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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12코스/무릉용수 올레-수월낙조/水月落照!! 본문

길이야기/제주 올레길

[제주올레길]12코스/무릉용수 올레-수월낙조/水月落照!!

강/사/랑 2014. 5. 9. 17:57
 [제주올레길]12코스 - 무릉용수 올레

 


강/사/랑은 참 오랜 총각 시절을 보냈다. 노총각 생활이란게 외롭고 쓸쓸할 때도 많고 남 보기 궁상맞아 보이기 쉽지만, 몸 가볍고 마음 가벼워 어디 메인 곳 없이 홀가분하게 자유로울 때가 훨씬 많다.

 

세상사 다 사람 하기 나름이라 자기 절제 잘하고 관리 잘하면 깔끔한 독거(獨居)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도 있다. 그야말로 화려한 싱글이다. 나 역시 나름의 자기관리로 그 시절을 그다지 궁상맞게 보낸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사람살이란게 혼자라고 걱정 없는 것 아니고 근심 덜어지는 것 아니라서 때로는 세상사 온갖 괴로움을 혼자 짊어진 듯 힘겨울 때도 있고, 이런저런 스트레스에 숨쉬기 힘들게 답답할 때도 종종 있었다.

 

그럴 때면 혼자 차 몰고 가까운 서해바다를 찾곤 했다. 갯펄 넓은 강화도 장화리 포구, 대부도 탄도 방파제 옆 산자락, 화성 궁평리 해수욕장 소나무밭 등이 그곳인데, 저물어가는 서해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사라지는 일몰(日沒)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장엄한 소멸(消滅)에 날 괴롭히던 삶의 찌꺼기들이 정화(淨化)됨을 느끼고 했다.

 

이렇듯 낙조(落照)는 불붙는 일출(日出)의 환희에 찬 붉은 빛과는 달리 웅장하면서도 엄숙한 붉은 빛으로 보는 이의 슬픔과 쓸쓸함도 함께 물들여 가라앉히는 정화(淨化)의 불꽃으로도 역할 한다.

 

"어느 날 난 마흔세 번이나 해넘이를 보았어!" 그리고 잠시 후 이렇게 덧붙이는 것이었다. "아저씨도 알 거야...... 그렇게도 슬플 때는 사람들은 해가 저무는 게 보고 싶지."  "마흔세 번 해넘이를 본 날, 그렇다면 너는 그만큼 슬펐단 말이냐?" 그러나 어린 왕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생땍쥐베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대목이다. 어린 왕자는 해넘이 보기를 정말 좋아했고, 그의 별은 너무나 작아 원한다면 의자를 몇 걸음 당겨 놓기만 하면 언제든지 석양을 볼 수 있었다. 붉게 물든 석양을 보며 어린 왕자는 그만의 슬픔을 달래곤 했던 것이다. 석양은 그렇게 슬픔도 쓸쓸함도 함께 달래주는 카타르시스의 장엄한 힘을 가지고 있다.

 

“비록 지는 해이지만 석양의 노을처럼 서쪽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고 싶다.”

 

2006년인가? 지역주의 정당으로 출발했다가 역사적 정당성(正當性)을 확보하지 못해 끝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자민련의 마지막 끝자락을 붙들고 JP가 남긴 말이다. 당시 사람들은 JP의 정치적 노욕(老慾)을 이구동성으로 비판했었다. 하지만 JP에게도 마지막 희망이 있어 화려한 비상(飛翔)보다는 장엄한 추락(墜落)을 통한 미학적(美學的) 말로(末路)를 꿈꾸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사람들에게 장엄한 소멸의 역설적(逆說的)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낙조(落照)를 감상할 수 있는 명소가 여러 곳 있으니, 기상청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조 감상처로 추천한 진도 세방리 해안일주도로, 강화 장화리 갯펄, 제부도 매바위,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의 할미바위, 화성 궁평리 해수욕장 등이 그곳이다.

 

그중에 제주도 차귀십경 중 하나인 수월봉(水月峯)의 '월봉낙조(月峯落照)' 역시 해넘이 감상지로 유명한 곳이다. 수월봉은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에 있는 높이 78m의 야트막한 봉우리로 그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 513호로 지정되어 있다. 차귀도에서 모슬포로 넘어가는 해변에 돌출되어 있고 한라산의 정서쪽에 위치해 있으니 낙조감상지로는 천혜의 장소인 셈이다.

 

작년 10월 제주 올레길을 처음 시작했을 때 제주산꾼 홍도를 만나 그의 집이 있는 신도리 바닷가에서 하룻밤 야영을 했었다. 그날 우측 너머에 보이는 수월봉을 보며 함께 막걸리 잔을 나누었는데, 내내 홍도는 수월봉에서의 낙조 감상을 자랑했었다.

 

홍도의 자랑으로 인해 수월낙조의 감상과 수월봉에서의 야영은 늘 검토 대상이었다. 그러다 해를 넘긴 늦봄의 오월 연휴에 제주 올레길을 다시 찾게 되었다. 


