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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산행]계관산/鷄冠山-닭벼슬보다 못한 벼슬이거늘...! 본문

산이야기/일반 산행

[야영산행]계관산/鷄冠山-닭벼슬보다 못한 벼슬이거늘...!

강/사/랑 2013. 5. 6. 16:50
 [야영산행]계관산/鷄冠山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부녀 간에 대를 이어 대권을 잡은 최초의 사례인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두어 달이 지났다. 역대 여러 정권에서 수없이 되풀이되었듯이 이번 정권에서도 예외 없이 첫 조각부터 인사부적격자들의 등장으로 나라 전체가 휘청거리는 인사망사(人事亡事)사태를 겪어야만 했다.

 

어찌 된 것이 우리나라의 정승판서를 꿈꾸는 주요 인물들은 한결같이 부정부패, 불법, 편법, 재산문제, 병역문제 등에 하자투성이 인물들로만 이뤄져 있는지 정말로 기가 찰 노릇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는 이런 한심한 현상 때문에 온 국민이 집단 허탈감에 빠지기가 항다반사(恒茶飯事)이다.

 

최소한 자신이 장차 이 나라를 경영해 볼 야망(野望)을 가진 자라면 젊어서부터 자신은 물론 주위를 청결히 하고 때를 묻히지 않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 함이 당연한 일일 터이다. 만약 스스로 돌아보아 깨끗하지 못하다면 나중에 주요 공직에 나갈 기회가 오더라도 알아서 고사(固辭)하는 것이 국민과 국가에 대한 예의가 됨은 물론이요, 자신을 지키는 최소한의 방어 수단이 될 것이다.

 

한데, 그놈의 벼슬이 뭐라고 나름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고 자부하는 인물들이 온 국민이 지켜보는 청문 자리에서 더러운 치부가 낱낱이 까발려지는 모습을 보노라면 차라리 측은한 생각이 들 정도이다.

 

지금 당장 정승판서에 올라 본들 그 영화가 얼마나 오래 갈 것인가? 전두환 시절의 엘리트였던 3許와 경호실장, 안기부장 등을 했던 장某, 안, 노태우 시절의 황태자였던 박, 김영삼 정권의 아들과 자금담당이었던 이, 금, 김대중 정권의 2인자였던 권모와 비서실장 박, 그리고 세 아들인 홍삼트리오, 노무현 정권의 친형과 측근 386들, 그리고 이명박 정권의 역시나 친형과 멘토였던 최, 왕차관이라던 박 등등...

 

모두들 정권 당시에는 실세이자 2인자, 황태자, 만사형통, 무슨무슨대군 등등 호칭도 화려하고 권세 역시 하늘을 찔렀겠지만, 이들 중 감옥 가지 않은 자 누구이며 몰락하지 않은 자 또 누구인가?

 

열흘 붉은 꽃 없고 기울지 않고 차 있는 달 역시 없음을 역사가 증명하고 자연이 보여주고 있음을 어찌 모르고 불을 보고 뛰어드는 불나방같이 벼슬에 눈이 멀어 스스로를 불태운단 말인가?

 

누구보다 많이 배우고 누구보다 똑똑한 인물들이 제 죽을 줄 모르고 허망한 벼슬살이의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것을 보면 벼슬자리가 주는 성취욕과 명예욕이 평범한 인간들의 가치판단을 뛰어넘는 마약 같은 중독성이 있기는 한가 보다.

 

성철스님 종정 시절에 큰스님, 종정스님 하는 뭍 중생들 보고 "닭벼슬보다 못한 중 벼슬이 무에 대단하다 난리들인가?" 하고 통탄하셨다는데, 닭벼슬보다 못한 것이 어찌 중 벼슬 뿐이겠는가? 속세의 벼슬 역시 종내에는 자신을 옭아매는 오랏줄이 되고 자신을 불태우는 화톳불이 되는 것을 보면 닭벼슬보다 더 나을 것이 별로 없어 보인다.

