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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5코스/남원쇠소깍 올레-다양한 제주 정착민들!! 본문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도시계획 현황통계'에 의하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용도지역상 전(全) 국토면적은 10만 6,106㎢며, 이 중 도시면적은 1만 7,593㎢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면적의 약 16.58% 규모다. 반면 인구의 경우 총인구 5,114만여 명 중 4,683만여 명이 도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국민 중 무려 91.58%가 도시에 살고 있다는 얘기이다.
1960년 도시 인구비율이 39.15%였던 것에 비하면 실로 엄청난 수의 인구가 도시로 유입(流入)되었다는 통계수치이다. 전체 인구 열 명 중 네 명 정도만 도시에 거주하던 나라가 50년 만에 열 명 중 아홉 명이 도시에 거주하는 형태로 변화한 것이다.
도시화의 확대와 인구집중의 심화가 가속되면서 한편으로는 복잡하고 위험한 도시의 생활환경에서 탈출하여 여유롭고 생태 친화적인 삶을 꿈꿔 농촌으로 귀농, 귀촌하는 인구들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97년 IMF 사태 이후 잠시 농촌 인구가 증가하기도 하였고, 전 세계적 경기불황이 심화된 2012년의 경우 전년에 비해 0.08% 도시 인구가 줄어들기도 하였다.
현재 도시 인구의 집중도가 높아지는 와중에도 은퇴자는 물론이고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도 귀농 귀촌의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기관이나 지자체 등에서 시행하는 각종 귀농 박람회에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로 언제나 넘쳐 나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만큼 팍팍한 도시에서의 삶에 지친 현대인들이 많다는 얘기일 것인데, 실상 귀농이나 귀촌은 사람들이 흔히 꿈꾸듯이 그렇게 낭만적이고 여유롭지 만은 않다. 농촌으로의 이주는 현대의 도시인들이 평소에 아무 감각 없이 누렸던 각종 문명의 혜택으로부터 철저히 배제(排除)된다는 혁명적 변화를 의미한다.
삶의 뿌리 자체를 바꿔 놓는 그 변화를 기꺼이 수용하고 적응할 수 있는 자세나 준비가 되어 있을 때 비로소 귀농이나 귀촌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인데, 실제로 그렇게 적응(適應)하는 경우는 참으로 찾아보기 어려운 모양이다.
TV를 켜면 어느 한 채널에서는 반드시 성공한 귀농인들이 나와서 여유롭고 낭만적인 시골에서의 삶을 자랑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도시에서보다 몇 배나 많은 소득을 올리는 성공 신화를 자랑하고, 어떤 이들은 불치병을 치유케 만든 자연의 기적을 증명한다. 또 아무 거리낌 없이 속박되지 않고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여유로움을 입 모아 칭송하기도 한다.
허나 특종이나 기삿거리에 눈먼 방송 매체들은 농촌 생활의 성공적이고 밝은 면만 조명할 뿐, 대부분을 차지하는 정착의 고통이나 난관들 및 실패사례들은 애써 외면하고 있다.
이렇게 귀농의 현실에는 명암(明暗)이 상존(常存)하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귀농 귀촌 행렬이 줄을 잇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생의 대부분을 도시에서 살았지만 거의 전부가 농촌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본인들이 태어나고 자랐던 고향으로의 회귀본능(回歸本能)이 강한 세대들이다.
이들이 찾는 귀농 귀촌지로는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나 강원도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는 자식들이 자주 찾을 수 있게 서울과 한두 시간 이내의 지역을 선택하거나 손쉬운 의료혜택을 원하는 것이 그 이유이다.
하지만 아예 바다 건너 머나먼 제주로 삶의 터전을 옮겨버리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은 예전 젊은 시절 신혼여행의 추억을 찾아온 사람들도 있고, 제주의 뛰어난 자연 환경에 이끌려 이주를 결정한 사람들도 있다.
