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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18코스/산지천조천 올레-제주의 성급한 봄!! 본문

길이야기/제주 올레길

[제주올레길]18코스/산지천조천 올레-제주의 성급한 봄!!

강/사/랑 2015. 2. 11. 15:44
 [제주올레길]18코스 - 산지천조천 올레

 

 

심상찮다. 제주(濟州)가. 제주에 대한 '내 마음'이 심상치 않다. 오랜 세월 나에게 있어 제주란 그저 관광객들 놀러 많이 가는 곳. 우리 시절엔 신혼여행지 일 순위로 꼽히던 곳. 회사에서 포상여행 자주 보내 주던 곳 정도로만 여겨지던 곳이다.

 

그리하여 순전히 관광객의 눈과 마음으로만 제주를 바라보았고, 둘러보았으며 느꼈을 뿐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었다.

 

그런 자세로 제주를 찾은 것이 십여 차례 되었나 보다. 관광이 목표이기도 하고, 한라산이 목표이기도 하였으며, 온전히 낚시만을 위해 찾기도 했다. 그렇게 제주를 다녀오노라면 특별한 기억도 감동도 없이 그냥 잘 가꿔진 관광지이고 참 좋은 풍광을 가진 곳이구나! 라는 정도의 소감뿐이었다. 그걸로 그만이었다.

 

그러다 2013년 10월 처음으로 올레길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올레길은 제주의 산길, 들길, 해변길, 마을길을 이어 제주섬 전체를 한 바퀴 휘감아 돌게 만든 환종주(環縱走)길이다. 따라서 제주의 산과 바다와 들을 비롯하여 그 속에 깃들어 사는 인간세의 모습까지 온전히 느낄 수 있게 된다.

 

특히 우리는 처음부터 편안한 숙박시설 대신 텐트를 짊어지고 다니면서 발길 닫는 곳에 집을 짓고 하룻밤 묵으며 야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므로 제주의 속살과 제주사람들의 속마음을 좀 더 가까이 지켜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런 방식으로 세 번의 출정이 있었고, 총 열 구간의 올레길을 걷게 되었다. 올레길 역시 처음에는 색다른 테마길의 도전이라는 설레임과 십여 년 만의 제주 방문이라는 기대가 컷을 뿐 대단한 감흥은 없었다. 그러나 제주를 찾는 횟수가 세 번 네 번으로 늘어 가고, 올레길에 찍힌 우리 발자국 수가 누적되면서 조금씩 변화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에는 제주의 뛰어난 풍광 때문에 그 속에 깃든 인간세의 모습은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고개 들면 웅장한 한라산의 모습이요, 옥빛 바다와 검은 용암 해안, 은빛 억새 춤추는 오름의 능선이니 일견 궁상맞기까지 한 사람살이가 눈에 들어올 리 있겠는가?

 

그러나 올레길 구간이 누적되면서 이제는 풍광보다는 살 냄새 나는 인간세의 사람살이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길이야 처음부터 들을 지나 산을 넘고 바닷가를 거쳐 사람살이의 동네 안으로 구불구불 이어지고 있었지만, 그 길에 연결된 사람살이가 이제서야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제주에서의 사람살이란 토박이의 삶이 다를 것이고, 외지 유입인의 삶이 또 다를 것인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들의 삶에 나를 대입해 보는 일이 잦아 지기 시작하였다. 아마도 무거운 대형 배낭을 메고 올레길을 걷자니 자연 걸음이 느릴 수밖에 없고, 평범치 않은 그 모습이 현지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그들과의 접촉횟수가 늘고 속 깊은 얘기 나눌 기회가 많아져서 그런가 보다.

 

지금껏 제법 많이 제주를 드나들었지만, 우리의 살림살이를 제주에 접목시킨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제주사람으로서의 우리를 상상해 보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 상상이 구체성을 갖거나 가능성이 높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문득 생각건대 그런 결정을 하고 시도한다는 것이 우리 삶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괜찮을 듯도 싶고, 결코 불가능한 상상만은 아닌 듯하다.

