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독만권서 행만리로(讀萬卷書 行萬里路)!!!

[잔차이야기]사고나다! 본문

잔차이야기/잔차 이야기

[잔차이야기]사고나다!

강/사/랑 2012. 5. 3. 15:21
[잔차이야기]출근길, 사고나다!

 

 

 

 

기후변화와 온난화 등 요동치는 전지구적 변화로 인해 봄이 온 줄도 모르게 지나가 버리고, 꽃 구경도 제대로 못했는데 이미 낙화 이후의 파란 잎새들이 나뭇가지를 점령하고 있다. 살림살이 바빠 계절변화 느낄 새 없이 여름이 와 버리고 잔차 옷도 여름옷으로 갈아 입어야 한다.

 

얼마전 로드바이크로 야간에 내리막길 내려 쏘다가 펑크와 함께 앞 림이 휘어서 수리를 맡겼는데 기술 좋은 친구들이 말끔하게 고쳐 놓아 오늘 처음으로 시운전을 해 본다. 이틀전 MTB로 국토종주 아라자전거길과 한강서울구간을 달릴때 느린 속도와 아픈 똥꼬때문에 애를 먹었는데, 오늘 아침 출근길엔 로드를 타고 나왔더니 스포츠카 몰 듯이 속도감이 좋다.

 

안양천 자전거도로 따라 북상하며 달리는데 쉭쉭쉭 밟는 대로 앞으로 치고 나가주는 날렵함과 맞바람의 거센 저항을 낮은 자세로 뚫고 나가니 상쾌하기 이를데 없구나!

 

그렇게 속도감 마음껏 즐기다가 철산교 근처에서 자전거도로를 벗어나 일반도로로 갈아 타고 회사로 향하는데 오늘따라 신호도 딱딱 맞게 열려 주어 중간에 안장에서 내려올 일이 없다.

 

가산디지털 전철역에서 사무실이 있는 건물로 향하는데 건물 초입에 택시 한 대가 서 있다. 길가에 주정차되어 있는 차량의 우측을 지날 때는 혹시나 열릴지 모르는 차량의 개문사고때문에 늘 긴장을 하게 된다.

 

실제로 자전거 사고 중에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하는 것이 차량의 개문사고이다. 특히 택시의 경우는 승객이 우측으로 내리고, 대부분 아무 생각없이 그냥 문을 여는 경우가 많아 택시와 자전거나 오토바이와의 개문사고는 아주 잦은 편이다.

 

멀리서 달려 오며 그 택시를 살피니 좌측은 차량통행이 많아 통과가 힘들고 우측 인도는 출근길 사람들이 많아 부득이 그 택시 우측으로 통과해야 하는데, 오랫동안 그냥 정차해 있는 걸로 봐서 승객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승객을 기다리고 있는 건가 보다.

 

판단한대로 택시의 우측으로 빠르게 통과하는데 갑자기 택시 문이 덜컹 열린다. 순간, 공중으로 떠 오르는 나의 몸과 자전거. 짧은 순간이지만 많은 생각이 교차한다. 아, 드디어 자전거 사고가 나는구나! 오늘 아침 너무 신나게 달렸나? 상주에서는 트럭이 싸이클 선수단을 덮쳐 아까운 젊은 목숨들이 사라졌다는데? 어떻게 떨어졌는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날카로운 여자의 비명소리만 들었다.

 

일어나 주저 앉는데 어디 부러지지는 말아야 할텐데... 뭐, 이런 생각이 들지만 수근거리며 지나가는 사람들 떄문에 심하게 부끄럽다는 생각이 앞선다. 일단 팔 다리를 움직여 본다. 몇군데 아프기는 하지만 어디 부러지거나 피가 철철 나지는 않는다. 머리를 만져보는데 헬맷때문에 안전하다. 머리가 부딛친 기억도 없다. 다행이다!

 

다음은 자전거를 살펴보는데 체인이 벗겨져 있고 변속레버가 휘어지고 스크레치가 나 있다. 그 외에는 일단 눈에 띄는 상처는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 자전거도 큰 데미지는 입지 않았나 보다. 그제서야 문을 연 사람과 운전기사를 보는데 두 사람 다 여자이다. 서로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고 운전기사는 어딘가에 열심히 전화를 건다.

 

정신없어 하는 두 사람에게 일단 눈에 띄는 큰 부상이나 자전거 손상은 없어 보이니 안심하라 이르고 연락처 주고 받고 헤어진다.

 

회사 지하 헬스장에서 샤워하며 살피니 왼쪽 무릎, 오른쪽 무릎, 왼쪽 주먹, 엉덩이 두 곳에 상처가 나고 피가 맺힌채 부어 올라 있다. 사고 소식 들은 마눌과 주변 사람들은 병원에 가서 정밀진단 받고 자전거도 철저하게 변상을 받으란다.

 

그러나, 뼈가 부러지거나 어디 심하게 타박상을 입은 것도 아닌데 그건 너무 심한 것 같고, 하룻밤 자 보고 아픈 데 있으면 병원에 가겠노라 선언한다. 다만 자전거는 전문샵에 보내서 검사를 의뢰하기로 한다.

 

하룻밤 자고 나니 몸이 놀래서 그런지 이곳저곳 쑤시기는 하지만 특별히 아픈 곳은 없다. 상처 난 곳은 빨간 약 바르고 테이핑을 하면 될 것 같다. 자전거는 육안으로 검사하니 크랙은 발견되지 않았고 변속레버와 바테잎만 교환하면 되겠다 한다. 그렇지만 그 두 가지 교환에만 350,000원이나 달라고 한다. 이~ 런~

 

내 잔차는 카본바이크라 가볍고 견고하지만 횡방향의 충격에는 약해서 눈에 띄지 않는 크랙이 발생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 불안하고 찝찝하기는 한데, 그냥 눈에 띄는 손상만 교환하기로 한다.

 

병원에 가지 않고 이 정도로 마무리 하겠다고 했더니 남들은 아프지 않아도 병원에 드러눕고 합의금 받겠다고 난리인데 당신은 도대체 왜 그러냐고 마눌의 불만이 많다.

 

야, 이 사람아! 세상사란 돌고 도는 것이라 내가 쏜 화살에 내가 맞을 수도 있는 법이니 남들 다 그렇게 한다고 나까지 따라 할 필요는 없다네. 나는 그냥 이렇게 살라네!

 

그나저나 스크레치 난 무릎과 주먹, 엉덩이가 아직 쓰라리고 아프기는 하네~~

 

 

 

 

 

 

 

   

 

*아래 배너를 클릭하면 강사랑물사랑의 Daum 블로그 "하쿠나마타타"로 이동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