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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북정맥]네번째(우물목고개~경부고속도로)-곳곳에 역사 어린 천안! 본문

1대간 9정맥/금북정맥 종주기

[금북정맥]네번째(우물목고개~경부고속도로)-곳곳에 역사 어린 천안!

강/사/랑 2007. 10. 22. 19:35
[금북정맥]네번째(우물목고개~경부고속도로)



乾坤一草亭主人(건곤일초정주인)


(前略)

無競免積毁 (무경면적훼)
不才絶虛譽 (부재절허예)
好友時叩門 (호우시고문)
壺酒有嘉蔬 (호주유가소)
淸琴嚮危欄 (청금향위란)
中曲且悲噓 (중곡차비허)

(後略)


다툼이 없으니 온갖 비방 면하겠고 / 재주스럽지 못하니 헛명예 있을쏘냐 / 수시로 좋은 친구 찾아오면 / 아름다운 산나물 술안주가 일미라오. / 난간에 비껴서서 거문고 타노니 / 곡조 속에 슬픈 사연 그 뉘가 알겠는가.

- 홍대용(洪大容)


담헌(湛軒) 홍대용(洪大容)은 조선 영조 때 사람이다. 영조 7년인 1731년에 태어나 1783년에 졸(卒)하였다. 본관은 남양(南陽)이다. 자는 덕보(德保)이고 호는 홍지(弘之)이다. 담헌은 그의 당호(堂號)인데 흔히 담헌으로 많이 불렸다.


담헌은 실학파(實學派) 중 '북학파(北學派)'에 속하는 학자다. 북학파는 조선 후기 실학의 한 분파로 상공업 발달을 중시하여 '이용후생학파(利用厚生學派)'라고도 불렸다. 북학파라고 부르게 된 것은 이들이 청나라 문물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실학자들 가운데서도 가장 진취적인 사상가로 알려져 있다. 균전제(均田制), 부병제(府兵制)를 토대로 농민의 생활을 보장할 것을 주장하였고, 신분에 관계없는 인재 등용과 과거제 폐지를 설파했으며, 무엇보다 지구자전설(地球自轉說)을 주장한 과학자이기도 하다.

 

균전제(均田制)는 토지를 고르게 분배해서 균등한 경제적 토대를 공유하자는 것이고, 부병제(府兵制)는 병농일치(兵農一致)로 평소에는 농민으로 생업(生業)에 종사하다가 농한기(農閑期)에 군사훈련을 받고 전시(戰時)에 병사로 동원이 되는 체제를 말한다.

 

이 균전제와 부병제는 손바닥의 안과 밖처럼 상응(相應)하는 제도이다. 토지를 백성에게 공평히 분배하고 그 토지를 지급받은 백성에게 병역을 부과하여 농민을 교대로 부병(府兵)으로 징집하며 이들을 수도와 변경 방어에 근무시키는 체제이니 상당히 진보적인 사상이다. 당시에 토지를 독점하고 있던 지배계급으로서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혁신적인 사상이기도 하다.

 

옛날 학교 다닐 때 국사 시간에 시험용으로 열심히 외웠던 기억이 나는데, 그 홍대용이 강/사/랑이 걷는 금북정맥 산자락의 도시 이곳 천안사람이다. 천안시 수신면 장산리가 이 진보적 지식인을 키워낸 고장이고, 천안삼거리 공원에 위 시(詩)가 새겨진 홍대용 시가비(詩歌碑)가 있다.

담헌 홍대용에 관해서는 그저 고교시절 국사시간에 시험에 대비하여 딸딸 외운 단편적인 지식 밖에 없지만, 그가 남긴 詩 한 구절은 오래 여운이 남는다.

"다툼이 없으니 온갖 비방 면하겠고,
재주스럽지 못하니 헛명예 있을쏘냐"

 

 


곳곳에 역사 어린 천안(天安)!


