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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차이야기/4대강종주자전거길

[4대강종주 자전거길]금강자전거길-비단길, 비단강!

강/사/랑 2012. 8. 27. 22:25
 [4대강종주 자전거길]금강자전거길

 

     

이 땅의 산맥(山脈)은 '백두대간(白頭大幹)'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구성을 '1대간(大幹) 9정맥(正脈)'이라 부른다. 백두대간과 그곳에서 갈라진 아홉 개의 정맥(正脈)이란 뜻이다.


산맥은 국토의 뼈대다. 백두대간은 중심에 자리해 국토의 척추를 이루고, 아홉 개의 정맥은 척추인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와 우리나라 방방곡곡의 커다란 뼈대를 이룬다.


산이 제각각 다른 모습이듯 산맥도 저마다 특징을 가진다. 이 땅 아홉 개의 정맥 중 가장 길이가 짧은 정맥은 '금남호남정맥(錦南湖南正脈)'이다. 길이가 60여km로 200여 km에 이르는 다른 정맥에 비해 짧은 흐름을 가졌다. 그의 특징은 백두대간을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연결해주는 중간자의 역할이다.


길이가 짧다고는 하지만, 금남호남정맥은 결코 만만히 볼 산맥은 아니다. 그 출발은 백두대간 영취산(靈鷲山)이다. 영취산에서 출발한 산맥은 장수와 진안의 고원지대(高原地帶)를 굽이치며 장안산, 신무산, 팔공산, 성수산, 마이산, 부귀산 등 빼어난 산군(山群)들을 솟구친 후, 모래재의 조약봉(鳥躍峰)에서 두 갈래로 나뉘어 아래쪽으로 호남지방을 휘감는 호남정맥(湖南正脈)을, 위쪽으로는 금강의 남녘을 감싸는 금남정맥(錦南正脈)을 뻗어낸다.


길이가 짧다고는 하지만 어느 한 곳 허술하지 않고 어느 하나 만만한 곳이 없다. 금남호남정맥의 산들은 흐름이 끊어짐 없이 당당하고 빼어나다. 비록 산맥을 벗어나도 홀로 뛰어나 이 땅 어느 산에도 뒤지지 않는다. 그야말로 짧으나 우렁찬 산맥이다.

 

영취산과 장안산을 거친 금남호남정맥의 두 번째 구간은 전라북도 장수군의 '수분치(水分峙)' 마을에서 출발한다. 수분치란 이름 그대로 물길이 나뉘는 고개라는 뜻으로 이 동네에서 비단강(錦江) 천리길의 강줄기가 발원(發源)하고 있어서 유래한 이름이다.

 

2008년 10월의 일이다. 가을이 막 익어갈 무렵 금남호남정맥 종주(縱走) 두 번째 걸음으로 수분치를 출발하였다.  원래 정맥길은 그냥 곧장 수분치 앞에 있는 신무산(神舞山) 산봉우리로 치고 오르게 되어 있다. 하지만 나는 그날 산길 대신 수분치마을을 거쳐 신무산 자락에 있는 금강의 발원지(發源地)를 찾았다.

 

그곳이 바로 '뜬봉샘'이다. 뜬봉샘이란 이름은 봉황(鳳凰)이 앉았다 떠난 자리에 샘이 솟아서 얻은 이름이다. 신령한 새가 발원시킨 물길이라 충청지방과 호남 북부지방을 굽이굽이 어루만지며 은혜롭게 흐르다 서해로 합쳐지는 비단길 같은 강, 이름하여 '금강(錦江)'이다.

 

하지만 당시에 찾은 뜬봉샘은 비단강의 근원이라기에는 주변 정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샘물 역시 탁하고 더러웠다. 때문에 마시기는커녕 손을 담그기도 어려울 지경이었다. 비단강의 발원지에서 그 물 한 모금 마시려던 큰 기대를 갖고 찾은 나그네의 마음은 허탈하였다.

