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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20(용문산/龍門山)-登龍의 山! 본문

산이야기/100대 명산

[100대 명산]20(용문산/龍門山)-登龍의 山!

강/사/랑 2011. 5. 3. 18:06
   [100대 명산]20(용문산/龍門山)

 

河津  一名龍門,  水險不通  魚鼈之屬莫能上.  江海大魚  薄集龍門下數千  不得上,  上則爲龍.(하진일명용문 수험불통 어별지속막능상 강해대어 박집용문하수천 부득상 상즉위용) 

《後漢書》

 

하진은 달리 용문이라 부르는 동네이다. 물살이 세고 험해 배가 다닐 수 없고 물속의 물고기들도 그 급류를 거슬러 오를 수가 없었다. 강과 바다의 큰 물고기들이 용문의 아래에 무수히 모였지만 아무도 그 위로 올라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급류를 올라갈 수만 있다면 용이 될 수 있었다.

 

이 글은 후한서(後漢書) 이응전(李應傳)에 나오는 '등용문(登龍門)'의 고사이다. '이응'은 후한말(後漢 末), 환제(桓帝)때 정의파 관료의 지도적 인물로 당시 권력을 휘두르던 악랄한 환관 세력과 맞서 싸웠던 인물이다.

 

불의에 항거하는 올곧은 선비에게는 항시 추종세력이 많기 마련이라 세상을 어지럽히는 환관에 대항하는 이응의 명성은 나날이 올라 갔다. 태학(太學)의 청년 학생들은 그를 경모(敬慕)하여 '천하의 본보기는 이응이다' 라고 평(評)했으며 신진 관료들도 그의 추천을 받는 것을 최고의 명예로 알았다.

 

당시 선비들은 이응의 추천을 받아 관로에 나가는 것을 '등용문(登龍門)'이라 일컬었고 이를 자랑스러워했으니 단순히 열심히 노력해서 출세에 이른다는 뜻으로 쓰이는 지금의 등용문이란 뜻과는 그 의미가 사뭇 다르다.

 

지금이야 죽기살기 공부해서 고시에 합격하고 입신출세하는 정도로 의미가 왜곡되었지만, 원래 등용문의 의미는 '올바른 선비의 추천을 받고 그의 뜻을 본받아 세상에 바르게 기여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개인의 출세영달에 머물러 버린 등용문이 가지고 있는 오늘날의 뜻보다는, 청렴하고 강직한 선비의 인정을 받는다는 옛 뜻은 그 격(格)이 다름을 알 수 있다.

 

한편 용문(龍門)의 폭포 아래 깊은 소(沼)에는 폭포를 거슬러 올라 용이 되고자 애를 썼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한 잉어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한결같이 이마에 점이 있었다 한다. 폭포를 거슬러 오르려고 하다가 폭포물에 반복적으로 맞아 이마에 점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점액(點額)'이다. 말 그대로 '점 點', '이마 額', 곧 '이마에 점이 있다'는 말이다. 이는 등용문과는 반대로 출세를 이루지 못하고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의 아픔이 느껴지는 고사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용문의 잉어들이 이마에 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용이 되고자하는 높은 뜻과 불굴의 도전의식을 상징하는 듯하여 마냥 실패의 뜻으로만 해석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나이 들어 언제부터인가 이마 한 가운데 점이 하나 생기더니 점점 그 색갈이 짙어지고 크기도 커져가던 강/사/랑이 2011년 어느 봄날 비 내려 먼 지방의 정맥길에 나서지 못하고 가까운 근교의 용문에 올라보기로 했다.

 

낑낑 땀흘리며 용문의 폭포들 곁을 거슬러 올라 용문산 정상에 서면, 이마의 점이 사라지고 마침내 용으로 훨훨 날아 오를 수 있으려나?

 

 


등룡(登龍)의 山!


일시 : 2011년 5월 1일. 해의 날.

 

원래 이번 주는 낙동 동지인 뚜벅과 먼 남도의 호남정맥에 들어가기로 약조가 되어 있는 주이다. 재작년 봄, 홀로 전북 진안의 모래재에서 출발한 호남정맥을 그 마무리가 보이는 작년 가을에 낙동동지인 뚜벅과 같이 마무리를 하기로 했는데, 워낙 바쁜 일 많은 뚜벅인지라 일정 조정하기가 영 난망하다.

