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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이야기]야영-천안 태학산(泰鶴山)자연휴양림 |
산동무 중 '두루'라는 닉네임을 쓰시는 이가 계신다. 두루두루 여러 산을 돌아다니고 두루두루 사람들 만나기 좋아해서 '두루'라 불리길 원하였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 2007년쯤 인가 보다. 홀로 산꾼 중 노장이신 초은님 백두대간 졸업 축하하러 진부령에 갔을 때다. 노익장 과시하며 백두대간 졸업하시는 초은님께 축하 박수 마음껏 드렸다.
그때 낯선 얼굴의 산꾼 두 분이 함께 진부령 곰돌이상 터치하며 긴 여정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 전에 사이버 공간에서의 알음알음은 있었지만 대면은 처음이었다. 그이가 두루님이다.
그 첫만남으로부터 20여 년 가까이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나는 여태껏 그이가 남에게 화를 내거나 시비를 붙거나 못된 짓을 하는 걸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야말로 두루두루 좋은 성품의 소유자다.
그는 '철도맨'이었다. 철도 관련 학교를 나와 철도 기업에 들어가 평생 철도 관련 일을 하시다 은퇴하였다. 퇴직 후 그는 추풍령 어느 골짜기에 작은 농장을 하나 장만하여 농사꾼이 되었다.
간혹 산동무들이 그 농장을 찾아가 막걸리 한 잔 나누기도 하는 모양인데 나는 여태껏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밥벌이 바쁘고 혼자만의 공사다망한 탓이었다.
그이의 집들이 못함에 늘 아쉬움 있었는데 바람결에 추풍령에서 막걸리 한 잔 나누자는 사발통문이 들린다. 나도 이제 한가한 시간만 잔뜩 확보한 건달의 몸이라 얼른 손들어 동참을 선언했다.
추풍령은 먼 동네다. 그 먼 곳까지 가서 한 가지 일정만 소화하면 오가는 품이 너무 아까운 일이다. 그리하여 귀경하면서 어디 한가한 야영처가 있을까 검색했다.
마침 천안 태학산 자락에 자연휴양림이 있는 모양이다. 앱 열어 확인하니 평일이라 자리도 여유롭다. 서둘러 사이트 예약하고 야영준비도 마쳤다.
이번 이야기는 오랜 산동무 두루님 집들이 겸 태학산 야영의 내용이다.
일시 : 2023년 3월 5~6일
태학산/泰鶴山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의 풍세면과 광덕면, 그리고 아산시 배방면 경계에 위치한 산이다(고도:455m). 산 동쪽 기슭에 태학사가 있고, 아산시 배방면 쪽에는 호서대학교 제2캠퍼스가 자리 잡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대학산에 봉수가 있어서 남으로 공주의 쌍령(雙嶺)에 응한다고 하였고, 천안고을 남쪽 18리에 있다고 하였다. 『1872년지방지도』(천안)에 덕흥면과 원일면 사이에 태화산(泰華山)으로 한자를 달리해 나타난다. 『조선지형도』에는 '태화산(太華山)'으로 표기되어 있고 『한국지명총람』에도 '태화산(太華山)'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지명이 언제 태학산으로 바뀌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태학사는 그전에 해선암(海仙庵)이라고 하였으며, 절 뒤에 해선암 마애불(보물 제407호)이 유명하다. 이 불상은 큰 바위에 불상을 조성한 것이다. 신라 흥덕왕 때 진산법사가 광덕사를 세우면서 이 돌부처를 새기게 하였다고 전하나 불상의 형식은 고려 후기의 작품으로 보고 있다. |
# 태학산 자연휴양림 지형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태학산자연휴양림 배치도
# 추풍령은 꽤 멀다. 예전 백두대간 종주할 때 여러 차례 드나든 곳이기도 하다. 그때 어느 안개 자욱한 새벽, 황간 휴게소에 붙어 있는 나들목을 나와 좌회전해야 하는 것을 우회전하여 김천 시내까지 갔던 기억이 있다.
당시는 네비게이션이 없던 시절이라 지도와 감으로만 운전하던 때라 그랬다. 그런데 네비 좋은 이 시절에 또 똑같은 실수를 했다. 다만 지금은 실수를 금방 깨달아 차를 돌릴 수 있었다.
추풍령은 오래된 유행가 가사로 유명한 곳이다. 왕조시대에 과거길 나선 선비들은 절대로 이 고개를 넘지 않았다. 추풍낙엽처럼 낙방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고개는 아주 야트막하여 유명세에 비해 고개라 부르기도 민망한 곳이다. 그래도 이 고개를 경계로 경북과 충북이 나뉘는 곳이라 의미와 역사는 깊은 곳이다.
# 추풍령 할매갈비는 여전히 장사 중이다. 우리 부부는 백두대간 종주할 때인 2005년에 저 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고개 너머에 있는 추풍령모텔에서 하룻밤 묵은 후 다시 백두대간 종주를 이어나갔다. 20년 세월이 흘렀어도 이 동네는 큰 변화가 없다.
# 두루님 농장에서 은성한 하룻밤을 보냈다. 오랜만에 여러 산꾼들이 한 자리에 모여 회포를 풀었다. 서울, 대전, 안성, 남양주, 수원, 익산 등에서 모여 산꾼들이다. 각자 준비해 온 술과 안주가 산더미였다. 1년 마실 술을 하루에 다 마신 기분이다.
