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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야기/캠핑이야기

[캠핑이야기]야영-함양 대봉캠핑랜드

강/사/랑 2023. 4. 16. 16:37
[캠핑이야기]야영-함양 대봉캠핑랜드

올봄에는 진주 갈 일이 잦다. 초봄인데 벌써 두 번째 진주행이다. 부모님 산소에 멧돼지들이 침범했다는 소식이 있어 울타리 수선하고 인부 구해 벌초도 했다. 그리곤 친구 만나 회포 푼 후 진주 금산면 와룡지구 수변공원에서 하룻밤 야영했다. 

 

진주는 먼 고장이다. 이 먼곳까지 와서 그냥 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동안 격조했던 지리산 둘레길 한 구간 걷자 싶었다. 아침 일찍 하동호로 이동하여 수년간 묵혀 두었던 둘레길 한 구간 걸었다. 오랜만에 지리산길 걸으니 흥이 절로 났다. 

 

두둥실 구름 속 걷듯 산길을 걸었다. 시방 지리산은 연초록 신록이 싹을 틔우고 있는 중이다. 간혹 길가 산자락에 취나물도 보이고 조금 억새지기는 해도 고사리도 종종 눈에 띈다.

 

땀냄새 폴폴 풍기며 삼화실에 도착했다. 기다리고 있던 마눌과 합류하여 함양으로 이동했다. 이왕 먼 길 왔으니 하룻밤 더 묵고 갈 작정이었다. 

 

함양은 지리산을 품고 있는 동네다. 백두대간 정기 받은 곳이라 지리산과 거리를 격한 곳이라도 천 미터급 산이 즐비하다. 그중 군의 북쪽에 대봉산(大鳳山)이 있다. 백두대간과 진양기맥이 교차하는 두 산맥 사이에 우뚝 솟아 있다. 높이 1,246m로 천 미터를 훌쩍 넘기는 우람한 산이다.

 

봉황이 알을 품은 형상이라 대봉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봉황은 새중 왕으로 숭상받는 상상의 새다. 임금을 상징하는 새이기도 하다. 그런 봉황이 알을 품은 곳이니 명당이라 할 만하다.

 

지금 대봉산은 그 품속에 봉황의 알 대신 휴양시설을 두어 개 품고 있다. 나는 한뎃잠을 즐기는 사람이다. 시설 좋고 편안한 휴양시설은 필요 없고 잘 정돈된 야영 사이트 하나면 족하다. 그리고 마눌과 함께 하니 땀 씻을 수 있는 샤워시설 있으면 금상첨화다.

 

대봉산에는 이런 내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작은 규모의 캠핑장이 있다. 산길만 찾아다니고 산정 야영을 즐기던 예전에는 존재조차 모르던 곳인데 관심 가지니 눈에 띈다.

 

앱 켜서 얼른 예약하고 대봉산으로 향했다. 하동과 함양은 꽤 거리가 멀다. 지리산을 우측을 완전히 휘감아 돌아야 도착 가능했다. 100km 거리에 시간은 거의 두 시간 가까이 걸렸다.

 

고속도로 나들목을 나와 병곡면의 골짜기를 깊게 들어가니 정말 봉황의 품처럼 아늑한 곳에 휴양림과 캠핑장이 자리하고 있다. 좋은 곳이다. 하룻밤 평온이 기대된다.

 

 

일시 : 2023년 4월 13~14일

 

