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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18(내변산/內邊山)-雪國 扶安! 본문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이 글은 노벨 문학상을 받은 왜(倭)나라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雪國)'의 첫 구절이다. 하도 오래 전 읽은 책이라 그 내용이나 주인공 등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상하게 이 첫 대목만은 글자 자구 하나 틀리지 않고 분명하게 기억이 난다.
덜컹거리며 침엽수림 숲속을 달리던 열차가 긴 터널을 지나고, 뿌연 김이 서린 차창엔 세상사에 지친 듯한 하얀 얼굴의 남자 모습이 그려진다. 그러다 길고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 차창이 밝아진 순간, 밤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온통 하얀 밝음으로 가득해진다. 그곳엔 하얀 눈으로 가득한 설국(雪國)이 기다리고 있다. 밤의 밑바닥까지 하얘지는 순간이다.
생각해 보면 설국의 첫 대목은 이런 시각적인 이미지가 강해 그 내용은 기억하지 못해도 그 대목만 유난히 뚜렸하게 기억이 되는 모양이다.
나는 유년시절을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자라 눈을 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80년대 중반 처음 서울로 올라왔을 때, 시도 때도없이 자주 내리는 눈이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그랬었다.
그러나 곧 그 눈이 내릴 때는 하얀 기쁨이지만 도시에 떨어지는 순간 도시의 오염과 만나 시커먼 쓰레기로 변하고, 출근길을 가로막아 지각으로 인해 상사의 눈총을 유발하는 짜증 유발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현실은 현실, 이상은 이상! 사람들은 누구나 하얀 눈에서 잃어버렸던 감성의 샘물을 발견하는 지라 나 역시 난분분(亂紛紛) 날리는 눈송이를 바라보면 가슴 밑바닥에 강물 한 줄기 흐르고 있음을 느끼곤 한다.
유달리 홀로 보다 동무들과 같이 산 다닐 일이 많아진 신묘년 1월, 홀로 산꾼들 사이에 지리산에 들어가 눈구덩이에 푹 빠져 마음껏 뒹굴어 보자는 말들이 오가다가 결국에는 눈 많기로 유명한 변산반도의 내변산에서 눈 구경 한번 실컷 해보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
내변산은 역사 깊은 내소사를 품고 있는 산으로 아기자기한 암릉과 서해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탁월한 경치 등을 고려해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 포함된 명산이다.
지도 펼치고 이곳저곳 살펴보니 산 속에 스며 들면 하룻밤 묵을 야영자리 정도는 쉽게 나오겠다 싶어 동계 야영장비 챙겨 집을 나섰다.
일시 : 2011년 1월 15일, 흙의 날 전북 부안까지는 고속버스가 다니고 있어 동무들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나는 서울까지 올라 갔다가 다시 고속버스 타고 내려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그냥 차를 갖고 가기로 한다.
따라서 따로이 움직일 필요가 없으니 동무들 더러 모두 산본으로 모이시라 연락하고 1월 15일 흙의 날 오전 9시에 산본역에서 모두 픽업해서 먼 길을 나선다.
전라북도 부안군에 있는 산. 높이는 508m이고, 최고봉은 의상봉이다. 예로부터 능가산, 영주산, 봉래산이라 불렸으며 호남의 5대 명산 중 하나로 꼽혀왔다. 서해와 인접해 있고 호남평야를 사이에 두고 호남정맥(湖南正脈) 줄기에서 떨어져 독립된 산군(山群)을 형성하고 있다. 변산반도 내부의 남서부 산악지를 내변산(內邊山), 그 바깥쪽 바다를 끼고 도는 지역을 외변산이라고 할 정도로 안과 밖이 매우 다른 산이다. 최고봉의 높이는 낮으나, 쌍선봉·옥녀봉·관음봉·선인봉 등 400m 높이의 봉우리들이 계속 이어지고 골도 깊다. 울창한 산과 계곡, 모래해안과 암석해안 및 사찰 등이 어우러지면서 뛰어난 경관을 이루고 있어 일찍이 한국 8경의 하나로 꼽혀왔으며, 산이면서 바다와 직접 닿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내변산에는 높이 20m의 직소폭포(直沼瀑布), 높이 30m와 40m의 2개 바위로 된 울금바위, 울금바위를 중심으로 뻗은 우금산성(禹金山城) 외에 가마소·봉래구곡·분옥담·선녀당·가마쏘[釜棲]·용소(龍沼)·옥수담(玉水潭) 등 명소가 있다. 또 내소사(來蘇寺)·개암사(開岩寺) 등 사찰이 있고 호랑가시나무·꽝꽝나무·후박나무 등 희귀식물의 군락이 서식하고 있다. 서해를 붉게 물들이는 '월명낙조'로 이름난 낙조대(落照臺)의 월명암(月明庵)도 유명하다. 외변산에는 해식단애(海蝕斷崖)의 절경을 이루는 채석강(採石江:전북기념물 28)·적벽강(赤壁江:전북기념물 29)이 있고 그 밑 해안에는 경사가 완만한 변산해수욕장을 비롯해 고사포해수욕장, 격포해수욕장 등 여름철 휴양지가 많다. 1971년 12월에 변산반도 서부의 변산산괴(邊山山塊)를 중심으로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1988년 6월 11일에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39번 국도 타고 잠시 달리다가 비봉나들목에서 서해안 고속도로에 올라 타고, 이후는 내처 그 길을 달려 서해대교를 건너 당진, 서천, 군산을 지나 부안으로 접어든다.
