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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정맥]네번째 걸음(오항동고개~덕목재)-동물이동통로 有感! 본문

1대간 9정맥/금남정맥 종주기

[금남정맥]네번째 걸음(오항동고개~덕목재)-동물이동통로 有感!

강/사/랑 2012. 6. 11. 22:27
 [금남정맥]네번째 걸음(오항동고개~덕목재)

 

‘로드킬(road kill)’이란 인간이 만들어 둔 도로에 야생동물들이 들어갔다가 차에 받혀 죽는 사고를 말한다. 해마다 그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확한 통계를 집계하는 곳은 없다. 다만 고속도로의 경우에만 도로공사에서 자체적으로 집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공의 자료에 의하면 로드킬은 2001년만 해도 400여 건이었으나 2005년부터 매년 3,000건 안팎으로 급증하고 있다. 그 종류로는 고라니가 가장 많고 너구리, 토끼 등의 순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동물 피해뿐 아니라 로드킬로 인한 인명 피해까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의 영역(領域)이 자연의 영역을 침범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로드킬은 그 발생 원인이 인간에 의한 바에 있으므로 해결책 역시 인간들이 세워야 하고 그 일환으로 '생태이동통로(生態移動通路)'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리하여 실제로 산악지역을 통과하는 여러 종류의 도로에 막대한 세금을 투입한 동물이동통로가 건설되어지고 있다.

 

적절한 장소에 적절한 형태로 잘 계획되고 건설되어진 동물이동통로는 실제 현장조사에서도 훌륭한 효과를 입증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공직사회의 고질병인 탁상(卓上) 행정, 무책임 행정의 폐해가 반영된 곳은 전혀 엉뚱한 장소에 엉뚱한 모습의 괴물로 건설되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표적인 것이 속리산 국립공원 외곽의 '밤티재'에 건설된 동물이동통로다. 이곳은 깎아지른 절개지 중간 부분에 구름다리 걸어 놓듯이 생태통로를 만들어 두었다. 동물들이 그 통로를 이용하자면 무협지(武俠誌)에 나오는 초상비(草上飛)나 능공허도(凌空虛道)의 경공술(輕空術)을 사용해야 통과가 가능하다. 당연히 단 한 마리의 야생동물도 그 통로를 통해 이동할 수 없는 구조이다.

 

또, 백두대간 '구룡령(九龍嶺)'의 생태통로는 주변 환경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아 휴게소 바로 곁에 설치되었다. 나중에 현황을 살피니 휴게소의 불빛과 사람들 왕래 때문에 야생동물들이 접근을 하지 않아 그 효용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결국, 휴게소를 폐쇄하여 동물이동통로의 효용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하지만, 휴게소 폐쇄로 인한 예산 낭비나 그 건물 자체의 존재가 야생동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실정이다.

 

금남정맥(錦南正脈)이 지나는 산길에도 비슷한 내용의 사례가 있으니 논산시 벌곡면 덕곡리에 있는 '물한이재'가 바로 그곳이다. 2006년 2월 5일 자 대전일보(大田日報)의 기사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신음하는 충청의 산 [06-02-05] “누가 이런 공사를 계획했는지 정말 돌을 던지고 싶은 심정입니다.”

 

논산시 벌곡면 덕곡리 도로공사 현장은 인간의 이기주의 덕분에 파헤쳐지고 망가진 우리나라 산림의 현주소를 실감케 한다. 왕복 2차로를 만들기 위해 산을 깎아내면서 이곳저곳에 섬들이 생겨났고 40여m를 파헤쳐 내려간 산비탈은 급경사를 이기지 못해 흘러내린 토사들이 수북이 쌓여있다. 90년대와 2000년대 연차적으로 착공된 도로공사이지만 그야말로 환경과 생태계, 경관은 전혀 고려치 않고 마구잡이식 개발을 진행한 개발독재 폐해의 종합판이다. 대전 도솔산악회 김기완 산악대장은 “이곳은 대둔산을 거쳐 논산의 덕목재, 황룡재, 공주 계룡산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 줄기”라며 “산등성이 끊기는 것은 사람의 손발이 아닌 몸통 자체가 잘려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안타까워했다. 산줄기를 따라 구불구불한 급경사의 도로를 내면서 야생동물들의 이동로와 서식지는 전혀 고려치 않은 채 곳곳을 동강 내놓는가 하면 혹시 모를 낙석방지를 위해 쳐 놓은 철망마저 야생동물의 이동을 철저히 봉쇄해 놓고 있다. 아름다운 산이 흉측한 몰골을 드러내 ‘경관’이란 말 자체가 무색할 정도다. 주민 박모씨(48)는 “공사를 벌인 지 1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공사 중”이라며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눈 오면 다니지 못할 도로를 왜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 산에는 노루, 멧돼지, 고라니, 족제비, 오소리 등 갖가지 산짐승이 살았었는 데 요즘은 잘 안보인다”며 “환경 훼손도 심각하고 산비탈을 너무 가파르게 깎아서 그런지 산사태도 일어났다”고 말했다. 논산시는 산사태 등으로 인한 도로의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되자 산능선의 경사도를 낮추는 것보다 절개지를 메워 복원한 뒤 터널을 뚫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안전진단 결과 침출수 등으로 인해 안전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며 “올가을 쯤 20억 원을 들여 붕괴위험도 없고 생태계 복원도 가능토록 터널을 뚫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0년대나 들어서야 생태통로 개설 등 환경문제가 대두됐지 90년까지만 해도 무조건 사업비가 적게 들어가는 공법만 채택했다”고 말했다.

 

2006년에 도로공사로 인하여 환경파괴며 동물 생태의 단절을 고발하는 이런 기사가 있고, 2007년에 지나간 백곰님의 산행기(山行記)에 도로공사가 끝난 모습이, 그리고 2009년에 지나간 두루님의 산행기에는 동물이동통로 공사가 거의 끝나가는 사진이 나오는 걸로 봐서 2008, 9년에 걸쳐 약 20여 억원의 공사비로 동물 이동통로를 건설한 모양이다.