구간 : 금북정맥 제 4구간(우물목고개~경부고속도로)
거리 : 구간거리(14.4 km), 누적거리(48.4 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07년 9월 26일. 물의 날.
세부내용 :

우물목고개(12:45) ~ 헬기장 ~ 천주교성지 갈림길 ~ 성거산/공군부대 정문(13:33) ~ 부대 후문(13:47) ~ 성거산 정상석(13:57) ~ 만일고개(14:20) ~ 국민은행 연수원 갈림길/점심 ~ 걸미고개(14:56) ~ 상명대 갈림길 ~ 유왕골고개(15:23) ~ 성불사 갈림길(15:35) ~ 도라지고개 ~ 태조산(16:15) ~ 365봉(16:57) ~ 흑성산 갈림길 ~ 아홉싸리고개(17:15) ~ 유량리고개(17:32) ~ 10번송전탑/315봉(17:45) ~ 장고개 ~ 283봉 ~ 배너미 고개 ~ 310봉(18:42) ~ 취암산(19:03) ~ 동우아파트 ~ 경부고속도로(19:40).

총 소요시간 6시간 55분.  만보계 기준 00보.

 
9월 26일. 물의 날.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다. 추석 연휴 동안 낙동정맥에서 며칠 보내려고 계획을 잡았으나 갑작스런 비 때문에 짧게 한 구간하고는 돌아오고 말았다. 


나머지 시간을 그냥 허비하기 아쉬워 금북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이번 구간은 천안 근처를 지나기 때문에 전철로 접근이 가능하다. 세상 참 좋아졌다. 천안까지 전철이 연결되다니...

짧은 구간이라 늑장을 부린다는게 너무 늦어 10시가 넘어서야 집을 나섰다. 군포역에서 전철 타고 한 시간여 달리다 직산역에 내리니 콜밴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콜밴이 일반 택시보다는 비싸지만 시각이 너무 늦어 우물목고개까지 타고 갔다. 우물목고개라고 하면 모르고 성거산 공군부대 가는 길로 가자니까 금방 안다.

역에서 나오자 마자 추석 연휴 마치고 귀경하는 차들로 1번 국도는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그래도 이 지역 택시라 우회로를 잘 알아 막힘없이 우물목고개에 도착했다. 택시비 16,000원 나왔다.

 

성거산/聖居山

충청남도 천안시 성거읍, 입장면, 북면에 걸쳐 있는 산. 높이는 579m이다. 천안 시가지 동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왕건이 삼국을 통일하기 위하여 애쓰고 있을 때 천안시 직산면 산헐원을 지나다가 동쪽의 이 산을 보고 신령이 있다면서 성거산이라고 부르고 제사를 지내게 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정상에는 성거산성(충남문화재자료 263)이 있는데, 지금은 군사 기지가 들어서 있다. 삼국시대에 쌓은 것으로 추정되며, 성곽이 많이 파괴되어 옛 모습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계속 가면 백제 도읍지였던 위례산의 위례산성에 이른다. 서쪽 산중턱에 晩日寺가 있으며, 경내에는 오층석탑과 마애불 등 문화재가 여러 점 있다. 산자락에는 고려시대 이전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천흥사지(天興寺址)가 있는데, 현재 절터는 마을로 변하였지만 오층석탑(보물 354), 당간지주(보물 99) 등 중요한 문화재가 많이 있다.

유량동/留糧洞

고려태조 왕건이 936년에 후백제의 신검(神劍) 양검(良劍)을 정벌하기 위하여 천안에 군사를 주둔시키면서 8만여명분의 군량을 쌓아두었던 곳이라 하여 글자 그대로 유량동이다. 이곳에서 머물렀던 왕건은 후백제의 군사가 북상하여 올 줄 알았으나 북상하지 않고 경상도 선산(善山) 지방에 포진하므로 그곳에 내려가 격전을 벌린 끝에 후백제를 멸망시켰다. 고려가 후삼국을 통일하고 국토의 재통일을 기하는 전진기지의 중심지 역할을 하던 곳이 유량동이다.

태조산/太祖山

멀리에서 바라보면 둔삼각형 모양을 이루고 있으며 천안의 진산(鎭山)이다. 936년 태조 왕건이 후백제를 공략하려고 천안에 군사를 주둔할 때 태조곁에 있었던 술사(術師) 예방(倪方)이 태조와 함께 이 산에 올라 천안의 지형지세를 살펴보고 오룡쟁주의 형상이라고 태조에게 간했다는 산이다. 고려태조가 오른산이라고 하여 태조산 또는 태조봉이라고 한다.

유왕골/留王洞

점말 북쪽에 있는 마을인데 백제 시조 온조왕이 위례성에 도읍을 정하고 봄 가을 이 되면 이곳에 와서 머물면서 농사를 지었다고 목천읍지에 기록되어 있고 고려 태조 왕건이 태조산에 진을 치고 있을 때 이곳에서 머물러 있었다고 한다.

