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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종주자전거길]한강종주자전거길(마눌편)-가본 길이 더 힘들다!! 본문

잔차이야기/국토종주자전거길

[국토종주자전거길]한강종주자전거길(마눌편)-가본 길이 더 힘들다!!

강/사/랑 2013. 9. 8. 16:25
 [국토종주자전거길]한강종주자전거길(마눌편)


 
무거운 등짐 짊어지고 산길을 걷거나, 두 바퀴 굴려 먼 길 떠나 돌아다닐 때면 그 날 내내 입가에 맴도는 '단어'나 '문장'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들은 그날 걷고 있는 곳의 전설이나 설화, 혹은 인문, 역사가 되기도 하고, 산이야기, 물이야기, 그곳에 깃들어 사는 인간세의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아니면, 그날의 그곳을 지나는 나그네의 느낌이나 감회가 되기도 한다.

 

그러한 단어나 문장은 나중에 그날 이야기를 정리할 때의 '키워드'가 된다. 이때 빼놓지 않고 하는 일 중 하나는 내가 선정한 그 키워드가 이미 누군가에 의해 거론되지 않았나를 확인하는 일이다. 내가 쓰는 이 잡문(雜文)이 대단한 글은 아니지만, 다른 이의 글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 되면 안 되겠기에 그러하다.

 

이번 한강자전거길 종주에서의 키워드는 "가본 길이 더 힘들다!"라는 문장이다. 이 한강 종주길은 작년에 나 홀로 다녀온 바 있었다. 그때는 민족의 젖줄 한강을 따라 조성된 멋진 자전거길을 씽씽 참으로 신나게도 달렸다. 또 구비구비 한강이 너무나 아름다워 전혀 힘든 줄을 모르고 충주 탄금대까지 단숨에 내달렸었다.

 

하지만 이번 한강 종주길은 이미 한번 다녀온 길이라 익숙하기도 하고, 더위가 한풀 꺾인 다음이라 폭염에서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힘이 들었다. 그래서 내도록 "가본 길이 더 힘들구나!" 탄식하며 두 바퀴를 굴려야만 했다.

 

여행 마치고 돌아와 누군가 나처럼 가본 길이 더 힘들다고 탄식한 이가 있나 찾아보니 그러한 글은 없고, 다만 재작년에 작고한 소설가 박완서선생의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란 산문집이 발견되어진다.

 

요근래 다시 독서에 대한 열망이 스멀스멀 일어나고 있는 중이라 얼른 그 책을 구입해서 읽어 보았다. 책은 선생이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출간한 책인데, 말년의 노작가가 생활 주변에서 느낀 이야기들이나 사회적 사건들에 대한 감회가 담담하고 소박하게 그려져 있다.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란 글은 이 책의 들머리에 나오는 것으로 작가가 자신 생애의 밑줄로 그렸음 직한 이야기이다. 경인년 5월을 맞아 노년의 의미 있는 노동을 즐기게 하는 마당의 잔디밭을 가꾸면서 일갑자(一甲子) 만에 다시 맞이한 경인년 5월의 결코 간단치 않은 소회를 작가는 감정의 물기를 뺀 채 잔잔히 들려주고 있다.

 

일갑자 전의 경인년 5월은 전쟁이 있었던 해이고 그 전쟁으로 인해 작가의 삶은 자신의 지향점과는 다르게 진행이 되고 말았다. 고달픈 소녀 가장의 삶, 결혼, 다산, 육아 등으로 본인이 꿈꾸던 삶의 정체성에 맞지 않은 삶을 살다가 늦은 나이에 작가의 길로 들어서서 그에 따르면 비교적 순탄하게 유명작가의 반열에 이르게 되었다.

 

하지만 작가는 이 글에서 "내가 꿈꾸던 비단은 현재 내가 실제로 획득한 비단보다 못할 수도 있지만, 가본 길보다는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다운 것처럼 내가 놓친 꿈에 비해 현실적으로 획득한 성공이 훨씬 초라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고 술회한다.

