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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16(명성산/鳴聲山)-달빛 산행! 본문

산이야기/100대 명산

[100대 명산]16(명성산/鳴聲山)-달빛 산행!

강/사/랑 2010. 9. 26. 17:50
 [100대 명산]16(명성산/鳴聲山)

 

  

올해 추석 연휴는 유난히 시절이 빠르고 그 기간이 길다. 추석 연휴야 늘 그렇듯 삼 일에 불과하지만, 마침 그 기간이 화, 수, 목요일이라 징검다리로 낀 월, 금요일을 많은 기업들이 연차 등으로 대체해서 길게는 9일 간의 긴 연휴를 보내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1990년이었나? 그 해도 추석이 9월 중순으로 빠른 편이었고, 올해처럼 화, 수, 목요일로 이어져서 9일 간의 긴 연휴를 즐긴 기억이 난다. 그때는 사회초년병 시절이라 수중에 돈도 없는데, 9일 간의 여름휴가 후, 한 달 만에 다시 9일 간의 긴 추석 연휴를 받아 무얼 할까 난감했었다.

 

뭐 지금이라고 돈이 많은 건 아니지만 6일 간의 추석 연휴를 보내고 징검다리 근무일인 금요일 출근했는데, 홀로 산꾼들 사이에 비박산행 가자는 사발통문이 바람결에 날아든다. 생각같아서는 호남정맥이나 금남정맥을 한 구간 했으면 좋으련만 추석 연휴 말미의 교통정체를 생각해 수도권에서 가까운 산으로 가자고 의견들이 모아진다.

 

그때 문득 명성산 억새 구경이나 한 번 가보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명성산 억새야 아직 철이 일러 몇 주 후에나 그 절정을 볼 수 있을 테지만, 억새철의 명성산은 억새보다는 사람 수가 더 많아 즐거움보다는 눈살 찌푸릴 일 많으니 오히려 지금이 적기란 생각이다.

 

게다가 추석이 엊그제라 휘황한 보름달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니 억새꽃 피어난 명성산정(鳴聲山頂)에서 흐뭇한 달빛 아래 좋은 벗들과 술잔을 나누노라면 이 아니 아름다울소냐! 

 

강/사/랑의 이런 생각에 모두들 동조하여 금요일 쉬는 일부는 선발대로 먼저 가고 근무하는 사람들은 후발대로 야간산행을 하여 오르기로 의견을 모았다.

 

달빛 좋은 산길을 억새꽃 구경해가며 오를 생각하니 금요일 퇴근길 서부간선도로의 정체가 밉기만 하구나!


 


달빛산행!


일시 : 2010년 9월 24, 25일. 쇠와 흙의 날
세부내용 : 산정호수 주차장 ~ 비선폭포 ~ 등룡폭포 ~ 철조망 ~ 억새밭 입구 ~ 샘터 ~ 억새밭 ~ 팔각정(1박) ~ 억새밭 정상 ~ 자인사 갈림길 ~ 암봉 ~ 삼각봉 ~ 약사령 갈림길 ~ 산안폭포 갈림길 ~ 명성산 정상 ~ 산안폭포 갈림길 ~ 임도 ~ 주차장 복귀.



금욜날 퇴근하여 산행 보따리를 꾸리는데 이것저것 집어넣다 보니 오늘도 배낭 무게는 25kg이 넘는다.
지난주 호남길에서 때늦은 무더위와 무거운 야영 배낭 때문에 계획했던 산행을 다 마치지 못하고 중간에 멈추고 와 놓고는 또다시 무거운 야영배낭을 꾸리니 쳐다보던 마눌의 눈꼬리가 하늘로 올라간다.

 

마눌의 잔소리를 뒤에 매달고 9시에 집을 나서는데, 내비게이션에 명성산을 찍으니 도착 예정시각이 11시를 가리키고 있다. 그렇다면 집에서 2시간이나 걸린다는 얘긴데, 오늘 안에 억새밭 정상에 오르기는 틀렸다!

 

집 앞 슈퍼에서 일용할 막걸리와 안줏거리를 챙기고 냅다 달려 외곽순환도로에 차를 올린다. 평촌, 성남, 송파, 하남, 강일, 구리를 거쳐 퇴계원나들목으로 나와 47번 국도 타고 남양주 진접, 포천 이동을 지나 철원 쪽으로 접근하니 23시 경에 산정호수 주차장에 도착하게 된다.



