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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제주행 배편(완도제주간 카페리)

강/사/랑 2023. 5. 19. 13:47
[여행이야기]제주행 배편(완도제주간 카페리)

 

제주는 바다 너머 먼 고장이다. 쉬 찾아갈 수 없는 곳이다. 제주를 가자면 항공편이 가장 흔한 방법이다. 그동안 이삼십여 차례 제주를 다녀왔지 싶다. 그 전부 비행기를 이용해서 여행하였다. 빠르고 편한 방법이어서 그랬을 것이다.

 

제주는 대부분 여행 목적으로 방문한다. 내 제주행의 절반은 옛 직장에서 이런저런 사유로 직원들과 다녀온 여행이었고 절반은 올레길 순례와 한라산 등반이 목적이었다.

 

단순 여행은 길어야 2박 3일이었지만 올레길은 4박 5일이 기본이었다. 그리고 전부 무거운 등짐 짊어지고 야영하면서 진행했다. 애초에 올레길 콘셉트를 야영순례로 잡은 탓이다.

 

올레길을 2013년에 처음 시작했으니 꼭 10년이 걸렸다. 그동안 드문드문 진행하느라 세월이 흘렀고 중국발 역병 때문에 또 삼사 년 발이 묶여 그랬다.

 

이제 퇴직하여 시간 널널하고 역병 물러가 시절도 좋아졌다. 마지막 남은 올레길 세 구간 마무리하고 마눌의 갑(甲)이 돌아옴을 기념도 할 겸 제주행을 계획했다.

 

이번 올레길 마무리는 애초에 우리가 계획했던 야영은 유지하되 제주에 있는 자연휴양림을 주로 이용하기로 했다. 제주는 섬이로되 규모가 큰 섬이다. 휴양림과 올레길을 오가자면 이동거리가 멀어 자동차가 필수다. 때문에 이번에는 우리 차를 가져가기로 했다.

 

제주로 차를 가져가자면 배편을 알아봐야 했다. 제주행 배편은 인천, 부산, 삼천포, 여수, 장흥, 목포, 완도 등에서 출발한다. 가깝기로는 인천이 최고인데 항해시간이 열두 시간이 넘고 가격도 아주 비싸다.

 

여러 조건을 검토해 보니 완도가 가장 적당하였다. 완도는 두 시간 사십 분이면 제주에 닿을 수 있었다. 다만 완도까지 가는 운전 거리가 너무 멀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도 배 위에서 몇 시간 더 흔들리는 것보다는 익숙한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에 완도를 선택했다.

 

완도에서도 여러 배편이 있는데 우리는 새벽 두 시 십 분에 출발하는 실버클라우드호를 선택했다. 대신 돌아오는 배는 목포로 돌아오는 배편을 예약했다. 같은 노선을 선택하는 것이 재미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주에서 삼일을 더 머물게 되는 바람에 완도행으로 바뀌게 되었다. 다만 배만 달라 실버클라우드 대신 블루펄호를 타고 돌아왔다.

 

멀고 먼 제주까지 배를 타고 간다는 것은 걱정도 많고 기대도 많은 일이었다. 여러 해 전 제주행 배에서 큰 사고가 나서 더욱 그랬을 것이다. 다들 마음속에 비슷한 걱정들이 있었겠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태평하였고 잘 견디고 있었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걱정도 있었지만 막상 망망대해에서 약하게 흔들리는 배를 타고 항해하는 기분은 꽤 괜찮았다.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 완도는 서남쪽 초남단의 고장이다. 미리 점심때쯤 출발해서 넉넉히 가고자 하였다. 길고 긴 고속도로를 달려 해남에 도착했다. 간단히 저녁 먹고 다시 완도로 길을 잡았다. 완도 초입에 이르자 멀리 불빛에 빛나는 무언가가 보였다. 길을 벗어나 가까이 가보았다.

 

 

 

# 큰 규모의 공원이 있고 중앙 동산에 거대한 석상이 불빛에 빛나고 있었다.

 

 

 

# 장보고 동상이었다.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은 비할 바가 못되었다. 장보고는 통일신라 때의 군인이자 호족이다. 미천한 출신이지만 당나라에 건너가 벼슬을 하였다.

 

이후 신라로 돌아와 청해진 대사가 되어 한중일 삼국 중앙의 교역을 장악한 해상 거물이 되었다. 동아시아 삼국에서 활동하고 왕을 바꿔 치는 혁명의 주역이 되었다가 반란을 일으켜 죽임을 당하는 비극적 최후를 맞이한다.

