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만권서 행만리로(讀萬卷書 行萬里路)!!!
[캠핑이야기]야영-용인자연휴양림 본문
[캠핑이야기]야영-용인자연휴양림 |
20여 년 이어진 내 산행 여정은 홀로 산행과 종주 산행의 연속이었다. 그것은 이 땅의 모든 산줄기를 두 발로 걸어보자는 의지와 번잡한 것을 싫어하는 성정의 작용이었다.
그렇게 백두대간과 아홉 정맥을 마치고 나서 다시 마눌과 함께 100대 명산 야영 산행을 이어나갔다. 무거운 등짐 짊어지고 명산의 산정에 올라 하늘을 이불 삼고 사방 천지를 울타리 삼아 달구경 별구경하며 하룻밤 보내고 내려오면 세상 부러울 일 없었다.
마눌 역시 출발하기 전까지는 투덜거리다가도 막상 땀 한번 찐하게 흘리고 산정에서 막걸리 잔에 뜬 둥근달을 볼 때는 흥겨움과 감동에 늘 벅차했었다.
하지만 하루하루 나이 들고 이런저런 개인사 겹쳐 산길에 뜸해지면서 점점 무거운 등짐이 부담스러워지는 모양이다. 어느 순간부터 야영산행보다는 캠핑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고집 센 남편 만나 오래 마음 고생한 사람의 요구 외면할 수 없었다. 우리의 아웃도어 라이프는 점점 캠핑 위주로 변모했다. 덕분에 장비방에는 새로운 캠핑 장비가 점점 쌓여 간다. 이번에는 새로운 중형 쉘터를 하나 장만하고 동계 야영을 위해 난로와 주변 기기도 장만했다.
새 장비 들였으니 시범 운용을 해봐야 했다. 이곳저곳 검색하니 마침 인근 용인 자연휴양림에 자리가 넉넉했다. 용인자연휴양림은 산동무들과 두어 번 야영했던 곳이다. 옛 추억을 더듬을 겸 짐 꾸려 용인으로 향했다.
일시 : 2022년 12월 29일~30일
용인자연휴양림 정광산 남쪽에 자리한 용인자연휴양림은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러한 용인자연휴양림은 숲속체험관, 숲속의 집, 목조체험주택, 에코어드벤처, 짚 라인 등 다양한 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자연휴양림 내 어린이 놀이숲은 나무와 친환경 소재로 만든 놀이기구로 구성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용인자연휴양림 내 야영장, 케빈하우스와 인디언 텐트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매월 5~9일까지 인터넷으로 신청해야 하며, 매월 10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또한, 휴양림에서는 숲 해설프로그램, 목재문화체험장, 산림치유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방문 전 홈페이지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주소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초부로 220 문의전화 : 031-336-0040 영업시간 : 하절기(3월~10월): 09:00~17:00, 동절기(11월~2월): 09:00~18:00 휴무일 : 매월 2번째 수요일(예약 불가, 일일 입장 가능) |
# 용인자연휴양림 지형도(아래 지형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용인자연휴양림은 정광산과 마락산 사이 산자락에 위치한다. 마락산 우측으로는 용인의 진산 태화산이 있다. 휴양림에 야영하면서 정광산 산행을 병행하면 알맞다. 산림 체험과 운동시설, 산책로 등이 풍부하고 짚라인까지 설치되어 있어 가족 단위로 즐기기에 딱이다.
# 눈내린 평일인데도 휴양림을 찾은 캠퍼가 꽤 있다. 이곳은 주차장에서 사이트까지 거리가 멀고 경사가 급해 최대한 가까운 곳이 명당이다.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이 죄다 주차장 가까운 곳을 선택했다. 제일 좋은 23번인가 22번인가는 누가 먼저 선점해서 우리는 그 바로 뒤에 있는 3번을 택했다.
# 여러 해 전 12월 31일 해넘이와 신년 해맞이를 위해 산동무들과 이곳에서 하룻밤 머물렀다. 밤새 엄청난 술을 마셨고 새벽 일찍 비몽사몽으로 정광산에 올라 해맞이를 했다. 쨍하게 추운 산 공기와 새해의 뜨거운 열기가 취기를 몽땅 날리고 새해 새 기운을 안겨 주었다.