명성산/鳴聲山

 

높이는 922m이고 경기 포천시 이동면 영북면과 철원군  갈말읍에 걸쳐 있다.  가을철이면 억새산행 대상지로 유명한 산이다.  수도권 억새 감상 1번지로 꼽히는 명성산(鳴聲山, 922.6m)은 서울에서 동북으로 84km, 운천에서 약 7km 거리에 위치하며 산자락에 산정호수를 끼고 있어 등산과 호수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겨울 산행으로도 각광받는 곳이다. 태봉국을 세운 궁예의 애환이 호수 뒤편에 병풍처럼 펼쳐진 웅장한 명성산에 숨겨져 내려온 전설이 있는데 망국의 슬품을 통곡하자 산도 따라 울었다고 하는 설과 왕건의 신하에게 주인을 잃은 신하와 말이 산이 울릴 정도로 울었다는 설과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입산할 때에 산도 슬피 울었다는 등 그 후  울음산으로 불리우다 울"명"자, 소리"성"자를 써서 명성산으로 불린다는 전설이 있다. 경기도 포천군 영북면과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경계를 이루는 이 산의 산세는 풍수지리상 소가 누워 있는 와우형이라 한다. 명성산의 산정호수의 물줄기는 영북면 농토를 살찌우고 있다. 명성산 주능선 동쪽 수십만 평 넓이에 펼쳐지는 억새 군락은 본래 울창한 수림지대였다. 이것이 억새군락으로 변한 것은 6.25 전쟁 때 피아간에 격전을 치루면서 울창했던 나무들이 사라지고 나서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명성산 지형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주차장 앞 식당에서 막걸리 한 잔 나누고 계시던 뱌, 대 두 분과 접선. 식당과 팬션들 사잇길로 올라가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11:00. 이렇게 늦게 산으로 스며든 것은 또 처음이다.

 

 

이것저것 야영 장비에 물 3리터, 막걸리 몇 통 집어넣었더니 배낭 무게가 장난이 아니게 어깨를 누르는데, 그나마 등로가 양호하여 쉬엄쉬엄 얘기 나눠가며 올라간다.

 

우측으로는 계곡이 따라 올라오고 있어 장쾌한 물소리가 시원스럽다. 캄캄한 밤이라 그 물줄기를 보지 못함이 심히 아쉬울 따름이다. 체육시설, 화장실, 감시초소 등등을 지나 올라가면 좌측으로 책바위로 올라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책바위코스는 암릉길을 올라가는 약간 위험하지만 멋진 조망을 볼 수 있는 등로라는데, 오늘은 어두우니 그냥 편한 등로를 선택한다.

 

넓은 등로를 따라 쉬엄쉬엄 올라간다. 이윽고 물소리가 더욱 커지더니 등불 너머로 폭포가 보인다. 아마도 비선폭포인가 보다. 역시나 다음에 날 밝을 때를 기약하고 지나쳐 오른다.

 

 

# 좌스틱, 우디카로 올라가는 산꾼.

 

 

# 계곡을 가로지르는 철다리를 두어 군데 지나며 계곡을 건너기를 반복한다. 계곡 가엔 단풍나무들이 많아 가을이 깊을 즈음 멋진 풍취를 보여 줄 것 같다. 

 

 

# 계곡가에 하늘이 뚫린 곳이 나와 문득 올려다보니, 아하! 둥근 보름달이 둥실 떠 있다.

 

 

# 둥근 보름달과 맑은 계곡이 조화로우니 이 부근에서 짐 내리고 막걸리 한 잔 했으면 딱 좋으련만 시각이 너무 늦으니 그냥 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다.

 

 

# 한참을 오르다 보면 등로가 가팔라지며 계곡과 멀어지려고 하는 곳이 나오고, 안내판에 누군가 현 위치를 등룡폭포라고 적어 두었다. 먼저 올라간 선발대가 식수를 챙겨오란 연락을 해서 이곳에서 3리터 수낭을 다시 채웠다. 덕분에 배낭 무게가 원정대 수준이 되었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한참 위에 약수터가 있어 이곳에서 물을 받을 이유가 없고, 정작 선발대도 물이 그렇게 부족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저질체력을 보강한다는 의미로 고집스레 끝까지 그걸 지고 올라갔다. 집에서 가져온 물 3리터, 계곡물 3리터, 막걸리 3통까지 합하니 물 무게만 10kg이 된다.

