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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19(도락산/道樂山)- 신묘년 시산제(辛卯年 始山祭)! 본문

산이야기/100대 명산

[100대 명산]19(도락산/道樂山)- 신묘년 시산제(辛卯年 始山祭)!

강/사/랑 2011. 3. 9. 17:20
 [100대 명산]19(도락산/道樂山)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은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육백 년 왕조의 역사를 이렇게 세세히 기록(記錄)으로 남긴 것은 전 세계적으로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다. 실록의 기록은 리 옛 선조들의 역사에 대한 인식과 역사를 기록으로 남겨 공과(功過)에 대한 평가와 함께 후대에 대한 경계(警戒)를 하는 실행 정신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그 조선왕조실록에 삼천 번이나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이른바 문제적(問題的) 인물이다. 그가 바로 '우암 송시열(尤庵 宋時烈'이다. 실록에 삼천 번이나 등장했다는 것은 그가 조선 역사의 고비고비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를 짐작케 하지만, 그의 영향력은 꼭 좋거나 옳은 것만은 아니어서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評價)는 평가자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뉘어진다.

 

그것은 그가 노론(老論)의 영수(領首)로서 조선 시대 가장 큰 폐해 중 하나였던 당파(黨派)싸움의 중심에 늘 서 있었고, 거듭된 파쟁의 결과로 등용과 사직을 반복하였으며 성격이 과격하여 정치적 적(敵)이 많았던 탓도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학식이 뛰어나고 문장도 수려해서 문하에 많은 인재를 배출함은 물론, 그를 믿고 따르는 인재들이 많았으니 그에 대한 평가나 호오(好惡)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 이런 점은 자살로 생을 마감한 어느 대통령과도 비슷한 점이 있기도 하다.

 

우암(尤庵)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짧은 역사 지식과 공부, 그리고 좁은 소견(所見) 탓에 나의 역량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오늘 내 관심에서 그 평가는 논외(論外)의 일이다. 다만 산꾼으로 이땅의 모든 산을 만나고자 하는 나로서는 그가 단양 '도락산(道樂山)'의 작명자(作名者)라는 사실 때문에 거론코자 하는 것이다.

 

도락산은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고장 단양 땅에 있는 바위산이다. 소백과 월악의 중간에 위치하여 단양 8경인 하선암, 중선암과 사인암 등을 품고 있고, 아기자기한 암릉과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고 있어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 선정된 멋진 산이다.

 

도락산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면 이구동성으로 도락산이란 이름은 '도락(道樂)' 즉 도를 즐기는 산으로, 우암 송시열이 '깨달음을 얻는 데는 나름대로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또한 즐거움이 뒤따라야 한다'라는 뜻에서 산 이름을 지었다고 적어 두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우암이 언제 무슨 일로 도락산을 방문해서 이름을 지었는지 그 자세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하고, 단지 다른 이들이 말한 그 짧은 내용만 영혼 없는 메아리처럼 적어 두었을 뿐이다. 그리하여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여러 자료를 찾아보았지만, 어느 기록에도 우암이 단양에 기거했거나 방문했다는 기록을 찾을 수가 없다.

 

다만 우암이 충주(忠州) 부사에 임명되었으나 병을 핑계로 사임하고 부임치 않았다는 기록만 있을 뿐이다. 충주는 단양과 이어져 있으니 만약 충주 부사로 부임했더라면 단양 땅 도락산을 가 봤으리라 짐작할 수는 있을 터이지만, 칭병(稱病)하고 부임치 않았다니 그것도 정확한 근거가 될 수는 없다.

 

그리하여 홀로 짐작키를 우암이 당파 싸움의 영향으로 여러 차례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인 옥천(沃川) 땅에 낙향하여 칩거하였으며, 금강산 유람을 다녀오기도 하고, 말년에는 청주 화양동(華陽洞)으로 낙향하여 스스로 화양동주(華陽洞主)라 칭하고 은거 생활을 하였으니, 그 어느 시점에 인근 충청도의 단양 땅을 유람했을 것이고, 그때 '도락'이란 이름을 지었지 않았을까 짐작만 해 볼 따름이다.

