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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북정맥]열세번째(숫돌고개~성동재)-접시꽃 당신!! 본문

1대간 9정맥/한북정맥 종주기

[한북정맥]열세번째(숫돌고개~성동재)-접시꽃 당신!!

강/사/랑 2007. 8. 4. 20:15
 [한북정맥]열세번째(숫돌고개~성동재)

 
접시꽃 당신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 /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 마음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 /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 악한 얼굴 한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 /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 /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 /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 가슴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 / 마지막 성한 몸뚱어리 어느 곳 있다면 / 그것조차 끼워 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 뿌듯이 주고 갑시다 /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 /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 이제 또 한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 도종환

  



강/사/랑의 한북정맥 종주 열세 번째 걸음은 고양의 숫돌고개를 출발해 원당 일대의 야산을 구불구불 휘저어 다니다 현달산을 넘고 성동고개에서 마무리하게 된다.


숫돌고개는 뙤놈장수 이여송이 칼을 간 곳이라는 전설을 가진 오랜 고개다. 굽이굽이 휘어진 고개라 열두고개라고도 불렀다. 임진왜란의 전설이 있는 곳이어선지 주변에 군부대가 많다.


그러나 전설과는 달리 그 이름에는 다른 유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말 '숯'이나 '숫'은 '높이 솟아 있음'을 의미하는 옛말이다. 숯고개나 쑥고개, 한자어인 탄현(炭峴) 등의 이름을 가진 고개 대부분이 숯가마 등의 전설을 가지고 있지만, 원래 유래가 높이 솟은 고개란 뜻인 경우가 바로 그렇다.


아마 이곳 숫돌고개 역시 칼 가는 전설의 유래보다는 높이 솟은 고개란 의미의 유래가 옳을 것이다. 순전히 내 개인의 짧은 소견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렇다해도 명나라 장수 이여송, 임진왜란 등의 오랜 전설이 깃들었다고 하는 편이 스토리텔링 면에서는 더 의미있어 보일 수는 있는 일이다. 그래서 이 고장 옛사람들이 그런 전설을 좋아했을 것이다.


아무튼 이런저런 유래를 가진 숫돌고개를 출발한 한북정맥은 군부대 때문에 좌측으로 우회하여 마을을 통과하라고 한다. 삼송역 주변의 윗말이나 아랫말 등이 그곳인데, 이 동네 사람들은 접시꽃을 사랑했는지 마을 곳곳에 커다란 접시꽃이 만발하였다.


80년대에 대학 시절을 보내고 90년대에 청년 시절을 보낸 우리는 접시꽃 하면 바로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詩)와 그 시에 얽힌 사연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 젊은 시절을 강타한 애절한 사연이 그 시에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 느닷없는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의 등장은 바로 그러한 이야기에 바탕하고 있다. 내 청춘의 기억이 접시꽃과 그 시에 공감각하고 있음이다. 그리하여 산길 걷는 내내 접시꽃의 커다란 꽃잎과 "옥수수잎에 빗방우리 나립니다..." 라는 접시꽃 당신의 첫 구절이 입에 맴돌았다.

 

그러나 정작 우리 젊은 시절 이렇게 애틋하고 구구절절한 사부곡(思婦曲)으로 세상에 이름을 날린 이 초등학교 교사 출신의 시인(詩人)은 나중에 전교조 활동을 하고 해직되고 하더니 재혼을 하고 드디어는 국회의원이 되었다. 뭐 그렇다는 얘기다... 입맛 쓰다...



접시꽃 당신!!

구간 : 한북정맥 제 13구간(숫돌고개~성동재)
거리 : 구간거리(13.8 km), 누적거리(165.6 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07년 6월 30일. 흙의 날.
세부내용 :

숫돌고개(11:50) ~ 마을길 ~ 고양중학교 ~ 무명봉 ~ 군부대 철조망 ~ 13번 송전탑 ~ 골프장철조망 ~ 농협대학 ~ 허브랜드(13:25) ~ 황토포크 ~ 39번 도로 ~ 석물가게 ~ 철길 ~ 탄약대 도로 ~ 점심식사 후 15:0 出 ~ 탄약대대 정문 ~ 비닐하우스촌 ~ 군부대철조망 ~ 군부대후문 ~ 임도 ~ 고개(15:52) ~ 광목장 ~ 망향석 ~ 헬기장 ~ 현달산(16:32) ~ 문봉동재 ~ 타워골프연습장 ~ 인선ENT 폐기물처리장 ~ 예빛교회 ~ 임도 ~ 사거리갈림길 ~ 마을 ~ 군부대 북쪽문 ~ 성동고개(17:50).