 

어쨌든 이곳 뜬봉샘에서 발원한 비단강은 장수(長水)를 가로질러 전라도 북동으로 올라가 무주(武州)의 남대천(南大川), 봉황천(鳳凰川)과 합류하고 충청도 옥천, 영동에 이르러 송천(松川)과 보청천(報靑川)과 합쳐진 뒤 물길을 북서쪽으로 바꾸게 된다.


이후 대전의 갑천(甲川) 등 여러 지류와 합쳐 몸을 불린 후 다시 청원군 부강면에 이르러 미호천(美湖川)과 합류하고 공주, 부여 등 백제의 고도(古都)에 이르러서는 그 이름을 백마강(白馬江) 혹은 백강(白江)으로 불리우다 강경을 지나 군산 앞바다에 도달하여 황해와 한 몸이 된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 의하면 금강은 상류에서부터 적등진강(赤登津江), 차탄강(車灘江), 화인진강(化仁津江), 말흘탄강(末訖灘江), 형각진강(荊角津江) 등으로 불리우고, 공주에 이르러는 웅진강(熊津江), 부여에서는 백마강(白馬江), 그리고 하류에 이르러는 고성진강(古城津江) 으로 부른다고 되어 있다.

 

우리나라 여러 큰 물줄기들 중에 그 유래를 찾기 어렵게 다양한 이름을 가졌다 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 오늘날까지 그 이름이 남아 있는 것은 '웅진강'과 '백마강' 정도가 되겠다.

 

비단강이란 이름은 금강의 물줄기가 비단결처럼 고와 '비단 錦'자를 얻었다고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원래 이 강은 '곰(熊)'과 관련한 전설이 많은 곳이고, 곰을 신성시한 곰 토템의 역사를 가진 곳이다. 따라서 곰이란 말이 '짐', '검', '금' 등으로 전음되어 불리웠고, 그에 연유하여 '금강'이란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금강은 호남의 고원지대에서 발원하여 충청과 호남의 넓은 평야 지대를 두루두루 휘감아 돌게 되는데, 우리나라 대부분의 강들이 그러하듯 여름철에만 강우량이 집중되어 항상 하류 쪽에 홍수의 피해를 동반하곤 했다.


따라서 상류에 대청댐을 건설해 안정적인 수량을 확보하여 대전, 청주, 천안 등지의 용수로 활용하고, 하류에 금강 하구둑을 건설하여 수자원 확보와 홍수조절을 꾀하게 되었다.

 

산업화에는 부작용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산업의 발달과 도시화 및 인구집중 등으로 인하여 금강에 유입되는 오폐수의 양이 급증하고 퇴적물이 쌓여 하상(河床)이 높아지는 등 수질오염과 홍수 노출의 위험성은 날로 커져가는 실정이다.


그 결과 현 상태의 강물로는 먹는 물은 물론 공업용수로 쓰기도 어렵게 되었다. 그러므로 4대강 개발을 통해 안정된 수자원을 확보하고 물그릇을 키워 홍수조절 능력을 향상시키며 수질 개선 노력을 통해 용수 확보를 하고자 함은 불가피한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충분한 정화시설의 확충을 통해 강으로 유입되는 오폐수의 양을 줄이고 자연스럽게 다시 쌓이게 되는 퇴적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심각한 수질악화의 재앙이 올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한 후속 작업이 계획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4대강 사업이 그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여 진정 강을 살리고 그 강에 깃들어 사는 우리네 인간들의 살림살이도 함께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강/사/랑의 두 바퀴 여행이 국토 종주 자전거길 완주 이후에 자연스럽게 4대강 자전거길로 이어져 이번 주에는 금강 자전거길 종주에 나서게 되었는데, 대청호에서 군산의 금강 하구둑까지 바퀴 굴려 가는 내내 금강은 그 이름이 비단강인 것처럼 비단결 같은 흐름을 내도록 보여 주었고, 바람마저 순하게 뒷바람이 불어주어 참으로 비단결 같은 마음씨의 물줄기임을 증명해 보였다.

 

아름다운 강 비단강, 그리고 그 곁을 지나는 비단길에서 홀로 마음껏 즐거운 하루였다!