제주시에서 성산포를 목표로 버스를 탔다. 그런데 초짜 버스기사 때문에 반대 방향의 버스를 타고 말았다. 덕분에 성산포가 있는 동쪽 대신에 모슬포가 있는 서쪽 동네에 떨어지게 되었다. 계획 변경이 시급하였다. 그리하여 수월봉에서의 낙조 감상을 염두에 두고 급히 올레길 순례계획을  수정하였다.

 

그렇게 계획에 없던 수월낙조의 올레길이 느닷없이 이어지게 되었다.

 



수월낙조/水月落照!!


구간 : 제주 올레길 12코스(용수포구~무릉)
거리 : 구간거리(17.1km), 누적거리(64.8km, 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14년  5월 3, 4일. 흙과 해의 날.
세부내용 : 용수포구/절부암 ~ 생이기정길 ~ 당산봉 ~ 섬풍경리조트 ~ 차귀도포구 ~ 엉알해안 ~ 수월봉/야영 ~ 한장동 마을회관 ~ 신도포구
 ~ 산경도예 ~ 녹남봉 ~ 신도생태연못 ~ 평지교회 ~ 무릉생태학교.


  

올해는 달력이 참으로 착하다. 5월에도 6월에도 연휴가 나래비로 줄을 서서 빨간색을 뽐내고 있다. 특히 5월에는 5월 1일 노동절, 하루건너 3, 4일 토, 일요일, 5일 어린이날, 6일 부처님 오신 날이 나란히 있어 2일 하루 휴가를 내면 6일간의 연휴가 확보되어진다.

 

하지만 나로서는 2일 휴가 낼 복은 없어 3,4,5,6일의 4일 연휴가 확보되어 있을 뿐이지만 그게 어디인가?

 

간만의 연휴라 평소에 가기 힘들었던 먼 곳의 산줄기 종주나 발만 담궈 둔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을 이어가기 딱 알맞다. 그리하여 몇 주 전부터 제주행 비행기표를 검색해 보았는데, 황금 연휴를 놓칠 사람들이 없는지라 제주행 항공표는 도저히 여유분이 나타나질 않는다.

 

2안으로 지리산 둘레길과 산동무인 뚜벅이 제안한 진양기맥 종주를 대안으로 설정하여 마눌에게 알려주었다. 그런데 마눌이 기맥이나 지맥종주는 기겁을 하는 바람에 자연스레 지리산 둘레길이 이번 연휴의 산행코스로 결정되어진다.

 

금요일날 퇴근하여 지리산 둘레길을 상정한 박배낭을 꾸려 놓기는 했지만, 제주올레길에 대한 미련이 도저히 떨쳐지지가 않는다. 그리하여 중간중간 스마트폰 항공권 예약 앱을 확인해보지만 여전히 제주행 항공권은 구입불가이다.

 

그런데 새벽 4시에도 없던 항공권이 아침 먹고 차 한잔 마시면서 문득 확인해보니 딱 두 좌석이 비어 있다. 앞뒤 젤 겨를없이 냉큼 인터셉터해서 예약을 하고 결재를 했다. 저가항공사이지만 정규 항공권 가격을 다 지불하였다. 그래도 이게 어디인가? 마눌에게 제주행을 통보하고 얼른 짐 챙겨 공항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문제는 제주로 가는 항공권만 구입했지 제주에서 나오는 항공권은 구입치 못하고 대기자 명단에만 올려 두었다는 점이다. 해당 항공사 얘기로는 이런 황금연휴에는 대기표의 경우 대기로 끝날 확률이 99%라 한다. 그래도 일단 출발이다! 4일 동안 뭔가 길이 열리겠지!!

 



수월봉/水月峰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翰京面) 고산리(高山里)에 있는 산. 높이는 77 m이다. 제주시 남서쪽, 모슬포(慕瑟浦) 북서쪽에 위치하며 사화산으로 동쪽에는 300 ha가 넘는 평야지대가 있다. 산체의 서반부가 연안조류와 해식작용으로 깎여 서안 일대는 1.5 km의 절벽이 병풍을 두른듯 장관을 이룬다. 정상부는 넓은 용암대지이며 사방을 내려다 볼 수 있는 6각형의 수월정(水月亭)이 서 있다. 이 수월정에서 기우제를 지냈다. 수월봉 아래 해안을 끼고 이어지는 절벽은 화석층이 뚜렷하여 자연의 신기함을 더하는 곳이다. 수월봉에서는 제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섬인 차귀도가 내려다 보이고, 더욱이 수월봉 정상에 있는 수월정에 앉아서 바라보는 낙조는 제주 어느 곳에서 보는 것보다 아름답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제주 올레길 12코스 무릉용수 올레 개념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이다. 당일날 아침에 번개불에 콩 볶아 먹듯 예약과 동시에 탑승이 이뤄졌다. 도저히 항공권을 구입할 수 없어 포기한 상태로 문득 클릭했다가 득템하였다. 문제는 제주로 입도하는 표만 있지 나오는 표는 구하지 못했다는 사실!

