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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북정맥]열한번째(울대고개~솔고개)-우이령엔 경공술이 필요해! 본문

1대간 9정맥/한북정맥 종주기

[한북정맥]열한번째(울대고개~솔고개)-우이령엔 경공술이 필요해!

강/사/랑 2007. 7. 26. 16:14
 [한북정맥]열한번째(울대고개~솔고개)


  
고교 1, 2학년 시절. 강/사/랑은 '무협지(武俠誌)'에 미쳐 있었다. 당시 무협지는 만화대본소에서 빌려 봐야 했는데, 얼마나 열심히 봤던지 나중엔 만화방에 가도 더 이상 안 본 것이 없을 정도였다.

무협지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끝도 없이 끌어들이는 마력(魔力)을 지니고 있다. 한 번 손에 잡았다 하면 무조건 끝까지 한 번에 읽어 내야 한다. 그러자니 날밤을 하얗게 새기가 일쑤였다. 아마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했으면 사법고시 합격도 너끈히 했을 것이다.

우리가 학교 다니던 시절은 일제 교육정책의 잔재와 군대 문화가 뒤범벅된 시대였다. 통제와 규율은 교육의 다른 이름이었다. 하나의 작은 병영(兵營)이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두발 검사, 가방 검사 등 조사와 검열은 일상이었고 체벌이나 처벌이 그 뒤를 따랐다. 그때는 그것이 교육을 위해 당연한 것으로 모두 알고 있었다.


한 번은 선생님들이 담배 피는 학생을 잡아내기 위해 불시에 가방검사를 했다. 내 가방 속에서는 교과서 대신 무협지들이 쏟아져 나왔다. 마침 우리 반은 국어 선생님이 담당하여 검열했다. 우리 학교는 학생도 선생님도 개성이 강한 곳이었고 다들 자부심 강한 동네였는데, 그분은 자그만하시고 큰 존재감 없이 조용하셨던 분이었다.


교과서는 없고 무협지만 가득하니 기가 막혔을 것이다. 선생님께서는 내 가방 속 내용물을 보더니 어이 없다는 표정으로 내 머리를 한 대 쥐어박았다. 나는 한차례 큰 체벌이나 처벌을 각오했다. 하지만 그 국어선생님은 그러지 않았다. "공부를 그렇게 해라, 이 녀석아! 근데 사실은 나도 무협지 엄청 좋아한다. 하하하~" 웃으며 그냥 교실 밖으로 나가시는 것이었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이후 그 선생님과 꽤 가깝게 지냈고 이런저런 상담도 많이 했었다.

지금도 기억난다. 피비린내 나는 강호(江湖)의 혈겁(血怯)을 삼척장검(三尺長劍) 비껴 맨 싸나이가 절세의 무공으로 일거에 평정하곤 바람처럼 홀연히 사라지는 모습이...

우리나라에 최초로 무협지가 등장한 것은 1961년 경향신문에 위지문(尉遲文)의 '정협지(情俠誌)'가 연재되면서 부터다. 정협지는 위지문의 '검해고홍(劍海孤鴻)'이란 무협소설을 '김광주'란 작가가 번안하여 소개한 것이다.

 

김광주 작가는 요즘 우리나라 소설계 최고의 블루칩이랄 수 있는 '칼의 노래'의 작가 김훈의 아버지다. 김훈 작가는 학창시절 아버지 김광주 작가의 무협지 번안작업을 옆에서 도우며 글쓰기의 기초를 다졌다 한다. 대한민국 최고 소설가의 문학 수업이 아버지의 무협지 대필이었다는 것이 무협지란 장르가 그냥 오락거리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 준다.

우리나라 무협지 초창기의 대표적 인기 작가는 '와룡생(臥龍生)'이다. 그는 내 고교 시절의 우상 중 하나였다. 그의 대표작 '군협지(群俠誌)'엔 또 얼마나 열광했던지... 그리고 80년대에 홀연히 등장한 '김용(金庸)'. 영웅문, 녹정기, 의천도룡기 등등...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 밤들을 잠 못들게 만들었던가?