 


비단길, 비단강!


구간 : 금강종주자전거길 (대청댐 ~ 금강하구둑)
거리 : 구간거리(146km), 실거리(170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12년 8월 26일. 해의 날.
세부내용 : 신탄진역(04:30) ~ 대청댐물홍보관(04:55) ~ 용호제 ~ 현도교 ~ 경부고속도로 ~ 시목교 ~ 매포역 ~ 부용 지방산업단지 ~ 부강면 ~ 합강공원 ~ 세종신도시 ~ 금남교 ~ 세종보 인증센터 ~ 한두리대교 ~ 세종보 ~ 불티교 ~ 석장리박물관 ~ 공주대교 ~ 금강교 ~ 공주시내 통과 ~ 공주보/인증센터 ~ 왕진나루 ~ 백제보/펑크로 1시간 30분 지체 ~ 백마강교 ~ 부여시 펑크수리 ~ 백제교 ~ 나래공원 ~ 황산대/강경읍 ~ 성당포구/인증센터 ~ 성당리 마을 산길 통과 ~ 웅포 ~ 금강대교 ~ 철새조망대 ~ 금강하구(16:30)


(사진은 모두 스마트폰 버전임.)

 

 

 

# 총연장. 146km. 실제 달린 거리 170km.  

 

 

 

# 금강자전거길. 146km(대청댐~금강하구둑).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2012년 8월 25일. 흙의 날. 지난주 국토 종주 자전거길 완주 이후, 이왕 시작한 김에 4대강 자전거길 모두를 달려 보기로 하고 잔차 짐을 챙겼다.

 

처음에는 선뜻 잘 다녀오라고 짐을 챙겨 주던 마눌이 막상 저녁이 되고 야간열차를 타기 위해 짐을 꾸리자 내일 남부지방이 폭염 경보라고 가지 말라고 몽니를 부린다. 그래도 간다고 하자 이번에는 태풍 올라오는데 무슨 잔차길이냐며 또 반대를 한다.

 

"그래도 가야겠네. 이왕 시작한 일 끝을 봐야지. 조심해서 다녀올게!" 투덜거리는 마눌 달랜 후 잔차에 올라 집을 나섰다. 광명 KTX역에서 23시 49분 발 대전행 KTX를 오르니 토요일 심야인데도 열차 안은 빈자리가 많은 편이다. 채 한 시간을 못 달려 대전에 도착하고, 다시 신탄진행 무궁화호로 환승해서 10여 분 가니 신탄진에 도착한다. 시계를 보니 1시가 조금 넘었다.

 

역 건너편에 있는 찜질방으로 가서 딱 두 시간 눈 붙이고 샤워한 후 밖으로 나왔다. 24시 김밥집에서 아침 사 먹고 편의점에 들러 간식도 구입했다.

 

4시 30분쯤 어두운 새벽 밤거리를 달려 대청댐으로 향했다. 신탄진역에서 대청댐까지는 약 8km쯤 떨어져 있는데, 우리나라 강계의 대부분 댐들이 그러하듯 고도가 좀 있는 곳에 위치하여 가까이 갈수록 경사가 급해지고 나중에는 안장에서 일어서서 댄싱으로 페달을 밟아야만 바퀴를 굴릴 수 있다.

   

 

 

# 캄캄한 신새벽. 대청호 물홍보관 앞에 있는 인증센터에 도착한다. 인적 끊긴 공원에서 자전거로 인증사진을 대신했다. 지금 이곳 물문화관 건너편에 옛날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가 있다.

 

 

 

# 인증 도장 찍고 가볍게 몸 푼 후 군산을 향해 출발했다.

 

 

 

어둠이 너무 짙어 대청호의 물결은 그저 저쪽에 있겠거니 짐작만 하고 출발한다. 금강 좌안을 따라 급경사 내리막을 신나게 달려 내려갔다. 곧 대청댐구역을 벗어나게 되고 강변을 따라 설치된 자전거도로를 빠르게 저어 나간다.