 

 

 

# 1시간 만에 제주에 도착했다. 오후 2시가 좀 넘었다. 제주 공항은 황금연휴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만원이다.

 

 

 

이번 제주행은 갑작스레 출발이 결정되는 바람에 사전 준비가 전혀 없다. 올레길 지도도 없어서 공항에 있는 올레 안내소에서 하나 얻었다. 제주 공항의 올레 안내소는 지난 번처럼 큰 도움이 안된다. 아르바이트 하는 사람인지 정식 직원인지는 모르겠지만 안내하는 열정도 지식도 없어 보인다.

 

어쨌거나 그녀에게서 올레 3코스 온평 가는 버스 정보를 얻었다. 시외터미널에서 700번 버스를 타면 된단다. 하지만 그녀의 이 개념없는 안내 때문에 나중에 큰 곤욕을 치르게 된다.

 

김포에서 발권할 때 수화물 발송하면서 잰 내 배낭 무게는 27kg이었다. 지리산 둘레길을 염두에 두고 식량을 넉넉히 챙겨 넣은 탓이다. 이번 올레길도 무게 때문에 큰 고행길이 되겠구나...

 

산더미같은 박배낭을 둘러메고 공항을 나섰다. 한참을 기다렸다가 100번 버스를 타고 시외터미널로 향했다. 시외터미널에 도착하자 마침 700번 버스가 눈에 들어 온다. 얼른 달려 가서 온평행이 맞느냐고 물으니 버스기사가 맞다고 타라 한다. 그런데 이 기사는 초보인지 온평까지 가는 버스 요금도 잘 모른다. 어쨌거나 아무 의심없이 700번 버스에 탑승했다.

 

무거운 박배낭 때문에 마눌과 떨어져 앉아 흔들리며 가다가 문득 주변 경치를 보니 느낌이 어째 이상하다. 올레 3코스 출발지인 온평포구를 가자면 바다가 왼쪽에 보여야 되는데 지금은 바다가 오른쪽에 있다. 오잉? 뭔가 이상한데? 기사에게 재차 물어 보지만 온평행이 맞으니 앉아서 기다리란다. 

 

다시 얼마나 갔을까? 아무래도 이상해서 네이버 지도를 꺼내 위치 확인을 하니 우리가 탄 버스는 제주에서 동쪽인 성산포를 거쳐 온평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왼족으로 방향을 잡아서 애월을 지나고 한림읍을 거쳐 협재해수욕장을 지나고 있다. 아이고~ 이거 사고났다~!

 

버스 기사에게 온평까지 남은 시각을 물으니 이 기사 초보가 맞다. 자기는 모르겠고 회사에 전화를 해보더니 지금까지 1시간 30여분을 달려 왔는데 아직 2시간 이상을 더가야 한단다. 그리고 온평을 가기 위해서는 700번은 맞지만 성산으로 가는 동일주버스를 타야만 했었단다. 그러면 아까는 왜 맞다고 타라고 했냐니까 어쨌든 온평을 가기는 한댄다. 이런 제길슨!

 

700번 버스가 좌측으로 일주하는 것이 있고, 우측으로 일주하는 것이 있는데 우리는 거꾸로 좌측으로 일주하는 넘을 탄 것이다. 이런 중요한 정보를 제주 공항의 올레 안내자도 알려주지 않았고, 700번 버스 기사는 아예 모르고 있었다. 아이고~ 잘들 나셨다! 정말 대단들 하시다!

 

그나저나 이대로 계속 갈 수는 없는 일이다. 온평에 도착하면 캄캄한 밤중일테고 그보다 아직 두 시간이나 넘게 버스를 더 타야 한다는 점이 큰 일이다. 다시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확인하니 마침 이 버스가 올레 13코스인 용수저지 올레의 좌측 끝부분을 가로지르게 되어 있다.

 

일단 짐 챙겨서 용수교차로 직전에 있는 용수리 충혼묘지 정류소에 하차하였다. 

 

 

 

# 올레 시작부터 엄청난 알바를 하였더니 마눌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이른다. 이보시게!  인생은 이런 의외성이 또 재미있고 흥미로운 법이라네! 안심하시게!

 

 

 

# 올레 13코스는 저 용수교차로를 가로지른다. 우리는 일단 13코스 출발지인 용수포구로 향하기로 했다. 그곳에는 절부암이 있다 한다.

 

 

 

# 버스정류소 바로 뒤에 충혼묘지가 있는 모양이지만 우리는 갈길이 바빠 그냥 패스하고 농장 사이로 가다가 농로를 따라 길게 내려갔다.

 

 

 

# 그쪽 바닷가에 한경 풍력발전단지의 풍차들이 눈에 들어 온다. 작년 올레 하러 왔다가 한림읍으로 가면서 봤던 기억이 있다.

 

 

 

# 버스 정류소에서 1.8km정도 걸어 용수리 마을에 도착했다.

 

 

 

# 용수포구에는 제주 특유의 민물용출지가 있다.

 

 

 

# 그 좌측에 상록숲이 있는 동산이 하나 있다. 절부암(節婦巖)이다.

 

 

 

# 해난사고를 당한 남편을 따라 자진한 여인의 절개를 기린 곳이다.

 

 

 

# 숲으로 들어가자 커다란 바위가 나타난다.

 

 

 