 

수탉의 상징인 닭의 벼슬은 예로부터 그 모습이 관(冠)을 닮아 입신양명(立身揚名)의 상징으로 여겨져 숭상받아 왔다. 따라서 헛된 명예욕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한편, 수탉 자신으로서는 암탉에 대한 과시의 수단으로 밖에는 쓸모가 별로 없는 무능한 기관이기도 하다. 

 

하나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리 인간에게 있어 실상은 꽤 쓰임새가 많은 기관이다.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계관계부환(鷄冠桂附丸)'이라 하여 닭의 벼슬에서 나오는 피를 이용하여 강정제를 제조하였고, 오늘날은 닭벼슬에서 추출한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을 이용하여 관절염 치료나 피부 주름 개선 등에 이용하고 있다 한다.

 

결국, 닭벼슬은 수탉 자신에게는 수컷으로서의 당당함을 상징하여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는 유리한 자산이 되고, 인간에게는 독특한 약리작용으르 유용함을 선사하는 여러모로 유익한 존재인 셈이다.

 

이로써 닭벼슬은 중 벼슬은 물론이요 중생들의 벼슬보다 훨씬 뛰어나고 유용한 벼슬임을 증명하노니 벼슬에 눈먼 중생들이여, 닭벼슬 돌아보고 헛된 벼슬 욕심에 자신을 불태우는 우(愚)를 범하지 말지어다!

 


닭벼슬보다 못한 벼슬이거늘...!


일시 : 2013년 5월 4, 5일. 흙과 해의 날.
산행코스 : 덕두원리 ~ 야영지/1박 ~ 임도 ~ 채종원 ~ 싸리재 ~ 방화선 ~ 계관산 ~ 작은촛대봉 ~ 임도
 ~ 채종원 ~ 송림원 ~ 덕두원리.

 

늙은 강아지 떠나 보낸 후 주말에 혼자 집에 있기 싫어하는 마눌은 매주 산행길에 따라 나서기는 하지만, 기맥이나 지맥 등 종주 산행에는 영 관심이 없다. 한강기맥과 진양기맥을 올해는 꼭 들어가리라 작정했는데, 이러다가 산행하기 좋은 계절 다 지나가겠다.

 

결국 단일 산을 목표로 산행에 나서되 당일날 올랐다 내려오는 것보다는 산속에서 야영하면서 산의 속살을 제대로 느껴보자 계획을 잡는다.

 

5월 첫 주말을 앞 둔 금욜날, 진주 객선상을 비롯한 산꾼들이 지지난 주 내가 실패하고 내려온 고려산 진진이 구경가자고 하지만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니 이미 시각은 열시를 넘기고 있다. 전화해 보니 부부는 이미 잠 들었고 객선상은 인사불성, 뚜벅은 혀가 풀려 있다.

 

다음을 기약하고 우리는 방향을 애초에 계획했던 춘천 계관산으로 잡는다. 그렇다면 지난 주처럼 오전에 늦잠 좀 잘 수 있겠구나! 


계관산/鷄冠山

 

경기도 가평군과 강원도 춘천시의 경계를 이루는 산. 높이는 730m로 북배산(867m)과 가덕산(858m)·몽덕산(680m) 등과 연이어 있는데, 이 산들을 연결하여 종주하는 산행코스가 일품이다. 사계절 어느 때고 멋진 풍광을 보여 준다. 봄에는 꽃이 만발하며, 여름에는 초록빛 초원이, 가을에는 억새군락이, 겨울에는 설경이 아름답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능선을 따라 구축된 방화선은 마치 만리장성을 연상하게 한다. 방화선을 따라 길이 잘 뚫려 있고 굴곡이 심하지 않아 겨울철에도 종주산행이 쉽다. 능선에 나무가 한 그루도 없어 여름철에는 매우 무덥지만 나름대로 독특한 멋이 있다. 산행코스는 목동을 출발하여 성황당과 싸리재고개를 거쳐 정상에 오른 뒤 나무감시탑과 공터를 지나 성황당, 목동터미널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춘천시 서면 당림리에서 오르내리는 코스가 유일하며, 다른 지역은 출입금지 구역이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으므로 하루 산행코스로도 적합하다.