 

결국, 이 글에서 작가는 '프로스트(Robert Frost)'의 '가보지 못한 길'이란 시처럼 숲속의 두 갈래 길 중, 자신이 선택한 한 갈래 길 때문에 인생이 바뀌게 되었음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또 가 보지 못한 그 길이 훨씬 더 아름답고 나은 길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다.

 

좋은 가정과 성공한 작가의 삶을 살았음에도 인생을 정리하는 시점에 돌아볼 때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다웠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고 가정하는 작가의 말을 들으니, 우리 인생에 있어 영원한 화두는 '선택(選擇)'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그 선택으로 인해 못 가본 길에 대한 미련이나 아쉬움은 죽는 날까지 따라올 원죄일 것이고.

 

하지만, 강/사/랑의 두 번째 한강 종주 자전거 여행의 화두는 못 가본 길에 대한 아쉬움이나 그리움이 아니라 가본 길임에도 불구하고 훨씬 힘들었던 이번 여정에 대한 '한탄(恨歎)'이었다. 그것은 아마도 강/사/랑에게 있어 '못 가본 길'이란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정이 충만한 길이라 힘듦보다는 호기심이나 기대감이 컷던 길이고, 이제 두 번째 도전으로 '가본 길'은 그런 열정이 감소하여 오히려 힘듦이 더 컸던 탓인 듯하다.

 

그리하여 140km 바퀴를 굴리는 내내 '에휴~ 가본 길이 더 힘들구나!"란 푸념이 입안에 맴돌았다. 




가본 길이 더 힘들다!!


구간 : 국토종주자전거길 남한강종주자전거길
거리 : 주행거리(140 km), 누적거리(236 km)(접속구간 포함)
일시 : 2013년 9월 7일. 흙의 날.
세부내용 : 팔당역 ~ 초계국수집 ~ 팔당댐 ~ 능내역인증소 ~ 북한강철교 ~ 신원역 ~ 양평군립미술관인증소 ~
 양평생활체육공원 ~ 후미개고개 ~ 개군레포츠공원 ~ 이포보인증소 ~ 양촌지구공원 ~ 여주보인증소 ~ 세종대교 ~ 여주대교 ~ 강변유원지 ~ 강천보인증소 ~ 굴암지구공원  ~ 강천리 ~ 창남이고개 ~ 섬강교 ~ 남한강대교 ~ 비내섬인증소 ~ 앙성면 ~ 중원학생야영장 ~  조정지댐 ~ 목행교 ~ 탄금대


애초에 마눌에게 국토 종주를 친구들 모아 진행하라고 했지만, 그 먼 길을 함께 갈 동무 구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당분간 함께 동행하기로 하고, 한강 구간 마무리를 하기 위해 9월 1일에 길 떠날 계획을 잡았다.

 

그 전날이 가족모임이 있는 날이라 오랜만에 시흥 물왕저수지가에 있는 장어구이집에서 맛난 잔치를 벌였다. 평소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이 그날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적극 덤벼들었고, 오랜만에 먹는 기름진 음식이 맛나서 막걸리와 함께 실컷 먹었다.

 

뒷날 잔차여행 때문에 1차에서 마무리하고 가족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다. 짐 꾸려 챙겨 두고, MTB와 로드 모두 낡은 타이어를 벗겨 내고 새 타이어로 교환하는 큰 작업도 마쳤다. 뒷날 충주에서 돌아올 열차표까지 예약하니 잔차도 사람도 모두 출발 준비가 끝난 셈이다.

 

그런데 새벽 두시쯤 되었나? 갑자기 배가 뒤틀리기 시작한다. 그러다 욕지기가 치밀고 설사가 두어 차례 나더니, 견디기 힘들게 배가 아파 온다. 거실에서 혼자 뒹굴며 복통으로 괴로와했다. 그렇게 밤을 꼬박 새웠는데, 마눌은 내가 아픈 줄도 몰랐고 늦잠까지 잤다.

 

웬만하면 견뎌보려고 했는데 고통이 너무 심해 평촌 한림대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다. 상복부가 너무 아파 혹시나 고래회충 같은 골치 아픈 것이 아닐까 걱정했지만 장염으로 진단이 났다. 쓰잘데기 없어 보이는 각종 검사를 여러 개 하고, 수액 맞으며 하루종일 응급실에 누워 있었다.

