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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만권서 행만리로(讀萬卷書 行萬里路)!!!
[잔차이야기]수리산 임도-2014년 11월 본문
하지만 매 주말 무거운 등짐 짊어지고 산으로 내달리던 사람이 집에만 틀이 박혀 있으려니 머리도 무겁고 몸도 찌뿌드하다. 그리하여 오랜만에 로드 대신 먼지 둘러쓰고 있던 MTB를 꺼내 기름 치고 타이어 공기압 보충한 후 집을 나섰다.
마눌은 집안 정리할 것이 있다 하여 역시나 간만에 홀로 라이딩이다. 목적지는 가까운 수리산으로 잡았다. 임도 한 바퀴 돌고 우리 순이에게도 다녀올 생각이다.
그나저나 오늘은 기온이 갑자기 급강하하고 강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음...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함.- 사진은 모두 스마트폰 버전임)
# 우측 멀리론 광교산이 보인다.
# 오늘 들어 기온이 갑자기 급강하하고 강풍이 휘몰아 치고 있다.
# 우리 동네를 돌아 보고.
# 오늘은 호숫길이 아니라 수인산업도로로 나갔다. 마눌과 함께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길이다. 오랜만에 국도에서 자동차들과 함께 달린다.
# 산업도로를 달리다가 구반월로 들어섰다. 그곳에 있는 패스트푸드점에 들러 햄버거로 점심을 해결했다.
# 다시 속달동을 길게 달려 올라가서 반월저수지에 도착했다. 예전에 저 건너편 산자락으로 배를 타고 들어가서 낚시를 하곤 했다. 이 저수지는 한 때 붕어가 꽤 잘 잡히던 곳이다.
# 정면 수리산으로 가야 한다. 집에서 수리산 건너편으로 돌아온 것이다.
# 저 이는 호수를 향해 루어를 연신 날리고 있는데 소득은 없어 보인다.
# 저수지 윗쪽 농로를 따라 달려간다.
# 수리산 임도 B코스와 C코스 갈림길에 도착했다.
# 일단 우측 C코스로 올라가기로 했다.
# C코스 들머리. 경사가 가팔라 금세 자전거에서 내려야 한다.
# 계속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진다.
# 산책나온 사람들이 꽤 있다.
# 수리산은 지금 온통 노란 단풍색깔이다.
# 벌써 노을이 지려고 한다.
# 급경사를 억지로 치고 오르려니 숨이 턱에 차 오른다. 쉬자!
# C코스는 첫 들머리만 어렵지 나머지는 짧고 쉽다.
# 좌측으로 공군부대가 있는 슬기봉이 보인다.
# 납다골이 내려다 보인다. 저 동네는 정말 시골이었는데 지금은 집값 땅값 꽤나 올랐을 것이다. 주변에 신도시들이 여럿 들어 서고 사람들이 이곳으로 휴식을 찾아 몰려 들어서 그렇다.
# 구름이 예쁘게 물들고 있다.
# 슬기봉 올라가 본 지도 꽤 되었구나.
# 덕고개에 도착했다.
# 건너편 산줄기 7부 능선으로 D코스가 이어진다.
# 덕고개를 지나 D코스로 접어 들었다. 이 코스가 수리산 임도 중에 가장 길이 좋다. 숲바닥을 잣 갈비가 소복히 뒤덮었다.
# 중간에 산길로 올라갔다. 우리 순이를 만나러 온 것이다.
# 우리 순이 무덤엔 잣갈비가 노랗게 뒤덮고 있다.
# 주변 청소를 해 주었다. 우리 순이가 누워 있는 곳은 정말 아늑하고 따스하며 깔끔하다.
# 그해 겨울 순이가 떠난 날, 모든 것이 꽁꽁 얼어 붙은 영하 십오도의 혹한 속 깊은 밤인데도 이곳은 땅이 부드러웠고 따스했다. 신기한 것은 뒷날 무덤 정리하러 한낮에 다시 왔더니 이곳도 꽁꽁 얼어 있었다는 점이다. 우리 순이가 자기 쉴 곳을 스스로 찾았다고 우리는 믿는다.
# 순이랑 한참 얘기 나누며 놀았다.
# 오랜만에 순이 만나 같이 놀아 준 뒤 다시 임도로 내려섰다.
# 긴 오르막을 치고 올라간다. 중년 부부가 손 잡고 나란히 산책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천천히 따라가는데 갑자기 남자가 방귀를 크게 뿡~ 발사한다. 으악~ 얼른 추월했다.
# 속달정을 지난다. 순이 떠나 보낸 뒷날 이곳에서 하룻밤 야영하며 순이 곁을 지켜 주었었다.
# 길게 달려 임도오거리에 도착했다. 산본사람들은 만남의 광장이라 부른다. 이곳에서 수리사, 슬기봉, 산본 8단지, 5단지 그리고 덕고개로 길이 갈라 진다.
# 산본에 하도 오래 살아서 수백 번 온 곳이다.
# 날이 많이 어두워졌다. 원래는 수리산 임도를 전부 돌아 볼 작정이었는데, 구반월에서 점심 먹느라 너무 지체했었나 보다. 그냥 8단지 방향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 숲속에는 금세 어둠이 찾아든다.
# 용진사를 지나 산본 8단지 뒤에 있는 약수터로 하산했다.
# 8단지, 5단지를 지나 도장터널로 접어들었다.
# 도장터널엔 자전거 통로를 만들어 두었다. 예전엔 자동차들과 함께 목숨을 건 주행을 해야 했다.
이후 화물터미널과 왕송호숫길을 지나 집으로 귀가했다. 계획했던 임도길 전부를 돌지는 못했지만 무기력하게 보낼 뻔한 휴일 오후를 나름 활기차게 보내게 되어 가뿐한 하루였다. 오랜만에 우리 순이를 만나 더욱 좋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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