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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길]4코스/표선남원 올레 - 뜻밖의 강행군!! 본문

길이야기/제주 올레길

[제주올레길]4코스/표선남원 올레 - 뜻밖의 강행군!!

강/사/랑 2014. 10. 8. 18:53
 [제주올레길]4코스 - 표선남원 올레

 

 

강/사/랑네가 처음 백두대간(白頭大幹) 종주에 나선 것은 2005년이다. 그로부터 2년간 주말마다 국토를 종(縱)으로 길게 누비며 백두대간 구간 종주에 도전하였고, 이듬해 시월 진부령에 도착하여 대단원의 마무리를 지었다. 지리산 천왕봉을 출발하여 강원도 고성 진부령에 이르기까지 1년 7개월 동안 800여km의 마루금을 걸어 백두대간 종주를 완성한 것이다.

 

우리가 걸었던 남녘땅 백두대간에는 모두 아홉 개의 정맥(正脈)이 갈래 쳐 한반도 남녘을 구석구석 휘감고 있다. 백두대간 종주 후 그 아홉 개의 정맥을 연달아 이어 1대간 9정맥 종주를 완성하니 2012년 11월의 일이다. 백두대간 출발부터 8년여 세월이 흘렀고, 그동안 걸은 산줄기의 거리가 3,000여km이다.

 

이러한 1대간 9정맥 종주의 완성은 나 개인의 인생사 전체를 통틀어 꽤 의미 있는 도전이었고, 제법 자랑스러운 유산(遺産)이기도 하다. 이렇게 8년여 동안 거의 매주 전국 구석구석의 산길을 두 발로 누비고 다니는 동안 나를 지배했던 내 삶의 핵심 화두(話頭)는 '열정(熱情)'과 '몰입(沒入)'이었다.

 

'열정'은 행동(行動)의 에너지이다. 내가 태어나고 살아온 내 조국의 산하(山河)를 온전히 두 발로 걸어 보겠노라는 '열정'이 있었기에 더우나 추우나 가리지 않고 무거운 보따리 둘러메고 전국 곳곳의 산길을 찾아갈 수 있었다.

 

'몰입'은 행동의 질(質)을 높이는 자원이다. 1대간 9정맥은 "산길은 물길을 가르고 물길은 산길을 넘지 않는다"는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의 원칙 아래 누천년(累千年) 이 땅 민중의 삶과 함께해 왔다. 그 역사가 녹아 있는 민족의 산줄기들을 중간에 포기함 없이 처음 마음 그대로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제법 일생의 무게를 걸만한 '몰입'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하지만 사람이란 동물은 원래 지극히 가벼운 존재이다. 따라서 영원히 열정적일 수는 없는 일이다. 또 그 열정의 몰입을 한결같이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나 역시 그러하여서 1대간 9정맥 종주 졸업 이후 종주 산행(縱走 山行) 방식의 산행은 잠시 접어 두게 되었다.

 

대신 100대 명산 순례나 각종 올레길과 둘레길을 야영 산행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이 땅의 산하(山河)를 사랑하는 방식이 온전히 산줄기를 이어 내달리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산속에 들어가 산정(山頂)에 헝겊집 한 채 짓고 천지 만물과 합일(合一)하는 것으로도 가능하다는 나름의 논리를 세우기도 하였다.

 

그 여러 여정 중에 제주 올레길이 있다. 제주 올레의 출발은 작년 시월이었다. 나는 휴가가 언제나 늦다. 찬바람 도는 가을에 되어서야 늦은 여름 휴가를 받았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고, 성산읍 시흥리에 있는 1코스를 출발하여 3일 동안 시흥광치기, 우도, 광치기온평올레를 야영하면서 걸었다.