 

종합병원 응급실 풍경은 언제 가도 똑같은 모습이다. 각종 사고로 실려 들어 오는 사람, 나처럼 배가 아파 들어 온 사람, 연세 드신 어르신들... 그리고 빠지지 않는 무식하고 무례한 고함쟁이 욕쟁이 놈들까지...

 

돈 깨지고 정신까지 사나워지는 응급실 신세를 하루종일 졌지만, 배는 여전히 아프다. 이후 일주일 내도록 복통은 계속 이어졌다. 그동안 내도록 죽만 조금씩 먹었다. 간만에 먹은 기름진 음식이 사람 진을 빼게 만들었다.

 

금요일쯤 되니 여전히 속은 불편하지만 복통은 거진 사라진 듯하다. 일주일 내도록 자동차로 출근했더니 땀을 못 흘려 몸이 근질근질하다. 그래서 마눌 더러 한강 종주를 가자고 하고 짐을 꾸리게 한다. 아직 장염이 덜 나았는데 괜찮겠냐고 걱정이 태산이지만, 집에 있어 봐야 하루종일 뒹굴거리기만 할거고 그런다고 장염이 깨끗해진다는 보장도 없으니 땀을 실컷 흘려 독소를 빼내는 것이 더 효과적일 거라 안심시킨다.

 

일요일은 회사에 나가봐야 하니 하루 일정만 잡고 충주에서 돌아올 열차표를 예매하는 것으로 준비를 마친다.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합니다.- 모든 사진은 스마트폰 버전임)

 


# 잔차 바퀴의 궤적(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새벽에 일찍 일어나 준비물 챙긴 후 석수역으로 달렸다. 석수역 첫 차는 5시 40분이다.

 

 

 

# 간발의 차이로 첫 차를 놓치고 다음 차편으로 용산역까지 갔다. 이른 시각인데 잔차들이 많다.

 

 

 

# 용산역에서 중앙선 열차 타고 팔당역으로 갔다. 애초에 7시 반쯤엔 출발하려고 했는데, 여유 부리느라 출발이 늦다. 8시 10분이다. 그래도 작년 혼자 할 때 보다는 50분 빠른 시각이다.

 

 

 

# 역에서 조금만 가면 도로 아래 굴다리 지나 강변으로 내려 설 수 있다. 팔당역에서 그냥 도로 따라 직진해도 초계국수집에서 만나게 된다.

 

 

 

# 팔당 초계국수집 우측으로 올라간다.

 

 

 

# 그러면, 옛 중앙선 철길을 개조한 남한강자전거길에 올라서게 된다.

 

 

 

# 이 길은 정말 잘 만든 자전거길이다. 군데군데 카페나 쉼터가 즐비하다. 친구나 연인끼리 산책하기에도 좋다.

 

 

 

# 잠시 달리면 우측 너머로 팔당댐이 보인다.

 

 

 

# 수변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다. 능내리 강변에 갈대섬이 강 한 가운데 떠 있다. 아래 쪽에서의 뷰가 사진 구도에 더 적합한데 탄력 붙은 자전거 멈추기 어려워 이곳에서 멈췄다. 아쉽다.

 

 

 

# 첫 번째 인증센터가 있는 옛 능내역에 도착했다.

 

 

 

# 국민학교 때 숙제 검사 받는 기분일 것이다.

 

 

 

# 이곳에서는 자전거 수리가 가능하다.

 

 

 

# 능내역을 지나면 조안면인데, 이곳 우측이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이다.

 

 

 

# 시절이 가을로 접어든 데다 구름 많이 끼어 주행조건은 훌륭하다.

 

 

 

# 운길산역 우측에 있는 옛 중앙선의 북한강철교에 도착했다. 북한강길은 운길산역에서 출발하면 된다. 나는 남한강과 마찬가지로 팔당역에서 출발했었다.

 

 

 

