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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12(천마산/天摩山)-詩와 함께 걷다! 본문

산이야기/100대 명산

[100대 명산]12(천마산/天摩山)-詩와 함께 걷다!

강/사/랑 2009. 5. 6. 01:37
 [100대 명산]12(천마산/天摩山)



우리나라 국민은 책을 잘 읽지 않는다.  1년에 평균 열두 권의 책을 읽는다는 응답 수치에 의문이 심하게 가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나마 책의 종류도 시나 소설 등 문학이나 인문 서적보다는 실용서적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사람도 20%나 된다고 한다.


팍팍한 삶에 쫓겨서, 당장의 생활고에 허덕여서, 눈만 뜨면 화려한 영상으로 달려드는 미디어에 밀려서 책은 우리 생활에서 어느듯 잊혀진 존재가 되어 버렸다. 더불어 인문(人文)의 토양은 날이 갈수록 척박해져 가고 있다. 대학에서조차 취직 잘되는 실용학문 쪽으로 지원자가 몰려 인문학은 폐강의 위기를 맞는 곳이 허다하다 한다.


이른바 '인문학의 위기'이다. 이러한 인문학의 위기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깊이가 사라진 사회, 물질이 지배하는 사회, 공동선(共同善)은 사라지고 이기심만 극대화되는 사회, 담박(淡薄)한 감성보다 화려한 욕망이 난무하는 사회!


느리고 차분한 사색(思索)의 자리를 즉물적이고 즉각적인 TV 가 꿰차고 들어 앉아 온갖 욕망과 욕정과 욕심의 쓰레기를 마구 쏟아내고 있다. 상대를 무시하고 독설을 퍼붓고 마구 미친 척을 해야 스타 대접을 받고, 우연히 사귄 상대는 배다른 오누이이고, 아내는 복수를 위해 물불을 안가리고, 불륜, 삼각관계, 불치병, 복수 등 비정상적이고 작위적인 드라마에 지들끼리 난리부르스를 벌이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차분한 사색의 글귀가, 한편의 단아한 소설이, 향기로운 시 한 편이 설 자리는 어디에도 없어 보인다. 그것이 오늘날 물질적 풍요를 구가하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위기 조장 요인일 수도 있다. 깊이 없는 사회, 인간성 소멸된 사회에서 미래를 찾기는 어렵다. 

 

인문의 토양이 없는 문명은 모래 위에 세워진 성에 불과하다. 로마의 문명이 위대했던 것은 그들이 가슴을 열고 받아들인 그리스의 위대한 문사철(文思哲)에 바탕했기에 가능했고, 중국이 오늘날 전세계 경제, 정치, 군사의 중심으로 다시 화려하게 재등장한 것은 춘추(春秋) 시대에 이미 확립된 사상과 학문의 영양분이 밑거름이 되었기에 가능했다.

 

동방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이 오늘날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이만큼이나마 국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도 우리 조상님들이 중국에 뿌리를 두었지만, 중국을 뛰어 넘는 사유와 독창성을 가진 문화를 가꾸어 두었기에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결국, 오늘을 사는 우리도 우리 자손들이 세세년년(歲歲年年) 무궁화 화려강산의 문명을 꽃피울 수 있게끔 깊이 있고 내실있는 문화의 토양을 다져 놓아야 하는 의무를 지닌다 할 수 있다. 그 출발점에 '한 권의 책'이 있다. 아, 그러나 이런 말을 하는 강/사/랑도 요즘은 책 한 권 펼쳐볼 여유를 가지지 못하고 있으니...

 

그러나 축하해 줄 어린이가 없어 100대 명산 순례차 천마산을 오른 2009년 어린이날. 등로 곳곳에 적혀 있는 싯귀를 읽으며 오랜만에 청량한 언어의 세례를 함뿍 받을 수 있었다. 아름다운 오월의 숲속에서 시를 한 편 한 편 읽으며 걷는 재미란...

 

그래, 가끔은 하늘을 올려다 보듯이 한 편의 詩를 음미해 보자!

그곳에서 잊혀진 내 감성의 우물에 두레박을 던져보자!




詩와 함께 걷다!