 

겨우겨우 일정 조정하여 4월 30일, 5월 1일 양일간 호남길에 나서기로 약속을 했지만, 무심한 하늘이 방해를 해서 주말엔 전국적으로 폭우가 쏟아져 호남길을 막아버린다.

 

결국 이런저런 대안을 생각타가 전철로 접근이 가능한 용문산에 올라 보기로 했는데, 어찌어찌 연락이 되어 두루님도 동행하기로 했으니 오늘 등용문을 꿈꾸는 이마에 점 있는 잉어가 셋이다.


 

용문산/龍門山 


경기 양평군 용문면(龍門面)과 옥천면(玉泉面) 경계에 있는 산. 높이 1,157m. 양평(楊平) 북동쪽 8km, 서울 동쪽 42km 지점에 위치한다. 광주(廣州)산맥계에 속하나 독립된 한 산괴로서 산체(山體)가 웅대하여 동서 8km, 남북 5km에 걸치고, 용문산을 주봉으로 하여 동북동 5.5km의 도일봉(道一峰:864m), 동쪽 4.5km의 중원산(中元山:800m), 남서 3.5km의 백운봉(白雲峰:940m) 등 지봉(支峰)이 용립(聳立)하여 연봉을 이루고 있다.  정상은 평정(平頂)을 이루고 능선은 대지(臺地)가 발달하였으며, 특히 중원산과의 중간에는 용계(龍溪)·조계(鳥溪)의 대협곡이 있고 그 사이에 낀 대지는 수 100m의 기암절벽 위에 있어 금강산을 방불케 한다. 북쪽은 완경사, 남쪽은 급경사를 이루고, 첩첩이 쌓인 암괴들이 나타나며 깊은 계곡과 폭포도 볼 수 있고 용문산 북서 일대는 고도 700∼1,100m의 약 4㎢의 고위평탄면이 나타난다. 남쪽 산록 계곡에는 용문사(龍門寺)·상원사(上院寺)·윤필사(潤筆寺)·사나사(舍那寺) 등 고찰이 있고 용문사 경내에 있는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되고 나무가 차지하는 면적이 260㎡나 된다. 또 이곳에는 보물 제531호 정지국사 부도(正智國師浮屠) 및 비(碑) 2기가 있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용문산 지형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거주지가 서울인 두 분은 상봉역에서 먼저 도킹하여 용문으로 출발하고 나는 산본역에서 4호선에 몸을 싣는다. 산본에서 10여 개 역을 거쳐 이수역에서 7호선으로 갈아 타고, 열대여섯 개의 역을 거치며 한강을 건넌 후 상봉역에 도착한다.

 

상봉역에서 다시 용문행으로 갈아 타고 1시간여를 더 달려야 목적지인 용문역에 도착할 수가 있다.

 

 

    

# 상봉역. 이곳에서 춘천행과 용문행으로 열차가 갈린다. 

  

   

# 두물머리 근처 한강을 건너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강변 마을이 그림같다.

 

 

    

# 전철 창의 썬팅된 부분이 자연스럽게 필터 역활을 해 준다.

 

 

    

# 역시 인간세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보아야 아름답다.

 

 

    

# 긴 전철 여행끝에 용문역에 도착했다.

 

 

용문역에 내리니 나를 기다리다 지친 뚜벅과 두루님은 이미 막걸리 몇 순배에 얼큰해져 있다. 겨우 합친 세 마리 잉어, 용문역앞에서 택시 타고 용문산으로 향한다.

 

    

# 언제나 절집 있는 산에서 느끼는 거지만 절에서 길 막고 입장료 받는 행위는 날강도 짓에 다름 아니다. 그 중들 절에서 나와 속세에 들어온다고 우리가 돈 받는 거 아닌데...

 

 

                           

# 천년 고찰이라는 용문사 입구는 관광지가 되어 요란하기 이를 데 없다. 청정해야 할 절집 앞에 놀이공원이 있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래도 일단은 산에 스며든다는 생각에 기분은 좋다. 두 산꾼 머리 위로 용문산이 올려다보인다.

