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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정맥]여덟번째 걸음(진고개~구드래나루)-1대간 9정맥, 그 대단원! 본문

1대간 9정맥/금남정맥 종주기

[금남정맥]여덟번째 걸음(진고개~구드래나루)-1대간 9정맥, 그 대단원!

강/사/랑 2012. 11. 19. 21:16
 [금남정맥]여덟번째 걸음(진고개~구드래나루)

  

처음 그 일이 생겼을 때는 정말로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 젊음도, 희망도, 열정도 나빠진 건강과 함께 모두 사라져 버렸다 생각했다. 당시 내 삶의 가장 큰 화두(話頭)는 '1대간 9정맥 종주'였다. 그 일의 발생과 함께 이제 나에게 있어 정맥 종주란 꿈에서도 바랠 수 없는 일일뿐더러 산(山)이란 그저 멀리서 바라만 봐야 하는 줄 알았다.

 

난데없는 그 질병이 찾아온 것은 공교롭게도 백두대간 졸업식 날이었으니 2006년 10월의 일이다. 미시령(彌矢嶺)은 국공파의 공격이 강한 곳이다. 그들의 공격을 피해 새벽 일찍 상봉(上峰)을 향해 출발했다. 그날의 미시령은 기온이 급강하하여 10월인데도 겨울 날씨처럼 차갑고 바람이 강한 날이었다.

 

급한 마음에 준비도 없이 곧장 상봉을 향해 치고 오르는데, 갑자기 하늘이 노래지는 가슴 통증이 찾아왔다. 그 통증은 숨을 쉬기 힘들게 강하였다. 하지만, 당시는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도 모르고 쉬다가 걷다가 하면서 어찌어찌 상봉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나중에 병원에 입원 후 알고 보니 그 순간이 바로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순간이었다.

 

하늘이 도와서 상봉 이후부터는 멀쩡해져서 무사히 백두대간 졸업을 하고 뒷날 졸업식 행사도 무심히 치렀다. 하지만 며칠 뒤 혹시나 해서 찾아간 병원에서 곧장 중환자실에 갇히게 되었다.


이윽고 검사, 수술, 입원, 요양 등등이 무슨 영화 속 이야기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그 기간 동안 온갖 무서운 생각이 스쳐 가는 와중에 "남아 있는 정맥은 이제 어떡하나?" 하는 남이 들으면 기가 막혀 할 걱정이 제일 먼저 들었다.

 

그리고 이후 대학병원의 주치의(主治醫)가 산 근처에도 가지 못하게 하고 공원 산책 정도만 허용하는 바람에 처음 얼마간은 아파트 주변을 마눌과  함께 걷거나 수리산 산림욕장 주변을 거니는 정도로만 만족해야 했다.

 

그러다 마음을 잘못 다스려 얻은 병이라 우선 마음 다스리는 공부와 생활 습관 고치는 일, 그리고 삶의 방식을 바꾸는 일에 집중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몸과 마음을 추스렸다. 그리고 동네 뒷산부터 시작해서 근교의 북한산, 안산, 인왕산 등등을 오르며 범위를 넓혀 나가다가 6개월 만에 한북정맥 운악산(雲岳山) 구간을 마눌과 같이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정맥에 복귀하게 되었다.

 

한번 용기를 내어 정맥에 복귀하고 나니 이후는 산이 부르는 대로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산길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너무 무리하지 않고, 너무 욕심부리지 않고, 언제나 최악의 경우를 잊지 말자고 다짐하며 정맥의 흐름을 더듬어 나갈 수 있었다.

 

그렇게 한북을 마치고, 길고 먼 낙동도 졸업하고, 이어서 한남금북과 금북, 그리고 금호남과 함께 가장 길고 먼 호남정맥은 물론 마지막에 졸업하려고 아껴 두었던 낙남까지 순차적으로 두 발로 느끼며 걸어내게 되었다.