 

이렇게 정확한 자료가 아니라 대략적으로 추정하는 이유는 논산시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이 '물한이재' 생태통로 공사에 관한 자료를 아무리 찾아도 관련 내용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도로공사에 대한 지역 언론의 질타를 생태통로 건설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였지만, 결과가 좋지 못해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현지에 가 보면 알겠지만, 이 야생동물 생태통로가 바로 동물들로 하여금 놀라운 무공(武功)의 고수가 되라고 조장(助長)하거나, 대둔산 자락의 야생동물들이 모두 무공의 고수라 하늘을 나는 경공술의 대가(大家)일 거라는 전제 하에 이뤄진 공사이기 때문이다.

 

깎아지른 도로 절개지의 절벽 중간에 구름다리 놓듯 가로지른 생태통로의 전체적인 외형이나 입지조건 등은 백두대간 밤티재의 생태통로와 비슷한데, 다만 공법상 밤티재는 육교형인데 반해 이곳은 터널형으로 되어 있는 점이 다를 뿐이다.

 

1년에 한 번 금남정맥 길에 나서는 우리 만고강산 종주대가 때 이른 무더위에 모두들 녹초가 되어 도착한 '물한이재'는 논산시 벌곡면 덕곡리 중버실 마을에서 양촌면 반암리로 넘어가는 높이 298m의 유서 깊은 고개다. 한겨울에도 땀을 흘려야 넘을 수 있는 험한 고개라 하여 '물한(勿汗)이재'라는 이름을 얻었다 하고 그 이름에 걸맞게 땀을 제대로 흘리게 만드는 고개다.

 

그렇게 땀을 뻘뻘 흘리며 물한이재 절개지 위에 도착하니 야생동물이동통로라고 건설되어 있는데, 그것이 하늘을 나는 경공술을 가져야만 접근 가능하게 설치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땀이 싹 달아나게 등골이 오싹해 짐을 느꼈다.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동물들이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절개지 절벽 중간에 통로를 건설했으며, 또 그것을 준공검사해 준 공무원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공무원이며 무슨 생각을 가진 사람들인지 궁금하다. 그들은 그런 짓을 하고도 자랑스럽게 누구누구가 만들었고, 누구누구가 감독을 했는지를 돌에 새겨 두었다. 그들 머릿속 생각이 어떠한지 참으로 궁금한 이들이다.

 

오호 애재라! 슬프고 슬프다!



동물이동통로 유감(有感)!


구간 : 금남정맥 제 4구간(오항동고개~덕목재)
거리 : 구간거리(23.3 km), 누적거리(68.7 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12년 6월 9일, 10일. 흙과 해의 날.
세부내용 : 오항동고개(08:25) ~ 505봉 ~ 진산자연휴양림 ~ 배티재(10:05)/긴 휴식후 10:55 出 ~ 일대봉/오대산
갈림봉 ~ 장군약수터가림길 ~ 광장 갈림길 ~ 낙조대 ~ 낙조산장(12:45)/점심 후 13:55 出 ~ 금강구름다리 갈림길 ~ 마천대(14:20)/긴 휴식 ~ 수락주차장 갈림길 ~ 깔딱재갈림길/알바 ~ 구름다리 ~ 수락폭포 ~ 수락주차장(16:30)./ 대둔산 자락에서 다시 1박.

수락주차장(09:00) ~ 월성봉(10:00)/ 휴식후 10:30 出 ~ 헬기장 ~ 전망대 ~ 바랑산(11:10) ~ 421봉 ~ 작은물한이재 ~ 425봉/ 30분 휴식 ~ 물한이재(13:00) ~ 363.9봉 ~ 352봉 ~ 곰치재 ~ 송전철탑 ~ 호남고속도로 ~ 덕목재(15:10)

            
총 소요시간 14시간 15분.

 


2012년 6월 8일. 쇠의 날. 이 만고강산 종주대가 결성된 지 3년 만에 처음으로 연례 행사가 아닌 두세 달 만에 다시 종주대 집합이 이뤄졌다. 반기행사쯤 된 것이다.

 

다만 대명님이 갑작스런 장염으로 빠지고 익산 파키라가 일 때문에 참여가 어렵다니 종주대의 완전한 모습은 아니고 반쪽 종주대라 연례행사의 전통을 깬 것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찌되었건 시간 넉넉한 해리님 내외는 오후 일찍 미리 현지로 내려가고 언제나 퇴근이 늦은 나는 밤이 늦어서야 출발 준비를 하는데, 항상 내 차를 이용하는 뚜벅 역시 그로 인해 출발이 늦다.

 

또, 언제나 그렇듯 약속 장소인 석수역에 가니 날 기다리느라 적적했던 뚜벅은 이미 얼큰하게 취기가 올라 있는 상태다. 반취한 뚜벅 태워서 출발했다. 시각은 이미 저녁 9시 반을 넘기고 있다. 

 

영동, 경부, 대전통영 고속도로 거쳐 금산 인근에서 국도로 빠져 나와 다시 한참을 달려 해리님 내외가 이미 잠자리를 마련해 둔 대둔산 자락 얼음골유원지에 도착하니 시각은 12시를 훨씬 넘기고 있다.