부안나들목을 나와 잠시 달리다 내소사 방향으로 갈라지고 민생고도 해결하고 일용할 양식도 구하기 위해 젓갈로 유명한 곰소에 들르기로 한다.
# 입가심으로 막걸리 한 잔!
# 상차림이 정갈하고, 음식맛도 좋다. 주인댁의 밝은 품성도 마음에 들었다.
곰소에서 점심을 먹고 일용할 양식도 준비한 후 내소사를 향해 출발했다. 기상청에서는 부안 지역에 최고 200mm의 적설을 예상했는데 아직은 흐리기만 할 뿐 눈발은 날리지 않는다.
내소사 주차장은 국립공원이라 주차료가 만만치 않은데 달리 대안이 없어 그냥 그곳에 차를 둔다. 애초에 계획은 산속에서 야영을 하기로 했지만, 오늘 내일이 올 겨울 가장 추운 날씨가 될 것이라고 기상청에서 전국적으로 한파주의보를 발령한데다 야영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 일단 산행을 하고 야영은 내소사 근처에서 하기로 했다.
따라서 산행계획도 내소사와 남여치를 잇는 종주산행에서 주차장에서 우측 능선으로 올라 세봉, 관음봉을 거쳐 내소사로 내려 오는 원점회귀 산행으로 바뀐다.