그런데 요즘 내가 다시 무협지에 빠져서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있다. 나는 요즘 학생 신분으로 다시 돌아가 MBA과정을 밟고 있다. 그곳에서 교수님 한 분이 경제학을 설명하면서 무협지 용어들을 예로 들면서 수업을 진행하였다. 이 분도 자신의 최고 독서목록은 무협지라 하였다. 아, 이 교수님이 느닷없이 30년을 잠자고 있던 나의 강호( 江湖)에 대한 열망을 깨우고야 말았다. 고교 졸업 후 까맣게 잊고 있었던 봉인된 강호의 열정에 불씨를 던진 것이다.

요즘 인터넷엔 텍스트 파일 형태로 된 무협지가 공짜로 널려 있다. 이 넘들을 다운받아 또다시 하얗게 밤을 지새우며 강호무림(江湖武林) 속을 누비고 있다. 순식간에 100여권 이상을 읽었나 보다.

강/사/랑은 오늘밤도 소오강호(笑傲江湖) 노래를 흥얼거리며 한 자루의 녹슨 검을 지팡이 삼아 노을 진 강호(江湖)로 표표히 답설무흔(踏雪無痕)의 경공을 펼쳐 날아 든다. 드디어 강호에 피바람이 불려나 보다.

아, 잠을 자야 하는데... 잠을 자야...

 

 


우이령(牛耳嶺)엔 경공술이 필요해!!


구간 : 한북정맥 제 11구간(울대고개~솔고개)
거리 : 구간거리(12.3 km), 누적거리(142.1 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07년 6월 17일, 해의 날
세부내용 :


울대고개(09:20) ~ 전망대/36번 송전탑 ~ 무명봉(화생방 종) ~ 무명봉(벙커) ~ 사패산갈림길 ~ 사패산(10:50) ~ 안부갈림길1,2,3 ~ 전망대 ~ 649봉/포대능선 입구(12:25) ~ 헬기장/점심식사 후13:40 出 ~ 포대진지(13:50) ~ Y계곡 ~ 신선대 전 너럭바위 ~ 신선대(14:40) ~ 나무계단 ~ 여성봉/오봉 갈림길 ~ 나무계단 ~ 545봉(16:25) ~ 3차례 알바 ~ 정맥 복귀 ~ 우이령 ~ 전망대(18:15) ~ 상장능선(18:32) ~ 암봉 ~ 전망대(19:00) ~ 상장2봉 우회 ~ 상장봉 우회 ~ 타이어봉 ~ 솔고개(20:15).

총 소요시간 10시간 55분.  
만보계 기준 29,100보.

 

6월 17일 해의 날. 한북 도봉산 구간을 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간밤에도 무협소설 읽느라 잠을 채 두어 시간도 못 잤다. 오늘 구간은 거리도 멀고 오르내림도 심한 편인데 걱정이다.

오늘 구간은 임호빈님과 같이 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 그동안 대간길 서른 아홉 번 길 나서면서 해리님 내외와 졸업 말년에 두어 차례 같이 동반 산행한 것과,
한북 7개월 만에 다시 재개하면서 마눌과 같이 한 차례 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간, 한남, 한북 모두 홀로 산길을 걸었다. 물론 대간은 마눌과 같이 전 구간을 마쳤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 내가 도봉산 들어간다는 소식을 듣고는 임호빈님이 같이 동행하자고 연락을 해 왔다. 호빈님과는 작년 3월 엄청 추웠던 날, 한남정맥 첫 구간 문수산 내리막에서 첫 만남을 가졌었다. 나나 호빈님이나 둘 다 그날이 한남 입학식 날이었고 서로 방향만 상행과 하행으로 달랐다. 평소 온 라인 상으로만 접하다가 한남정맥을 둘이 동시에 입학하고, 그 날 우연히 산길에서 만났으니
그 인연이 남다르다 하겠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건강 때문에 혹시나 싶어 최대한 천천히 산길을 걷는데, 보조 맞추기가 어렵지 않겠냐 했더니 걱정말고 같이 가잔다.

"좋소, 동지! 같이 산길 한번 걸어 봅시다!!"