 


대둔산/大芚山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과 충청남도 논산시 벌곡면 및 금산군 진산면에 걸쳐 있는 산. 높이 878m. 노령산맥의 일부로 서쪽으로 만경평야를 굽어보는 이 산은 최고봉인 마천대(摩天臺)를 중심으로 여러 노암(露巖)이 기암 괴석을 이루며 솟아 있고, 부근에는 오대산(五臺山)·월성봉(月城峰)·천등산(天燈山) 등이 산재한다. 자연환경지질은 대부분이 선캄브리아기(Pre·combria紀) 후기에서 고생대까지 걸쳐 있는 옥천층군(沃川層群) 및 고생대 초기의 대석회암통(大石灰岩統)을 관입한 석영반암(石英斑岩)으로 되어 있다. 남동 사면은 장선천(長仙川)이 여러 지류를 모아 논산 저수지로 흘러들고 북동 사면은 독곡천(獨谷川)이 흐르는데, 두 하천 모두 금강으로 흘러든다. 식생은 대체로 높이 600m를 경계로 그 이하에는 소나무·상수리나무·개비자나무 등이 무성하고, 그 이상에는 신갈나무·졸참나무 등 낙엽활엽수가 울창하다. 이 밖에 고채목·돌양지꽃·천마제비난초·나나벌이난초 등 희귀 식물이 자생한다. 원래 대둔이라는 명칭은 ‘인적이 드문 벽산 두메 산골의 험준하고 큰 산봉우리’라는 뜻이다. 산 동쪽 2㎞ 지점에 있는 350m의 배티[梨峙]는 과거 전라도와 충청도를 연결하는 주요 통로였으며, 현재에도 여수∼청주를 잇는 17번 국도가 통과한다. 이 재는 임진왜란 때 완주군 소양면 신촌(新村)의 곰치대첩과 함께 전라북도를 지킨 격전지였다. 당시 황해로 진출하는 수로가 막히자, 전라도의 곡창 지대를 침공하려고 무주(茂朱)·금산·진안(鎭安)·용담(龍潭) 등에 집결하여 있던 왜군들이 배티와 곰티[熊峙]로 진격하여 큰 전투가 있었다. 완주목사 권율(權慄)이 호남 지방의 장병들을 지휘, 큰 승리를 거둔 것을 기념하여 진산면 묵산리에 이치대첩비를 세웠다 하나 일제 강점기 때 폭파되어 현재는 남아 있지 않다. 전라북도쪽은 기암 절벽이며 충청남도 쪽은 숲과 계곡이 아름다워 각각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즉, 1977년 3월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의 38.1㎢가 전라북도 도립공원으로, 1980년 5월 충청남도 논산시 벌곡면·양촌면과 금산군 진산면 일대의 24.54㎢가 충청남도 도립공원으로 각각 지정되었다. 전라북도쪽에는 임금바위와 입석대를 연결하는 높이 70m, 길이 50m의 금강구름다리가 특히 유명하며, 마왕문·신선바위·넓적바위·장군봉·남근바위 등의 기암과 칠성봉·금강봉 등 첨봉들이 산재하여 경승지를 이룬다. 주요 사찰로는 안심사(安心寺)·약사(藥寺) 및 운주의 화암사(花巖寺) 등이 있다. 안심사는 1759년(영조 35)에 세운 것이나 6·25 때 소실되고, 지금은 석종계단(石鐘戒壇)과 부도전중건비(浮屠殿重建碑)만 남아 있다. 화암사에는 보물 제662호인 우화루(雨花樓)와 명부전·극락전·대불각 등이 있다. 충청남도쪽에는 낙조대(落照臺)의 일몰 광경이 장관이며, 진산의 태고사(太古寺)와 벌곡의 신고운사(新孤雲寺) 등 고찰이 있었으나 모두 6·25 때 소실되었다. 특히, 태고사는 신라 신문왕 때 원효(元曉)가 이 절터를 발견한 뒤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는 12승지(勝地)의 하나로, 한용운(韓龍雲)도 “태고사를 보지 않고는 천하의 승지를 논하지 말라.”고 하였다. 절 뒤에 의상봉·관음봉·문수대 등이 기묘하게 솟아 있고 앞에는 오대산과 향로봉이 막고 있어 절경 속에 자리잡고 있다. 주변에는 달이산성·성봉산성·농성(農城) 등의 산성과 묵산리의 성터가 있다.


월성봉/月星峯

 

충청남도 논산시 양촌면 오산리와 벌곡면 덕곡리·수락리에 걸쳐 있는 산. 높이는 650m이다. 월성봉은 월성봉이라는 봉우리 이름보다 월봉성, 다리성 등 성채의 이름으로 더 많이 불렸다. 고려 때 토적(土賊) 달리(達里)가 이곳에 웅거하며 노략질이 심하여 관군이 포위한 지 한 해가 지나서야 겨우 토벌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월성봉이란 이름은 토성(土城)에 달이 비치면 그 고요함이야 말로 숨을 죽이는 듯했고, 성벽에 비친 달빛의 수려함이 으뜸이라 하여 월성(月城)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대둔산도립공원에 속하며, 논산시 시가지로부터 남동쪽에 위치해 있다. 노령산맥의 한 줄기로 동쪽의 대둔산을 비롯하여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서쪽의 장성천이 동서 방향으로 흐르며, 북쪽의 대곡천이 남북 방향으로 흐르며, 이에 의해 북쪽의 장성천에는 수락저수지와 수락리, 남서쪽에는 채광리가 들어서 있다. 월성봉의 북쪽으로는 국가지원지방도 68호선이 동서를 따라 지나고 있으며, 서남쪽에는 지방도 697호선이 지나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기타 도로로 월성봉과 여러 마을을 연결하고 있다.


달이산성/達伊山城

 

충청남도 논산시 월성봉에 있는 시대 미상의 산성이다. 해발 620m 월성봉의 정상부에서 중턱에 걸쳐있다. 지형적으로는 북고남저(北高南低)의 삼태기형, 즉 사모봉형(紗帽峰形) 산성의 형태를 하고 있다. 산성은 성벽 전체를 석성으로 축조하였는데, 대부분이 붕괴되고 일부만 남아 있다. 규모는 1,800m로 매우 큰 편이지만 성 안의 시설물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달이산성이 있는 월성봉의 월(月)과 달이(達伊)는 같은 음이며, 성(星)은 성(城)을 뜻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곳저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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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남정맥 제 4구간 오항동고개~덕목재 지형도.



  

 

해리님이 미리 자리 잡아 둔 이 계곡유원지는 지난 가을 홀산 가을 모임을 했던 곳이라 주인이 무료로 물가의 평상을 대여해 주었다 한다. 감사한 일이다.

