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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이야기]야영-진주 와룡지구친수생태공원(두번째) 본문
[캠핑이야기]야영-진주 와룡지구친수생태공원(두번째) - 알박기 유감! |
'알박기'는 원래 부동산 관련 용어이다. 개발 예정지의 땅 일부를 먼저 선점한 뒤 고가로 되팔이 하는 수법을 말한다. 개발에 대한 사전 정보 입수가 우선되어야 하고 공공이나 관련 단체의 압박을 견뎌낼 수 있는 배짱 내지는 뻔뻔함도 필수다.
당연히 불법과 합법적 권리의 경계가 애매하고 권력과 유착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외신에도 자주 거론되는 것을 보면 알박기는 만국공통인 듯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캠핑과 관련해서 알박기란 말이 나돌기 시작했다. 경치 좋은 공공지에 하나둘 정체 모를 텐트나 캠핑 트레일러가 자리 잡기 시작하더니 이내 전국적 현상이 되고 관련 민원이 속출한 것이다.
뉴스를 찾아보니 꽤 오래 전부터 이런 알박기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었다. 멀게는 2013년쯤 기사가 보인다. 아시아경제 2013년 8월 19일 자 기사다. "힐링은 실종, 무질서·물욕에 찌든 캠핑장"이란 제목으로 캠핑 5적인 '취객·무질서·쓰레기·애정행각·자리 알박기'를 지적하며 "건전한 캠핑 문화 성숙되어야"함을 거론하고 있다.
2016년 6월 18일 자 연합뉴스에서는 "명당은 1년내내 알박기, 도심 캠핑장 점령한 유령텐트족"이란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였다. 내용을 보니 주로 도심과 가까운 공공 캠핑장이 대상임을 알 수 있다.
가깝게는 금년 3월 18일자 뉴스1에서 같이 누려야 할 공공장소에 '캠핑카 알박기'가 성행하는데 대책 없어 속수무책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4월 14일 자 KBS 뉴스에서는 알박기 텐트가 또 등장했다면서 캠핑족들이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장기간 설치해 놓는 불법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또 행정처리로 철거하더라도 또 설치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어 대처가 어렵다는 행정기관의 말도 전하고 있다.
자기밖에 모르는 극단적 이기주의자들의 소행이고 공공의 재산을 사유화하려는 얌체족들의 뻔뻔한 짓이 초래한 결과다. 이를 '공유지의 비극'이라 한다.
주인이 따로 없는 공유지의 목장이 분별없는 사용으로 쉽사리 황폐화됨을 분석한 경제 이론이다. '사유재산'의 중요성과 '공공', '공유' 등 말만 번지러 한 이념이나 정책의 허구성을 적나라하게 증명하는 이론이라 할 수 있다.
내 고향 진주에는 도심을 통과하는 남강변을 따라 엄청나게 풍부한 수변 공간이 존재한다. 수변공간은 잘 활용하면 시민의 훌륭한 여가나 운동시설이 된다. 그래서 도심 주변의 수변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친수공간으로 조성되어 활용되고 있었다.
나는 일 년에 서너 번은 꼭 진주를 방문한다. 고향 떠난 지 오래되어 그때마다 숙박이 문제가 되었다. 모텔의 위생상태에 불안해하는 마눌 덕분에 우리는 늘 인근의 한적한 곳을 찾아 야영이나 차박을 선택했다. 좋은 경치와 깨끗한 화장실은 필수다.
진양호일대나 남강의 상하류 수변, 월아산 야영장의 캠핑이나 야영, 그리고 인근 광제산, 월아산 산정 등의 산행 야영 등이 그 결과다.
그런데 얼마 전 도심에서 제법 벗어난 금산면의 와룡지구에 멋진 생태공원이 조성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150여 억의 자금이 투입되었다는데 과연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운동시설, 놀이시설, 산책로, 자전거길은 물론 야영장까지 구비한 완벽한 생태공원이었다.
그곳에서의 1박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내 고향에 또다른 명소가 탄생하였다는 기쁨과 은퇴자들의 천국이라 할 만한 진주의 상징성이 돋보인 행정결과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도심에서 멀어 이용자가 적어보이는 아쉬움과 야영장을 점령한 알박기 텐트들이 옥의 티로 눈에 들어왔다. 특히 알박기는 이렇게 멋진 공공의 재산을 자신들이 무단 독점하겠다는 얌체스러운 의식 수준을 보여주는 터라 아주 거슬렸다.