일시 : 2009년 5월  5일, 불의 날
세부내용 : 매표소 주차장(13:30) ~ 상명여대 생활관 ~ 큰골 임도 ~ 고뫼골 약수 ~ 고개 ~ 헬기장 ~ 꺽정
바위 ~ 벤치 쉼터 ~ 805봉 ~ 천마산 정상 ~ 805봉 ~ 마치 갈림길 ~ 묵현리 갈림길 ~ 뾰족봉 ~ 비석바위 ~ 깔딱고개 ~ 갈림길/나무계단 ~ 깔딱약수 ~ 야외무대 ~ 휴게소 ~ 관리 휴게소 ~ 관리사무소/주차장(18:10).

총 소요시간 4시간 40분.
         

5월  5일. 불의 날.
축하해 줄 어린이 없는 우리 집은 해마다 어린이날이면 산행길이 정례화되어 있다. 매주 일요일이면 할렐루야 하러 가는 마눌도 오늘은 그 핑계가 없으니 같이 길을 나섰다.

 

이번 산행은 천마산을 목표로 잡았다. 천마산은 100대 명산 중 수도권에서 가까운 산 중 하나이지만, 평소 경춘가도 타고 지나다니기만 했지 한번도 올라 보지 못한 산이기 때문이다.

 

산본을 출발 외곽순환도로 타고 퇴계원 나들목으로 나와 춘천 방향으로 우틀하고 다시 진접나들목에서 빠져나와 36번 도로 타고 곧장 달린다. 그러다 남양주 호평동에서 천마산 쪽으로 방향을 잡아 올라 간다.


천마산 입구는 아파트 공사 중이라 어수선하기 이를 데 없다. 그래도 휴일이라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지 입구의 주차장은 완전 만원이다.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공사장 담벼락 한쪽에 겨우 주차하고 짐을 챙겼다.



천마산/天摩山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和道邑)과 진접읍(榛接邑) 경계에 있는 산. 높이 812m이다. 북서쪽의 철마산(711m)과 함께 광주산맥에 속한다. 46번 경춘국도의 마치굴에서 북쪽으로 3㎞ 떨어져 있다. 산세가 험하고 복잡하다 하여 예로부터 소박맞은 산이라 불려왔다. 주봉을 중심으로 하여 북동쪽은 비교적 비탈이 급하고, 서쪽은 완만하다. 산기슭에는 천마산 야영교육장, 상명대학교 수련관 등 각종 연수원과 수련장이 들어서 있는데, 남쪽 기슭의 천마산스키장은 서울 근교 레저시설로 인기가 높다. 스키장은 슬로프 6면에 체어리프트 2기, 3인승 리프트 및 T바 2기를 갖추었으며, 모든 슬로프에 야간조명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또 북쪽 기슭에는 보광사(普光寺)가 있다. 일본잎갈나무·잣나무 등 690여 종의 식물이 자란다. 1983년 8월 29일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천마산 지형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식당들이 즐비한 주차장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으로 올라간다.

  

        

# 곧 천마산 군립공원 입구가 나온다.


  

 

 # 그곳에 산행 안내판이 있다. 우리는 좌측 등로를 따라 올랐다가 우측 관리사무소 쪽으로 하산할 계획이다.


                                 

#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좌측에 상명대학교 생활관이 나온다.


   

# 어린이날이라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많다.


   

# 시멘트 임도가 길게 위로 이어지는데 뙤약볕이 강렬해서 여간 곤혹스럽지가 않다. 중간에 좌측 숲속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오는데 확실치 않아 그냥 지나쳤다. 나중에 확인하니 그 길로 올라가면 숲길로 오를 수 있었다.