 

 

# 등로가 본격적으로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 중간중간 샛길이 나오는데 굳이 저곳을 가자면 가파른 암릉길로 이어지나 보다.

 

 

# 잠시 후 우측 숲 아래로 우렁찬 폭포 소리가 들려 다가가니 이곳이 비로소 등룡폭포이다.

 

 

# 등룡폭포는 그 규모가 크고 물소리도 우렁차 과히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듯 장쾌한데 다만 오늘은 날이 어두워 그 진면목을 다 보지 못함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곳에서 짐 내리고 막걸리 한 잔을 나눌까 잠시 고민타가 위에서 기다리고 있을 동무들 생각에 그냥 입맛만 다시고 다음을 기약했다.

 

 

# 이곳에서 험한 등산로와 순한 등산로가 갈린다. 우리는 순한 쪽을 택했다.

 

 

# 캄캄한 밤중에 무거운 박배낭을 메고 오르자니 낑낑 소리가 절로 난다.

 

 

# 한참을 낑낑 대며 오르자 군부대 사격장 경고판과 철조망이 나타나고 좌틀하여 위로 오르게 된다.

 

 

# 그러자 곧 수풀 우거진 길이 위로 열려 억새밭이 가까워졌음을 알려 준다.

 

 

# 그렇게 위로 한참을 올라가자 드디어 샘터가 나타난다. 물이 줄줄줄 잘도 나오고 있어 이곳에서 물 보충하면 충분했을 것을 저 산아래에서부터 무겁게 지고 올라왔으니...

 

 

# 이곳의 감시초소는 대부분 군부대에서 사용하기 위한 것인듯 하다.

 

 

# 그다지 큰 의미가 없는 이정목.

 

 

# 드디어 억새밭에 진입을 하게 된다.

 

 

# 평소같으면 쉽고 빠르게 올라올 수 있었을 구간을 무거운 배낭 때문에 참 오래도 걸려 왔다.

 

 

# 추석 당일에는 비 때문에 못 본 둥근 보름달을 추석이 몇 일 지난 이 밤에 볼 수 있다. 

 

 

# 보름달의 흐뭇한 달빛이 너무 아까워 헤드랜턴 불을 끄고 그 달빛을 밟으며 억새밭 사이를 걸어 올라갔다.

 

 

# 달빛이 너무 아까워 인공의 등불을 껐다는 이 표현이 맘에 들어 계속 반복하게 된다.

 

 

# 그렇게 달빛을 밟으며 억새밭을 올라가노라면 나무 한 그루 서 있는 궁예샘에 도착한다. 궁예샘은 후고구려 궁예왕의 한이 서린 千年水란 설명이 적혀 있지만, 수량이 적고 오염되어 먹을 수가 없다.

 

 

# 궁예샘을 지나 위쪽으로 곧장 올라가면 능선 마루금에 올라서게 되고 우틀하여 언덕을 하나 넘자 1년 후에 배달받는 다는 빨간 우체통과 명성산이라 적혀있는 가짜 정상석이 서 있다.

 

 

# 그 곁에 팔각정이 강한 바람 속에 서 있고 선발대는 우리를 기다리다 지쳐 잠들었는지 인기척이 없다. 하긴 새벽 1시 반이 넘었으니...

 

 

# 억새밭 정상에 있는 이 정자는 전후좌우 경치는 좋은 곳에 세워져 있지만, 바람골이라 바람을 엄청나게 타는 곳이다. 여름이라면 모기도 없고 시원해서 좋을 곳이지만, 오늘은 우모복을 꺼내 입고도 덜덜덜 떨리게 만드는 곳이다.선발대가 차양막을 둘러 놓긴했지만 사방이 뚫린 곳이라 황소바람이 들어오고 있다. 선발대로 온 뚜의 표정에서 모든 것을 말해 준다. 얼른 짐 내리고 타프를 둘러 바람을 막았다.