 

그렇게 올레길에 입문하기는 하였지만, 이 올레길은 기존의 1대간 9정맥을 종주할 때 가졌던 열정과 몰입을 온전히 쏟아부을 수가 없었다. 이는 오랜 산길 걷기로 스스로 지친 면도 있긴 하지만, 제주섬이라는 지역적 격절성(隔絶性)이 제공하는 시간적 금전적 제약 탓이 더 컸다.

 

누구나 알다시피 올레를 위해 제주를 한 번 찾자면 최소한 3박 4일 이상의 시간이 확보되어야 하고, 그에 상응하는 금전적 부담도 만만찮다. 때문에 우리 같은 직장인 입장에서는 1년에 한두 차례 이상 출정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우리의 제주올레길 도전은 작년 시월 첫 도전 이후 올해 5월 어린이날 연휴 때 두 번째 도전이 있었고, 무릉용수, 모슬포무릉, 광령산지천올레 등 다시 세 코스를 더하여 총 여섯 코스를 걷게 되었다. 그 이후 다시 한두 번 연휴가 있긴 했지만, 선뜻 제주행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올해도 여름 휴가를 이용하여 제주를 찾아야만 했다. 물론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여름 휴가라고 하기에는 어색하게 구월 말이 되어서야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렇게 우리에게 있어 올레길이란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여러 제약 조건을 가진 이벤트라 남들처럼 놀멍쉬멍하면서 느긋하게 즐길 수만은 없다. 일단 어렵게 찾은 제주이니 한번 입도(入島)하면 최소한 서너 구간 이상은 걸어야만 하는 것이다.

 

또, 제주의 속살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제주의 산하와 합일(合一)을 꿈꾸었으니 숙박업소보다는 올레길 어느 산자락이나 바닷가에서 야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그렇다 보니 등짐이 아주 무거울 수밖에 없다.

 

돌아보면 지난 두 번의 올레길 출정에서 제주 올레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 그 길을 걷는 내내 감탄의 탄식을 멈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깨를 짓누르는 박배낭의 무게 때문에 역시나 올레길 구간순례 내도록 힘겨운 숨소리를 멈출 수 없었다.

 

결국, 최대한 짐을 가볍게 줄이는 BPL(BackPacking Light)이 정답인데, 이 미련한 사람은 이런저런 욕심에 사로잡혀 쉽사리 잡다한 짐을 포기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이번 올레길 출정에서도 내내 등짐 무게의 압박에 시달리며 그 길을 걸어야 했다.

 

"미련하고 미련토다, 인생이여! 그 욕심의 무게에서 벗어날 길은 정녕 없는 건가? 경계하고 공부할 일이로다!"




뜻밖의 강행군!!


구간 : 제주 올레길 4코스(표선~남원)
거리 : 구간거리(22.9km), 누적거리(146.3km, 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14년  9월 25일. 나무의 날
세부내용 : 표선당케포구 ~ 해안길 ~ 해비치리조트 ~ 갯늪 ~ 가마리개 ~ 토산포구 ~ 토산초등학교 ~ 망오름입구 ~ 망오름정상
~ 거슨새미 ~ 영천사 ~ 방구동 ~ 송천삼석교 ~ 태흥2리포구 ~ 남원해안길 ~ 남원포구.


 

 

전날 3코스 걷기는 정말 최악의 강행군이었다. 제주 입도한 첫날이라 제주 도착 시각 자체가 늦었고, 공항에서 3코스 출발지까지 접근하는 시간도 많이 들었다. 때문에 처음 온평에서 출발 자체를 오후 들어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3코스는 구간 거리가 22km로 나와 있어서 하루 만에 끝내기 어려워 보여 막판에 적당한 야영지가 있으면 무리하지 않고 야영을 할 작정이었다.

 

그런데 막판 신천리에서 표선에 이르는 해안길이 죄다 광어양식장만 나래비를 서 있고, 야영할 만 곳이 없어 부득이 표선까지 강행군을 해야만 했다. 게다가 언제 나타날지 어떠할지 알 수 없는 야영 환경 때문에 각종 부식과 물이 가득 든 수낭까지 매달고 걸었더니 배낭 무게에 짓눌려 완전히 탈진을 할 지경이었다.

