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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이야기]야영-용인청소년수련원 야영장/독조봉(獨朝峯) 본문

산이야기/캠핑이야기

[캠핑이야기]야영-용인청소년수련원 야영장/독조봉(獨朝峯)

강/사/랑 2023. 4. 6. 16:41
[캠핑이야기]야영-용인청소년수련원 야영장/독조봉(獨朝峯)

우리 산하(山河)는 산맥으로 뼈대를 삼고 강물로 혈관을 이룬다. 강물은 산맥에서 기원하여 산맥을 따라 흐르며 우리 땅 전부를 적신다. 산과 물이 조화를 이뤄 산하를 구성하는데 그것에도 원칙이 있어 일러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라 한다.

 

산자분수령이란 산이 물을 넘지 않고 물이 산을 넘지 않는다는 말로 모든 물이 산에서 나뉘어 흘러감을 말한다. 그리하여 이 땅에는 한 개의 백두대간(白頭大幹)과 아홉 개의 정맥(正脈)이 뼈대가 되어 산길을 이루고 물길을 가른다.

 

그중 한남정맥(漢南正脈)은 한수(漢水)의 남쪽 울타리를 이루는 산맥이다. 그 출발은 안성 칠장산이고 마지막은 김포 보구곳리에서 한수로 잠기며 마무리한다. 한수 이남 경기 남부 지방의 주(主) 산맥으로 이 지역의 버팀목 같은 존재다.

 

정맥은 다시 여러 갈래의 지맥(枝脈)으로 분기한다. 한남정맥이 용인 문수봉에서 가지 하나를 뻗어 금박산, 해룡산, 정개산, 천덕봉을 거쳐 앵자봉으로 향하는데 이를 앵자지맥이라 부른다. 앵자지맥은 출발과 동시에 용실봉에서 다시 분기하여 산맥 하나를 이룬다.

 

그 산맥은 독조봉, 건지산, 노성산, 중군이봉 등 잔잔한 높낮이의 산줄기가 청미천과 함께 굽이쳐 흐른다. 일러 독조지맥(獨朝枝脈)라 부르는데, 지맥은 한수와 합류하는 청미천 끝 부분에 이르러 마무리한다.

 

독조지맥이라는 이름은 산맥의 출발점에 우뚝 솟은 독조봉(獨朝峯)에서 유래했다. 우뚝 솟았다고는 하나 높이는 437m로 아담한 산이다.

 

용인 양지면 평창리와 원삼면 좌항리 두 면의 경계를 이루는 독조봉은 예전에는 어초산(漁礁山)이라 불렀다. 1899년 편찬된 양지군읍지(陽智郡邑誌)에 읍의 주산(主山)인 정수산(定水山)을 비롯하여 어은산(御隱山), 금박산(金箔山), 쌍령산(雙嶺山), 노성산(老星山) 등과 함께 등장한다.

 

지역에서는 독지봉 혹은 독짐봉이라고도 불린다. 지역 유래에는 독사가 많아 독지봉이라 불렀다는데 정확하지는 않다. 우리 옛사람들은 흔히 산의 형상을 보고 이름을 많이 지었다. 옛날 시골 장터를 오가는 독장수들은 옹기 장독을 지게에 산더미처럼 쌓아지고 다녔다.

 

그 모습이 멀리서 보면 우뚝 솟은 산과 같았을 것이다. 내 짐작엔 산의 모양이 독짐과 비슷하여 그렇게 불렀지 않나 생각된다. 그것이 나중 한자로 옮겨 적으면서 독조봉으로 변음되었을 것이고.

 

이름 유래의 정확한 기원이야 어떻든 독조봉은 용인 동쪽 울타리를 이루는 산으로 지역 주민들의 생활 터전과 휴식터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산의 골짜기에서 발원한 물길로 여러 저수지를 이뤄 생명수를 공급하고 그 품속에 리조트와 골프장, 캠핑장과 수련원 등을 여럿 품고 있다.

 

용인시는 청소년을 위한 수련원이나 수련관 등을 꽤 많이 운영하는데 그중 용인청소년수련원이 독조봉 동쪽 품 속에 있다. 전국 각지의 휴양림을 검색하는 마눌의 레이다에 그곳이 포착된 모양이다.