2007년 제주올레길이 처음 개통되고 세상 사람들 사이에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올레길을 찾았고, 놀멍쉬멍 그 길을 걸으며 제주의 아름다움에 동화되었다. 개중에는 뭍으로 돌아간 뒤에도 제주의 아름다움을 잊지 못해 아예 뭍의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로 이주(移住)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들은 그냥 일반 귀농처럼 제주민의 삶 속으로 뛰어들어 농사를 짓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올레길 어느 한 곳을 선택해서 게스트 하우스나 카페, 음식점 등을 열었다. 도시에서의 삶이 다양하였듯이 제주 이주민들의 선택도 다양하였는데, 성공과 실패는 개개인의 몫일 테지만 날이 갈수록 이주민의 수는 늘어 가고, 반면에 정착 성공은 만만찮은 모양이다.
뭍에서의 일반 귀농은 생산과 소비를 대하는 삶의 태도에서 혁명적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지역민들과의 동화(同化)가 최우선 과제가 된다고 한다. 제주로의 이주 역시 그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뭍에서의 그것보다 그 강도가 훨씬 더 센 것이 사실이다.
우선 제주는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물산이 풍부하지 못하고, 공산품의 경우 물류비용 탓에 물가가 높은 편이다. 또 제주 특유의 '괸당'문화로 인해 외부인에 대한 배타성(排他性)이 강해 지역사회에 동화되기가 엄청나게 어렵다고 한다.
'괸당'은 '일가 친족'을 가리키는 제주말이다. 괸당은 '권당(眷黨)'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돌볼 권(眷)” “무리 당(黨)”이니 본래의 뜻은 '돌보는 무리'이다. 내가 돌봐야 할 무리를 뜻한 말인데, 세월 흐르면서 일가 친족으로 그 뜻이 한정되면서 아주 배타적인 문화로 굳어진 듯하다.
제주 사람들은 외부인들을 '육짓것'이라 부른다 하니 그 속에는 넓은 세상에 대한 동경도 있을 것이고, 외부인에 대한 경멸의 뜻도 있을 것이다. 오랜 세월 외부로부터의 침략이나 수탈에 시달리면서 자연스레 내부인들끼리의 결속력(結束力)이 강해진 탓이리라. 어쨌거나 제주로의 이주는 이런 여러 난관을 극복해야만 가능한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번 제주올레길 출정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제주 이주민들의 삶이 유독 눈에 들어 왔다. 아마도 우리가 귀농귀촌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있는 데다 제주行이 반복되면서 제주의 뛰어난 자연 풍광뿐만 아니라 그 속에 깃든 사람들의 삶에도 눈길이 가기 시작한 탓일 것이다.
일단은 제주를 바라보는 우리의 이런 시각 변화를 흥미롭게 즐겨 보려고 한다. 그러다 남들이 못 본 어느 지역이, 제주의 삶에 녹아들 수 있는 어떤 삶의 방식이 언뜻 우리 눈에 들어올지 알 수 없는 일 아닌가? 그리하여 앞으로의 올레길은 가능하면 더 천천히 이곳저곳 돌아보고, 더 자세히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볼 참이다.
다양한 제주 정착민들!! 구간 : 제주 올레길 5코스(남원~쇠소깍)
편안한 침대, 따뜻한 온수 목욕이 효과를 발휘하여 마눌도 나도 컨디션이 많이 회복되었다. 지난 이틀 간은 완전히 군대 행군처럼 진행하였다. 따라서 마눌도 나도 부상병 신세가 되어 버렸는데, 하룻밤의 정비로 말끔히 회복되었다. 우리의 오랜 산길, 들길, 물길 경력이 빠른 회복력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아침 끓여 먹고 남원읍 구경을 나갔다. 마침 프랜차이즈 빵집이 하나 있길래 따끈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달콤한 빵도 몇 개 구입했다.