 

사패산/賜牌山

높이는 552m이다. 북한산국립공원의 북쪽 끝에 있는 산으로, 동쪽으로 수락산, 서남쪽으로 도봉산을 끼고 있다. 도봉산과는 포대능선으로 연결되어 있고 사이에 회룡골계곡이 있다. 의정부시 서쪽에 있으며, 양주시 장흥면에 있는 4km 길이의 송추계곡은 북한산국립공원 송추지구로 지정되어 관리된다. 사패산이란 이름은 조선시대 선조의 6째 딸인 정휘옹주가 유정량(柳廷亮)에게 시집갈 때 선조가 하사한 산이라고 하여 붙은 것이다. 한동안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어 일반인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도봉산이나 북한산의 유명세에 가린 덕분에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다. 숲이 울창하고 계곡에 물이 풍부하고 깨끗하여 가족단위 휴양지로 인기 높다. 암봉이지만 도봉산의 날카로운 암봉과는 대조적으로 정상은 넓은 암장으로 되어 있고  거대한 제단 모양을 이룬다.

도봉산/道峰山

높이는 739.5m이며, 주봉(主峰)은 자운봉이다. 북한산(北漢山)과 함께 북한산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으며, 서울 북단에 위치한다. 우이령(牛耳嶺:일명 바위고개)을 경계로 북한산과 나란히 솟아 있으며, 북으로 사패산이 연이어 있다. 면적이 24㎢로 북한산의 55㎢에 비해 등산로가 더 조밀하며, 산 전체가 큰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자운봉·만장봉·선인봉·주봉·우이암과 서쪽으로 5개의 암봉이 나란히 줄지어 서 있는 오봉 등 각 봉우리는 기복과 굴곡이 다양하여 절경을 이루는데, 선인봉은 암벽 등반코스로 유명하다. 산중에는 인근 60여 개 사찰 중 제일 오래된 건축물인 천축사(天竺寺)를 비롯하여 망월사(望月寺)·쌍룡사(雙龍寺)·회룡사(回龍寺) 등의 명찰이 많아 연중 참례객이 찾는다.특히 동쪽으로 서울과 의정부 간의 국도, 서쪽으로 구파발(舊把撥)과 송추(松湫)의 간선국도가 통하여 교통이 편리하다. 도봉산의 3대 계곡은 문사동계곡, 망월사계곡(원도봉계곡), 보문사계곡(무수골)으로서 이 계곡들이 바로 산행기점과 연결되는데, 도봉동계곡·송추계곡·망월사계곡·오봉계곡·용어천계곡 등도 유원지로 개발되어 수락산(水洛山)·불암산(佛岩山) 등과 함께 좋은 등산코스를 이루고 있다.

우이령 고갯길

안보논리로 40여년간 통행이 불가능했던 북한산 우이령 고갯길 도로통행 재개를 놓고 해당 지자체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로 10여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15일 양주시와 서울시에 따르면 양주시는 1968년 1·21사태 직후 안보논리로 폐쇄된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와 서울 강북구 우이동 6.8km구간 연결도로 통행재개를 위해 1992년부터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해 왔다. 양주시는 오랫동안 사용돼온 관습도로란 점과 서울진입이 가장 용이하고 빠르다는 이유로 570억원 가량의 비용을 서울시와 절반씩 부담해(양주시 구간 3.7km,서울시 구간 3.1km) 개설하자는 입장을 3차례의 공문을 통해 제안했다. 하지만 서울시와 강북구는 우이령 고갯길이 북한산국립공원 내에 있는데다 군부대 유격훈련장이 들어서 있는 등 군사보호구역인 점과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 등의 이유를 들어 사업추진 불가 입장을 회신했다. 이 때문에 양주시는 서울시의 동의 없이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고 판단, 광역도로로 개설을 위해 수도권광역교통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건교부와 협의를 벌이고 있는 상태다. 양주시 관계자는 "서울시와 환경단체에서는 환경파괴 논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일부 구간을 터널공법으로 시공하거나 자동차전용도로로 건설하는 방안도 있다"며 "20km 이상 우회해야 하는 주민들의 사정을 감안할 때 도로개설은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양주시의 입장과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군사보호구역과 환경파괴 논란 등으로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고개 정상을 기점으로 서울시 구간만 통행이 가능한 우이동 고갯길(비포장 너비 4-6m)은 양주시 구간은 군사도로로만 사용되고 있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한북정맥 제11구간 울대고개~솔고개 개념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지난 주에 내려섰던 울대고개 갓길 넓은 공터에 주차하고 짐 챙기고 있는데, 호빈님이 버스에서 내려 건널목을 건너온다. 반갑게 인사하고 함께 도로 길을 건너 들머리에 올라 섰다. 울대고개 들머리는 수도관로 중간 점검구의 뒤쪽으로 이어진다.

