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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종주 자전거길]새재자전거길-반가운 만남! 본문

잔차이야기/국토종주자전거길

[국토종주 자전거길]새재자전거길-반가운 만남!

강/사/랑 2012. 7. 9. 10:51
 [국토종주 자전거길]새재자전거길

     

 

'백두대간(白頭大幹)' 종주를 할 때이니, 그녀를 처음 본 것이 2005년인가 보다. 그해 11월 11일, 강/사/랑네 부부는 찬바람 일기 시작하는 이화령(梨花嶺)을 새벽같이 출발했었다. 그날의 종주 구간은 백두대간 월악산군(月岳山群)의 첫 시작점인 '조령산(鳥嶺山)' 구간이었다. 

 

조령산 구간은 암릉(巖稜)으로 유명한 산길이다. 조령산의 엄청나게 많은 암릉 구간과 밧줄 구간을 끊임없이 오르내린 후 구간의 중간 기착지인 '조령관문(鳥嶺關門)'에 도착하니 점심 무렵이었다. 빠알갛게 물든 단풍나무 그늘에서 점심 먹고 다시 출발하여 조령관문 우측의 '마패봉(馬牌峰)'을 올랐다.

 

이후 길고 길게 오르내리며 대간 길을 걸은 후 탄항산(炭項山)을 넘어 그날 구간의 종착지인 '하늘재'에 이르니 이미 날이 어두워져 있었다. 중간에 마눌이 내리막길에서 거꾸로 처박히는 바람에 깜짝 놀라기도 했었고.

 

아무튼, 긴 산행을 마치고 우리 산꾼 부부는 먼지투성이 땀투성이가 되어 하늘재에 내려 섰다. 하늘재는 인적 드믄 높은 산중의 고갯길이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기록(記錄)으로 가장 먼저 등장하는 고갯길로서 한자로는 '계립령(鷄立嶺)'이라고도 부른다. 현재는 문경 '관음리(觀音里)'와 괴산 '미륵리(彌勒里)'를 이어주는 차량통행 불가(不可)의 아름다운 옛 고개이다.

 

하늘재는 이름 그대로 하늘처럼 솟아서 관음 세상과 미륵 세상을 이어주는 천상의 나라인데, 당시의 우리네 종주 산꾼들에게는 그 고개 꼭대기에 자리한 '하늘재 산장(山莊)'으로 유명했었다.

 

하늘재 산장은 옛 잠실(蠶室)을 개조해서 작은 쉼터를 만들어 백두대간을 종주하다 지친 산꾼들에게 소박한 찬과 시원한 막걸리 한 잔으로 생명의 안식을 주던 곳이다. 하지만 그때 우리들 산꾼에게는 무엇보다 그곳을 지키며 산꾼들에게 정을 나누어 주던 '하늘재 선녀'의 존재에 더 큰 이끌림이 있었다.

 

그날 우리 부부는 지친 몸으로 하늘재 산장을 찾아 하늘재 선녀네와 첫 인연(因緣)을 맺었고, 이후 홀로 산꾼들의 여러 크고 작은 모임을 통해 그 인연을 오래 이어 갔었다.

 

세월 흘러 인생의 파도와 물결이 만장(萬丈)의 길이로 겹치고 겹쳐 다들 많은 변화가 있었고, 하늘재 선녀도 하늘재를 떠나서 문경읍으로 터전을 옮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다 몇 년 전 이화월백(梨花月白)하는 이화령 동절기 야영번개 때 문경에서 잠시 얼굴 볼 기회도 있었다.

 

종주 산행과 더불어 잔차 여행을 즐기는 강/사/랑이 올해 초 국토 종주 자전거길을 달려보기로 하고 아라뱃길의 서해 갑문을 출발한 것이 지난 4월 중순이었다. 아라뱃길과 한강 서울 구간을 그날 마치고, 곧바로 다음 구간인 남한강 구간까지 달려 충주 탄금대(彈琴臺)에 도착한 것이 5월 초였으니 그동안 두어 달간 공백이 있었다.