 

그런 느낌이 우리의 표정이나 행동에서 자연스레 묻어났던 모양이다. 이번 네 번째 올레길 출정에서 만난 제주 사람 중 두 사람이 우리의 제주 이주를 적극 추천하였다. 우리가 먼저 말을 걸지도 않았고 은연중 그런 뜻을 나타내지도 않았는데 그렇다.

 

그중 한 사람은 제주로 이주한 외지인이고, 한 사람은 토박이였다. 무슨 특별한 이유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우리가 제주사람이 되는 것이 어울릴 듯하다며 이런저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잖아도 제주에서의 삶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되던 참인데, 그들이 그런 내 마음에 부채질을 해 준 것이다. 큰일이다. 이런 변화가... 심상찮다. 이런 내 마음이... 

  

 


제주의 성급한 봄!!


구간 : 제주 올레길 18코스(산지천~조천)
거리 : 구간거리(18.2km), 누적거리(193.5km, 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15년  2월 7일. 흙의 날
세부내용 : 산지천 ~ 제주항연안여객터미널 ~ 사라봉 ~ 별도봉산책로 ~ 곤을동4.3유적지 ~ 화북포구 ~ 별도연대 ~ 삼양검은모래해변 ~ 원당봉입구
 ~ 불탑사 ~ 신촌가는 옛길 ~ 닭모루 ~ 신촌포구 ~ 대섬 ~ 연북정 ~ 조천만세동산.

 

 

오랜 숙원 중 하나인 한라산 심설산행을 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제주행 항공권을 검색하는데 좌석 확보가 쉽지 않다. 특별히 휴일을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그렇다.

 

주말 제주행 항공권 구하기가 쉬운 일이겠는가?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토요일 오전 10시경 입도(入島) 표와 일요일 오후 아홉시경 출도(出島) 표를 어렵게 구했다.

 

토요일 첫 비행기를 확보했다면 토요일에 한라산을 오르고 일요일은 올레길 한 구간을 느긋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토요일 오전 늦게 입도하게 되었으니 공항 근처에 있는 올레길을 걸은 이후 일요일에 한라산을 오르기로 했다.

 

그러자니 이번에는 매번 고집하던 야영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처음으로 무거운 대형 배낭 대신 간편한 당일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서게 되었다.

 

곤을동/坤乙洞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화북1동에 있는 제주 4·3 당시 초토화되어 터만 남아 있는 마을. 곤을동은 화북천이 바다를 향해 흐르다 별도봉 동쪽에서 두 갈래로 나뉘는 곳에 하천 안쪽에 있던 안곤을, 하천과 하천 사이에 있던 가운데곤을, 그리고 밧곤을 등으로 이루어진 마을이었다. 밧곤을과 가운데곤을 주민들은 ‘덕수물’ 이란 용천수를, 안곤을 주민들은 ‘안드렁물’이란 용천수를 식수로 사용하였으며, 작지만 마을 공회당도 있었고 안곤을과 가운데곤을에는 말방앗간도 있던 전형적인 자연마을이었다. 제주 해안 마을의 주요 생활 형태인 반농반어로 생계를 꾸리던 이곳 주민들은 1949년 1월 4일 불시에 들이닥친 토벌대에 의해 가옥이 전소되고 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하는 비극을 겪었다.

 

 

<이곳저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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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올레길 18코스 산지천조천 올레 개념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이번 제주행은 온전히 한라산 심설 산행이 목적이다. 그런데 당일로 다녀 오기에는 벅차고 해서 1박 2일의 일정을 잡았다. 그랬더니 토요일 제주행 표는 정말 희귀했다. 겨우 10시 20분 표 두 장을 구했다.

