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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지이야기]홍천강 산수리/강사랑물사랑 2009 가을 정기공출 본문

낚시이야기/견지낚시 이야기 and...

[견지이야기]홍천강 산수리/강사랑물사랑 2009 가을 정기공출

강/사/랑 2009. 9. 9. 00:14
 [견지이야기]홍천강 산수리

  

 

한반도가 아열대로 진입한다더니 여름날 불볕 더위가 일 년 내도록 가겠다는 듯이 길게도 기승을 부렸다. 하지만 열흘 붉은 꽃 없고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라 어느새 코끝을 스치는 바람에 가을 냄새가 솔솔 풍긴다.

 

가을이란 초원(草原)의 말을 살찌우는 계절이기도 하지만, 푸른 강물 속 누치도 토실토실 살 오르게 하는 계절이다. 강물 속 물괴기들이 살찌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조사(釣士)들이 사발통문을 돌려 물고기 비린내 맡으러 가자고 소식을 전한다.

 

그러나 요즘 강/사/랑의 살림살이가 영 말이 아니라 정기 공출 당일날이 될 때까지 확실하게 참석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는 신세이다. 20년 넘는 직장생활이 말년에 이르러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오리무중(五里霧中)의 신세가 된 것이다. 사정 모르는 몇몇 이들은 사전에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는다고 타박을 하시지만... 끄으응....

 

게다가 뭔가 하나에 빠지면 그 속에 몰입해 버리는 스타일이라 이 땅의 모든 산길을 두 발로 걸어 보겠노라 작정한 1대간9정맥 종주 산행에 빠져 다른 일들은 대부분 뒷일이 되기 일쑤인 것도 사실이다.

 

또 지금 진행하고 있는 호남정맥이 워낙 접근 거리가 멀고 산길도 오르내림이 심해 힘이 많이 들어 더위가 한풀 꺾인 좋은 계절에 빨리 진행해서 마치고 싶은 생각도 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정을 쌓아온 견지 낚시꾼들과의 좋은 만남과, 가느다란 낚싯줄을 통해 밀고 당기기를 하던 물고기들과의 떨리는 만남이 귓전을 간지럽히는 강렬한 유혹으로 속삭인다.

 

어서 오라고, 빨리 달려와 만나 보자고!


  강사랑물사랑 정기공출

홍천강/洪川江
 
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봉리·모곡·마곡리에 걸쳐 흐르는 강. 길이 143km로, 서석면 생곡리에서 발원하여 군 중앙부를 동서쪽으로 흐르다가 청평호로 흘러든다. 수심이 낮고 수온이 따뜻하며, 강 유역이 넓고 주변에 관광지가 많아 여름이면 피서객으로 붐빈다. 어종이 다양하고 풍부해 어느 곳에서나 낚시가 가능하며, 마곡에서 모곡, 개야리, 팔봉산, 화양강 여울로 이어지는 100km 구간이 최적의 낚시구간으로 알려져 있다.
상류에서부터 굴지리·팔봉산·밤골·반곡·통고리·개야리·수산리·모곡·마곡 등의 유원지가 있다. 물이 차고 깨끗한 최상류의 굴지리유원지는 한적한 편이며, 팔봉산유원지는 수심이 얕은 데다 가벼운 산행까지 즐길 수 있고, 밤벌유원지는 자갈과 모래가 1km 길이의 강변에 덮여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청평호로 이어지는 마곡유원지는 수심이 깊어 보트 놀이와 제트스키 등의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주변에 수타계곡과 용소계곡, 굴운리의 큰골, 수타사, 남궁억 묘역, 강재구 공원, 풍암리 동학혁명전적지, 홍천향교, 물거리 삼층석탑 등 문화재와 관광지가 많다. 청평호 선착장에서 마곡유원지행 유람선이 운항되며, 홍천시내에서 팔봉산행·모곡행 버스가 운행된다.

 

<이곳저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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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천강 견지터 개념도(다인아빠 작품)  

 

 

2009년 9월 5일 흙의 날. 이것저것 일들 정리하고 나니 이미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버린다. 거실에 등산 배낭과 낚시 장비를 늘어놓고 고민에 빠졌다.

 

어떡하나? 이미 시각이 이렇게 늦어 버렸으니 어찌해야 하나? 호남정맥 종주하러 전라도 땅으로 내려가나? 아니면 공출 참석하러 홍천강으로 가나?

 

전라도는 눈이 많은 고장이라 추워지기 전에 호남정맥 진행을 가능하면 많이 해 둬야 하는데... , 산도 산이지만 그래도 옛정을 생각해서 견짓꾼들 만나러 가야 하는데... , 어쩌나, 어찌해야 하나??? 

