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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북정맥]열두번째(솔고개~숫돌고개)-비오는 날의 산책! 본문

1대간 9정맥/한북정맥 종주기

[한북정맥]열두번째(솔고개~숫돌고개)-비오는 날의 산책!

강/사/랑 2007. 8. 4. 16:10
 [한북정맥]열두번째(솔고개~숫돌고개)

 
한때 홀로 산꾼들의 모임에는 백두대간(白頭大幹)을 종주하는 '대간꾼'들이 주류(主流)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세월 흐르니 흐름도 바뀐다. 그 많던 대간꾼들이 작년 가을을 기점으로 하나 둘 모두 대간 졸업을 해버린 것이다.


대간 졸업하면 정맥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하여 졸업생 모두 정맥(正脈)이나 명산(名山)으로 발길을 돌리고 이제는 또 새로운 산꾼들이 새로운 땀방울로 대간길을 적시고 있다.


세상사 원래 그렇다. 장강(長江)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 내는 법이고 해마다 같은 꽃 피어도 그 꽃 바라보는 사람은 다른 법이다.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이고 "연년세세화상사 세세년년인부동(年年歲歲花相似 歲歲年年人不同)"인 것이다.


백두대간에도 세대교체(世代交替)는 일어난다.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한데 산꾼만 새로운 인물로 교체되었다. 그중에 작년 겨울 지리산 눈밭을 헤매며 대간길에 첫발을 내디뎠던 새내기 대간꾼 한 무리가 있다. 첫출발부터 지리산 눈밭에서 우여곡절 많더니 시간 흘러 어느새 죽령까지 대간을 더듬어 올린 모양이다. 그 기념으로 소백산에서 번개 산행을 한다는 전언(傳言)이다.

간만에 백두대간의 정기(精氣)를 듬뿍 마셔보자 싶어 같이 동참한다고 기별을 했는데, 일기예보에서는 당일 전국이 장맛비에 흠뻑 젖을 거라고 예보한다. 결국, 날씨 도와주지 않아 소백은 물 건너 가고 산 못간 산꾼들이 분당에 모여 매운 꼼장어 파티를 열었다.


2차로 라이브 카페에 가서 통기타 소리에 맞춘 옛노래를 같이 불렀더니 그 흥취(興趣)도 가히 산길 걷는 맛에 견줄만 하였다. 창밖엔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고 노랫소리는 구성졌다. 그 밤이 꽤 길었다.

 

그리하여 정상적인 정맥길 출정(出征)은 난망한 일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비 내리고 숙취까지 있으니 산길 나서기 어려운 탓이다. 그래도 매주말 산길 걷던 사람이 비온다 마냥 쉴수야 있나? 어쩌나? 어쩌나? 마음은 고민하고 있는데 손은 이미 등짐 꾸리고 있다. 그것이 산꾼의 본능인 모양이다.


한북정맥 열두 번째 길은 그런저런 이야기가 깔린 산행이다.

 

 


비오는 날의 산책!!


구간 : 한북정맥 제 12구간(솔고개~숫돌고개)
거리 : 구간거리(9.7 km), 누적거리(151.8 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07년 6월 24일, 해의 날
세부내용 :

솔고개(13:00) ~ 마을길 ~ 폐건물 ~ 갈림길 ~ 군부대 철조망 ~ 벙커 무명봉(13:40) ~ 청룡사고개 ~ 임도 ~ 무명봉 ~ 임도 ~ 노고산/군부대정문(14:55) ~ 헬기장(15:00)/점심 후 15:30  出 ~ 헬기장2 ~ 헬기장3 ~ 돌탑 무명봉 ~ 전망대 ~ 공터 갈림길 ~ 흥국사 갈림길 ~ 송전탑 ~ 182봉 ~ 돌탑 고개 ~ 193봉(옥녀봉) ~ 헬기장(17:00) ~ 349번 도로(17:12) ~ 녹미원 조경 ~ 정자 ~ 배방고개 ~ 족구장 ~ 숫돌고개(18:20).

총 소요시간 5시간 20분. 만보계 기준 13,900보.


6월 24일 해의 날. 간밤의 가무음곡(歌舞音曲)으로 피곤하여 느지막히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창밖을 살피니 하늘이 잔뜩 흐릴 뿐 비는 내리지 않는다. 컴퓨터 켜서 날씨 확인하니 오전 비올 확률 60%, 오후 30%다.

씻고 산행 준비를 하는데 하늘이 금세 캄캄해진다. 소파에 누워 리모컨 들고 대한민국 가장(家長)들의 일요일 평균자세로 누워 있다가 좀이 쑤셔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 났다.