# 두물머리와 양수대교의 모습이다. 이 사진도 달리면서 찍었다. 오늘 사진도 대부분 자전거에서 내리지 않고 달리면서 찍었다.

 

 

 

# 남한강자전거길에서 가장 운치있는 곳 중 하나이다. 

 

 

 

# 마루바닥을 굴리는 바퀴소리가 정겹다.

 

 

 

 

# 양수역을 지나고 옛 중앙선 철길의 터널을 연달아 지난다.

 

 

 

# 용담터널, 부용 4, 3, 2, 1터널까지 모두 다섯 개의 터널을 지난다.

 

 

 

# 햇살 뜨거울 때 이 터널을 지나면 굴 속에서 나오기가 싫어진다.

 

 

 

 

# 신원역을 지난다.

 

 

 

# 저 멀리 용문산과 장군봉, 백운봉의 모습이 보인다.

 

 

 

# 그 무덥던 여름이 한풀 꺾이고 코스모스 만발한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 국수역, 아신역, 오빈역을 지나 양평읍내로 들어 간다. 그곳에 양평군립미술관이 있다.

 

 

 

# 두 번째 인증센터이다. 예전엔 저 빨간 부스가 없이 그냥 팻말 하나만 서 있었다.그래서 못보고 지나쳤다가 한 20여 분 시간을 까 먹었

 

 

 

# 인근 쉼터에서 간식 먹으며 휴식한다.

 

 

 

# 다비드 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 지자체에서 이런 문화적 공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 도로를 건너 양근대교 아래로 간다.

 

 

 

# 양평읍의 강변을 휘감는 이 자전거 도로가 아주 마음에 든다.

 

 

 

# 자전거 탈줄 모를 때 마눌은 내 추천으로 친구들과 전철 타고 이곳으로 놀러 왔었다. 그래봐야 작년 이야기이지만...

 

 

 

# 폭 넓은 강물의 흐름이 시원한 곳이다.

 

 

 

# 양평 생활체육공원을 지나 시원스레 달려간다. 강변의 풍광이 참으로 멋진 동네이다.

 

 

 

# 그러다 양덕리에 이르러 남한강길 첫 번째 시련에 맞딱드리게 된다.

 

 

 

# 길고 가파른 후미개고개이다. 섬진강 종주 하고 오더니 이런 고개쯤은 이제 쉬지 않고 올라간다. 중간에 자전거 끌고 올라 가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꽤 흐뭇하였으리라.

 

 

 

# 양평에서 이곳에 이르는 동안 경찰이나 안내요원들이 중간중간 서 있더니, 오늘 이 동네에 자전거 관련 행사가 있는 모양이다. 후미개고개가 가파르니 엠뷸런스가 대기하고 있다.

 

 

 

# 고개 한켠에서 팥빙수를 팔길래 얼른 한 그릇 사 먹었다. 자전거 행사에 참석한 저 부자는 사람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다. 아들 자전거에 끈을 매달고 긴 고갯길을 올라 온 父情이 눈물겹다.

 

 

 

# 어느새 밤이 익어가는 계절이다. 호남정맥 보성, 장흥의 산길 걸으면 밤 꽤나 주을 수 있겠다.

 

 

 

# 후미개 고개 내리막을 나는 듯이 달려 내려가다가 개군면에 이르러 강변 레포츠공원을 크게 휘감아 돈다.

 

 

 

# 저 멀리 이포보가 보인다.

 

 

 

# 이포보엔 전에 없던 무인인증부스가 생겼다.

 

 

 

# 저 새는 여전히 고개 처박고 강물을 마시고 있다.

 

 

 

# 이포보 위에서 한강 하류 방향을 조망하다.

 

 

 

# 이포대교 아래를 지나 당남지구, 양촌지구공원을 연달아 지난다. 아직 90여km를 더 가야 하는구나!

 

 

 

 이 동네는 기가 막힌 강변 친수공간을 가지고 있다. 잔디깔린 야구장과 축구장, 넓디 넓은 오토캠핑장과 잔디밭, 산책로 등... 이런 시설이 수도권에 있다면 엄청난 가치와 활용도가 있을 것이다.