 

우리가 도착하여 짐 내리는 요란함에 잠 깬 해리님 내외와 오랜 운전에 지친 몸을 달래야 할 나, 그리고 이제는 취기가 다 빠져나가 다시 술기운이 필요해진 뚜벅까지 간만의 재회를 반가와하며 심야의 주연을 펼쳤다.

 

이런저런 이야기, 오고 가는 술잔. 내일 산행을 생각하면 한 시라도 빨리 잠자리에 들어야 하지만, 이 만고강산의 사람들이 어디 그러한가? 오랫동안 지치지도 않고 술잔이 돌다가 새벽이 되고서야 침낭 속으로 들어갔다.

 


 

# 대둔산 얼음골 계곡 유원지. 지난 가을 모임을 가졌던 곳이다.

 

 

# 밤새도록 마시고도 아침부터 막걸리 병을 따고 있다.

 

 

# 이 댁 주인과는 고마운 인연을 이어가게 된다.

 

 

두어 시간 눈 붙이고 일어나 해장국과 해장술로 속을 달랜 후 짐 챙겨 출발하려는데, 자동차 한 대가 들어 오더니 산꾼이 한사람 내린다. 자세히 보니 익산 산꾼 파키라다. 일이 바빠 못온다고 하더니 좀이 쑤셨던 모양이다. 반갑게 해후하고 다섯 명으로 인원이 불어난 종주대는 지난 번 날 추울 때 내려 왔던 오항동 고개로 향한다.

 

금산의 진산면 삼가리와 오항리를 거쳐 남이면 건천리를 이어주는 635번 지방도가 지나는 오항동 고개는 구불구불한 구절양장의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어 바람을 많이 타는 것이 흠이지만, 요즘 같은 더운 날씨에는 모기도 없고 하룻밤 묵어가기엔 딱인 곳이다.

 

정자 한 켠에 주차하고 산행준비를 하는데, 간만의 종주대 결성에 들뜬 뚜벅은 출발하기도 전에 막걸리 두어 병 따서 목을 축이고 가자 야단이다. 어허~ 오늘 끝까지 맨정신으로 산행하기는 틀렸구나! 막걸릿잔 두어 차례 돌린 후 짐 꾸려 오항동고개를 출발하니 시각은 이미 8시 25분이다.

 

 


# 몇 달 만에 다시 찾은 오항동 고개.

 

 

# 출발도 하기 전에 막걸리 판을 벌여 놓고 호객 행위를 하는 뚜벅.

 

 

# 술냄새 맡고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다.

 

 

산행 시작하기도 전에 막걸리부터 한 잔 씩 돌린 후 짐 꾸려 들머리로 스며든다. 들머리 숲으로 들어가 가볍게 한차례 올리는데, 기온차 때문인지 어제 내렸다는 비 때문인지 숲속은 물구덩이다. 금세 아랫도리가 축축하게 젖어드는데, 습도 높고 기온 높아 엄청나게 무덥다.

 

잔잔하게 오르내리며 길게 진행했다. 우측 아래 진산면 석막리 쪽에 개사육장이 있는지 큰 개들이 시끄럽게 짖어댄다. 길게 가다가 아래로 내리더니 가파르게 치고 오르기 시작한다. 그러다 '505봉' 정상 직전에서 좌측으로 우회하게 되고, 능선마루금에 오르자 '진산 자연휴양림'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진산 자연휴양림은 구소련의 고르바조프 대통령이 하룻밤 묵고 간 곳이라 하니 우리도 구경 한 번 가보세!" 갈림길 따라 아래로 내렸다가 우측 임도길을 따라 길게 우회하라 한다.

 


 

# 입산금지구역을 만나 좌측으로 우회.

 

 

# 505봉을 향해 길게 밀어 올린다.

 

 

# 진산 자연휴양림 갈림길

 

 

# 뽕 따러 가세!

 

 

# 자연산 오디.

 

 

 

진산 자연휴양림 임도길은 격렬한 오르내림은 없으나 좌우로 많이 구불거리게 되어 있다. 제법 오르내림도 있으나 길 넓고 숲 좋아 산책하는 기분으로 길게 진행했다. 그러다 자연휴양림 부속 건물들이 있는 곳을 지나고, 구 쏘련의 고르비가 묵었다는 건물도 지난 후 휴양림 입구를 지나 '배치고개'에 이르게 된다. 10:05

 

 

# 진산 휴양림 입구로 다가간다.

 

 

 

# 꾸준히 걸어,

 

 

# 배치고개에 이르게 된다.

 

 

배치고개는 전북 완주와 충남 금산을 잇는 17번 국도가 지나는 고개로써 지역을 잇는 의의는 물론이고, 임란 당시 권율 장군이 왜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전승지라는 역사적 의의도 갖춘 곳이다. 지금이야 대둔산을 찾는 관광객들로 붐비는 관광지가 되어버렸지만.

 

이 날도 어느 기업에서 관광버스 몇 대로 수십 명의 사람들이 찾아와 울굿불굿한 옷차림으로 광장 파라솔을 점령하고 있다. 우리도 휴게소 매점 앞 파라솔 아래 짐 내리고 제일 먼저 막걸리 병부터 꺼냈다.

 

뙤약볕 아래 걷느라 흘린 땀 보충하려 서둘러 막걸리 두어 잔 들이키는데, 휴게소 매점 주인이 자기집 물건 팔아주지 않고 자리만 차지한다고 투덜거린다. "어허~ 인심이 그리하면 못씁니다!"

 

만고강산 우리 종주대 오늘 가야 할 길이 까마득하건만 자리에서 일어날 줄 모르고 오래도록 막걸리병만 비우고 있다. 무려 50분 간이나 휴식을 취한 후 겨우 자리 털고 다시 길을 나섰다.

 

 

# 대둔산의 관문, 배티고개.

 

 

# 배티고개 휴게소.

 

 

# 학다리 고등학교 선후배. 나란히 서서 무얼 찍고 있나?

 

 

# 대둔산의 바윗덩어리를 찍고 있었네.

 

 

# 제일 먼저 막걸리병부터 꺼낸다.

 

 

 

# 유치찬란한 배티고개 들머리의 조형물.

 

 

도로 건너 대둔산 들머리로 올라 서는데, 입구에 세워진 조형물이 참으로 유치찬란하여 잠시 실소를 머금게 된다. 이 동네 공무원들의 미적 감각이 이리도 없더란 말이냐?