 

 


# 의정부로 넘어가는 울대고개.

 

 

 

# 울대고개의 유명한 수도관로 점검구. 정맥꾼들에겐 들머리를 알리는 이정표가 된다.

 

 

 

표지기 하나씩 매달고 숲으로 들어 갔다. 순하게 오르다 모든 구간 초입이 그렇듯 고도를 한차례 높여 올라 간다. 15분 정도 위로 오르면 '36번 송전탑'과 우측으로 개방된 '바위 전망대'가 나타난다.

조망이 훌륭하다. 사패와 도봉의 빼어난 자태가 눈앞에 펼쳐지며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산 아래로는 직업적 국가정책 반대꾼들의 소란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던 외곽순환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 외곽순환도로 미개통 구간.

 

 

 

# 사패의 얼굴과 가슴팍이 올려다 보인다.

 

 

 

한숨 돌리고 계속 위로 올라 가면 '빨간 화생방 종이 있는 무명봉'에 올라선다. 그곳에서 우측길로 가는데 곧바로 다시 갈림길이 나와 떨어져 내리라 한다. 안부에서 다시 위로 올라 '벙커와 빨간 화생방 종'을 다시 만난다.

계속 위로 오르는데 중간중간 휴일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을 자주 만난다. '사패산 0.6km 안내 팻말'을 지나고 계속 올라 '사패산 갈림길'을 지났다. 바위지대를 낑낑 올라 가면 거대한 암봉으로 된 '사패산정상'에 서게 된다.(10:50)

 


# 암릉구간을 올라,

 

 

 

# 사패산 정상에 섰다. 호빈님은 모 심는 복장이 트레이드 마크이다.

 

 

 

賜牌山
사패산은 백두대간 추가령지구대에서 뻗은 한북정맥이다.한북정맥은 내려오면서 백암산, 적근산, 대성산, 광덕산, 백운산, 국망봉, 운악산을 이루고 도봉산에 이르기 전 사패산으로 솟아 올랐다.사패산은 동쪽으로 수락산, 서남쪽으로 도봉산을 끼고 안골계곡과 고찰 회룡사를 안고 도는 회룡계곡 등 수려한 자연휴식 공간들이 숲과 어우러진 산이다.
- 정상 안내판

사패 정상에 서면 사방 절경을 모두 품에 안을 수 있다. 지나온 챌봉과 한강봉 구간의 정맥길과 가야 할 사패능선, 도봉주능, 그리고 우측으로 울퉁불퉁 내려가는 오봉능선이 시원하게 눈앞에 펼쳐진다.

휴일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경치구경도 하고 가져온 도시락도 나눠 먹고 모두들 나름대로 행복해 하고 있다. 휴일날 소파에 드러누워 리모컨 운전이나 하는 것보다 얼마나 좋은가? "모두들 주말이나 휴일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가까운 산으로 갑시다! 움직여라, 그러면 살 것이다!"

 


# 사패능선에서 이어지는 도봉주능, 그리고 우측으로 떨어지는 오봉능선.

 

 

 

# 오봉능선과 뒤쪽의 상장능선, 그리고 멀리 삼각산의 위용.

 

 

 

# 호빈님의 설정샷. 도봉으로 이어지는 사패능선을 응시하고 있다.

 

 

 

# 지난 구간의 천주교공원묘지, 무선항공표지국, 챌봉, 한강봉 능선이 돌아다 보인다.

 

 

 

# 상장능선 끝에 솔고개와 다음 구간 노고산도 보인다.

 

 

 

# 저 멀리 한강도 희미하게 조망된다.

 

 

 

# 정맥길 좌측에 비껴 있는 암봉. 버섯바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한참을 머물며 경치 구경하다가 정상을 내려와 갈림길로 복귀하였다. 곧 아래로 떨어져 내린다. 잠시 후 '안부갈림길'에 도착했다. 아이스께끼 장수가 세금없는 장사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 통에 200개가 든다는데 한 개에 600원쯤 남기면 12만원을 벌게 되는셈이다.