 

지도 보니 독조봉 품속에 있는 수련원이다. 독조봉은 낮고 아담하지만 독조지맥의 주요 봉우리라 진작에 그 존재를 알고 있던 산이다. 특히 정상의 조망이 좋고 넓은 데크 전망대가 있어 백패커들 사이에 꽤 알려져 있던 터라 진작에 한번 찾아보고 싶었던 참이다.

 

가만... 용인청소년수련원이라면 예전 온라인 상으로 서로 알고 지내던 용인 삐돌이님의 직장일 텐데... 그분은 암벽등반 하시고 홀로 대간정맥 몰아치기로 열심히 다니시던 분이다.

 

우리는 서로 직접 얼굴 대면한 적은 없지만 종주 산행하는  홀로 산꾼으로 서로 격려하고 배움 나누던 사이다. 다음카카오에서 블로그를 없애버리면서 소식이 끊겼는데 아직 근무하신다면 만나볼 수도 있으려나 싶다. 기대 품고 용인으로 향했다.

 

 

일시 : 2023년 4월 3~4일

 

독조봉/獨朝峯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평창리와 원삼면 좌항리에 걸쳐 있는 산. 높이는 437m. 옛날에는 어초산(漁礁山)으로 불렸으며, ‘북쪽의 금박산(金箔山)을 마주 대하고 우뚝 서 있는 산(漁礁山 對案金箔山)’으로 지칭되었다. 『양지현읍지』에 ‘읍내면 남촌에 있는데 높이가 4리이며 주위가 35리이다(在邑內面 南村 高四里 周回三十五里)’라고 기록되어 있다. 서쪽으로는 용실고개·어은산·은이산 등의 능선이 이어지지만, 동쪽으로는 경사가 급격히 낮아져 195m 내외의 좌찬고개로 이어진다. 이 지역의 유수는 대부분이 복하천과 청미천으로 흘러들고 있다.

 

 

# 용인청소년수련원 야영장 및 독조봉 지형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야영장 배치도

 

 

# 용인은 옆동네다. 그래도 정체 심한 영동고속도로를 거쳐야 해서 시간 소요가 꽤 되는 곳이다. 중간에 고속도로를 탈출해서 국도를 이용했다. 좋은 선택이었다. 영동고속도로 양지나들목 앞에서 남쪽 지방으로 내려가는 17번 국도를 탔다. 17번 도로상 고개 하나를 넘고 두 번째에서 곧바로 우측으로 꺾어 오르면 수련원이 나온다.

 

 

# 이곳은 휴양림이 아닌 수련원이라 숙소 시설 같은 숙박시설은 없고 청소년 대상의 운동시설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스물대여섯 개의 사이트를 가진 야영장을 운영하고 있어 캠핑족들에게 꽤 알려져 있다.

 

 

 

# 이곳은 주차장과 야영사이트가 멀어 모노레일로 짐을 옮기게 되어 있다. 그런데 성수기에만 작동하는 모양이다. 

 

 

# A구역은 대형 데크 여덟 면이고 B와 C는 규모 작은 사이트로 되어 있다. 

 

 

 

# B와 C구역. 이곳도 중형 쉘터까지는 문제없이 피칭할 수 있겠다. 계단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 중앙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다.

 

 

 

# 입구에 주차하고 이 계단을 통해 짐을 옮겨야 한다. 어니면 뒤로 돌아 편의시설 쪽에 잠시 주차하고 짐을 옮긴 후 다시 차를 주차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 모노레일 시설이 되어 있다.

 

 

 

 

# 휴양림이나 캠핑장에서 운영하는 전문 야영장이 아니어서 평일에는 찾는 이가 적다. 이 날은 우리뿐이었다. 완전 독점적 전세 캠핑이다.

 

 

 

# 우리는 A구역 중 제일 바깥에 있는 A5번을 선택했다.

 

 

 

# 4월 초인데 벌써 여름 냄새가 난다. 햇살 뜨거워 그늘에 자리 잡았다.

 

 

 

 

# 커피 곁들여 간식 먹으며 느긋하게 쉬었다. 새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없다. 고요하다.

 

 

 

# 쉘터 안에도 그늘이 있어 누워 쉬기 좋다. 역대급으로 고요하고 평온하였다.

 

 

 

# 야영장 뒤로 독조봉이 올려다보인다. 독조봉(獨朝峯)은 야트막한 동네 뒷산 분위기의 산이다. 하지만 정수산, 어은산, 은이산 등과 연결하여 독조지맥을 이루는 산맥의 주요 봉우리다. 작은 산이지만 품은 넓어 그 품속에 리조트, 수련원, 연수원은 물론 여러 사찰을 함께 품고 있다. 