도라지고개(조라지고개)

유량동에서 천안군 목천면 덕전리 유왕골로 넘어가는 고개. 꼬불꼬불 굽어진 고개길이 길고 험하여 넘어가는 도중에 졸음이 온다고 하여 조라지 고개다. 지금은 도라지고개로 불리우고 있다. 신작로가 개설되기 이전에는 목천지방 사람들이 이 고개를 넘어 천안에 이르렀던 대로였으나 지금은 한적한 오솔길이 되었다.

아홉사리고개/九曲峙

유량동에서 목천면 삼방리(三方里)로 넘어가는 고개. 크게 아홉번 구비져 온다고 아홉사리고개다. 신작로가 개설되기 이전에는 매우 큰길로 목천지방 사람들이 천안에 오려면 이 고개를 넘나들었다. (국수나 새끼를 사리듯 꼬부라진 고개)

배넘어고개

샛골(鳥洞)에서 목천면 지산리로 넘어가는 고개. 전설에 의하면 천지창조때 큰 배 한척이 이 고개를 넘어 이 빠진산(경岩山)을 지나다 산 정상부에 부딪쳤다는 이야기가 있다. 배(舟)가 넘어갔다고 배넘어고개라 하나 사실을 고개 마루턱에 오래 묵은 배나무가 있어 배나무고개가 변해서 배넘어고개가 되었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금북정맥 제 4구간 우물목고개 ~ 경부고속도로 지형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처음으로 전철 타고 정맥하러 간다. 정맥 종주 가면서 독서도 할 수 있다. 직산역에 도착하여 콜밴 타고 우물목 고개로 올라 갔다.

 

  

 

우물목고개는 깊은 산속에 있는 고개다. 그 고개 위로 햇살이 강렬하다. MTB 라이더 두 명이 그늘 밑에 쉬고 있다. 전철에 잔차를 싣고 와서 이번 구간을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


(12:45) 공군부대로 오르는 작전도로 따라 길을 나섰다. 뙤약볕이 강렬한데 하루종일 뙤약볕을 가득 받은 아스팔트에서 열기가 피어 오른다. 그래도 길가에 야생화가 만발해서 힘든 줄 모르고 올랐다.

 

 


# 우물목 고개. 공군부대로 오르는 작전도로.

 

 

 

# 반사경만 보면 이런 장난을 한다.

 


# 씀바귀.

 

 

 

# 사데풀. 꽃은 영락없이 민들레다. 그러나 키가 무지 크다.

 

 

 

# 짚신나물.

 

 

 

# 예쁘게 연지 찍은 고마리.

 

 

 

# 물봉선.

 

 

 

# 복술강아지 한 마리 꼬리 흔들고 있다.

 

 

 

# 손바닥만하게 큰 꽃인데 이름을 모르겠다. 하늘타리 종류인 듯하다.

 

 

 

# 미역취. 꿀벌 한 마리 접근하고 있다.

 

 

 

# 산부추.

 

 

 

# 강렬한 빨간색의 오이풀.

 

 

 

'헬기장'을 지나고 '천주교 성지 입구'도 지났다. 추석이라 성묘하러 온 차들이 많이 주차되어 있다. 도로는 시멘트 도로로 바뀌면서 점점 가팔라진다. 뙤약볕 아래 팍팍한 시멘트 길을 걸어 오르자니 만만치 않다. 금방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다. 한 50여 분 걸어서야 '공군부대 정문'에 도착했다.(13:33).

 


# 성묘하러 온 차들이 많다.

 

 

 

# 천주교 성지 입구.

 

 

 

# 잠시 좌측으로 트인 곳이 나와 이런 조망을 보여 준다.

 

 

 

성거산 정상은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 갈 수 없고 군부대 정문에서 좌측으로 철조망 따라 우회했다. 그동안 정맥길에서 군부대를 많이 만났고 철조망 따라 우회도 많이 했지만, 이곳이 지나기가 가장 나쁘다.

 

일단 철조망 옆 공간이 부족하고 가파르다. 그리고 잡목이 무성해서 헤쳐 나가기가 아주 어렵다. 잡아 채이고, 긁히고, 넘어진다. 균형을 잡기 위해 스틱이 꼭 필요한 구간이다. 15분 정도 잡풀더미와 씨름한 후에야 후문에 도착했다.(13:33).