 

대둔산 오름은 시작부터 나타난 계단길이 끝까지 이어져서 엄청나게 힘이 든다. 게다가 계단의 폭이 좁아 등산화 전체가 디뎌지는 것이 아니라 앞쪽만 디뎌지게 되어 있어 종아리가 팍팍하게 땡긴다.

 

계단이  계속이어지는데 산길도 계단식으로 네 계단을 밀어 올려야 한다. 땀을 뻘뻘 흘리며 나무데크가 설치되어 있는 봉우리에 올라 섰다. 이정목에는 '오대산 갈림봉'이라 적혀 있고, 데크의 나무에는 '일대봉'이란 이름표가 매달려 있다.

 

 

# 대둔산 오름은 계단의 연속이다.

 

 

# 계단길은 보폭이 맞지 않아 엄청 힘이 든다.

 

 

# 힘들게 올라 온 갈림봉 봉우리.

 

 

# 오대산 갈림봉이다.

 

 

# 일대봉이란 이름표를 달고 있다.

 

 

# 아랫세상을 내려다 보고,

 

 

# 가야 할 대둔의 돌띵이들도 올려다 본다.

 

 

# 잘 생긴 산이다.

 

 

 

# 케이블카 도착지가 보인다.

 

 

# 가야 할 능선.

 

 

한숨 돌린 후 다시 길을 나서는데, 아래로 깊이 떨어져 내리더니 안부에 이르러 오르내리며 점차 고도를 높여 간다. 몇몇 봉우리는 다행히 우회하게 되어 있고, 잠시 후 '장군약수터 갈림길'을 지나고 다시 '광장 갈림길'도 지난다.

 

고도를 높여 가다가 계단길을 오르고 전방으로 다음 봉우리가 우뚝한데, 계단을 길게 치고 오르면 다시 '광장 갈림길'을 만나고 이후는 가파른 계단길이 또다시 길게 이어진다.

 

그러다 능선 마루금에 오르니 갈림길이 나타난다. 좌측은 마천대 방향이고 우측은 낙조대 방향이다. 일단 낙조대 구경을 하기로 하고, 우측길로 접어 들어 한차례 더 올라 가면 암봉인 '낙조대'에 오르게 된다. 12:35

 

 

# 안부 이정목.

 

 

# 장군약수터 갈림길.

 

 

# 광장 갈림길.

 

 

# 다시 오름길 중간에 있는 광장 갈림길을 만난다.

 

 

# 돌계단을 길게 치고 오르면,

 

 

# 능선 마루금의 갈림길에 이른다.

 

 

# 낙조대.

 

 

# 지나온 능선들.

 

 

# 저 아래 배티고개가 보인다.

 

 

낙조대는 다음에 야영짐 지고 올라서 느긋하게 낙조 감상하고 인근에서 야영하면서 대둔의 밤을 즐겨 보아야겠다. 한참 동안 조망 감상하다가 갈림길로 복귀하고 그곳에서 낙조산장쪽으로 내려갔다.

 

낙조산장은 개인이 운영하는 모양인데, 이 날은 주인이 여수 엑스포 구경을 가서 문이 잠겨 있다.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으려던 계획이 틀어졌다. 산장 뒤켠에 있는 마애불상 구경하면서 기도 한 번 올리고 산장의 평상에서 점심상을 펼쳤다.

 

혼자 산행할 때는 맛난 점심상을 펼쳐도 쬐끔 쓸쓸한 기분을 어쩔 수 없는데, 우리 만고강산 종주대는 틈만 나면 전을 펼쳐 막걸리 잔을 돌리니 쓸쓸하기는 커녕 나중엔 술이 무서울 지경이다. 어쨌거나 오늘 막걸리 맛 한번 참으로 좋다~

 

점심 도시락 준비 못한 파키라가 라면을 끓이는 바람에 간만에 국물 있는 밥을 먹고 막걸리 곁들이니 그 점심자리가 오래도 이어진다. 무려 한 시간 10분 간이나 긴 점심을 즐긴 후 다시 짐 챙겨 마천대를 향했다. 

 

 

# 낙조산장.

 

 

# 아이스크림을 판다는데 오늘은 주인이 문을 잠그고 없다.

 

 

# wanted man.

 

 

# 낙조산장의 마애불.

 

 

 

# 자, 땀으로 배출된 수분은 막걸리로 채워야 한다.

 

 

낙조산장 입구에서 마천대까지는 600m거리다. 입구에서 우측 사면을 치고 오른다. 고도를 최고로 높여 마루금에 오르면 잠시 후 금강구름다리 갈림길을 만나고, 다시 한차례 더 치고 오르면 '마천대'에 이르게 된다.

14:20

 

 

# 낙조산장을 나와 마천대로 향했다.

 

 

# 능선 마루금에 오르고,

 

 

# 지난 가을에 들렀던 전망대.

 

 

# 대둔은 참으로 멋진 산이다.

 

 

# 바위 사면을 통과.

 

 

# 드디어 마천대가 보인다.

 

 

# 어처구니 없는 마천대의 스테인레스 탑을 땡겨보고,

 

 

# 산함박꽃이 피었다.

 

 

# 마천대.

 

 

# 일명 스뎅탑.

 

 

 

마천대야 언제 보아도 조망 좋고 시원하고 경치 좋은 곳이다. 생뚱맞은 스뎅탑만 뺀다면...  이렇게 경치 좋은 곳을 다시 찾았으니 마음껏 오래 경치 구경해야지...

 

오래 머물며 사방 조망 감상하다가 뜨거운 햇살 피해 다시 길을 나섰다.