 

그 공백은 바쁜 회사 일과 낙남정맥(洛南正脈) 종주 산길 이어가기가 원인인데, 어차피 이 잔차 종주가 빨리 끝내야 할 이유나 기약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한가한 마음으로 두 달 만에 출발을 했다.

 

탄금대를 출발해서 퇴락한 온천단지인 수안보를 지나고 소조령 낑낑, 이화령 낑낑낑낑 올라 공사로 어수선한 이화령 휴게소에서 휴식한 후, 비행기로 변신하려는 자전거를 살살 달래가며 나는 듯이 달려 내려가니 '문경(聞慶)'에 도착하게 된다.

 

반가운 소식을 듣는다는 문경(聞慶)에 접어들어 어느 모퉁이를 돌려고 하는 순간, 낯익은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또, 낯익은 얼굴을 만나게 된다. 바로 하늘재 선녀이다. 몇 년 만의 만남이라 반갑기 그지없어 오래 묵었던 이야기가 수다로 이어지는데, 팔도를 이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이러한 우연이 또 인연으로 이어진다.

 

"만나서 반가웠답니다. 하늘재선녀님!"

 

 


반가운 만남!

 

구간 : 국토종주자전거길 제4구간(탄금대~상풍교)
거리 : 구간거리(165km), 누적거리(430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12년 7월 8일. 해의 날.
세부내용 : 탄금대(05:20) ~ 달천 ~ 달천교 ~ 유주막 삼거리 ~ 수주팔봉(06:00)  ~ 팔봉사거리 ~ 문강교차로 ~
중앙경찰학교사거리 ~ 수안보관광온천/인증센터(07:00) ~ 은행정교차로 ~ 소조령 쉼터/휴식 ~ 소조령 ~ (07:54) ~ 연풍 ~ 이화령휴게소/인증센터(08:52)/휴식 후 09:20 出 ~ 문경도자기전시장 ~ 문경시(09:30)/휴식 후 10:05 出 ~ 문경암장 ~ 소야솔밭유원지 ~ 진남쉼터 ~ 불정역/인증센터(10:40) ~영강대교 ~ 점촌(11:19)/점심 후 12:00 出 ~ 금곡리 ~ 함창제 ~ 상풍교(13:15) ~ 경천대(13:50)/ 휴식후 14:20 出 ~ 도남서원 ~ 상주보(14:45) ~ 상주종합터미널(15:30). 


(사진은 모두 스마트폰 버전임.)

 

 

 

# 총연장. 663km.(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새재자전거길. 100km(탄금대~상풍교), 낙동강자전거길 일부(상풍교~상주보)  접근거리 포함 165km.




2012년 7월 7일. 양력으로 칠월 칠석이다. 올해는 100년 만의 가뭄이 찾아 온 해라 온 나라안이 가뭄 때문에 난리가 아니다. 가뭄이 길어지면서 장마도 늦게 찾아와 예년 같으면 이미 절정일 장마가 찾아오기도 두어 주 늦게 오더니, 한 이틀 집중적으로 비를 퍼 붓고는 다시 불볕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말은 장마도 걸림돌이지만 회사일로 출근을 해야 해서 산행은 포기하고 토요일 출근 한 후 저녁에 충주로 내려가서 그동안 격조했던 국토 종주 잔차길을 이어가기로 했다.

 

 

 

# 벚꽃 만발하던 안양천 뚝방길이 이제는 짙은 신록이다. 국토 종주 길에 나설 요량으로 잔차 타고 출근한다.

 

 

 

# 안양천은 강둑 상단까지 물이 차 오르더니 순식간에 많이 빠졌다. 그래도 흙탕물이 도도하다.

 

 

 

사무실에 출근해서 잔차 복장 그대로 일 좀 하다가 벌써 며칠째 야근하고 있는 직원 업무 챙기고 격려한 다음, 사무실을 나선다. 서울 지하철은 일요일만 자전거 휴대가 가능해서 고속터미널까지 자전거로 가야만 한다. 곧장 남부순환도로에 올라 자동차들과 함께 진행한다.