남원은 남녘 남(南), 으뜸 원(元)을 쓴다. 전북에 있는 남원이 근원 원(原)을 쓰는 점과 다르다. 원(原)은 넓은 벌판을 가리킨다. 전라도의 남원이 남쪽의 큰 고을이란 뜻이었다면, 제주의 남원은 의귀원(院)의 남쪽에 있는 마을이라 남원(南院)이라 불리다 나중에 으뜸 元으로 지명이 바뀌었다.
읍소재지라 제법 도시의 규모를 갖추고 있다. 잠시 거리 구경을 하고 다시 5코스 출발을 위해 남원 포구로 내려갔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리의 해안 경승지로, 남원해안경승지라고도 한다. 제주국제공항으로부터 42.7km, 서귀포시내로부터 24km 거리에 있다. ‘큰엉’이란 제주도 사투리로 ‘큰 언덕’이라는 뜻인데 커다란 바위 덩어리들이 바다를 집어 삼킬 듯이 입을 벌리고 있는 언덕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는 높이 15~20m에 이르는 검은 용암 덩어리의 해안 기암절벽이 마치 성을 쌓은 듯 펼쳐져 있고, 거대한 해안동굴이 곳곳에 형성되어 있다. 큰엉에 서면 탁 트인 짙푸른 바다와 거대한 절벽에 힘차게 내달아 부딪히는 파도가 만들어내는 장관을 볼 수 있다. 해안절벽 위에 나무 난간으로 안전대를 설치한 약 1.5km의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으며, 산책로의 넓은 잔디밭과 푸른 소나무 사이로 벤치가 마련되어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간이휴게소와 화장실, 체력단련시설, 음수대, 주차장 등의 편의시설도 갖추었다. 큰엉경승지 한 편에는 하얀색 예쁜 건물이 주변 풍경과 잘 어우러지는 한국 최초의 영화박물관인 신영영화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큰엉경승지는 신영영화박물관의 사유지인데 관광객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명소로 소문나면서 박물관 측의 협조 하에 서귀포시에서 경승지로 정하여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게 되었다. 영화박물관 쪽으로 난 길을 따라 바닷가로 내려가면 투명한 바닷물과 조화를 이룬 넓은 반석과 현무암 해식동굴이 신비롭게 펼쳐진다. 갯바위에서 낚시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 큰엉경승지 주변의 유명 관광지로는 표선해수욕장과 섭지코지 등이 있다.
<이곳저곳>
# 남원 읍내를 돌며 이것저것 필요한 물품을 구입했다.
# 5코스 출발을 위해 남원포구로 복귀했다. 오늘도 날씨는 화창하다. 지금 제주의 날씨는 뭍과는 달리 한여름을 방불케 한다. 그래서 오늘 우리 복장은 여름처럼 7부 팬츠 차림이다.
# 강렬한 햇살이 남원 앞바다에 부서지고 있다.
# 남원포구를 떠나 해안길로 진행한다. 5코스는 남원에서 위미항을 거쳐 효돈리에 있는 쇠소깍까지 이어진다. 거리는 15km로 지난 이틀에 비하면 절반을 조금 넘기는 수준이다. 내내 해안길을 걷는 올레라 바다 구경을 원없이 하게 된다.
# 남원1리 해안길이다. 정면 멀리 제주연수원 건물이 보인다.
# 섶섬과 문섬이 수평선 위에 아련하다.
# 지귀도이다. 저 섬들은 하루 종일 좌측 바다 위에서 따라 오게 된다.
# 문화의 거리란 이름표를 단 돌비석이 서 있다.
# 각종 시나 좋은 글귀들을 연이어 세워두었다. 문화의 거리치고는 단촐하다. 파도소리 들으며 시 한 首 읊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생진 시인은 내가 좋아하는 시인 중 한 사람이다.
