러해 전에 마눌과 함께 자전거로 달린 길이다.
# 섬진강 너머로 하동땅이다.
# 형제봉이다. 저곳 정상에 야영하기 좋은 헬기장이 있다. 철쭉 필 때 저곳에서 하룻밤 꽃향기 맡으며 밤을 보내려고 오래전부터 계획했는데 아직 실행치 못하고 있다.
# 길이 도로변과 강변으로 갈린다. 강변길은 섬진강자전거길이다. 그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 어른 손바닥만한 벚굴을 판매하고 있다. 몇해 전 호남정맥 졸업하던 날 광양 망덕포구에서 축하해주러 온 산동무들과 저 벚굴을 실컷 맛 보았다.
# 강변의 매화는 이미 끝물이다.
# 하류여서 섬진강의 폭이 많이 넓어졌다.
# 강바람따라 매화향 그윽하다.
# 섬진강과 형제봉이 서로 어우러져있다.
# 수월정이다. 몇해전 섬진강 자전거종주할때 마눌과 함께 이곳에서 오래 쉬었던 곳이다.
# 강물 위에 매화꽃잎 가득하다.
# 섬진강은 마지막 남은 이 땅의 청정 물줄기이다.
# 매화마을 입구에는 관광객들의 소음과 장사치들이 틀어둔 뽕짝 노래소리로 정신이 사납다.
# 그 소음을 피해 얼른 길을 찾아 오른다. # 고요히 매화향과 이런 문자향을 즐겼으면 좋으련만...
# 매화전시장에 들렀다. 사람 손으로 자란 매화들이 전시중이다. 빛깔 곱고 앙증맞다.
# 투박하긴 해도 이렇게 자연적으로 자란 것이 더 향기롭다.
# 히어리도 함께 꽃을 피웠다. 히어리는 조록나무과이다. 지리산 일대에서 자생하는 우리 토종의 식물이다. 초롱 모양으로 생긴 노란꽃이 아름답다. 이른 봄에 잎보다 꽃을 먼저 피워 봄을 맞이하는 영춘화(迎春花) 중 하나이다. 송광사가 있는 조계산에서 처음 발견되어 송광납판화라고도 부른다. 히어리라는 이름은 지역주민들이 부르던 지역말에서 유래되었다. 60년대 초 서울대교수였던 이창복박사가 학술조사를 갔다가 지역주민들이 부르는 민요를 듣고 이 꽃의 이름을 히어리로 지었다. 그 노래는 이렇게 시작된다. "뒷동산 히어리 단풍들고..."
# 끝물이기는 해도 매화꽃 자태 곱다.
# 홍매도 군데군데 꽃을 피우고 있다.
# 낙화중이라 전체적인 모습은 풍성하지 못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꽃송이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 절정기에 보았으면 하얀 구름을 보는듯 하였으리라.
# 그래도 수년만의 만남이라 반갑기 이를데 없다.
# 옛가수 수와 진의 형인 안상수씨가 심장병 어린이를 돕기 위한 거리공연을 하고 있다. 1986년부터 이 공연을 시작하였다고하니 무려 삼십 년 동안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한결같이 좋은 일을 티내지 않고 하는 이는 대한민국에 손 꼽을 일이다. 한결같기가 정말 어려운 이 시대에 말이다.
# 그예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 처마 밑에 들어가 오래 비를 피했다. 그러니 자연 먼 곳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 빗속에 대숲 푸르고 푸르다.
# 그 둘레 매화꽃 희디희고...
# 홍씨네는 이제 거대 기업이다. 차 한 잔 사 마시며 이 집 매출에 조금 보탰다.
# 비가 그치지 않아 그냥 우산 쓰고 돌아보기로 했다.
# 붉디붉은 동백꽃도 꽃을 피웠다. 남도 어느 섬으로 동백꽃 보러 가고 싶다.
# 빗속 매화밭도 은근 운치가 있다.
# 쫓비산까지 2.9km 거리이다. 쫓비산은 호남정맥 막바지에 있는 산이다. 여러해 전 호남정맥 마무리하면서 올랐던 산이다. 그땐 저 산 정상에서 이곳 매화밭을 내려다 보았었다.
# 이쪽은 만생종인지 매화꽃이 만발하다.
# 빗물 머금은 매화향이 온산 가득이다.
# 산자락 전체가 하얀 구름덩어리이다. 나중에 귀농하면 매실농사는 꼭 지어야할 모양이다.
# 매화밭을 누비며 온몸에 매화향 가득 품었다.
# 섬진강 물줄기 유장하다. 섬진강은 저 하얀 모래톱이 상징적이다.
# 오래전 TV문학관에 저 대밭이 등장하였다. 그때 이 매화밭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 바람에 댓잎 비비는 소리 스스스 물결치듯 흐른다.
# 끝물이기는 했어도 은근한 매화향 가득 온몸에 묻힌 하루였다.
# 매화마을을 떠나 주차장을 가는 길목 섬진강 모래톱에 거대한 독수리와 까치 두 마리가 먹이 다툼을 하고 있다.
# 이후 하동읍에 들러 깔끔하고 맛난 음식으로 허기를 달랬다. 고래식당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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