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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19코스/조천김녕 올레-다음에 와라!! 본문

길이야기/제주 올레길

[제주올레길]19코스/조천김녕 올레-다음에 와라!!

강/사/랑 2015. 2. 13. 17:51
 [제주올레길]19코스 - 조천김녕 올레

 

 

乍晴還雨雨還晴 (사청환우우환청)

天道猶然況世情 (천도유연황세정)

譽我便應還毁我 (예아편응환훼아)

逃名却自爲求名 (도명각자위구명)

花開花謝春何管 (화개화사춘하관)

雲去雲來山不爭 (운거운래산부쟁)

寄語世人須記認 (기어세인수기인)

取歡無處得平生 (취환무처득평생)

 

잠깐 개는가 하더니 다시 비 내리고, 비 내리다 다시 개는구나 / 하늘의 이치 이럴진대 하물며 세상 인심 어떠하겠는가? / 나를 칭찬하는가 하면 어느새 나를 헐뜯고 / 명예를 마다하는 듯 하더니 문득 명예를 구하고 있네. / 꽃 피고 지는 것을 봄이 어찌 관여하며 / 구름 오고 가는 것을 산은 다투지 않네. / 세상 사람들아 이 말을 알아 두소 / 기쁨만 한 평생 누릴 곳은 없다는 것을.

  

위 시(詩)는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의 '사청사우(乍晴乍雨)'란 시이다. 매월당시집권지사(梅月堂詩集卷之四), 즉 그의 시집 사 권에 실려 있는 절창(絶唱)이다.

 

사(乍)는 '잠깐 사', 청(晴)은 '갤 청'이다. 잠깐 개이고 잠깐 다시 비가 오니 결국, 사청사우(乍晴乍雨)란 비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말이다. 오락가락하는 봄 날씨처럼 변화무쌍한 세상 인심을 비꼰 내용의 시이다.

 

냄비에 물 끓듯 바르르 끓어 오르다 이내 차갑게 식어 버리는 세태(世態)는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곳에는 매한가지였나 보다. 힘 있을 때는 입 속의 혀처럼 살갑게 굴던 사람들이 상황 바뀌면 한순간에 돌변하여 공격의 칼날을 세우는 것은 고금(古今)을 떠나 한결같다.

 

따라서 매월당은 꽃 피고 지는 것에 관여하지 않는 봄처럼, 구름 오고 가는 것을 다투지 않는 산처럼 의연하게 살고 싶어 했다.

 

매월당은 천재(天材)였다. 태어난 지 8개월 만에 글의 뜻을 익혔고 3세에 이미 문장(文章)을 지었다. 세종대왕이 그의 천재성을 듣고 대궐로 불러 글을 짓게 하였고 그의 천재성에 탄복하여 상을 내리기도 했다. 그의 나이 5세 때 일이다.

 

훗날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簒奪) 소식을 듣고 통곡하며 책을 불살랐다. 그리고 머리를 깎고 방랑의 길에 들어섰다. 21세 때의 일이다. 이후 팔도를 방랑하며 글로써 세상의 불의함과 허무함을 고발했다. 위 시도 그런 그의 심정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시이다.

 

표변(豹變)하는 세상 인심처럼 봄날의 날씨는 변덕스럽다. 그것은 겨울에 비해 증가한 일사량(日射量)과 그로 인한 야간 복사냉각현상(輻射冷却現狀) 때문이다.

 

봄이 되면 낮의 길이가 길어지고 일사량이 증가하면서 대기가 쉽게 가열되어 낮 기온이 올라간다. 반면 야간에는 겨우내 얼어있던 대지의 찬 기운이 올라와서 지표면 근처의 대기가 다시 차가워진다. 이렇게 낮밤의 일교차가 커지면서 자연히 날씨 또한 급변하게 된다.

 

또, 봄철에는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과 온난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에서 세력 다툼을 하면서 그 결과에 따라 무더운 초여름날씨와 꽃샘추위가 반복되는 것이다.

 

제주는 한라산이라는 거대한 산과 사방으로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섬이다. 따라서 그 어느 지방보다 더 변덕스럽고 요란한 날씨 변화를 보이는 고장이다. 일교차 심한 봄철에는 그 변화가 더욱 무쌍하다.