 

자전거 도로가 잘 만들어져 새벽 운동 나온 지역주민들이 잘 활용하고 있다. 길게 달려 '용호제'를 지났다. 강변 길을 길게 달려 '신탄진읍'으로 복귀하였다. 강변을 길게 휘감다가 현도교에 이르러 한바퀴 휘감아 현도교를 건너게 된다. 이후 강 우안을 따라 진행하면서 경부고속도로 아래를 지났다. 이윽고 갑천이 금강과 합강하는 '중척리'에서 북쪽으로 북상한다.  

 

 

 

# 강 건너 성채처럼 우뚝 솟은 아파트의 실루엣. 경부고속도로 곁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인가 보다. 

 

 

 

# 잠시 강변을 벗어나 긴 고개를 넘어 가기도 한다.

 

 

 

# '시목교차로'에서 591번 지방도를 만났다. 그곳에서 길을 건너 좌틀하였다.

 

 

 

# '시목교'를 건너자마자 좌틀하여 비포장도로를 따르라고 한다.

 

   

 

# 비포장도로를 따르다가 경부선 철길 아래를 지난다. 그리고 강둑으로 올라 잠시 달리자 갑자기 공사현장이 나오며, 길이 끊어져 버린다. 이런~~ 이게 뭐야~~?

 

 

 

MTB라면 무시하고 그냥 가도 되겠지만 내 로드바이크로는 저 길로 갈 수가 없다. "빠꾸 오라잇!" 왔던 길을 다시 돌아 시목교로 복귀하고 591번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진행한다. 잠시 후 '매포역'을 만나고 좌측길로 강변으로 내려가 자전거 도로에 다시 합류하여 길게 달려 나간다. 우측으로 '부용지방 산업단지'가 있어 공장들이 연속으로 지나쳐진다.

 

 

 

# 이 시각 금강은 뿌연 물안개로 가득하다. 자전거 길은 이러저리 뱀의 몸처럼 구불구불 휘는 금강의 흐름을 따라 크게 휘며 진행한다. 

 

 

 

 

# 4대강 사업을 하면서 강변을 따라 자전거길이 만들어지고 우리 같은 잔차족에게 좋은 여행 테마가 생겼지만, 지역 주민들에게도 강이 친수공간으로 재탄생되었다. 아라 뱃길, 한강 자전거길, 남한강길, 낙동강길 모두 그러했고 이곳 금강 자전거길 역시 주민들에게 좋은 산책로나 운동 코스로 새로운 역할을 하고 있다. 중년의 여성분들은 물론 할머니들까지 아침 일찍부터 강변으로 나와 운동을 하고 있다.

 

 

 

# 카메라가 좋았다면 제법 그림이 되었을텐데...

 

 

 

# 나무 데크길은 경쾌한 바퀴소리가 기분좋게 들리고 승차감도 아주 좋다.

 

 

 

# 서서히 잠에서,

 

 

 

# 깨어나고 있는 금강.

 

 

 

# 금강에 합류하는 백천을 통과했다. 잠시후 합강공원의 오토캠핑장에 도착했다.  캠핑족들은 아직 꿈나라이다.

 

 

 

# 합강공원을 따라 조금 더 달려 가면 세종 행정복합도시가 나타난다. 도중에 미호천이 금강 합류하는 합강정을 지난다. 합강이라는 이름은 이렇게 두 강이 합해지는 곳이어서 그렇게 불렀다.  

 

 

 

# 세종보 직전의 강변에 있는 세종보 인증센터.

 

 

 

# 인증센터 전방에 한두리대교가 웅장하고, 자전거길은 그 앞의 임시가설교를 건너야 한다.

 

   

 

# 세종보는 4대강에 있는 다른 보들과는 달리 상부에 구조물이 없는 수중보 형태라 강 쪽으로 바짝 다가 가야만 볼수 있다. 오늘은 안개 자욱하여 자세히 보이지도 않고, 세종보가 그러하다는 사실도 지나치고 나서야 검색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금강의 좌안을 따라 길게 달려 '불티교'를 만난다.