 

에잇, 좋다! 일단은 옛친구들과의 정이 우선이니 홍천강으로 가자! 그리고 그냥은 서운하니 뒷날 팔봉산을 올라 보자! 팔봉산은 100대 명산에 속하는 산이니 그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결심을 굳힌 후 며칠 전 예약해둔 남원행 열차표를 취소하고 얼른 짐 챙겨 집을 나섰다. 등엔 등산 배낭을 메고 양손에 낚시 가방과 짐을 든 희한한 차림새로 말이다.

 

 

  

# 강사랑물사랑.

 

 

외곽순환도로 타고 평촌, 성남, 송파, 하남 지나 토평 나들목으로 나갔다. 6번 국도는 주말 정체로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옥천 지나 양평 초입에서 좌틀하여 44번 홍천 국도로 차를 올린다. 다시 길게 길게 달려 올라가는데, 지난해 이맘 때 홀로 자전거 타고 속초 갈 때 밤중에 낑낑대며 지난 길이라 감회가 새록새록 하다.

 

홍천 못 미쳐 단월면에서 우틀하여 휘감아 대명 비발디 방향으로 70번 도로 갈아타고 길게 달려 단월터널 지나 대명 비발디 앞을 지나고 다시 고갯길 구불구불 올라 서면으로 향한다. 정말 멀고 먼 길이다. 그 옛날 견지에 빠져 있던 시절 수시로 드나들 때는 그다지 멀어 보이지 않더니 오늘은 왜 이리 멀기만 하냐?

 

서면 삼거리에서 좌틀하여 고개를 하나 넘자 두미교가 나오고, 다리 아래로 우회하여 잠시 가자 모임 장소인 애천민박이 나온다. 얼라? 그런데 민박집이 적막강산이네? 차 몰고 강변을 이리저리 헤매는데 윗쪽 물가에 강사람물사랑 팀들이 자리 깔고 오고 가는 술잔 속에 흥이 도도하다.

 

 

# 37성 신나셨다.

 

 

# 기타 선율 속에 7080의 노래들이 줄줄이로 나온다.

 

 

# 참으로 오랜만에 실컷 옛노래 불러 봤다.

 

 

# 회장단 촬영. 두 분이 닮아보이면 안되는데...^^  그런데 선회장 티셔츠가 자출사(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 팀복이네? 내가 자출사의 오래된 회원인데... 요즘은 자출을 하지 않는 지라 활동도 잠정 휴식 중이다.

 

 

 

#  수자 돌림 두 분.

 

 

# 모닥불 피워놓고...

 

 

# 달구경 한 번 실컷 했다. 옛사람은 이를 관월연(觀月宴)이라 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분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 꽃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래 내가 이 먼 길을 달려 온 것은 낚시가 문제가 아니라 이런 정 때문이었지! 비록 술을 못 먹는 몸이지만 캔맥주 두 캔으로 흠뻑 취해지는 것은 달빛이 좋은 탓이요, 정이 깊은 탓이리라!

 

그렇게 많은 노래와 많은 얘기와 많은 웃음으로 긴 밤을 보냈다.

 

  

  

# 아침에 강변으로 나오니 안개가 자욱하다.

 

  

# 부지런한 두 분은 벌써 여울에 들어 섰다.

 

 

  

# 아침 일찍 낚시 좀 하고 산으로 갈려고 했는데 맥주 두 캔에 숙취가 생겨 늦잠을 잤다.

 

 

  

# 여울이 없어 줄 흘리기가 어려울 텐데...

 

 

  

# 하룻밤 보낸 애천민박. 이불 좀 바꿔야 겠더라.

 

 

  

# 아침 안개 속에 만난 여뀌.

 

 

  

# 풀 숲엔 커다란 말벌집이 있고 벌들이 드나들고 있다. 아이구 무셔라!

 

 

  

# 음... 착한 일...

 

 

  

# 전날의 조과. 물 흐름이 없는 속에도 돌돌이와 그렁치 등이 제법 쏠쏠했나 보다.

 

 

  

# 아침 먹고 모두들 여울에 들어섰다. 

 

 

  

# 그런데 물이 점점 줄고 있고 여울은 형성이 되지 않고 있다.

 

 

   

# 딱 10여 분 똑딱 거리다 포기하고 나가시던 부부팀.

 

 

   

# 자세가 딱 나온다. 조기교육의 효과.

 

 

  

# 아침에 참석하신 홍선배님.

 

 

  

# 친구분도.

 

 

  

# 한 마리 걸어셨나?

 

 

                    

#  모자가 매력적이다.

 

 

  

# 여울 찾아 삼만리.

 

 

  