 

 

 

# 잔뜩 흐린 날씨이다. 비행기는 내내 구름 위를 날아 갔다.

 

 

 

# 제주 하늘에 들어 서서 고도를 낮추자 비로소 아래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구름 터진 곳으로 빛이 폭포처럼 쏟아지고 있다.

 

 

 

# 제주 삼양동 뒤에 있는 원당봉이 내려다 보인다. 저 산속에 불탑사가 있다.

 

 

 

# 저멀리 작은 오름들이 한라산으로 오르는 징검다리처럼 군데군데 솟아 있다.

 

 

 

# 제주항의 방파제가 내려다 보인다.

 

 

 

 

# 사라봉과 나란히 서 있는 별도봉이 보인다, 그 앞에 제주항이 있다.

 

 

 

# 제주공항에 안착한 후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는 곧바로 택시편으로 동문로타리에 갔다.

 

 

 

# 작년 5월 연휴에 이곳에서 17코스를 마무리 하였으니 꼭 9개월 만에 다시 이 자리에 선다.

 

 

 

# 겨울 갈수기라 산지천은 물이 말랐다. 오월에는 배를 띄워도 될 정도의 수량을 보였었다.

 

 

 

# 예전에는 은어가 살았던 맑고 풍부한 수량의 하천이었다.

 

 

 

 

# 산지천을 따라 길게 진행한다. 산지천 주변은 공사로 인해 어수선하다.

 

 

 

# 그 끝은 바다와 닿아 있다. 용진교를 지난다.

 

 

 

# 산지천은 제주항으로 이어진다. 제주항에는 어선들이 많이 정박해 있다.

 

 

 

# 물고기 잡이의 귀재인 가마우지 한 마리가 커다란 장어를 잡았다. 가만 보니 물고기 사냥보다 삼키는데 시간 소모를 더 많이 한다.

 

 

 

# 제주해양경찰서 함정부두를 지난다.

 

 

 

# 제주항 도로 화단에는 애기동백이 활짝 피었다. 그 색깔이 어찌나 붉던지 붉을 밝힌 듯하다.

 

 

 

# 제주항 연안여객터미널을 지났다. 올레길은 그곳에서 도로를 건너 마을 안으로 들어 가야 한다. 하지만 우리 앞에 어느 부부 올레꾼이 앞서 걸어 가고 있어 무심코 그들을 뒤따랐다. 게다가 우리는 제주항쪽 구경하느라 그냥 지나쳐 버렸다. 제주항 3, 4, 5, 6, 7부두 앞을 차례로 지났다. 산지등대 앞까지 왔다.

 

 

 

# 등대 앞에서 도로를 건너 8, 9부두쪽으로 갔다. 이 도로 가로등에 표지기가 나풀거리고 있었다. 나중에 생각하니 올레 표지기가 아니었는데 그때는 몰랐다.

 

 

 

# 비행기들이 연신 사람들을 제주로 실어 나르고 있다.

 

 

 

# 사라봉이 바다와 만나는 곳이다. 등대 아래 해안 절벽이 수려하다.

 

 

 

# 동굴이 입을 벌리고 있고 새들이 드나들고 있다.

 

 

 

# 앞서 가던 부부가 화들짝 놀라고 있다. 앞을 보니 부두 철조망이 가로막고 있다. 그 너머는 바다이다. 저 부부를 무심히 따라 왔다가 엉뚱한 곳으로 왔다. 지도를 작동시켜 보니 사라봉을 따라 올라가면 될 듯하다. 부두를 벗어나 사라봉 우측으로 올라 가니 올레길과 다시 만난다.

 

 

 

# 이번 구간은 총 18.2km 거리이다. 꽤 장거리 구간이다. 제주에 입도한 시각이 늦어 올레 출발도 늦었다. 아무래도 밤중이 되어야 이 구간을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다. 