멀쩡하게 생긴 아주머니 한 분이 "아~이~스~~께~끼~~" 흉내를 내며 재미있어 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부끄러움과 헤어진다는 말인가? 저 아주머니 10년 전에도 저럴 수 있었을까? 어쨋든 한바탕 신나게 웃고 출발했다.

두어 차례 오르내리면 '회룡골재'를 만나고, 이후 계속 위로 올라 간다. '자운봉 2.5km 팻말'을 지나고 위로 계속 헉헉대며 오르면 '전망대'에 이른다. 최대한 천천히 천천히!를 되뇌이며 휴식하고 있는데, 한쪽에선 여럿이 모여 앉아 막걸리 파티가 한창이다. 아, 부럽다~ 먹고 싶다!!

계속 위로 낑낑 대며 고도를 높여 가다보면 한순간 하늘이 뻥 뚫리며 암봉에 올라 서게 된다.
포대능선 입구인 '649봉'이다.(12:25)


 


# 원각사매표소 갈림길. 같은 빨간 옷이라도 배 나오고 안 나오고의 차이.

 

 

 

# 아~이~~스~께~끼~~

 

 

 

# 회룡사. 신라 신문왕1년(681년)에 의상(義湘)대사가 창건했다 한다. 태조 이성계가 왕이 되기 전 3년간 수도를 한 유서 깊은 곳이다. 

 

 

 

# 649봉. 본격적인 도봉의 시작이다.

 

 

 

# 수락산과 불암산이 건너다 보인다.

 

 

 

# 이곳에서 포대능선이 시작된다.

 

 

 

# 포대능선의 위용.

 

 

 

# 도봉의 주봉들, 좌로부터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 신선대.

 

 

 

# 가슴이 뻥 뚫리는 호쾌한 광경이다.

 

 

 

# 의정부 방향. 저 멀리 하얗게 벗겨진 곳이 알바의 원천 고읍택지지구인가?

 

 

 

# 도심 가까이 이렇게 멋진 산을 갖고 있는 나라가 얼마나 될까?

 

 

 

# 또 하나 신라시대 때 창건된 유서깊은 사찰인 망월사가 내려다 보인다.

 

 

 

# 참 멋진 산입니다.

 

 

 

# 포대능선을 걷는 산사람들.

 

 

 

# 시원하지요?? 

 

 

 

정말 멋진 산이다. 도봉은!

 

뙤약볕이 따갑기는 하지만, 조망이 너무 훌륭해 마냥 시간 지체하였다. 전후좌우 어느 한 곳 막힌 곳 없이 시원한 조망을 제공하는 산이다. 좋타, 조아!!!

얼마나 놀았을까? 본격적으로 암릉구간을 걷기 시작했다. 계속 암릉구간을 오르내리다가 널찍한 '헬기장'을 지나고, 한쪽 숲으로 들어가 배낭 벗고 마음에 점 하나씩 찍었다.

 


# 포대능선 갈림길.
 

 

 

 

# 포대능선이 불교의 포대화상과 관련이 있는 줄 알았더니 고작 대포진지때문에 얻은 이름이다.

 

 


# 돌아다 본 649봉. 

 

 

 

# 649봉 끝에서 경치에 취한 어느 부부.

 

 

 

# 복장은 모 심는 복장이나 사진 찍는 포즈는 일품이다.

 

 

 

# 이걸 찍고 있었나?

 

 

 

# 헬기장.

 

 

 

# 돌아보면 사패산과 지난 구간의 챌봉, 한강봉 등이 조망된다.

 

 

 

점심식사 후 13:40에 출발했다. 곧 바로 가파른 암봉을 밀어 올린다. 철제 로프구간을 잡고 올라야 한다. 그러면 포대진지에 오른다.(13:50)

 


# 포대진지.

 

 

 

# 도봉의 주봉인 자운봉과 우측의 신선대.

 

 

 

# 외곽순환도로 너머 수락산과 불암산.

 

 

 

포대진지에 서면 전방의 자운봉과 신선대가 손에 잡힐 듯 눈에 들어 온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올라 있다. 그러나 도봉의 주봉인 자운봉은 장비를 갖추고 전문 암벽등반을 해야 오를 수 있는 곳이다.

