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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14(팔봉산/八峰山)-물과 산이 어우러진 八峰 본문
몇 해 전 중국 쓰촨(四川)성에서 전화번호 하나가 무려 233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3억 3,200만원에 낙찰됐다고 해외토픽으로 보도되었다. 그것은 쓰촨의 청두시 전신국이 실업자 지원기금 마련을 위해 실시한 '전화번호 경매'에서 나온 일이었다. 그 전화번호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인 '8'이 8번 연속 들어가는 '8888-8888'이었다. 이는 중국인들이 8자를 유달리 좋아하는 까닭에 벌어진 일이다. 중국인들은 숫자 '8'의 발음(바 ; ba)이 '부자가 되다' 라는 중국말인 '發財(발재)'의 '發(파 ; fa)'와 유사하기 때문에 이 숫자를 매우 좋아한다.
중국인들의 부자에 대한 열망은 상상을 초월한다. 새해에 우리나라에서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인사하지만, 중국에서는 새해 인사를 "恭禧發財(공희발재)"라고 한다. 중국 발음으로는 "꿍시파차이"라고 읽는데, "돈 많이 버십시오"라는 뜻이다.
인천 차이나타운에 있는 중국인이 직접 경영하는 중국요리집에 가보면 어느 집이나 커다랗게 쓰인 '福'자를 거꾸로 붙여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복 福(복)' 자가 박쥐 蝠(복)'자와 발음이 같아서 박쥐가 거꾸로 매달려 있듯이 복자를 거꾸로 매달아 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복이 들어올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중국사람들이니 부자를 의미하는 8자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기는 이루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명절때 주고받는 선물의 가격이나 선물 개수는 물론 일상적인 생활용품의 가격표에도 118원, 888원, 998원 등 ‘8’로 끝나는 가격표를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런 가격표를 보면 중국인들은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져서 가격이 좀 비쌀지라도 쉽게 구매를 하기 때문이라 한다.
또 전화번호는 물론이고 자동차 번호에도 8자가 들어가는 것은 엄청난 프리미엄이 붙기 일쑤이고, 회사나 호텔 등 웬만큼 큰 빌딩을 보면 흔히 888호 혹은 88호라고 번지수가 커다랗게 적혀있는 간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중국인들과 수천 년 교류 해온 우리나라 역시 '8자'에 대한 선호도는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는 '8'자가 아니라 '3'자이긴 하다.
우리 민족은 그 출발부터 '3'으로 시작하였다. 태초에 환웅이 삼위태백(三危太伯)을 내려다 보고 인간 세계를 널리 이롭게 하고자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가지고 풍백(風伯), 우사(雨師), 운사(雲師) 삼 인과 무리 삼천 명을 거느리고 태백의 산꼭대기에 있는 신단수(神檀樹) 아래로 내려와 신시(神市)를 세웠다. 이런 민족적 근원에서 출발해서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숫자 3을 최고로 여긴다. 무슨 일이든 삼세 번은 해봐야 끝을 내고, 고스톱도 3점이 기본 점수, 하다못해 예쁜 여인도 삼삼하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오랜 세월 중국인들과 정치적 문화적으로 교류해온 우리 역사의 영향으로 '8'자 역시 '3'자에 못지 않게 선호도가 높은 숫자이다. 이는 산(山) 이름에도 그대로 투영되어 전국 각지에 '팔'자가 들어가는 산이 허다(許多)하다. 대표적인 것이 '팔봉산(八峰山)'이다. 팔봉산은 이른바 여덟 개의 봉우리로 이뤄진 산을 말한다. 팔봉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은 충남 서산에 있는 것과 강원 홍천에 있는 것이 가장 유명하다.