# 그 우측 숲속에 절부암이란 글씨가 전각되어 있다. 남편 잃은 슬픔이야 말해 무엇하겠냐만 그렇다고 자진을 하면 어떡하나? 극단적 선택을 한 여인의 절개가 마땅해 보이지만은 않다.

 

 

 

# 숲에서 다시 포구길로 나왔다.

 

 

 

# 그곳에 용수포구 출발지가 있다. 뒷쪽에 보이는 건물은 김대건 신부 제주 표착기념관이다. 이곳에서 이번 올레길 전체 계획을 잠시 고민하였다. 13코스는 지금까지 걸어 온 1.8km를 다시 돌아가야 해서 별로이고 이곳부터 출발하는 12코스에는 낙조로 유명한 수월봉이 있으니 수월봉 정상에서 낙조감상을 하기로 했다. 마침 수월봉 정상에 정자가 하나 있다 하니 그곳에서 야영하면 될 것이고. 

 

 

 

# 넘어가는 해에 밝게 빛나는 용수포구를 둘러 보고 12코스를 출발했다.

 

 

 

# 김대건신부기념관 앞을 통과해서 해안로를 둥글게 따른다.

 

 

 

# 제주 명물중 하나인 한치대신 오징어가 해풍에 꾸덕꾸덕 말라 가고 있다. 길가에서 만난 주민 말로는 요즘 한치가 잘 안잡힌단다.

 

 

 

# 어느새 나그네의 그림자가 길어 졌다.

 

 

 

# 멀리 차귀도가 눈에 들어 온다.

 

 

 

# 차귀도는 제주에 부속된 무인도 중 가장 큰 섬이다. 옛날 중국 복주사람인 호종단이란 이가 이 섬에서 중국에 대항할 큰 인물이 날 것을 우려해 섬의 지맥과 수맥을 모두 끊었다 한다. 그런데 돌아가는 길에 매 한 마리가 돛대 위에 앉으니 큰 바람이 일어 배가 침몰하고 말았다. 그 매가 바로 한라산의 수호신이고,호종단이 돌아 가는 것을 막았다하여 섬이름을 차귀도(遮歸島)라 불렀다 한다.

 

 

 

# 엎드릴 와(臥)자를 쓰는 와도이다. 여인이 다리를 구부리고 누워있는 듯한 모습이다.

 

 

 

# 길이 바다쪽으로 휘감기는 돌출부에 방사탑 하나가 서 있다.

 

 

 

# 잔차여행을 온 일행들을 만났다. 이곳에서 제주산꾼인 홍도에게 전화를 했다. 예상에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가 살고 있는 동네 뒷산에서 야영하면서 연락을 하지 않으면 서운해 할 것 같아서이다. 마눌은 괜히 전화해서 번거롭게 만들지 말라고 하지만 사람의 정이 어디 그런가? 전화를 해보니 진주 철인클럽사람들이 잔차여행을 와서 그들과 함께 있는 모양이다. 마침 잘 되었네. 볼일 보시게! 우리는 올레 하러왔으니 조용히 올레 마치고 돌아 가겠네!

 

 

 

# 화산활동 흔적 가득한 해안길을 길게 휘감아 저곳 당산봉으로 올라 가야 한다.

 

 

 

# 당산봉과 오늘 목적지인 수월봉을 함께 땡겨본다.

 

 

 

# 당산봉으로 향하는 길은 참으로 예쁜 길이다.

 

 

 

# 용암이 바닷물과 만나 급격히 굳은 후 오랜 세월 파도에 씻겨 동글동글 해졌다.

 

 

 

 

# 올레 3코스를 하러 왔다가 차를 잘못 타는 바람에 갑자기 결정된 이 12코스는 뜻밖에도 그 출발점이 정말 예쁜 바닷길이다.

 

 

 

# 시간 넉넉하다면 한없이 늘어지게 쉬어가고픈 곳이다.

 

 

 

# 둥근 만(灣)을 휘감아 가야 한다.

 

 

 

# 당산봉은 바다에서 용암이 분출되어 1차로 분화구가 형성되고 다시 분화구 내부에 새로운 분출이 일어난 2중식 화산체이다. 바다에 접한 부분은 오랜 파도의 침식에 절벽을 이루고 있다. 

 

 

 

# 경치 좋은 곳이다!

 

 

 

# 가족단위로 산책 나온 이들이 당산봉에서 내려 오고 있다.

 

 

 

# 해안쪽 절벽에는 해식동(海蝕洞) 3개가 입을 벌리고 있다.

 

 

 

# 절벽끝 암봉이 스핑크스를 닮았다.

 

 

 

# 풍차는 내내 뒤를 따라 온다.

 

 

 

# 언덕 위에 그림같은 팬션이 위치해 있다.

 

 

 

# 높은 봉우리는 아니지만 박배낭 무게때문에 부담은 된다.

 

 

 

# 차귀도와 항구 사이로 배 한 척 귀항한다.

 

 

 

# 잠시 바다 조망에서 벗어나 숲길로 치고 오른다.

 

 

 

# 곧 전방으로 조망이 트인 벼랑길에 이른다.

 

 

 

# 차귀도 머리 뒤로 난바다가 펼쳐진다.

 

 

 

# 이 길을 '생이기정'이라 부른다. 안내판에는 새가 날아다니는 절벽길이라 생이기정이라 불렀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옛자료를 찾아보니 이 산의 모양을 표현하기를 '仙仁讀書 老僧打鼓 白鷺下田(선인독서 노승타고 백로하전)' 이라고 적어 두었다. 즉, "보는 방향에 따라 신선이 앉아 책을 읽는 형상, 노승이 북을 두드리는 형상, 백로가 날개를 펴서 논에 내려앉는 형상"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따라서 생이기정은 새가 날아 다니는 절벽이 아니라 새가 날개를 편 모양의 절벽길이란 뜻일 수도 있겠다.