# 동부인해서 아침에 참석한 마조사! 같이 여울에 서 보는게 얼마 만인지...

 

 

 

 

#  ㅋㅋㅋ...

 

 

# 예쁜 마자 한 마리.

 

 

두미교 아래 강물은 여울이 약해 줄 흘리기가 쉽지 않다. 편납을 완전히 제거하고 극히 미량의 편납을 살짝 한바퀴가 되지 않게 감아 줄을 흘린다. 그러나 모래바닥에서는 조금씩 살살 흘러 내리던 미끼가 물속 돌 주변에 이르러서는 와류에 휘말려 통제불능이 되어 버린다. 물살이 있다면 무거운 납으로 통제할 수가 있겠지만 거의 무중력 상태의 채비로는 조절을 할 수가 없다.

 

안되겠다. 자리 이동하자! 돌자리를 벗어나 바깥쪽 모래바닥쪽으로 이동한다. 그러자 일단 편납과 미끼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고 바닥을 더듬어 내려가는 감각을 느낄 수가 있다.

 

이제는 미끼 쪽으로 물괴기들을 불러 모으는 일만 남았다! 깻묵 솔솔 뿌려 가며 똑딱 똑딱 스침질 횟수를 늘려 간다. 고소한 깻묵냄새가 참 맛나겠다 싶을 즈음, 덜컥! 하는 손 느낌이 견짓대를 타고 전해진다. 올커니! 드디어 왔구나!

 

견짓대 세우고 줄을 가늠해보니 돌돌이다. 그냥 강제집행해도 충분할 녀석이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이 감각을 그냥 허비할 수가 없다. 일부러 대를 살짝 눕혀 설장을 태우기도 하고 고기가 마음껏 놀도록 살살 놀리기도 한다. 조쿠나, 조타!  한참을 가지고 놀다 끌어내 보니 역시나 돌돌이가 맞다.

 

이후 돌돌이 한 수, 꺽지 한 수, 끄리 한 수 까지 손맛을 즐긴다. 이제 그만 접고 산으로 가야 하는데, 간간이 전해지는 손맛에 여울을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러다 또 한번 덜커덕! 어라, 이번에 느낌이 조금 강렬한데?

 

또 한번 물괴기와 춤을 강렬하게 추고 끌어내 보니 40은 되어 보이는 적비이다. 크하하하!  오늘 장원은 나올시다! 1등 상 주시오!

 

이제는 정말 가야 하는데 도저히 그냥 나갈 수가 없네? 한번만 더 설장을 태우고 나가자! 일단 스침질을 1,000번만 해 보자! 하나,둘... 똑딱 똑딱 강바닥을 느끼며 줄을 흘려 내리며 스침질을 한다. 한 500여 번 똑딱 거렸나? 또 한번 덜커덕! 마지막으로 돌돌이와 춤을 일부러 찐하게 추고 낚싯대를 접었다.

 

끝까지 남아 마무리를 하고 갔으면 좋으련만 비록 홀로 한 약속이지만 山과의 약속 또한 버릴 수가 없는 일이라 동지들에게 인사하고 짐꾸려 여울을 떠났다.

 

 

                    

#  하류 두미교쪽 조망.

 

 

  

# 상류 반곡쪽 조망.

 

 

  

# 같이 여울에 서서 정말 좋았습니다. 다음에 뵙죠!

 

 

 

# 두미교 위에서 하류쪽을 보니 차라리 그 아래쪽에 여울이 좋아 보인다.

 

 

 

# 그쪽에도 견짓꾼들이 서 있다.

 

 

 

# 우리가 섰던 상류쪽 여울.

 

 

 

# 강사랑물사랑님들.

 

 

                        

#  길고 긴 홍천강의 흐름.

 

  

이후 꾼들과 인사하고 팔봉산으로 이동하여 비린내 털어내고 땀냄새 나는 산행짐 꾸려 등에 메고 홀로 팔봉산 산행에 나섰다. 팔봉산은 작고 낮은 산이지만 막상 올라 가보면 암봉으로 되어 있어 난이도가 있고 정상에서의 조망이 일품인 산이다. 그래서 산림청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에도 포함되는 영광을 누리고 있는 산이다.

 

홀로 팔봉산 오르내린 후 8봉 암릉타고 하산하여 내려오니 몸에서 비린내와 땀냄새가 섞혀 이상한 냄새가 난다. 사람들 안보는 한쪽에서 홀랑 벗고 강물에 풍덩 알탕을 하고 나서 새옷으로 갈아 입으니 비로소 사람 냄새로 돌아 간다.

 

음...

이렇게 물에도 서고 산에도 오르는 퓨전 나들이도 한 번쯤은 해 볼만 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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