  

# 중간에 샘터를 만났다.


  

 # 곰이 살던 골짜기라 '고뫼골'이라 불렀다 적혀 있다.


  

# 오랜만에 산에 온 마눌이 너무 힘들어 해서 샘터 옆 그늘 아래 점심상을 펼쳤다. 그런데 너무 빈약하다...


       

# 뙤약볕 아래 임도 따라 오르느라 산속에 들어가기도 전에 진이 다 빠져 버렸다. 임도에서 호평동 쪽으로 흐르는 산줄기가 조망된다.


          

# 천마의 집. 외부인은 출입금지라는데 말만 들어가나?


         

# 임도가 안부를 넘어가는 고갯길 정상에서 본격적인 산행길이 시작된다.


 

# 정상까지는 1.5km를 올라야 한다. 약소하다.


                           

# 숲속에 들어오니 비로소 숨 쉬기도 편하고 기분도 한결 좋아진다. 애기나리 군락지를 낑낑 오르는 마눌.


        

#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육사의 시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 "누군가가 그리운 날에는 바람으로 살고 싶다". 군데군데 시가 적힌 팻말이 서 있어 한숨 돌리며 시의 향기에 취해 본다.


 

# 이 시가 마음에 들어 시인을 검색해 보는데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시인인지 찾을 수가 없다.



# 긴 나무계단 길이 이어져 마눌을 힘들게 한다. 원래 산에서 펄펄 나는 스타일인데 백두대간 졸업 이후 교회 활동에 집중하느라 산행 감각이 많이 무뎌졌다.

 

 

# 군데군데 연달래가 피어 눈을 즐겁게 한다.

 

  

# 이 시기 천마산의 대세는 매화말발도리이다. 매화를 닮아 이런 이름을 얻은 이 꽃이 많다는 것은 암반 지형이 발달했다는 얘기이다.


  

# 날렵한 제비꽃.


                                

# 햇살 뜨거운 헬기장이 나온다. 마눌은 이곳에서 퍼져서 더 못 가겠다고 난리다. 백두대간 종주를 한 사람이 3년 만에 이게 웬일인지... 협박 반 달램 반해서 숲속으로 밀어 넣었다.

  

        

# 밧줄 구간도 나오고.


 

 

# 백두대간 종주할 때는 산행 전에는 엄살이 심하다가도 막상 산에 들어가면 날렵하게 달렸던 마눌은 3년 동안 산 대신 교회에서 살더니 완전히 산 감각을 잃어 버렸다.


          

# 자료에는 달마대사와 관련된 전설은 없던데 웬 달마? 祖師西來意(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天摩中名許(천마산 이름을 주기 위해서라네) - 강/사/랑.


 

        

# 더이상 못 가겠다고 버티는 마눌 달래서 한 걸음씩 위로 오른다. 잠시 후 꺽정바위가 나타났다. 천마산은 임꺽정에 관한 각종 전설이 서린 곳이다.


                                 

# 꺽정바위 아래엔 구멍이 있어 시원한 바람이 드나든다. 그 바람 아까워 한참을 그곳에 서 있었다.


                                

# 꺽정바위를 우회하는 나무계단길.


         

# 꺽정바위 정상엔 멋진 전망대가 있다.


  

# 꺽정바위 정상의 파노라마. 좌측 호평동과 중앙의 오남지, 우측의 철마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장쾌하다.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전망대의 조망. 산행 출발점에 있는 주차장과 아파트 공사현장이 내려다 보인다.


 

        

# 오남지.


          

# 꺽정바위를 지나 한차례 낑낑 밀어 올리면 805봉에 오르게 된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천마산 스키장으로 내려가는 길과, 마치터널 쪽으로 가는 길, 그리고 관리사무소 쪽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화도읍 쪽 조망.


         

# 정상은 좌측으로 잠시 더 가야 한다.


 

# 천마산 정상. 특이한 형태의 삼각점과 태극기가 있다.


 

 

# 천마산 정상의 파노라마. 좌측에 우뚝한 봉은 멸도봉, 그 너머로 철마산이 이어지고 우측 중앙은 뾰족봉 거쳐 관리사무소로 가는 길이다.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백두대간 졸업 이후 3년 만에 본격적인 산 정상에 선 마눌. 앞으로는 종종 이런 기쁨을 누리시게!