 

 

 

# 피곤하다는 마눌은 야영장에 남아 편안히 쉬라하고 혼자 독조봉을 오르기로 했다. 3코스로 다녀올 작정이다.

 

 

 

# 용인 청소년 수련원은 축구경기장, 수영장 등 여러 체육시설을 갖추고 있다. 계단식으로 된 상부에는 론볼경기장이 있다. 론볼은 공을 굴려 표적 가까이 붙는 순서로 점수를 계산하는 경기인 모양이다. 육체활동량이 적어 노인이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고안되었다 한다. 처음 들어보는 운동 종목이다. 하산하는 도중에 보니 휠체어 탄 분이 혼자 연습 중이었다.

 

 

 

# 론볼경기장 뒤로 임도가 열려 있다.

 

 

 

# 임도 따라 잠깐 오르면 임도는 계속 우측 위로 올라가고 좌측 숲으로 등로가 보인다.

 

 

 

# 아직 찬 공기 남았는데 성질 급한 진달래가 벌써 꽃을 피워 올렸다. 올해 유달리 시절이 빨라 그런 모양이다.

 

 

 

# 오랜만에 만난 숲길이 참 좋다.

 

 

 

# 한차례 오르면 임도를 다시 만난다. 이 임도를 따라 한 바퀴 돌며 산책하는 코스도 있다. 등로는 임도를 가로질러 위로 계속 올라간다.

 

 

 

# 보각사 안내판이 있다. 지도를 보니 보각사는 산 너머 사면에 있는 사찰이다.

 

 

 

# 갈림길에서 우측 직진길 선택.

 

 

 

# 낮은 산이지만 한차례 가파른 경사가 숨을 가쁘게 만든다.

 

 

 

# 우측 숲 너머로 정상부가 보인다.

 

 

 

# 제법 가파르게 올라 능선에 도착했다. 벤치가 있는 쉼터가 있다. 시원한 바람이 능선을 넘고 있다. 그늘도 좋다.

 

 

 

# 정상은 우측으로 조금 더 가야 한다.

 

 

 

# 명색이 정상이라고 조금 더 오르는 것도 잊지 않는다.

 

 

 

# 독조봉 정상에 도착했다. 낮은 산이라 큰 힘 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는 곳이다.

 

 

 

# 정상은 넓은 전망데크로 조성되어 있다. 이 데크와 조망 때문에 백패킹하는 이들에게 인기 있는 산이다.

 

 

 

# 매끈한 돌로 정상석을 만들어 두었다. 독조봉은 '아침 조(朝)'를 사용한다. 홀로 아침을 맞이한다는 직역도 가능하고 스스로 일가를 이뤘다는 의역도 가능하다. 지역 소개하는 관공서의 어느 기록에 선가는 새 한 마리가 홀로 사랑하던 암컷을 기다리며 살았다 하여 독조라 불렀다고 적고 있다. 아마도 조를 '새 鳥'로 착각하여 지어낸 이야기인 듯하다.

 

 

 

# 정상 뒤에 통신 안테나가 있고 그 울타리에 산꾼들 흔적이 난무하다. 낯익은 이들의 표지기도 보인다. 특히 똥벼락님의 표지기가 반가이 흔들리고 있다. 저이는 예전 우리가 백두대간과 아홉 정맥에 열정적으로 몰입할 때 '홀대모'라는 산꾼 모임에서 함께 활동한 산꾼이다.

 

홀대모는 홀로 대간과 정맥 등 종주 산행을 하던 이들이 온라인상에서 서로 정보를 주고받던 느슨한 모임이다. 똥벼락이라는 닉네임은 더러운 세상에 똥벼락을 퍼붓겠다는 의미라고 본인에게 들은 기억이 난다. 두어 번 전국 모임에서 인사 나눴던 것 같다.

 

십수 년 전 그때 보니 씽씽한 청년이던데 저이도 이제 나이가 좀 들었겠다. 표지기 상태를 보아 아직 활발히 산길 다니는 모양이다. 파이팅 하시길!