# 남원 바다는 쪽빛이다.
# 오늘도 바람은 강하다.
# 연수원 바깥 해안길은 인도가 없어 방파제 벽 위를 걸어야 한다.
# 바람이 불면 몸이 휘청휘청 한다.
# 도로가 언덕 위로 올라 가는 곳에 큰엉산책로가 시작된다.
# 저곳을 구럼비라 한다. 지역자료를 찾아보니 바윗돌을 굴린 곳이라 구럼비라 불렀다고 기록되어 있다. 예전에 비가 오지 않아 기우제를 지낼 때, 이곳에서 제를 올리고 큰 돌덩이 세 개를 세 번 굴린 다음 함성을 지르고 나서 바다에 떨어뜨리면 3일 후에 비가 꼭 내렸다고 한다. 해군기지 문제로 시끄러운 강정마을의 구럼비와는 다른 곳이다. 한편 다른 자료에서는 구럼비는 까마귀쪽나무를 가리키는 제주말인데, 그 나무가 자생하는 곳의 암반지대를 구럼비라 부른다고 나와 있다. 지금 이곳의 해안 절벽에도 까마귀쪽나무가 가득 뒤덮혔다.결국 구럼비는 어느 한 곳의 지명이 아니라 구럼비가 자생하는 제주 여러 곳의 지명인 셈이다.
# 그 구럼비 위에서 강태공들이 세월을 낚고 있다.
# 큰엉산책로로 접어 든다. 큰엉산책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로 손꼽히는 곳이다.
# 지금 서귀포 지역은 한여름 날씨라 이런 그늘이 정말 좋다.
# 절벽에 부딛치는 파도소리가 우레소리 같다.
# 절경의 전망대가 나온다.
# 용암이 바다와 만나 급격하게 굳었고 그 굳은 암벽을 오랜 세월 파도가 깎아 저런 모양을 만들었다. 성벽처럼 우뚝 서 있는 저 절벽길이 큰엉이다. 엉은 언덕의 제주말이다. 결국 큰엉은 큰 언덕이란 뜻이다.
# 까만 절벽, 쪽빛 바다, 그 둘 사이를 경계 짓는 듯 하얗게 포말로 부서지는 파도가 극명한 색의 대비로 다가온다.
# 관광객 모드로 사진 하나 남긴다.
# 서귀포 앞바다이니 저 너머가 바로 태평양이다.
# 재미있는 바위이름이다.
# 호랑이는 이해가 되는데 유두는 쬐끔 억지스럽다.
# 우리 부부 둘 다 저 난바다 너머로는 가 본 일이 없다.
# 남원포구쪽을 돌아 본다.
# 맞은 편 절벽 위에서 우리를 유심히 바라 보는 눈길이 있다.
# 땡겨보니 우리 사진을 찍고 있다.
# 태평양을 넘어 온 파도의 힘이니 그 세기가 얼마이겠는가? 포말이 하늘 높이 솟구친다.
# 우르르쾅쾅 소리내며 부서지는 포말들! 그 광경을 오래 감상했다.
# 대한민국 지도를 닮은 숲터널이라고 안내판이 서 있다.
# 파도소리 들으며 큰엉길을 걸어 간다. 전방에 금호리조트가 보인다. 우측 너머에는 신영영화박물관이 있다.
# 올레길은 리조트 안으로 들어 간다.
# 리조트 끝자락 해안에 큰엉 전망대가 건너다 보인다.
# 커다란 해안동굴이 입을 벌리고 있다.
# 관광객들이 많다.
# 잠시 그들 틈에 섞혀 경치구경을 하였다.
# 해안 성채같은 큰엉의 모습.
# 남원포구를 땡겨 본다.
# 참으로 인상적인 길이다.
# 관광객 틈에 끼었으니 우리도 관광객 모드로...
# 뱅애돔 채비인 듯 하다. 좀 잡으셨나?
# 저 리조트에 묵으면 너무 막막한 경치때문에 그냥 멍해 질 듯 하다.
# 리조트와 팬션들 사잇길로 접어 들어 잠시 바다와 이별한다.
# 선광사란 사찰 좌측을 통과한다.
# 신성동의 골목길을 지난다.
# 그곳에 커피를 파는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정면에 그네가 설치되어 있다.
# 커피 생각이 나서 들렀는데 적막강산이다. 시간 여유 많아 짐 내리고 쉬면서 주인을 기다렸다. 한참 뒤 주인 대신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는 객들이 자동차 편으로 돌아 왔다. 폴이란 주인은 다이빙하러 바다로 갔단다. 장기 숙박하는 듯한 젊은 여성이 커피를 내려주겠다는 것을 정중히 거절했다. 이 집 주인은 여유자적으로 사는 모양이다. 이렇게 살면 근심걱정은 없겠다.