 

역사적 평가에 인색할 이유가 없는 거물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거대하게 포장할 이유가 있을까? 우리 역사에 낯선 외국인 보면 건국의 아버지이거나 구국의 영웅인 줄 알겠다. 좀 심했다.

 

 

 

# 장보고 기념관에서 좀 쉬었다. 이후 완도항으로 갔다. 실버클라우드호가 정박해 있다. 큰 배다.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종업원들이 청소한 쓰레기들을 갑판 위에서 부두로 던지고 있다.

 

 

 

# 시간이 많이 남아 차에서 음악 듣고 쉬기도 하고 부두 돌며 산책하기도 했다. 이윽고 시간이 되어 차를 먼저 선적했다. 그동안 마눌은 혼자 터미널로 갔다. 배에는 운전자만 탑승할 수 있었다. 굉장한 규모의 배다. 4층으로 돌아 올라 순서대로 주차했다.

 

 

 

# 평일 새벽이라 이용객은 적어 보였다.

 

 

 

# 자동차 선적한 후 배에서 내려 터미널로 걸어갔다.

 

 

 

#  완도연안여객터미널.

 

 

 

# 우리처럼 자동차 편으로 제주를 가는 사람도 있고 자전거 여행으로 가는 이들도 여럿 있었다. 피곤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불빛 밝고 소음 많아 그랬다.

 

 

 

# 출발 삼십분 쯤 전에 승선했다.

 

 

# 3등칸이다. 제일 가격 싼 객실이지만 특실 탈 것 아니면 3등이 더 나을 일이었다. 잠깐이나마 누워 눈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바닥 청결 상태 의문이라 매트와 가벼운 모포 정도 준비하면 좋지 싶었다.

 

 

 

# 우리는 멋 모르고 2등 칸을 예약했다. 월요일 새벽 2시라 승객이 적다.

 

 

 

# 완도항의 불빛 뒤로 하고 출발.

 

 

 

# 의자에 기대 까무룩 졸았나 싶었는데 제주항 도착이다. 한 사오십 분쯤 잤나 보다.

 

 

 

# 공식 항해 시간은 2시간 40분이지만 차량 하선하는데 20여 분 더 걸렸다.

 

 

 

# 제주에서 유명하다는 어느 해장국집을 검색해서 찾아갔다. 담백한 구성이었다. 먹을만했다. 이후 섬 반대쪽 화순항으로 이동해서 올레길 10코스를 시작했다.

 

 

 

 

# 원래 4박 5일 일정으로 계획했다가 중간에 7박 8일로 수정했다. 오랜만의  제주 방문이라 여유롭게 돌아보고 싶었던 탓이다. 목포항으로 예약한 배편을 해약했다. 수수료 10%인 24,000원 부담해야 했다. 그리고 입도할 때와 마찬가지로 완도행 배편으로 예약했다. 다만 배는 블루펄호로 달랐다.

 

 

 

# 오전 일정 마치고 금릉 바다에서 가볍게 낚시 한 번 할 예정이었는데 금릉에서 검색하니 제주항까지 교통정체가 아주 심했다. 서둘러 출발했다. 중간에 꼼짝 않는 도로에 갇혀 배 놓칠까 봐 한참 마음 고생했다. 겨우 시간 맞춰 4 부두에 도착했다.

 

 

 

# 제주로 드나드는 배편이 아주 많다. 저 배는 어디로 가는 걸까?

 

 

 

# 컨테이너가 각 선사별 사무실이다. 뒤로 사라봉이 보인다.

 

 

 

# 오후 다섯 시 출발 완도행 블루펄호 출발이다. 입도할 때와는 달리 주간이라 갑판으로 나가 바다 바람을 맞았다.

 

 

 

# 한라산이여, 안녕! 다음에 또 봅시다!

 

 

 

# 색감 화려한 화물선이 입항하고 있다.

 

 

 

# 완도 방향.

 

 

 

# 선미 갑판에 서서 오래오래 멀어지는 제주를 바라보았다.

 

 

 

# 발 빠른 이들이 복도 명당을 차지하고 바깥 구경을 하고 있다.

 

 

 

# 선내 편의시설도 구경했다. 편의점, 놀이시설, 휴게시설 등등...

 

 

 

# 어둠 내린 완도항에 도착했다. 이후 야간운전으로 귀경하다가 너무 피곤해 어느 휴게소에 들러 아침까지 잤다. 집에 도착하니 오전 아홉 시다. 꼬박 열흘 만에 귀가했다.

 

 

# 제주 출항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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