 

결국 표선 당케해변에 밤 늦게 겨우 도착해서 씻고 새옷으로 갈아 입으며 살피니, 나는 사타구니가 헐어서 엉망이고, 마눌은 발바닥에 물집이 서너 개 커다랗게 생겨 버렸다. 올레 첫날부터 너무 무리를 하고 만 것이다. 놀멍쉬멍 걸어야 할 올레길을 군대 생활할때 유격들어가며 행군하듯이 걸은 것이다.

 

어쨌거나 덕분에 첫날 한 구간을 모두 걷기는 하였지만 후유증이 너무 심하다. 4코스는 출발하기 이전에 어제 입은 상처의 사전 대비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망오름(兎山峰, 兎山望)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리 산13 번지에 있다. 표선면 토산리 토산초등학교에서 북쪽 약 900m지점에 위치한 오름으로, 일주도로변 토산2리에서 토산1리를 잇는 도로가 오름서측을 통과하고 있다. 조선조때 오름에 봉수대가 있어서 서쪽으로 자배봉수, 동쪽으로 달산봉수와 교신했었다고 한다. 봉수대가 있어 속칭 망오름(망산)이라고도 하며, 오름 앞쪽 들을 망앞 뒤는 망뒤 라고 부른다. 토산봉은 낮으면서도 지형이 복잡하며, 등성마루가 숲에 덮힌채 평평하게 길며, 동쪽과 서쪽으로 벌어진 2개의 말굽형 화구로 이루어진 복합형 화산체이다. 또한 오름 북동쪽에 토산봉알오름이라 불리우는 독립 화산체가 있으나 이는 토산봉과는 무관한 독립된 화산체로, 공동묘지로 조성되어 있어 동네에서는 이곳을 북망산이라 부르고 있다.남서쪽 기슭은 구릉지대를 이루며 표선면, 남원읍의 경계인 솔내(松川)까지 뻗어내리고 있는데, 이 구릉지대 길가 잡목림 언덕진 곳에 거슨세미라는 샘이 있고, 조금 떨어진 영천사(절)의 언덕밑에는 콘크리트로 깨끗하게 둘러 보호되고 있는 단새미 라는 샘이 있다. 오름은 전사면이 해송이 주종을 이루는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다. ※ 오름명의 유래이 오름의 형태가 토끼형국이라 붙여진 이름이라하며, 조선조때 봉수대가 있어서 토산망 혹은 망오름 등으로 불리고 있다고 한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제주 올레길 4코스 표선남원 올레 개념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어제 막판에 힘든 하루를 보냈지만, 일단 오늘은 또 새로운 활력으로 시작한다. 당케해변가에 올레안내소가 있다.

 

 

 

# 안내소 곁에 편의점이 있다. 그곳에서 필요한 물건을 보충했다. 마눌은 그곳에 두고 나는 뒤에 있는 박물관으로 서 버스를 타고 표선 읍내로 나갔다. 두 정거장 가니 약국이 있다. 그곳에서 약품을 몇 가지 구입했다. 마눌 좋아 하는 커피까지 테이크 아웃해서 다시 버스 타고 복귀했다. 편의점으로 복귀해서 마눌에겐 물집난 곳에 밴딩을 해 주고 나는 화장실로 가서 바셀린을 듬뿍 발라 사타구니 허는 것을 대비했다.