총 소요시간 6시간. 만보계 기준 21,300보.

 

6 30일. 흙의 날. 주말만 되면 비를 쏟아내는 장마철이다. 막바지에 이른 한북정맥 마침표를 찍고 싶은데, 장마가 쉽게 허락을 하지 않는다. 다행히 기상청에서 이번 주말엔 비 대신 흐림만 예보했다. 이럴땐 후딱 정맥에 들어가야지!!

 

현달산/見達山

고양시 일산구 식사동과 고봉동의 경계에 있고 해발 138.7m 이다. 이 산은 고봉산과 함께 중요한 산으로 고봉산의 동쪽 약 4km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주변에 군부대 및 시설이 자리하고 있어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조그마한 소로를 따라 오를 수 있다. 산 정상 부근에 큰 나무가 적어 그늘이 많지 않으며 남동쪽 방향에서 쉽게 오를 수 있다. 현달산은 중국의 황제가 세숫대야에 비춰져 그 기운이 중국에까지 도달했다고 하여 현달산으로 부르며 다른 이름으로 본달, 번달, 견달로도 부르고 있다. 이 현달산은 하늘과 잘 통한다고 하여 고양시에 비가 오지 않을 때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는 산으로도 유명하다. 6.25 전쟁 당시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기도 한 군사 요충지며 지금도 산 곳곳에 군사시설들이 자리해 있다. 산의 생김새가 예쁘고 아담하여 많은 사람들이 기억되고 있는 산으로 산봉우리가 중국을 향하고 있어 일명 역적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산 아래에 고려시대에 어친사라고 하는 절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그 터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산 정상에서는 아무런 막힘없이 고양시 일대를 훤히 조망해 볼 수 있다.

서삼릉/西三陵

사적 제200호로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산40-2~4에 있다. 조선시대 왕조의 무덤으로 효릉·희릉·예릉의 3능을 가르키는 말이다. 서삼릉이란 한때 이곳에 있었던 中宗의 정릉(靖陵)을 중심으로 희릉(禧陵), 효릉(孝陵)이 있는데, 그 근처에 왕실 묘지가 이루어져 明宗, 肅宗 이후 한말까지 역대의 후궁, 대군, 군, 공주, 옹주의 묘가 만들어졌고, 高宗 원년에 예릉(睿陵)이 들어서면서, 효릉·희릉·예릉의 3능을 일컬어서 서삼릉이라 하였다. 효릉(孝陵)은 중종의 아들 인종(仁宗)과 그 비(妃) 인성왕후 박씨(仁聖王后朴氏)의 능이다. 희릉(禧陵)은 중종의 계비(繼妃) 장경왕후(章敬王后)의 능이다. 예릉(睿陵)은 국말(國末)의 철종(哲宗)과 철인왕후 안동김씨(哲仁王后安東金氏)의 능이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한북정맥 제13구간 숫돌고개~성동재 개념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외곽순환도로 타고 가다가 송추 IC로 빠져 나갔다. 중간에 통일로 IC로 빠지면 금방인데, 지나치는 바람에 한참을 돌아야 했다.

고개 이쪽저쪽 주차할 공간을 찾아 헤맸다. 숫돌고개는 옛날에 '열두굽이 고개'라고 불렀다는데, 과연 고개가 아직도 구불구불 하다. 숫돌고개 군부대 정문 좌측에 작은 소로가 있길래 들어가 봤더니 안쪽에 넓은 공터가 있어 주차하기엔 안성맞춤이다. 가볍게 몸 풀고 보따리 둘러메고 길을 나섰다.(11:50)

 

 


# 공터에서 나오는 길엔 쉬땅나무가 꽃을 활짝 피웠다.

 

 

 

쉬땅나무 꽃향기를 맡으며 '숫돌고개'에 다시 섰다. 숫돌고개는 임란때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칼을 간 고개라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세월 흘러 이여송이 칼을 갈았다는 바위는 없어지고 이제는 우리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다시는 뙤놈들이 이 땅에서 칼을 가는 일은 없어야겠다.