일단 솔고개까지 가 보기나 하자, 비 오면 돌아 오고...

 


노고산/老姑山

노고산은 양주군 장흥면에 있는 높은 산의 이름으로 옛부터 노고산 정상에 송장을 묻으면 비가 온다고 한다. 이곳 노고산이 명당이라고 소문이 나 사람들이 시체를 몰래 묻는데 가물 때면 마을 사람들이 몰래 묻은 시체를 찾으러 삽이며 곡괭이를 들고 산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본래 노고산과 관악산이 남내산이라 한다. 노고산과 관악산이 태초에 하늘 위에서부터 땅으로 같이 내려왔는데 원래 노고산이 있어야 할 자리가 지금의 관악산인데 관악산이 먼저 자리를 잡아 노고산이 노했다 하여 노고산이라 부른다.

매너미(매내미)고개

구파발에서 일영, 장흥방향으로 이어진 349번 국도에 있는 고개의 이름으로 크게 작은 매너미, 큰 매너미 고개로 나누어 진다.매너미의 유래를 보면 조선조에 임금이 승하하자 명지관이 이곳 오금리에 왕능터를 잡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왕능터가 물도 없고, 터도 좁아 당시 오금리에 거주하던 강씨의 묘자리와 바꾸기로 하였다고 한다. 그 당시 강씨의 묘자리는 지금의 서오능 창능인데 묘소를 바꾸는 대가로 매를 날려 매가 앉는 곳까지 땅을 주기로 했다고 한다. 그후 매봉재에서 매을 날리니 매가 지금의 새말있는 곳에 앉자 약속대로 그 만큼이 강씨의 소유가 되었다고 한다. 이 지명 매너미는 매가 넘어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또 이와는 이야기가 조금 다른 유래가 2개 더 있는데 그 하나는 조선시대 한 장군이 전쟁에서 나라를 구하고 큰 공을 세웠다. 왕이 이에 대한 보답으로 토지를 하사하기 위해 한 마리의 매를 날려 그 날아간 곳 최대거리 까지의 지역을 토지로 주겠다 하여 처음 매를 날린 곳이 지금의 매내미고개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조선시대 서오능을 왕능터로 잡을 때 나라에서 지관을 통해 능터를 잡으려 했으나 마땅한 곳이 없자 매가 날아가 앉는 자리를 잡기로 했는데, 그곳이 지금의 매나미 고개를 중심으로 한 오금리 지역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살펴보아도 지역이 왕능터로는 워낙 좁고 편협되어 터를 잡지 아니하고,  현재의 용두리 서오능으로 왕능터를 그대로 사용했다고 한다.

배방고개
 

 

오금리에서 삼송리로 넘어가는 고개의 이름으로 고개를 넘으면 삼송초등학교 앞 통일로와 만난다. 고개는 새마을 위쪽에 위치해 있는데, 옛날엔 고개의 출입지역이 좁아 절을 하듯 머리를 숙이고 이 고개를 넘었다 하여 배방고개라 부른다

숫돌고개

현재 1번 국도인 통일로가 지나는 곳으로 오금리와 삼송리가 경계되는 지역에 있어 고개를 넘으면 삼송리가 된다. 숫돌고개에는 탱크방어벽과 군부대가 있다. 다른 이름으로 열두굽이고개라고도 하는데 이지명은 길이 넓어지기 이전에 고개에 열두굽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숫돌고개의 지 명유래는 임진왜란 때 명나라 이여송 장군이 이끄는 부대가 삼송리 쪽에서 왜군 부대와 대치할 때 이 고개 꼭대기에 있던 바위에다 칼을 갈았다 하여 생긴 이름이라 한다. 옛날에는 '숫돌고개' 또는 '여석현(礪石峴)'이라고 부르기도 하였으나 지금은 숫돌고개로만 통용 되고 있다. 이곳 전쟁을 승리로 이끈 아군은 이를 가리기 위해 숫돌고개 부근에 커다란 기념비석을 세웠는데 지금의 군부대가 들어서는 바람에 없어졌다고 한다. 현지 이곳에는 산등성이에 돌을 쌓은 작은 산성이 길게 이어져 있는데 많은 부분이 쓰러져 있어 정확한 규모나 형태는 알 수 없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한북정맥 제12구간 솔고개~숫돌고개 개념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외곽순환도로 타고 일산 방향으로 달리는데 기어이 빗방울이 떨어진다. 이거 오늘 잘못하면 드라이브만 하겠는데?? 다행히 솔고개에 도착하니 비는 그치고 잔뜩 흐리기만 하다.