 

 

 

# 건입동 고갯길을 길게 치고 올라간다. 길가에 세워진 차번호가 아주 좋다. 천사!!

 

 

 

# 그 고개 끝에 사라봉 산책로 입구가 있다.

 

 

 

# 지도에 나오는 것처럼 제2부두 앞에서 도로를 건너야 하는데 그냥 길따라 계속 직진하여 지도 바깥으로 벗어나 버렸다.

 

 

 

# 사라봉 계단길을 올라간다.

 

 

 

# 계단이 길게 이어지지만 오늘 우리는 몸이 가볍다.평소 대형배낭에 야영짐을 가득 싣고 그 무게에 시달리며 걷던 몸이  가벼운 당일 배낭 덕분에 방긋방긋 웃는다.

 

 

 

# 오래된 산책로인가 보다. 갑작스런 비는 피할 수 있겠다.

 

 

 

# 작년에 한라산 산행을 마치고 제주공항 근처의 올레를 계획하고 이곳 18코스를 생각했다. 사라봉에서 야영이 가능해 보여서 그랬다. 하지만 현지에서 만난 택시기사가  강하게 반대했다. 시도 때도 없이 산책나온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사람들의 눈길에 동물원 원숭이 신세가 될 각오만 한다면 야영할 곳은 무지 많았다.

 

 

 

# 좀 전에 우리가 헤맨 제주항이 발아래 보인다.

 

 

 

# 사라봉 정상이다. 망양정(望洋亭)이란 정자가 서 있다.

 

 

 

# 제주항 쪽 조망이 눈앞에 펼쳐진다.

 

 

 

# 저멀리 제주시가지 너머로 지난 구간에 올랐던 도두봉이 건너다 보인다.

 

 

 

# 한라산은 짙은 안개속에 숨어 버렸다.

 

 

 

# 동쪽 너머로 오름들이 봉긋봉긋 솟아 있다.

 

 

 

# 체육시설과 연대 곁으로 하산한다.

 

 

 

# 화물을 잔뜩 실은 배가 제주항으로 입항하고 있다.

 

 

 

# 사라봉 내리막은 구불구불 구절양장이다. 그 길엔 운동 나온 사람들이 가득하다.

 

 

 

# 한차례 구불구불 내리면 넓은 광장이 나온다.

 

 

 

# 이 광장은 사라봉과 별도봉을 이어주고 있다.

 

 

 

# 그 길 한 켠에 돌로 담을 쌓아 제주지방 묘지처럼 꾸며 둔 곳이 나온다.

 

 

 

 

# 영등신을 모시던 칠머리당이다. 영등은 우리 옛사람들이 모시던 바람신(風神)을 가리키는 말이다. 영남지방과 제주지방에서 이 영등신을 많이 모셨다. 어릴적 우리 고향에서도 '바람 올린다'는 말로 영등신을 모시곤 했다.

 

 

 

# 올레길은 별도봉의 좌측을 휘감으며 돌아 간다.

 

 

 

# 그 길 아랫쪽으로 좀 전에 길을 잃고 헤맸던 제주항 부두가 내려다 보인다.

 

 

 

# 갈매기똥으로 하얗게 변한 암초가 있다. 

 

 

 

# 이 길은 별도봉 산책로이다. 이 동네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책로이다.

 

 

 

 

# 예쁜 길이 산 허리를 넘고 있다.

 

 

 

# 그 중간에 특이한 모양의 전망대가 있다.

 

 

 

# 텐트 열댓 동은 족히 들어 갈 공간이다.

 

 

 

# 운치있는 길이다. 제주시에 산다면 매일 운동하러 나올만한 길이다.

 

 

 

# 정면으로 제주항이 조망된다.

 

 

 

# 사람들 시선만 극복한다면 이곳에서 하룻밤 보내도 좋을 듯 하다.

 

 

 

# 전망대를 떠나 산허리를 구불구불 올라 서자 특이한 모양의 바위가 나타난다.

 

 

 

# 애기업은 돌이다. 그 모양이 애기를 업은 모양을 닮았다 하여 그렇게 부른다. 관엽식물이 옷을 입은 듯 바위 표면을 뒤덮고 있다.

 

 

 

 