올해는 진주에 갈 일이 자주 있다. 불과 지난 달에 형 기일이라 귀향했는데 다시 진주에 갈 일이 생겼다. 얼마 전 정비했던 부모님 산소에 멧돼지와 고라니의 침투로 손상이 왔다는 소식이다.
둘째 형님 내외와 함께 선산에 올라 한나절 작업으로 울타리를 보수하고 인부 사서 잔디도 깎았다. 뙤약볕에 노출되어 작업했더니 얼굴이 벌겋게 익었다. 그래도 깨끗해진 산소를 보니 마음이 한결 푸근했다.
이후 형님네는 전라도 어느 휴양림으로 가시고 우리는 친구 부부를 만나 오랜만에 식사하고 차 마시며 회포를 풀었다. 여성들 올해가 환갑이라 해외여행이나 함께 가자는 약속 등을 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어두운 들길 더듬어 와룡지구 생태공원을 찾았다. 저녁 먹고 차 마시며 수다 떠느라 시각이 많이 늦었다. 한번 갔던 길이라 길 찾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어두운 생태공원 야영장을 들어서는데 텐트 수가 지난 달에 비해 더 늘었고 대형 트레일러도 여럿 주차되어 있다. 죄다 알박기다. 한 바퀴 돌아보는데 워낙 넓은 곳이라 빈 잔디밭은 많지만, 보도블록으로 조성된 사이트는 빈자리가 전혀 없다.
가만 살피니 이십 여 동의 텐트나 트레일러 중 실제 야영하고 있는 곳은 단 두 곳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알박기로 선점해 둔 것이다. 나쁜 인간들이다. 자신들의 작은 이익을 위해 공공의 이익을 침해함에 거리낌이 없는 자들이다.
이런 일의 결과는 황폐화된 공공재산과 모두의 손해 뿐이다. 그리고 행정 당국의 단속이 뒤따르게 된다. 그 결과를 모두 알지만 당장의 작은 이익때문에 끝장이 날 때까지 가는 것이다.
아니, 필요할 때 텐트 치고 사용 후 철수하면 그 자리는 또다른 누군가가 이용해서 모두의 이익이 유지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데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모두의 공익을 침해하자는 말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어리석은 일이고...
해결책은 단 하나 뿐이다. 야영장을 통제하고 사용료를 징수하는 방법이다. 소액이라도 사용료를 징수하면 꼭 필요한 사람들이 필요할 때 이용하고 행정기관에서는 그 수익금으로 야영장 관리 비용을 충당하면 된다.
무료 야영장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기는 하나 저렇게 무질서한 얌체짓을 그냥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진주시에 건의한다. 이곳 와룡지구 야영장을 유료로 전환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시라. 그것이 명품 친수공간을 유지 발전시키는 유일한 길이지 싶다.
알박기 유감 |
일시 : 2023년 4월 12~13일
# 진주 와룡지구친수생태공원 지형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친구부부와의 약속시간에 여유가 있어 대평면에 있는 청동기문화박물관으로 가봤다. 대평면은 진양호 안에 있는 동네다. 문명은 원래 강을 따라 발달한다. 이곳 대평면에는 청동기 이전의 문명이 있었던 모양이다. 우리 자랄 때는 커다란 대평 무나 상대적으로 거친 성격의 소유자가 많아 유명했던 곳이다.
# 이곳도 수변 공간을 따라 멋진 자전거길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한 무리의 자전거 동호인들이 박물관을 찾았다. 그들의 건강한 웃음소리 넘친다.
# 진주는 참 여유가 넘치는 고장이다. 넓은 옛 진양군의 들판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지리산의 임산물, 그리고 배후도시인 삼천포의 해산물까지 먹거리 풍부하여 물가 싸고 남강을 따라 끝없이 조성된 운동이나 여가 공간 구비하여 노후생활 보내기에 전국 최고의 도시라 할 만하다.
# 밤 늦게 와룡지구 생태공원을 찾았다. 알박기 족들 때문에 빈 사이트가 없다. 빙빙 돌다 그중 트레일러 알박기 해 둔 사이트에 빈 공간 있어 그곳에 설영 했다. 이곳 야영장은 사이트가 하도 넓어 커다란 트레일러가 주차하여 있어도 공간은 넘치게 남는다.