정맥은 이곳에서 좌측으로 90도 꺾여서 떨어져 내린다. 안부에 이르자 군부대 정문 앞에서 우회하여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작은 봉우리 하나를 치고 오르자 성거산 정상석이 있는 '557봉'에 도착한다. 지역 등산객들이 많다.(13:57).


 



# 철조망 우회 중간의 조망. 정맥에서 갈라진 산줄기와 목천쪽 조망.

 

 
# 성거산 정상석. 
그러나 정상은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고 이 봉우리의 정상도 뒤쪽으로 조금 더 가야 한다.

 

 

 

이 지역 특유의 멋을 부린 정상석이다. 정상석 뒤에는 이 산의 유래가 적혀 있다. "고려 태조가 이 산을 바라보니 산 위에 오색의 구름이 떠 있어 신이 계시는 산이다 하고 조선 이태조와 세종대왕이 온양온천을 갈 때 이곳에서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고 적었다.

 

성거산 정상석은 원래 해발 579m인 건너편 산 위에 세워져야 하지만, 군부대 때문에 부득이 이곳에 세워져 있다. 그러나 정작 557봉의 정상도 이곳이 아니라 바로 뒤쪽에 약간 높은 곳에 삼각점과 함께 있다. 정상 확인한다고 하다가 알바하기 좋은 곳이다. 정맥은 정상 너머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정상석 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떨어져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성거산에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길이다. 맞은 편에서 올라오는 지역 등산객들의 숨소리가 거칠고 코가 땅에 닿는다. 내리막이 가파르고 길어서 동진하는 사람들은 아주 진을 빼야 할 것 같다.

 

게다가 표지기는 전혀 없다. 정맥꾼들이 달지 않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 제거한 모양이다. 고도를 200m나 까먹은 후에야 '만일고개'에 도착했다.(14:20)

 

 


# 성거산 정상석 뒤에 있는 557봉 정상. 이 곳을 지나면 알바다.

 

 

 

# 아주 길고 가파른 성거산 내리막.

 

 

 

# 돌탑이 있는 만일고개.

 

 

 

만일고개(晩日嶺)는 '매일골고개'라고도 한다. 송전리 매일골에서 금북정맥을 넘어 천흥리로 넘어가는 고개다. 이 고개를 넘자면 해가 꼴깍 넘어 가서 만일고개라고 불렀든가, 매일고개란 말이 한문으로 표기하면서 만일고개로 변했으리라 짐작해 본다.

태조산 3.4km, 취암산 9.2km라고 적힌 이정목과 돌탑이 있다. 우측으로 내려가면 만일사가 나온다. 좌측 송전리 가는 길 바로 아래엔 '계곡'이 있고 물소리가 시원하다.

직진하여 작은 봉우리 하나를 우회하고 고도를 낮춰 봉우리 하나를 넘으니 길이 갈라지는데 표지기가 전혀 없다. 일단 제일 뚜렷한 직진길로 진행했다. 바로 뒤에 나무를 걸쳐 놓은 쉼터가 있고 '국민은행 연수원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마음에 점 하나 찍었다.

지역 등산객들이 많아 오래 쉬지 못하고 출발했다. 편하게 마루금을 가다가 아래로 고도를 낮춘다. 며칠 전 낙동에서 비를 흠뻑 맞는 바람에 등산화를 낡은 넘으로 신고 왔더니 바닥이 미끄러워 몇 번이나 휘청거리게 되고 그 바람에 무릎이 많이 아프다. (14:56) '걸마고개'에 도착했다.

 



# 군데군데 갈림길과 이정목이 많이 나온다.

 

 

 

# 걸마고개. 안내목이 세 개나 있다.

 

 

 

말을 빌렸다는 뜻일까? 아님 고개가 높아 말을 타지 못하고 걸어 넘었다는 뜻일까? 걸마고개의 정확한 유래는 알 수가 없다.

"직진 유량동/좌측 삼벵이/우측 연수원"이라 적힌 이정목이 서 있다. "계성군, 숙의 하씨의 묘"라고 적힌 이정목도 있다. 바람이 시원하나 지역등산객들이 수시로 지나 다녀 거풍은 못했다.