군부대 정문 좌측에 마을로 내려가는 작은 길이 있다. 그 입구에 있는 나무에 표지기들이 많이 매달려 있고 그 옆엔 군부대에서 부대옆을 지나가지 말라고 우회로를 적어 두었다. 그러나 그 안내보다는 일단 마을로 내려가서 고양중학교 안으로 들어 가야 한다. 고양중학교를 찾아 마을로 내려갔다. 길가에 접시꽃 군락이 커다랗고 넓쩍한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우리 세대에게 접시꽃은 꼭 '도종환 시인'과 연결이 된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의 시인인 그는 나중에 전교조 활동에도 열심이었다. 그의 출세작 '접시꽃 당신'은 암으로 투병중이던 부인에게 바치는 사부곡(思婦曲)으로 80년대 젊은이들의 감성에 뜨거운 눈물의 강(江)을 흐르게 했던 절창(絶唱)이다.


그 접시꽃 빛깔 강렬하여 이 날 산행하는 동안 내내 접시꽃 당신의 싯귀절 중 기억나는 일부가 입 안에 맴돌았다.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 군부대 정문 옆 마을길로 내려갔다.

 

 

 

# 접시꽃이 활짝 피었다.

 

 

 

# 흰 놈도 피고... 부용꽃하고 맨날 헷갈리는데...

 

 

 

마을 한가운데에 있는 고양중학교 안으로 들어가 본관 건물 좌측으로 가면 재활용 쓰레기 처리장 건물이 있다. 그 옆에 산으로 올라가는 들머리가 있다.

 

 


# 고양중학교 재활용처리장 옆에 들머리가 있다.

 

 

 

표지기 하나 달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산으로 올라가면 등산로가 여기저기 나타난다. 위로 계속 올라가면 '무명봉'이 하나 나오고 군부대 철조망과 만난다. 이곳에서도 갈림길이 여러 곳이지만 똑바로 진행하면 곧 산책로 팻말이 보인다.

이 구간은 갈림길이 계속 나타나지만 북서쪽으로 방향 잡고 계속 가면 무리없다. 곧 '삼각점이 있는 무명봉'에 오르는데, 바로 옆에는 벙커 굴뚝과 둥근 소삼각점이 있다.

계속 진행하면 '13번 송전탑'이 나오고 조금 더 가면 골프장에서 설치한 철조망이 있다. 계속 철조망을 따라 진행한다. 철조망이 끝나는 부분에서 갈림길이 나오는데, 자칫 직진하기 쉬운 구간이다. 직진하면 약수터쪽으로 내려 가는 길이고 정맥길은 '우틀'해야 한다. 골프장 철조망을 따라 다시 계속 진행하는데 골프장에서 공치사하는 아부소리가 들려온다. "싸장님~ 나이스 샷!!"

봉우리가 아니라 등로가에 삼각점이 있는 곳을 지난다. 이곳은 정맥길을 골프장에서 철조망으로 막아 두었는데, 조금 진행하면 철조망을 뚫어 둔 곳이 나온다.

 


# 삼각점이 있는 무명봉.

 

 

 

# 골프장 그린이 보인다.

 

 

 

# 골프장에서 막아둔 철조망을 정맥꾼들이 뚫어 두었다.

 

 

 

표지기 하나 달아 뒷사람에게 알리고 철조망 뚫린 곳을 지나 계속 철조망을 따라 전진했다. 편안한 길을 계속 가다 보면 좌측으로 '농협대학 건물'이 나온다. 그 건물 우측 골프장 철망 사이에 보도블럭이 깔린 산책로를 따른다. 잠시 후 차들이 많이 주차되어 있는 고개에 내려서게 된다.

 


 

# 보도블럭이 깔린 산책로를 만난다.

 

 

 

# 농협대학.

 

 

 

# 농협대학과 서삼릉을 이어주는 고개.

 

 

 

이 고개에서 정맥길은 직진해야 하나 철조망에 막혀 있어 좌측으로 고개를 넘어 도로따라 계속 내려갔다. 도로 따라 내려가다가 '농협대학'을 지나고 '삼거리'가 나와 우측 '허브랜드'방향으로 방향을 잡았다. (13:25)

허브랜드에서 꽃향기 잠시 맡다가 도로따라 계속 진행하면 조그만 '낚시터'가 나온다. 계속 길따라 한참을 가면 '황토포크'란 식당이 있는 '삼거리 고개'가 나온다.