대봉산/大鳳山

경상남도 함양군 서하면과 병곡면에 걸쳐 있는 산. 높이는 1,246m이다. 대봉산(大鳳山)은 큰 새(봉황)가 알을 품은 형상으로 큰 인물이 난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산이다. 일제강점기 때 벼슬하는 사람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산 이름을 괘관산(掛冠山:벼슬을 마친 선비가 갓을 벗어 걸어둔 산)으로 격하하였으나 경상남도 함양군에서 2009년 3월 30일 중앙지명위원회 승인 고시를 거쳐 원래 이름인 ‘대봉산’으로 바로잡아 사용하게 되었다. 함양군 함양읍의 정북 쪽 방향에 자리한 함양의 뒷산으로 불리며, 옛날 빨치산의 활동거점으로 이용되었던 곳이다. 대봉산 정상에는 곳곳에 돌탑이 있으며 정상에 서면 덕유산을 지나 지리산으로 내려가는 백두대간의 연봉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대봉산 천왕봉에는 아름드리 철쭉나무 군락이 자리 잡고 있고 봄철 대봉산 정상 부근의 철쭉 군락지는 함양 8경 중 하나인 ‘대봉 철쭉’으로 꼽힐 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다. 대봉산 서쪽으로 이어지는 산맥의 원통재(빼빼재)는 차량 통행이 가능한 고개로 원통재까지 차량 이동 후 산행에 나설 수 있다.

 

 

# 대봉캠핑랜드 지형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이곳 야영장은 비탈진 계곡의 사면을 이용하여 설치되어 있다. 넓은 데크가 장점이기는 한데 데크 사이 거리가 너무 가깝다. 그리고 경사가 급해 편의시설 오가는 길이 힘겹다. 아래쪽 1단에 1번에서 5번, 2단은 화잘실, 샤워실 등 편의시설이 있다. 3단이 가장 명당인 6~9번, 4단이 10,1번이다. 우리는 사진에 없는 위쪽 12번을 선택했다.

 

 

# 지리산 둘레길을 마치고 청암으로 내려갔다가 구불구불한 긴 고개 하나를 넘었다. 고개가 눈에 익다. '돌고개'다. 낙남정맥이 지나는 하동 횡천의 고갯길이다.

 

 

 

# 10여 년 전 진주에서 친구 만나 하룻밤 묵고 아침에 친구 부부 배웅 받으며 옥산 방향으로 올라갔다. 친구네가 이곳까지 택배 서비스를 해 준 것이다. 그 부부는 어젯밤 진주에서 다시 만나 저녁 먹고 차도 마셨다. 세월 흘러 그들은 이쁜 손자를 가진 조부모가 되었다. 참 세월 빠르다.

 

 

 

# 먼길 달려 대봉캠핑랜드에 도착했다. 이런 시설이 우리 고향 근처에 있는 줄 예전에는 몰랐다.

 

 

 

# 방문자 센터에 접수하고 입장했다.

 

 

 

# 엄청난 경사지에 설치되어 있는 캠핑장이다.

 

 

 

# 입구에 주차장이 있다. 하지만 경사가 급하고 멀어 차량을 가지고 올라가야 한다.

 

 

 

# 최 하단의 데크들. 제일 아래에 있는 사이트가 3번이다. 예약 시 엄청 고민했던 곳이다. 편의시설 가까운 장점이 있다.

 

 

 

# 시설이 모두 신품이라 깨끗한 상태였다. 다만 화장실에 변기가 하나 뿐이다. 15개 사이트 전부 찼을 시 전쟁이 예상된다. 아무래도 이 동네는 캠핑장을 그냥 구색 맞추기로 설치한 듯싶다. 사이트 설계부터 정성 들인 흔적은 없다.

 

 

 

# 제일 명당이라 할 수 있는 6~9번 사이트는 만석이다. 예약할 때 보니 이미 선점되어 있었다. 젊은 여성 혼자 온 캠퍼를 제외하고는 모두 은퇴한 장년 부부들이다.

 

 

 

# 우리는 경사가 좀 급하고 높아도 상부에 있는 12번을 택했다.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조망 좋은 곳인데 고요하기 까지 해서 아주 좋았다. 다만 화장실 한번 다녀오려면 완전히 등산하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경사가 급한 곳이다.