 

도락산에 대한 정보를 구하다가 생각의 꼬리가 우암의 생애를 거쳐 그의 행적까지 더듬어 나아갔으나 그 답은 얻지 못했는데, 이렇게 도락산 이름의 내력을 더듬어 역사의 강물을 거슬러 오른 까닭은 홀로 산꾼들의 신묘년(辛卯年) 시산(始山) 모임이 바로 단양 땅 도락산에서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도락산은 남녘 한반도 중원의 단양 땅에 위치해 있어 수도권이나 지방이나 모두들 큰 부담 없이 접근 가능하고, 그 산세 아름다워 100대 명산에 포함되어 있는 산이니 시산 모임 장소로는 안성맞춤이다.


특히나 올해는 백두대간 종주 이후 오랫동안 산과 멀어져 있던 마눌이 동행하기로 했으니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하겠다. 게다가 道樂에서 산신령께 한 해의 안녕을 빌면 무사한 산길과 더불어 도(道)의 즐거움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한몫하였다. 

 



신묘년 시산제(辛卯年 始山祭)!

일시 : 2011년 3월 5, 6일. 흙과 해의 날.

 

집에 늙고 기력 쇠한 강아지가 있어 막상 시산 모임에 나갈려니 마눌은 걱정이 태산이다. 나 역시 강아지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라 가능한 홀로 두는 시간을 짧게 하기 위해 출발을 늦추니 토욜 오후에야 짐을 챙길 수 있는데, 회사일까지 겹쳐 출발이 더욱 늦어진다.

 

짐 챙겨 집을 나서 이웃 마을에 사시는 초은 큰성님 모시고 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군데군데 주말 정체가 있기는 하지만, 다행히 큰 정체없이 쉽게 수도권을 벗어 날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에서 갈래 친 중앙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려 단양 땅으로 향한다.

 

큰 어려움 없이 단양나들목을 나와 구불구불 지방도 달리다 사인암을 지나고 도락산 초입의 민박집에 도착했다. 이미 경향각지의 산꾼들이 대부분 도착하였고, 오고가는 술잔이 만발하여 얼굴이 술꽃이 예쁘게 피어있다!

 



도락산/道樂山  

 

충청북도 단양군 단성면 가산리에 있는 산. 높이는 964m이다.단양은 영춘·청풍·제천과 함께 내사군으로 그 중 으뜸으로 치는 청풍명월의 도를 즐기는[道樂] 산이다. 우암 송시열은 '깨달음을 얻는 데는 나름대로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또한 즐거움이 뒤따라야 한다'라는 뜻에서 산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소백산(小白山:1,440m)과 월악산(月岳山:1,093m) 중간에 있는 바위산으로 일부가 월악산국립공원 안에 들어 있다. 또한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의 분기점에 있으며 주로 화강암과 편마암이 분포한다. 북에는 사인암(舍人岩)이, 서에는 상·중·하선암(下仙岩) 등 5개의 단양팔경을 안고 있어 경관이 빼어나며 궁터골에는 명소 사모폭포가 있다.  능선에는 신선봉·채운봉·검봉·형봉 등의 암봉이 성벽처럼 둘러 있다. 상금교를 건너면 상선암이 있고 비탈진 능선을 거쳐 작은 선바위와 큰 선바위를 만난다. 20m의 너럭바위에 소나무가 우뚝한 범바위를 지나 10m쯤 바위를 오르는 채운봉에는 철사다리·쇠줄 등이 있고 형봉은 갈림길이다.  도락산에서 전망이 제일인 신선봉에는 거대한 암반에 노송들이 솟아 있고 눈 앞에는 월악산이 버티고 있다.황정산(黃庭山:959m)·수리봉(守理峰:1,019m)·작성산(鵲城山, 皇廷山:1,077m)·문수봉(文殊峰:1,162m)·용두산(龍頭山:994m) 등의 연봉이 보인다. 암릉·계곡·숲길의 풍치가 뛰어난 정상까지 암릉길 바위틈에 솟은 청송은 암벽과 함께 산수화를 그린다.소백산 연봉도 보이는 산정은 잡목이 울창하다. 형봉과 제봉을 거쳐 상선암으로 가는 비탈이 가파르다.북쪽은 대궐터였다는 광덕암(廣德庵)이고 산성터에서 가산리 궁기동길은 가파르다.문화재로는 신라 적성비가 있으며, 단양팔경·석문·고수동굴·노동동굴·천동동굴·온달산성·구인사·다리안국민관광지·단양유황온천 등은 가볼 만하다.