# 전방으로 방파제 너머 난바다가 보이고,

 

 

 

# 우측 너머로 제주 화북동이 내려다 보인다.

 

 

 

# 불탑사가 있는 원당봉이 우뚝하다. 그 모습이 위압적인데 다행히 올레길은 정상이 아니라 좌측 허리로 넘어 간다.

 

 

 

# 해안을 따라 길이 구불구불 굽어 있다. 올레길은 저곳으로 이어진다.

 

 

 

# 별도봉 사면으로 내려 간다.

 

 

 

# 넓은 잔듸광장이 나타난다. 오늘 구간엔 야영할 곳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 광장에서 해안으로 내려 간다.

 

 

 

 

# 삭지 않은 풀들이 길게 자라 있어 가을날 분위기가 난다.

 

 

 

# 야영으로 올레길을 계획한 우리 눈에는 이런 곳이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 텐트 한 동 짓고 밤을 보내는 것도 아주 멋질 것이다.

 

 

 

# 아래로 내려 가자 돌담에 둘러 쌓인 공터가 즐비하다.

 

 

 

# 묵은 밭인가 했더니 4.3 사건 유적지였다.

 

 

 

# 이데올로기에 지배당했던 슬픈 우리 현대사의 흔적이다.

 

 

 

 

# 아픔을 딛고 상생의 길로 나아가는 그 정신이 아름다워 보인다.

 

 

 

# 이곳에는 민주화의 둔갑술(遁甲術)도 특별한 법을 앞세운 권력욕도 없다. 해원(解寃)과 상생(相生)만이 있을 뿐.

 

 

 

# 잠시 머리 숙여 원혼들을 위로 한다.

 

 

 

# 올레는 마른 개천을 건너 간다.

 

 

 

# 아직 13.5km나 남았다.

 

 

 

# 곤을동 유적지.

 

 

 

# 화북동 안으로 들어 간다.

 

 

 

# 포구곁에 있는 용천수를 지난다.

 

 

 

# 특이하게 유교식으로 해신을 모신 해신사를 만났다.

 

 

 

 

# 포구 한 켠에 올레 쉼터가 있다. 하지만 문이 잠겨 있다. 따라서 쉴 수 없다.

 

 

 

# 한적한 포구를 가로 지른다.

 

 

 

# 그 끝에 환해장성이 있다.

 

 

 

# 나무 한 그루 바람 반대 방향으로만 가지를 뻗었다.

 

 

 

# 환해장성 내부는 굉장히 넓은 광장이다. 병력 일개 대대는 주둔 가능해 보인다.

 

 

 

# 환해장성은 이름처럼 바다(海)가를 빙 둘러(環) 쌓아 둔 성벽을 말한다. 김상헌이 지은 남사록에는 '탐라의 만리장성'이라 적혀 있다.  현재 성벽이 남아 있는 곳은  온평, 한동, 동복, 북촌, 애월, 고내를 비롯 이곳 곤을동을 포함한 열네 곳이다.

 

 

 

# 멀리 내다 보고 연락을 취하기 위한 연대도 있다.

 

 

 

 

 

# 환해장성을 떠나 마을 안으로 들어 간다. 산책나온 노부부와 함께 걸었다.

 

 

 

# 이곳 북제주에도 감귤이 열린다.

 

 

 

# 골목길을 무심코 지나다가 뭔가에 끌리듯 이 집을 찾았다.

 

 

 

# 슈퍼와 식당을 겸한 동네 점방이다. 문을 열고 들어 가자 이 동네 젊은 아낙 둘이 매운탕 안주로 한라산 소주를 네 병이나 비우고 있다. 우리는 해물순두부와 멸치국수를 시켰다. 그런데 그 맛이 일품이었다. 음식이 깔끔하고 감칠맛이 있다. 숨은 보석 같은 집이다.