# 내소사 입구로 올라 갔다.
# 산촌식당 앞에서 우측으로 돌아간다.
# 등산로 입구가 나타난다. 이 쪽을 이용하면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 말뚝 같은 고드름이 달렸다. 이 동네 기후를 짐작케 한다.
# 일단 세봉삼거리까지 2km 거리이다.
# 아직은 눈이 없어서 아이젠은 생략했다.
# 한차례 오르면 우측으로 트인 전망대가 나온다. 주차장 일대가 내려다 보인다.
# 다시 한차례 더 오르면 조망처가 나오는데, 암봉 하나 뒤쪽에 우뚝하다.
# 위로 오를수록 이런 전망대가 연이어 나타난다.
# 뚜벅, 어딜 보시나?
# 음.. 그 곳!
# 땡겨보자, 저 아래는 눈바람이 많이 불고 있구나!
# 암봉 하나 앞을 가로 막는다.
# 이제 겨우 700m 올랐구나!
# 암봉이니 조망은 좋겠구나!
# 어디 보자!
# 그러나 곧바로 눈보라 휘몰아쳐 조망을 앗아간다.
# 저기가 어딘고?
# 음... 내소사이구나!
# 바람이 휘몰아치니 눈의 궤적이 수평이다.
# 순식간에 앞을 분간키 어렵게 눈보라가 휘몰아 친다.
# 오, 이런 산행이 또 운치있네?
# 중국영화에 나오는 할매같은 느낌일세~ ^^
# 계단식으로 암봉을 치고 올라야 한다.
# 암릉에서의 파노라마.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암릉길이 미끄러워 조심스럽다.
# 돌아보니,
# 숲에서 뚜벅이 나타난다.
# 가야할 새봉과 관음봉.
# 오늘의 주인공 관음봉을 땡겨본다.
# 다시 한차례 더 올리면 소나무 서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 솔가지 넣어서!
# 아래쪽도 보고.
# 내소사는 눈속에 푹 파묻혔다.
# 멀리 주차장 일대는 완전히 눈보라 속이다.
# 이후 길게 한차례 올리면 새봉삼거리에 이른다.
# 우측으로는 가마소 방향이고, 관음봉은 좌틀이다.
# 삼거리에서 좌틀하여 아래로 내려간다.
# 안부에서 다시 위로 치고 오른다.
# 지나온 새봉 삼거리.
# 전형적인 겨울산의 모습이다.
# 한차례 올려 새봉에 오른다.
# 숲 너머로 가야할 관음봉이 보이고.
# 기온이 낮고 찬바람 강해 서있기 힘들다.
# 삼각형인 관음봉의 위용.
# 바람이 우측에서 마루금을 넘어 좌측으로 맹렬하게 불고 있어서 좌측 조금 아래로 이동하여 바람 적은 곳에서 막걸리 한 잔을 나눈다.
# 술잔이 도니 화색도 돈다.
# 눈밭에서 먹는 막걸리가 참 맛나다!
# 막걸리 더욱 맛나라고 구름을 뚫고 햇살이 비치기 시작한다.
# 오늘 처음 만나는 햇살이다.
# 햇살이 비치니 조망도 살아난다.
# 저 멀리 저기 줄포 바다가 아닌가??
# 그 너머가 고창인가?
# 줄포는 '싹틀 茁'자를 쓴다. 내년 봄엔 새싹이 많이 돋을 것이다.
# 눈 덮인 내소사도 선명하게 보인다.
# 그러나 변덕스런 산속 날씨는 금세 눈보라를 또 몰고 온다.
# 아이고, 햇살은 정말 막걸리용이었나 보다! 몸 가누기가 어렵구나!
# 아래로 내렸다가 관음봉을 향해 치고 오른다.
# 얼라?
# 여기가,
# 히말라야인가?
# 관음봉 오름이 장난이 아니다.
# 눈을 만나 깊이를 얻은 솔가지!
# 철계단 설치된 암봉을 우회한다.
# 음.. 관음봉...
# 만만하게 볼 산이 아니구나!
# 마지막 오름을 치고 오른다.
# 드디어 관음봉에 입성!
# 나도 한 장!
# 함께 한 동지들!
# 올 한 해 많이 웃고 좋은 일 충만하시길!
# 이제 내소사까지 내려갈 일만 남았다.
# 오늘 내변산은 겨울산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다.
# 조심조심...
# 저길 또 넘어라고? 다행히 그건 아니다.
# 오늘 산의 우측 사면은 눈보라가 가득하다.
# 관음봉 삼거리에 도착.
# 좌측으로 가면 직소폭포 거쳐 남여치로 가게 된다. 원래 저 방향을 계획했었다.
# 하산길에도 전망대가 자주 나타난다.
# 아랫 세상과 교신 중!
# 지나온 관음봉.
# 히말라야의 어느 산 같은 느낌이 난다.
# 잘 생긴 소낭구 하나 넣어서 그려본다.
# 노출된 곳은 눈보라 세상이다.
# 내소사는 다시 눈보라 속으로 사라지고...
# 인기척이 없구나!
# 능선 안부에서 우측으로 트인 조망처가 나타난다.
# 겨울산의 허리를 펼쳐 본다. 재백이 고개 넘어 신선봉 쪽 산하의 모습이다. (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겨울산아, 너 참 잘생겼다!
# 이후는 길게 내려 내소사로 향한다.
# 내소사 입구 전나무 숲쪽으로 나오게 된다.
# 딱 저 코스대로 돌았구나.
# 관음봉을 올려다 본다.
# 전나무숲 속은 평온한데,
# 여기서 야영하면 딱 좋겠구나!
# 그 기상을 배워본다.
# 내소사 일주문.
# 변산을 능가산이라고도 부르는 모양이다.
# 능가산은 원래 스리랑카에 있는 산인데...
# 일주문을 벗어나 속세로 나오니 무시무시한 눈보라가 기다리고 있다.
# 휴일을 즐기러 왔던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없다.
# 바람이 워낙 강하게 불어 눈이 모두 날려 가 버리고 없다. 주차장에 외로운 내 차.
# 야영할 곳을 찾아 보지만 국립공원지역이라 마땅치가 않고, 초등학교를 개조한 석포리 야영장은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갈 수가 없다. 그래도 어느 야산이나 바닷가라도 찾아 보려고 하지만 이런 강풍과 눈보라 속에 야영하기는 무리인 듯 하여 컨테이너 개조한 민박을 수소문하여 찾아든다.
# 비록 물도 안나오는 컨테이너 방이지만 칼바람 바깥에 비하면 천국이다. 얼른 얼른 안주 만들어 보세!
# 겨울엔 역시 어묵탕!
# 오리고기에 순대까지.
# 벌교의 특산 참꼬막.
# 양미리도 굽고.
# 고등어도...
# 자, 밤을 세워 한 번 마셔 보세!!!
# 용피리오빠의 봄날은 간다도 듣고... 이날 연분홍 치마가 또 수십차례 휘날렸다.
그렇게 긴긴 겨울밤을 하얗게 셀 기세로 술잔들이 오가는데, 술 못이기고 한 켠에 쓰러져 잠들었다가 다양한 코골이 소리에 놀래 깨어보니 동무들도 술자리 파하고 제각기 꿈나라에 들었더라.