 

그런 까닭에 봄철의 제주에는 초여름과 봄, 그리고 한겨울 등 세 계절이 공존한다. 제주사람들이야 그런 변덕스러운 날씨에 적응되어 있겠지만, 우리 같은 외지인들은 그 표변이 놀라을 따름이다.

 

우리네 종주 산꾼들에게 있어 백두(白頭)와 한라(漢拏)의 등정은 백두대간 종주의 완성을 이루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의 목표이다. 때문에 백두대간 종주 이후 여러 차례 한라산 등정을 목표로 제주를 방문하였다. 하지만 그때마다 한라산은 폭설로, 혹은 폭우로 우리의 방문을 막았다.

 

그러다 지난해 봄, 올레길 걸으러 제주에 입도하였다가 문득 한라산을 찾았고, 갑작스러운 우리의 공격에 미처 방어태세를 갖추지 못한 한라는 우리의 등정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최초의 허락이자 등정이었다.

 

한 번 허락하였으니 더이상 우리의 등정을 막을 이유는 사라진 셈이다. 앞으로는 한라의 등정이 쉬울 것이다. 세상의 이치가 그렇다. 처음이 어렵지 그 다음은 일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번 겨울에는 한라산 심설산행(深雪山行)을 계획했다.

 

그런데 주말 제주행 항공권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 주말과 휴일 이틀밖에 여유가 없는데, 토요일 첫 비행기는 아무리 찾아보아도 구할 수가 없다. 따라서 한라산 산행은 일요일에 하고, 토요일 오후엔 공항 근처 올레길을 걷기로 했다.

 

그렇게 제주를 찾았고 지난봄에 종료한 제주 시내 동문로터리에서 오후 한 시경에 18코스를 시작하였다. 이날 제주의 날씨는 2월 초인데도 완연한 봄 날씨였다. 기온 높아 포근하고 바람 잔잔하여 아늑하였다. 거리의 가로수엔 동백꽃이 불타듯 붉게 피어 있고 길가의 공터에는 파란 쑥이 쑥쑥 자라고 광대나물 꽃이 연분홍 꽃을 피워 올렸다.

 

때문에 뒷날 한라산에 눈이 없을까 봐 걱정하였다. 심설산행을 꿈꾸었는데 봄맞이 산행이 되려나 했다. 하지만 우리는 제주를 너무 몰랐다. 한라산의 표변을 알지 못했다.

 

따스한 제주의 봄 날씨를 만끽하며 올레길 한 코스를 마치고 제주 시내에 들어갔는데, 밤부터 찬바람이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제주 산간에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러더니 새벽부터 한라산 전 구간의 출입이 통제되고 말았다.

 

새벽같이 일어나 짐 꾸려 한라산을 향하다가 그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백록담까지는 못 가더라도 한라산 기슭의 어느 작은 오름은 어떨지 타진하였지만, 한라는 그 어느 곳도 허락하지 않았다.

 

허무하게 발길을 돌리는 우리더러 한라산은 다음에 오라고 손을 내저었다. 그리고 제주를 더 알고 오라고 했다. 우리가 본 제주는 극히 일부의 피상적 모습일 뿐이니 아직은 멀었다 한다. 아직은...

  

 


다음에 와라!!


구간 : 제주 올레길 19코스(조천~김녕)
거리 : 구간거리(18.8km), 누적거리(212.3km, 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15년  2월 8일. 해의 날
세부내용 : 조천만세동산 ~ 관곶 ~ 신흥해수욕장 ~ 함덕 서우봉해변 ~ 서우봉 ~ 너븐숭이 4.3기념관 ~ 북촌포구 ~ 북촌동굴 ~ 벌러진동산
 ~ 동북리마을운동장 ~ 김녕마을농로 ~ 남흘동 ~ 김녕 서포구.

  

올레길 18코스를 마치고 조천 만세동산에서 버스 편으로 제주로 복귀했다. 뒷날 한라산 등정을 계획하고 제주로 입도한 것이니 최대한 산 가까이 있어야 할 일이었다.