그외에도 대구 팔공산(八公山), 영덕 팔각산(八角山), 고흥 팔영산(八影山), 마산 팔용산(八龍山), 상주 팔음산(八音山) 등이 팔(八)자를 산 이름으로 가지고 있는 산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여덟 개의 연봉(連峰)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자세히 보면 꼭 여덟 개의 봉우리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봉우리 수를 늘리거나 줄여서 굳이 '8'이란 숫자를 이름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숫자 '8'에 대한 우리 옛어른들의 선호(選好)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많은 여덟 팔자의 산 들 중에 홍천 팔봉산은 해발 302m의 낮은 고도와 좁은 품에도 불구하고 산림청에서 지정한 100대 명산에 포함되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이는 팔봉산이 비록 낮은 산이지만, 바위와 암벽이 많고 능선이 험하며 홍천강이 구비구비 휘감아 돌아 산과 물이 서로 조화(調和)를 이루어 아름다움을 더하고 정상에서의 조망이 훌륭한 점이 고려되었다 하겠다.
팔봉산은 내가 낚시꾼 시절 홍천강 팔봉여울에서 견지낚시하면서 수십 차례 그 곁에서 머물렀던 산이다. 그러나 낚시꾼이 산에 오를 일 없어 매번 그 산자락이 물에 잠기는 발끝에서만 산을 올려다보거나 느꼈을 따름이었다.
그 팔봉산을 100대 명산 열네 번째 걸음으로 올라 가본다. 물과 산이 어우러진 八峰! 일시 : 2009년 9월 6일. 해의 날. 세부내용 : 팔봉교 매표소 ~ 1, 2봉 갈림길 ~ 1봉 ~ 2봉(당집) ~ 갈림길 ~ 3봉 ~ 해산굴 ~ 4봉 ~ 5봉 ~ 6봉 ~ 7봉 ~ 하산갈림길 ~ 8봉 ~ 쇠발판 ~ 매표소. 9월 5일. 해의 날. 견지낚시 동호회 강사랑물사랑의 2009년 가을 정기 공출(共同出釣)이 홍천강에서 있었다. 애초에 호남정맥 종주 산행을 가려고 준비했으나 오랜 세월 같이 여울 속에서 정을 쌓아온 낚시꾼들의 원성이 자자해 많이 망설이게 된다.
거실에 낚시짐과 산행짐을 나란히 늘어 놓고 한참을 고민 하다가 타협점을 찾기로 했다. 홍천강에서 개최되는 낚시 행사에 참석하되 뒷날 팔봉산 산행을 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면 여울에도 서고 산에도 오를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묘수로다! 그리하여 등에는 배낭을 메고 손에는 낚시짐을 든 기묘한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높이는 302m이다. 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봉리에 있는 산으로 홍천강이 산의 삼면을 둘러싸고 있다. 강 남쪽 연안을 따라 여덟 개의 봉우리가 길게 뻗어 있다. 낮은 산이지만 바위와 암벽이 많고 능선이 험하여 산행시간이 많이 걸린다. 처음 이 산을 볼 때는 명성에 비해 너무 낮아 놀라고 실제로 산에 올라가면 암릉길이 만만치 않아 다시 한번 놀란다. 봉우리가 여덟 개라 하여 붙여진 이름인 이 산은 '신증동국여지승람' 홍천현 편에 '딴 이름은 감물악(甘勿岳)이다. 현의 서쪽 60리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여덟 개의 봉우리는 대부분 암릉으로 되어 있어 로프를 잡고 오르거나 수직에 가까운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구간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 가장 동쪽 봉우리를 1봉이라고 하고 서쪽 물가의 끝봉을 8봉이라고 한다. 2봉에는 삼부인당(三婦人堂)이라는 당집이 있어 인근 주민들의 안녕과 질병이나 재액, 풍년과 흉년을 주재하는 세 여신을 모신다. 이 지역 사람들은 400여 년 전부터 매년 3월과 9월 보름에 당굿을 벌여왔다. 3월 굿이 크며 삼부인신과 칠성신을 기리는 세 마당 굿을 사흘 동안 한다. 산행은 팔봉산유원지에 있는 팔봉교 매표소를 지나면서 시작된다. 