 

 

 

# 이런저런 정비작업하느라 시간 소모가 아주 많았다. 짐 꾸려 출발하면서 시간을 확인하니 오전 11시다.

 

 

 

# 올레표지는 도로를 버리고 포구쪽으로 접근하라고 한다.

 

 

 

# 포구 일대에 해국이 만발했다.

 

 

 

# 커다란 액자 하나 걸어 두어 바다 풍경이 그대로 그림이 되게 만들어 두었다.

 

 

 

# 제주 어멍이 해초를 한 짐 지고 나와 해풍에 말리고 있다. 감태(甘苔)라고 미역과의 갈조류이다. 어멍에게 물으니 약제로 팔리고 화장품 원료로도 쓰인단다. 어멍과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 다시 출발했다.

 

 

 

# 바닷가에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 진행한다.

 

 

 

# 이 길을 '거웃개'라 부른다.

 

 

# 원래 거웃이란 사람들 은밀한 곳에 난 털을 가리킨다.

 

 

 

# 아마도 이 해안 오솔길이 짧고 파란 풀들로 빽빽이 뒤덮혀 있어 그런 이름을 얻었나 보다.

 

 

 

# 뙤약볕 강렬하고 바닷바람 거센 거웃개를 걸어 건너편 해변으로 진행한다.

 

 

 

# 어제와 달리 날씨는 화창하지만, 태풍이 남긴 바람은 여전히 거세다.

 

 

 

# 건너편 해변엔 돌탑과 조형물이 즐비하다. 해비치리조트에 투숙한 관광객들이 이 해변을 보러 많이 나와 있다.

 

 

 

# 이곳 해비치 해변의 바다는 코발트 빛이다.

 

 

 

# 올레는 계속 해변을 따라 이어진다.

 

 

 

# 긴 휴식 덕분에 컨디션이 많이 회복되었다.

 

 

 

# 깔끔한 현대식 건물의 리조트가 규모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강한 바닷바람을 늘 맞고 있어서 그런가 왠지 을씨년스런 느낌이었다.

 

 

 

# 오늘 이곳의 바다는 모든 것이 강렬하다. 햇살도, 바람도, 바닷빛깔도, 해변의 검은 암석들도 모두 강렬하다.

 

 

 

# 바람을 막아 줄 돌담도 없고, 햇살을 가려 줄 그늘도 없는 길이다.

 

 

 

# 그 모든 것에 노출된 채 해변길을 길게 걸었다.

 

 

 

# 황근 복원지라고 안내판이 서 있었다. 황근이 무얼까? 근이라면 무궁화 근(槿)이 있는데 무궁화의 일종인가? 다른 안내판을 보니 과연 무궁화가 맞다. 제주도에 자생하는 토종 무궁화이다. 멸종 위기를 맞고 있어 복원작업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복원상태가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 강한 햇살과 바람이 사람을 쉬 지치게 만든다.

 

 

 

# 해안이 크게 휘감아 도는 곳에 카페가 하나 있다.

 

 

 

# 이 집 주인은 Jeep과 빨간색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종류가 다른 짚차량이 두 대나 주차되어 있다. 카페와 게스트 하우스 운영이 잘 되는 모양이다. 저 비싼 외제차가 두 대씩이나 있으니... 한데 이 날은 기분 나쁜 일이 있었는지 말도 없고 웃지도 않았다. 

 

 

 

# 어쨌거나 그 집 테라스에서 바다를 보며 오래 쉬었다. 나는 맥주를 한 잔, 마눌은 아메리카노를 한 잔 마셨다.

 

 

 

# 강렬한 햇살과 강한 바람이 만나 바다는 은빛으로 부서지고 있다. 나는 군 생활 삼년을 바닷가에서 보냈다. 저런 풍경은 그때 질리도록 보았던 그림이다.

 

 

 

# 40여 분 그 집에서 쉰 후 다시 길을 나섰다.

 

 

 

# 서귀포 지역은 토질이 아주 비옥하다. 주민들이 김장용 채소를 솎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 하얀 건물 하나가 나타난다. 해양수산자원연구소란다.

 

 

 

# 똑같은 풍경의 해안길이 계속 이어진다.

 

 

 

# 저멀리 세화리 포구가 눈에 들어 온다. 샤인빌 리조트의 붉은 지붕도 보인다.

 

 

 

# 지금 제주 해변길은 감태가 점령하였다. 감태가 돈이 되는지 곳곳에서 저런 풍경을 볼 수 있다.

 

 

 

# 강한 햇살과 바람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 허리가 땅에 닿게 굽은 할망이 감태를 따러 바다로 향하고 있다. 한가한 우리가 죄송스러워지는 순간이다.