 

<이곳저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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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락산 지형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상선암 주차장에서 좌틀하여 오르면 오늘의 베이스캠프가 나타난다.

 

 

# 도락산이란 이름표를 달고 있다.

 

 

# 한 켠에 집 한 채 지어 놓고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들과 즐거운 담소를 나눈다.

 

 

# 삼겹살이 맛나게 구워지지만 나에게는 그림의 떡.

 

 

# 서울, 경기도, 강원도, 전라도, 경상도를 비롯 멀리 제주도까지 그야말로 경향각지의 산꾼이 총집합이다.

 

 

# 오고가는 술잔 속에 싹트는 우정.

 

 

#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단양 대강 막걸리.

 

 

# 파랭이 삼총사.

 

 

 

 

# 정말 오랜만에 뵙는 육덕님. 얼른 쾌차하셔서 산길 내달리시길...   빨간모자는 여전하시다!!

 

 

# 제주산꾼 홍도와 또사니성.

 

 

 

# 지금까지 본 노래방 노래번호 중 가장 소박한 넘이다.

 

 

# 뚜벅의 저런 모습 이젠 익숙하다.^^

 

 

# 茶人께선 오늘도 한 잔의 차를 내 놓으시고...

 

 

# 조천공서란 보이차는 홍도의 품으로...

 

 

# 긴긴 밤을 같이 보내다가 이 밤이 다 가도 끝날 것 같지 않은 주연이 나에겐 너무 과하다. 자리를 피해 비닐하우스 안에서 잠자리를 펼친다.

 

 

# 다음날 짐 챙겨 도락산을 향하는데, 간밤의 주연이 너무나 화려하여서 긴 코스의 산길은 피하고, 가장 단코스인 광덕산 코스를 선택하여 차 몰고 이동했다. 하지만 광덕사 가는 산길은 아직 얼음코팅아이스 링크라 밀고 끌고 난리부르스의 우여곡절을 겪은 후 겨우 모두들 무사히 광덕사 주차장 도착했다.

 

 

# 그러나 이곳까지 오면서 시간지체를 너무 많이 하는 바람에  결국 시산제 장소는 도락산 정상에서 가까운 헬기장으로 변경이 되고 만다.

 

 

# 시루떡은 홍도가 지게에 지고 올랐다.

 

 

# 참 오랜만에 보는 지게이다.

 

 

# 신묘년의 시산제.

 

 

# 넓고 양지바른 헬기장에 제물을 진설했다.

 

 

# 구제역 파동으로 어수선한 가운데에도 돼지머리는 필수로 구비했다.

 

 

 

# 매년 시산제에 빠지지 않으시는 보문님께서 집사를 담당하시고.

 

 

# 순국선열과 앞서 가신 선배 산꾼들께 묵념.

 

 

# 올해도 제주는 초은 큰성님께서.

 

 

# 산신령이시여!

 

 

# 올 한 해도 우리 홀로 산꾼들,

 

 

# 무사히 산길 걷게 해 주시고,

 

 

# 총 맞지 않고 멧돼지 만나지 않게 해 주옵소서!

 

 

# 그리하야,

 

 

# 언제나 즐겁고 의미있는 산행이 되게 해 주옵소서!

 

 

# 각자의,

 

 

# 염원이 간절하였는지,

 

 

# 표정들이 사뭇 엄숙하다.

 

 

 

 

 

 

 

 

 

 

 

# 여성동지들!

 

 

# 단체사진도 한 방 남기고!

 

 

 # 그렇게 즐겁고 행복한 한 해 되시길...

 

 

# 이제 철상하고 음복합시다!!!

 

 

# 음복 술자리가 또 길어지길래 몇몇 정상에 목마른 이들은 짐 챙겨 길을 나선다.

 

 

# 새로이 단장한 듯한 광덕암.

 

 

# 좌측으로 오르니 염화실이란 건물이 나온다. 젊은 스님이 나오더니 이쪽은 등산로가 없고, 우측에 옛 등산로가 있지만 지금은 폐쇄되었는데, 일주일에 두세 번씩 119가 출동할 정도로 험하고 조난사고가 많다고 겁을 준다.