# 이번에 새로 장만한 코베아 몬타나쉘터2. 오늘 첫 피칭이다.
# 가로세로 폭 3.6미터의 중형급 쉘터다. 용인자연휴양림 데크는 폭이 4미터라 우리 쉘터가 딱 알맞게 올라간다. 설치가 쉬운 녀석이라 처음인데도 수월하였다.
# 백컨트리 해찬이네는 이제 재벌이 되었겠다. 산정, 캠핑장, 바닷가 가릴 것 없이 어디 가나 백컨트리 제품이 눈에 띈다. 저 집은 젊은 아빠가 아이 두 명과 함께 왔다.
# 23번의 대형 쉘터를 제외하곤 단촐한 캠퍼들이라 다들 고요하고 얌전하였다. 앞집 단체팀은 제법 요란하였지만 견딜만했다.
# 난생처음 난로를 구입했다. 극동계 칼바람 부는 산정의 눈밭에서도 동계침낭 하나로 버텨 왔는데, 이제 대형 쉘터에 난로까지 구비한 부르주아 캠퍼 대열에 합류했다.
저 난로는 도요토미 KS-67H다. 국내에서는 옴니 230이란 이름으로 수입 판매되고 있다. 직구로 구입하니 배송비 포함해도 거의 절반값 조금 넘는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운반용 가방, 방염매트, 상부 철망, 기름통 등 부가로 사야 할 것이 많다.
# 도요토미는 대류형 난로라 데워진 공기가 전부 위로 몰린다. 그래서 서큘레이터를 돌려 열기를 쉘터 아래로 분산시켜 주어야 한다.
#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필수다. 두 개를 장만해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했다.
# 난로 피우니 쉘터 안이 금세 훈훈하다. 난로 위에 비스킷과 호떡, 가래떡 등을 구워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 커피 마시며 오래 환담하였다. 느긋하고 편하기는 한데 땀 뻘뻘 흘리며 등짐 지고 산정으로 오르던 기억에 쬐끔 기분이 요상하기는 하다.
# 난로에 비스킷 구워먹으며 쉬다가 주변 산책에 나섰다.
# 나무 데크로 캠핑장 주변을 휘감아 두었다. 추운 날씨임에도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이들이 꽤 있다.
# 상부 데크에 올라 숲 너머로 노을 지는 모습 오래 구경하였다.
# 오래 전 저쪽 최상단 데크에서 산동무들과 하룻밤 보냈다. 그날 술을 정말 어마어마하게 마셨다. 다들 이 땅 모든 산줄기를 평지 같이 뛰어다니던 이들이라 그렇게 퍼붓듯 마셨어도 뒷날 끄떡 없더라.
# 해 넘어가고 캠핑장에도 어둠이 찾아왔다. 난로 불빛이 따사롭다.
# 저렇게 큰 덩치의 쉘터와 난로까지 구비하게 될 줄은 몰랐다. 우리는 평생 무거운 등짐 짊어지고 산길 걷다가 산정에서 밤을 보내는 산행 방식에 익숙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 오늘 마눌의 요리는 쇠고기 샤부샤부다.
# 그동안 늘 마시던 막걸리 대신 와인까지 준비했다.
# 부르주아 야영 건배!
# 취침 시에는 난로 심지를 최저로 낮췄다. 난로의 온기에 전기장판까지 켰더니 밤새 훈훈하였다. 동계 침낭이 필요 없었다.
# 새벽에 눈이 내렸다. 사르륵사르륵 텐트 위에 눈 내리는 소리 들렸다. 그 소리 듣고 밖으로 나와 눈구경하였다.
# 편안한 밤이었다. 동계 야영 20여 년 만에 평생 처음 맛보는 훈훈함이었다. 돈의 힘이다. 아침은 서양식으로 준비했다.
# 아침 먹고 다시 주변 산책하였다.
# 오전 내내 게으름 피우고 쉬다가 자리 정리했다. 풀 장비 갖춘 캠핑은 안락한 휴식을 준다, 대신 장비 옮기고 설치하는 수고는 감내해야 한다. 좋은 하루였다.
'산이야기 > 캠핑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캠핑이야기]야영-천안 태학산(泰鶴山)자연휴양림 (0) | 2023.03.07 |
---|---|
[캠핑이야기]야영-안성 서운산(瑞雲山)자연휴양림 (0) | 2023.02.27 |
[캠핑이야기]야영-고창 선운산(禪雲山) 국민여가캠핑장 (0) | 2022.12.18 |
[캠핑이야기]야영-고창 동호해변국민여가캠핑장 (0) | 2022.12.18 |
[캠핑이야기]야영-진주 월아산(月牙山)자연휴양림 (0) | 2022.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