 

 

 

# 이곳도 낙조 감상처로 손색 없겠다. 다만 야영싸이트가 마땅치 않다.

 

 

 

# 저멀리 용수포구 앞바다에 이상한 구조물 하나가 바다에 서 있다. 암초 위에 콘크리트로 군부대 요새처럼 구조물을 만들어 두었는데, 아마도 암초를 알리기 위한 등대를 만들려고 하나 보다.

 

 

 

# 다시 당산봉 정상을 향해 오른다. 그런데 이곳은 등로를 넓힐려고 그러는지 숲을 많이 훼손시켜 두었다. 빠른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 정상이라고 특별한 표식도 없다. 높이가 148m라 육지에서라면 봉우리 축에도 못 끼일 규모이지만 해발고도 "0"에서 시작하는 바닷가이니 제법 산으로서 위용을 자랑하게 된다. 당산봉은 원래 뱀신을 모시는 신당(神堂)이 있던 산이라 '당산(堂山)'이 되었다. 당오름, 당산오름 등으로 불러 왔다.

 

 

 

# 숲 너머로 오늘의 목적지인 수월봉이 건너다보인다. 해는 곧 넘어가려고 하는데 갈길이 아직 멀다.

 

 

 

# 낮은 봉우리이니 금세 아래로 내리게 된다.

 

 

 

# 오늘 우리는 12코스를 역방향으로 걷기 때문에 간새의 꼬리 쪽으로 방향을 잡아 간다.

 

 

 

당산봉을 내려오면 우측에 섬풍경리조트란 작은 규모의 리조트가 있다. 잠시 리조트에 들러 개스와 막걸리를 구입했다. 공항에서 이곳으로 곧장 왔기 때문에 비행기에 실을 수 없는 개스와 일용할 막걸리 구입이 절실했던 탓이다.

 

길 따라 잠시 내려가니 차귀도포구가 나온다. 십몇년 전 전직장에서 워크숍을 제주로 왔을 때 몇 개 팀으로 나눠 산행, 관광, 낚시 등을 즐겼는데, 그때 내가 낚시팀을 이끌고 이곳 차귀포구로 왔었다. 배 타고 나가 차귀도 곁에서 고등어 낚시를 했는데 딱 한 시간 낚시에 300여 마리 넘게 고등어를 낚아서 싱싱한 고등어회를 실컷 먹었다.

 

뒷날 그 소식을 들은 다른 팀들이 함께 합류해서 다시 고등어를 원도 한도 없이 낚아 실컷 먹고 남은 것은 얼음 채워 비행기에 싣고 서을로 왔던 풍어의 추억이 이곳 차귀포구에 있다.

 

차귀포구에서 해변길로 내려가면 유명한 엉알해안길이 나온다. 엉알이란 말은 절벽 아래란 뜻이란다.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해안절벽 아래에 구불구불 산책길을 만들어 두었다. 이 길은 걷기 좋은 길로 꽤 유명한 곳이라는데 오늘 우리는 수월봉에서의 낙조감상이 최우선이라 스치듯 지나버렸다. 다음에 차귀도 고등어 낚시를 겸해서 다시 한 번 찬찬히 걸어 봐야겠다. 

 

 

 

# 수월봉 입구 교차로에 도착했다. 차귀도 좌측으로 이미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마음이 급하다.

 

 

 

# 그 입구에 나무데크로 전망대를 만들어 두었다. 수월산정에서의 노을 감상이 급한 우리는 오르지 않고 바라만 보았다.

 

 

 

# 제주산꾼 홍도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우리를 발견했다. 산더미같은 박배낭을 메고 있으니 금방 눈에 띄더란다.작년에 올레 왔을 때 하고, 그가 국토종주 자전거종주할 때 만났으니 7개월 사이에 세 번째 만남이다. 바다를 격해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이 정도 만남이면 꽤 잦은 만남이다. 홍도는 지금 일이 매우 바쁘단다. 좋은 일이다. 사람은 모름지기 좀 바빠야 한다. 우리는 신경쓰지 말고 생업에 충실하라 말하고 짧은 만남을 終했다. 