# 얼른 쉘터 설영하고 필요한 짐들 셋팅했다. 올해 봄은 꽃이 빨리 피고 이른 더위가 기승이더니 갑작스레 다시 기온이 떨어졌다. 이날 밤도 기온이 영하에 근접하여 한자리 숫자를 보이고 있다. 이곳은 강변이라 기온이 더욱 차다. 준비한 난로 피워 쉘터 안 공기를 데웠다.
# 세수하고 정비하여 잠시 휴식했다. 둘이 도란도란 얘기 나누다가 보온대책 마련한 후 바깥으로 나와 한 바퀴 돌며 밤 산책을 했다. 기온은 차지만 바람은 없는 편이다. 지난달에는 찬바람 아주 강했는데 다행히 오늘은 고요하다. 밤하늘에 별이 총총하게 박혔다.
# 미니 삼각대 세우고 별사진을 찍어 보았다. 빛 공해가 심한데다 구형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라 이 정도가 최선의 결과물이다. 그나마 전문가 모드를 지원하는 기종이라 별 사진 촬영을 시도해 볼 수는 있다. 좋은 세상이다.
# 별사진 찍느라 한데서 오래 서성거렸더니 한기에 몸이 덜덜 떨린다. 얼른 쉘터 안으로 들어가 난로 온도 높였다. 그러나 이내 답답해서 난로는 끄고 침낭 온기만으로 잠을 잤다. 봄은 봄이다. 다만 새벽에 기온 많이 내려갈 때 잠깐 다시 난로를 피우기는 했다.
# 지난 달에는 파크골프 치는 사람들 소음 때문에 일어났는데 오늘은 일찍 일어난 새소리 요란하여 잠을 깼다. 월아산 좌측에서 해가 떠오른다.
# 넓은 야영장에도 아침이 찾아왔다. 바람이 없어 대숲이 고요하다. 저 많은 텐트 중 어느 한 곳 사람 있는 곳은 없다. 좌측 중앙에 있는 캠핑카에만 인기척이 있다. 나머지는 모두 알박기다.
# 우리가 하룻밤 보낸 이 사이트에는 커다란 트레일러가 주차되어 있다. 역시 알박기다. 그나마 양심은 조금 남아 있어 중앙에 주차하지 않고 빈 공간은 남겨 두었다.
# 강변 쪽 여러 대형 텐트들 모두 알박기다. 저곳도 트럭캠퍼 한 곳에만 사람이 있다.
# 저 텐트들은 모두 백여만 원이 넘는 고가의 장비들이다. 그 안에 있는 용품들도 수백만 원을 홋가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치안이 좋긴 하다. 저렇게 고가의 물품을 바깥에 내버려 두어도 도난당할 염려 없으니 말이다. 다른 나라 같으면 어림없는 일이다. 도난이 일상화된다면 저런 알박기는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 지난달에 폴대 부러진 알박기 텐트가 있던 자리다. 텐트는 사라지고 큰 가치 없어 보이는 용품 일부와 꼬맹이 여자아이용 자전거만 남아 있다.
# 알박기 하는 사람들아! 제발 좀 각성하시라! 이곳을 오래 편안히 이용하고 싶으면 알박기 하지 말고 필요할 때 서둘러 설치하고 사용하다가 떠날 때 짐은 가져가시라! 그래야 또 다른 이들이 사용하고 그렇게 선순환하는 것이다!
# 오늘은 파크골프 하는 이들이 좀 적다. 지난달에는 수백 명의 동호인들로 북적였는데 오늘은 십여 명뿐이다. 다만 이분들 엄청나게 부지런하여 다섯 시 무렵 벌써 자동차 몰고 운동하러 나오더라. 어르신들 입장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운동인 모양이다.
오늘 우리의 일정은 지리산둘레길 순례다. 서둘러 자리 정리했다. 내가 뭐라 뭐라 구시렁거릴지라도 이곳은 참 소중하고 멋진 곳이다. 또 한 번 평온한 하룻밤 휴식을 제공해 준 와룡생태공원에게 감사드리고 그곳을 떠났다. 다음엔 제발 알박기 족들이 없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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