 

 

 

# 지난 9월 이후 5개월 만에 제주 막걸리를 맛본다.

 

 

 

# 마음에 점 하나 찍은 후 다시 길을 나섰다.

 

 

 

# 제주 바다는 다양한 색을 보여 준다.

 

 

 

# 전방의 원당봉이 위압적이다.

 

 

 

# 제주 바다의 잔잔한 속삭임이 감미롭다.

 

 

 

 

# 삼양 검은 모래 해변을 만났다.

 

 

 

# 검은 색 화산암이 오랜 세월 동안 침식되고 퇴적되어 검은 모래가 되었다.

 

 

 

 

# 해변을 벗어나 마을 안으로 들어 갔다. 제주는 이미 봄이 찾아 들었다. 길가에 쑥이 쑥쑥 자라고 있다.

 

 

 

# 광대나물도 꽃을 피웠다. 뭍에서는 아직 한 달 이상 있어야 볼 수 있는 모습이다.

 

 

 

# 요양원 앞길로 올라 간다.

 

 

 

# 언덕을 올라 가자 사거리 갈림길이 나온다. 원당봉은 우측으로 올라 가야 한다. 그동안 만났던 대부분의 오름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정상을 통과하게 되어 있었는데, 이곳은 그냥 좌측 어깨 쪽으로 넘어 가라 한다.

 

 

 

# 불탑사 방향으로 간다.

 

 

 

# 이 표지기는 계속 올레길과 겹쳐서 온다. 이것 외에 천주교 성지순례길 표시도 올레와 함께 진행하게 되어 있었다. 올레길의 성공에 은근슬쩍 숟가락 하나 올릴 모양이다.

 

 

 

# 고갯길을 길게 치고 오른다.

 

 

 

 

# 고개 너머에 사찰 두 곳이 나란히 서 있다.

 

 

 

# 제주에서 보기 드문 불탑이다. 오층석탑이라고 적혀 있는데 세어 보니 7층이다. 달리 세는 방법이 있나?

 

 

 

# 불탑사 우측을 휘감아 언덕을 넘어 간다.

 

 

 

# 새파란 청보리밭의 색감이 너무나 이쁘다. 회색빛 겨울 뭍을 떠나와 푸른 제주 섬의 봄을 만끽한다.

 

 

 

# 원당봉 고개를 넘어 가는 이 길이 옛날 삼앙동 사람들이 신촌으로 넘어 가던 옛길이다. 신촌은 순우리말로 새말 혹은 새마을이다. 아마도 그 시절에 새롭게 조성된 마을이었나 보다.

 

 

 

# 무를 월동시키는 모습은 처음 본다. 뭍에서는 남부 지방에서만 시금치나 마늘, 혹은 봄동 같은 채소들을 월동시키지 무는 월동시키지 못한다. 무는 수분이 많고 육질이 물러 겨울에 얼어 터지기 때문이다.

 

 

 

# 전신주가 사열하는 옛길을 걸어 간다.

 

 

 

# 그 길을 따라 해안으로 내려 간다. 어느새 노을이 지고 있다.

 

 

 

 

# 화산암이 굳은 해안 곶부리에 정자 하나가 우뚝하다.

 

 

 

# 바람만 극복한다면 하룻밤 보내도 좋을 곳이다.

 

 

 

# 그 바닷가에 용두암을 닮은 바위 하나가 머리를 세우고 솟아 있다.

 

 

 

# 닭모루이다. 닭의 머리라는 뜻인가 보다. 기세등등한 수탉의 머리 같기도 하다.

 

 

 

 

# 갈길이 바빠 정자에는 올라 보지 않았다.

 

 

 

# 강원도 민둥산의 억새밭같은 느낌의 해안 언덕을 올라 간다.

 

 

 

 

 

# 신촌 포구마을로 들어 섰다. 이미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는데 아직 4.5km나 남았다. 오늘 구간의 거리가 18.2km로 장거리 코스인 탓이다.