매표소 앞 개울을 건너면 1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고 매표소 옆을 지나 바로 올라가면 2봉과 3봉 사이 안부로 오른다. 4봉에 있는 산부인과 바위는 틈이 작아 배낭을 메고 통과하기가 매우 어렵다. 5봉에서 7봉으로 가는 길은 급경사로 로프를 잡고 암릉을 내려가야 한다. 8봉은 가장 험한 코스로 가파른 암릉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하는데 이때 급경사에 로프를 잡고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노약자는 위험한 곳이다. 봉우리 군데군데에 하산길이 있으므로 적당한 코스에서 하산할 수 있다. 대개는 5봉에서 내려선 지점이나 7봉을 넘어선 지점에서 홍천강 쪽으로 내려간다. 8봉을 넘어 하산하는 길은 암벽을 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3봉은 높이가 가장 높고 4봉에서의 조망이 가장 훌륭한데 홍천강과 삼악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홍천강을 끼고 있어 특히 여름에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교통편은 경춘선의 남춘천역에서 내려 왼쪽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팔봉산유원지를 경유하는 두미리행 시내버스를 이용하거나 춘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1번이나 2번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홍천읍에서 갈 경우 버스로 약 50분 걸린다.
# 홍천 팔봉산 지형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홍천강 산수리 여울에서 오랜만에 만난 낚시꾼들과 은성한 밤을 보냈다. 낚시꾼에서 산꾼으로 변신한 후 그들과는 매우 소원했는데, 오랜만에 모임 참석했더니 반갑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뒷날 오전 여울에 서서 견짓대 똑딱 거리며 맑은 강물 속 물괴기들과 간만의 만남을 가졌다. 수십 년 주말마다 맡던 물고기 비린내가 낯설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 한동안 즐겁게 노닐다 아직 물 속에 서 있는 꾼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짐 챙겨 길을 나섰다. 처음 계획대로 낚시와 산행을 병행하기 위해서이다.
# 홍천강 산수리 여울. 저 멀리 물속에 서 있는 꾼들이 보인다. 내가 하던 견지낚시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우리 고유의 전통 낚시 방법이다. 맑은 강물의 흐르는 여울 속에 들어가 파리채처럼 작은 견짓대를 흔들어 제 몸 길이보다 더 큰 물고기를 잡아내는 낚시이다.
홍천 서면으로 나와 70번 도로 타고 밤벌 유원지 지나 춘천 방향으로 올라 가다 보면 우측에 팔봉산이 보인다. 팔봉산 국민 관광지 팻말 보고 우측으로 들어가면 주차장이 나온다. 그곳에서 팔봉산 쪽으로 접근해 팔봉교 다리를 건너면 바로 앞에 매표소가 있다.
휴가철이라 자동차들이 많아 몇 차례 주변을 돌다가 겨우 한쪽에 자리를 잡고 주차했다. 오전에 여울속 에서 동료 꾼들이 못 가게 말리기도 하고 물괴기들도 계속 입질을 해 주어 지체하느라 시각이 이미 점심시간을 넘기고 있다. 팔봉산이 짧은 코스이기는 하나 출발이 너무 늦으면 나중에 곤란을 겪기 쉽다. 얼른 짐 챙겨 매표소로 향했다. 뙤약볕이 강렬하고 기온도 높아 금세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 일단 작고 한 눈에 들어오는 아담한 산이다.
#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받고 있다. 도대체 산에 들어가는데 왜 돈을 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그 돈으로 무슨 활동을 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매표원이 주차비도 받으려고 차를 어디에 주차했는지 묻는다. 기분이 상해 "그건 알아서 뭐하시려우?" 한마디 해주고 들머리로 들어섰다.
들머리로 들어서면 곧바로 좌측으로 꺾어 산의 사면을 가로지르다가 위쪽으로 올라가게 된다. 시각이 늦어 등산객은 나 외에는 아무도 없다.