솔고개에서 주차자리 찾아 고개를 이리 저리 넘나들다가 군부대 정문 한 켠 갓길에 주차하고 마을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올라 갔다.(13:00). 입구에 바로 '화랑애견학교'가 나온다. 마을길을 따라 5분여 올라 가면 '폐가옥'이 나오는데, 좌측 전봇대에 표지기가 매달려 있다.

 

 


# 비소식이 있지만 집에서 창밖으로 바라본 의왕 모락산엔 구름만 잔뜩 끼어 있다.

 

 

 

# 솔고개. 군부대와 화랑애견학교 사이의 마을길로 올라 간다.

 

 

 

# 폐건물과 전봇대가 진입 포스트이다.

 

 

 

# 지난 구간의 도봉산과 상장봉이 건너다 보인다.

 

 

 

# 산으로 올라가는 소로엔 잡풀이 키높이로 자라 통행불가다.

  

 

  

전봇대 좌측의 소롯길로 올라 가야 하지만, 잡풀이 키높이로 자라 통행을 할 수 없다. 결국 좌측 절개지 상단으로 비스듬히 올라갔다. 수풀을 헤치고 위로 낑낑 올라 가니 철조망이 나타나고 숲 입구에 표지기들이 매달려 있다. 전날 내린 비때문에 숲속은 어둡고 축축하다. 철 만난 모기떼들만 무더기로 덤벼들며 극성을 부린다.

한차례 밀어 올려 능선 안부에 이르면 '갈림길'이 있어 잠시 헷갈리는데, 전방에 군부대 철조망이 가로막고 있어 우측 위로 냅다 밀어 올려야 한다. 철조망을 따라 길게 위로 올라갔다. 습도가 높고 끈적하게 무더워 금세 온몸이 땀에 젖는다.

(13:40) 벙커가 있는 무명봉에 올라 섰다. 고도계에 440이 찍히는데 영점 조정이 되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다.

 



# 한차례 세게 밀어 올린 후 철조망을 만나 올라 간다.

 

 

 

#  벙커가 있는 무명봉.

 

 

 

#  노고산은 무명봉 하나 너머에 보인다.

 

 

 

#  밤꽃냄새가 강렬합니다.

 

 

 

#  오늘 구간의 대세는 큰까치수영이다.

 

 

 

#  때죽나무.

 

 

 

#  털중나리 자매.

 

 

 

#  산벚나무가 열매를 맺었다.

 

 

 

#  보랏빛 엉겅퀴.

 

 

 

#  산부추.

 

 

 

#  조록싸리.

 

 

 

야생화 사진 찍어 가며 철조망을 따라 길게 내려갔다. 그러면 시멘트 도로가 있는 '청룡사 고개'가 나온다. 좌측으론 군부대로 들어가고 우측으론 청룡사 가는 길이니다. 청룡사는 군부대에 소속된 사찰인 듯하다.

철조망을 따라 위로 계속 올라 갔다. 그러다 철조망과 헤어져 우측 임도를 따르게 표지기가 매달려 있다. 곧바로 철조망 따라 올라 가도 될 것 같은데??

일단 임도 따라 가보니 능선 마루금과 만나더니 좌측으로 꺾어 올라 철조망과 다시 만난다. 결국 철조망을 따라 계속 올라 가면 되는 곳이다. 좀 전에 첫 번째 무명봉에서 보았던 '노고산 전 무명봉'이다.(14:20) 고도계엔 495가 찍힌다. 역시 정확성이 떨어지는 고도이다.

 



# 철조망을 따라 내려가면 시멘트도로와 만난다. 좌측으론 솔고개에 있는 군부대로 내려 가는 길이다.

 

 

 

# 청룡사란 팻말이 서 있다. 한남정맥 해병부대 있는 곳에도 청룡사란 절이 있다.

 

 

 

무명봉을 내려서서 철조망을 따라 아래로 내리다가 안부에 이르러 철조망과 헤어져 직진한다. 숲을 벗어나 '비포장 임도'를 만나고 임도를 따라 길게 올라갔다. 마치 한북 첫 구간의 광덕산 오르는 임도와 비슷한 분위기다.

뙤약볕 아래라면 임도따라 걷기가 힘들겠다. 하지만 오늘도 습도 때문에 무더워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르게 된다. 계속 길게 오르다 보면 9부능선 쯤에서 좌측 숲속으로 들어 가라고 표지기들이 매달려 있다.