 

 

# 바람 막기 작업을 끝내고 나니 시각은 이미 새벽 2시를 가리킨다. 바람 막았으니 이젠 고픈 배를 좀 채우자!. 두 시간 넘게 야간산행을 하고 올라왔더니 배가 너무 고프다!

 

 

# 얼큰한 찌개 하나 끓이고,

 

 

# 대명댁의 역작.

 

 

# 진주에서 사온 가짜 조기. 그래도 맛은 일품이다.

 

 

# 자, 이제 본격적으로 관월연(觀月宴)을 즐겨보자! 우리네 옛 사람들은 달 구경하며 즐기는 잔치를 관월연이라 했다. 꽃구경을 하며 마시는 술을 관화연(觀花宴), 내리는 흰눈을 보며 즐기는 것을 관설연(觀雪宴)이라 했고, 그 중에서 여름날 뒷뜰에서 달빛 아래 여인이 목욕하는 것을 보며 술을 마시는 관욕연(觀浴宴)을 으뜸으로 여겼다. 하하하...

 

 

# 새벽 2시에 시작된 주연이 길고 길게 이어져 날밤을 꼬박 샐 지경이라, 아쉬움 남겨 두고 각자 침낭 속으로 들어 갔다. 그래도 아침 일찍 습관처럼 눈이 뜨여 일어나 보니 간밤 우리들 주연을 밝혀주던 보름달은 지고 어느새 해가 떠 올랐다. 

 

 

# 명성산 억새밭은 아직 미절정이지만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모습이 제법 장관이다.(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정선 민둥산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나름 멋진 절경을 보여 준다.

 

 

# 2,3주쯤 뒤에 오면 절정의 억새꽃을 볼 수 있겠다.

 

 

# 억새밭 속에 들어가니 가을이 익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 사르륵...사르륵...사르륵....

 

 

# 철원 쪽 인간세도 굽어보고,

 

 

# 아침 운무가 인간세를 덮고 있다.

 

 

# 억새밭 전방의 승진사격장. 전차 훈련 등이 이뤄지는 곳이란다.

 

 

# 그 너머로 경기 제 1봉인 화악산이 보인다.

 

 

# 한북정맥 상의 국망봉.

 

 

# 저 멀리 1대간 9정맥 중 가장 험한 암릉길이 있는 운악산이 보인다.

 

 

# 고대산인가?

 

 

# 포천 영북면 일대의 인간세.

 

 

# 억새와 빨간 우체통.

 

 

# 이른 아침인데 벌써 산객들이 올라온다.

 

 

# 능선을 타고 올라온 바람이 억새꽃을 쓰다듬고 있다.

 

 

# 좋은 계절에,

 

 

# 멋진 풍광이다.

 

 

# 억새밭의 규모가 작지만,

 

 

# 나름 독특한,

 

 

# 아름다움을,

 

 

# 보여주는 산이다.

 

 

# 미역취의 노란꽃.

 

 

# 쑥방망이.

 

 

# 고려엉겅퀴.

 

 

# 아침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니,

 

 

# 맞짱을 뜨자고 하신다.

 

 

# 부지런한 산객들이,

 

 

# 일찍부터 올라오니,

 

 

# 얼른 자리 정리합시다.

 

 

# 그리고 남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게 1층으로 이동해서 늦은 아침으로 간밤의 은성한 잔치 탓에 쓰린 속을 달래는데, 해장술이 다시 들어가니 아침부터 얼큰해진다.

 

 

# 늦은 아침을 먹고 주변 정리 깔끔이 한 후에,

 

  

# 명성산 정상을 향해 길을 나선다.

 

 

# 이번 산행 후보지 중 하나였던 화악산.

 

 

# 억새밭 주변을 한번 더 둘러본다.

 

 

# 시간이 흐르니 단체 산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든다.

 

 

# 억새밭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 정상에서 억새밭을 돌아본다.

 

 

# 간밤에 지나왔던 궁예샘이 있는 나무가 보인다.

 

 

# 간밤에 낑낑 치고 올랐던 능선 마루금.

 

 

# 자, 날씨도 화창하니 한번 가 보입시다!

 

 

#  억새밭 일대의 파노라마. 전방의 산줄기가 한북정맥이다.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더 넓게 펼쳐서...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오랜만에 같이 산을 타네요.