 

 

 

# 제주에는 곳곳에 이런 빈집들이 산재해 있다. 이번 18코스는 제주 시내의 도심에서 출발해서 사라봉, 별도봉 산책로, 여러 개의 포구와 해수욕장, 보리밭, 옛들길, 그리고 닭모루 해안 등 아기자기하고 잔잔한 이야기가 있는 구간이다. 정감이 넘치는 길이다. 그래서인지 저런 빈 집들이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어디 우리가 깃들 만한 곳은 없는지 자꾸만 둘러 보게 된다.

 

 

 

# 좁다란 골목길도 정감 넘친다.

 

 

 

# 신촌포구에도 용천수가 있다. 맑고 깨끗한 물이 솟아 오르고 있다.

 

 

 

# 여름엔 알탕도 가능하다.

 

 

 

# 신촌포구에는 예쁘게 꾸민 가게들이 여럿 있다. 갈 길은 많이 남아 있지만 이미 늦은 상태라 느긋하게 쉬어 가기로 했다. 무엇보다 커피향이 그리웠다.

 

 

 

# 꼬맹이들이 피자 굽는 체험을 하고 있었다. 이 집은 빵 굽는 체험학습도 하고 공부도 하는 곳이다.

 

 

 

# 3년 전에 제주로 이주했다는 젊은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우리를 아주 젊게 보았다가 나중에 자세히 보고 꽤 나이 먹었음을 알고는 놀래 했다. 커피 마시면서 그들과 환담하였다. 남자 주인이 우리 더러 제주로의 이주를 적극 권유하였다. 제주와 잘 어울려 보인단다.

 

 

 

# 느긋한 휴식을 마치고 다시 길을 나섰다. 신촌리는 이야깃거리가 많은 곳이다.

 

 

 

# 신촌포구앞 아치교를 건넜다.

 

 

 

# 포구를 벗어나자 대섬이 나타난다.

 

 

 

# 용암이 바다와 만나면서 형성된 섬이다.

 

 

 

 

# 그 섬들을 이어 길을 만들었다.

 

 

 

 

# 상당히 운치있는 길이었다.

 

 

 

# 시간 넉넉하다면 자리 깔고 앉아 파도소리를 들었으면 좋을 곳이다.

 

 

 

# 갈길 바쁜 우리는 잠시 돌아 보다 다시 길을 나섰다. 이제 사위는 완전히 어둠으로 덮혔다.

 

 

 

# 대섬을 나오면 조천리이다. 조천 포구를 돌아 나가자 오거리가 나온다. 비석거리라고 이름표가 달려 있다.이 동네를 거쳐간 옛 권력자들의 공덕비들이 나래비를 서 있다.

 

 

 

# 비석거리에서 해안쪽으로 나가면 연북정(戀北亭)이 나온다. 제주로 귀양 온 옛 사람들이 북쪽에 있는 임금을 사모는 마음을 표현한 곳이란다. 대단하다. 그 맹목적 충정이...

 

 

 

# 조천포구가 끝나는 곳에서 다시 내륙으로 길게 올라 간다. 그 길 끝에 조천 만세동산이 나온다. 주차장 한 켠에 있는 인증소에서 18코스를 마무리 한다.

 

 

 

동문로터리에 있는 산지천에서 1시 반쯤 출발하여 이곳 조천만세동산에 7시 14분에 도착했다. 중간에 많이 휴식한 것 치고는 양호한 시간에 마무리했다.

 

이곳 18코스는 아기자기하고 정감 넘치는 올레길이다. 도시의 골목길과 산길, 들길, 해안길, 마을 길이 골고루 섞혀 있고, 그 길 모두가 아늑하고 포근하였다. 어느 한 곳 날카롭거나 힘들어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곳이 없다. 따라서 전체 거리가 18.2km로 꽤 장거리 코스이지만 전혀 힘든 줄 모르고 걸을 수 있었다.

 

그리하여 이곳에서의 생활을 한번쯤 고민하게 만드는 곳이었다. 또한 다른 이들에게 걸어 볼 것을 추천해주고 싶은 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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