 

 

# 좋지요!

 

 

# 지나온 진산 방향의 정맥길.

 

 

# 금강구름다리와 입구 주차장을 땡겨보고,

 

 

# 지난 가을에는,

 

 

# 만산홍엽을 볼 수 있었지.

 

 

 

# 전방의 조망을 파노라마로.(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가야 할 정맥길. 저멀리 월성봉이 보인다.

 

 

# 구름다리.

 

 

# 푸른 대둔도 멋지구나!

 

 

 

 

# 대둔 주봉의 흐름을 파노라마.(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이 방향도...(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정상을 물러 나와 입구 갈림길에서 이정표가 가리키는 안성사 방향으로 길을 나섰다. 암봉을 따라 하산 방향의 산길을 걸어 내려가는데, 다시 갈림길이 나오며 이정목에 좌측 길이 금남이라 누군가 적어 두었다.

 

지도 확인하니 '826봉 갈림길' 이다. 826봉은 멀리서 보기에도 위압적으로 우뚝 선 암봉인데, 그 암봉을 모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정상부는 우회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 만고강산 종주대에게는 충분히 위압적이다.

 

따라서 누구랄 것 없이 지도 확인하고는 깔딱재로 이어지는 지름길로 가기로 합의를 보았다. 이후의 길은 계속 고도를 낮춰가며 암릉길을 깊고 깊게 떨어져 내리는 형국인데, 다들 지쳐선 그랬나 깔딱재 갈림길을 놓쳐 버려 가도가도 갈림길이 나타나지를 않았다. 그러다 문득 눈 앞에 새로 건설된 듯한 빨간 구름다리 하나가 나타난다. 오잉? 이게 뭔일이다냐?

 

 

# 안성사 방향으로 출발.

 

 

# 전망대에서 입석도 감상하고,

 

 

 

# 지름길로 가기로 하고 깔딱재를 목표로 출발.

 

 

# 저쪽 안부가 깔딱재이구나!

 

 

# 오잉? 웬 구름다리?

 

 

 

그제서야 우리가 깔딱재 갈림길을 지나쳐 버린 것을 발견했다. 아이고, 이 일을 어쩌누? 지도 꺼내 주변 확인하니 그 갈림길에서 내려와도 너무 많이 내려와 버렸다. 이제 방법은 하나 뿐이다. "그냥 수락주차장 방향으로 하산하고 내일 다시 무수재로 가자!"

 

최근에 가설되어진 듯한 구름다리를 지나고 다시 나무계단길을 내려 아래로 길게 내려 가면 드디어 계곡에 이르게 된다. 수락계곡은 곳곳에 폭포가 형성되어 있다. 기분같아서는 훌러덩 벗고 그 물에 뛰어들고 싶지만 관광객들이 군데군데 있어서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도 폭포 구경해 가며 계곡길을 따라 길게 내려 가는데, 어찌나 깊고 길게 내려 가는지 무릎이 시큰시큰하다. 결국 무수재 가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길을 걸은 후에야 수락주차장에 내려 서게 된다.

 

                      

# 1대간 9정맥 졸업이 코앞인데도 아직도 이런 곳이 무서운 세리님.

 

 

# 데크길을 따라 계곡으로 내려간다.

 

 

# 화랑폭포.

 

 

# 제일폭포. 극심한 가뭄에 수량이 적다.

 

 

 

수락주차장을 벗어나 공원 입구로 나갔다. 가게에 들러 시원한 아이스크림 하나씩 물고 남은 막걸리도 비우고 하며 택시를 기다렸다. 오래 기다렸다가 택시편으로 오항동고개로 복귀하여 차 세 대를 모두 회수하고, 그곳에서 내일 일정이 있다는 파키라는 익산으로 떠나고 우리도 오늘 하룻밤 묵을 곳을 찾아 나섰다.

 

그러다 대둔산 자락 어느 물가에 있는 팬션식당에서 평상 하나를 빌려 그곳에서 하룻밤 거하기로 했다. 졸졸 거리기는 하지만 시원한 물로 깨끗이 씻고 닭백숙에 막걸리 한 잔 씩 돌리니 오늘 하루 산길과 알바하느라 지쳤던 심신의 피로가 쏵 달아난다.

 

헝겁집 세 채 지어둔 평상으로 돌아와 다시 술상을 펼치는데, 고개 들어 하늘을 보면 쏟아질 듯 무수한 별들과 온 동네 개구리는 다 모인 듯 요란한 개구리 소리가 정겹기만 하다. 이런 청아한 분위기 더없이 좋아 우리 나그네들도 이런저런 이야기꽃에 오고가는 술잔에 밤이 가는 줄 모르고 오래 夜宴(야연)을 즐겼다.

 

 

# 오항동 고개로 복귀.

 

 

# 대둔산자락 어느 물가에 다시 하룻밤 거처를 마련.

 

 

# 닭백숙으로 1차.

 

 

# 개구리소리 음악으로 총총한 별빛 배경으로 오래 밤잔치를 벌인다.

 

 

 

6월 10일 해의 날. 간 밤의 긴 주연으로 인한 게으름을 떨쳐내고 아침 끓여 먹고 짐 챙겨 다시 길을 나섰다. 어제 뜻밖의 알바로 탈출했던 대둔산 공원 수락주차장으로 복귀해서 한 켠에 주차하고 산행짐을 꾸렸다.


그런데 우리가 짐을 챙기는 사이에 몇몇 등산객들의 차가 들어 오더니 곧장 주차장에서 월성봉으로 올라 가고 있다. 지도 확인해보니 과연 이곳 수락주차장에서 월성봉으로 바로 올라 가는 길이 있다.

 

원래 계획은 어제 목표로 했던 무수재고개로 갔다가 그곳에서 월성봉으로 오르는 것이었지만, 우리도 그냥 이곳에서 월성봉을 직접 치고 오르기로 했다. 지도상에는 1시간 20분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아래에서 올려다 보는 경사도가 만만치 않아 보이고...

 

09:00. 짐 챙겨 월성봉을 향해 숲으로 스며든다.