<이곳저곳>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 계관산 개념도
.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토요일, 느긋하게 일어나 아점 끓여 먹고 짐 꾸린 후 집을 나선다. 하늘 같이 솟은 배낭을 둘러메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서는데, 마주친 동네 주민들 눈이 휘둥그레해진다. 동네 슈퍼에서 막걸리 보충하고 고속도로에 차를 올린다. 서울을 벗어나자마자 고속도로는 곧 주말 정체로 꽉 막혀 버린다.

 

 

 

# 길고 긴 주말 정체에 시달리다 가평을 벗어나고 삼악산 거쳐 의암호를 휘감아 춘천으로 들어서는데, 우측 북한강 자전거길에 잔차 종주하는 사람들이 울긋불긋 많기도 하다. 시골길 길게 구불구불 올라 덕두원리에 도착. 시각은 이미 다섯시를 넘기고 있다. 얼른 짐 챙겨 산으로 스며든다.

 

 

 

# 집에서 재보니 내 배낭은 27kg, 마눌 배낭은 16kg이 되더라. 막걸리 빼고 끓일 물 뺀 무게이니 모두 채우면 30은 훌쩍 넘어 가버린다. 매번 무게 때문에 고생을 하면서도 짐 줄이기가 마음처럼 쉽지 않다.

 

 

 

 

# 오늘은 편안한 계곡길 따라 야영숲까지만 스며들 생각이다.

 

 

 

# 남도는 꽃이 다 지고 있다는데, 이곳은 이제 겨우 새잎이 돋는 수준이다.

 

 

# 이곳도 계곡이 좋은 곳이다.

 

 

 

 

 

# 굳이 야영지까지 올라가지 않더라도 중간에 쉬고 싶은 곳이 많은 곳이다.

 

 

 

 

 

# 이곳은 아직 사람들 손이 덜 타서 한적하게 야영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 한 시간 채 못 미쳐 야영지에 도착하게 된다.

 

 

 

# 이곳은 별명이 7성급 호텔로 알려진 곳이다.

 

 

 

# 마눌 曰, 지금까지 본 야영지 중 최고란다. 그러니까 7성급이지!

 

 

 

# 야영지엔 이미 선객들이 십여 명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워낙 넓은 곳이니 전혀 방해될 것도 없다. 그들과 한참 떨어진 물가쪽에 싸이트를 구축한다.

 

 

# 야영지 바로 곁에 계곡이 있고,

 

 

 

# 푹신하고 평평한 싸이트를 넓게 갖추고 있으니 과연 최고라 할 만 하다.

 

 

 

# 어디 산꾼 모임에서 단체로 왔나보다.

 

 

 

# 우리도 얼른 집 한 채 세운 후 짐을 모두 푼다.

 

 

 

# 늦게 출발했지만 느긋하게 움직여도 시간은 충분하였다. 빡세게 오르지도 않았으니 배 고플 일도 없었고. 여유롭게 저녁 만찬을 준비한 후 막걸리부터 한 순배 돌린다.

 

 

 

# 다음 주에는 메뉴를 좀 바꿔야겠다. 그래도 이번 주는 오리고기 대신 자반고등어와 번데기탕을 준비했다. 평소에 새모이 만큼 적게 먹는 마눌은 야영산행을 다니면서 식사량이 늘었고 빡세게 산행을 하는 데도 오히려 체중이 더 붓는다고 투덜거린다. 그래도 이 숲속에서 먹는 음식은 그 자체로 보약이 되는 것이니 기분 좋게 먹으면 된다! 기분 좋게 먹고 마시는데 아무래도 술이 부족하다. 다음 주에는 독한 술을 따로 한 병 준비해야겠다.

 

 

 

# 옆 팀들은 밤 늦도록 둘러 앉아서 얘기를 나누는 듯 한데, 처량한 밤새 가까이 울고,계곡의 물소리 적당히 들려, 전혀 시끄러운 줄 모르고 잠이 들었다. 날씨도 불과 한 주일 사이에 상당히 따뜻해져서 동계침낭이 부담스러울 지경이다. 옷을 홀랑 벗고 침낭속에 들었는데 다음 주부터는 춘추용 침낭을 챙겨야 할까보다. 한 잠 잔 후 소변 보러 밖으로 나와 보니 옆 팀들은 늦도록 잠들줄 모른다.