 

 

# 삼삼오오 산을 찾은 모습이 보기 좋다.

 

 

# 산정호수와 그 일대의 조망.

 

 

# 산정호수를 땡겨본다. 1925년에 축조되었으니 그 역사가 85년이나 되었다. 처음엔 농지개량조합의 관개용 저수지로서 축조되었지만 지금은 관광지로 더 유명한 곳이다. 그 이름은 산중에 묻혀 있는 우물 같은 호수라는 뜻으로 산정(山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 그 곁의 몽베르골프장. 일본 몽벨의 친척인가?^^

 

 

# 가을의 전령사 구절초.

 

 

 

# 이 넘은 분홍색이다.

 

  

# 아, 가을이네!!

 

 

# 구절초는 홀로 있어도 무더기로 있어도 기품이 있는 꽃이다.

 

 

# 이 넘은 쑥부쟁이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 안도현의 ‘무식한 놈’

 

안도현 시인이 스스로 무식하다 한탄을 했지만 꽃구별 못한다고 무식할 것 까지야...

 

일반적으로 구절초는 흰색이나 분홍색의 둥글고 큰 꽃을 피우고, 쑥부쟁이는 보라색의 작고 가는 꽃잎을 피워낸다. 또 구절초는 한 대의 꽃대에 한 개의 꽃을 피우고, 쑥부쟁이는 여러 개의 꽃을 피우지만 그 한 대의 꽃대라는 것이 땅에서 꽃까지 1대로만 이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구절초가 아홉 마디로 되어있어 구절초란 이름을 얻었다지만 반드시 아홉 마디가 아닌 것과 같은 이치이다. 위의 사진들을 보면 구절초와 쑥부쟁이의 꽃 피우는 습성의 차이를 바로 알 수 있다.

 

 

# 지나온 산길.

 

 

# 햇살이 뜨거워 봉우리 하나 오르는데도 힘이 많이 든다.

 

 

# 사방으로 툭 트여 조망이 좋은 산이다.

 

 

 

# 산정호수 일대의 파노라마.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오래 전 데이트하러 여러 번 찾은 곳이다.

 

 

# 들판도 익어간다.

 

 

# 지도와 실제 위치가 달라 많이 헷갈리게 하는 삼각봉. 아직 한참 남았다.

 

 

# 억새철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일방통행만 시킨다고 한다.

 

 

# 저 멀리 암봉이 궁예봉이다.

 

 

# 궁예봉과 철원의 들녁.

 

 

# 너른 들을 보니 궁예가 왜 철원에서 나라를 일으켰는지 알 수 있다.

 

 

# 왕건 일파에게 쫓겨 폭군으로 낙점 찍힌 궁예왕의 슬픈 울음소리가,

 

 

 # 억새끝을 스치는 바람결에 들려 오는 듯하다.

 

 

# 우측 너머에 광덕산의 골프공이 건너다 보인다.

 

 

# 건강 회복 후 제일 먼저 올랐던 운악산.

 

 

 

# 2006년에 걸었던 한북정맥의 장쾌한 흐름을 한 화면에 펼쳐본다.(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많이들 오셨다.

 

  

# 이렇게 조망이 툭 트인 산행을,

 

 

#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 정맥 산행할 때는 꿈도 못 꿀 일이다.

 

 

# 아직 한참 가야 한다.

 

 

# 자인사 갈림길을 지난다.

 

 

# 삼각봉의 위치가 지도마다 다르게 나와 있어 많이 헷갈린다.

 

 

# 삼각봉과 명성산 정상을 떙겨본다.

 

 

# 삼각봉에서 약사령으로 갈라지는 산줄기.

 

 

 

# 저멀리 대성산이 보인다. 그 아래 수피령에서 한북정맥이 시작된다.

 

 

# 한북정맥 종주할 때 만났던 상해봉과 광덕산. 좌측의 상해봉은 한북정맥에서 벗어나 있다.

 

 

# 저 멀리 보이는 山群들은 북녁 땅인듯 하다.

 

 

# 암봉을 만나 우측으로 우회한다.

 

 

# 배낭이 무거우니 다들 속도가 안난다.

 

 

# 이제 완전히 다리가 회복된 뚜!

 

 

# 명성산정과 부부산꾼의 모습이 잘 어울린다.

 

 

# 등로가 햇볕에 완전히 노출되어 있어 산행 마치고 확인하니 얼굴이 까맣게 탔더라.

 

 

# 삼각봉을 향해 고고!

 

 

# 대부분의 산객들은 억새밭 주변에서만 놀고 정상 방향으로 오는 사람들은 적다.

 

 

# 삼각봉 꼭대기에 사람들이 있어,

 

 

# 땡겨보니 우리 일행이다.

 