 

자전거를 타고 서울 시내를 주행하자면 제일 바깥 차선을 탈 수밖에 없다. 남부순환도로의 경우 제일 바깥 차선이 버스 전용차선이라 대형버스들과 같이 달려야 한다. 그러자면 버스들의 매연을 직접 마셔야 하는 어려움 외에도 중간중간 버스가 정류장에서 승객을 승하차하고 있는 상황과 부딪히게 된다. 그때는 버스의 좌측으로 추월을 해야 하는데, 그 차선에서 달려오는 다른 자동차들과 부딪히지 않도록 엄청나게 신경을 써야만 한다.

 

매연과 차들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는데 다만 로드바이크가 속도가 좀 나는지라 교통정체 때문에 주춤거리는 자동차들에 비해 훨씬 빨리 달릴 수 있다는 쾌감도 있기는 하다.

 

길게 달려 신림, 봉천, 서울대, 낙성대를 지나 까치고개를 넘고 사당에서 좌틀하여 이수, 반포 거쳐 강남고속터미널 센트럴시티에 도착한다.

 

 

 

# 토요일 오후 붐비는 센트럴시티.

 

 

 

고속버스 짐칸에 자전거 싣고 스마트폰으로 책 좀 보고 있자니 어느새 충주에 도착했단다. 두 시간 조금 넘게 걸린 모양이다. 도착하니 아홉시가 좀 넘어서 한 두어 시간 야간 주행을 해서 수안보까지 가고 그곳에 있는 찜질방에서 하룻밤 묵는 것이 좋겠다 싶었는데, 전화로 이 소식을 들은 마눌의 반대가 심해 그냥 충주에서 찜질방을 찾기로 했다.

 

충주터미널에서 잔차 타고 법원 뒤에 있다는 스파렉스 찜질방을 찾아가니 입구에 잔차가 몇 대 주차되어 있다. 프런트를 지키는 알바생이 자기가 지켜보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하지만 밤새 영 많이 불안했다. 주변에서 잔차 도난사고가 하도 빈발하고 있으니...

 

찜질방에서 깨끗이 씻고 잠을 청해 보지만 토요일 밤 찜질방은 온통 소란으로 가득해서 숙면을 취하기가 힘들다. 새벽까지 TV를 틀어 놓고 보는 사람, 남들 아랑곳하지 않고 하이톤으로 수다를 떠는 아줌마들, 자갈밭에 탱크 굴러가는 소음을 방불케 코 고는 사람들...

 

그래도 억지로 잠을 청해서 한 두어 시간 잠이 들었나? 기분이 이상해서 눈을 떠 보니 누군가 내 곁에서 나를 지긋이 내려다보고 있다. 아이쿠 놀래라! 일어나 보니 잠버릇 고약한 어떤 이가 옆으로 누워 팔꿈치를 세워 머리를 괸 채, 내 얼굴 위에서 잠을 자고 있다. 뭐냐? 이 넘!

 

잠은 거기까지이다. 더이상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자리 털고 일어나 찜질방 식당에서 김치찌개 하나 사 먹고 싸우나로 내려갔다. 씻고 찜질방을 나서니 희뿌연 여명의 거리엔 청소원만 홀로 바쁘다. 그 길로 내도록 직진만 하니 새재자전거길의 출발지인 '탄금대'가 나온다.

 

 

 

# 새벽 안개 가득한 탄금대 체육공원.

 

 

 

# 꼭 두 달 만에 같은 장소에 선다.

 

 

 

# 강에서 피어 오른 물안개가 온 사방을 포근히 감싸고 있다.

 

 

 

# 지나온 길과 가야할 길을 가리키는 이정목.

 

 

 

# 05:20, 탄금대를 출발한다. 오늘 구간은 거리가 100 km 밖에 되지 않아 여유가 있다.

 

 

   

두 달 만에 다시 찾은 탄금대 공원엔 이른 아침시각이라 인적 끊어지고 오직 아주머니 한 사람만 물안개 피어오른 강 쪽을 바라보고 맨손체조를 하고 있다. 나도 곁에서 가볍게 몸 풀고 주변 한 번 돌아본 다음 길을 나섰다.