교통호를 따라 가라고 하는 것 같지만 수플이 우거져서 진행하기가 어렵겠다. 표지기 무시하고 그냥 도로따라 위로 올라 가면 '노고산 정상의 군부대 정문'이 나온다.(14:55)

 


# 광덕산 임도같은 분위기의 임도를 따라 위로 오른다.

 

 

 

#  임도 좌측엔 삼각산이 우뚝 서 있다.

 

    

 

#  좌측 숲속의 교통호를 따르라고 표지기들이 매달려 있지만 길 따라 가면 된다.

 

  

군부대 정문에서 철조망을 따라 좌측으로 진행했다. 커다란 진돗개 한마리가 컹컹 짖는다. 곧 후문 초소가 나오고 좌측능선으로 내려가면 넓은 '헬기장'이 나온다.(15:00)

 


# 군부대 후문 아래의 헬기장.

 

 

 

# 조망이 훌륭해 북한산이 한눈에 들어 온다.

 

 

 

# 노고산 정상을 점령한 군부대.

 

 

 

헬기장에 서면 사방 조망이 아주 훌륭하다. 오늘 산행의 백미(白眉)이랄 수 있다. 이런 조망 만으로도 오늘 산행의 가치가 충분하다. 좌측 전방으로는 북한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건너다 보인다. 참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아름다운 산이다.

헬기장에 배낭 벗고 늦은 점심을 먹었다. 바람이 시원해 곧 땀도 식엇다. 점심식사하고 한참을 경치 구경하다가 13:30에 출발했다.

곧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가 안부에 이르고 다시 위로 잠시 올라 무명봉 하나를 오른다. '삼하리 가는 이정목'이 서 있다. 바로 뒤에 '헬기장'이 있어 멀리 한강이 조망되지만 개스탓에 희미하게 보일 뿐이다.

길게 고도를 낮춰가며 진행하다 보면 하얀 로프로 펜스를 해둔 함몰지가 나오고 급하게 내리다가 안부에서 잠시 오르니 '3번 헬기장'이 나온다. 역시 이정목이 서 있고 지나온 정맥길이 조망된다.(15:55)

 


# 이런 형태의 이정목이 계속 나온다.
 

 

 

 

# 헬기장에 서면 멀리 서해로 흘러 드는 한강이 조망된다.

 

 

 

# 3번 헬기장.

 

 

 

# 노고산이 올려다 보인다.

 

  

아래로 내려간다. 길고 편하게 고도를 낮춘다. 그러다 잠시 위로 오르면 '돌탑이 있는 무명봉'이 나오고, 바로 너머에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서면 좌측으로 툭 트인 조망을 보여 주는데, 삼각산의 옆 모습을 온전히 볼 수 있다.

 


# 삼각산이 건너다 보이는 전망대.

 

 

 

다시 아래로 떨어져 내려 길게 가다 보면 '공터 갈림길'이 나온다. "<- 효자동/금바위 저수지 ->" 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양방향 모두에 표지기가 달려 있다. 그러나 정작 정맥길은 좌도 우도 아니고 직진하여 내려가는 '삼막골'방향이다. 누군가 이정목에 친절하게도 펜으로 적어 두었다.

잠시 떨어져 내렸다가 다시 '갈림길'을 만난다. '좌측길'로 계속 내리다가 작은 봉우리 하나를 오르면 '흥국사 갈림길'이 있다.

직진하여 '사격장' 방향으로 계속 진행하였다. 작은 철조망이 있는 '절골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하여 가면 다시 '갈림길'이 나오고 역시 직진하면, '송전탑이 있는 갈림길'에 선다. 이곳에서 역시 '직진'하는데 '182고지' 방향이다.(16:30)

 

 


# 공터 갈림길. 양 방향 모두에 표지기 있으나 직진해야 한다.

 

 

 

# 누군가 직진 방향에 펜으로 친절하게 적어 두었다.

 

 

 

# 182고지 방향으로 직진해야 한다.

 

 

 

한차례 위로 밀어 올리면 '182 고지'가 나온다. 정상엔 삼각점과 군 안내판이 서 있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급하게 떨어져 내린다. 경사가 가팔라서 스틱에 의지해야 했다.

잠시후 '돌탑이 있는 고개'에 내려 서게 되고, 안내판이 서 있는데 전방의 '193봉'을 '옥녀봉'이라고 적어 두었다. 한차례 위로 찐하게 밀어 올리면 군부대가 있는 '193봉'에 오르게 된다.(16:48)

이 봉우리를 진혁진님의 개념도에는 '204.6봉'이라고 적어 두었고 현지에서는 '옥녀봉'이라고 적어 두었다. 근무중인 초병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조용히 아래로 내려갔다. 철조망을 따라 급하게 떨어져 내리는 길이다.