 

 

 

# 불티교를 건너 다시 강의 우안으로 가게 된다. 이 다리는 이름이 아주 특이하다.  옛날 가수 전영록씨가 이 다리 짓는데 힘을 썼나? "나의 뜨거운 마음을 불같은 나의 마음을... 하아하아하아... "

 

 

 

# 강 우안을 따라 길게 달려 가자 석장리 박물관이 나온다. 공주 석장리는 선사시대 유적지가 발견된 곳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발견된 구석기시대의 유적지이다. 선사시대 사람들도 강을 근거로 삶을 영위했다는 얘기일 것이다. 고향 진주의 남강변 대평면에도 선사시대 주거유적이 발견되었다.

 

 

 

# 석장리 강변에 벤치가 있어 그곳에서 오래 휴식을 했다.

 

   

 

# 다시 강 우안을 따라 길게 내려가면 자전거길은 신공주대교와 공주대교를 지나고 공주시내에 이르게 된다. 요즘은 어느 도시나 강변을 따라 휴식공간을 잘 만들어 두었다. 강 건너로 공산성이 안개 속에 흐리게 보인다. 성벽이 강변을 따라 오르내리고있다. 

 

 

 

# 공주시는 처음 방문한다. 금벽로를 따라 내려 갔다. 

 

 

 

# 금강교를 건너 공주시가지로 진입한다.

 

   

 

# 금강교를 지나자 백제시대 공산성이 나타난다. 공산성은 역사가 깊은 성이다.


이 직전에서 우틀하여 무령왕릉쪽으로 가야 하는데, 공산성 구경하느라 직진하여 시내안으로 들어 가고 말았다.  공주시내에서 길을 잃고 한참을 헤매다가 긴 고개 하나를 넘어 강변으로 향했다.

 

 

 

# 그러면 곧바로 공주보를 만날 수 있다.

 

 

 

# 공주보 인증소.

 

 

 

# 공주보에서 잠시 강변을 따르다 위로 올라 도로를 따르면 강을 따라 휘어져 가는 효자교가 나오고, 그 초입에 정자가 하나 서 있다. 무심코 그 정자에 들어 갔는데 어머나~! 멋진 조망에 바람은 또 얼마나 시원하던지!  짐 내리고 오래 오래 휴식을 취했다. 서해안고속도로 웅진대교가 가로지르고 있다.

 

 

 

# 공주보가 빤히 건너다 보인다. 지나 다니는 차량도 별로 없어 바지 내리고 거풍까지 씨원하게~~~!!!

 

 

 

# 하구언까지는 아직 72km나 남았다.

 

 

 

# 전방으로 툭 트이지만 산이 가로막고 있는 걸로 보아 고개를 넘어야 겠구나!

 

 

 

# 이 고개부터 부여로 진입하게 된다. 쉼터가 있어 들렀더니 메뉴에는 있는 콩국수나 막국수는 오래 전부터 팔지 않고 있다 한다. 주인이 굉장히 뚱한 표정과 말투이다.

 

 

 

# 고개를 넘고 다시 강변을 따라 길게 진행하면 저 멀리 백제보가 보이기 시작한다.

 

 

 

# 백제보에 거의 다 와서 이 사진 찍고 막 속도를 내려고 하는데 자전거도로에 작은 돌들이 여럿 깔려 있다. 로드바이크가 비록 바퀴가 얇아 도로의 구멍이나 턱 같은 곳에 취약하기는 하지만 작은 돌 정도는 높은 타이어 공기압으로 튕겨 내기 때문에 그냥 진행했는데 갑자기 뒷바퀴가 드드드드 흔들린다. 아뿔싸! 또 펑크구나!