# 게스트하우스를 나와 다시 바다쪽으로 접근했다. 그 길목에 군인 철모를 닮은 나무 한 그루 서 있다.
# 서늘한 그늘을 지나 바다로 접근한다.
# 참으로 한가한 길이다.
# 칸나가 짙은 노랑색의 꽃을 피웠다.
# 스쿠터를 타고 제주 여행 중인 젊은이를 만났다. 올레를 하다 발견한 재미있는 사실 하나. 여자 혼자 올레길을 걷는 사람은 제법 있지만 남자 혼자 하는 이는 거의 없다는 사실. 남자들은 혼자일 경우 대부분 스쿠터나 자전거 편으로 여행을 한다.
# 좌측 전망 멀리 지귀도가 있다. 점점 가까워 진다. 현지인들은 직구섬 또는 지꾸섬이라 부른다. 마라도처럼 낮고 평평한 형태의 섬이다. 낚싯꾼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섬이다. 길에서 만난 어느 어멍의 말에 의하면 통일교 소유라 한다. 통일교 돈 많은 줄은 알지만 저 섬을 뭐하려고 샀을꼬?
# 섶섬과 문섬도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 위미리 해안길을 따라 진행한다.
# 양식장을 지나고 수산연구센터에서 우측으로 휘감아 마을 안으로 올라 간다.
# 동백나무 우거진 위미리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 길가 카페 지붕 위에 냥이 한 마리 올라 가 있다. 양철로 만든 거라 언제나 저 포즈이다. 이런 카페나 피자집 등은 괸당을 어떻게 극복할까? 그냥 지역사회와는 담 쌓고 독불장군할까?
# 동백군락지가 나타난다.
# 아직 9.5km나 남았다. 너무 놀았나?
# 할망 두 분이 동백 열매를 수확하고 있다. 동백열매로는 동백기름을 짠다. 우리 어머님은 짧은 생애셨지만 평생 쪽머리를 하고 계셨고 동백기름을 발라 정리 하셨다. 그때 엄마 머리에서는 고소한 냄새가 났었지... 동백 줍는 할망과 잠시 환담하였다. 동백나무에는 동백충이란 벌레가 있는데, 물리면 상당히 고생을 하는 모양이다. 할망들은 면역이 되어서 괜찮다고 한다.