 

 

# 대둔산 도립공원 수락주차장.

 

 

# 주차장 한 켠에 월성봉 들머리가 있다.

 

 

# 정상까지는 2.1km거리인데, 경사가 가팔라 시간은 1시간 20분 정도 예상하고 있다.

 

 

 

등로는 초입에서 산의 하부를 따라 우측으로 길게 우회하다가 이정목에서 좌틀하여 곧바로 위로 치고 오른다. 올라 갈수록 경사가 급해지더니 중턱쯤에서부터는 심하게 경사가 급해지고 거기서부터 숫자를 세기 시작했는데, 1,500걸음을 센 이후에야 능선마루금에 오를 수 있다.

 

이정목이 있는 갈림길에서 우틀하여 마루금을 따른다. 평탄하게 가다가 한차례 밀어 올리면 '월성봉'에 이른다. 10:00

 

 

# 땀을 한 바가지나 흘린 후 능선 마루금에 오른다.

 

 

#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오르면 정상이다.

 

 

# 월성봉 정상.

 

 

# 월성봉은 역사의 흔적이 많은 산이다.

 

 

 

 

# 어제, 오늘 참 많이도 마신다.

 

 

# 정상 바로 뒤의 조망.

 

 

# 가야 할 정맥길.

 

 

# 아래쪽 양촌면의 인간세.

 

 

# 중국의 전통 가옥처럼 지어진 법계사.

 

 

# 그래도 산동무들이 있어 산길 걷기가 아기자기 재미있다.

 

 

# 547봉은 암봉이다.

 

 

월성봉은 역사의 흔적이 많은 산이다. 가까이는 한국전쟁 당시 월성고지 격전이 있었던 곳이고, 멀게는 산 전체가 달이산성이라는 성채로 둘러 쌓인 천혜의 요새로써 숱한 전란을 겪은 곳이다. 월성봉이란 이름조차 달이산성에 걸린 달빛의 수려함을 기려 월성(月城)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산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달 밝은 밤에 월성산정에서 달빛 구경하면서 술 한 잔 마셔봐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결국 이번에 제대로 못 걸은 산길 이을 겸 나중에 야영산행 한 번 와야겠다. 일단 오늘은 아침에 올랐으니 달빛은 없더라도 경치 구경하면서 막걸리 한 잔 하세!

 

땀 식히고 갈증 달래며 오래 쉬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정상 너머는 넓은 헬기장이고, 주변은 철쭉이 인공으로 식재되어 있다. 그 한 켠에 아까 만난 갈림길이 있고 숲으로 들어가자마자 급좌틀하여 급격하게 떨어져 내리게 된다.

 

 

# 정상부에 있는 헬기장.

 

 

# 바랑산을 향해 간다.

 

 

# 능선 갈림길에서 급좌틀하여 아래로 깊게 떨어져 내린다.

 

 

 

월성봉을 올랐던 고도를 다 까 먹으려는지 깊고 깊게 떨어져 내린다. 하지만 숲이 깊어 서늘한 점은 좋다. 길게 내려 '법계사 갈림길'에 이르고, 월성봉에서 보왔던 암봉을 향해 위로 밀어 올린다.

 

한차례 길게 올려 '547봉'을 넘고 다시 아래로 내려 가면 갈림길이 있는 안부가 나오고 전방에 전망대가 나타난다. 그곳에서 다시 한차례 위로 밀어 올리면 '바랑산'에 이르게 된다. 11:10

 

 

# 법계사 갈림길. 법계사는 중국나라 집처럼 생긴 절이다.

 

 

# 바랑산 직전 안부의 전망대.

 

 

# 바랑산 정상.

 

 

 

잠시 한숨 돌리고 다시 길을 나서는데  바랑산을 지나자 다시 급경사로 떨어져 내린다. 경사가 아주 급한데다 숲속이 습해서 등로가 미끄럽고 위험하다. 경사가 급한 만큼 로프가 길게 설치되어 있는데, 조심스레 내려가지만 기어이 한 사람이 미끄러져 나뒹군다. 모두들 놀래서 모여드는데 다행히 다치지는 않고 스틱만 약간 휘었다.

 

고도를 230이나 까먹고 길게 내려가자 안부 갈림길에 이르게 되고, 이후는 구불구불 휘며 고도를 높여가다가 전방의 봉우리 하나를 밀어 올리게 된다. 그런데 우측 전방으로 뾰족한 산 하나가 우뚝 솟아 있어 모두들 걱정하며 설마 저 산을 넘어야 할까? 맘을 졸인다.

 

낑낑 봉우리를 오르자 갈림길이 나타나고 우측으로 가라고 표지기들이 나부끼는데, 좌측길에 이번 낙남정맥 종주 초기, 그러니까 작년 가을에 고운동재에서 같이 산행을 시작했던 송정님의 분홍빛 표지기가 매달려 있다. 어? 왜 저리 내려가셨지?

 

정맥 산행하면서 혹시?하고 우려하면 언제나 역시! 그대로 되듯이 이번에도 혹시 저 뾰족한 산을 넘어야 하나? 했더니 역시 그 봉우리를 넘어라고 한다. 우틀하여 아래로 내리면 '작은 물한이재'에 이르게 된다.

 

이후는 이름도 없이 뾰족한 '426봉'을 치고 오른다. 다들 아이고~ 곡소리 내며 낑낑 거리는데, 급기야는 암봉 절벽이 앞을 가로 막는다. 그다지 난이도 높은 곳은 아니지만 세리님의 경우 아무래도 여자분이시니 힘들어하셔서 잠시 정체를 겪은 후 암봉을 올랐다. 이후 다시 길게 치고 올라서 '426봉' 정상에 힘들게 올라섰다.