 

 

 

# 잣나무숲에서의 야영은 심신을 아주 맑게 만들어 준다. 몸에 활력이 샘솟기도 하고. 집에서는 쉽지 않은 조양(朝陽)이 이곳에서는 활기차기도 하다.

 

 

 

# 싱그러운 잣숲의 아침.

 

 

 

# 옆집은 상기 밤중이다.

 

 

# 다른 이들 없다면 알탕을 즐기고픈 곳이다.

 

 

 

 

# 잣숲에 아침 햇살이 스미기 시작한다.

 

 

 

# 아침 끓여 먹고 커피까지 한 잔 즐긴 후 텐트 속에 누워 느긋하게 햇살을 느껴본다.

 

 

 

# 그 햇살에 침낭을 뽀송하게 말린다.

 

 

 

# 산괴불주머니의 노란빛이 햇살을 받아 더욱 노랗다.

 

 

 

# 진진이와 신록의 새잎도 빛나고.

 

 

 

# 그 햇살 받아 괭이눈은 꽃대를 밀어 올렸다.

 

 

 

# 참 좋은 잣숲이다.

 

 

 

# 단체팀들 아침 끓여 먹는 것을 보고,

 

 

 

# 우리는 짐을 정리한다.

 

 

# 그냥 떠나기 아쉬워 계곡으로 내려가 본다.

 

 

# 마눌은 이곳에 푹 빠졌다. 여름에 다시 오자고 한다. 그래, 그때는 동무들하고 같이 오세!

 

 

 

# 기분같아서는 푹 쉬다가 그냥 하산했으면 좋겠지만,

 

 

 

# 산길 한 번 빡세게 걸어 봐야지!

 

 

 

# 흔적없이 주변 정리한 후 야영지를 떠난다.

 

 

 

# 참으로 멋진 곳이다.

 

 

 

# 왔던 길 되짚어 내려가다가,

 

 

# 임도를 만나 위로 올라간다.

 

 

# 산림청에서 관리하는 채종원이라 나무들이 반듯반듯하다.

 

 

 

# 이 일대는 수십킬로미터의 임도가 환상 형태로 여러 산을 휘감아 돌고 있다.

 

 

 

# 임도라고는 하나 전체적으로 오르막이라 힘이 든다. 앞에 저 분들은 지역 주민들인데 나물 캐러 나왔단다.

 

 

# 식물의 종자는 미래를 대비한 중요한 기초자원이다.

 

 

 

# 임도를 따르면 채종원에서 관리하는 멋진 숲들을 연달아 만나게 된다.

 

 

 

# 낙엽송 군락.

 

 

 

# 좌편백, 우자작의 숲길도 지난다.

 

 

# 자작나무의 하얀 표피는 추운 北國의 정취를 불러 일으킨다.

 

 

 

# 편백숲은 언제나 붉고 어둡다.

 

 

 

# 가을에 단풍 들 때면 정말 멋지겠다.

 

 

 

# 이국적인 느낌의 산길이다.

 

 

 

# 올 가을에 인제에 있는 자작나무 숲에 한번 들어 가야겠다.

 

 

 

# 그곳에서 자작나무가 정말 자작자작 속삭이는지 들어봐야지...

 

 

 

# 이번 산행에는 18-200 렌즈를 들고 왔는데 겁나게 무겁기는해도 망원기능이 뛰어나 나름 쓸모가 있다.

 

 

 

 

# 임도를 길게 따르다가 우측 사면의 갈림길로 올라간다.

 

 

 

# 햇살이 아주 뜨겁다. 그런데 정신없는 나는 오늘 모자를 집에 두고 왔다. 버프로 두건을 만들어 머리를 덮기는 했지만 정수리가 뜨끈뜨끈하다.

 

 

 

# 음식물을 모두 소비하고 술도 다 비웠고, 물도 최소한만 남겼어도 배낭은 무겁기만 하다.

 

 

 

# 한차례 땀을 뻘뻘 흘린 후에야,

 

 

 

# 커다란 참나무가 서 있는 능선마루금에 올라 설 수 있다.

 

 

 

# 바로 계관산과 북배산의 중간에 있는 싸리재이다.

 

 

 

# 옛날 싸리나무가 많아 싸리재라 불렀다는데, 방화선 때문인지 지금은 싸리나무를 찾아 볼 수가 없다. 옛날 가평 북면 사람들이 춘천 서면으로 넘어가던 고갯길이다. 가평 북면 목동리에서 계관산을 오르는 등산코스이기도 하다.