이틀 동안 시끌벅적하게 놀던 이들이 다 떠나면 두루님은 또 혼자 고요히 이 산골에서 적적하겠다. 다음을 기약하며 떠났는데 내내 그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조용히 한 번 더 찾아와야겠다.
# 귀경길에 태학산 자연휴양림을 예약하였다. 태학산은 풍세면 쪽에 있는 산이다. 풍세는 예전 산남길 걸으면서 지나갔던 고장이다. 물산 풍부하고 교통 요지였던 옛 고장이지만 지금은 고요한 시골마을이었는데 태학산이 있고 이런 휴양림이 있는 줄은 몰랐다.
# 오후 2시부터 입장이 가능하여 야영장 우측에 있는 태학사 일대를 산책하였다.
# 골짜기를 따라 한참 올라가면 골짜기에 파묻힌 사찰이 나온다. 그 사찰 뒤 산속에 마애불이 있다 하여 구경 갔다.
# 고려시대 후기 작품이다. 정식 명칭은 '천안 삼태리 마애여래입상'이다. 마애(磨崖)란 바위벽에 새겼다는 뜻이다. 여래불은 약사여래부처로 중생의 고통을 구제해 주시고자 오신 부처님이다.
# 간단한 몇 가닥 선으로 조성되어 있지만 입체적인 표정과 깊이가 예사롭지 않다. 이 부처님께 기도하면 어지간한 질병이나 고통은 다 해결해 주실 듯하다.
# 태학사 구경 마치고 내려와 야영장으로 들어갔다. 비시즌이고 평일이라 야영객이 거의 없다. 이곳 태학산 휴양림은 비교적 오래되었고 편의 시설도 소규모다.
# A구역은 마사토 바닥이다. 잔디밭이나 파쇄석 바닥은 보았어도 이런 곳은 또 처음 본다.
# 고운 마사토로 바닥을 다졌다. 왜 이런 시공을 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이곳에 텐트를 설치하고 캠핑하면 뒷날 장비 정리하느라 고생 좀 하겠다.
# B구역은 계곡 우측에 계단식으로 조성되어 있다. 세 구역 중 가장 많은 규모다.
# 야영장 상부에 편의시설이 준비되어 있다. 샤워장은 없다. 샤워장은 A야영장 중간에 하나만 있다.
# 우리는 C구역에 자리 잡았다. 데크 넓고 고요하다. 그런데 주차장이 멀고 경사 있어 짐 옮기기 어렵다. 자동차를 사이트 앞까지 갖고 와서 짐을 내리고 다시 주차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 C구역 제일 위쪽 사이트에 젊은 커플이 들어왔다. 해찬이네 쉘터는 이제 전국 어느 야영장을 가더라도 꼭 만나게 되는 베스트셀러 상품이 되었다. 가볍고 설치 용이해 그럴 것이다.
# 코베아 몬타나쉘터2. 저 넘 구입한 후 참 잘 쓰고 있다. 적당한 넓이에 용이한 설치 등 장점 많은 쉘터다. 폴대가 약해 강풍에 견딜지 걱정되는 점과 폭우를 견딜지 여부, 결정적으로 전용 우레탄창이 없는 점이 단점이다.
# 간밤 추풍령 두루님네에서 사용했던 농협텐트가 결로 때문에 축축하게 젖었다. 빈 사이트에 설영하여 뽀송하게 말렸다. 난로 사용하지 않을 계절의 캠핑에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초간단 설치, 아담한 넓이,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이 최고의 장점이다. 색깔도 예쁘고...
# 라면 끓여 먹고 커피도 마시고 음악도 들으며 한가하게 쉬었다.
# 그래도 시간이 널널해 야영장과 그 아래쪽 일대를 돌며 산책했다. 캠핑장 입구 어느 카페 정원이 넓은 운동장이다. 한 바퀴 돌며 구경했다.
# 태학산 계곡에 밤이 찾아왔다. 평일이라 야영팀은 우리 포함 세 팀에 불과하다. 고요하고 아늑하다.
# 풍세 어느 지역 마트에서 간단한 저녁거리를 준비했다. 오늘 메뉴는 흑돼지 목살 구이.
# 간밤에 무지막지하게 달린 관계로 오늘 술은 작은 와인으로 입맛만 달래기로 했다.
# 된장찌게와 와인. 부조화스럽지만 먹어보니 뭐 나쁘지 않은 조합이다. 사실 와인은 어떤 음식이나 잘 어울린다.
# 후식은 군고구마. 난로 위에 고구마를 구우면 은근한 열로 오래 구을 수 있어 단맛이 최대로 우러난다.
# 시설 그다지 좋은 곳은 아니지만 고요하고 아늑해 하룻밤 참 잘 쉬었다. 뒷날 귀가하면서 천안 호두과자 원조집을 찾아가 호두과자 맛도 보았다. 요새 천안은 빵을 특산으로 밀고 있는 분위기다. 호두과자에서 빵으로 확장된 것이다. 유명한 빵집 몇 개가 입소문을 타고 있어 찾아가 봤다. 특별한 것은 없고 값만 비싸다. 우리나라 빵 가격이 세계 최고가라더니 이곳도 그렇다. 한 덩이 사서 맛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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