 

 

 

# 이 동네는 비행기 활주로같이 쭉 뻗은 자전거도로를 가지고 있다. 30여 분 달리는 동안 핸들 돌릴 일이 없다. 작년에 지날 때는 뒷바람까지 불어 주어 시속 삼십칠팔킬로 이상의 속도로 나는 듯이 통과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맞바람이 불어 속도가 나질 않는다.

 

 

 

# 길게 달려 여주보에 도착했다.

 

 

 

# 작년에는 관광객들로 붐비더니 오늘은 아주 한산하다. 정권 바뀌고 4대강 사업을 까는 세력과 뉴스가 연일 TV를 장식하니 찾는 발길이 끊어지나 보다. 이왕 만들어 두고 개발해 둔 사업인데, 문제점이 있으면 보완하고 개선하여 활용할 생각을 해야지, 그냥 꼬투리 잡을 생각만 하고 갈아 엎을 생각만 하니...

 

 

 

# 상류 쪽으로 여주시내가 보인다.

 

 

 

# 하류 쪽 조망.

 

 

 

 

# 여주보 인증센터이다. 이곳도 전에는 없던 것이다. 여주보 물문화관에 들러 휴식했다. 예전 일층에 있던 편의점은 2층으로 옮겼고, 인증센터는 입구로 옮겼다. 점심시간인데도 직원이 내려 와 상담에 응해 준다. 엄청나게 친절한 이곳 직원 덕분에 섬진강 인증 스티커를 발급 받고 마눌은 처음으로 인증수첩을 등록했다.

 

 

 

# 팔당에서부터 내도록 강북 쪽 강안을 따라 동남진하였는데 여주보에서부터는 강을 건너 강남 쪽 강안으로 달리게 된다. 길게 달려 여주군청 쪽 강변을 달리다 여주대교를 지나자마자 읍내 쪽으로 올라간다.잠시 읍내길을 가다가 식당을 찾아 민생고를 해결한다.

 

 

 

# 이 식당은 찬이 정갈하고 깔끔한데 정작 주메뉴인 고등어는 겉을 태웠다. 나는 일주일만에 먹는 밥이다. 죽만 먹다가 밥을 먹으니 참 맛나다. 막걸리도 한 통 비웠다.

 

 

 

# 한번 가본 길이라고 너무 여유를 부린다. 여주보에서 섬진강길 인증 받느라, 또 여주에서 점심 먹느라 작년보다 지체가 심했다. 다시 자전거길에 오른다. 강 건너로 신륵사가 건너다보인다.

 

 

 

# 지나온 여주대교와 여주시내의 모습.

 

 

 

# 여주시는 남한강을 참 잘 활용하고 있다. 금은모래유원지 캠핑장이다.

 

 

 

# 이호대교를 지나 달려 내려가면 강천보가 나온다.

 

 

 

# 솟대가 설치되어 있다.

 

 

 

# 강천보 한강문화관. 오늘은 그냥 지나쳤다.

 

 

 

# 강천보는 돛단배를 형상화했다.

 

 

 

# 이곳도 인증부스가 밖으로 나왔다.

 

 

 

# 강천보를 건넌다.

 

 

 

# 뒤따라 오면서 사진 찍는 것을 알고 손 흔드는 여유도 부린다. 많이 컷다!

 

 

 

# 하류 쪽 조망. 강의 흐름이 참으로 시원하다.

 

 

 

# 저쪽 절벽 아래로 달려 가야 한다.

 

 

 

# 강천보 좌안 내리막은 가팔라 사고방지를 위해 나무턱을 설치해 두었다.

 

 

 

# 운치있는 길이다.

 

 

 

# 가야지구, 굴암지구 강변은 걸리는 것 없이 길게 직선으로 달리게 되어 있다. 작년에는 뙤약볕과 강력한 맞바람 때문에 고생을 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이다.