 

 

 

# 우리도 열심히 한 해를 보내고 휴가를 얻어 온 것이니 자책은 버리고 우리 갈길을 가자!

 

 

 

# 세화 2리로 들어섰다. 이곳은 시골마을 답지 않게 꽤 번화하였다. 그나저나 성산쪽에 세화리가 있었는데, 이곳에도 같은 이름의 동네가 있다.

 

 

 

# 양식장들을 여럿 지나 세화리 해변을 걷는다. 이곳을 '가는개'라 한다. 하천과 바다의 앞부분이 가느다랗게 만난다고 해서 그런 이름을 얻었다 한다.

 

 

 

# 해녀의 집을 지나고 팬션 여러 개를 지난 후 가는개의 개울을 건넜다. 그곳 해안벽에 이름모를 다육식물이 밀생하였다.

 

 

 

가는개를 지나면 올레길은 다시 해안을 따라 구불구불 진행한다. 작은 포구를 뒤로 하고 가마리 해변길을 걷다가 해병대가 만들었다는 해병대 길을 지나 샤인빌 리조트 외곽길로 진행한다.

 

그 산책로를 지나 토산리의 작은 포구를 만나면 어느 횟집 앞에 올레 인증소가 나타난다. 횟집을 돌아 올라 가면 올레는 바다를 버리고 토산망을 향해 내륙으로 접어들게 된다.

 

 

 

# 건널목을 지난다. 저멀리 토산망이 보인다.

 

 

# 이곳까지 이르는 동안 횟집들을 몇 개 지나쳤지만 평범한 맛과 터무니 없는 가격에 지쳐 모두 그냥 무시했다. 허기는 심한데 마땅한 식당이 없어 곤란했다. 건널목을 건너 주변을 뒤지다가 문득 중국음식점 하나를 발견했다.


제주까지 와서 중국음식을 먹는 다는 것이 격이 맞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 집은 음식은 물론 변 환경도 깔끔하고 음식도 아주 맛이 있었다. 주인들도 아주 친절하였다. 어슬픈 횟집에서 뜨내기 관광객 취급 당하는 것보다 백배는 나았다. 맛난 식사 후 다시 올레길로 복귀했다.

 

 

 

# 토산리 마을회관 앞에서 좌측으로 꺾었다.

 

 

 

# 구불구불 동네길을 거슬러 올라 갔다.

 

 

 

# 망오름까지 접근하는 길은 제법 멀다.

 

 

 

# 정면으로 망오름을 치고 오르면 간단하련만, 이곳 역시 여타 오름처럼 한쪽 끝으로 완전히 돌아가서 들머리가 있는 모양이다.

 

 

 

# 과연 우측 끝에 들머리가 있다.

 

 

 

# 제주에는 망오름이란 이름을 가진 오름이 아주 많다.

 

 

 

# 이곳은 그중에 토산망 또는 토산봉이란 다른 이름으로도 불린다.

 

 

 

# 토산망은 오름이 꽤 짜증나는 형태로 되어 있다.

 

 

 

# 애초에 정면으로 치고 오르게 들머리가 되어 있지 않더니 막상 들머리에 들어 선 이후에도 똑바로 치고 올라 가는 것이 아니라 좌우로 지그재그 꺾으며 올라 가게 되어 있다.

 

 

 

# 그렇다고 경사도가 그렇게 급한 것도 아닌데 지나치게 뜸을 들이게 오르막을 만들어 두었다.

 

 

 

# 한참을 투덜거리며 지그재그로 꺾어 올라 망오름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는 나무데크로 된 전망대가 있다. 그곳에 부부 선객(先客)이 휴식하고 있다가 우리 등짐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해진다. 말씀을 들어보니 그야말로 놀멍쉬멍 편안하게 올레길을 걷고 있다. 아마도 은퇴하고 부부 두 분만 휴가를 온 모양이다.