 

그러면서 세월은 8년이나 흘러갔다. 그만큼 나도 나이를 먹어 어느덧 쉰을 넘어서게 되었으니 나무들이 한 해 한 해 나이테를 둥글게 그려 가듯이 집 서재에 걸어 둔 산경도(山經圖)에 산길 걸은 흔적 역시 한 줄 한 줄 늘어나게 되었다. 인생이 그만큼 더 여물어지고 깊이를 얻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동안 저 산길들을 걸어가면서 홀로 산꾼의 이름에 걸맞게 대부분 혼자서 산경도를 이어갔으니 그것은 남들보다 걸음 느린 데다, 조심스러워야 할 필요도 있고, 사진 찍고 기록하느라 또 지체되는 바 커서이기도 하고, 혼자 조용히 구애받음 없이 걷기를 좋아하는 성품 탓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낙동정맥 중간부터 두 분 산 동무와 동행으로 산길을 걷게 되면서 홀로 종주 못지않게 동무들과 같이 산길 걷는 일이 재미있음을 느꼈으니 이후는 굳이 홀로 산길만을 고집하지는 않게 되었다.

 

그런데다 홀산의 홀로 산꾼들 중에 1대간 9정맥 진행이 거의 비슷하게 진행되는 팀이 여럿 있어서 어느날 의견을 모으기를 금남정맥 만은 같이 짬을 내어 산길을 걷고 1대간 9정맥의 졸업 역시 같이 마치기로 약속을 했다.

 

그렇게 해리님 부부, 뚜버기, 그리고 강/사/랑 이렇게 세 팀 네 명의 금남정맥 종주대가 결성되었다. 거기에 옵저버로 시작했다가 어느새 종주 팀에 합류해 버린 파키라까지 해서 다섯 명의 '만고강산 금남종주대'가 결성되기에 이르렀다.

 

우리 만고강산 종주대가 얼마나 이름처럼 만고강산으로 산길을 걸었는지는 바람결에 흘러간 소문으로 세상 산꾼이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만고강산으로 간다 한들 반복의 힘은 무서운 법이라 시나브로 걷다보니 드디어 구드래 나루를 코앞에 두게 되었다.

 

그러면서 파란만장(波瀾萬丈)하고 우여곡절(迂餘曲折) 많은 강/사/랑의 1대간 9정맥 종주도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니 처음 느닷없는 질병으로 쓰러졌을 때의 좌절감과 상실감을 생각한다면 정말로 뜻 깊고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하여 구드래 나루 앞 백마강(白馬江)에 발 담그고 굽이치는 물결을 바라보노라면 아껴 두었던 눈물 한 방울 흐를 만도 한데... 과연 그러할까??? 

 




1대간 9정맥, 그 대단원!


구간 : 금남정맥 제 8구간(진고개~구드래나루)
거리 : 구간거리(23.6 km), 누적거리(158.3 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12년 11월 17일. 흙의 날
세부내용 : 진고개(07:30) ~ 깃대봉(07:45) ~ 212봉 ~ 감나무골고개(08:15) ~ 감토봉 ~ 가자티고개(09:05) ~ 
됨봉/휴식 30분 ~ 187봉 ~ 신앙고개(10:50) ~ 156봉 ~ 1829봉 ~ 산성터 ~ 조석산(11:50)/점심 ~ 오산고개(13:40)/휴식 ~ 장대지쉼터 ~ 석목고개(14:25) ~ 부여 시내 ~ 부여여고 ~ 삼충사 ~ 낙화암(15:25)/휴식 ~ 구드래나루(16:00)


총 소요시간 9시간30분.


2012년 11월 16일 쇠의 날. 드디어 구드래나루에서 금남정맥 종주 졸업과 함께 1대간 9정맥 완주를 하기 위해 출정했다. 애초에 계획을 잡을 때 금, 토요일 양 일간 전국적으로 비가 예보되고 있어 뒤로 미루자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자꾸 미루다 보면 또 해를 넘길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그냥 강행하기로 했는데,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금요일 아침까지 멀쩡하던 날씨가 오후부터 비를 뿌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천둥번개까지 동반하는 여름비 수준으로 쏟아진다. 오잉? 이러다간 내일 굿드래나루에서 산행(山行)대신 주행(酒行)이나 하다 오는 것 아냐?