 

버스 기사님이 시청 근처에 찜질방이 있다 하여 시청 앞에 하차하였다. 그 동네에 있는 흑돼지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십 년 가까이 육식을 멀리하다가 요즘 들어 다시 조금씩 먹기 시작하였는데, 오래 참았던 탓인지 원래 맛있는 집이었는지 그 맛이 기가 막혔다.

 

식사 후 근처에 있는 찜질방에 들어가 씻고 수면실로 올라갔다. 주말 제주의 찜질방은 완전히 도떼기시장이었다. 자정이 넘은 시각인데도 불구하고 뛰어다니는 아이들, 주변 아랑곳 하지 않고 떠드는 젊은 아이들, 부끄러움 없는 아줌마들, 탱크 소리를 내는 코골이 사내들...

 

타인에 대한 배려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우리나라 현실의 축소판 같은 환경에서 잠을 거의 못 자고 밤을 지샜다. 새벽 네 시를 조금 넘겨 자리를 털고 일어나 씻고 찜질방을 나섰다.

 

밖으로 나오니 거리엔 찬바람이 가득하다. 근처에 있는 해장국집에 들러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오늘 제주에는 어제까지 말 없던 눈비가 예보되고 있다. 큰일 났다. 한라산 국공파에게 전화 걸어 문의하니 지금 한라산엔 대설경보가 내렸고 전면 통제 중이란다. 하이구야~

 

혹시나 해서 각 탐방로 사무소에 모두 전화를 해 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모두 통제라는 말뿐이다. 삼십 분 간격으로 두어 차례 전화했더니 급기야 짜증을 낸다. 이 사람아, 이번 한라산 심설산행을 위해 내가 얼마나 애를 썼는지 아시는가? 시간 확보를 위해 표를 구하기 위해...

 

그런데 이렇게 느닷없이 통제가 되었다 하니 어찌 애가 타지 않겠는가? 그런 사람에게 친절하게 답은 못 해주고 새벽부터 짜증을 내는가? 하여튼 대한민국 공공기관 중 가장 목이 뻣뻣한 조직인 것은 분명하다.

 

허탈하였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바로 포기 못 하고 좀 기다려 보기로 했다. 마침 버스 정류소 근처 길가에 있는 도넛 가게가 막 문을 열고 있다.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대안을 강구했다.

 

어느덧 날이 밝아 오고 다시 확인해 봐도 하루종일 통제는 풀리지 않을 예정이라 한라산은 포기하고 올레길을 이어가기로 했다. 오호통재라~

 


조천만세운동/朝天萬歲運動

 

제주1919년 제주에서의 3·1운동은 제주의 관문인 조천지역을 중심으로 3월21일부터 3월24일까지 4차에 걸쳐 일어났다. 조천만세운동은 3월 16일 당시 서울 휘문고보 학생이었던 김장환이 독립선언서를 가지고 귀향하면서 구체화되었다. 김장환은 숙부 김시범에게 3·1운동의 상황을 이야기 하였으며 이를 들은 김시범은 제주에서의 만세운동을 결심하게 되었다. 김시범은 김시은·김장환과 함께 제주의 유림들 사이에서 명망이 높았던 김시우의 기일인 3월21일을 거사일로 결정하고 만세운동을 방의·동지를 규합하였으며 태극기를 제작하는 등 사전 준비를 진행하였다.  3월21일 조천리 미밋동산에서 독립선언식을 거행한 후 만세 시위행진을 하였으며 이 후 3월24일까지 지속적으로 만세운동을 전개하였다. 이와 같이 전개된 조천만세운동은 시위 주역들이 체포되면서 종료되었다. 그러나 이 만세운동 이후 박세현과 김여석 등이 중심이 되어 궐기한 ‘기미격문의거’와 서귀포 등지에서 만세운동이 일어났으며, 이후의 제주 민족운동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제주 올레길 19코스 조천김녕 올레 개념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도넛가게에서 넋을 잃고 오래 앉아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한라산은 열리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어제 걸었던 올레길을 이어가기로 했다. 시청 앞에 버스정류소가 있다. 날이 밝아 와서 밖으로 나갔다. 어제와는 달리 기온이 아주 낮고 찬바람이 강하다. 하룻밤 사이에 날씨가 급변하였다.