 

 

 

# 홍도는 수월봉 아래에 있는 자기집으로 가고 우리는 하룻밤 묵을 임시집을 짓기 위해 수월봉으로 올랐다.

 

 

 

# 해 넘어 간다 빨리 올라 가자!

 

 

 

# 한 호흡만에 정상부에 도착했다. 수월낙조를 보려는 관광객들이 많다.

 

 

 

# 정상엔 기상청레이더와 정자가 있다.

 

 

 

# 노을빛이 이미 짙다.

 

 

 

# 모슬포 일대 어디에서나 수월봉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기상청 시설.

 

 

 

# 저 정자에서 하룻밤 묵을 생각이었는데, 목재 정자가 아니고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있는 데다 바람이 강해 야영지로는 적합치 않다.

 

 

 

# 하루의 수고를 마친 해가 바다 너머로 잠기려 하고 있다.

 

 

 

# 구름이 많아 깔끔하고 온전한 일몰을 볼 수는 없을 듯하다.

 

 

 

# 석양빛에 물든 고깃배 두 척이 육지에 가깝게 붙어 조업 중이다.

 

 

 

# 이 노을을 보고자 당산봉에서부터 정신없이 달려 왔다.

 

 

 

# 애초에 우리는 3코스 온평올레를 계획하고 제주로 왔는데 뜻밖에 수월봉에서 낙조를 감상하고 있다.

 

 

 

# 이런 의외성이 주는 재미 또한 색다르다. 차귀도 너머 하늘이 불타고 있다.

 

 

 

# 온평올레도 좋았겠지만 뜻밖에 맞이한 이 수월낙조가 얼마나 좋은가?

 

 

 

# 저 27kg짜리 배낭을 메고 4일간 제주를 걸었다. 다음 번에는 조금 작은 박배낭을 메고 와야겠다.

 

 

 

# 오늘 수월낙조는 하늘과 바다가 같이 불타 오르다 붉은 바퀴가 점점 시나브로 바다속으로 잠기는 온전한 낙조를 보여 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눈앞의 모든 사물이 노을의 영향으로 붉게 물들어 가는, 그러다가 점점 검은색으로 변해 가는, 하늘도 바다도 섬도 바라보는 사람들도 함께 붉었다가 어두워져 가는, 그리하여 드디어는 가슴속 슬픔도 쓸쓸함도 함께 가라 앉아 가는 낙조감상으로는 충분하였다. 

 

 

 

# 이 장엄한 소멸의 슬픈 아름다움 때문에 어린왕자는 하루에도 마흔세 번이나 의자를 옮겨 해넘이를 보았나보다.

 

 

 

# 어느 노회한 정치인은 평생 2인자의 삶이었을지언정 마지막까지 서쪽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며 장엄하게 사라지고 싶었나보다.

 

 

 

# 나 역시 이 찬란한 소멸이 가져다주는 역설적 아름다움에 빠져 오래오래 그 바다곁을 지켰다.

 

 

 

# 그대들은 무슨 슬픔을 잊고자 거기에 서 있는가?

 

 

 

# 전혀 계획에 없는 수월낙조의 감상이 참으로 아름답고 감사하다.

 

 

 

# 제주터미널에서 동일주버스를 타지 않고 서일주버스를 탄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

 

 

 

# 하루의 해를 바다 너머로 넘겨 보내면서 가슴속 슬픔과 쓸쓸함도 함께 그 너머로 날려 보냈다.

 

 

 

애초에 수월낙조를 보고자 12코스로 방향 선회를 하면서 수월봉 정상에 있는 정자에서 야영을 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수월봉 정상은 찬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고 있고 정자 역시 콘크리트 바닥이라 야영지로는 마땅치 않다.

 

주변을 돌아보니 주차장 너머로 소나무밭이 있고 텐트 10여 동 칠만한 넓은 풀밭이 있긴 하다. 홍도는 이곳을 야영지로 추천하였다. 허나 너무 노출이 되어 있어 아침 일찍 수월봉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면 동물원 원숭이 신세가 될 듯하고 그보다 더한 것은 수월봉 매점에 적어둔 진드기 조심이라는 글귀가 더 마음에 걸린다.

 

다른 장소를 찾아 다시 주변을 물색한다. 기상청 건물 아래로 올레길이 이어져 있길래 일단 그 길을 따라 조금 내려 가보니 묘지가 여럿 있고 그 한 켠에 딱 텐트 한 동 칠 만한 공간이 있다. 비록 묘지가 있긴 하지만 술 한 잔 올려 양해를 구하면 될 듯하고, 무엇보다 수월봉 정상에 있는 화장실과 매점 곁에 있는 수도가 멀지 않아 편의시설 활용하기가 좋다.

 

 

 

# 기상시설 바로 아래에 있는 무덤가 소나무밭에 하룻밤 묵을 집을 지었다.

 

 

 

# 편의시설이 가까워 딱 알맞은 야영지이다.

 

 

 

# 정면으로는 한장동 마을 불빛이, 좌측 멀리로는 모슬포 항구의 불빛이 휘황하다.

 

 

 

# 산 너머에 있어 바닷바람으로부터 자유로와 참으로 아늑하다.

 

 

 

# 제주에서의 첫날이라 막걸리 한 병으로는 부족할 듯하여 매점 문 닫기 전에 막걸리 한 병을 더 사고 식수도 보충하였다. 지리산 둘레길 가려고 꾸린 짐이라 음식물을 제법 많이 챙겼었다. 그리하여 술안주가 제주산이 아니고 코스트코産이다.