 

언제나 그렇듯 석수역에서 뚜벅을 픽업하는데, 오늘은 졸업 축하객으로 오투님과 사니조은님 두 분이 합류하셔서 차 안이 가득 찬다. 조용히 우리끼리만 졸업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은데, 은근슬쩍 일이 커져서 불과 일주일 전에 딸내미들 백두대간 졸업모임이 하조대에서 있었는데도 꽤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로 한 모양이다.

 

석수역에서 승차하신 손님들 탈 때부터 술냄새를 팍팍 풍기더니 급기야는 차 안에서 다시 술잔을 돌리기 시작한다. 에~ 휴~ 장마비처럼 쏟아지는 빗줄기가 술 귀신을 발동케 한 모양인데, 운전하는 나는 가뜩이나 시야가 좋지 않아 더욱 조심스럽게 운전에 집중하게 된다.

 

먼길 돌아 부여에 도착하고 숙소로 잡아 둔 민박에 도착하니 이미 대여섯 분의 산꾼들이 모여서 술잔을 돌리고 있고, 내일 졸업산행이 걱정인 해리님 내외는 그 시끄러운 와중에 억지로 잠을 청하고 계신다.

 

차 안에서 술잔 돌린 술꾼들 때문에 술이 고팠던 나는 짐 내리자마자 막걸리 두어 잔 들이키고, 이런저런 산 얘기를 안주 삼아 밤이 깊도록 주연을 즐겼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구드래나루

 

'구드래'는 부소산 서쪽 기슭의 백마강 가에 있는 나루터 일대를 말한다. 이 명칭은 ‘구들돌’이라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하는데,『삼국유사』에 의하면, 백제왕이 왕흥사에 예불을 드리러 가다 사비수 언덕 바위에 올라 부처님을 향해 절을 하자, 바위가 저절로 따뜻해져서 이 곳을 ‘자온대(自溫臺)’라 부르게 되었고, 그 이름에서 구들돌, 그리고 다시 구드래로 변하여 구드래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견해가 있다. 또한 백제를 오가는 왜의 배들이 구드래 나루터를 통해 백제의 수도인 사비에 들어 왔는데, 왜에서 백제를 부를 때 ‘구다라’라고 부른 것은 ‘구드래’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구드래 나루를 건너 울성산 남쪽 기슭에는 백제 법왕 2년(600)에 세운 왕흥사가 있고, 옛 문헌에 ‘사비의 강’으로 기록된 백마강이 부소산 기슭을 따라 흐르고 있다. 백마강 양쪽에는 왕흥사와 호함리절터, 부소산성, 부여나성을 비롯한 당시의 유적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데,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소중한 문화유산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으로 중요한 유적이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금남정맥 제 8구간 진고개~구드래나루 지형도.(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1대간 9정맥 졸업산행 전야제. 바깥에는 비가 내리고 있고, 밤이 깊도록 술잔은 돌고.

 

 

여름날 장마비를 방불케 내리던 비가 새벽녘부터 그친다. 아침에 일어나니 비는 끝나고 안개만 자욱하다. 얼른 아침 끓여 먹고 졸업생들은 차편으로 진고개를 향했다.