 

 

 

# 저 아래 세화리 일대와 샤인빌리조트가 내려다 보인다.

 

 

 

# 샤인빌은 지붕 색깔때문에 어디서든 눈에 잘 띈다.

 

 

 

# 김녕쪽 조망일 것이다.

 

 

 

# 오름들이 경주의 왕릉처럼 올망졸망 모여 있다.

 

 

 

# 부부 올레꾼들과 오랫동안 담소하며 쉬었다. 우리는 그들의 긴 여유가 부러웠고 그들은 무거운 등짐지고 돌아다니는 우리의 체력을 부러워했다.

 

 

 

# 갈길 바쁜 우리는 그들보다 먼저 길을 나섰다.

 

 

 

# 가는 길에 커다란 후박나무 한 그루를 만났다.

 

 

 

# 올해 초에 매물도에 야영 갔을때 대매물도에서 천연기념물 후박나무숲을 보았었다.

 

 

 

# 다시 한차례 위로 올라 간다.

 

 

 

                              # 

 

 

 

# 그곳에 봉수대 흔적이 있다.

 

 

 

# 봉수대는 사라지고 커다란 무덤같은 형상으로 남아 있다.

 

 

 

# 처벌 운운하지 말고 봉수대나 복원했으면 한다.

 

 

 

# 봉수대 좌측으로 하산한다. 4코스는 아직 11km나 남아 있다.

 

 

 

# 길게 돌아 내려 아스팔트 도로에 내려섰다.

 

 

 

# 좌측 삼거리에서 정면길로 올라 간다.

 

 

 

 

# 구불구불 들길 산길을 돌아 간다.

 

 

 

# 그 내리막에서 옛우물의 흔적을 만났다.

 

 

 

# 전라도 장수 수분치 신무산에 있는 뜬봉샘처럼 생겼다. 뜬봉샘은 금강의 발원지이다. 그 이름과는 걸맞지 않게 그곳의 샘은 먹을 수가 없는 물이다. 이곳 샘도 마찬가지이다. 예전에는 토산리 일대의 중요한 생명수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물도 탁하고 주변 환경도 어지럽다.

 

 

 

# 대신 그 아랫쪽 산자락에 자그마한 옹달샘 하나가 깨끗한 물을 졸졸 흘리고 있었다. 산새들이나 짐승들이 먹기에 딱 알맞아 보였다.

 

 

 

# 더 아랫쪽엔 현대식으로 조성한 샘이 있다. 하지만 이곳 물도 관리되고 있지 않다.

 

 

 

 

# 물이 풍부한 곳이기는 한가 보다. 작은 연못이 형성되어 있다.

 

 

 

# 한라산을 향해 거슬러 흘러 거슨새미라 불렀다 한다. 중력을 거슬러 위로 흐르는 것은 아닐 것이고 방향이 그렇다는 얘길 것이다.

 

 

 

# 관광지로 조성한 모양인데 찾는 이들이 적은지 관리가 되고 있질 않다.

 

 

 

# 거슨새미를 떠나 산길을 돌자 노란 건물 두채가 눈에 들어 온다. 강렬한 뙤약볕 아래 온통 노란색으로 채색된 건물이 인상적이다. 아마도 무슨 종교시설인듯 하였다.  대문 중앙에 '十五線度數열린中央'이라 적힌 비석이 서 있다.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삼천도'라는 도교 계통의 토착종교였다.