 

 

 

# 이곳에서 강천섬으로 들어 가게 된다.

 

 

 

# 강천섬은 남한강 안에 있는 모래섬이다. 버려진 모래섬을 잘 가꿔 멋진 공원으로 탈바꿈 시켰다.

 

 

 

# 운치있는 쉼터에서 한숨 돌리고 간다.

 

 

 

# 지역 경제가 살고 지역으로 인구가 분산되어야 이런 시설의 활용도가 활발해질 것이다.

 

 

 

# 구불구불 모랫길을 따라 간다.

 

 

 

# 강천섬을 벗어나 영동고속도로 쪽으로 접근한다. 길가에서 깻단을 말리고 있다.

 

 

 

# 영동고속도로 우측으로 달리다 보면 긴 고갯길 하나가 나타난다.

 

 

 

# 창남이고개이다. 이 고개는 정말 길다.

 

 

 

# 그래도 한번도 쉬지 않고 끝까지 잘 오른다. 거참~

 

 

 

# 길고 가파르게 올라 왔으니 빠르고 신나게 달려 내려 갈 수 있다. 그 내리막 끝에 섬강이 나타난다.

 

 

 

# 이 섬강교를 지나면 강원도 땅이다.

 

 

 

# 섬강은 한강과는 확실히 그 흐름이 다르다.

 

 

 

# 섬강교를 지나자마자 도로를 건너 아래로 달려 간다.

 

 

 

# 섬진강길 분위기가 난다.

 

 

 

# 곧 강둑에 올라선다. 오늘은 외국인 라이더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이곳 말고 여주보에서도 한 팀의 외국인들을 만났었다.

 

 

 

# 부론면의 강변을 넓게 휘감아 돌게 된다. 고기 잡던 어부가 잠시 허리를 펴고 나를 응시하더라.

 

 

 

# 섬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합수부이다.

 

 

 

# 부론면의 이 강둑길은 작년에도 엄청나게 힘이 들어 중간에 쉬었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이다. 마눌보다 한참을 뒤떨어져서 개치나루터에 도착했다. 합수부에서 사진 찍느라 멈춘 것도 있지만 이곳에서 갑자기 에너지가 방전되는 느낌이 났다. 아마도 일주일 동안 장염으로 고생했고 죽만 계속 먹어서 그런가보다.

 

 

 

# 남한강대교 곁의 그늘에서 간식 먹고 휴식했다.

 

 

 

# 단암리 지나 강천리로 접어 들면, 소하천이 합수하는 길목에 웅장한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작년에는 저 주변에서 공사를 하고 있어서 그냥 지나쳤었다. 자전거 세우고 다가가 느티나무를 껴안고 그 정기를 받아 본다.

 

 

 

# 느티나무를 지나면 급경사 오르막을 휘감아 올라야 하고 절벽길을 달리게 되는데 작년에 하고 있던 공사가 아직도 진행중이다. 공사장을 드나드는 덤프트럭에 시달리며 조심스레 지나야 한다. 강천리 강변을 벗어나 일반도로에 합류하고 잠시 달려 가면 비내섬 인증센터가 나온다.

 

 

 

# 이곳은 작년에는 인증센터 자체가 없던 곳이다. 휴게소가 마련되어 있다.

 

 

 

# 저 다리를 건너면 모래섬인 비내섬에 들어 갈 수 있다.

 

 

 

# 비내섬 이후는 계속 일반 도로를 달려야 한다. 체력이 떨어져 힘이 많이 든다. 게다가 조터골에서 긴 고갯길 하나가 떡 나타난다.

 

 

 

조터골 고개를 힘겹게 넘으면 곧 복숭아로 유명한 앙성면에 이르게 된다. 능암리에서 다시 고갯길 하나를 달려 내려가다가 도로를 버리고 강변으로 내려 가야 하는데, 마눌은 그냥 앞만 보고 내달려 버린다. 큰소리로 불러 돌려 세우고 강변으로 내려가는데 앙성답게 중간중간 복숭아 과수원이 나타난다.

 

기존 농로를 활용한 도로를 길게 달려 가다가 성신양회, 중원학생야영장 등을 차례로 지난다.