 

안개 자욱한 부여 일대를 빙빙 돌아 진고개에 도착하니 역시나 안개 자욱한데, 적당히 쌀쌀한 것이 산행하기에 딱 좋은 날씨다. 가볍게 몸 풀고 진고개를 출발했다. 07:30

 

 

# 안개 자욱한 진고개.

 

 

# 철망 옆 들머리로 올라갔다.

 

 

 

택배조는 숙소로 돌아가고 산꾼들은 철망 옆 들머리로 올라갔다. 한차례 올리면 밤나무밭이 나타나고, 잠시 후 토관공장 절개지 위에 올라선다. 잔뜩 흐려 있던 하늘이 열리면서 저 멀리 이미 떠 있던 아침 해가 첫 일출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잠시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10.5봉'에 이르게 되는데, '깃대봉'이란 지도에 없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잠시 더 가면 다시 봉우리가 나오고, 이번에는 '안경구덩이산'이란 이름이 적혀 있다. 뭐냐? 작게 오르내리며 진행하다가 잔봉 두어 개를 넘고 내려가면 1차선 시멘트 도로에 내려서게 된다. '감나무골재'다. 08:15

 

 

# 안개 자욱한 밤나무밭 상단을 지난다.

 

 

# 주변 산하도 짙은 안개 속이다.

 

 

 

# 토관공장 절개지 위에 이른다.

 

 

# 숲으로 들어가고,

 

 

 

# 넓은 임도를 따른다.

 

 

# 뒤늦게 일출을 본다.

 

 

 

# 비소식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하늘이 도와주는구나.

 

 

# 좋은 길을 올라,

 

 

 

# 삼각점이 있는 160.5봉에 오른다.

 

 

# 깃대봉이란 이름표를 달고 있다.

 

 

 

# 그 다음 봉우리는 안경구덩이산이라 적혀 있고. 이렇게 이름을 마구 부여하면 3000산은 금방 오르겠다.

 

 

# 이름없는 고개도 지나고,

 

 

# 감나무골재에 내려선다.

 

 

 

숲이 비에 젖어 있어 바짓단이 축축하다. 찬바람도 부는 편이지만 운행 중에는 땀이 나서 옷을 간편하게 차렸다. 고개를 지나 곧바로 치고 오른 후 봉우리 두 개를 연속으로 넘었다. 다시 위로 한차례 올리면 '262봉'에 이르게 된다. 이곳 역시 지도에 없는 '감토봉'이란 이름표를 달고 있다.

 

 

# 262봉. 졸업생들과 찬조출연한 사니조은님.

 

 

# 흙이 감색인가? 그래서 감토봉이라 부르는가?  그 양반 글씨는 참 잘쓴다!

 

 

 

잠시 내렸다가 벌목지 상단에 이르고, 이후는 길이 평탄하여 운행이 빠르게 진행된다. 평소같으면 벌써 술판이 한번 벌어졌을 시간이지만, 오늘은 다들 엄청나게 절제하며 빠르게 진행한다. 

 

간밤에 술 먹으면서 먼저 이 구간을 졸업한 이들이 오늘 우리 만고강산 종주대가 정상적으로 졸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남들이 10시간 쯤 걸리니 이 팀은 틀림없이 12시간은 넘게 걸릴 것이다고 겁을 많이 준 탓이다.

 

전체적으로 고도를 낮춰가면서 구불구불 길게 진행한다. 편안한 산길이지만, 거리는 상당하여 달리듯이 속도를 높여 진행하고, 어느새 '가자티고개'에 이르게 된다. 09:05

 

 

# 벌목지 상단의 조망. 전체적으로 높은 산은 없다.

 

 

 

# 그냥 내달리면 된다.

 

 

 

# 표지기 전시장을 지나,

 

 

 

# 가자티고개에 이른다.

 

 

 

가지티고개는 남산리와 가척리를 잇는 포장도로가 지나는 고개다. 고갯마루에 금남정맥을 알리는 안내판도 서 있다. 잠시 한 숨 돌린 후 철망 옆 들머리로 올라 갔다.

 

잠시 올라 봉우리(됨봉)에 이르고, 계속 오르내리며 진행하다가 어느 바람 없는 곳을 선택해 짐 내리고 막걸리 한 잔씩 돌렸다.  한 50여 분 휴식한 후 다시 짐 챙겨 길을 나섰다.


정맥길은 이후로도 큰 오르내림 없이 진행하는데, 개 사육장이 있는지 좌측 아래에서 커다란 개들이 자지러지듯 짖어대는 소리가 들린다. 계속 편하게 가다가 수렛길이 넘어가는 '신앙고개'를 지나고 한차례 올려 '156봉'에 이른다.