 

 

 

# 강렬한 뙤약볕 아래 펑크 때우기 힘들어 자전거를 백제보까지 끌고 갔다.

 

 

   

백제보는 잘 지어진 전망대가 있고 그 아래에 편의점과 화장실을 갖추고 있다. 화장실 앞에 자리 깔고 바퀴를 분리한 다음 펑크 난 곳을 확인하니 바퀴가 돌을 타고 넘으면서 림이 튜브를 찍어 두 곳에 나란히 구멍이 뚫렸다. 전문용어로 '스네이크 바이트'라고 부른다. 마치 뱀이 이빨로 문 자국처럼 두 곳에 나란히 구멍이 뚫린 형태이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 펑크 패취를 이용해서 펑크를 때우는데, 얼라? 본드가 불량이 되었나? 한 방에 때워지지 않아 두 번이나 시도한 끝에 겨우 펑크를 수리했다. 그리곤 곁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 컵라면과 아이스바, 음료수 등을 사서는 허기를 달랜다.

 

이 동네는 편의점 내부만 에어컨이 나오고 건물 안은 찜통이라 컵라면 한 그릇 먹으면서 땀을 바가지로 흘렸다. 단체로 금강종주하는 이들이 여러 팀 나와 같이 컵라면이나 간편식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민생고 해결하고 갈증도 푼 다음 출발하려고 준비하는데, 좀 전에 수리한 바퀴가 다시 폭삭 주저 앉아 있다. 오잉? 다시 바닥에 앉아 바퀴 분리하고 튜브를 꺼내보니 아무래도 본드가 불량인지 같은 자리에서 바람이 다시 새고 있다. 할 수 없이 그 튜브는 둘둘 말아 배낭에 넣고 다른 튜브를 꺼내 장착하려고 하는데, 어라? 새 것인 줄 알고 가져온 튜브가 버릴려고 챙겨 두었던 낡은 튜브이다. 이 튜브로는 몇 킬로 가지 못해서 다시 주저 앉을텐데?? 그래도 걸어 갈 수는 없으니 일단 낡은 튜브 장착하고 부여시내로 들어가 보기로 한다.

 

백제보를 나와 강변을 잠시 달려 내려가면 백마강교가 나오고 자전거길은 이곳에서 강을 건너 우안으로 내려가게 되어 있다. 하지만 타이어 수리가 우선이니 직진해서 부여읍으로 들어 가기로 한다.

 

 

 

# 백마강교. 금강은 이곳에 이르러 백마강이란 이름으로 불리운다. 

 

 

 

# 저 멀리 부소산과 낙화암이 보이고, 그 좌측 강변이 구드레나루이다. 몇 달 후 산길로 저 구드레 나루에 내려 서면 강/사/랑의 1대간 9정맥 종주가 끝나게 된다.

 

 

 

부여읍에 들어가 정림사지 못 미쳐 허름한 자전거포가 하나 눈에 들어 온다. 반가운 맘에 큰소리로 인사하고 안에 들어가는데 늦둥이를 보았는지 나이 지긋하나 간난애를 안고 있는 아주머니가 남편분은 밥 먹으러 갔단다.

 

갈 길 먼 나그네이니 좀 오셔서 수리를 부탁한다고 말씀 좀 전해 달랬더니 전화를 걸고는, "여보, 멀리 있어서 못 오시죠?" 이러고는 전화를 끊어버린다. 아니, 아주머니! 손님이 왔으니 가능하면 와 주십사라고 전화를 해야지, 멀리 있으니 못 오시죠란 전화는 해서 뭐합니까?

 

참 독특한 대화법이고 손님 대하는 법이다 탄복하고 다시 거리로 나와 잠시 더 헤맸더니 가까운 거리에 제대로 규모를 갖춘 삼천리 부여대리점이 나타난다. 지난번 국토종주 때는 삼량진에 삼천리 대리점 신세를 졌는데 이번에는 부여에서 삼천리 대리점을 만나는구나!

 

그 자전거포에서 새 튜브로 교환하고 큰 구멍 두 개 뚫린 튜브도 수리한다. 그런데 공임을 내가 예상한 것 보다 훨씬 비싸게 부른다. 그래도 할 수 있나?