 

 

    

# 용문봉 일대를 땡겨본다.

 

 

                           

# 하.. 할매요~ 돌아가신 우리 할매가 거기 계신다...

 

 

                            

# 꽃 피었으니 얼굴 피고 삽시다!

 

 

                             

# 정상까지는 4.5km를 가야 한다.

 

 

                           

# 일주문을 지나 절 경내로 들어간다.

 

 

                           

# 이 동네에는 예전에 없던 물길이 생겼다.

 

 

    

# 용문산은 정말 물이 좋은 산이다. 계곡에 물이 철철 넘쳐 흐르고 우르릉우르릉 물소리가 진동을 한다.

 

 

    

# 어디선가 기타 선율이 들려 가까이 가보니 모금을 하고 있다. 가볍게 동참하고...

 

 

                           

# 관광객들 틈에 섞여 길게 올라 가면 천년 은행나무와 만난다.

 

 

                            

# 나라도 사라지고 사람도 갔어도 지팡이는 남아 뿌리내리고 잎 피워 천년 세월을 견뎌 냈다.

 

 

    

# 은행나무 뒤쪽으로 등로가 열려 있다.

 

 

    

# 용문산 정상이 올려다 보인다.

 

 

                           

# 연등 하나 넣어 은행나무를 그려 본다.

 

 

    

# 관광객들의 소음과 헤어져 본격적으로 산으로 스며든다.

 

 

                           

# 정말 계곡이 좋은 산이다.

 

 

    

# 상원사 갈림길을 지나고,

 

 

    

# 내내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오른다.

 

 

 

    

# 참말로 물이 좋은 산이네...

 

 

    

# 용이 되고자 하면 저 물을 거슬러 올라야 한다.

 

 

    

# 높이 높이...

 

 

    

# 꾸준히...

 

 

                             

# 오르고 또 올라야 한다.

 

 

    

# 노랑괴불주머니 뒤로 계곡물이 소용돌이친다.

 

 

    

# 이 맑은 물을 두고 그냥 오르기만 할 수 없구나!

 

 

    

# 맑은 물가에 자리 깔고 막걸리 한 잔을 돌린다.

 

 

    

# 어허~ 참!

 

 

    

# 오랜 휴식을 곁들이며 마음에 점 하나를 찍고 다시 길을 나선다.

 

 

    

# 지리산 백무동 하동바위 같은 분위기가 난다.

 

 

                             

# 다리 아래 계곡물이 힘차다.

 

 

                             

# 장사바위라나?

 

 

                           

# 곳곳에 산재한 폭포와,

 

 

    

# 계곡 물소리에 귀가 먹먹해진다.

 

 

    

# 돌길이라 오르기가 쉽지 않다.

 

 

 

 

    

# 길게 올라 가면 마당바위를 만난다.

 

 

    

# 누군가 칼로 위를 싹뚝 잘라 평평하게 만든 것처럼 보인다.

 

 

 

    

# 연초록 신록이 예쁘다.

 

 

                             

# 나름 이끼폭포.

 

 

    

# 마당바위를 지나 길게 위로 올라가면 점점 물소리가 작아지더니, 드디어 계곡과 이별하여 산의 가파른 사면을 치고 오르게 한다.

 

 

                           

# 만만치 않구나.

 

 

    

# 헉헉대며 오르다 보면 능선 갈림길에 도착하게 된다.

 

 

                             

# 우틀하여 정상을 향한다.

 

 

    

# 다시 낑낑대며 암릉길을 길게 오르면 전망대가 나타난다.

 

 

    

# 저 아래 양평 덕평리 일대 인간세가 내려다 보이고,

 

 

                           

# 정상까지는 가파른 암릉길이 길게 이어진다.

 

 

    

# 거~참! 관광지에 있는 산이라 가볍게 올랐는데,

 

 

    

# 장난치지 말라고 한다.

 

 

                            

# 가만 생각하니 오래 전 이 산에 왔을 때도 매우 힘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 몇 개의 암봉을 연달아 올라야 한다.

 

 

    

# 정상은 쉽게 자신을 허락하지 않는다.

 

 

                           

# 왜이리 힘이 드냐고 투덜거렸는데,

 

 

    

# 사실인 즉, 용문산 높이가 1,157m나 되니 힘이 들 수 밖에 없다.

 

 

    

# 그래도 발걸음을 누적하다 보면 끝이 나게 마련이라,

 

 

    

# 정상부에 도착하여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게 된다.

 

 

    

# 오랫동안 군부대에 의해 정상 접근이 금지되었던 용문산.

 

 

    