 

잠시 후 공원을 벗어나 도로로 나선다. 자전거 도로가 계속 이어져서 그 도로를 따르는데, 아무리 달려도 강변 쪽으로 가지 않고 계속 도심지를 관통하네? 마침 근처에 편의점이 있길래 들어가서 이것저것 간식거리 준비하고 커피도 한 잔 타 마시며 지도를 확인한다. 지도에는 자전거길이 탄금대 공원을 벗어나자마자 곧바로 우틀해서 달천강으로 나가게 되어 있다.

 

선답자의 기록을 보니 도로변에 불법주차한 차량들 때문에 달천강으로 나가는 바닥 표식이 가려져 있더라는 내용이 나오는 걸로 봐서 나 역시 그렇게 달천강으로 빠지는 길을 지나쳤나 보다. 그래도 이 도로 따라 쭉 가도 달천강으로 나가는 길을 만날 수 있어서 그냥 진행한다.

 

잠시 도로 따라 달리다 건국대 충주캠퍼스를 지나 달천동의 달천강 가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부터 국토 종주 길에 합류하고 잔차길 따라 강변을 달려 유주막삼거리를 지나고 향산에서 작은 물길을 하나 지난다.

   

 

 

# 달천강.

 

 

 

# 향산 아래 코스모스 핀 곳이 나오길래 잠시 정차.

 

 

 

# 꽃과 잔차,

 

 

 

# 장마철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 구경하며 강변도로를 신나게 달린다. 이른 시각이라 자동차도 없고 기온도 선선해 페달링에 힘이 넘친다. 귀골산장, 호림산장 등 팬션들이 간간이 눈에 들어 온다. 팔봉 향산길을 길게 달려 가면 싯계교 위에 이르게 된다. 강물이 많이 빠졌는데도 아직 도도하다.

 

 

 

# 잠시 달리면 수주팔봉의 팔봉폭포가 나타난다.

 

 

 

# 멋진 곳인데, 이 날은 물안개 가득한데다 스마트폰으로 찍었더니 그림이 영 별로이다. 저 폭포앞 여울에서 견지 낚시를 했었다. 이 폭포는 자연폭포가 아니라 물길을 돌리면서 생긴 폭포이다. 

 

 

 

# 폭포 보면서 쉬어 가라고 쉼터를 만들어 두었다.

 

 

 

# 수안보까지는 14km 쯤 더 가야 한다.

 

 

 

# 팔봉사거리에서 수안보 방향으로 좌틀.

 

 

 

# 한참을 달려 문강교차로를 만나고 직진. 바로 좌측에 문강싸우나가 나오는데,  24시간 영업을 하는지는 모름. 고개 하나를 치고 올라 수회리로 향한다. 수회리는 이름 그대로 물길이 돌아가는 곳이다.

 

 

 

# 스마트폰을 져지 뒷주머니에 넣어 두었는데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옷이 물구덩이라 사진을 찍으면 렌즈에 김이 서려 온통 뿌옅게 나온다. 그래서 이후는 비닐봉지에 스마트폰을 감싸서 넣고 다녔다.

 

 

 

# 이곳 사거리까지 오기 전에 우측으로 갈라지는 곳이 있는데, 모르고 지나쳐 중앙경찰학교 사거리에서 급 우틀.

 

 

 

# 길게 밀어 올려 물길 도는 곳에서 쉼터를 만난다.

 

 

 

# 펜션인지 잘 꾸며진 집이 아치교로 연결되어 있다.

 

 

 

# 24.5km 달려 왔다.

 

 

 

# 잠시 진행하면 주유소와 곤충체험관을 만나게 되고 좌틀하여 수안보로 향한다.

 

 

 

# 잠시 후 수안보 관광온천 앞에 있는 인증센터에 도착한다. 아침 일찍부터 잔뜩 흐려 있어 오늘 잔차 타기 좋겠구나 했는데, 이곳에서부터 비로소 햇살이 비추기 시작한다. 숨어있던 햇살이 갑갑했는지 나오자마자 기온이 급격하게 올라간다. 이곳 인증센터에서 한참을 휴식했다.  