 

 

 

# 삼십여 분 달려 조천 만세동산에 도착했다. 어제는 밤중에 도착하여 자세히 보지 못했는데 규모가 상당히 크게 조성되어 있다. 순국선열들께 잠시 머리 숙여 인사 올리고 그곳을 스쳐 지났다.

 

 

 

# 올레길은 광장 우측으로 향한다. 찬바람이 엄청나게 강하게 불고 있다.

 

 

 

# 항일기념관 우측으로 돌아 간다. 그곳에 깨끗한 화장실이 있다. 잠시 화장하고 재정비 하였다.

 

 

 

# 만세동산 뒷쪽으로 올라 간다.

 

 

 

# 조천에서 신흥리로 넘어가는 마을길을 따라 간다. 찬바람이 어찌나 강하게 부는지 몸이 휘청휘청한다.

 

 

 

# 어제는 따스한 봄날이더니 오늘은 한순간에 겨울 속으로 복귀해 버렸다. 한 무리의 할망들이 유채수확을 하고 있다. 할망들이 유채나물을 낫으로 베면 남자들은 포장을 한다. 날씨가 추우니 모닥불을 피워 놓고 수시로 몸을 녹여 가며 작업을 한다. 제주 여성들의 억척스런 생활력은 정말 대단하다.

 

 

 

 

# 신흥리 바닷가로 접근한다. 이곳은 아예 몸을 가누기 힘들게 강풍이 휘몰아 친다.

 

 

 

# 가로수로 심어진 야자수가 위태롭게 흔들린다. 저러다 뿌리채 뽑히지 싶다.

 

 

 

# 어제는 옥빛으로 잔잔하더니 오늘 제주바다는 들끓고 있다.

 

 

 

# 파도가 바다에 강하게 부딛치면서 끈적한 거품을 잔뜩 만들었다.

 

 

 

# 태풍속 들끓는 바다를 보는 느낌이다.

 

 

 

# 위태롭게 관곶에 도착했다.

 

 

 

# 이곳 관곶이 제주 본섬의 최북단이란다.

 

 

 

# 전경부대를 지나 등대쪽으로 접근한다.

 

 

 

# 정말 무시무시한 바람이다. 한 무리의 참세떼가 바람을 피해 돌담에 몸을 숨겼다. 사람이 접근하자 일제히 날아 오르는데 바람때문에 날지 못하고 모두 그 자리에 도로 떨어진다. 손으로 잡자면 잡을 수도 있겠다.

 

 

 

# 제주바다가 이렇게 날뛰는 것은 처음 본다.

 

 

 

# 저 검은 여가 관곶이다. 저 곳과 전라도 장흥이 최단거리라고 한다.

 

 

 

# 저멀리 햇살 터진 곳에 섬이 반짝이고 있다. 아마도 추자도인 듯 싶다.

 

 

 

# 들끓는 바다 너머로 어제 넘어 온 원당봉이 보인다.

 

 

 

# 가까이 땡겨보자 원당봉 뒤로 제주항 앞에 있는 사라봉과 별도봉이 보인다.

 

 

 

# 강력한 바닷바람과 싸우며 해안을 한바퀴 돌아 신흥리 포구로 들어섰다.

 

 

 

# 이 포구는 안쪽으로 깊게 들어와 있어 파도로부터 안전하다.

 

 

 

# 이 천주교 순례길표지도 불교의 절 가는 길표지와 함께 올레길과 나란하다.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하나 올린 것 같아 보기 좋지 않다.

 

 

 

# 신흥리 마을 안으로 들어 간다. 마을의 집들이 바람을 막아 주어 한결 낫다.

 

 

 

# 제주에도 다문화여성들이 많이 살고 있나 보다. 다문화교육센터라는 곳을 지난다.

 

 

 

# 올레 19코스는 총 18.8km 거리이다.

 

 

 

# 갑자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일기예보에는 없던 눈이 내린다.

 

 

 

# 그러더니 앞이 보이지 않게 쏟아지기 시작한다.

 

 

 

# 한라산 심설산행을 못했다고 한라산신령께서 눈구경을 시켜 주시려는 모양이다.

 

