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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산제]칠장산/七長山-2010년 홀로 산꾼들의 시산제! 본문

산이야기/일반 산행

[시산제]칠장산/七長山-2010년 홀로 산꾼들의 시산제!

강/사/랑 2010. 3. 8. 19:25
 [시산제]칠장산/七長山

 

해마다 동짓달이 되어 수온(水溫)이 떨어지면 강물 속 물고기들은 저 깊은 강바닥으로 숨어들어 활동을 중지한다. 그리고 에너지를 간직하기 위해 움직임을 최소화 함은 물론 먹이활동까지 끊어 버린다.


그럴때면, 낚시꾼들 역시 비린내 나는 장비들을 닦아 창고에 넣고 덩달아 동면(冬眠)에 들어간다. 이 때 마지막으로 모여 한 해 낚시를 마무리 하는 것을 '納會(납회)'라고 한다.

 

물론 납회했다고 해서 낚시를 완전히 멈추는 것은 아니다. 간혹 손맛이 그리워 차가운 겨울 강물 속에 들어서 보기도 하지만, 대부분 손맛보다는 낚시를 해 봤다는 그 자체로 만족하는 수준이다.

 

그러다 꽃 피고 새 울어 강물 위로 꽃잎이 두둥실 떠 내려올 무렵, 먼지 쌓인 낚싯대 정비해서 물가에 모여 술 한 잔 강물 위에 뿌려 한 해 무사한 조행(釣行)과 풍성한 조과(釣果)를 기원하니 이를 '시조회(始釣會)'라 한다.

 

산꾼들도 이와 비슷해 해마다 년초가 되면 산악회별로 혹은 동호회별로 모임을 이뤄 산 정상에 정성껏 제물 올려 한 해 산행의 무사함을 빌곤 한다. 이름하여 '始山祭(시산제)'이다.

 

그러나 사시사철 이 땅의 산줄기를 찾아 헤매는 우리네 홀로 산꾼들에게 겨울이란 계절은 산행을 멈추는 계절이 아니라, 오히려 더 활발히 눈밭으로 뛰어들게 만드는 유혹의 계절이다. 그런만큼 납회니 시산이니 하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특별한 의미가 없는 행위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평상시 홀로 산길을 걷는 홀로 산꾼들이 일년에 한 번 경향각지에서 삼삼오오 모여 서로 얼굴 한 번 보고, 손 한 번 잡아 보고, 술잔 한 잔 나누며 산꾼의 정을 나누는 일이 어찌 의미없는 일이라고만 하겠는가?

 

더불어 이 땅의 산신령들께 올 한해 무사한 산길을 기원하고 국태민안까지 덧붙여 빌어 본다면 그 역시 충분히 의미있고 아름다운 일이라 할 것이다.

 

그리하야 홀로 산경도를 이어가는 홀산의 산꾼들이 3월 6일 흙의 날에 한남, 금북, 한남금북정맥의 3정맥이 분기하는 안성땅 칠장산에 모여 경인년 시산제를 올리기로 하였다.


 

2010년 홀로 산꾼들의 시산제!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일시 : 2010년 3월 7일.




칠장산/七長山
 

경기도 안성시의 동남쪽 칠현산 바로 위쪽에 위치한 산이다. 높이는 492m이다. 금광면과 죽산면,삼죽면에 걸쳐 있다. 예전에는 같은 산줄기로 서로 가까이에 있는 칠장산과 칠현산을 함께 칠현산으로 불렀다고 하는데, 조선 시대 어느 권력자가 이 산 일대를 임금으로부터 하사받은 후 칠장사 뒤쪽의 산이라 하여 칠장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조선 시대 지리지나 고지도에서는 칠장산이란 지명은 확인할 수 없고 그 기슭에 있는 칠현산 칠장사(七長寺)라는 사찰에 대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즉, 산의 동쪽 기슭에 있는 칠장사라는 사찰에서 그 지명이 유래하지 않았나 한다. 칠장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하는데, 조선 명종 때 임꺽정이 승려인 병해와 함께 머물던 곳도 이곳이라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비롯한 여러 지리지에서는 고려 때 역대왕들의 실록을 왜구로부터 숨기기 위해 이 사찰로 옮겼다는 기록이 확인된다. 전해지는 이야기로 칠장은 고려 때 혜소국사에 의해 도를 깨우친 일곱 악인이 이 사찰에서 오래 머물렀다 하여 그렇게 불렸다고도 한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칠장산 지형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애초에 칠장산에 모여 시산 행사를 한다길래 야영 장소가 마땅치 않음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선발대로 도착한 초은 큰성님과 부상병 뚜벅이 칠장사 바로 곁에 있는 전원주택의 마당을 무료로 얻어 두었다. 대단하신 능력이시고  선뜻 빌려준 주인장도 대단하신 분이다. 하룻밤 신세를 진 안양 사신다는 분의 주말 전원주택.