# 백조 네 마리가 등을 돌리고 있다. 흰진범. 미나리아재비과이다. 흰진교라고도 한다. 독성이 있는 야생초이다. 잘 법제해서 뿌리는 진통제나 이뇨제로 쓴다.
# 소나무에 자리를 잡은 버섯의 색깔이 참 곱다. 이름은 알 길 없다.
# 잠시 오르면 쉼터가 나온다. 산행 마치고 하산한 듯한 사람들이 쉬고 있다. 어찌 이리로 하산했을꼬?
# 좌측은 쉬운 길, 직진은 험한 길이라 적혀 있다. 직진길 선택하여 올라간다.
# 곧바로 암봉들이 앞을 가로 막는다.
# 암봉에 서면 팔봉을 휘감는 홍천강의 물길이 보인다.
# 산꾼이 되기 전 저 여울에서 견지낚시를 많이도 했다.
# 지금은 행락객들이 점령하고 있다.
# 대명 스키장의 슬로프가 보인다.
# 바위봉의 파노라마. 물길과 사람의 길이 산을 사이에 두고 평행하다.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다시 암릉길을 치고 올라간다. 계단 설치되어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 그러면 팔봉산 1봉에 올라서게 된다. 1봉의 조망은 직전의 전위봉에 비해 떨어진다. 암봉 하나 올랐데 벌써 숨이 가파진다.
# 조망 없고 자리도 좁다 곧바로 로프 잡고 1봉을 내려 간다.
# 건너편에 2봉이 위풍당당하게 버티고 서 있다.
# 다시 로프를 잡고 위로 밀어 올인다.
# 오름 도중에 지나온 1봉을 건너다본다.
# 암봉을 낑낑 올라 가자 산신각(山神閣)이 모습을 드러낸다.
# 바로 앞에 있는 봉우리엔 삼부인당(三婦人堂)이란 사당과 정상석이 서 있다. 아주 좁은 정상에 용케 이런 사당을 세웠다.
# 2봉 정상석.
# 이씨, 김씨, 홍씨 삼부인을 모신 사당이다. 뜬금없는 안내문이다. 이씨, 김씨, 홍씨가 누군지 어떤 사연이 있는지 설명이 전혀 없다. 자료 찾아보니 옛날옛적 팔봉리에 살던 세 과부의 이야기이다. 시어머니 이씨, 딸 김씨, 며느리 홍씨로 구성된 세 과수댁은 생활이 어려워 근근이 살아가는 형편이었다. 팍팍한 현생이 힘들어 세 과부는 팔봉산에 올라 먼저 떠난 남편을 그리며 부둥켜 안고 목놓아 울었다. 울다울다 모두 혼절하였는데, 하늘이 울리면서 세 부인 모두 신내림을 받게 되었다. 이후 이 고장의 농사를 주관하는 무당이 되어 팔봉산 꼭대기에서 매년 당굿을 올렸다. 그러자 사방 백리 내의 농사는 늘 대풍이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가 되는 법이다. 사람들은 차츰 그들을 소홀하게 대하고 당제도 지내지 않게 되었다. 그러자 삼부인 모두 어느날 사라져 버렸고 이후 농사는 극심한 흉년이 들어 굶어 죽는 자가 부지기수로 늘어났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팔봉산 꼭대기에 삼부인당을 모시고 매년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당굿을 할때 무당에게 시어머니 이씨 부인 신이 내리면 풍년이 들고 딸 김씨 부인 신이 내리면 대풍이 들었고 며느리 홍씨 부인 신이 내리면 흉년이 들었다 한다. 전설따라 삼천리~
# 건너편에 팔봉산의 주봉인 3봉이 우뚝하다.
# 2봉은 전방으로 훌륭한 조망을 허락한다. 좌측은 서면 팔봉리, 우측은 밤벌유원지이다. 중앙 산줄기 끝에는 홍천 대명 비발디가 있다.
# 밤벌유원지를 당겨봅니다. 초봄에 행락객들이 없을 때 저 여울에서 낚시를 하곤 했다.
# 2봉에서의 파노라마.(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한참을 조망 구경을 하다가 정면으로 내려가면 안부 쉼터에 내려서게 된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매표소로 바로 연결된다. 정상 만을 목표로 오는 사람들은 이쪽으로 올라온다.