 

 

# 강원도에서도 못 만난 눈 구경을 이곳 제주에서 하고 있다.

 

 

 

# 들길을 돌아 정주항에 들어섰다. 이곳에도 용천수가 있다.

 

 

 

# 풍랑 거세니 배들이 모두 항구로 대피했다.

 

 

 

# 건너편에 오름 하나가 우뚝하다. 서우봉이다. 올레는 저곳을 넘어야 한다.

 

 

 

# 유명관광지인 함덕해수욕장을 만난다.

 

 

 

# 작은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다.

 

 

 

# 파도가 해수욕장 안으로 휘몰아치고 있다.

 

 

 

# 바다는 들끓어도 물빛은 옥색으로 곱다.

 

 

 

# 여름이면 옷벗고 노는 사람들이 많아 굉장한 볼거리를 제공할 곳이다.

 

 

 

 

# 물빛이 너무나 곱다.

 

 

 

# 강풍이 바닷가의 모래를 인간세로 실어 나르고 있다. 바람에 날아 온 모래가 온 몸을 때려 따다닥따닥닥 소리가 요란하다. 버프를 하지 않으면 얼굴이 아프다. 귀에 들어갈 우려도 있다.

 

 

 

# 현재 이곳 함덕은 바람의 천국이다.

 

 

 

# 관광단지를 지나 야영장쪽으로 접근한다.

 

 

 

# 몸을 앞으로 기울여야 쓰러지지 않는다.

 

 

 

 

# 서우봉은 소가 뭍으로 올라 가는 형상이라 한다. 저곳이 엉덩이 부근쯤 되려나? 

 

 

 

# 눈보라까지 휘몰아치고 있다.

 

 

 

# 강렬하고 인상적인 풍경이다. 모든 사물이 바람 반대쪽으로 기울어졌다.

 

 

 

 

# 이렇게 강렬한 바람의 향연은 또 처음이다.

 

 

 

 

# 캠핑카 야영장을 지난다. 누군가 모래를 한 웅큼 쥐고 얼굴에 집어 던지는 듯 하다. 모래에 맞은 얼굴이 아프다. 나중에 집에 와서 배낭 정리를 하니 모래가 주루룩 쏟아진다.

 

 

 

# 마을 주민들이 직접 만들었다는 서우봉 산책로를 따라 올라 간다.

 

 

 

# 찬바람 강해서 놀멍쉬멍 할 수가 없어요!

 

 

 

# 서우봉을 오르다 문득 돌아 본다.

 

 

 

# 바람이 바다에 그려 놓은 무늬가 강렬하다.

 

 

 

# 정말 대단한 바람이다.

 

 

 

# 나중에 택시기사한테 들으니 이 정도 바람은 강풍도 아니란다. 태풍 불때는 주먹만한 돌이 날아 다니기도 한단다.

 

 

 

# 제주 오름 중에 가장 흔한 이름이 망오름이다.

 

 

 

# 함덕쪽 조망을 넓게 펼쳐 보았다.(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바람에 날린 농사용 비닐이 사철나무를 덮쳤다. 바람 불 때마다 사철나무가 부러질듯 흔들린다. 위태로운 그 나무를 마눌이 구출했다.

 

 

 

# 고개 위로 올라 오자 비로소 바람으로 부터 벗어 난다.

 

 

 

 

# 바람 없어 아늑한 고개를 치고오른다.

 

 

 

# 고개를 넘어 가면 함덕쪽으로 조망이 트인 곳이 나온다.

 

 

 

# 일몰 감상지이다. 저곳에 집 한 채 올리고 일몰을 감상한다면 멋지겠다.

 

 

 

# 벤치에 앉아 간식 먹으며 휴식하였다. 눈보라 휘몰아치고 있는 아랫 동네의 그림이 변화무쌍하다.

 

 

 

# 휴식 후 다시 길을 나섰다. 서우봉 사면을 넘어 간다.

 

 

 

# 아직 한참 남았다.

 

 

 

# 억새밭이다. 이곳은 바람에서 비껴나있다.

 

 

 

# 사면에는 군부대가 있다.

 

 

 

# 그곳 사면은 다시 엄청난 강풍의 나라이다.

 