 


# 허브랜드.

 

 

 

# 양어장 낚시터. 음~ 낚시... 좋치!

 

 

 

# 한양CC의 페어웨이가 건너다보인다.

 

 

 

# 메꽃. 나팔꽃을 닮았지만 우리 토종 야생초이다. 우리가 더 많이 알고 있는 나팔꽃은 외국에서 들어온 외래원예종이다.

 

 

 

# 자귀나무. 새의 관처럼 화려하다.

 

 

 

황토포크 삼거리 고개에 서면 고개 우측 산으로 올라 가라고 표지기들이 달려있다. 이곳에서 그냥 도로따라 우측 서삼릉길로 가면 된다.

잠시 고민하다가 표지기 따라 산으로 올라가는데 곧 길이 사라져 버린다. 수풀을 헤치며 앞으로 어렵게 나아간다. 아래로 가면 마을 길과 만나고 곧 아까 황토포크에서 좌측 고개를 넘는 길과 만나 계속 가니 음식점들이 많은 수역이 마을을 지나 도로에 서게 된다.

외곽순환도로 아래 서삼릉길을 찾아야 하는데 엉뚱한 곳으로 나왔다. 도로에 서서 잠시 주변을 살피니 저 멀리 우측에 외곽순환도로가 도로 위를 가로 지르고 있다. 도로따라 그곳을 찾아 가는데 갓길이 없어 아주 위험하다. 뙤약볕 아래 헉헉대며 도로를 걸으면 잠시후 고속도로 아래를 지나고 '서삼릉길 입구'와 도로 건너 '석물가게'를 만난다.(14:20)

 

 


# 황토포크 앞 삼거리고개. 그냥 우측 길따라 가면 된다.

 

 

 

# 석물가게 옆 들머리.

 

 

 

석물가게 거북앞에서 잠시 한숨 돌리고, 임도를 따라 올라간다. 수렛길 수준의 임도를 따라 올라 가는데 갑자기 검은 개 두 마리가 냅다 덤벼 든다. 깜짝 놀라 스틱을 휘두르며 방어를 하는데 다행히 줄에 묶여 있는 놈들이다. 줄이 묶여 있기는 하지만, 아주 길게 되어 있어 통행인들에게 위협적이다.

놀랜 가슴을 진정하고 잠시 진행하면 '경의선 철길'이 나오고 철길 넘어 도로로 올라 가니 좌측 전방 고개 위에 우측으로 '탄약대대'가는 길이 나온다. 탄약대대 가는 길은 호젓한 포장도로다. 잠시 고개를 올라가자 시원한 나무 그늘이 있어 배낭 벗고 마음에 점 하나 찍었다.

 


# 경의선 철길을 건너 도로로 올라갔다.

 

 

 

# 좌측 고개 위에 탄약대대로 가는 샛길이 나온다.

 

 

 

마눌이 챙겨준 도시락으로 마음에 점 하나를 찍고 과일 먹고 쉬고 있는데, 봉고 차 한 대가 오더니 10여m 지나 나무그늘 아래 정차한다. 그러더니 조수석 쪽에 앉아 있던 사람의 머리가 운전석 쪽으로 넘어가 오르락내리락 한다. 오잉? 이게 뭐냐? 이 끈쩍한 느낌은... 이 사람들이 나를 못 봤나, 아님 나를 무시하나? 살금살금 다가가서 확 놀래켜 줄까 보다!

아침에 금방이라도 비를 쏟을 것 같던 하늘이 어느새 뙤약볕을 내려 쬐고 있어 밥 먹고 그늘아래 한숨 잘려고 했는데 틀렸구만...(15:00) 흔들리는 봉고차를 뒤로 하고 짐 챙겨 출발했다. 포장도로를 따라 길게 진행한다. 아스팔트에서 뜨거운 열기가 올라와 얼굴이 화끈화끈 하다.