포대능선은 울퉁불퉁한 암릉구간의 연속이다. 위험한 구간이 상당히 많이 있다. 조심스레 그러나 재미있게 전진하는데, 곧 'Y 계곡'이 나타난다. Y 계곡은 가파른 절벽구간을 철제 로프에 의지해 내렸다가 다시 위로 올라야 한다. 그러나 맹탕 아주머니 몇 사람 때문에 하염없이 정체가 길어 진다. 철제 로프를 붙들고 부들부들 떨기만 하느라 전진을 못하고 있다. 문득 백두대간길은 씽씽 내달리다 암릉만 나타나면 벌벌 떠는 마눌 생각이 났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녔는지 바위가 아주 맨들맨들하게 미끄럽다. 그 아주머니들이 부들부들 떨만 하였다. 그렇게 Y 계곡을 넘어 올라 서면 암봉을 하나 넘게 되고 곧 '신선대 전 너럭바위'에 이른다.



#  Y 계곡.
 

 

 

 

# 도봉의 주봉인 자운봉.

 

 

 

#  Y 계곡 옆 암봉에 오똑 앉은 사람.

 

 

 

# 상당히 난이도가 있는 곳이다.

 

 

 

# 바위가 아주 미끄럽다.

 

 


# 아주머니들 때문에 시간지체가 아주 많다. 

 

 

 

# 저 암봉을 넘어 서야 된다.

 

 


# 여기도 오똑 앉아 있는 사람이 있다. 

 

 

 

# 군데군데 도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  뜀바위, 칼바위와 저 멀리 삼각산.

 

 

 

# 뒤쪽은 칼바위인데 앞은 주봉인가?

 

 

 

# 오봉능선으로 가는 곳의 우봉.

 

 

 

너럭바위 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고 병막걸리를 지고 와서 파는 사람도 있다. 이 막걸리 장수 꽤 재미있는 사람이다. 술 팔다가 자기가 더 많이 마셨는지 이미 얼큰하게 취해있다.

둘 다 술 하고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지만, 이런 날 한 잔 안할 수 있나? 한 병 달래서 호빈님과 막 나눠 마시는데, 국공파 두 사람이 들이 닥쳤다. 이때부터 막걸리 장수와 국공파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진다. 우리가 돈을 지불하는 순간 막걸리 장수는 현행범이 되는 것이다. 그냥 돈 안받고 나눠 줬다고 어거지를 부리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냥 가자니 그렇고 돈을 주자니 그렇고...둘이서 30분을 오도가도 못하고 사태가 해결되길 기다렸다. 그러다 아무리 기다려도 끝이 나질 않아 그냥 가기로 했다. 다음에 도봉에 오면 막걸리값 4,000원 드리리다!

너럭바위 전방을 잠시 오르면 자운봉과 신선대 사이의 오목이가 나오고 우측 신선대로 오르는 길엔 철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사람이 많아 약간 정체되기까지 한다. 곧 '신선대 정상'에 오른다.(14:40)




# 신선대.

 

 

 

# 신선대 정상의 사람들.

 

 

 

# 이쪽 방향으로 틀어서...

 

 

 

# 자운봉 정상의 클라이머들.

 

 

 

# 하강준비를 하고 있다.

 

 

 

# 나도 옛날 옛날엔 쬐끔 맛뵈기를 봤었다.

 

 

 

# 신선대 정상엔 발디딜 틈이 없다. 저 멀리 삼각산의 모습이...

 

 

 

# 자운봉의 정수리와 너머 서울 시내의 모습.

 

 

 

# 신선대 정상에서 본 북한산쪽 조망. 앞에서 부터 뜀바위, 칼바위, 좌측의 우이암. 상장능선에서 이어진 북한산의 우로부터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용암봉, 문수봉, 보현봉의 모습.

 

 

 

신선대 정상을 넘어 아래로 내려갔다. 위험 구간이라 출입을 통제하는지 국립공파들이 밧줄을 제거했다. 뜀바위 암봉은 우회하고 우측으로 올랐다가 나무계단을 내렸다. 안부에서 다시 나무계단을 타고 오르는데 힘이 많이 든다. (15:27). '오봉갈림길'에 섰다.