 

 

# 바다는 함덕바다보다 더 들끓고 있다.

 

 

 

# 물색은 예쁘다만 함부로 접근할 수 없는 상태이다. 그 바다에 배 한 척 볼 수 없다.

 

 

 

# 북촌리를 바라보고 서우봉 사면을 진행한다.

 

 

 

# 눈보라 휘몰아쳐 겨울날 강원도 어느 산길을 걷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 대단한 날씨이다.

 

 

 

# 어제는 완연한 봄날씨였다. 어제 우리는 제주의 이른 봄에 감탄하였다. 하지만 제주에서도 아직 봄은 성급한 이야기이다.

 

 

 

# 엄청난 파도가 북촌포구를 향해 밀어 닥치고 있다.

 

 

 

 

# 포구 근처에 있는 집들은 저 파도를 고스란히 뒤집어 쓰고 있다. 물건들이 제대로 남아 있지 않겠다.

 

 

 

# 포구를 떠나 잠시 들길로 나간다. 하얀 곰돌이가 눈을 맞으며 마늘밭을 지키고 있다.

 

 

 

# 이곳 기념관을 소개하기 위해 올레는 포구를 벗어나 들길로 나갔다.

 

 

 

# 추모비를 거쳐 다시 포구쪽으로 접근한다.

 

 

 

 

# 포구쪽으로 나가니 다시 강한 바람이 달려 든다.

 

 

 

# 오늘 우리의 올레길은 찬바람을 뚫고 나가는 고행의 길이다.

 

 

 

 

# 북촌포구의 갈매기들은 이 악천후에도 먹이사냥을 나섰다.

 

 

 

# 하지만 바람에 밀려 멀리 나가지 못하고 그 자리를 맴돌 뿐이다.

 

 

 

# 대단한 바람을 경험하고 있다.

 

 

 

# 북촌항의 아치교를 지난다.

 

 

 

# 그러다 항구를 벗어나 내륙 깊숙히 들어 간다. 해안 도로를 건넌다.

 

 

 

# 잠시 농로를 따르다가,

 

 

 

# 1132번 도로 상에 있는 북촌교차로를 건넌다.

 

 

 

# 그 도로를 따라 잠시 직진한다.

 

 

 

# 이 도로를 따르면 김녕으로 바로 갈 수 있다.

 

 

 

# 그러다 도로를 버리고 본격적으로 내륙 깊이 들어 간다.

 

 

 

# 젊은이 몇이 눈보라를 뚫고 올레길을 걷고 있다. 우리처럼 야영짐을 지고 올레를 걷고 있다. 눈보라에 질려 있는 표정들이 리얼하였다.

 

 

 

# 도로를 버리고 숲길로 들어 간다.

 

 

 

# 숲속은 바람이 침범치 못해 아늑하였다. 간식 먹으며 한참을 휴식한 후 다시 길을 나섰다.

 

 

 

 

# 점박이 말 한 마리가 눈을 맞고 선 채 낯선 나그네의 모습을 응시하고 있다.

 

 

 

# 삼분의 일쯤 남았다.

 

 

 

# 이곳 동복리 숲길은 소나무가 울창한 좋은 길이다.

 

 

 

# 그런데 어쩐 연유인지 소나무를 벌목하고 있다. 고요해야 할 숲속에 전기톱 소리가 요란하다.

 

 

 

# 한참을 걸어 소나무숲을 벗어 났다. 그곳에 동복리 마을 운동장이 있다.

 

 

 

# 운동장 초입에 정자 쉼터와 올레 인증소가 있다.

 

 

 

# 동산의 이름이 상당히 희한한 곳이다.

 

 

 

# 벌러진 동산길은 무시무시했던 바람이 없어 아늑하고 포근한 길이다.

 

 

 

# 따라서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한다.

 

 

 

# 어느 한 곳에 이르자 굴착기와 대형 덤프트럭들이 쉴새없이 오가며 공사를 하고 있다. 뭔가 개발을 하는 모양이다.

 

 

 

# 상당히 긴 거리의 숲길이었지만 아주 빨리 지나쳤다. 하루종일 눈보라에 시달려 마음이 바빠진 탓도 있고, 전기톱 소리와 굴착기 소리를 피하고자 한 탓도 있다.

 