서서히 고도를 높여 오르는데 우회로와 직진길이 나온다. 우회를 고민하다가 직진하여 오르니 다시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가 나온다. 지도상 '372봉'인가 보다.

정맥은 우측길이다. 우회했다면 좌측길과 만나게 되어 엉뚱한 곳으로 갈 뻔 했다. 우측으로 편하게 진행했다. 산악자전거로 지난다면 좋을 길이다. 잘 가꾼 묘지를 지나 길게 가다보면 '상명대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를 넘게 되고, 조금 더 가면 '유왕골 고개'에 도착한다.(15:23)

 



# 갈림길이 있는 372봉.

 

 

 

# 참나무 시듬병 때문에 훈증처리해 둔 곳이 많이 나온다.

 

 

 

# 상명대 갈림길.

 

 

 

# 유왕골 고개. 도시 주변을 흐르는 산맥이라 갈림길이 아주 많다.

 

 

 

이곳의 지명은 대부분 고려 태조 왕건과 관련이 있다. 유왕골도 왕건(王)이 머물렀던(留) 골짜기란 뜻이다. 유왕골 고개엔 정자가 있어 지역 등산객들이 많이 쉬고 있다. 이정표엔 "좌측 약수터/우측 좌불상"이라 기록되어 있다.

편안하게 오르내리며 길게 진행하다 보면 다시 '성불사 갈림길'이 나오고, 정맥은 '야영장' 방향으로 간다. 태조산까지는 1.4km가 남았다고 적혀 있다.

전방의 봉우리를 오르자 '정자와 체육시설이 있는 쉼터'가 나오고, 이곳에서도 우측길은 성불사 가는 길이다. 잠시 휴식하고 아래로 조금 내려 가자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 고개를 지나게 되고 조금 더 가면 벤치 두 개가 나오고 작은 봉우리도 두 개 연속으로 넘는다. 이제 이런 봉우리도 슬슬 힘이 들기 시작한다.

두 번째 봉우리를 길게 내리자 벤치가 있는 고개가 나온다. 이곳이 '도라지고개'인가? 태조산 0.8km 남았다는 이정목이 서 있다.

도라지고개는 고개가 구불구불 높고 험해서 졸면서 올랐다고 해서 '조라지고개'라고 부르던 것이 도라지고개로 바꼈다고 하는데, 이곳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편하게 길게 가다가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헉헉대며 올라가면 녹색 철재 펜스가 나오고 이곳부터 정상까지는 펜스 따라 가파르게 밀고 올라가야 한다. (16:15) 태조산 정상에 오른다.

 



# 녹색 펜스를 만나 위로 같이 올라 갔다.

 

 

 

# 태조산 정상. 펜스에 막혀 정상의 품위를 지키지는 못한다.

 

 

 

# 태조산이 五龍爭珠地勢(오룡쟁주지세)란다.

 

 

 

# 천안에 꽤 많은 산이 있다.

 

 

 

정상에도 펜스가 있고 그 앞에 정상석과 안내판이 있다. 전방으로 천안 시가지와 호서대가 보이고 좌측으로 가야 할 정맥길이 조망된다.

간식 먹고 25분간 휴식하고 16:40에 출발했다. 정상 바로 뒤에 펜스 문이 있지만 정맥은 펜스 따라 직진하여 내려가야 한다. 안부에 이르면 우측으로 내려 가는 쪽문이 나오고 계속 펜스 따라 길게 올라가면 삼각점과 소나무가 있는 '365봉'에 오른다.


소나무 뒤로 펜스 문이 있어 그 쪽으로 들어가 좌로 꺾여 내려갔다. 안부에서 다시 길게 위로 올라가면 벤치가 있는 '전망좋은 봉우리'가 나온다. '두 번째 365봉'이다. (16:57).


벤치에 앉으면 천안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잠시 휴식하고 다시 출발했다. 편안하게 오르내리며 길게 진행하다 봉우리 하나를 넘자 공터가 있는 '흑성산 갈림길'이 나온다. 편안하게 가지만 전체적으로 고도를 낮춰가는 형국이다. (17:15) '아홉싸리 고개'에 도착했다.


 


# 태조산 정상에서 바라본 천안 시가지. 저수지와 단국대가 보인다.

 

 

 

# 가야 할 정맥길. 취암산이 보인다.

 

 

 

#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 어느새 입을 벌린 알밤.