 

 

 

# 수안보 읍내를 지나 위로 올리면 안보삼거리를 지나게 되고 한참을 달려 다시 은행정 교차로를 지난다. 수안보 인증센터에서 쉬고 있을 때 지나갔던 세 명의 가족 라이더를 이곳에서 다시 만났다. 이제부터는 소조령까지 긴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다.

 

 

 

# 소조령(小鳥嶺)은 이름 그대로 작은 새재라 상당히 가파르고 긴 고개이다. 기어 단수를 낮추고 빠른 회전력으로 고개를 치고 올라가면 고개 정상 근처에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쉼터에 차 세우고 물 마시고 간식으로 빵을 먹는데, 갑자기 손가락이 불에 댄 듯 따갑다. 내려다 보니 바다리 벌 한 마리가 달콤한 빵냄새를 맡고 와서는 내 손가락에 침을 한 방 놓았다. 아이구~ 아파라~ 벌에 쏘인 상처 살피느라 오래 쉬고 있는데 아까 그 가족라이더들이 올라온다. 대구에서 온 가족인데 이 댁의 부인도 나처럼 벌에게 한 방 쏘이고 말았다. 조심해야겠구나!

 

 

 

# 대구분들과 작별하고 다시 고개를 치고 오른다.

 

 

 

# 소조령 정상. 이곳에서 좌측으로 가면 수옥정과 조령휴양림으로 가게 된다. 잔차는 그냥 도로 따라 직진! 힘들게 올라온 만큼 신나는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는데, 비행기가 되어 날아가지 않도록 잔차를 살살 달래야 한다. 

 

 

 

# 수옥폭포관광단지, 수옥정삼거리, 마애불상군, 조령휴게소 등은 있는 줄도 모르게 길고 긴 다운힐을 신나는 속도로 달려 내려가다 보면 연풍면의 관문인 행촌삼거리에 도착하게 된다. 연풍은 백두대간 종주할 때 여러 차례 들렀던 곳이라 반가운 마음이 든다.

 

 

 

# 이제부터는 오늘 구간의 최대 난코스인 이화령 고갯길이 기다리고 있다. 이화령은 옛날엔 이우리재라고 부르던 유서깊은 고개로 새재, 하늘재 등과 더불어 영남권에서 한양으로 오르던 관문이다. 최근까지도 3번 국도가 이 이화령을 통해 남으로 이어져서 국토의 허리를 잇는 관문 역할을 했지만, 고속도로 뚫리고, 3번 국도마저 터널로 통과하게 되면서 이제는 한적한 옛고개가 되고 말았다. 아, 그렇지만 고개 정상까지 5.2km나 된다. 저걸 우찌 올라 가노?

 

 

 

#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육십령고개나 진고개 등처럼 무작스럽게 경사가 급해지며 구불거리는 것이 아니라서 쉬지 않고 고개 정상까지 페달을 굴릴 수가 있다. 중간에 멋진 전망대가 있어서 잔차에서 한번 내리기는 했지만, 그냥 끝까지 한 방에 올라 갈 수 있겠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이화령 터널.

 

 

 

# 뒤쪽의 산이 백두대간에서 갈라진 악휘봉 자락인 듯하다.

 

 

 

# 전망대에서 1km를 더 올라야 하는구나.

 

 

 

# 헉헉 숨소리와 휙휙 페달 돌리는 속도를 맞춰 길게 올라 가는데, 아스팔트의 열기가 얼굴로 밀고 올라와 무척 힘이 든다.

 

 

 

# 힘들게 오른 이화령 정상. 그러나 이화령은 시방 온통 공사로 어수선하다.

 

 

 

# 야생동물 이동통로를 포함한 생태 복원사업을 한다더니 급경사지 작업이 한창이네?

 

 

 

# 이화령 휴게소. 3년만인가? 4년만인가?

 