 

 

 

# 노란색은 원래 땅을 의미하는데 이 종교에서는 어떤 의미일까? 두 건물 모두 인적없이 고요하였다.

 

 

 

# 삼천도 건물 우측 아래에 영천사가 있다. 올레는 영천사를 좌측으로 휘감게 되어 있다. 영천사 구경도 할 겸해서 우측으로 곧장 내려가 영천사를 통과했다. 꽤 규모가 있는 절이다. 이 절도 인적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 영천사 이후는 감귤농장들 사이를 구불구불 길게도 휘감는다. 그 초입에 잘생긴 소나무 한 그루 우뚝하다.

 

 

 

# 감귤농장을 한참동안 휘감다가 어느 농장 공터에서 오래 휴식하였다. 그늘이고 바람도 좋아 아예 신발까지 벗고 쉬었다. 고생많은 내 발!

 

 

 

# 이곳은 신흥리의 감귤농장들 사이를 구불구불 계속 휘감아 돌게 되어 있다.

 

 

 

# 농장들 때문에 곧장 직진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휘감게 되어 있다.

 

 

 

# 굉장히 지루한 길이었다. 위성사진을 보니 이곳 신흥리, 태흥리, 남원 등 서귀포 일대는 온통 감귤농장 집단이다.  노지의 사각 농장들과 은빛 비닐하우스들이 마치 모자이크 그림처럼 느껴진다.  신흥천 다리를 건너 태흥리쪽으로 접근한다.

 

 

 

# 포장도로를 따르기도 한다. 좌측 감귤농장에서는 일손이 바쁘다.

 

 

 

# 태흥리 마을을 통과한다.

 

 

 

# 그러다 일주도로를 만나 건널목을 건너고 잠시 도로를 따른다.

 

 

 

# 어느새 노을이 지고있다. 오늘 구간이 23km의 장거리 구간이고, 우리가 표선에서 출발이 너무나 늦었던 탓이다.

 

 

 

# 태흥리 교차로에서 좌측으로 꺾어 태흥포구로 들어 간다.

 

 

 

# 아스팔트길은 조금만 길게 걸어도 발바닥에 불이 난다.

 

 

 

# 포구에서 낚싯꾼을 태운 작은 보트가 막 출항한다. 그들을 배웅나온 여성들이 우리를 보고 파이팅을 외쳐 준다.

 

 

 

# 태흥리 어부 내외가 야간조업을 위한 출항준비에 분주하다.

 

 

 

 

# 꽁치미끼를 매단 낚시바늘이 질서정연하다. 옥돔낚시라고 한다.

 

 

 

# 태흥리는 옥돔잡이를 주로 하는 포구이다.

 

 

 

# 포구우측에 제주 특유의 지붕을 한 전통가옥이 한 채 눈에 들어 온다. 문화재 같은 것이 아니라 실제 주민이 거주고 있는 살림집이었다.

 

 

 

# 포구 날머리에 정자가 하나 있길래 그곳에 올라 가 오래 쉬었다.

 

 

 

# 노을이 지고 있는 태흥포구.

 

 

 

# 옥돔잡이배들이 먼바다로 나가고 있다.

 

 

 

# 해안도로를 버리고 바닷가 오솔길로 들어 가라 한다.

 

 

 

# 도로를 그냥 따라도 금방 만나기는 하겠더라.

 

 

 

# 억새 나풀거리는 길을 따라 길게 진행한다.

 

 

 

# 이 길도 구불구불 참 멀다.

 

 

 

# 저멀리 남원포구가 눈에 들어 온다. 저 정도 거리면 아직 한참을 더 가야 한다는 얘기다.

 

 

 

# 광어양식장들을 지나 의귀천이 바다와 만나는 기수역을 지난다. 이곳부터는 태흥1리이다.

 

 

 

# 해안선의 흐름 그대로 들락날락하니 거리가 참으로 멀다.

 

 

 

# 바닷가에 면한 도로 우측에 작은 동산이 있다. 봉홧불을 올리던 '연대'이다. 왜구가 얼마나 자주 침범했는지 이런 연대가 제주 바닷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 저물어 가는 포구마을 뒤로 한라산이 우뚝하다. 지난 5월에 정상을 다녀 왔지만 다시 그리워진다.

