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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산행]지리산/智異山-겨울 지리산 맛보기! 본문

산이야기/일반 산행

[명산산행]지리산/智異山-겨울 지리산 맛보기!

강/사/랑 2007. 7. 28. 14:32
 [명산산행]지리산/智異山

 

 

민족의 영산(靈山) '지리산(智異山)'은 내 고향 동네의 산이다. 집 근처에 있으니 오며가며 늘 먼 발치에서 올려다 보게 되는 산이다. 그러나 그곳 지리산 자락에서 이십몇 년을 살았으면서도 정작 지리산에 한 번도 올라 보질 못했다.


진주는 지리산을 숭상(崇尙)한다. 고장 전체가 지리산의 정기(精氣)를 받았다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초, 중, 고등학교를 비롯해 대학까지 내가 다닌 모든 학교의 교가엔 언제나 첫마디에 지리산이 등장한다. "지리산 높이 솟아 우리의 기상. 흐르는 남강물은 맑고 푸르다..." 등등. 하지만 그런 지리산을 여태껏 한 번도 올라 보지 못한 것이다.


산보다는 강이나 바다를 더 좋아했고 어릴 때부터 낚시에 빠져 있었던 것도 한 이유겠지만, 이상하게 지리산은 가까이 있으면서도 정작 올라 가 보지는 못했다. 하긴, 학창시절 친구들이 지리산 등산을 갈 때 나는 댐으로 저수지로 낚시를 갔으니까.

올해 들어 백두대간 종주의 꿈을 키우면서 2월 말에 사전 몸풀기로 태백산 산행을 하였다. 그 산행 이후 너무나 자연스럽게 제일 먼저 지리산이 떠올랐다.


지리산, 내 고향에 있는 산. 한국인의 기상(氣像)이 발현된 산.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품에 안기기를 원하는 산. 그 속에 우리 민족의 역사를 안고 있는 산. 그 역사의 지리산으로 2005년 3월 5일에 출발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출발이 늦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챙긴다고 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7시가 다 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영동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대진고속도로를 거쳐 단성 IC를 나와 중산리 매표소에 도착하니 10시이다.


그런데 중산리 매표소에서 국공파들이 산문(山門)을 통제하고 있다. 3월 1일부터 산불방지 기간이라 천왕봉은 폐쇄되어 올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법계사까지만 등로를 열어 놓고 있다. 이런 통제 기간은 이미 년초에 설정되는 모양이다.


하지만, 지금 산 중턱에는 눈이 오고 있고 산 정상부는 하얀 눈에 뒤덮여 있다. 온천지가 눈 구덩이인데 무슨 산불이 난다는 말인가? 불이 나려면 기름을 유조선 가득 들이부어도 불가능할 일이다. 이런 상황에 산불이 나겠느냐고 물어보지만 규정이 그러니 정상에는 접근불가(接近不可)란다.

대단하다. 궁닙공단! 우리나라 국가기관의 고압적이고 행정 편의적인 태도의 전형(典型)이다. 아무리 사전에 산불방지 기간을 정했다고 하더라도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규정을 알맞게 적용을 해야 함에도, 한번 결정하면 다시 고려하는 것은 귀찮고 기관의 권위를 손상하는 일이라 생각하나 보다.


산불의 위험성이나 국립공원 보호의 중요성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사고의 유연성이 아쉽기만 하다. 어쨌든 규정은 규정이니 오늘은 법계사까지만 가보기로 한다.




겨울 智異山 맛보기!


2005년 3월 5일.