 

 

 

# 계관산 정상까지는 1.2km를 더 가야 한다.

 

 

 

# 닭벼슬산이라 작은 닭볏의 돌기같은 잔봉이 많다.

 

 

 

# 돌아보면 좌측 너머에 북배산이 우뚝하다.

 

 

# 닭의 볏은 또 오똑!

 

 

 

# 정상까지는 긴 방화선이 구불구불 기다리고 있다.

 

 

 

# 가을날, 억새꽃 피었을 때 오면 딱이겠다.

 

 

 

# 뙤약볕 뜨겁고 배낭 어깨를 짓눌러도 잘 간다.

 

 

 

# 옛날 백두대간할 때 남원의 봉화산에서 저런 모습을 연출했었다.

 

 

 

# 참 오래 된 옛날 얘기다.

 

 

 

# 닭볏 하나에 올라 돌아보면 북배산까지 용 한마리 길게 누워 있다.

 

 

 

# 쭝꿔 나라의 만리장성 같기도 하다.

 

 

 

# 다시 봉우리 하나 길게 치고 오른다.

 

 

 

# 체력 좋아진 마눌은 벌써 그 봉우리에 올랐다.

 

 

 

# 거기가 정상이냐?

 

 

# 택도 없단다...

 

 

 

# 무거운 배낭 무게에 시달리며 낑낑 그 봉우리를 올라 보는데, 마눌은 벌써 저만치 내빼버렸다.

 

 

# 다시 닭볏 하나를 길게 치고 오른다.

 

 

 

# 거기는 정상이 맞겠니?

 

 

 

# 아직 멀었단다...

 

 

 

# 북배산 돌아보고,

 

 

 

# 저 앞의 봉우리가 진짜 정상이다.

 

 

 

# 계관산 정상은 긴 계단길로 되어 있다.

 

 

 

# 계단은 정말 싫다.

 

 

 

# 낑낑 힘들게 올라 보니 지나온 산길이 시원하게 발 아래이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한북정맥의 백운산, 강씨봉을 넘어 도성고개에 이르는 긴 방화선과 비슷하다.

 

 

 

# 그쪽 풍광을 파노라마로 만들어 보았다.

 

 

 

# 정상은 한 발 물러나 참나무 병풍을 두르고 있다.

 

 

 

# 아이고, 힘 들었다~~ 닭벼슬산 정상은 서너 평 남짓한 공간에 벤치 두 개와 까만 정상석이 서 있다. 우측 너머로 가평 개곡리로 산길이 연결되는데, 가파르기가 두부모를 잘라 놓은 듯하다. 절벽처럼 가파른 경사 때문에 사면을 타고 올라오는 바람은 정말 시원하다. 그 바람 마주 보며 홀랑 벗고 마음껏 천지기운을 받아 본다.

 

 

 

# 시원한 바람 즐기며 정상에서 오래 쉬었다. 간식도 먹고.

 

 

 

# 가야 할 방향 너머로 춘천 시내가 눈에 들어 온다.

 

 

 

# 박무가 짙어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된다.

 

 

 

# 짐 챙겨 떠나려는데 뒤늦게 천지기운을 받겠단다. 흐흐흡~~ 天地氣運~!

 

 

 

# 우측 방화산을 따라 다시 뙤약볕 아래 나선다.

 

 

 

# 정상 바로 너머에 작은 헬기장이 있다.

 

 

 

# 작고 앙증맞은 돌양지꽃이 온 산에 가득하더라.

 

 

 

# 이상하게 하산길에 접어들면 배낭무게가 더 나가는 듯하다.

 

 

 