 

 

# 뭐를 보노?

 

 

# 오호라~ 금남정맥 안내도로구나!

 

 

 

# 됨봉 지나 자리 깔고 막걸리 한 잔씩 돌렸다.

 

 

 

# 좌측 아래에서 개 짖는 소리 요란하다.

 

 

 

# 신앙고개

 

 

# 영차~ 올라 가세!

 

 

 

곧 벌목지를 만나 아래로 내리면 신암리/감투봉을 알리는 이정목이 서 있는 고개를 지나게 된다. 이후는 꾸준히 오르내리며 진행하는데, 오늘 우리 만고강산종주대는 만고강산이 아니라 쌕쌕이 종주대다. 어찌나 속도를 내서 내달리던지 느림보가 따라 가려고 하니 쎄가 빠질 지경이다.

 

꾸준히 오르내리며 내달리는데, 갑자기 허기가 지면서 체력이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가만히 생각하니 좀 전에 막걸리 한 잔 마신 것 외에는 오늘 거의 먹은 것이 없다. 중간중간 칼로리를 보충해 줬어야 하는데, 다들 내달리니 간식 먹을 기회가 없었다.

 

고픈 배를 끌어 안고 힘들게 오름을 올리면 조망이 훌륭한 산성터가 나오고, 한참을 경치 구경하다가 잠시 더 오르니 '조석산'이 나타난다. 오잉? 벌써 조석산이야? 도대체 얼마나 내달린거냐? 11:50

 

 

# 이정목이 나타나고,

 

 

 

# 전방이 트이며 부여읍 상금리 일대가 눈에 들어온다.

 

 

 

# 전방의 산이 조석산.

 

 

# 벌목지를 걸어,

 

 

 

# 이정목이 있는 고개를 지난다.

 

 

 

# 송전탑을 지나,

 

 

 

# 조망 좋은 산성터에 이른다.

 

 

 

# 여기가 도대체 어디여? 빠르게 진행을 해서 거리감을 다들 잃었다.

 

 

 

# 신암리 일대의 조망.

 

 

# 저 멀리 신앙고개로 올라 가는 길이 보인다.

 

 

 

# 아니, 저기는 백마강인데?

 

 

# 잠시 오르니 봉우리가 나오고,

 

 

 

# 조석산이란 이름표를 달고 있다.

 

 

 

다들 이곳이 조석산이라는데 놀랐다. 평소 우리 산행 방식으로 치자면 조석산은 아직 두어 시간은 더 가야 할 거리에 있을 터라 그렇다. 어젯밤 1대간 9정맥 먼저 졸업한 선답자들이 겁을 많이 주었고, 놀리기도 많이 해서 다들 냅다 내달린 탓이다.

 

축하객들이 중간의 가자티고개와 신앙리고개에서 우리를 막걸리로 검문검색 하려고 했지만, 이미 우리가 벌써 지나가 버린 뒤라 허탕치고 오산고개로 향했다는 소식도 들려 온다.

 

오늘 달리기에 맛이 든 이 팀들, 계속 내달리려고 하는데, 큰 소리로 고함쳐 제지했다. "밥 묵자, 배 고파서 때려 죽어도 못 가겠다!"

 

 

# 난 막걸리보다 밥이 떠 땡긴다~~

 

 

배가 어찌나 고팠던지 라면 끓인 국물에 남아 있는 밥 모두 말아서 후루룩 마셨다. 내가 이러는 모습을 처음 본 우리 팀원들 모두 놀라며 웃었다. "내가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알것지요? 그런데 간식도 안 먹고 내달리기만 해?"

 

밥 먹고 한참을 쉰 후 다시 길을 나섰다. 잠시 가다가 주유소가 있는 석목고개까지 4.3km가 남았다는 이정목을 지나고, 한차례 내린 후 길게 치고 오르면 '산불감시 카메라가 있는 봉우리'에 이르게 된다.