 

 

# 또하나의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게 된 MB. 그의 싸인이 적혀 있다.

 

 

 

# 이화령 터널을 지나 연풍 쪽으로 달려 가는 3번 국도. 우측 산허리에 내가 올라온 이화령 옛길이 보인다.

 

 

 

# 이화령 휴게소 앞에 있는 인증센터.

 

 

 

# 그 정도의 작업으로 급사면이 버텨줄까?

 

 

 

# 새벽에 찜질방에서 잠 설치고 생체리듬 깨져 화장을 못했는데, 이곳에서 화장을 했다. 이화령 휴게소에서 오래 휴식했다.

 

 

 

# 이화령 너머는 영남 땅이다.

 

 

 

# 이화령에서 오래 쉰 후 다시 길을 나선다. 5.2km를 올라 왔으니 그만큼 내려가야 한다. 자꾸만 하늘로 날아 오르려고 하는 잔차를 달래기에 바쁘다. 시속 50km가 넘지 않게 조절을 하지만, 간만에 느껴보는 시원한 질주에 오금 저리면서도 쾌감이 넘친다. 이야호~! 신나게 달려 내려가면 문경 도자기 전시장이 나온다. 문경은 다완(茶碗) 즉, 찻사발이 유명하다.

 

 

 

# 김천, 문경은 시 초입에 넓은 대문을 만들어 두었다. 영남대로라고 적혀있다. 저 영남대로를 따라 트레킹을 하기도 한다. 

 

 

 

# 자전거 길은 문경읍내를 통과.

 

 

 

# 어느 사거리에서 자전거 길은 우틀하게 되어있다. 단체라이더들이 타이어 펑크수리를 하고 있어 차에서 내려 가까이 가 보는데, 가만... 모퉁이에 있는 저 건물이 참 눈에 익다! 저 하얀 승용차도 눈에 익고! 하늘재선녀가 한다는 음식점 같은데? 마침 그 승용차가 지나가길래 자세히 보니 과연 하늘재선녀가 맞다. 선녀님!

 

 

 

깜짝 놀라며 차에서 내리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막 시장 보러 가는 길이었단다. 자기 집 앞 사거리에서 국토 종주 자전거 길이 우회하게 되어 있어 잔차족들이 많이 지나 다니고, 그냥 직진으로 지나치는 사람들도 가끔 있나 보다. 세상에! 이렇게 또 우연찮게 만나게 되는구나!

 

우옜거나 반가운 마음에 선녀님네 밥집으로 들어가서 차도 한 잔 마시고 서로 안부 묻고, 지난 얘기 나누느라 수다가 만발하다. 선녀님네 밥집은 길 모퉁이에 아담하게 자리 잡아 있는데 그 생김새며 위치가 꽤 운치가 있고, 하늘재선녀의 음식 솜씨 좋으니 주변에 인기가 있을 법하다.

 

처음 하늘재에서 내려와서 시행착오도 겪고 했지만, 이제는 자리가 잡혀 안정이 되었나 보다. 선녀네 아이들은 벌써 대학교 2학년, 4학년인데 말썽없이 공부도 잘 하고... 옛날 대간할 때 만났을 때는 꼬맹이들이더니 세월이 벌써 그렇게 흘렀구나.

 

 

 

# 생각나면 들러봐요, 조그만 길모퉁이 밥집!  산울림이 이렇게 노래 했을 법한 하늘재선녀의 모퉁이 밥집. 

 

 

 

# 반가웠답니다!

 

 

 

# 선녀님과 다음을 기약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문경 읍내 둔치에서는 인공암장에서 대회가 열리고 있다. 저 사람들 속에 황악바람님이 있을라나? 깁스한 다리로 저 암장에 매달렸을라나?  