 



지리산/智異山

 

지리산은 태백산맥이 서남으로 갈라지면서 소백산맥을 이루고 추풍령에서 일어섰다가 다시 한려수도로 흘러나가는 중턱에 굽이치며 우뚝 솟은 천하의 웅산으로 남한 제2의 고봉 천왕봉으로부터 서쪽의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에만도 반야봉, 토끼봉 등 고산 준봉이 10여개나 줄지어 버티고 있어 웅산 중의 웅산으로 꼽힌다.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에 걸쳐 있으며 둘레만도 8백여리나 되는 지리산은 신라 5岳의 南岳으로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 해서 智異山이라 불려 왔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이자(1967년), 최대면적의 육상공원(14억 5천 6백만평)으로서 우리나라 산악의 대표성과 상징성 그리고 역사성을 고루 갖춰 흔히 민족의 영산으로 불릴만큼 우리의 정서속에 깊이 새겨진 자연유산인 지리산은 멀리 백두산맥이 흘러왔다 해서 頭流라 하고 옛 삼신산의 하나인 方丈山으로 알려져 있으며,조선 태조 등극 전에 팔도 명산 산신제를 올려 등극의 대업을 알렸는데, 유독 지리산에서만 대제를 올렸다고 한다.  그러나 그 뒤에는 조선 태조의 왕위 찬탈에 불복한채 고려조에 대한 의리를 밝힌 지리산의 굳굳함을 기리는 전설 즉 不服山의 전설이 깔려 있다.  지리산은 최고봉인 경남지역의 천왕봉(1,915m)을 비롯하여 전북지역의 반야봉(1,751m), 전남지역의 노고단(1,507m)이 있는데 정상에 오르면 남원을 비롯해서 진주와 곡성, 구례, 함양고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리산은 주능선을 중심으로 해서 각각 남북으로 큰 강이 흘러내리고 있다. 하나는 낙동강 지류인 남강의 상류로서 함양 산청을 거쳐 흐르고 또 하나는 멀리 마이산과 봉황산으로부터 흘러온 섬진강이다. 이들 강으로 흘러드는 개천인 화개천, 연곡천, 동천, 경호강, 덕천강 등  10여개의 하천이 있는가 하면 맑은 물과 아름다운 경치 등을 간직, 지리산 12동천을 이루고 있으며, 바로 청학동, 백무동, 연곡동, 악양동, 홍류동 등 여러 마을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이곳저곳>


  



# 지리산 개념도. (아래 그림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지리산 가는 고속도로에서 맞은 일출. 

 

 

# 산청군 시천면의 어느 산자락. 산의 한 면이 온통 푸른 대밭이다. 바람에 물결치듯 일렁이는 모습이 장관이다. 금방이라도 와호장용의 쩌어룬파와 장쯔이가 댓잎을 밟고 날아 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  중산리 매표소 앞 식당의 2층에 달려있는 거대한 말벌집.

 

 

 

#  지리산 전도.  종주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늘은 보라색 부분만 맛보기 탐사.

 

 

 

#  중산리 계곡.

 

 

 

#  남녘이라 계곡은 이미 봄 준비를 끝냈다.

 

 

 

#  등산로 초입의 '우천 허만수 추모비'. 내 고향 진주사람이라고 한다.

 

 

 

'지리산 산신령'으로 널리 알려진 우천(宇天) 허만수는, 그의 나이 33살 때 지리산 세석고원에 들어와 초막을 짓고 살면서 지리산 곳곳에 안내판을 설치하고 샘터를 개발,보수하는가 하면 숱한 사람들을 안내하고 구조하는 데 반평생을 바친 사람이다. 산이 좋아 처자식도 버리고 산에 들어와 홀로 살면서 산에서 여생을 마친 전형적인 산악인이었던 허씨가 설치한 나무계단 등이 제석봉~천왕봉 중간에 간혹 눈에 띈다. 수만명을 헤아리는 많은 사람들을 안내, 구조한 허우천 씨는 1976년 6월 어느날 정든 세석의 철쭉꽃을 뒤로 하고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말았는데 그의 나이 60살이 되던 해였다고 한다. 여러 사람들은 그가 칠선계곡, 혹은 도장골, 또는 신선너덜에서 숨을 거두었으리라는 말만 무성할 뿐 지리산과 늘 벗하던 그의 최후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  등로 옆에는 온통 키 작은 산죽밭이다.