 

 

 

# 이 산길 따라 계속 가면 용실산이 나온다. 그곳에서 앵자지맥에서 분기된 독조지맥이 출발한다.

 

 

 

# 누군가 자작시 한 편을 매달아 두었다. 기해년 입동에 적었다고 하니 2019년 겨울에 작성한 것인 모양이다. "독고영조신영봉(獨孤迎朝神靈峰)" 첫 구절에서 이 산이름인 독조를 홀로 아침을 맞이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 원래 원산면 쪽으로 조망이 툭 트인 곳인데 수풀이 자라 조망을 많이 가렸다.

 

 

 

# 용담저수지의 물빛이 푸르다.

 

 

 

 

# 원산면 일대 들판이 발아래다.

 

 

 

# 이천 모가면 쪽 조망이다. 얕은 산들이 겹겹인데 산 이름 구별은 쉽지 않다. 다만 열두 시 방향 선명한 산은 수정산이고 좌측에 급경사를 이루는 산은 건지산인 듯하다. 

 

 

 

# 앵자지맥 문수봉이지 싶다.

 

 

 

# 백두대간 종주대 모집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백두대간 말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두근 요동친다. 2005, 6년에 저 길을 걸었으니 17년 전 일이지만 아직도 그렇다. 그때는 지리산에서 출발하여 북진하였는데 언젠가 다시 지리산을 향해 남진하고픈 산길이다.

 

 

 

# 정상에서 주변 조망 즐기다가 정상과 작별하였다. 이곳은 나중 마눌과 함께 야영하면서 일출 보러 다시 와야겠다.

 

 

# 야트막한 산이라 정상을 다녀왔어도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 다시 수련원 일대를 돌면서 산책하였다. 따스한 봄날이 되니 꽃들이 앞다퉈 피어나고 있다. 천지에 꽃향기 가득하다. 그 향기 음미하며 느긋하게 걸었다.

 

 

 

# 일몰이다. 캠핑장 우측 산 위로 일몰이 이뤄지고 있다. 좁은 공간만 허락되어 장엄한 일몰은 아니다. 그래도 한참 동안 그 광경 감상하였다.

 

 

# 독조봉 다녀오느라 땀 흘린 옷 벗어 말리고 샤워로 피로도 풀었다. 캠핑의 장점은 샤워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백패킹할 때는 물티슈 세 장으로 하는 초간단 샤워에 만족해야 했는데 말이다.

 

 

 

# 아직 어둠이 찾아오기 전이지만 이른 저녁상을 준비했다.

 

 

 

# 야영에서 막걸리 한 잔은 국룰이다. 오늘 안주는 오리훈제.

 

 

 

# 후식으로 먹을 군고구마는 난로 위에서 노릇하게 잘 익고 있다.

 

 

 

# 저녁 만찬 후 소화를 위해 다시 주변 산책에 나섰다. 참 많이 걷는다. 넓은 야영장에 딱 우리 둘 뿐이다. 고요하여 좋기는 한데 이런 한적함은 참 오랜만이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다.

 

 

 

 

# 새벽에 소변 마려워 밖으로 나가니 하늘이 훤하다. 완전히 둥글지 못한 반달이 휘영청 밝게 빛나고 있다. 한참을 달빛 감상하며 소요했다.

 

 

 

# 너무 고요하여 오히려 어색한 밤이었다. 그 누구의 간섭도 신경쓰임도 없는 밤이었다. 편안한 숙면 후 이침을 맞이했다.

 

 

 

# 사방 트인 곳이 아니어서 일출은 이 정도가 최선이었다. 그래도 산 위로 솟아오르는 일출을 좁은 시야각이나마 조금은 감상할 수 있었다.

 

 

 

# 우리 쉘터 속 난로에는 아침에도 군고구마가 익고 있다. 저 넘은 오늘 예정된 원적산 산행 때 먹을 간식이다. 난로에 고구마를 구우면 타지 않고 노릇하며 단맛이 극대화된 군고구마 맛을 볼 수 있다.

 

 

 

# 아침 챙겨 먹고 용인 청소년수련원 캠핑장과 작별했다. 평일에는 전세캠을 즐길 수 있는 곳이고 독조봉 산행과 연계하면 장점이 더욱 가미되는 곳이다.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픈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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