 

 

 

# 문경읍을 지나 조령천을 따라 길게 달려 가는데 강변에 소나무밭 야영지가 군데군데 나타나고, 가족 단위의 캠퍼들이 야영을 즐기고 있다.

 

 

 

# 예전엔 마눌하고 십수 년 동안 여름휴가 때면 저렇게 야영을 즐기곤 했다.

 

 

 

# 소야벚꽃길이라 부르는 강변을 강바람 맞으며 신나게 달려 간다.

 

 

 

# 그러다 진남교반의 진남쉼터에 도착한다.

 

 

 

# 옛 진남역을 기점으로 레일바이크가 운행되고 있다.  문경은 봉명탄좌 등 탄광도시로 유명했던 곳이다. 탄광산업이 사양화되면서 탄광은 폐광이 되고 석탄을 실어 나르던 철길도 무용지물이 되었는데, 관광상품으로 재탄생되어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 개망초 흐드러진 철길 따라 가족 단위로 신나게 놀고 있다.

 

 

 

# 보기 좋구나!

 

 

 

# 문경은 물도 산도 참으로 좋은 곳이다. 강변 솔밭에 야영하면서 낚시하고 산행하고 휴식하며  여름휴가를 보내기에 그만이다.

 

 

 

# 길게 달려 가면 문경 불정역에 이르게 된다.

 

 

 

# 레일바이크의 중간 기착지이다.

 

 

 

# 옛 역사는 문화재로 등록되었고,

 

 

 

# 이곳 불정역에 인증센터가 있다.

 

 

 

# 조령천은 진남교반에 이르러 영강을 이루고 불정을 거쳐 점촌을 휘감으며 흘러 간다. 자전거길은  내내 그 강변을 따라 흘러 간다.

 

 

 

# 그러다 점촌읍의 초입인 영강대교에 이르게 되는데, 이쯤에서 배가 너무 고파 점촌으로 들어 갔다. 점촌은 이십오륙 년 전 첫 직장에서 장호원에 있는 연구소에 근무할 때 두 달에 한 번 고향 진주를 찾아가면서 버스를 갈아 타기 위해 늘상 들렀던 고장이라 감회가 새롭다. 오늘 잔차로 달려 가는 이 코스가 바로 그 옛날 내가 버스 서너 번 갈아 타면서 고향을 찾아 가던 길이다. 아, 세월이여~!

 

 

 

# 점촌읍 어느 후미진 식당에서 점심 기다리는 동안 막걸리 한 통을 뚝딱 비운다. 아이고, 이제 좀 살 것 같다!

 

 

 

# 점심 식사 후 다시 강변으로 나가 자전거길에 오르고, 영강을 따라 덕통리, 척동리 등을 지나야 하는데, 이곳은 강변도로가 공사 중이라 들판으로 들어가서 농로를 좌틀 우틀하면서 달려 가야 한다.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서 길 잃을 일은 없다.

 

 

 

# 그러다 금곡리에서 삼미식품회사를 우측에 두고 강변으로 달리기 시작하는데,

 

 

 

# 이곳에서부터 영강은 그 폭이 아주 넓어지기 시작한다.

 

 

 

# 장마철이라 수량까지 풍부해 강 다운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 그러다 퇴강리 함창제에 이르러 낙동강 본류와 합해지면서 비로소 낙동강이란 이름으로 흐르게 된다.

 

 

 

# 낙동강이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합해져서 시작이라고 해야지.

 

 

 

# 낙동강이니 비로소 그 몸집이 제대로 낙동다워지는데, 저 멀리 오늘 구간의 목적지인 상풍교가 보이기 시작한다. 

 

 

 

# 퇴강리 강변을  신나게 달려 상주 상풍교에 이르렀다.

 

 

 

상풍교 인증센터에 도착하니 13시가 조금 넘었는데 중간에 조금 덜 쉬었다면 12시 이전에도 도착이 가능했겠다. 오늘 구간이 이화령과 소조령이란 큰 고개 두 개가 위치해 있어 만만치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거리가 100km에 불과해 일찍 마칠 수가 있었다.

 

다만 한낮이 되면서 기온이 급상승하고 그늘 없는 강변을 달리자니 뙤약볕에 시달려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다. 상풍교 인증센터에서 도장 찍고 여기서 끝낼지, 아니면 세시간 정도 더 달려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찍고 구미로 들어가서 끝낼지 한참을 고민했다.