# 팔봉산의 주봉인 3봉 역시 깎아지른 바위봉이다.
# 작은 쇠다리도 지나고 바위 붙들고 위로 낑낑 올라가면 3봉이다.
# 3봉에 있는 팔봉산의 정상석.
# 3봉은 팔봉산의 주봉 답게 사방으로 툭트인 멋진 조망을 보여준다. 좌측 2봉과 우측의 4봉, 그리고 팔봉산을 휘감아 도는 홍천강의 물길을 파노라마로 담았다. 3봉에서의 360도 파노라마.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2봉과 삼부인당이 건너다보인다.
# 4봉, 5봉.
# 깔끔한 팬션도 내려다보인다. 택지로 개발하여 판매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았나 보다.
# 어유포리 마을과 춘천으로 이어지는 70번 도로.
# 간단한 제물 놓고 천지신명께 입산 신고를 했다.
# 물길만 펼쳐본다. 참으로 조망이 좋은 산이다.(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암릉길과 긴 철계단을 내려 안부로 내려간다.
# 4봉 오름엔 유명한 해산굴(解産窟)이 있다.
# 해산굴은 아주 좁고 어려운 곳이라 우회로가 있다. 그러나 일단 해산굴을 체험해 보기로 했다.
# 장수하려면 여러 번 와야 겠다.
# 이 굴은 정말 해산하듯이 힘들게 빠져 나가야 하는 굴이다. 3봉 정상에서 만나 막걸리 한 잔 같이 나눈 분이 먼저 올라가 내 배낭을 받아주었다. 그냥 바로는 빠져나갈 수가 없고 몸을 이리저리 배배 꼬며 온 몸으로 밀어 올려야 한다. 억지로 힘을 주고 빠져 나왔더니 양 무릎에 멍이 퍼렇게 들었다. 덩치 크거나 살찐 이는 빠져 나갈 수 없는 곳이다. 백두대간 속리산 구간의 산부인과굴보다 더 힘이 든다.
# 다시 건너편 암봉을 올라가면 5봉에 이른다.
# 늦게 산행을 시작한 사람들이 몇 있다.
# 안부로 내렸다가 다시 6봉을 향해 로프 구간을 올라야 한다.
# 작은 산이지만 이런 암봉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상당히 힘이 드는 곳이다. 기온까지 높아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다.