 

 

 

# 이후 목계강변을 길게 달리는데, 곰보길이 나타난다. 이곳은 콘크리트 포장을 해 둔 구간인데, 날림공사를 했는지 콘크리트 표면이 갈라져 곰보가 되어 있다. 이렇게 공사를 마친 업자나 이걸 또 준공시켜 준 담당공무원이나  모두 처벌받아야 마땅하다. 애초에 4대강 사업은 목숨 걸고 반대하려는 세력들이 눈에 불을 켜고 쳐다 보는 사업이었다. 그러데 이렇게 공사를 마무리 하다니 도대체 생각이 있는 인간들인지 궁금하다. 가뜩이나 체력이 방전되어 힘이 드는데, 곰보길은 자전거가 앞으로 나가지 않고 제자리에서 통통 튀기만 한다.

 

 

 

# 정말 힘들게 조정지댐에 도착했다.

 

 

 

# 능암리에서 강변으로 내려가지 않고 그냥 도로따라 계속 가는 편이 더 나을 듯하다. 결국 이 위에 있는 중앙탑휴게소에서 만나게 된다.

 

 

 

중앙탑휴게소에서 조정지댐을 건넌다. 댐을 건너자마자 우틀하여 월상리로 향한다. 이곳 길들도 역시 자동차길이다. 월상리에서 긴 고개를 또다시 넘어야 한다. 일주일 동안 앓았던 몸이라 이곳에서 체력이 거의 바닥이 났다.

 

힘들게 월상리를 통과하고 오석리 입구에서 강변으로 꺾어 내리게 된다. 이곳에선 그냥 오던대로 도로를 따르면 지름길인데 무슨 망령이 들었는지 바닥 글이 가리키는대로 강변으로 향했다.

 

입구에 작은 구멍가게가 하나 있길래 물과 이온음료를 사 마셨다. 낮술에 잔뜩 취한 주인 할아버지는 계속 횡설수설이시다. 시계 확인하니 6시 반이 다 되었다. 작년에 혼자 할 때는 팔당에서 9시에 출발하고도 5시 정각쯤 탄금대에 도착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8시 10분에 출발했는데 이제서야 월상리이다. 한번 가본 길이라 빠르면 4시, 늦어도 5시에는 도착하리라 생각했는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작년에는 속도 빠른 로드바이크를 타고 왔었고, 혼자서 내달린 길이라 아무래도 올해보다는 시간 소요가 적었겠지만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나다니... 이제 문제는 귀경할 열차 시각에 맞게 도착할 수 있느냐이다. 계획하기로는 5시쯤 도착해서 저녁 먹는 것까지 예상해서 7시 20분 열차를 예매했었다. 일단 7시 전에 탄금대에 도착해야 충주역으로 가서 7시 20분 열차를 탈 수 있다.

 

그러자면 지름길로 가야 하는데 미련하게 강변으로 내려갔다. 강변을 빙빙 휘감는데 애먹이느라 트럭 하나가 계속 앞을 가로 막는다. 열차 시각에 쫓겨 체력방전된 것도 잊어버리고 미친 듯이 페달링을 한다. 유송리에서 문산리로 넘어가며 고갯길 두어 개를 넘는다. 그곳 역시 힘든 줄도 모르고 날아 넘었다.

 

그러다 드디어 목행교에 도착한다. 목행교를 건너면 충주시에 들어가게 된다. 곧바로 우틀하여 강변을 따라 질주한다. 어느새 날이 어두워 졌다. 강변길을 미친듯이 달리다가 문득,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굳이 7시 20분 열차를 타야 할 이유가 있나? 열차표 반환하고 다음 열차를 끊든지, 아니면 고속버스로 올라 가면 될 일 아닌가?

 

마눌에게 의향을 물으니 당연히 오케이!란다. 스마트폰 꺼내 열차표를 반환하고 다음 열차를 검색하니 다행히 9시 27분 열차에 자리가 있다. 열차표 예매하고 나니 비로소 피로감이 몰려 든다. 앞뒤 가리지 않고 미친듯이 페달링을 했더니 무릎에도 무리가 갔다. 이거 문제다~

 

이후는 천천히 탄금대를 향해 저어간다. (조정지댐 이후는 미친듯이 달리느라 사진이 한 장도 없다.)