         

# 정말 그러하다! 그러나 간혹 예외는 있다!(산에서 담배 피는 넘, 쓰레기 마구 버리는 니은...)


  

 

# 805봉의 조망. 뾰족봉 거쳐 관리사무소로 가는 능선.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공 치는 동네가 건너다 보인다.


   

#  그래, 산행은 저런 맛도 있어야 돼!  냅다 내달리는 종주산행은 너무 힘들어!!!


 

 

# 매화말발도리의 다른 표정.


   

# 길고 먼 일정 때문에 시간에 쫓기는 종주 산행이 아니니 바쁠 일이 없다. 정상에서 한참을 머물며 경치 구경하며 놀다가 출발했다. 마눌은 그냥 올라온 길로 내려가야 차량회수하기 편하다고 주장하지만 그건 너무 재미가 없어서 뾰족봉 거쳐 관리사무소 쪽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잠시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그곳이 마치고개로 가는 길이다.


 

 

# 산복사꽃의 요염한 자태.


  

 

# 노란 빛깔의 돌양지꽃.


 

        

# 뾰족봉 거쳐 하산하는 길.


 

 

# 이쪽 등로는 아주 가파르다. 정상을 이쪽으로 오르면 입에서 단내가 절로 나겠다.


 

# 철 지난 천마산 스키장.


         

# 묵현리 갈림길을 지난다.


         

# 뾰족봉을 오른다. 저 봉으로 오를 때는 상당히 힘이 들것 같다.



 

# 화도읍 전경. 예전에 고속도로가 생기기 전 강원도로 가자면 항상 저곳 화도읍을 지나야 했다.


 

# 가파른 산길이 길게 이어집니다. 오랜만에 산길 걷는 마눌은 무릎이 아프다고 난리다.


 

# 추모비가 있는 비석바위.


 

# 갈림길이 나오고 우측으로 나무데크 길을 내려가면 관리사무소 쪽으로 가게 된다.



# 쉼터가 있어 짐 내리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 깔딱고개의 깔딱샘. 재미있는 이름이다. 하지만 깔딱고개는 전국 어느 산에나 있는 흔한 이름이다.


 

        

# 붉은 병꽃나무.



 

# 금낭화.


    

# 중간중간 싯귀를 적어 두어 힘든 줄 모르고 지난다.

 

 

# 시의 향기에 한번 빠져 보입시다!!!

 

 

 

 

 




  

 

# 길게 아래로 내려가면 넓은 휴양림이 나온다.


 

# 화장실과 샘터, 계곡이 있어 야영하기에 그만이다. 다음에 산꾼들 모아 이곳에서 야영 한번 해야겠다.


  

# 산장매점도 있다.


 

# 기능이 의심스러운 현수교도 지난다.


 

# 잠시 더 내려가면 약수터가 있는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장 한 쪽에 관리사무소가 있다. 이곳에서 산행을 종료한다. 


 

관리사무소의 다리를 지나면 천마산을 벗어나게 된다. 잠시 내려가면 도로에 내려서게 되고 그곳에서 택시를 타고 호평동 쪽 주차장으로 이동하여 차를 회수했다.

 


천마산은 규모가 적고 산세가 단조로워 100대 명산에 포함된 것이 약간 의심스럽기도 하다. 산림청에서는 천마산을 100대 명산으로 선정한 이유를 "산꼭대기를 중심으로 능선이 사방에 뻗어있어 어느 지점에서나 정상을 볼수 있는 특이한 산세와 식물상이 풍부하여 식물관찰 산행지로 이름나 있는 등을 고려하여 선정"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산 정상이 올려다 보이는 거야 특별할 것은 없고 식물상이 풍부한 것은 아주 큰 장점이다. 그러나 오늘은 오랜만의 산행에 허덕이는 마눌 때문에 주변 돌아볼 기회가 없어 야생화나 자생 식물 관찰을 할 여유는 없었다.

 


대신 군데군데 매달린 싯귀들 덕분에 시의 향기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산행길이었다. 대부분의 시는 잘 알려진 시들이라 특별할 것은 없지만 오랜만에 향기로운 글귀를 다시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했고, 간혹 낯선 시인의 짧은 노래 속에서 신선한 감흥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오랜만에 시(詩) 한 편(片)에서 얻는 감성(感性)의 세례(洗禮)가 오랜 가뭄 후에 만난 단비처럼 달고 흐뭇했음은 천마산 산행에서 얻은 제일 큰 소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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