 

봉우리 너머로 백마강이 보이는 걸로 봐서 이제 거의 마무리가 되어 가는 모양이다. 내리막길을 길게 내려가면 '청마산성'을 알리는 안내판이 나오고, 넓은 길따라 내려 가니 '오산고개'가 나온다. 13:40

 

 

#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구나!

 

 

# 힘내세!

 

 

# 감시카메라가 있는 봉우리를 치고 오른다.

 

 

 

# 오, 백마강이 보이는구나!

 

 

# 지난 여름 저 강둑에 있는 자전거도로를 따라 금강종주를 했었지.

 

 

# 백마강 곁에 청마산성이 있었구나.

 

 

 

# 오산고개에 이른다.

 

 

 

이 고개는 우측 아래에 있는 체마소 마을때문에 '체마소 고개'라고도 부르는 모양이다. 가자티 고개와 신앙리 고개에서 검문검색에 실패한 축하팀들이 이곳 오산 고개에서 막걸리 열댓 병 세워 두고 검문검색을 하고 있다.

 

길가에 앉아 막걸리 두어 잔 얻어 마시고, 종주대는 축하객들과 헤어져 다시 길을 나섰다. 이정목을 따라 오르막을 오르고 한차례 밀어 올려 묘지가 있는 '101봉'을 넘었다. 이후 잠시 내렸다가 다시 올리면 '장대지' 안내판이 서 있는 '125봉'에 이르게 된다.

 

쉼터가 있는 정상을 지나 내려가면 묘지들이 연속으로 나타나고, 넓은 길을 따라 길게 내려 주유소가 있는 '석목고개'에 이른다.

 

 

# 검문검색.

 

 

# 4차선 포장도로가 있는 석목고개.

 

 

# 금성산을 넘어라고 한다.

 

 

 

석목고개는 부여읍을 관통하는 4번 도로가 지나는 넓다란 고개인데, 이곳에서 야트막한 금성산을 넘어 부여읍내로 떨어지게 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 만고강산 종주대는 구드레나루에서 기다리고 있는 축하객들을 고려해서 이곳에서 그냥 도로를 따르기로 했다.

 

4번 도로를 따라 부여 읍내로 들어 가면 금성산에서 내려올 때 만나게 되는 부여농협이 나오고, 도로를 건너 위로 올라 가면 '부여 여고'가 나타난다.

 

 

# 도로를 따라 부여 읍내로 들어 갔다. 부여 농협이 포스트.

 

 

# 부여 여고 정문 앞 어느 가게에 이런 재미있는 글이 적혀 있다. 알았슈~~

 

 

# 부여여고.

 

 

 

부여 여고 안으로 들어가 좌측으로 본관 건물을 돌아 가는데, 뒷쪽 부소산 방향은 철조망으로 막혀 있다. 이곳저곳 통로를 찾다가 낮은 철조망을 넘고, 길 없는 사면을 치고 위로 올라 가니 '삼충사'가 나타난다.

 

백제의 마지막을 함께 한 흥수, 성충, 계백 등 3인의 충신을 모신 사당이라는 삼충사 주변은 단풍이 불붙듯 붉게 물들어 있어 모두들 넋을 잃고 단풍 감상에 빠졌다.

 

한참을 단풍 구경을 하다가 삼충사 좌측으로 올라 가니 멋진 소나무 숲을 지나 반월루가 나타나고, 아래로 내려갔다가 관광객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위로 올라 가니 낙화암과 백화루가 나온다.