 

 

 

# 자전거 수리하고 잠시 부여 외곽으로 달리면 백제교를 만난다.

 

 

 

# 백마강교에서 강 우안으로 달리던 자전거길은 백제교에서 다시 강을 건너 좌안으로 달리게 된다.

 

 

   

# 점심 때를 지나면서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한다. 저 나무그늘 아래에서 오래 휴식. 

 

 

 

# 부여를 지나 강경을 향해 진행. 뙤약볕 강렬하고 바닥 열기 올라와 엄청나게 무덥고 힘이 많이 든다.

 

 

 

# 저 멀리 강경읍이 보이기 시작한다.

   

 

 

# 이런 공간이 수도권에 있었다면 시민들의 휴양시설로 엄청나게 활성화 되었을 것이다.

 

 

 

# 옥녀봉 아래 강경포구.

 

 

 

# 강경포구는  조선시대 3대 시장으로 통하는 강경장을 배경으로 하루 100여척의 배가 드나들던 큰 포구였다. 이 포구를 통해 전라도와 충청도 지역의 상품이 서울로 올라 갔고, 멀리 제주도나 함경도까지 교역이 이뤄지던 번성했던 포구이다. 이렇게 오랜 세월 금강 수운의 중심지였던 강경포구이지만 이제는 물길 이용하는 이 없어 한적한 시골이 되어 버렸고, 한가한 지역주민들의 낚시터로 변해 있다.

 

 

 

# 너무 덥고 힘들어 자전거길을 벗어나 강경읍으로 들어갔다. 편의점에 들러 아이스바 하나 물고, 아이스커피 한 잔, 그리고 얼린 생수도 구입하니 온통 얼음만 먹고 마시고 챙겼다. 강경포구의 영화는 사라졌지만 젓갈시장은 아직도 은성하여 관광버스 편으로 젓갈 사러 오는 사람들도 보인다.

 

 

 

# 에어컨 시원한 편의점에서 오래 쉰 후 다시 강변으로 나가면 황산대교를 만나게 된다.

 

 

 

# 황산대교를 지나 강변 자전거도로에 오르자 전방으로 강이 엄청난 폭으로 넓어지고 있다. 하늘도 물도 참으로 푸르고 푸르다. 강경사람들은 참 복 받은 동네에서 살고 있다. 나에게 강경이란 30년 전 논산훈련소에서 신병훈련 마치고, 논산역에서 제각기 배치된 부대로 가기 위해 열차에 올라서는, 다른 열차로 갈아 타기 위해 30여 분 대기하며 발 디뎌 본 것이 처음이었고, 직장 동료 직원 경조사 때문에 두 번인가 더 와 본 것이 전부인데, 오늘 또 다른 추억 하나를 만들고 간다. 멋진 경치로!

 

   

 

 

# 강경에서 굽이치는 금강을 파노라마로 펼쳐본다.(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전형적인 여름 하늘. 

 

 

 

# 이후 뙤약볕 강렬한 금강을 따라 용두리, 법성리, 석동리를 연달아 지나자 산북천이 금강과 합류하는 성당포구에 도착한다.

 

 

   

# 성당포구. 인증센터가 있어 인증 도장 찍고 마을 느티나무 아래에서 열기를 식힌다.

 

 

 

성당포구 인증센터에서 종주 중인 동호인 여러명을 만나는데 다들 열기에 지쳐 헉헉 거리고 있다. 마침 성당마을 입구에  큰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어 그 아래 모두들 모여 휴식을 취하는데, 오래 쉬었지만 뙤약볕이 무서워 아무도 출발할 생각을 안한다.

 

종주 마치고 서울로 귀경할 걱정이 앞선 내가 제일 먼저 출발했다. 성당리 마을 안으로 들어가 마을길을 이리저리 휘감아 돌던 자전거 길은 급기야 긴 오르막을 가파르게 치고 오르게 되고 산 속의 작은 고갯길에 이른다. 그곳 벤치에서 다시 휴식을 취한 후 길게 달려 내려가 봉새언덕마을이란 동네를 지나 강변으로 다시 올라 갔다.

   

 

 

# 강변에는 정자가 하나 설치되어 있고 바람이 아주 좋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짐 내리고 휴식한다. 뙤약볕이 강렬해 인적이 완전히 끊긴 터라 아예 아랫도리 벗어 거풍도 한 차례 즐긴다.