 



# 뜀바위쪽으로 오르는 사람. 자세는 좋은데 가져온 장비는 작용하시지...

 

 

 

# 신선대를 돌아 본다.

 

 

 

# 칼바위.

 

 

 

# 오봉 갈림길.

 

 

 

도봉 주능은 꽤 오르내림이 많아 힘이 들었다. 게다가 신선대 전 너럭바위에서 먹은 막걸리 한 잔이 급격하게 취기를 몰고 왔다. 딱 한 잔 먹은 막걸리에 취해 헤롱거리다니 강/사/랑 이거이 무신 일이고?? 옛날엔 쐬주 서너병 쯤은 간에 기별도 안갔는데... 간밤에 잠을 못자서 그런가?

앞으로 진행할수록 우이암이 점점 가까워진다. 다시 위로 나무계단을 낑낑 올라 '542봉'에 오른다.(16:25)

 



# 산동무네 집에서 빨리 오라고 기별이 왔다.

 

 

 

# 오봉과 우봉.

 

 

 

# 다음에 오봉능선도 한번 걸어 봐야 겠다.

 

 

 

# 우봉. 

 

 

 

# 가야 할 상장능선. 솔고개로 이어진다.

 

 

 

# 삼각산의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

 

 

 

# 좌측 능선을 타야 우이령으로 내려간다.

 

 

 

# 우이암.

 

 

 

# 점점 가까워 진다.

 

 

 

# 돌아본 도봉의 주봉들. 만장, 선인, 자운봉.

 

 

 

# 우이암 꼭대기엔,

 

 

 

# 클라이머 둘이 추억을 남기고 있다.

 

 

 

542봉에서 '우측으로 꺾어 내려가야' 우이령으로 갈 수 있다. 그런데 오늘 선두대장을 맡은 호빈님이 잠시 착각을 한 모양이다. 아까 집에서 빨리 오라고 호출이 오더니 마음이 급해서 그랬나?

우틀하지 않고 계속 직진하였다. 봉우리를 하나 넘고 돌문도 하나 통과했다. 우이암이 좌측 전방에 있어야 하는데 바로 좌측 곁에 나타나네? 뭔가 이상한 듯하지만 도봉을 수십차례 다녀 간 선두대장이 씩씩하게 앞서가니 무조건 따라 갈 수 밖에...

갈림길이 나타나 좌측으로 떨어져 내렸다. 한참을 내려가던 우리 선두대장, "알바입니다. 빠꾸요~" 한다. 내려왔던 길을 다시 낑낑 올라 가다가 능선 갈림길로 원위치를 하지 않고 오름 좌측으로 난 길을 따라 갔다. (알바를 하면 무조건 갈림길로 원위치해야 하는데...)

좌측 전방의 능선 마루금에 올라 직진으로 내려가는데 아무래도 이건 아니다. 다시 빠꾸다!! 우이령이 우측에 있으니까 우측으로 내려가야 한다. 우측으로 난 소로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비로소 맞는 길인 듯한 냄새가 난다. 한북길에 자주 등장하는 표지기 3인방 중 하나인 I*산 표지기도 보인다.

기분 좋게 내려가는데 에그머니~ 갑자기 낭떠러지가 나타나 앞을 가로 막는다. 이게 뭐야? 여기도 아닌겨? 아까 그 표지기는 뭐야?

낭떠러지에서 주변 지형을 살펴보니 우측 멀리 542봉에서 우이령으로 떨어지는 능선이 보인다.
저 산줄기를 타고 내려 갔어야 하는데, 한참을 지나왔다! 세번째 빠꾸다아아~

능선으로 복귀하기 위해 돌아서 올라 가는데 중간에 산의 사면을 휘감는 우회로가 보인다. "이 길로 가면 정맥길과 연결될 것 같소. 이쪽으로 가 봅시다." 약간은 불안해하며 우회로를 길게 진행하는데, 과연 이 길이 맞다. 우이령으로 떨어지는 능선에 복귀하면서 표지기들도 보이고 우이령으로 가는 길임을 알리는 중요한 포스트인 '원형 철조망'이 나타난다. 1시간 가까이 알바를 한 모양이다.