 

 

# 이렇게 보니 경사가 실감난다.

 

 

# 우리 몬타나쉘터는 요새 열일 한다. 어젯밤은 진주 금산면 강변에서, 오늘은 함양 대봉산에서 제 역할을 한다.

 

 

 

# 숲 속이라 밤이 빠르다. 위쪽 휴양림 시설의 불빛이 휘황하다.

 

 

 

# 데크가 하도 넓어 큰 쉘터를 설치해도 운동장만큼 공간이 남는다. 의자에 앉아 별구경하듯 야경 감상했다.

 

 

 

# 오늘 메뉴는 삼겹살 산채쌈이다. 산나물은 오늘 지리산 둘레길 걸으며 현지에서 조금 구한 것이다. 막걸리는 산청막걸리.

 

 

 

# 지리산 둘레길 걷는 산길 곳곳에 야생 취가 지천이다. 한 줌만 구해도 우리 부부 한 끼 찬으로 넉넉하다. 구수한 취향이 참 좋다.

 

 

 

# 식사하고 밖으로 나갔다. 주변 돌며 가볍게 산책했다.

 

 

 

# 평일인데도 휴양림을 찾은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유쾌한 웃음소리 간간이 들린다.

 

 

 

# 난로 피워 쉘터 안 온도를 높였다. 물을 올려두면 습도 조절이 된다.

 

 

 

# 따뜻하고 쾌적하게 잘 잤다. 고요한 곳이라 방해될 아무것도 없었다. 

 

 

 

 

# 계곡 옆 경사지에 설치된 야영장이다. 여름이면 엄청난 계곡수 구경을 할 수 있겠다. 여름에 다시 한번 와봐야겠다.

 

 

 

# 조망도 참 좋다. 이곳을 다녀가면 깨끗해진 몸으로 청소한 기분을 얻을 수 있겠다.

 

 

 

# 건기인데도 계곡물이 찰랑찰랑하다. 비 온 뒤 수량 많아지면 아주 볼만하겠다.

 

 

 

# 아침 챙겨 먹고 사이트 정리했다.

 

 

 

# 그리고 휴양림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 건너편 휴양림 쪽으로 올라갔다. 야영장이 건너다 보인다.

 

 

 

# 비탈에 별장처럼 지어진 건물. 식당가였다.

 

 

 

# 주요 건물들이 전부 좋은 목재로 지어져 있다. 

 

 

 

# 관리동.

 

 

 

# 관리동 근처 정원에 조망처가 있다. 계곡 아래로 조망이 툭 트였다.

 

 

 

# 멀리 함양읍 근처에 있는 옥녀봉이 우뚝 솟아 있다. 그 뒤로 지리의 주능이 지날 텐데 흐릿하여 보일 듯 말듯하다.

 

 

 

# 휴양림 안으로 올라갔다. 이곳은 우리가 묵었던 야영장과는 달리 평탄한 곳에 넉넉하게 설치되어 있다. 사용료 차이가 나니 어쩔 수 없다지만 야영장에도 신경 좀 써야 할 일이다.

 

 

 

# 평일인데도 이용객이 좀 있다. 주말이면 인기 있을 곳이다.

 

 

 

# 경사진 곳이라 배수로가 계단식으로 되어 있다. 수량 많아지면 멋진 폭포로 재탄생하겠다.

 

 

 

# 어린이를 위한 놀이시설도 있다.

 

 

 

# 시설을 벗어나 숲으로 가봤다.

 

 

 

# 흔한 봄꽃이지만 언제 보아도 반가운 녀석들이 숲바닥을 점하고 있다. 

 

 

 

# 다니는 사람 적은지 산책로는 다시 숲으로 돌아가고 있다.

 

 

 

# 산책로는 야영장 바깥으로 휘감아 내린다.

 

 

 

# 대봉캠핑랜드는 고요히 쉬고 싶을 때 찾고 싶은 곳이다. 나중에 여름 장마철이나 가을 단풍 고울 때 다시 한번 가봐야겠다. 편안한 휴식을 제공해 준 대봉캠핑랜드에게 작별하고 귀경했다.

 

캠핑장 아랫마을에 옥계라는 이름을 가진 저수지가 있다. 야영이 가능한 곳이었다. 그리고 서하로 넘어가는 구절양장의 1001번 지방도를 타니 백구대간 백운산 우측 사면을 넘게 된다. 그곳에 화장실과 쉼터를 갖춘 약수터가 있다. 참조할만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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