 

 

 

#  이 동네는 행정구역상 전라도 익산이다.

 

 

 

# 뙤약볕과 전쟁을 치르며 길게 달려 내려가자 웅포가 가까워 오고 샛강 합류점에 낚시하는 이들이 자주 눈에 띈다.

 

 

 

# 이제 금강도 바다와 가까워져서 그 품이 아주 넉넉해 진다.

 

   

 

# 뙤약볕 이렇게 강렬하지만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오늘 하루종일 맞바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자전거 여행을 하다보면 가장 큰 장애물 중에 하나가 맞바람의 저항인데 오늘 금강은 참으로 순하게 길을 열어 주고 있다.

 

 

 

# 웅포를 지나 고개 하나를 치고 올라 가자 드디어 군산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 이 고개에서 익산과 군산이 경계한다.

 

 

   

# 고개를 지나 나포면의 강변으로 오르고,

   

 

 

# 일직선으로 쭉 뻗은 강변을 신나게 달려 내려간다. 그러다 갑자기 먹구름 밀려 들더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강둑에 설치된 정자에서 소나기를 피했다. 저멀리 서해안 고속도로가 지나는 금강대교가 보인다.

 

 

   

# 소나기 그쳐 다시 길을 나서고 길게 달려가자 성덕리에 위치한 철새조망대를 지나고 곧 금강하구둑에 도착한다. 꼭 12시간 걸렸다. 마지막 인증 도장 찍고.

 

 

 

# 금강하구둑. 강 건너는 충남 서천이다.

 

 

 

금강 하구둑 인증센터에서 마지막 도장을 찍고 종주를 인증해주는 물 문화관을 찾으니, 먼저 도착한 어느 잔차 동호인이 강 건너 서천 쪽에 있고 5시 땡 하면 퇴근을 하기 때문에 지금 하구둑을 건너가면 업무를 할지 아니할지 모른다고 한다.

 

나중에 영산강 종주 마치고 그곳에서 한꺼번에 인증을 받자 작정하고 출발하려고 하는데, 옆에 서 있던 다른 이가 철새 조망대에서도 인증을 해 준다고 한다. 오잉? 그럼 아까 지나온 곳이잖아?

 

왔던 길을 되돌아 잠시 가자 전망대 형식으로 지어진 철새 조망대가 나오고 그 아래 매표소에서 종주 인증처리를 해 준다. 시원한 물도 얻어 마시고 에어컨 바람도 쐰 후 군산역을 향해 출발했다.

 

하구둑 사거리에서 전주행 29번 국도에 올라서고 잠시 가다가 우측으로 빠지니 바로 군산역이 나온다. 군산역은 원래 시내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곳 외곽으로 얼마 전 옮겨 왔다고 한다. 때문에 군산역 근처에서 국수 한 그릇 사 먹으려던 계획이 어긋나고 만다.  

 

 

 

# 역구내에 들어서니 편의점이 하나 있고 그 편의점에서 특이하게 가락국수를 팔고 있어 반갑게 허기를 달랜다.

   

 

 

# 군산역 화장실에서 머리 감고 물수건으로 몸 닦아내고 새 옷으로 갈아 입은 후, 잔차 분해하여 열차에 오른다. 익산까지는 새마을호로 익산에서 다시 KTX로 환승해서 광명에 도착하니 저녁 아홉시가 아직 못 되었다. 잔차를 저렇게 바퀴 떼어내면 열차에 실을 수가 있다.

 

 

 

# 금강 종주 인증 스티커. 국토종주와는 달리 은색이다.

 

 

   

이번 금강 자전거 종주길은 그 이름처럼 비단결 같은 강물과, 비단길 같은 순한 자전거길, 그리고 비단결 같이 부드러운 옆바람 덕분에 폭염경보 속의 무덥고 강렬한 뙤약볕이란 악조건 속에서도 즐겁고 행복하게 바퀴를 굴릴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비단강이란 이름 덕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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