안부에 이르자 '넓은 공터가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하여 무명봉 하나를 넘어야 한다. 낑낑 소리내며 위로 오르는데 이름도 없는 봉우리지만 정맥길 자격이 충분하다. 정상엔 헬기장이 있다. 고도계에 175m가 찍힌다.(17:00)

그런데 이곳에서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무밑에서 잠시 기다리며 비를 피하였다. 하지만, 금방 그칠 비가 아니다. 얼른 판초우의 꺼내 입고 다시 진행했다. 가파른 하산길을 조심스레 내려 가다보면 차량통행이 아주 많고 절개지가 높아 위험해 보이는 '349번 도로'에 내려 서게 된다. 구파발에서 장흥으로 넘어가는 '매내미고개'다.(17:12)

 


# 삼각점이 있는 182봉.

 

 

 

# 돌탑이 있는 고개.

 

 

 

# 175가 찍히는 무명봉 헬기장에서 비를 만났다.

 

 

 

# 절개지가 아주 높은 349번 지방도.

 

 

 

차량 통행이 뜸할 때를 이용해 도로를 건넜다.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자주 등장하는 무한대 기호 모양의 조형물 앞에 섰다. 잠시 한숨 돌리며 이곳에서 멈출까 더 가 볼까 고민하다가 비가 걷기 힘들 정도로 많이 내리지는 않고 숫돌고개까지는 편한 임도길이라 일단 숫돌고개까지는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길가의 조형물과 조각공원의 조각품들 구경하다가 들머리를 찾지 못해 잠시 헤매게 된다. 녹미원을 찾아야 하는데 얼른 눈에 안띄고 비 때문에 다니는 사람이 없어 물어볼 수도 없다.

엉뚱한 조각공원에서 헤매다가 도로 349번 도로로 올라가 건너편 산줄기와 이어지는 절개지쪽으로 내려가니 도로 우측에 '녹미원 간판'이 보인다. 녹미원 조경 안으로 들어가 산으로 올라서니 2.8km 짜리 산책로 수준의 넓은 임도가 나온다. 이곳에서부터 장명산까지는 산악자전거로 가면 쉽게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진행하는데 걸리적 거리는 것이 없어 그런대로 갈만하였다. 중간중간 쉼터와 체육시설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중간의 정자에서 간식먹으며 휴식을 하는데 운동하러 나온 사람이 비를 맞으며 지나간다.

길게 계속 진행하다 보면 나름 전망대라고 조성해 둔 정자가 나오고, 정자에 서면 지축 차량기지 주변이 조망된다. 정자에서 우측으로 떨어져 내리면 차량통행이 있는 '배방고개'에 내려선다.(18:06)

 

 


# 매내미고개의 조형물.

 

 

 

# 널널한 임도길. 비가 와도 걸을만 하다.

 

 

 

# 전망을 위해 만든 정자.

 

 

 

# 배방고개.

 

 

 

배방고개는 좁아서 고개를 숙여 지나가야 해 얻은 이름이라는데, 오늘날은 차량이 지나 다닐 정도의 포장된 고갯길이다. 선답자의 산행기에는 이곳을 '배반고개'로 적어 두어서 누가 배신을 한 곳인가 추측했었다. 아마 선답자가 착각을 한 모양이다.

고개를 가로 질러 숲으로 들어갔다. 한차례 올라 봉우리 하나를 넘자 다시 작은 고개가 나오고 '민가와 족구장'이 있다. 족구장 너머 오솔길로 잠시 가자 1번 국도가 지나는 '숫돌고개'에 내려 서게 된다.(18:20)

 



# 참이슬 술병 흉내내기.

 

 

 

# 군부대가 있는 숫돌고개.

 

 

 

숫돌고개에 내려서 우의 벗고 오늘 산행을 마감했다. 버스 정류소를 찾아 고개를 내려 가는데 마침 택시 하나가 오길래 타고 솔고개로 돌아가 차량 회수했다.

반 동가리 산행이기는 했지만 일요일 하루 한북능선에서 땀 한번 쫙 흘렸더니 기분이 정말 좋다. 간밤의 모임에서 한북은 도봉까지만 의미가 있고 그 너머는 별볼일 없으니 그만 해도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막상 걸어보니 이곳도 나름 한북정맥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였다. 특히 노고산은 정맥길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산이었다. 생략할 곳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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