 

 

# 그리하여 여성동지들은 정상을 포기하고 남정네들만 정상으로 향한다.

 

 

# 그런데 막상 등로를 따라 오르니 좀 전의 그 젊은 스님이 거짓말을 했음을 금세 알 수 있다. 험하기는 커녕 너무 편해서 심심할 정도이다.

 

 

# 아마도 조용히 지내고 싶어서 그런 말을 했나 보다. 그래도 그렇지 수행하는 사람이... 오늘 그 스님 淨口業眞言(정구업진언)인 '수리수리마하수리수수리사바하'를 몇백 번 외어야 할 것 같다.

 

 

 

# 칼날처럼 얇게 서 있는 바위.

 

 

# 저곳이 도락산 정상인가벼!

 

 

# 한차례 밀어 올려 능선 마루금에 오르고 우틀하면 신선봉에 이를 수 있다. 암봉인 신선봉 정상은 산객들로 만원이다.

 

 

# 도락산 정상이 건너다 보인다.

 

 

# 상선암 방향의 조망.

 

 

# 박무가 짙어 조망은 별로이다.

 

 

# 내궁기쪽 조망. 역시나 아무것도 볼 수 없다.

 

 

# 도락산은 암봉이 발달한 산이다.

 

 

# 단체 산객들로 신선봉 정상은 도떼기 시장 같은 느낌이다.

 

 

# 상선암에서 출발하면 저 능선을 타게 된다.

 

 

# 암봉을 여럿 지나게 된다.

 

 

 # 신선봉 일대의 파노라마(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계곡부만...(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신선봉을 나서서 정상을 향한다.

 

 

# 잠시 능선을 진행하면 내궁기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만난다. 저 길은 급경사 내리막이다.

 

 

# 도락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잔설이 얼어 붙어 미끄럽다. 조심조심 올라 정상에 이른다. 

 

 

 

# 도종환시인의 시가 적혀 있다.

 

 

# 충북지역 특유의 정상석이 있다.

 

 

# 단체사진 한 방 남기고.

 

 

# 정상주 한 잔 나눈 후 한참을 환담타가,

 

 

# 다시 광덕암 방향으로  원점회귀를 한다.

 

 

# 내리막은 마냥 쉬워서 이런 장난도 치며...

 

 

 

# 금세 광덕암 주차장에 복귀했다.

 

 

# 새로 웅장한 절을 짓기 전에 사용한 듯한 암자.

 

 

# 이후 또다시 얼음 코팅된 산길에서 한바탕 생고생을 한 후, 베이스캠프로 복귀하고, 짐 챙겨 뒷풀이 장소로 이동했다.

 

 

# 아주 맛이 좋았던 흑염소 전골.

 

 

# 올해의 무사한 산길과 서로의 행운을 빌며 손을 모아 본다.

 

 

이렇게 1박 2일의 시산제 행사를 마치고 각자의 생활 터전인 서울, 경기도,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를 향해 먼 길을 나섰다.

 

이번 시산제는 전야제가 너무나 은성하여 애초에 계획했던 장소에서 진행치 못했고, 정상으로 가는 길도 너무 지름길을 택해 도락산의 진면목을 모두 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기는 했다. 하지만, 오랫만에 팔도의 홀로 산꾼들이 한곳에 모여 술잔에 산이야기 사는 이야기를 담아 나누며 보낸 시간이 나름 가치있었다 하겠다.

 

또, 도락산을 수박 겉핥기로 오르긴 했지만 그로 인해 이 산을 다시 찾을 명분이 생겼으니 그 또한 마냥 나쁜 일만은 아니지 않나 자기 위안도 해 본다.

다시 보자, 道樂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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