 

문제는 이곳에서 끝낸다고 해도 상주까지 3,40분 정도 자전거 타고 달려야 하는 지라, 일단은 첫 번째 포스트인 상주보까지 가보기로 한다.

 

 

 

# 상풍교를 지나 강변을 길게 달려 가노라면 저멀리 절경을 자랑하는 경천대가 보이는데,  자전거길은 절경의 강변을 벗어나 산 우측으로 급경사로 밀어 올리게 되어 있다. 구불구불 휘는 3단 쯤에서 그 경사를 이기지 못하고 잔차에서 내려 끌바를 해야 한다.  5.2km인 이화령보다 훨씬 힘이 드는 긴 고갯길을 잔차를 끌고 헉헉~ 거리며 올라갔다.

 

 

 

# 그러다 도로를 따라 내려 가면 경천대국민관광지 입구에 이르게 된다.

 

 

 

경천대는 낙동강 가에 위치한 상주의 절경인데 관광지로 개발을 해 두어서 어수선하고 번잡하다. 잔차 끌고 고개 오르느라 너무 지쳐 이곳에서 아이스바 하나 사 먹으면서 오래 휴식을 한다.

 

갑자기 땀을 너무 많이 흘리고 너무 헉헉대서 그런지 도저히 출발할 엄두가 나지 않아 경천대 어느 그늘 아래서 퍼질러 앉아 여기서 멈출까 계속 갈까를 고민했다. 그러다 일단은 상주보까지 가 보기로 하고 길을 나선다.

 

 

 

# 경천대관광지를 이리저리 휘돌더니 강변으로 나가고 야구장과 자전거 박물관을 지나 계속 가다보면 도남서원에 이르게 된다. 조선 선조 때 건립된 유서 깊은 서원으로 사액서원이라고 한다.

 

 

 

# 도남서원을 지나 조금만 더 가면 상주보에 도착한다.

 

 

 

# 상주보 아래 낙동강의 흐름.

 

 

 

# 보를 넘은 물결이 포말을 이루고 있다.

 

 

 

# 상주보의 인증센터.

 

 

 

어찌어찌 상주보까지 오기는 했는데 더이상 이 뙤약볕 아래 잔차 타고 낙단보, 구미보까지 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래서 오늘은 일단 여기서 스톱하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곳에서 상주시까지는 40분 정도 잔차를 타고 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이구야~

 

상주보를 다시 건너 도남마을로 들어가는데 인쇄해 온 네이버지도로는 길을 찾을 수가 없어서 스마트폰을 꺼내 티맵을 실행한다. 그런데 이 넘은 자동차에 최적화되어 있는 넘이라 자꾸만 고속도로 쪽으로 가라고 하는데, 갈림길에서 우왕좌왕하고 있자 좀 전 상주보에서 만났던 상주의 지역 라이더 두 분이 에스코트를 해주어 무사히 길을 찾을 수가 있었다.

 

국토 종주 길이 아닌 자전거도시 상주의 강변길을 길게 달려 상주시에 이르고 다시 상주시내를 길게 관통하여 상주종합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리고 차 시각까지 40여분 여유가 있어 잔차 타고 인근의 목욕탕으로 가서 초스피드로 땀을 씻어 냈다.

 

하루종일 뙤약볕 아래에서 벌겋게 익은 몸이 찬물을 뒤집어 쓰자 불에 달군 쇳덩이가 식듯이 쉬이익 소리가 나는 기분이다. 기분같아서는 몇 시간이고 찬물에 담그고 싶지만 10여 분 번개 같은 샤워 마치고 새옷으로 갈아 입은 다음, 다시 잔차 타고 터미널로 복귀했다.

 

이후 고속버스편으로 귀경하고 강남고속터미널에서 다시 전철 타고 철산역까지, 이후 잔차로 10여 km 더 달려 귀가했다. 현관에 들어가면서 거리계 확인하니 기가 막히게도 165km, 지난 구간 운행거리와 똑 같다. 거참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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