# 그 곁 공터에 커다란 곰솔 한 그루 우뚝하다.
# 제주엔 의외로 이런 고송이 자주 눈에 띈다.
# 이 마을 할머니가 방풍의 목적으로 동백나무 울타리를 만든 모양이다. 그것이 세월 흘러 숲을 이루고 성벽처럼 마을을 휘감고 있다.
# 마을 입구 천변 공터에 정자와 올레 인증소가 있다.
# 길게 진행하여 위미천이 바다와 합해지는 곳에서 다시 해안길을 만난다.
# 어제 오늘 바다는 계속 그 모습 그 빛깔이다.
# 한여름이다. 뙤약볕이 정말 강렬하다.
# 위미2리 해안길로 들어간다.
# 용암이 굳어 넓은 암반을 형성한 지형이 나온다.
# 아스팔트길보다는 이런 길이 백배 낫다.
# 올레는 해안의 숲속으로 들어 가는데, 그늘이 진 데다가 해풍이 불어 엄청나게 시원하다.
# 짐 내리고 간식먹으며 바다 구경을 오래 했다. 마눌 망보게 하고 거풍도 한차례 즐겼다.
# 야영지로 적당해 보이는 초원을 지난다.
# 그 너머에 위미항이 있다. 이 쯤에서 배가 엄청나게 고팠다. 처음 나타나는 횟집이 외진 곳에 있긴 하지만 바람 시원하고 음식맛도 괜찮을 듯 한 느낌이다. 이번 올레 출정에서 제대로 된 음식 맛을 못본 터라 마눌은 의심이 많이 생겼다. 첫날 온평에서 처음 본 음식점에 들어 갔다가 낭패한 기억이 있어서 조금 더 가보자고 한다. 이 선택때문에 배고파 고생했다.
# 위미항은 꽤 규모가 크다.
# 조배마들코지이다. 조배마들코지는 구실잣밤나무가 군락을 이룬 돌무더기 지대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제주에서는 구실잣밤나무를 조배 또는 조배낭, 조배남이라 부른다. 또, 머들은 돌무더기를 가리킨다. 구실잣밤은 바닷가에서 주로 자란다 한다. 도감을 보니 밤이라기 보다는 동백잎과 많이 닮았다. 잎의 끝이 둥글지 않고 뾰족해서 그렇지...
# 독수리 새끼가 어미 더러 먹이 달라고 보채는 듯한 모양이다.
# 조배머들을 휘감아 돈다.
# 배 고파 정자 그늘 아래 쉬면서 간식을 먹었다. 이곳 잔디밭도 야영하기 알맞다. 화장실도 근처에 있다.
# 항구를 완전히 휘감게 되어 있다.
# 항구 안쪽 어느 민가 담벼락에 선인장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 선인장꽃이 강렬한 노란색이다.
# 고망물이 있는 개천을 가로지른다.
# 이곳에도 노거수 한 그루 우뚝하다. 삼백 년 묵은 소나무이다.
# 포구 우측 끝에 있는 식당을 찾았다. 중간에 마땅한 식당이 없어 매우 배가 고팠다. 너무 더워서 나는 한치물회를 시켰다. 완전 여름이다. 식사 전에 시원한 막걸리 한 잔으로 갈증을 달랬다. 손님이 우리 뿐이라 주인들과 오래 수다를 떨었다. 경북에서 이사를 왔다는 주인에게서 제주 정착의 어려움을 생생하게 들었다. 첫날 김영갑갤러리 근처에 있는 슈퍼에서 만났던 방배동 출신의 여주인 역시 괸당때문에 엄청난 고충을 겪었다는 얘기를 전해 주었었다. 15 년을 넘게 살았어도 완전 동화가 안된다고...