 

 

 

# 오랜만에 서로 얼굴을 대하니 그 반가움이 더욱 크낙하다.

 

 

 

# 꿉사 역할을 맡으신 솔티님.

 

 

 

# 비박장비 자작에 맛들인 솔숲님의 역작. 알콜 버너이다. 캔 맥주 깡통을 이용한 것인데 무지무지 가벼운 무게와 나름 혼자 밥 한 끼는 거뜬한 화력을 자랑한다. 이 두 가지 장점에 은근히 끌리는 바 없지 않았지만 만에 하나 실수로 저 버너를 엎었을 경우, 발생할 사태를 생각하니 아이구야... 만에 하나라는 것이 연인산에서 발생하는 것을 보고는 애초에 위험요소 있는 것은 시작을 않는 게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솔숲님의 탐구심엔 박수를! 혹시 저 버너를 사용할 때는 무조건 방화 대책을 철저히 세우고!

 

 

]

# 낯선 여성들로부터 "누나 믿지?"에 버금가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은성하고 놀라운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이했다. 뚜버기님을 비롯한 세 사람의 잠자리가 되어준 정자.

 

 

 

# 야외 풀장까지 갖춘 멋진 집이다.

 

 

 

# 네이버 숲지기카페에서 공동구매한 타프를 설치한 용또산님. 가벼우면서도 크기가 아주 커서 얼른 나도 하나 장만했다.

 

 

 

# 밤새 잘 타준 화롯대. 

 

 

 

# 잠자리 정리하고 모여서들 아침공양을 한다.

 

 

 

# 두루님표 압력밥솥. 이틀간 따뜻하고 맛난 밥을 제공해 줬다.

 

 

 

# 간밤의 숙취를 날려준 콩나물 김치 잡탕 해장국. 라면 스프로 화룡점정.

 

 

 

# 뚜버기님 부상으로 두루님의 요리 공력이 발휘되었다.

 

 

 

# 이 집 주인, 참 대단하신 분이다. 여러가지 면에서...  어쨌든 덕분에 좋은 밤을 보낼 수 있었다.

 

 

 

# 주변 깨끗이 정리하고 칠장사 주차장으로 이동.

 

 

 

# 칠장사 일주문.

 

 

 

# 칠장사 안양루와 범종각.

 

 

 

# 대웅전 앞마당에 도착했다.

 

 

 

# 기념사진 한 방 찍고! 시산제가 갑작스레 날짜가 결정되어 참석 인원이 너무 적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그래도 두루두루 많이들 와주셨다.

 

 

 

# 풍경소리 뎅뎅뎅 울린다.

 

 

 

# 저 물고기 求道의 바다를 헤엄치시나?

 

 

 

# 혜소국사비.

 

 

 

# 이 소나무는 정말 잘 생긴 나무인데, 바로 앞에 세워진 괴상한 가건물 때문에 그 운치를 잃어버려 너무 안타깝다.

 

 

 

# 산죽밭 사이로 걸어 올라간다.

 

 

 

# 오랜만에 만난 원주멋쟁이님!

 

 

 

# 삼정맥 분기점에 서신 초은님. 3정맥 완주를 선언하셨다.^^

 

 

 

# 칠장산 헬기장에 도착하니 부산 경남고교 동창분들이 시산제를 지내고 계신다.  그 중 한 분이 홀산 카페에 산행기를 올려 주시는 배슈맑님이다. 세상 참 좁다.

 

 

 

# 칠장산 정상에 올라가 본다.

 

 

 

# 초은님, 한남정맥 완주를 확실히 인증하라 하신다.^^

 