 

 

 

# 7시 정각에 탄금대에 도착했다. 작년에 혼자 왔을 때보다 세 시간이나 더 걸렸다. 힘도 배나 들었고.

 

 

 

 

# 고생하였소. 그리고 대단하오! 두 번째임에도 막판에 지쳐버린 나보다 훨씬 쌩쌩하다니!                                    

 

 

 

인증센터에서 마지막 도장 찍고 한강 종주 자전거길을 마무리한다. 이로써 마눌은 섬진강 종주와 아라뱃길, 그리고 한강 종주를 완료한 셈이다.

 

막판에 체력이 방전되어 고생한 나에 비해 마눌은 아직 쌩쌩한 것이 남은 새재길과 낙동강종주도 무난할 듯하다. 다만 내 바램대로 혼자서 친구들 모으고, 지도 들고 남은 국토종주를 완주하느냐 하는 문제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다.

 

 

                                        

# 이날 충주 탄금대공원에는 세계무술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 실내체육관에는 가수들의 공연이 한창이고 바깥 공원에는 풍물시장이 열리고 있다.

 

 

 

# 대한민국 지자체들은 제각각 다른 이름의 축제를 열고 있지만 내용은 어디나 대동소이하다. 이런 풍물시장도 어디나 똑같다. 같은 패거리들이 전국을 빙빙 돌기 때문이리라.

 

 

 

# 이런 뺑뺑이 뽑기가 아직도 있더라. 신기한 것은 이게 장사가 된다는 것이다. 3, 4십 년 전 내 어릴 때에도 있던 것들이다.

 

 

 

# 품바 공연을 하면서 CD를 판매하는데 잘 팔린다는 것도 신기하고. 엉성한 뽕짝이던데...

 

 

 

# 깨끗한 식당으로 가서 저녁 먹자는 것을 내가 고집하여 풍물시장에서 동동주와 파전 곁들인 잔치상을 차렸다. 음...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맛도 정성도 없는 엉망의 음식이 나오더라... 돈은 비싸고...

 

 

 

# 저녁 먹고 탄금대를 떠나 충주역으로 달려 갔다. 열차 시간에 여유가 있어 역광장에서 잔차 정비를 깨끗이 하였다.

 

 

 

# 잔차 앞뒤바퀴 분리하면 열차에 싣기 편하다.

 

 

 

# 충주에서 무궁화호로 오송까지 다시 KTX로 광명역까지 환승하여 갔다. 환승시간 포함해서 딱 두 시간 걸린다.

 

 

 

집에 들어오니 시계가 막 12시를 가리킨다. 샤워하고 자리에 눕는데 평소 좋지 않은 왼쪽 무릎은 물론이고 오른쪽 무릎에도 통증이 있다. 막판에 열차시각 맞추느라 앞뒤 생각없이 미친듯이 페달링을 한 탓인가 보다.

 

이번 한강종주길은 내도록 '가본 길이 더 힘들다!"란 말을 되뇌이며 달렸다. 원래 대부분의 인생사가 처음 시작이 어려워서 그렇지 한번 하고 나면 그 다음은 비교적 쉬운 법이다. 고질적인 골 가뭄에 시달리는 한국 축구 역시 첫골만 나오면 그 다음은 비교적 쉽게 후속골이 나온다.

 

그런데 이번 종주길은 작년에 혼자서 달렸던 길이고, 소요시간이나 난이도 등을 미리 알고 있는 곳이라 쉽게 끝내리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작년에 비해 훨씬 더 힘이 들었다. 물론 일주일 동안 장염으로 고생한 데다 그동안 먹은 거라고는 죽밖에 없어 에너지원이 없었던 탓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두 번째가 더 힘이 들었던 것은 처음 이 길을 달릴 때의 열정이나 설레임이 이제는 없어진 탓이 아닐까  싶다. 무릇 사람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정과 그 열정이 불러 일으키는 기대감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남아 있는 마눌의 국토종주길에 동행하면서 힘들지 않게 하는 방법은 새로운 열정과 동기를 스스로 창조하고 끌어내는 일이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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