# 음식맛은 나름 평균은 되었다. 음식점의 전망이 좋아 오래 머물렀다.
# 배불리 먹고 푹 쉰 후 다시 길을 나섰다.
# 한무리의 해녀들이 열심히 작업중이다.
# 군생활할 때 늘 보던 풍경이다.
# 서귀포는 계절이 거꾸로 간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봄, 여름, 가을 이렇게 삼계절만 있단다.
# 담벼락에 사진작품들이 걸려 있다.
# 이 집 담벼락인데 나름 갤러리이다. 작품활동을 하고자 이곳으로 이주한 사람인 모양이다.
# 제주는 물이 흔한 섬이다. 한라산에서 발원한 개천들이 연달아 나타난다.
# 위미리는 소꼬리를 닮아 뙤미, 한자로 우미(牛尾)라 부르다 위미로 변음되었다 한다.
# 다시 해안길이다.
# 이번에는 아예 산길 암릉 걷듯이 간다.
# 만조 때거나 태풍 불면 곤란하겠다.
# 저멀리 공천포가 보인다.
# 집은 현대식인데 주변에 산신당이나 당집에서나 보이는 조형물들이 산재해 있다. 살펴보니 꼭두문화연구소라고 되어 있다. 아마도 무속을 연구하는 곳인가 보다.
# 넙빌레에 도착했다. 넙빌레는 서성동 앞 바다의 '넓은 빌레'를 일컫는 말이다, 빌레는 너럭바위를 말한다. 넙빌레는 차디찬 용천수가 솟는 곳이다. 남탕이라고 적혀 있다.
# 물이 아주 맑고 깨끗하였다. 생각같아서는 훌렁 벗고 뛰어 들고 싶었다. 물이 달고 깨끗해서 이 물로 소주를 만들었다 한다.
# 외출하고 돌아 오는 어르신을 만났다.
# 서귀포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날씨가 좋고 따뜻하며 살기 좋아 친구 세 사람이 함께 이주를 하셨단다. 공동으로 땅을 사서 나란히 집을 지었는데, 두 친구와는 달리 지금은 홀로 사시는 모양이다. 자기 집에 들러 차 한 잔 마시고 가라 시는 걸 중간에 너무 지체하는 바람에 갈길이 걱정되어 사양했다. 돌아서니 후회되었다. 사람이 그리워서 그런걸...
# 구불구불 용트림하듯 구비진 해안길을 걸었다.
# 공천포구 입구에 정자가 하나 있길래 올라 가 쉬었다.
# 공천포구이다. 멀리서 보기에는 한적한 시골포구인데 의외로 카페나 게스트하우스 등이 많았다. 특별한 관광지가 있거나 다른 곳에 비해 경치가 뛰어난 것도 아닌데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 포구에서 어떤 아가씨가 강아지 한 마리를 안고 온다. 강아지 좋아하는 우리는 그 강아지와 놀아 주다가 그 아가씨가 들어 가는 이 집까지 따라 들어갔다.
# 허름한 시골집을 큰돈 들이지 않고 카페로 꾸몄다. 주인이 냥이를 좋아하는지 온통 고양이 그림과 장식품이 가득했다. 커피맛은 별로...
# 소품들도 돈 들이지 않고 꾸몄다.
# 이 포구는 어쩐 일인지 잘 가꿔진 가게들이 많다. 포구도 잘 꾸며져 있다.
# 그 모습이 신기해 한참을 쉬며 둘러보았다.
# 포구 어느 게스트하우스 담벼락에 여행자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 그 옆에 서니 딱 우리 그림자이다. 짐이 우리보다 가벼워 보이기는 하지만...
# 포구를 떠나 신례2리 마을 안을 통과한다. 가정집을 리모델링해서 밥집을 꾸몄다. 이 동네엔 이런 형태의 카페나 식당이 많이 있다. 나름 큰 돈 들이지 않고 시작해 볼 수 있는 방식인 듯 하다. 다만, 지금 제주의 빈집들은 왠만한 뭍의 새집 가격만큼 값이 올랐다는 얘기가 있다.
# 신례천을 통과한다. 이 동네는 모든 것이 풍족하여서 마을 공원도 멋지게 꾸며 두었다.
# 올레길은 불광사 좌측을 돌아 해안으로 접근한다. 불광사는 솔바람 파도소리가 들리는 절이란다. 그소리에 팔려 공부를 못하면 어쩌누?
# 이번 코스 처음으로 올레꾼을 만났다. 여성 혼자 온 모양인데 올레길 주변 풍광에는 관심이 없고 그냥 앞만 보고 가더라. 올레꾼이 아니라 운동 나온 지역 주민인가?
# 다시 포구가 나타난다.
# 망장포구이다.
# 새로이 만들어진 포구 방파제에는 다이빙하는 이들이 있다.
# 해안길이 계속 이어진다.
# 올레 화장실이 있는 곳에서 해안을 떠나 내륙으로 들어간다.
# 예촌망을 휘감기 위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 오름도 망오름이라 부른다. 한자로는 禮村望이라 적는다. 다르게는 호촌망(狐村峰)이라고도 부르는데, 오름의 모양이 여우를 닮아 그렇게 불렀다 한다. 바닷가의 다른 오름이 그렇듯 이곳에도 봉수대가 있었다.