 

 

 

#  팍팍한 돌길을 오르기를 한참, 칼바위에 도착했다.

 

 

 

#  칼바위에는 이성계의 전설이 어려 있다.

 

 

 

#  산죽과 참나무와 바위.

 

 

 

#  작은 출렁다리가 나온다.

 

 

 

#  출렁다리를 지나자 갑자기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한다.

 

 

 

#  장터목과 법계사의 갈림길.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  조금씩 흩뿌리던 눈발이,

 

 

 

#  순식간에 굵어지기 시작한다.

 

 

 

#  가파른 돌길을 낑낑 올라간다. 아이고 술, 담배 끊어야지~~

 

 

 

#  어디선가 따다다다 나무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  빨간 댕기를 두른 딱다구리가 나무파기에 열중이다.

 

 

 

#  노각나무의 얼룩무늬 줄기.

 

 

 

#  초보 산꾼을 더 힘들게 만드는 계단들.

 

 

 

망바위를 지나자 눈은 이제 10M 이상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진다. 아이젠 차고 헉헉대며 한참을 올라가도 우리 외에 등산객은 보이지 않는다.

 

한참만에 어느 회사에서 극기훈련을 왔는지 한 무리의 사람들이 하산을 한다. 회사명을 보니 우리 동네인 군포시에 있는 회사이다. 반갑게 인사를 하니 위쪽은 등로가 완전히 빙판이라고 조심하라고 한다.

 

눈보라로 인해 시계는 흐리고 바위는 얼음 코팅이 되어서 미끄럽기만 하고, 안면마스크를 쓰고 눈만 빼꼼이 내 놓았는데, 안면마스크는 입김 탓에 금방 얼어서 딱딱해진다. 오늘 겨울산 맛을 제대로 보나보다.

 



# 가파른 언덕 하나를 헉헉대며 올라서니, 아, 거기 눈보라 속에 법계사가 모습을 희미하게 드러낸다.

 

 

 

#  눈보라 탓에 천왕봉은 뵈질 않는다.

 

 

 

# 로타리산장. 개인이 운영하고 있다. 컵라면 하나에 1,500원.  태백산에 비하면 저렴하다. 따끈한 컵라면과 김밥으로 추위와 허기를 달랜다.

 

 

 

# 천왕봉과 법계사의 갈림길. 천왕봉은 눈 오는 날인데도 산불방지기간이라 올라 갈 수가 없다. 오늘은 여기까지.

 

 

 

#  법계사 일주문. 지금까지 봐 온 일주문 중 가장 소박하다. 여기서부터는  俗界가 아닌 佛法의 世界이다.

 

 

 

#  법계사.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사찰이다.

 

 

 

#  눈보라 속 법계사 적멸보궁.

 

 

 

#  단청이 말끔하게 단장되어있는 모습이다.

 

 

 

#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다 한다.

 

 

 

# 펑펑 쏟아지는  눈 속에 의연한 산신각.

 

 

 

#  이제는 下山해야 한다. 

 

 

#  새재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저 긴 종주는 다음 기회로 미룬다.

 

 

 

# 눈이 바위에 입체감을 주어 다양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내 눈에는 모자를 쓴 개구리가 한복 입고 팔짱을 끼고 있는 느낌이 든다.

 

 

 

#  어느새 눈이 그쳐 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  그러나 천왕봉은 끝내 그 얼굴을 온전히 보여 주지는 않는다.

 

 

 

#  순두류쪽 산줄기.

 

 

 

#  올라갈 때 푸르렀던 산죽잎은.

 

 

 

#  하얀 눈을 한 움큼씩 담고 있다.

 

 

 

#  얼어붙은 하산길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  망바위.

 

 

 

#  천왕봉까지는 3.0km, 중산리까지는 2.4km 위치다.

 

 

 

#  눈 때문에 올라갈 때와는 분위기가 달라진 칼바위.

 

 

 

#  눈은 사물에 입체감을 준다. 눈 덮인 중산리 계곡.

 

 

 

#  법계교 위에 선 姜某氏.

 

 

 

#  하산 후 바라본 지리의 영봉. 눈 안개에 가려 있다.

 

 

 

#  산행 마치고 자동차로 단성IC 가는 길에 만난 폭포처럼 콸콸 쏟아지는 물줄기. 조금 전 눈 내리던 지리산과는 달리 봄은 이미 여기까지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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