 

 

# 한남, 금북, 한남금북정맥 등 3개의 정맥을 완주할 때마다 하나씩 매단 표지기가 나란히 세 개 매달려 있다. 내 표지기는 사용 연한이 딱 2년이다. 2006년에 매단 한남정맥 때 표지기는 완전히 백지로 변해 있고, 2007년 금북때 표지기는 낡아서 글씨를 구별하기 어렵다. 그나마 2008년에 매단 한남금북 정맥 표지기만이 겨우 글씨 구별이 가능하다. 애초에 제작할 때 빨리 닳아 없어지는 걸로 해 달라고 하기는 했지만 좀 서운한 것은 사실이다.

 

 

 

# 2006년 한남정맥 때의 표지기.

 

 

 

# 2007년 금북정맥 때의 표지기.

 

 

 

# 2008년 한남금북정맥 때의 표지기. 3정맥 분기점이라 이런 역사가 한자리에서 확인 가능하다.

 

 

 

# 등로 한켠에 새로운 표지기 하나 매달고...

 

 

 

# 정맥 좌우로 공치는 놀이터가 자리하고 있다.

 

 

 

# 헬기장으로 돌아와 시산제 준비를 한다.

 

 

 

# 오늘의 인기 메뉴는 참살이탁주이다.

 

 

 

# 올해의 행운 돼지.

 

 

 

# 간소하나 정성껏 제물을 올린다.

 

 

 

# 제각기 한 해 동안  같이 산길을 걸어갈 소지품도 하나씩 진설하고...

 

 

 

# 올해의 집사는 보문님께서 담당하셨다.

 

 

 

# 순국 선열과 먼저 간 산악인들에 대한 묵념도 잊지 않고!

 

 

 

# 초은님께서 축문을 낭독하신다.

 

 

 

# 올 한해 무사한 산길을 비나이다.

 

 

 

# 國泰民安도 비옵니다.

 

 

 

# 강인한 심장과 튼튼한 다리로 무탈하게 해 주시고,

 

 

 

# 총 맞지 않고, 멧돼지 만나지 않고, 개떼들에게 시달리지 않도록 해 주옵소서!

 

 

 

# 초은님.

 

 

 

# 대명님.

 

 

 

# 산냄시님.

 

 

 

# 산이조은님과 처음 동행한 후배님.

 

 

 

# 보문님.

 

 

 

# 두루님과 솔숲향기님.

 

 

 

# 용또산님.

 

 

 

# 올 시산제의 홍일점이신 보문2님.

 

 

 

# 원주멋쟁이님.

 

 

 

# 처음 뵙는 배슈맑님.

 

 

 

# 마무리 절 올리시고...

 

 

 

# 모두 무사하고 멋진 산길들 이어가시기를 비옵니다.

 

 

 

# 자, 이제 음복합시다!

 

 

 

# 산꼭대기에서 맛보는 육회.

 

 

 

# 족발.

 

 

 

# 시루떡.

 

 

 

# 간재미까지...

 

 

 

# 한잔 받으시고...

 

 

 

# 오붓하고 정겹게 산정주연을 즐긴다.

 

 

 

# 주변 깨끗이 정리하고 하산!

 

 

 

# 칠장산 사면은 온통 산죽밭이다.

 

 

 

# 지역 주민들이 복조리용 산죽을 수확하고 있다.

 

 

 

# 복조리마을로 TV에도 나왔단다. 이 복조리가 주요 소득원이라고 자랑이 대단하다.

 

 

 

# 정맥하느라 세 번,

 

 

 

# 시산제 올리느라 한 번, 모두 네 번을 찾은 칠장사.

 

 

 

# 언제 다시 올 기회가 있을라나?

 

 

 

#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 도토리집에서 뒷풀이까지 마치고 각자 서식지로 향했다.

 

 

 

시산제에 관련해서 여러가지 말들이 많았지만 역시나 시산제를 지내고 나니 모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홀로 산꾼들이 모여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오고가는 막걸리 한 잔에 정을 나누니 그 정겨움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물론 모임을 준비하고 진행한 사람들의 남다른 수고 덕분이겠지만. 그러나 그런 수고가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많은 사람들을 서로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으니, 그 수고가 참 의미있는 일이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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