 


# 이 돌문을 만나는 순간 알바다.

 

 

 

# 좌측 전방에 있어야 할 우이암이 바로 옆에 나타났다.

 

 

 

# 이곳에서 좌측으로 떨어졌다. 이 길은 방학동으로 가는 길이다. 우측으로 가야 할 542봉에서 한참이나 지나왔다.

 

 

 

# 우측 낭떠러지쪽으로 가면서 누군가 매달아 둔 표지기 보고 이 길이 맞나 보다. 표지기 하나 더 달아 뒷사람에게 알리자! 하고 있다.

 

 

 

# 드디어 정맥길에 합류해서 주요 포스트인 원형철조망을 만난다.

 

 

 

# 정맥길에 합류해서 내려가다 돌아다 보니, 세 번째 알바에서 정면의 저 낭떠리지 위로 우리가 내려왔다.

 

 

 

# 우이령. 양주쪽 방향.

 

 

 

# 솔고개로 이어지는 상장능선.

 

 

 

계속 아래로 길게 내려가면 출입금지 구역인 '우이령'이 나타난다. 우이령엔 '전경부대'가 주둔해 있고 민간인은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현재 양주시에서는 우이령 길을 확포장해서 이용하자고 주장하고 있고, 서울시에서는 자연보호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지자체간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더불어 우리 정맥꾼들에게도 원정맥길의 단절이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오늘 우리는 이곳을 강호의 절정고수들만이 사용하는 초식을 이용해 넘었다. 그것은 바로 '초상비(草上飛)'다. 말 그대로 풀잎 끝을 밟고 날아가는 경공술이다. 휙휙휙~ 바람소리를 가르며 허공에 솟구쳐 '상장능선 오름'에 올라 섰다. 다음 번엔 '능공허도(凌空虛道)'를 한 번 사용해 봐야겠다. ^^*

 

 


# 무공을 이용하여 상장능선에 올라 섰다.

 

 

 

잠시 더 올라 '전망대'가 나타난다. 상장능선에서 삼각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눈앞에 펼쳐진다. 계속 위로 올라가는데 힘이 많이 든다. 신선대 앞에서 막걸리를 마신 후로는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게다가 세차례나 알바를 했으니... 낑낑 소리를 입에 물고 밀어 올려 '상장능선'에 올랐다.(18:32)

이후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가다가 삼각점이 있는 전망대에 오른다. 고도계에 575m가 찍힌다. 삼각산과 지나온 정맥길과 우이령, 우리가 알바한 구간이 한 눈에 조망된다.

계속 진행하다가 '상장봉'을 만나는데 좌측으로 우회해야 했다. 우회길도 아주 위험하다. 어렵게 아래로 내렸다가 가파르게 위로 다시 올라야 한니다.

바로 '암봉'에 올라 서게 되는데 전망이 아주 좋다. 다시 전망대와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꾸준히 내려서 군진지가 있는 '타이어 봉'에 도착했다.(19:58)

 

 


# 오봉과 도봉의 주봉들, 우측의 상장능선 등이 조망된다.

 

 

 

# 전망대에서.

 

 

 

# 어째 찰리 채플린처럼 나왔네???

 

 

 

# 저녁빛이 어리기 시작하는 삼각산.

 

 

 

# 묘한 위치에 설치된 삼각점.

 

 

 

# 담엔 저기도 한 번 갑시다.

 

 

 

# 상장봉.

 

 

 

# 삼각점이 노출되어 있다.

 

 

 

# 한북의 산줄기 위로 하루의 수고한 해가 노을로 물든다.

 

 

 

# 폐타이어 봉.

 

 

 

폐타이어봉을 내려 아래로 떨어져 내리기만 하면 오늘 구간은 끝이다. 주위가 금세 어둑어둑해져서 마음이 급해진다. 서둘러 아래로 내려 군부대가 주둔해 있는 '솔고개'에 도착했다.(20:15)

 

 


# 다음 구간인 노고산, 좌측 봉우리가 노고산이다.

 

 

 

# 이미 땅거미가 내린 솔고개.

 

 

 

아주 힘이 많이 든 하루였다. 신선대 앞에서 막걸리를 한 잔 마신 후 갑자기 술에 취해 체력이 뚝 떨어졌고, 3번의 알바때문에 더 힘이 들었던 곳이다. 그러나 도봉의 절경에 흠쩍 취할 수 있었고, 같은 산길을 걷는 산꾼의 정에 취할 수 있는 멋진 산행이기도 했다.

"가다쉬다사진찍다기록하다하는 강/사/랑식의 산행 방식 때문에 보조 맞추기 힘들었을 호빈님! 같이 산길 걸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담에 낙동정맥 같이 야영하면서 한번 가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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