 

 

 

# 365봉.

 

 
# 전망 좋은 두 번째 365봉.

 

 

 

# 천안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 온다.

 

# 아홉싸리 고개.

 

 

 

우측으로 유량동으로 내려가고 취암산까지 4.1km 남았다는 이정목이 서 있다. 앞선 이정목에서 계속 기록되어 있던 '3 POST'가 바로 이곳이다. 아마도 연수원에서 교육 목적으로 사용하는 포스트인가 보다.

옛날 목천 사람들이 천안으로 가기 위해 넘던 아홉 구비 고개인 아홉싸리 고개를 지나 잠시 위로 올라 길게 진행하다 보면 송전탑이 나오고 좌측으로 흑성산이 건너다보인다. 바로 아래에 '유량리 고개'가 나온다.(17:32)

 



# 송전탑과 좌측 전방의 흑성산.

 

 

 

# 유량리 고개.

 

 

 

유량리 고개는 동물 이동통로를 위해 고개를 잘라 먹지 않고 터널을 뚫었다. 고개 아래로 차량 통행이 많다. 좌측으로 목천읍 지산리가 조망되고 우측으로 천안 유량동이 보인다. 고개를 지나 한차례 찐하게 밀어 올리면 '9번 송전탑이 있는 315봉'에 오르게 된다.(17:45).

 

곧바로 떨어져 내린다. 그러다 고만고만하게 오르내리면 '가스안전 교육원 갈림길'이 나온다. 다시 직진하여 가다 조금 내리면 좌우로 정맥을 가로지르는 희미한 옛길이 있는 '장고개'가 나온다.(18:00)

목천 지산리에서 천안 구성동으로 넘어가는 옛고개다. 천안으로 장 보러 다니던 고개라 장고개란 이름을 얻었다. 이후 한 차례 찐하게 밀어 올리면 잣나무 군락지가 나오고 다시 한차례 밀어 올렸다가 편하게 길게 가면 '283봉'이 나온다.




# 유량리 고개에서 본 목천쪽 조망.

 

 

 

# 군부대가 있는 흑성산. 정맥 좌측에 벗어나 있다.

 

 

 

# 고개를 지나 한차례 밀어 올려야 315봉에 오른다.

 

 
# 283봉 오름. 한적하고 편안한 오름이다.

 

 

 

# 정상에는 벤치와 전망바위가 있다.

 

 

 

정상에 서면 가야 할 정맥길이 한눈에 들어 오는데, 전방에 뾰족한 316봉과 취암산이 만만치 않게 버티고 있다. 정상 바로 아래에 체육시설과 전망바위가 있다.


가파르게 아래로 내려가면 '배너머 고개'가 나온다. 의외로 산꼭대기에 "배너머", "무너미" 등의 이름을 단 고개가 많이 있다. 홍수 같은 자연재해가 옛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공포를 주었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배너미 고개는 이제는 흔적만 남아, 좌우로 희미한 옛고개가 정맥을 가로 지르고 있다.

다시 내려온 만큼 가파르게 위로 밀어 올린다. 낑낑 오르면 정상에 돌탑이 있는 무명봉을 넘게 되고, 다시 아래로 내렸다가 오르고 이후 편하게 진행하는데 전방에 310봉이 뾰족한 모습으로 앞을 가로 막는다.

한차례 찐하게 위로 밀어 올려 보지만 정상은 뒤로 한발짝 물러서 버린다. 다시 위로 낑낑 밀어 올리면 '310봉'에 올라 서게 된다.(18:42)


 

# 가야 할 정맥길. 아직 만만치 않게 남았다.

 

 
# 310봉에서 바라본 천안쪽 조망. 어느새 불빛이 피어 오른다.

 

 

 

# 경부고속도로는 귀경 차량으로 주차장이 되어 있다.

 

 


310봉은 오늘 구간 중 전망이 최고다. 좌우로 툭 트인 조망이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 내게 한다. 조망 구경하는 동안 어느새 날이 저물어 천안시내에는 형형색색 불빛들이 피어오르고, 정맥 앞을 가로막는 경부고속도로는 추석 마지막날 귀경차량들로 주차장이 되어 있다.


