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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차이야기]자출 다시 시작하다!

강/사/랑 2014. 4. 18. 17:07
 [잔차이야기]자출 다시 시작하다!


 
4월 1일에 3년간 살았던 광명을 떠나 수원으로 이사하였다. 광명에서는 3년 동안 내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자출을 하였다.

 

자출 거리가 9km에 불과해 좀 탄력 붙어 탈 만하면 도착을 하게 되어 아쉬운 맛이 있기는 하였지만, 찬바람 부는 한겨울을 감안하면 그 정도가 적당하였다. 늘 퇴근이 늦어 한밤중에 달려야 하는 점에서도 그 거리가 알맞았다.

 

악명 높은 서부 간선도로의 정체 때문에 자동차로 40분 걸리는 거리를 잔차로는 단 20분이면 주파가 가능하니 시간 면에서도 잔차가 훨씬 비교우위에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이사한 수원은 일단 거리가 30km에 이르러 잔차로 출퇴근하기에는 그 거리가 너무 멀다. 게다가 작년 9월에 무리한 라이딩을 하여 두 다리 모두에 장경인대염이 걸리는 바람에 꼭 6개월 동안 잔차를 쉬고 있었으니 자출은 아직은 힘든 일이다.

 

처음 이사해서는 전철을 이용하였는데, 출퇴근 시간의 1호선 전철은 콩나물시루에 다름없어 숨쉬기가 힘들다. 첫날엔 멋도 모르고 오가는 동안 읽겠노라고 책을 들고 갔는데, 콩나물처럼 곧추서서 만세를 부르고 있자니 독서는 고사하고 책 한 권 무게가 천근만근이었다.

 

그래서 한 3일 전철 타고 다니다가 자동차로 출근 수단을 바꾸었다. 하지만 출근 코스가 부득이하게 대한민국에서 가장 막히는 곳 중 하나인 서부 간선도로여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그 자동차 흐름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결국 아직 다리가 완치 되지는 않았지만 자출을 다시 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정 이전에 코스 답사와 시간 측정한다고 아버님 기일에 잔차 타고 나섰다가 펑크, 고장, 자전거 교체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무려 다섯 시간이나 걸려 회사에 도착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나름 오랜 자출 경력과 잔차 여행 경력으로 다져진 사람이라 자신감 하나만 믿고 다시 자출을 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체인에 기름칠하고 타이어 공기압 채운 후 수원에서의 첫 자출에 도전하였다.

 

수원, 의왕, 군포, 안양, 광명을 거쳐 서울까지 무려 여섯 개의 도시를 지나거나 스쳐야 하는 코스이지만, 대부분의 자출코스가 자전거도로로 이뤄져 있어 자동차에 대한 걱정은 덜한 편이다. 다만, 이곳의 자전거도로는 평소에 운동나온 사람들과 자전거들이 뒤섞이는 곳이라 사고의 위험이 늘 상존하는 곳인 점이 걱정이기는 하다.

 

첫날 집을 출발하여 자전거 바퀴를 굴리는데 무려 6개월 만의 장거리 자출이라 금세 숨이 가빠지고 다리도 팍팍하게 땡겨온다. 게다가 맞바람이 가는 내내 앞을 가로막아 간만의 자출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

 

그래도 한 30여 분 달리니 온몸에 땀이 쫙 흐르면서 훅훅 내뺕는 내 숨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이상한 것이 회사에 가까워질수록 힘이 덜 들고 기분도 좋아진다. 마침내 회사에 도착하여 정문으로 들어서니 경비들이 오랜만에 잔차 타고 출근한다고 아는 체를 한다.

 

반갑게 인사하고 시계를 확인하니 딱 1시간 20분이 걸렸다. 전철과 자동차가 50분씩 걸리는 거리인데 잔차로 이 정도면 양호하다. 지하 헬스장에서 샤워하고 하루를 시작하니 적당히 피곤한 것이 딱 좋다.

 

그렇게 수원에서의 자출이 시작되었고, 첫날엔 1시간 20분이 걸리더니 다음날엔 1시간 10분, 또 그 다음날엔 1시간 3분이 걸렸다. 다리에 힘이 좀 더 붙으면 한 시간 이내에도 주파가 가능하겠다. 다만 퇴근이 늦거나 술이라도 한잔 할 때는 자정을 넘길 각오도 해야 하는 것이 불안하기는 하다.

 

아무튼 그렇게 다시 강/사/랑의 자출은 시작되었다.

 

(F11 키를 누르면 보시기 편함.)



# 수원 입북동 ~ 서울 가산동 자출코스. 편도 30km.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 매일 아침 왕송 호숫가를 달려 출근을 시작한다. 물안개 자욱한 호숫가의 아침이 싱그럽다. 

 

 

 

# 일반도로를 지동차들과 함께 오래 달린다. 의왕, 군포, 안양을 거쳐 서울 경계에 진입하고서야 자전거 도로에 내려서고 그 길로 한참 북상하여 다시 강둑으로 올라선다. 

 

 

 

# 벚꽃 만발했을 이 강둑의 봄을 올해는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하지만 조금 지나면 장미꽃 향기 가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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