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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이야기]강화도 선두포-낚시를 빙자한 밤샘酒宴

강/사/랑 2011. 7. 11. 11:46
 [낚시이야기]강화도 선두포

 

강/사/랑이 근무하는 회사는 IT기업의 특성상 젊은 친구들이 직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IT에 종사하는 친구들이 대부분 그렇듯 우리 직원들도 하루종일 자리에 앉아 모니터 들여다 보며 손끝만 움직이는 것이 일이라 몸 움직일 일이 별로 없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도 싫어 한다.

 

젊은 친구들이 취미래야 게임하고 영화보고 간혹 술 먹고 당구나 한 게임하는 것이 고작이어서 옆에서 쳐다보기 안타깝고 답답했다. 그래서 틈만 나면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호연지기를 강조해 보지만 아직은 별무소득이다. 때문에 힘든 산보다는 쉽게 접근 가능한 물가로 데려가 보려고 진작에 작정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직원 중에 낚시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 밤낚시 한번 가자는 얘기가 몇 달 전부터 거론되고 시간이 되는 친구들이 몇몇 합류하기로 해서 일단 한 팀이 구성됐다.

 

몇 차례 계획이 연기되는 우여곡절 끝에 금욜밤 안성 고삼지로 밤낚시를 가기로 했지만, 장마철에 웬 밤낚시를 그렇게 많이 가는지 고삼지의 좌대는 모두 매진상태이다. 다른 낚시터 두어 곳을 탐문해 보지만 모두 매진이라 결국 가까운 강화의 선두포 수로에 텐트 치고 낚싯대 두어 개 던져 보기로 했다.  

 

 

낚시를 빙자한 밤샘酒宴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강화도 선두포 수로.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금요일 오후 퇴근하고 자동차 세 대에 분승해서 광명, 목동, 신월동 거쳐 신월나들목으로 차를 몰고 가는데, 주말 퇴근길 정체에 갇혀 무려 두어 시간을 소요한 후에야 강화에 도착하게 된다.

 

초지대교에서 길상면 거쳐 동막가는 길에 있는 선두포 수로에 도착하니 이미 시각은 9시를 가리키고 있다. 얼른 텐트 두 동 치고 떡밥 달아 낚싯대도 두어 대 던져 놓는다.

 

나야 원래 낚시보다 직원들 호연지기 키워주는 것이 목적이었던지라 도착부터 낚시가방은 내리지도 않고 술상부터 챙겼다. 어차피 10년 넘게 손보지 않은 낚시도구라 줄, 바늘, 찌 등 모든 도구 일체를 새로 갈아야 할 터인데, 이 밤중에 그 일 하고 있을 시간은 없다! 그냥 술이나 마실란다!

 

처음엔 두어 명 떡밥에, 지렁이에 포인트 찾고 부산떨던 친구들도 모두 합석하고 낚시는 이미 남의 나라일이라 다들 술잔 돌리기 바쁘다. 설령 낚시 한다고 덤벼 봐야 장마철 흙탕물 넘실대는 수로에서 물괴기 비린내 맡기는 어렵고 이런저런 얘기를 술잔에 담는 것이 오히려 보람찬 일이로세!

 

중간중간 빗방울이 떨어져 불필요한 짐들은 차에 도로 넣어 두고 오락가락하는 빗줄기를 벗 삼아 오래오래 주연을 이어 갔다. 그리하여 모두들 술자리를 파하고 텐트속으로 들어갈 때는 이미 먼동이 희뿌옅게 트일 무렵이다.

 

 

 

# 한차례 까무룩 잠이 들었나?  쏴아 요란하게 쏟아지는 빗소리에 놀라 일어나 보니 새벽비가 장하게도 쏟아지고 있다. 차에서 자겠다고 들어간 친구들 외에 4명은 쉘터에서 침낭 하나씩 안겨 재우고, 타프로 비를 막아 두었으니 걱정은 없고 나는 던지기 텐트에서 잠들었는데, 다행히 어디 한군데 빗물 새는곳 없이 잘 버텨 준다.

 

 

 

# 빗줄기를 자장가 삼아 오래 게으름을 피우다 밖으로 나와보니 빗줄기는 가늘어 졌는데, 타프가 날아가고 쉘터가 빗줄기에 노출되어 있다.  새벽에 소변 보러 나온 녀석이 타프 줄을 걷어 찬 모양이다. 저 쉘터는 가볍고 겨울에 여러명이 둘러 앉아 놀기는 좋지만 방수는 대책이 세워져 있지 않은 넘인데...   과연 텐트 안을 들여다 보니 재봉선 따라 비가 좀 스며 들기는 한 모양이다. 나중에 심실링 작업 해야겠구나... 타프 다시 설치해 주고 주변 구경을 하는데,  간밤에 몇몇 꾼들이 있더니 밤새 내린 비때문에 모두 철수하였고 수로엔 우리뿐이다.

 

 

 

# 그래도 한 마리 잡아 보겠다고 공복에 우산 쓰고 지렁이 한 마리 매달아 던져 본다.

 

 

 

# 음... 참 익숙한 풍경이다. 저런 낚시꾼의 모습으로 수십년을 보냈다.

 

 

 

# 떡밥 달아 여러차례 헛챔질을 하며 물속의 괴기들을 불러 모아 본다.

 

 

 

# 두칸반대 하나 잡고 30여분 명상하고 있는데, 숙취로 속쓰린 직원들이 해장국 먹으러 가자고 성화가 보통이 아니다.

 

 

 

# 결국 30분 동안 입질 딱 한 번 받아 보고, 물고기 비린내는 맡아 보지도 못하고 짐을 정리한다.

 

 

 

이후 짐 챙겨 동막해수욕장으로 옮겨 늦은 아점과 해장술 한 잔으로 속을  달래고 당구 한 게임 친 후 낚시모임을 마무리 했다.

 

결국 예상대로 낚시보다는 밤샘酒宴이 되고 말았지만 내도록 사무실에서 컴퓨터와 씨름하는 직원들에게 모처럼 바깥바람 한 번 쐬게 해 주고 기분전환을 시켜준 것으로 만족했다.

 

다만 밤새 퍼부은 빗줄기 때문에  낚시에 집중치 못해 물괴기 비린내 맡아보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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