오늘 차 가지고 왔으면 집에 돌아가기가 산행하는 것 보다 더 어려울 뻔 했다. 한숨 돌리고 휴식을 취했다. 이 멋진 조망 앞에서 어찌 그냥 지나가랴! 하루종일 미뤄왔던 거풍을 이곳에서 맘껏 즐겼다.

 



# 가야 할 취암산이 높이로 압박해 온다.

 

 

 

어느새 숲속이 캄캄해져서 이마에 불 밝히고 출발했다. 등불에 의지해 조심스레 내려갔다. 가파르고 긴 길이다. 건너편 취암산을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왜이리 깊게 내려간다냐?

안부까지 깊게 내렸다가 다시 위로 치고 오른다. 산행 마지막에 진을 빼며 헉헉거리고 올라가는데 좌측 숲속에서 늑대 울음소리처럼 길게 빼는 짐승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우리 땅에 늑대가 멸종된지 오래 되었는데 웬 늑대 울음소리?? 혹시 들개가 아닐까? 스틱을 딱딱 부딛치며 소리를 내 보지만 짐승의 울음소리는 계속 들려온다. 호각을 꺼내 크게 불자 그제서야 조용해진다.

길고 가파르게 올라 드디어 취암산 정상에 올라 섰다.(19:03).

 


# 취암산 정상.

 

 

 

# 추석날 보름달이 둥실 떴지만 숲속은 캄캄하다.

 

 

 

좁은 정상엔 삼각점과 이정목이 서 있는데 동우아파트까지는 아직 1.3km를 더 가야 한단다. 전방에 추석 보름달이 둥실 떠 있지만 숲속은 어둡기만 하다. 마음이 급해 얼른 출발하였다. 정상 바로 아래에 벤치와 운동시설이 있고, 비교적 가파르게 내려 가는데 흰 로프로 안전시설을 만들어 두었다.

취암산이 岩자가 들어 있어서인가 내리막길은 온통 돌길이다. 잠시 후 암봉 하나가 앞을 가로막아 우회하여 돌아 가야하고, 군데군데 갈림길이 있어 불빛에 의지해 조심스레 내려 갔다.

한참을 진행하다보니 '동우아파트'가 불쑥 나타난다. 펜스가 전방을 가로막고 있고 좌우로 모두 길이 있는데 표지기는 우측에 매달려 있다.

 



#  동우아파트의 불빛.

 

 

 

동우아파트 절개지 위 펜스따라 우측으로 진행하는데, 동우아파트 뒤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가게 된다. 아파트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 웃음소리, 아이들 고함소리가 하산을 재촉한다. 그러나 아파트와 헤어져 직진하는데 표지기가 사라져 버린다. 갈림길이 이곳저곳 계속 나오는데 표지기가 전혀 없다. 다시 동우아파트쪽으로 되돌아 가 보지만 뚜렷한 길을 찾을 수가 없다.

주간이라면 큰 어려움없이 길을 찾을 곳이지만 캄캄한 어둠과 조급함이 길을 헤매게 만든다. 20여 분 동안 길 찾아 헤매다가 그냥 아파트와 헤어져 직진길로 진행해 버렸다. 어차피 어느 길로 가든지 금방 하산하게 되어 있으니...

잠시 후 다시 전방에 아파트 단지가 나타나고 절개지 펜스 위에 서게 된다. 지도 확인하니 정맥에서 약간 우측에 있는 세광아파트 쪽으로 나와 버렸다.

 

절개지 펜스 따라 좌측으로 내려갔다. 칡넝쿨과 잡목들이 무성해 무지 애를 먹었다. 스틱 휘두르며 그냥 몸으로 밀어 재껴 진행해 버렸다. (17:40) 땀범벅에 먼지구덩이가 되어서 21번 도로에 내려 섰다.


전방에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고 있고 간간이 차들이 지나고 있다. 온몸을 뒤덮은 흙먼지 털고 있는데 마침 택시 한 대가 다가온다. 얼른 세워서 천안역까지 달려갔다.


 


# 21번 도로. LG주유소와 대현휴게소가 보인다.

 

  


# 천안역.

 

 

 

천안역에 도착해 화장실에서 양치하고 머리까지 감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으니 비로소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전철 타고 잠시 졸았더니 1시간만에 군포역에 도착한다.

참~~ 좋~~타!!!
산행끝내고 운전하지 않아도 되고 마음껏 졸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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