 

 

 

# 막걸리 한 잔이면 딱인 사람이 맨날 술 마시는 장면으로 등장한다.

 

 

 

# 무덤가에 잠자리를 꾸린 터라 뒤숭숭한 잠자리를 걱정했지만 꿈도 없이 푹 숙면하였다. 간 밤에 막걸리 한 잔 올리고 신고를 했더니 보살펴 주셨나보다. 상쾌하게 자리 털고 일어났다. 텐트 밖으로 나오니 여명이 밝아 오고 있다. 일출을 기대하며 수월봉으로 올랐다. 수월정상엔 제를 올리는 제단이 모셔져 있다.

 

 

 

# 제주의 푸른 아침이 시작되고 있다.

 

 

 

# 어제 저녁에는 해넘이로 바다 좌측이 붉게 물들었는데 오늘 아침에는 해돋이의 영향으로 바다 우측이 물들기 시작한다.

 

 

 

# 용수포구 우측이 벌겋게 물들기 시작한다.

 

 

 

# 수월봉에서의 일출은 한라산을 바라 봐야 한다.

 

 

 

# 한라산 좌측으로 아침노을이 물들었다.

 

 

 

# 정자를 배경으로 넣으니 훨씬 낫다.

 

 

 

# 같은 장소에서 해넘이는 바다를 보았고, 해돋이는 산을 바라보고 있다.

 

 

 

# 한라산 좌측으로 조금씩 해가 올라 오기 시작한다.

 

 

 

# 기상청에서는 오늘 밤부터 비를 예상하고 있는데 날씨가 괜찮으려나?

 

 

 

# 차귀포구에서 수월봉까지 이어지는 엉알해안길이 보인다.

 

 

 

# 해가 올라 오기는 했는데 구름이 많아 둥근 원을 보여 주지는 못한다.

 

 

 

# 다만 벌겋게 주위를 물들일 뿐이다.

 

 

 

# 이글거리며 솟아 오르는 둥근 원을 기대했는데 구름속에서 잠시 둥그렇게 모습을 보이는가 싶더니 구름속으로 도로 들어가 버린다. 오늘 일출은 거기까지다.

 

 

 

 

# 하룻밤 편하게 보낸 야영지가 내려다 보인다.

 

 

 

# 오늘 걸어야 할 모슬포 일대의 인간세도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 정면에 보이는 짙은색 오름은 잠시 후 올라야 할 녹남봉이고, 우측에 보이는 것은 모슬봉, 좌측에 우뚝 솟아 있는 산은 화순항에 있는 산방산이다.

 

 

 

# 앞의 인간세는 한장동마을이고 그 뒤에 보이는 것이 홍도네 동네인 신도리 마을이다. 저곳 해변에서 작년 가을에 하룻밤 야영을 하였다.

 

 

 

# 일출 구경 마치고 야영지로 돌아 왔다. 수도와 화장실이 가까운 데다 바람없으니 최고의 싸이트이다.

 

 

 

# 아침 끓여먹고 느긋하게 차 한 잔 마신 후 다시 짐을 꾸렸다.

 

 

 

# 흔적없이 주변 정리를 한 후 길을 나섰다.

 

 

 

# 오늘은 신도리 일대의 마을길을 빙빙 돌다가 녹남봉을 오르고 다시 무릉리의 마을길을 길게 돌아 무릉생태학교 까지 가야 한다. 거리는 12.5km이다. 높낮이는 없지만 거리상으로는 만만치 않다.

 

 

 

# 일출이 완전하지 않더니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다. 한라산 우측 어깨로 빛내림이 있다.

 

 

 

# 한장동 마을 안으로 들어 간다.

 

 

 

# 수월봉은 이쪽에서 보니 작은 언덕에 불과해 보인다. 당산봉 방향에서는 제법 산냄새가 났는데...

 

 

 

# 농장에는 감자꽃이 만발하다.

 

 

 

# 한장동 마을회관을 지나 농로를 따르게 된다.

 

 

 

# 올레길은 순방향은 파란 화살표를 역방향은 주황 화살표를 따라야 한다. 우리는 역방향이므로 주황색을 따른다.

 

 

 

# 좌측 멀리 녹남봉이 보인다. 저곳이 목적지이다.

 

 

 

# 소나무 한 그루 한라산을 배경으로 빼어나다.

 

 

 

# 이 시냇물이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경계이다. 이제부터는 서귀포시 관할에 속하게 된다.

 

 

 

# 그예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기상청에서는 밤부터 비를 예상했는데 아침 일찍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마침 길가에 농기구 창고가 개방되어 있길래 그곳에서 비를 피하였다.

 

 

 

# 신도리 마을 안으로 들어 갔다가 신도포구로 나왔다. 홍도네 마을이다. 작년 가을에 야영했던 마을 공원을 지나 해안길을 따르다가 다시 좌틀하여 농로를 걷게 된다. 

 

 

 

# 빗방울을 맞으며 신도1리 마을로 들어 선다.

 

 

 

# 무릉도원인가 보다. 어디 복숭아밭이 있었나?

 

 

 

# 도로를 건너 산경도예에 도착했다.

 

 

 

# 폐교를 사들여 도예지로 만들었나 보다.

 

 

 

# 그 앞마당에 울창한 등나무 그늘이 있다. 마침 빗방울이 굵어져서 그 등나무 아래로 비를 피했다.

 

 

 

#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오래 그 그늘에서 쉬었다.