# 한가지 신기한 것은 지금껏 다른 오름의 경우 바닷가에 없는 경우 그 오름을 오르기 위해 억지로 내륙 깊숙히 올레길이 스며 들기도 하는데, 이 오름은 바닷가에 가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르지 않고 크게 우회하기만 한다. 개인 소유인데 주인이 못 오르게 하나?
# 뭐 어쨌거나 고만고만한 오름이 반복되었는데 오르지 않으니 코스 막판에 힘들지 않아 좋다.
# 고개 위에 올라 서면 전방으로 한라산이 구름 모자를 쓰고 있다.
# 효돈리로 접근한다..
# 효돈천에 있는 쇠소깍다리를 만났다. 올레는 이곳에서 좌측으로 꺾어 조금만 내려가면 구간 종점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준비해 온 부식이 거의 떨어졌다. 효돈리는 쇠소깍 때문인지 상당히 번화한 곳이다. 네이버지도를 확인하니 너댓블록 우측에 큰 농협 마트가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래서 올레를 떠나 효돈리 안으로 들어 갔다. 한참을 걸어 농협마트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막걸리와 일용할 양식을 구했다. 이후 다시 쇠소깍다리로 복귀했다.
# 효돈천을 따라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고 운동 나온 사람들이 꽤 있다.
# 쇠소깍은 효돈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을 말한다. '쇠'는 '소', '소'는 '웅덩이', '깍'은 '끝'을 말한다. 즉 쇠소깍은 소를 닮은 웅덩이가 있는 끝자락을 가리킨다. 이곳은 화산활동으로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형성된 협곡이다. 한라산에서 스며든 물이 솟아 나고 있고, 수심이 깊어 물빛이 코발트색을 띄고 있다.
# 중간중간 전망용 나무데크가 있다. 마눌은 저 데크들 중 하나에 야영하자고 한다. 하지만 쇠소깍은 굉장히 유명한 관광지라 관광객이 아주 많다. 자칫 동물원 원숭이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나중에 밤중에 와보니 인적이 완전히 끊기더라. 아침에 일찍 서두러기만 한다면 야영해도 무방해 보였다.
# 전통배인 테우를 비롯, 관광객을 위한 수상레저용 물놀이기구들이 아주 많았다.
# 마트나 음식점도 많고 놀이시설까지 있다. 음악소리 요란하고 오가는 관광객이 아주 많았다. 도저히 야영할 엄두가 나지 않는 곳이었다.
# 5코스 종착지인 쇠소깍인증소에 도착했다. 처음 이틀간 엄청나게 고생한 것에 비해 아주 널널하게 한 코스를 마쳤다. 거리가 15km이니 첫날과 둘쨋날의 각각 25km 거리에 비할 바가 못 된다.
# 쇠소깍 주변에는 마땅히 야영할 곳이 없어서 해변길을 잠시 걸어 하효항에 도착했다. 그곳 포구 안쪽에 넓은 공터가 있고 몽골 텐트 형식의 그늘막이 있다. 결정적으로 화장실까지 갖추고 있어 야영하기에 딱 알맞다. 그곳에 하룻밤 묵을 집을 세웠다.
아주 널널하게 5코스를 마무리 했다. 워낙 빡세게 3코스와 4코스를 걸었기에 더욱 편안하게 느껴지는 구간이었다. 이번 코스에서는 뭍에서 제주로 이주해 온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들은 다양한 사연들을 가지고 제주로 입도했고, 또 다양한 방식으로 제주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결정적으로는 제주 특유의 배타적인 괸당문화를 극복하면서 제주사람으로 완전히 동화되고자 다들 애를 쓰고 있었다. 그들의 이주 이야기를 들으면서 꼭 이곳 제주가 아니더라도 언젠가 우리가 마주쳐야 할 상황이고, 또 극복해야 할 과제였기에 시사하는 바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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