 

 

# 영주사 방향으로 간다.

 

 

# 미끄러운 급경사 내리막이 길게 이어진다.

 

 

# 결국 한차례 미끄러지는 소동이...

 

 

# 안부에 이르러 잠시 편하게 가기도 하고,

 

 

# 설마 저 산을 넘어야 돼?

 

 

# 우려는 현실이 되어 그 봉우리를 넘어야 한다. 중간의 전망대에서 갈림봉을 돌아보고.

 

 

# 바랑산에서 이어지는 산줄기.

 

 

# 암봉을 만나 줄타기를 해야 한다.

 

 

# 밀어주고 끌어주고.

 

 

# 힘들게 오른 426봉.

 

 

# 땀 찐하게 흘렸으니 막걸리로 보충해야지.

 

 

좌틀하여 떨어져 내리고 중간에 등로에 주저 앉아 酒유를 한 다음, 계속 고도를 낮춰 진행하다보면 까마득한 절개지가 있는 '물한이재'에 이르게 된다. 13:00

 

물한이재는 도로 건설과  함께 높은 절개지가 생겨 환경파괴 문제와 동물생태계 단절 문제로 지역 언론이나 환경단체로부터 공격을 받은 곳이다. 그래서 논산시에서 그 타개책으로 20여 억원의 예산을 들여 터널식 동물이동통로를 건설하였는데, 도대체 생각이 없는 사람들의 합작으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괴물을 건설하였다.

 

깎아지른 절개지 중간에 동물이동통로를 설치했는데, 양쪽 모두 절개지 각도를 낮추거나 이동통로 높이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중간에 구름다리 놓듯이 통로만 설치했다. 동물들이 날개가 달리지 않은 이상 접근조차 불가능한 구조인데, 무슨 배짱으로 준공 허가가 나고 그 사실을 자랑스레 비석으로 새겨둘 생각을 했을까? 기가 막히는 광경에 한참을 머물며 어이없어 하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 절개지가 앞을 가로막는 물한이재.

 

 

# 저렇게 높은 절벽을 동물들이 무슨 수로 접근할 수 있을까?

 

 

# 절벽에서 산다는 아이벡스나 산양이 아니면 접근이 어렵겠다.

 

 

# 그 위쪽 절개지 상단은 이 가뭄에도 흙이 바스러져 내리고 있다. 장차 장마가 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뻔해보다.

 

 

# 동물 이동통로를 이용하지 못하고 우측으로 내려갔다.

 

 

# 다시 줄타기.

 

 

# 동물이 이 물한이재를 건너는 방법은 우리가 취한 이 행동 이외에는 없다.

 

 

# 국민의 아까운 세금을 터무니없이 낭비한 물한이재.

 

 

# 이렇게 만들어 두고 뭐가 그렇게 자랑스러운지...

 

 

제대로 만들었다면 야생동물은 물론이고 우리같은 정맥꾼들도 잘 지날 갈 수 있을텐데, 어처구니없는 물한이재 야생동물 이동통로 때문에 한참을 돌아 내려갔다가 다시 맞은편 급경사 절개지 사면으로 올라야 했다.

 

급경사 오르막을 계단식으로 오르면 '363.9봉'에 이른다. 정상을 지나 아래로 내렸다가 편안하게 진행하고 한차례 더 올려 봉우리를 또 넘는다.


아래로 내려 사거리 고개를 지난 이후 바위전망대가 있는 봉우리를 넘고, 다시 한차례 올라 '352봉'을 오르게 된다. 이후 길게 내려 넓은 임도가 있는 '곰치재'에 이른다. 이 임도는 논산 검천리 일대의 산들을 구불구불 휘감아 도는 임도이다.

 

 

# 등로가 비교적 편안하다.

 

 

# 개망초. 워낙 광범위하게 분포하여 토종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대표적 외래종이다.

 

 

# 넓은 임도와 만나는 곰치재.

 

 

곰치재에서 한 숨 돌려 휴식한 후 다시 짐을 챙겨 숲으로 올라 갔다. 살짝 오르다 봉우리 세 개를 연달아 넘게 되는데, 세 번째 봉우리는 좌측으로 우회하게 된다.

 

이후 봉우리 두어 개를 넘고 좌틀하여 급경사 내리막을 길게 내려가면 '인삼밭'을 만난다. 다시  '송전탑'을 지난 다음 차소리 요란한 호남고속도로 절개지 위에 도착한다.

 

절개지를 따라 우틀하여 잠시 진행하면 고속도로 아래에 설치된 수로암거를 만난다. 그 터널은 바닥에 물이 흐르고 어둡기는 하지만 발이 빠질 정도는 아니어서 지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수로암거를 통해 고속도로를 건너고 위로 올라 가면 오늘의 목적지인 '덕목재'에 도착하게 된다. 15:10

 

 

# 다시 숲으로.

 

 

# 큰 오르내림 없어 좋다.

 

 

# 호남고속도로를 만난다.

 

 

# 바닥에 물이 흐르는 수로암거.

 

 

# 돌들이 징검다리가 되어 준다.

 

 

# 고속도로와 68번 지방도가 지나는 덕목재.

 

 

# 다음 구간 들머리.

 

 

 

덕목재는 호남고속도로와 68번 지방도가 나란히 지나고 있어 정맥의 흐름을 끊어 버렸고, 그 만큼 요란하고 번잡하다. 금북정맥, 호남정맥, 한남정맥 등 많은 우리 땅의 산줄기들이 이런 식으로 단절되어 그 흐름을 이어가기 어렵게 되어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이후 수락주차장으로 돌아가 차량을 회수하고, 그 동네에 있는 한적한 목욕탕에서 깨끗이 씻은 후, 추부에 들어 추어탕도 한 그릇씩 먹은 다음 각자의 서식지로 귀가했다.

 

우리 만고강산 금남종주대가 1년에 한 차례씩 연례행사로 금남길에 나서다가 이번에는 두 달만에 다시 결성되었다. 산행 도중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한 구간을 마치기는 하였다. 헌데 방향이 한번 바뀌니 이제는 연례행사가 아니라 올해 안에 졸업을 하자는 분위기가 슬슬 형성되고 있다.

 

各者圖生(각자도생)으로 다니던 낙남정맥을 졸업하게되니 1대간 9정맥 중에서 이제 이 금남정맥만 남게 되어 그런 말이 나오게도 되었는데, 과연 이 팀이 현재의 팀 구성 그대로 굿드레나루에 내려 설 수 있을지 의심하는 이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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