 

 

 

# 삼사십 분 쉬었나 보다. 비가 웬만하길래 다시 길을 나섰다. 녹남봉 입구에 안내판이 서 있다. 왜놈들이 이곳에 진지를 만들었던 모양이다.

 

 

 

# 네이버 지도에는 농남봉이라 적어 두었다. 현지 안내판에는 녹나무가 많아 녹남봉이라 불렀다고 적혀 있다.

 

 

 

# 이 지역은 땅이 정말 비옥하다. 온통 돌밭인 제주 동부나 북부와는 땅이 질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대단위 농장 규모의 농사를 짓는 이들이 많다 한다.

 

 

 

# 넓은 임도를 따라 녹남봉을 올라 간다.

 

 

 

# 오름 도중에 북쪽으로 조망이 트인 곳이 나온다.

 

 

 

# 어젯밤을 보낸 수월봉이다.

 

 

 

# 지금 녹남봉에는 찔레꽃 향기가 가득하다.

 

 

 

# 좌측으로 한바퀴 크게 휘감아 오르게 되어 있다.

 

 

 

# 정상부는 분화구이고 그 주위로 밭이 조성되어 있다.

 

 

 

# 저 분화구 주변으로 왜인들이 진지를 만들어 두었다.

 

 

 

# 녹남봉 정상에는 정자와 운동시설이 있다.

 

 

 

# 모슬봉과 산방산이 건너다보인다.

 

 

 

# 모슬포 앞 바다도 보인다.

 

 

 

# 좌측 가까이 있는 가파도와 우측 멀리 있는 마라도가 보인다.

 

 

 

# 녹남봉을 돌아 내려가면 다시 농장들 입구로 내려서게 된다.

 

 

 

# 이곳에서 여러 명의 올레꾼을 만났다.

 

 

 

#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 비옷을 입은 올레꾼들이 마주친다.

 

 

 

# 바람에 날린 것인지 길가에 보랓빛 무꽃이 만발하다.

 

 

 

# 화장실이 있는 곳에서 좌틀하여 저수지 둑방을 따라 진행한다.

 

 

 

# 신도저수지인데, 물이 완전히 말라 저수지가 아니라 비상시를 대비한 유수지인줄 알았다. 저수지 둑길에 정자가 두어 군데 있다. 화장실이 가까우니 이곳에서도 야영할 수 있겠다.

 

 

 

# 키 큰 서양민들레 만발한 길이다.

 

 

 

# 공동묘지가 계속 이어진다. 제주는 내 생각에 산사람이 차지하고 있는 땅보다 죽은 이가 차지한 땅이 더 많을 듯 싶다. 이곳에 모셔진 분들은 출신 성분이 거창하다. 탐라 건국시조고을나 왕손이란다.

 

 

 

# 현재 서귀포, 모슬포 일대의 들에는 마늘이 지천이다. 마눌은 마늘잎 몇 장 얻어 나물을 무쳐 먹고 싶어 하지만 빗방울 떨어져 그런지 도통 농부들을 만날 수가 없다.

 

 

 

# 농장길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 평지교회를 지나 태양열발전시설을 만난다.

 

 

 

# 양배추인 듯한데 노란 꽃을 피웠다. 꽃이 피면 상품하기는 틀렸고 꽃밭으로나 해야 한다.

 

 

 

# 추적추적 비를 맞으며 무릉리 마을길을 휘감아 목적지인 무릉 생태학교에 도착했다. 이곳 역시 폐교를 생태학교로 꾸며 두었다.

 

 

 

# 학교 정문에 올레 인증소가 있다.

 

 

 

빗방울이 굵어져 얼른 인증소를 떠나 무릉2리 복지회관쪽 도로로 나갔다. 그곳에 식당이 있다는 정보를 들어서이다. 막 도로에 나서는데 눈에 익은 흰 트럭이 급정거를 한다. 제주산꾼 홍도를 여기서 또 만난 것이다. 홍도의 위수 구역이기는 하지만 그의 손바닥 위에서 논 느낌이다.

 

아무튼 잘 되었다. 산동무를 먼 제주땅에서 만났는데 막걸리 한 잔 못 나누고 헤어질 뻔 하지 않았는가? 이렇게 다시 만났으니 같이 점심 먹고 막걸리도 한 잔 하세!

 

 

 

# 복지회관 건너에 있는 식당에서 산동무와 해후의 술잔을 나눴다.

 

 

 

올레길 12코스인 무릉용수 올레는 이렇게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계획에 없던 진행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느닷없는 올레길 걸음이 수월봉에서의 낙조감상과 야영으로 계획한 것 보다 훨씬 더 멋지고 감동스러운 결과를 가져 왔다.

 

역시 세상일은 틀에 짜인 정형성보다 무계획적인 의외성이 때로는 더 의미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삶 전체가 그렇게 무계획적으로 흐른다면 큰 문제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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