 

 

 

# 남태해안로를 따라 구불구불 참으로 길게도 간다. 날이  어두워지니 마음이 급해진다. 어제 오늘 이틀 연달아 야행군이다. 이틀간 약 50여km 거리를 걸었다. 집에서 부식들을 챙겨오는 바람에 처음 두 구간은 배낭이 빵빵한 상태이다. 그 배낭을 둘러 메고 이 장거리 행군을 한 것이다.  마음 바쁜 우리와는 달리 강태공들은 어두운 바다에서도 찌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 어제와 마찬가지로 긴 야간행군 끝에 남원포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만 어제는 중간에 야영자리를 찾다가 부득이하게 밤늦게까지 야간행군을 한 것이고, 오늘은 거리가 멀기는 했지만 종료장소에 대한 계획은 분명했다.

 

 

 

어제처럼 완전히 탈진한 상태는 아니지만, 굉장히 지친 상태로 남원 포구에 도착했다. 오늘 구간이 23km로 올레 전체 코스 중에서 가장 긴 구간인 탓에 오르내림 없는 평지이기는 해도 거리에 대한 부담이 컷던 결과이다.

 

게다가 우리 등짐은 무게가 거의 줄지 않았고, 어제 너무 무리하는 바람에 나는 사타구니가 헐었고, 마눌은 발바닥에 물집이 여럿 잡힌 부상병의 상태이기도 하였다.

 

어쨌거나 종착지인 남원 포구에 도착했으니 일단 야영자리를 찾아야 했다. 남원 포구에는 올레 안내소 곁에 영업 중인 해수탕이 있고 넓은 광장을 갖추고 있다. 자세히 보니 그 광장에 나무데크가 여럿 있다. 그곳에 텐트를 치면 될 것 같은데 이곳 남원이 읍소재지라 제법 번화한 곳이다. 때문에 사람들 왕래가 많고 아침에 동물원 원숭이 신세가 될 가능성이 많다.

 

게다가 큰 개들이 여러 마리 목줄도 없이 돌아다니고 있다. 정보탐색도 하고 안줏감도 마련할 요량으로 포구에 있는 횟집을 찾았다. 이 집은 식당에서 먹기도 하지만 포장도 가능하다. 회 한 접시 주문하고 주인에게 물으니 우리가 찜한 데크에서 야영이 가능하기는 한 모양이다. 다만 우리가 하고 있는 걱정거리는 그녀도 해결불가이다.

 

남원은 제법 규모가 있는 포구이다. 음식점, 편의점, 술집, 횟집, 숙박업소 등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그 요란함을 보더니 마눌은 야영보다는 포근한 숙박업소에 이끌린다. 이틀간 강행군으로 발바닥 부상 중인 데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려 굉장히 찝찝한 모양이다. 나야 어제 표선에서 알탕을 했지만 마눌은 그러지 못한 탓이다.

 

결국 마눌의 간곡한 요청으로 숙박업소를 찾기로 했다. 포구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는 주인이 전화를 받지 않아 패스하고 그 뒤에 있는 모텔을 찾았다. 짐 내려놓고 욕실로 들어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니 이틀간의 강행군에 지친 몸이 노곤하게 풀린다. 땀에 절은 옷을 세탁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이다.

 

깨끗이 씻고 정비한 후 준비한 회와 음식들 끓여 안주 마련하고 막걸리 한 잔 시원하게 들이킨다. 순식간에 온몸이 녹작지근해진다. 그렇게 올레길 세번째 출정의 둘쨋날이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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