 

 

# 숲을 벗어나 김녕리로 접어 들며 다시 바닷가를 향한다.

 

 

 

# 저멀리 작은 오름이 하나 보이길래 저 봉우리를 오르나 했더니 그냥 앞으로 가라 한다.저 봉우리는 묘산 오름이다.

 

 

 

# 바다를 향해 길게 진행한다.

 

 

 

# 1132번 도로를 다시 건넌다.

 

 

 

# 길게 걸어 해녀 쉼터가 있는 김녕바닷가에 도착하였다. 이로써 19코스를 마무리 했다.

 

 

 

# 한라산 심설산행을 꿈꾸었다가 뜻하지 않게 19코스를 걷게 되었다.

 

 

 

# 김녕리는 제법 많이 알려진 동네이다. 동네 곳곳에 미술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다.

 

 

 

# 이곳 바다는 함덕이나 북촌바다에 비하면 바람이 조금은 약한 편이다.

 

 

 

# 하지만 여기도 바람으로 유명한 곳이다. 전력생산을 위해 설치한 풍차들이 그것을 말해 준다.

 

 

 

 

 

# 잠시 주변을 돌아 보며 김녕바다 구경을 했다.

 

 

 

# 그리고 김녕포구 마을을 구경하였다.

 

 

 

# 다양한 미술품들이 생활공간을 장식하고 있다.

 

 

 

# 내 어깨와 세월에 지고 온 것은 꽃이었더라. 삶의 무게를 꽃으로 여기는 그 경지를 아직 나는 모른다.

 

 

 

# 하루종일 눈발이 오락가락하더니 찬바람 한 번 강하게 불고 난 이후 비로소 하늘이 터진다.

 

 

 

 

 

 

# 예상보다 빨리 19코스를 마쳐서 김녕리 바닷가에서 오래 쉬었다.

 

 

 

# 이후 공항으로 복귀해서 무사히 귀경하였다. 한편 공항으로 가면서 만난 제주 토박이 택시기사가 우리의 제주 이주를 강하게 권유하였다. 제주에 대한 우리의 이런저런 감상을 들은 결과 우리가 이곳에 참 잘 적응할 것 같단다. 하지만 우리는 서귀포 남원쪽의 따뜻한 환경을 선호하였고, 그는 제주쪽 풍부한 경제적 기회를 권하였다.

 

 

  

재작년부터 올레길 순례에 나선 이후 제주행이 반복되면서 제주를 제법 알게 되었다 생각했다. 그곳 역시 사람들 모여 사는 동네라 특별할 것 없고, 서울에서 비행기 타면 한 시간만에 도착하는 곳이니 심리적 물리적 거리감이 좁혀진 탓이다.

 

하지만 제주는 뭍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곳이다. 하나의 산이 섬 전체를 아우르고,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뭍과 단절되어 있어 제주만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사람살이를 형성하고 있는 곳이다.

 

바람 많고 돌 많으며 여자 많은, 그리하여 어제 다르고 오늘 달라 변화무쌍한 자연과 인심을 가진 곳이다. 그것을 잠깐 잊고 있었다. 이번 제주행에서 바로 그것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그동안 십여차례 도전끝에 겨우 작년 가을 한라산 등정을 성공해 놓고는 너무나 쉽게 겨울 심설산행이 이뤄질 것이라 예상한 것이다. 어제 제주의 날씨는 완연한 봄날씨였다. 길가엔 꽃이 향기를 내뿜고, 쑥은 쑥쑥 자라 오르고 있었다. 따라서 당연히 오늘 한라산 등정은 문제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밤 사이에 한라산에는 폭설이 내려 대설경보가 발령되었고, 한라산으로 오르는 모든 길목은 출입이 금지되고 말았다. 그것이 제주이다. 그렇게 변화무쌍한 것이 제주의 날씨이다. 그것을 몰랐다. 그것을 잠시 잊었다.

 

그렇게 한라산 입구에서 허탈한 발걸음을 돌리는 우리에게 한라산은 어깨 토닥이며 한마디 전한다. "다음에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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