20여 분 길게 진행하다 보면 '탄약대대 정문'이 나온다. 정문앞 바리케이트에 '고객감동'이란 문구가 적혀 있다. 군부대에도 경영 MIND가 도입되었나? 정문 우측에 헬기장이 있고 그 너머로 마루금이 이어진다.(15:20)

곧 바로 아래로 내려 가게 되는데 공을 많이 들인 묘지들이 길게 아래로 이어 나타난다. 마지막 묘지 좌측으로 나가면 숲을 벗어 나게 되고 '비닐하우스' 여러 채가 있다. 우측 철조망을 따라 가기 쉽게 되어 있지만 좌측 비닐하우스 사이로 가면 좌측 숲으로 올라 가는 '임도'가 나온다.

임도를 오르면 '작은 공원묘지'가 나오고 그 뒤로 군부대가 위치하고 있다. 정맥길은 우측으로 철조망을 따라 길게 이어진다. 새 철조망과 폐 철조망 사이로 가면 된다.

뙤약볕에 노출된 채 길게 오르자니 무척 덥고 힘들다. 오름 중간에 초소가 있고 초병 두 명이 있어 수고한다고 인사를 건네는데, 이넘들이 들은 척도 않는다. "네 이넘들! 내가 군생활할 때 태어나지도 않은 넘들이 어른이 인사를 하는데 무시하다니?" 지놈들 눈에는 팔자 좋게 산이나 다니는 사람으로 보이나 보다.

뙤약볕에 벌겋게 익으며 길게 올라 가면 '후문'이 나오고, 정맥길은 여기서 군부대와 헤어져 우측으로 길따라 내려가게 된다. 곧 차량통행이 많은 고개를 만나고 길 건너 모래보관함 옆으로 정맥길이 이어진다.(15:52)

 


# 군부대 정문 옆 헬기장 뒤로 정맥길이 이어진다.

 

 

 

# 군부대 후문에서 우측으로 넓은 길따라 내려간다.

 

 

 

# 2차선 고개와 만난다.

 

 

 

이 고개는 식사동과 사리현동을 잇는 고개다. 도로를 건너 잠시 오르자 묘지가 나오고 뒤쪽으로 올라 가 봉우리를 넘자 또 고개가 나온다. 좌측 고개 아래쪽으로 표지기가 달려 있다. 표지기를 따르자 임도와 만나고 바로 위에 '광목장' 정문이 나온다.

정문 좌측으로 '사격시 입산금지'란 팻말이 달려 있고 그 소로(小路)로 정맥은 이어진다. 잠시 오르면 숲 터널이 나타나고 그 너머로 현달산이 올려다 보인다.

넓은 임도를 따라 올라가자 무덤이 없이 비석만 세워 둔 '망향석'이 있다. 이북을 고향으로 둔 사람들이 이곳에서 조상님들께 제사를 올리나 보다. 조상님 산소가 이북에 있으니 이곳엔 봉분은 없고 비석만 모신 것이다. 가슴 아픈 현장이다.

이 분들의 슬픈 사연을 아는지 비석 앞엔 귀한 타래난초가 피어 있다. 대간 정맥길에서 처음 만나는 타래난초다. 한참을 난초 감상을 하다가 한차례 깅낑 대며 위로 올라 가면 '헬기장'이 나온다. 군 교통호를 따라 위로 조금 더 오르면 '현달산'이 있다.(16:32)

 


# 광목장 정문.

 

 

 

# 정문 좌측에 현달산으로 올라가는 소로가 있다.

 

 

 

# 시원한 숲터널을 지나면,

 

 

 

# 광목장이 나오고 현달산이 올려다 보인다.

 

 

 

# 숲터널을 돌아 본다.

 

 

 

# 강릉 김씨 지산군파 망향비.

 

 

 

# 타래난초.

 

 

 

# 이 귀한 놈을 만나다니...

 

 

 

# 현달산 정상.

 

 

 

# 고양 성석동 일대가 조망된다.

 

 

 

현달산은 옛날 중국 뙤놈의 왕(지들은 천자라고 부르는)이 세수하는 세숫대야에 비친 산을 찾아 조선땅 일산까지 사람을 보내 찾은 산이라 해서 얻은 이름이란다. 138.7m의 나지막한 산이 중국까지 정기를 보냈다는 대단한 전설이다.