 

# 약사령 일대 마루금은 방화선을 뚫어 놓아 멀리서 보면 성곽이 이어진 듯한 느낌이다.

 

 

# 한차례 낑낑 올라 삼각봉에 안착한다.

 

 

# 약사령 갈림길이다. 한북명성지맥이 이쪽으로 이어진다.

 

 

# 아래로 내려가면 산안고개 갈림길에 이른다.

 

 

# 한차례 올리면 드디어 명성산 정상에 서게 된다.

 

 

# 궁예왕이 초심을 잃지 않고 愛民하였다면 역사는 또 어떻게 변했을지...

 

 

 

# 정상 뒷쪽 숲 그늘에서 배낭 내리고 아껴 두었던 막걸리로 정상주를 나눈다. 맨날 홀로 산행만 하다가 동무들이 있으니 이런 재미가 쏠쏠하다.

 

 

# 정상에서 한참을 쉬며 수다를 떨다가 산안고개 갈림길로 복귀하여 하산한다.

 

 

 

# 잠시 내려가면 곧 바로 계곡과 만나 계속 계곡을 따라 하산을 하게 된다. 명성산은 억새보다도 오히려 계곡이 더 좋은 산인듯 하다.

 

 

# 셔터스피드를 높여 물방울을 잡아본다.

 

 

# 곳곳에 아름다움을 숨기고 있는 산이다. 녹음 속을 걷는 산꾼들의 뒷모습이 보기 좋다.

 

 

# 이 동네는 물색깔이 특이하게 옥색빛을 띈다.

 

 

# 나중에 산안고개 식당 주인에게 들으니  이 지역 지형이 석회암 지대라 물빛이 그렇다고 한다.

 

 

# 단풍철, 저 물 위에 단풍잎 가득하면 볼만하겠다.

 

  

# 萬事如意.

 

 

# 저 위에 멋진 폭포가 있다는데 등로를 막아 두어 우회하는 바람에 보질 못했다.

 

 

# 하산길이 꽤 길게 내려가야 하지만,

 

 

# 숲과 계곡이 정말 좋아 지루한 줄 모르고 내려간다.

 

 

# 무당개구리도 만났다. 예전에 민간에서 저 넘을 말려 가루로 내어 갑상선질환에 약으로 사용했다. 어릴 때 우리 집에서 저 넘을 절구에 빻는 것을 본 기억이 난다.

 

 

# 이 좋은 계곡을 그냥 두고 떠나질 못해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깊은 곳에서 풍덩 즐겨도 본다.

 

 

# 길게 내려가면 드디어 넓은 임도와 만나게 된다.

 

 

# 문득 올려보니 명성산이 올려다보이는데,

 

 

# 그 자체로 거대한 암봉이다. 흙을 걷어내면 곧바로 마이산처럼 보일 것 같다.

 

 

# 궁예봉을 돌아본다.

 

 

# 넓은 도로를 만나 그 길로 길게 내려 산행을 종료한다.

 

 

# 식당에서 간단하게 뒷풀이를 했다. 이 집 사장의 차로 주차장까지 복귀.

 

 

# 주차장앞 등산로 입구. 간밤에 저 길로 올라갔었다.

 

 

 

길었던 추석 연휴의 마지막에 홀로 산꾼들이 오랜만에 같이 모여 올랐던 명성산. 처음엔 모여서 술이나 한잔 하자는 간단한 마음이었으나 한가위 보름달의 흐뭇한 달빛을 밟으며 올랐던 산행길. 그 흐뭇한 달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던 억새꽃. 휘황한 밝은 빛은 아니지만, 달빛의 그 은은함이 아까워 랜턴 불빛을 끄고 한 걸음 한 걸음 올랐던 억새밭의 하얀 물결이 궁예왕의 슬픈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했던 멋진 야간산행을 선사해준 좋은 산이었다.

 

게다가 북녘의 산하까지 보이는 멋진 조망과 몇 년 전 걸었던 한북정맥의 장쾌한 흐름을 눈으로 더듬으며 걸을 수 있는 능선길, 그리고 억새보다 오히려 더 좋은 계곡을 품고 있는 의외성까지 명성산은 100대 명산에 들 수밖에 없는 멋진 산이었다. 산행 내내 "아, 좋은 산이네!"라는 말을 하게 만드는 추천할 만한 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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