 

 

# 부여 여고 뒤 길 없는 사면을 치고 올라,

 

 

 

# 삼충사 앞에 이른다.

 

 

# 무너지는 조국과 함께 산화한 충신들을 모셨다.

 

 

# 삼충사 주변은 단풍이 절정이다.

 

 

 

# 단풍숲을 넓게 그려 본다.(아래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이제부터는 산행이 아니라 단풍놀이라네!

 

 

 

 

# 쭉쭉 뻗은 소나무를 따라 가니,

 

 

 

# 반월정이 나온다.

 

 

# 낙화암 방향으로,

 

 

 

 # 

 

 

 

# 완전무장한 우리 다섯 명이 신기한지 관광객들이 수근댄다.

 

 

 

# 낙화암 위에 있는 백화정.

 

 

 

# 백화정에서 백마강의 흐름을 감상하였다.

 

 

# 저곳은 지난 여름 금강 자전거 종주를 하면서 지나온 길이다.

 

 

 

# 백마강 위로 유람선 한 척 떠 간다.

 

 

 

 

낙화암 위에서 꽃 되어 떨어진 삼천궁녀의 넋을 달랠 막걸리 한 잔 뿌려 주고, 먼 1대간 9정맥의 산길을 걸어 온 우리들을 자축하는 술도 한 잔 나눴다. "다들 고생하셨네요!"

 

한참을 휴식하며 놀다가 다시 위로 올라 가는데, 성질 급한 축하객들 참지 못하고 우리를 찾아 올라오고 있다. 다시 부소산 위로 오르다가 우틀하여 숲길을 치고 내려 가니 산을 벗어나 강변에 이르게 되고, 잠시 후 '구드래 나루'에 도착하게 된다. 16:00

 

 

#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 삼천궁녀에게 술 한 잔 올리고.

 

 

 

# 1대간 9정맥 마지막 표지기 하나를 매달아 본다.

 

 

 

# 구드래 나루,

 

 

 

# 드디어 도착을 했구나.

 

 

 

이후 축하객들과 더불어 요란한 축하 행사를 하고 기념 촬영과 막걸리도 한 잔씩 나눴다. 잠시 후 늙은 강아지 때문에 오늘 혼자 출발한 마눌이 꽃다발을 가지고 도착하고, 이곳저곳에서 축하해 주러 오신 분들도 속속 도착한다.

 

오래 기쁨을 함께 나누다가 다들 짐 챙겨 어제 잡아 둔 민박집으로 다시 향하고, 이후 밤새워 긴 축하의 밤을 보냈다...

 

 

# 만고강산 금남종주대.

 

 

 

# 여덟 구간의 짧은 금남정맥을 무려 4년 만에 끝내게 된다. 대단하다~~

 

 

# 부부 종주로 1대간 9정맥을 완주한 해리, 세리님.

 

 

# 낙동 동지인 뚜벅. 이 친구와는 참 재미있는 산 얘기를 많이 남겼다.

 

 

# 얼결에 금남을 졸업하게 된 익산 파산적.

 

 

# 그대도 참 수고하셨소이다!

 

 

# 1대간 9정맥 종주자들!

 

 

# 다들 8,9년씩 걸렸다.

 

 

 

 

 

# 백마강 위로 노을 지고 있다.

 

 

 

# 민박집 정원에서 야영.

 

 

 

# 뒷날까지 술자리는 이어졌다.

 

 

 

평생을 흐르는 강물 속에서 물괴기들을 희롱하던 낚싯꾼이라 닉까지 강/사/랑인 사람이 '어느날 문득' 시작한 백두대간과 아홉개의 정맥 종주! 백두대간 졸업식날 뜻밖의 질병을 만나 좌절하고 절망 속에서 보낸 세월! 다시는 정맥은 물론 산에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절망감을 어찌보면 무모하기까지 한 용기로 이겨내고, 다시 정맥길에 나선지 8년만에 드디어 1대간 9정맥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었다.

 

돌아보면 참으로 많은 사연과, 우여곡절과,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 3,000여km 산길에 남기며 홀로, 마눌과 같이, 때로는 동무와 같이 걸었다. 그 많은 이야기들이 별로 남길 것 없고, 알릴 것 없는 이 평범한 남자의 삶에 풍요로운 부피를 더해 주었다.

 

그로써 강/사/랑의 1대간 9정맥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고, 의미있는 발걸음이었다.

 

자, 이제 어디로 또 가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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