한자로는 '見達山'이라고 적는다. 그래서 견달산으로 많이 오기(誤記)되나 보다. '見'자는 '볼 견'이 대표 음훈이지만 '뵈올 현', '나타날 현'으로도 쓰인다. 그래서 '견달산'이 아니라 '현달산'으로 읽어야 한다. 고양시청 홈페이지에도 견달산으로 적혀 있다. 높이도 132m로 잘못 적혀 있다. 수정이 필요하다.

현달산 정상엔 삼각점이 두 개나 박혀 있다. 잠시 경치 구경하다가 '정상을 도로 내려와' '내리는 방향에서 우측'으로 내려갔다. 정상에서 직진하면 길이 없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빠르게 내려가면 '문봉동재'에 도달한다.

 



# 문봉동재.

 

 

 

# 직진하여 동국대 병원 방향으로 가야 한다.

 

 

 

(문봉동,식사동/동국대병원)이라 적힌 교통 표지판이 있고 직진하여 동국대 병원 방향으로 가야 한다. '타워골프연습장'을 지나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길게 진행한다. 대형 차량의 통행이 아주 많은데 갓길이 없어 대형 덤프트럭들이 칠듯이 가깝게 스쳐 지나간다. 아주 위험하다. 바짝 긴장해서 진행해야 한다.

대형트럭들이 줄줄이 지나가는데 흙먼지가 자욱해서 숨쉬기가 어렵다. 뙤약볕에 노출되어 헉헉대며 위험한 포장도로를 목숨의 위협을 느끼며 걸어야 했다. 한북 전체 구간 중 가장 위험하고 더러운 구간이다.

그런데 이 길, 아주 길게 이어진다. 언제 끝날려나? 코를 감싸고 계속 헉헉대며 진행하다 보니 '인선 ENT'라는 폐기물 처리회사를 지나고
계속 한참을 가서야 '예빛교회'를 만난다.(17:10)

 

 


# 대형트럭의 통행이 빈번하고 갓길이 없어 아주 위험하다.

 

 

 

# 엄청나게 고생한 후에야 예빛교회를 만난다.

 

 

 

정맥길은 예빛교회 앞에서 우측 산길로 꺾어 들어간니다. 아이구야~ 이제 살 것 같구나! 비포장 임도를 따라 길게 아래로 내려 가는데, 길가 곳곳에 쓰레기들이 산을 이루고 있다. 양심 상실한 사람들이 돈 몇 푼 아끼자고 내다 버린 것이다. 에라이~ **@@##$$ 한 넘들아!!!

한참만에 '사거리'에 도착했다. 전방엔 군부대 철망과 초소가 있다. 우측으로 내려 가는 길에 표지기들이 많이 달려 있는데, 마루금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군부대 철조망쪽으로 표지기를 달아 두었다. 굳이 그 길로 가 봐야 군부대 때문에 정확한 마루금을 밟을 수도 없는데 고집은...

우측으로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곧 마을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마을 길 따라 좌측으로 가다보면 군부대 '북쪽 출입문'을 지나게 된다.

 


# 임도 중간중간에 몰래 내다 버린 쓰레기들이 쌓여 있다.

 

 

 

# 갈림길을 만나 우측으로 내려 간다.

 

 

 

# 마을을 만난다. 전방에 고봉산이 올려다 보인다.

 

 

 

# 패랭이꽃. 석죽이라고도 한다.

 

 

 

# 강렬한 향기의 솔나물 군락.

 

 

 

군부대 문을 지나 마을길 따라 길게 진행했다. 중소 공장들과 한우를 기르는 농장들이 길게 이어진다. 계속 길게 진행하면 음식점들이 많이 있는 '성동고개'에 이르게 된다.(17:50)

 



# 성동고개.

 

  

편도 1차선 도로인데 의외로 차량 통행이 잦다. 외식하러 오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고개 위에서 우측으로 고봉산 망경사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계속 진행해서 고봉산을 넘고 중산고개에서 마칠려고 했는데, 둘째형네에서 연락이 와서 같이 저녁식사를 하잔다. "알았수, 내 금방 가리다!"
 

(17:50) 흙먼지 털어내고 산행을 종료했다. 이제 한북정맥도 한 구간 남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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