# 5봉과 6봉 사이에도 하산로가 있다.
# 한차례 용을 쓰고 올라가니 6봉이 나온다.
# 다시 안부로 내리고 철계단, 로프 등을 낑낑 올라 7봉으로 오른다.
# 7봉 정상. 사투리가 구수한 부부 산꾼을 만났다. 추억 남기기를 좋아하셔서 찍사 역할을 몇 차례나 해 줘야 했다.
# 도깨비! 여기는 언제 다녀갔소? 이곳도 자전거 끌고 왔나? 설마?? 저 표지기의 주인공은 내 오랜 산동무인데 백두대간을 자전거 타고 종주한 철각(鐵脚)이다.
# 지나온 6봉을 돌아 본다.
# 7봉 정상석.
# 소낭구 하나 절벽에 몸을 붙였다.
# 위험하다고 오르지 말라고 매표소에서 얘기하던 8봉. 일단 이곳에서 건너다 보기에도 난이도가 있어 보인다.
# 7봉 하산길은 지나온 하산길 중 가장 멀고 가파른다. 길게 내려 안부에 이르면 하산길이 나타난다. 안부엔 8봉은 위험하니 이곳에서 하산하라고 안내판이 서 있다.
# 안내판만 세울 것이 아니라 안전장치를 보강해야지. 산 타는 사람들이 1봉에서 출발해서 8봉까지 모두 다 걷고 싶어하지 중간에 내려가고 싶겠나? 입장료를 받는 이유가 이런 장소에 안전장치를 마련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
# 8봉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얼마나 위험하길래 못 올라가게 하나?
# 제법 힘이 들기는 하지만, 그다지 어려운 곳은 아니구만...
# 그러나 방심을 했나? 로프 잡고 위로 힘껏 밀어 올리는 순간 눈에 불이 번쩍한다. 앞쪽에 뾰족하게 나온 바위를 보지 못하고 그냥 힘껏 들이 받아 버렸다. 얼마나 강하게 받았는지 금세 혹이 불룩 솟아 올랐다. 아이고~ 아파라~~
# 포기하고 내려갈 정도는 아니다. 사량도 지리망산의 깎아지른 직벽에 아이들을 올리는 사람들도 있는데...
# 운치가 있는 산인 것은 분명하다. 바위 틈에 뿌리내린 소나무들의 기상이 훌륭하다.
# 산길, 물길, 인간의 길이 나란히 구부러져 흘러 간다.
# 7봉 하산길의 모습. 길고 가파름을 알 수 있다.
# 7봉 좌측의 조망.
# 이 하산길이 어렵다고 8봉을 오르지 말라고 했다.
# 그러나 뭐, 그다지 힘들지는 않다. 가파르고 길기는 하지만 좀 신경만 쓰면 된다.
# 철계단도 길게 내리고...
# 드디어 홍천강 물가로 내려서게 된다. 피서 나온사람들이 여럿 있다.
# 견지꾼이 물속에 서 있다. 다가가 통성명하면 알 만한 사이일 것이다. 견지낚시하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은 까닭이다.
# 강물이 얕아 짐 들고 건너와 놀다가 다시 짐 들고 주차장으로 건너가고 있다.
# 바위 절벽 옆으로 난 길이 이색적이다.
# 장마철 수량이 많을 때 건너면 더 멋있을 것 같다.
# 유격훈련 하듯 이런 출렁다리 길도 지나야 한다.
# 저 팔봉교까지 가야 한다. 작고 낮은 산이지만 암봉에 매달려 애를 써야 하는 곳이 많고 오르내림 또한 많아 힘이 들었다. 기온 또한 높은 날이어서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었다. 마침 강변에 후미진 곳이 나오길래 배낭 내린 후 홀랑 벗고 강물 속에 풍덩 뛰어들었다. 아이고... 시원타!!! 강과 산이 어우러진 곳이라 산행 후 이런 호사를 누릴 수가 있다. 한참을 혼자 강물 속에서 풍덩거리며 물놀이를 했다.
# 홀로 알탕을 즐기고 새옷으로 갈아 입으니 참으로 개운하고 좋다. 꼬리조팝.
# 노랑 물봉선.
# 차 회수하고 강 건너에서 팔봉산을 담아본다. 좌측 1봉에서 우측 8봉까지 봉우리들이 나란히 도열해 있다.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주차장 입구에서 한 번 더!
# 8봉의 모습. 저런 직벽이니 하산길이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 8봉과 그를 휘감아 도는 홍천강.
# 마루금만 이어 붙여 보니 여인이 누워 있는 듯도 하고 짐승 한 마리 엎드려 있는 듯도 하다.
팔봉산은 의외의 산이었다. 100대 명산인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작고 품이 좁아 의아한 생각이 들게 만들고, 막상 올라가 보면 봉우리 봉우리 마다 기기묘묘한 암봉과 멋진 조망을 보여주어 또한번 놀라게 만드는 산이다.
게다가 산과 물이 어우러져 휘감아 도는 모습에서 조화(調和)와 순리(順理)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100대 명산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한 멋진 산이다. 그리고 부(富)의 기운이 충만한 '8'자의 기(氣)를 팔봉산의 각 봉우리에서 듬뿍 받아 올 수 있었음은 덤이라 할 것이다. 恭禧發財(꿍시파차이: 돈 많이 버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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