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독만권서 행만리로(讀萬卷書 行萬里路)!!!

[잔차이야기]자출 테스트 라이딩 본문

잔차이야기/잔차 이야기

[잔차이야기]자출 테스트 라이딩

강/사/랑 2011. 4. 11. 11:47
 [잔차이야기]자출 테스트 라이딩
 


몇 년 전. 자전거 여행에 강력히 이끌려 1년여 자출을 한 적이 있다. '자출'이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것을 줄여서 하는 말이다.

 

당시는 사무실이 안산이라 수인산업도로를 타고 자출을 했다. 거리는 15km 정도로 그다지 멀지 않았지만, 수많은 차량들이 질주하는 수인산업도로를 달리는 일이라 상당히 위험한 자출이었다. 특히 퇴근이 항상 늦은 직업이라 퇴근길은 언제나 야간운행이어서 마눌의 걱정을 항상 달고 다녔다. 실제로 목슴이 위험한 아찔한 순간이 여러 차례 있기는 했지만, 마눌에겐 철저하게 비밀로 했었고.

 

그래도 아침저녁으로 1시간여 잔차질로 땀을 찐하게 흘리고 나서 상쾌하게 샤워하고 나올 때의 그 기분은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매력이 있어 꽤 자부심을 갖고 푹 빠졌었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자출을 멈춘 이후 늘 다시 자출해야지 하는 마음만 가지고 있었더랬다.

 

그러다 작년 여름, 지금의 회사로 직장을 옮기게 되었다. 새 회사에 적응하느라 운동은 생각도 못한 데다 직종이 IT여서 하루종일 몸 움직일 없을 때가 많아 급기야 체중이 10여 kg이나 불고 말았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여러 방안을 생각타가 다시 자출을 해보기로 하고 자출코스며 자출 이후의 샤워 방법 등을 검토하는데, 일단 25km에 이르는 먼 거리가 제일 걸림돌이다.

 

25km면 빨리 와도 1시간 30분, 길게는 2시간여 거리라 살찐 몸으로 자출하기엔 만만치가 않은 거리이다. 그러던 중 9일 주말이 마침 아버님 기일이라 큰집에 제사모시러 가는 길에 잔차 몰고 나와 자출 코스와 거리를 테스트 해보기로 했다.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사진은 스마트폰으로 찍었습니다.)

 



# 잔차의 바퀴 궤적. 라이딩 거리 50km.


 

 

# 집을 나와 도로 타고 군포역, 금정역, 명학역을 지나 자동차들과 함께  달리다, 안양자전거 도로에 올라 비로소 편하게 속도를 올려본다.       

 

 

 

# 주말에 날씨까지 화창해 안양천 자전거 도로엔 운동나온 사람들로 붐비는데, 다행히 바람이 등뒤에서 불어주어 속도 유지하기 좋다. 그러다 사람들이 떠들썩해 가까이 가보니 노래자랑이 한창이다.

 

 

 

안양천 자전거 도로를 길게 달리다가 금천교에서 자전거 도로를 떠나 독산역으로 향한 다음 도로를 좀 더 달리면 가산디지털단지역을 지나게 되고 곧 회사에 도착한다.

 

자전거 속도계엔 거리가 24km, 평속이 18km가 찍혔고, 시간은 1시간 15분이 소요되었다. 오랜만의 자전거 운행이었고, 체중이 불어 저질 체력인 점을  감안한다면 양호한 수준이다. 뒷바람의 도움이 있었지만 계속 운행해 체력이 보강된다면 1시간 10분 대는 유지할 수 있겠고 잔차를 로드로 기변하면 1시간 이내도 가능하겠다.

 

음.. 이 정도면 자출해도 문제 없겠다!

 

 

 

# 회사앞 벤치에서 바나나 하나 먹고 휴식한 후 다시 철산교를 지나 자전거 도로에 복귀한다. 한강에 가까울수록 바람은 방향이 바뀌어 맞바람이 불고, 체력도 점점 떨어져 자전거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진다. 오랜만에 잔차질을 했더니 똥꼬도 슬슬 아파오기 시작한다. 그렇게 길게 달려 안양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수부에 도착한다.

 

     

 

# 강 건너 난지도의 모습. 오랜만에 만나는 모습이다.

 

 

 

# 한강 하류쪽 조망. 가양대교.

 

 

 

# 상류쪽 성산대교와 저 멀리 북한산의 모습이 보인다. 

 

 

 

합수부에서 물 마시고 오래 휴식한 후 이번엔 한강 자전거도로를 타고  큰집으로 향한다. 그런데 국회의사당이 보이는 여의도에 접근해 갈 무렵 갑자기 자전거 속도가 급격히 떨어져 확인하니 뒷바퀴가 물렁물렁해져 있다.

 

펑크다!!

 

간만에 잔차 타고 나왔는데 뭔일이래?? 갓길 넓은 곳에 잔차 거꾸로 세우고 바퀴 떼어낸 후 혼자서 낑낑 펑크 때우기에 들어 간다. 지나가던 산책객들이 삼삼오오 구경도 하고 간섭도 하고 그런다.

 

튜브에 바람 집어 넣고 한강으로 내려가 강물 속에 밀어 넣어 펑크 부위를 찾아야 하는데, 강 호안 블록과 강물 사이가 너무 높아 아크로바틱한 자세로 위태위태하게 매달려 낑낑댄 후 겨우 펑크난 곳을 발견한다.

 

다시 강둑으로 올라와 본드와 펑크 킷으로 구멍을 때운 후 바람 넣고 다시 타이어 속에 넣은 후 타이어를 끼우는데 이 넘이 왠일로 강하게 반항을 한다. 혼자서 30여 분 넘게 타이어와 씨름을 한 후 겨우 타이어 결합하고 바퀴도 다시 체결한다. 그럭저럭 1시간 넘게 혼자서 씨름을 했나 보다.

 

펑크 때우느라 시간 소모를 많이 했더니 어느새 날이 어두워져서 앞뒤 등불 밝히고 경광등도 불 밝혀 배낭에 꽂은 후 여의도쪽 강변을 달린다. 서강대교, 마포대교, 원효대교를 지나고  63빌딩도 지난 후 잠시 달리면 한강철교를 만나고 곧 한강대교 앞에서 강둑으로 올라 간다.

 

 

 

   

# 한강대교는 인도와 자전거도로가 넓게 증설되었다. 다리위에서 올림픽 도로와 63빌딩쪽을 감상한다.

  

 

   

# 불 밝힌 유람선이 유유하게 떠 간다.

 

 

 

한강대교를 건너 강북으로 넘어가서 도로를 따라 달리면 용산역을 지나게 되고 잠시 더 가면 삼각지역 근처에  있는 큰 집에 도착하게 된다.

 

펑크때문에 예상시간보다 늦게 도착했더니 마눌 걱정을 한아름 안고 나를 맞이한다. 샤워하면서 보니 오랜만의 잔차질에 똥꼬주변이 벌겋게 부풀었다. 한 일주일 연속으로 타야 엉덩이가 단련될라나 보다.

 

자, 이제 잔차를 로드바이크로 바꿔야할 일만 남았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녀석은 가격이 장난이 아닌데, 마눌을 어떻게 설득한다?? 

 

 

 

*아래 배너를 클릭하면 강사랑물사랑의 Daum 블로그 "하쿠나마타타"로 이동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