# 이제는 금지가 풀려 정상에 설 수 있다. 좌측 너머로 한강기맥길이 보인다.

 

 

    

# 매우 위험하다는 용문봉.

 

 

                    

# 산동무들.

 

 

                          

# 드디어 등용하였는데, 이제 비 만나면 하늘로 오를 수 있으려나?

 

 

    

# 이마에 있던 점이 사라졌나?

 

 

                            

# 정상을 가섭봉이라 부르는 모양이다. 불교의 영향을 받았다. 가섭은 석가모니의 수제자이다. 고사성어인 이심전심(以心傳心), 염화시중(拈華示衆), 염화미소(拈華微笑)의 주인공이다. 석가세존이 영산(靈山)에서 설법을 할 때 말 없이 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였는데, 오직 가섭 만이 미소하였다. 말 없는 진리의 전승이다. 世尊拈華迦葉微笑(세존념화 가섭미소 ; 석가 세존이 연꽃을 보이니 가섭이 미소한다)

 

 

# 시각이 늦어 일반 등산객들은 모두 내려가고 우리만 남았다.  조만간 저 한강기맥길을 걸을 예정이다. 한강기맥은 백두대간 두로봉에서 북한강 줄기를 따라 강원과 경기북부를 거쳐 양평 두물머리까지 이어지는 오지의 산길이다.

 

 

 

# 정상 바로 아래 데크에 자리 깔고 정상주를 나눈다. 등용문 하였음을 자축하며!

 

 

# 정상에서 오래 머물며 이런저런 얘기 나누며 쉬다가, 날이 어둑해져 드디어 자리를 털고 길을 나선다. 올라온 그 길을 역순으로 더듬어 내리다가 암봉을 지나는데, 이곳이 신선바위인가?

 

 

# 암봉 두세 개를 내려와 돌아보니 정상이 어느새 뒤로 물러나 있다.

 

 

 

# 길게 내려 능선갈림길을 만나는데, 이곳에서 아까 올라온 계곡길이 아니라 능선길을 따르기로 한다.

 

 

# 고도가 높아서인가? 진달래가 아직 활짝 피지는 않았다.

 

 

 

 

 

# 길게 내려 갈림길을 다시 만나고 이곳에서 계곡으로 내려간다.

 

 

# 용문산은 참 다양한 모습을 가진 산이다.

 

 

# 가파른 경사길을 길게 내려 다시 계곡을 만났다. 두 분은 알탕을 즐기겠다는데, 이 동네 막걸리가 나에겐 맞지 않나? 아니면 저녁되어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그런가? 두통이 심해 알탕은 사양하고 먼저 길을 나선다. 길게 내려 아까 올랐던 계곡길을 다시 만난다.

 

 

# 어둑해진 후 다시 은행나무를 만난다.

 

 

이후 절길을 혼자 길게 내려 용문사 입구로 향하는데, 두통 때문인지 이런저런 번뇌가 온 몸을 휘감는다. 登 용문을 하였으나 아직 용이 되지 못하고 이무기의 삶이 더 고착되어 오히려 이마에 점 색깔이 더 짙어질려고 하는지 두통은 심하고 번뇌가 바람처럼 일어난다. 멀었도다! 멀었도다!

 

어두운 입구 광장 한켠에 앉아 이마의 점이 사라졌나 만져보고 있는데, 알탕 마친 두 분이 어둠을 뚫고 내려 온다. 낮동안 요란하던 입구 식당가는 어느새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한적하고 식당들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할 수 없이 택시 불러 용문으로 향했다. 그러나 요즘 경기가 어려운지 용문면도 일찍 철시를 해서 한참을 헤맨 후에 겨우 구석자리의 식당 하나 발견하고 그곳에서 뒷풀이를 했다.

 

나는 이 동네 막걸리가 잘 맞지 않아 술잔이 막히는데, 두 분은 참 맛나게도 뒷풀이 술을 주고받는다!  

 

 

    

# 뒷풀이 마치고 용문역에서 다시 전철을 타고 귀경했다.

 

 

    

# 뒷풀이로 불콰해진 산동무들.

 

 

그렇게 길게 여러 번 전철 갈아타고 귀경하여 오랜만의 합동 산행의 여운을 뒤로 하고 각자의 서식지로 헤어졌다. 그나저나 몇번이나 登 용문하여야 이마의 점을 떼고 용으로 변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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