# 길을 잘 몰라 이정표를 확인하는데 시원한 답을 얻진 못한다.

 

 

 

# 일단 방화산을 따르기로 한다.

 

 

 

# 용의 등짝을 걷는 기분이다.

 

 

 

# 계단이 있는 봉우리를 또 하나 오른다.

 

 

 

# 삼각점이 있는 작은 촛대봉이다.

 

 

 

# 지도에는 작은 촛대봉에 갈림길이 있는 것으로 나오지만 정작 현지에는 바로 앞의 봉우리에 갈림길이 있다.

 

 

 

# 우측으로 가평 개곡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 방화선을 계속 따르면 석파령 너머 삼악산으로 연결된다.

 

 

 

# 이 길로 가면 삼악산이 나온다.

 

 

 

# 작은 촛대봉 내리막은 급경사 계단길이 이어진다.

 

 

 

# 저 멀리 삼악산이 우뚝하다. 삼악산도 참 멋진 산이다. 계곡 좋고 물 좋고, 조망도 좋다.

 

 

 

# 이 길 따라 계관산을 올랐다가 야영지로 향하는 방법도 있는데, 그러자면 이 오르막에서 땀 꽤나 빼겠다.

 

 

 

# 채종원을 오목하게 안고 있는 산세이다.

 

 

 

# 조림지의 모습이 보인다.

 

 

 

# 낙엽송, 편백 등이 식재되어 있다.

 

 

 

# 저 아래 가야 할 마을이 보인다.

 

 

 

# 길게 방화선을 따르다 육종림의 임도를 다시 만난다.

 

 

 

# 이제는 방화선을 버리고 육종림을 따라 하산한다. 이곳은 키 작은 잣나무들이 식재되어 있다. 잣나무는 생산성이 높은 수종이기는 하지만 그 키가 너무 높아 잣을 수확하는 것이 큰 걸림돌이다. 때문에 한 때 원숭이를 이용하는 방법이 연구되기도 하였는데, 이제는 아예 키가 작은 왜성의 잣나무를 육종하고 있다.

 

 

 

# 하산길은 멀고 배낭은 무겁고 등은 아프다...

 

 

 

# 길고 긴 하산길을 내려 육종림을 벗어난다.

 

 

 

# 그 길 끝에 덕두원리가 있다.

 

 

 

조금 위로 더 걸어 올라 가서 주차해 둔 차를 회수하고 마을 앞을 흐르는 계곡으로 내려가 얼음같이 찬 계곡물로 등목도 하고 머리도 감았다. 시원하게 씻고 새옷으로 갈아 입으니 기분이 날아갈 듯하다.

 

귀갓길에 의암호 주변에서 막국수 한 그릇으로 뒷풀이를 하고 고속도로에 차를 올리는데 휴일 귀경 정체가 극심하여 옥의 티가 되더라. 그래도 집에 들어와 짐을 내리는데 아직 해가 한참이나 남아 있다.

  

칠성급으로 평가받는 잣나무숲에서 하룻밤 보내고 닭벼슬산에서 땀 한 번 찐하게 흘리니 제대로 된 야영산행을 즐긴 셈이라 어느때보다 하산 후의 기분이 상쾌하다. 게다가 닭볏처럼 울퉁불퉁한 산길을 걸어 닭벼슬산에 올라보니 구불구불 용의 몸통을 거느린 닭의 벼슬이 계룡(鷄龍)에 다름없어 그 기상이 높디높다. 

 

돌아보아 닭의 벼슬이란 것이 보기에는 볼품없어도 나름 수컷으로서의 자존감의 상징이요, 그 쓰임새가 요긴하여 가치가 있는 존재임에 틀림없는데, 그 닭벼슬보다 못한 인간세의 벼슬살이에 목을 내 건 인간군상의 모습이 심히 가소롭기만 하더라.

 

다만, 인간세의 벼슬살이에 초탈한 듯 큰소리치는 나의 모습이 그러한 벼슬을 얻을 능력도 없고 기회도 얻지 못한 소시민의 자기위안적인, 애초에 가능없어서 초탈의 탈을 쓴 질투의 다른 모습은 아닐까 심히 저어되기는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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