소변 마려 컨테이너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전날부터 내린 눈이 밤새 그치지 않고 펄펄 내리고 있다. 해 뜨려면 상기 멀었는데 하늘도, 산도, 들도, 집들도 모두 하얀 눈을 뒤집어 쓰고 침잠하고 있다. 그래, 밤의 밑바닥이 하얘지는 구나!
이후 다시 잠들어 느긋하게 게으름을 즐기다 아침을 한참이나 넘긴 후에야 자리 털고 일어났다.
# 눈은 끝도 없이 쏟아진다.
# 저 표지판이 잠기도록 한 번 와 볼려나?
# 간 밤의 숙취를 털어내려 해장을 준비한다.
# 콩나물국밥에 백합을 넣었더니 시원하고 맛나다.
# 왕건이 하나 확보!
# 계란 한 판이요~~
# 아침을 먹고 한참을 쉬었지만 눈은 그칠 생각을 안한다.
#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눈발은 더 굵어진다.
# 민박집 주인 얘기로는 간밤에 내변산에서 조난사고가 있었던 모양이다. 나중에 뉴스에 나오지 않은 걸로 봐서 별일은 없었나 보다.
# 아무래도 더 있다가는 오늘 부안을 벗어나기 어렵겠다! 짐 챙겨 길 나서자!
내 살다살다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 것은 또 처음 본다. 세상을 그냥 눈으로 한 번 덮어볼 작정인지 밤을 새워 내리던 눈이 오전이 다가도록 그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간밤의 술기운에다 해장술로 취기를 더한 동무들은 눈구경에 천하태평이지만, 차 몰고 온 나는 모두들 안전하게 부안을 벗어나게 만드는 일이 걱정이라 갈 길을 재촉한다.
생각같아선 한 이틀 더 묵으며 느긋하게 눈구경하며 막걸리 잔이나 나눴으면 좋으련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곳이 유명 관광지이고, 워낙에 겨울철에 눈이 많은 지역이라 자치단체의 대비가 철저하였다는 것이다.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제설작업이 이뤄져 도로에 눈이 계속 쌓이기는 하지만 운행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 마지막으로 기념촬영 한 번 하고!
# 참으로 대단한 동네이다. 이런 폭설이 낯선 우리와는 달리 이 고장 사람들은 익숙한 지 느긋하기만 하다.
# 겨울 한 철 이 고장에서 보내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오래된 개스 차 때문에 한참을 시동 거느라 지체한 뒤 겨우 출발을 하는데 이런 눈길이 낯선 나는 바짝 긴장을 하고 핸들을 잡아 신경이 곤두선다. 제설작업이 수시로 이뤄지지만 눈이 계속 내리니 도로는 잘 다져진 스케이트장 같고 두어번 아찔한 경험을 한 뒤 겨우 고속도로에 차를 올릴 수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부안을 벗어나자 거짓말처럼 눈이 멎더니 군산쯤에 오자 아예 이 동네는 눈구경도 못했는지 산하에 눈 흔적이 별로 없다. 눈이 볼록 튀어나온 변산반도에만 집중적으로 왔나?
어쨌든 올겨울 들어 가장 혹독한 추위가 전국을 강타한 탓인지(부산은 기상관측 이래 가장 추웠다고...) 고속도로가 한산해서 정체 한 번 없이 시원하게 달려 산본으로 복귀했다.
# 예상보다 일찍 왔는데 그냥 헤어질 수 있나? 뒷풀이 해야쥐~
# 꼼장어집 벽에 서 있는 효리.
# 무거운 보따리 둘러메고 각자의 서식지로... 雪國 부안에서의 눈 구경 좋았지요?
전북 부안은 우리 가족들에게 이런저런 인연이 있는 곳인데, 신묘년 눈 많이 내리는 날에 그곳에서 보낸 하룻밤으로 인연의 흔적 하나를 더 보태게 되었다. 한도 끝도 없이 내리던 눈 구경도 실컷 하고, 雪國에서의 하룻밤에 밤의 밑바닥이 하얘진 것도 보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상사화 피는 봄날에 보따리 둘러메고 내변산에 스며들어 낙조대 일몰도 보고 월명사 상사화 꽃구경도 하며 직소폭포 곁에서 하룻밤 보내야 겠다. 그때를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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