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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산행]지장산/地藏山 - 끝이라 생각되는 곳에서 한걸음 더 가라!! 본문

산이야기/일반 산행

[야영산행]지장산/地藏山 - 끝이라 생각되는 곳에서 한걸음 더 가라!!

강/사/랑 2014. 7. 15. 19:10
 [야영산행]지장산/地藏山

 

 

'임계점(臨界點, Critical point)'이란 용어가 있다.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어떤 한계에 다다른 지점을 말한다. 영어로 풀이해 보면 '결정적 순간'쯤으로 해석이 가능하겠다.

 

임계점은 열역학(熱力學)용어이다. 사전을 찾아보니 "액체와 기체의 상(相)이 구분될 수 있는 최대의 온도-압력 한계"라고 적혀 있다. 즉 어떤 온도와 압력을 벗어나면 물질의 상이 질적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데, 그 지점을 임계점이라고 하는 것이다.

 

물을 예로 들어보면, 물은 99도에서는 온도 변화만 있을 뿐 끓지도 않고 액체 상태 그대로이다. 여기에 1도를 더 가열하여 100도가 되는 순간, 물은 끓기 시작하고 수증기로 변화하게 된다. 99도에서 1도가 더해진 그 지점, 물이 액체에서 기체로 질적 변화를 가져오는 그 지점, 그것을 '임계점'이라고 하고 그때의 값을 '임계치(臨界値)'라고 한다.

 

임계점은 단순히 열역학에서만 사용되는 용어가 아니고 과학의 여러 분야나 일상생활에서도 널리 활용되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핵실험에서 임계치 이하로 핵분열 연쇄반응을 유지하여 핵폭발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핵실험을 하는 '임계치 이하 핵실험'을 들 수 있다.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이러한 임계점의 예는 허다하다. 영어학원을 다니고 원어방송을 듣고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몇 년을 노력해도 들리지 않던 영어가 무식하다 싶게 시도한 반복의 결과 어느 한순간 귀가 툭 트이며 들리게 된다든지, 기업이 연구개발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인력을 투입해도 만족한 결과가 나오지 않다가 고집불통의 CEO가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다시 시도한 투자의 결과, 어느 한순간 누적된 연구개발을 토대로 획기적인 기술이나 상품이 탄생하여 급성장을 하는  것 등의 예를 흔히 볼 수 있다.

 

어느 광산업자가 있었다. 그는 어느 지역에 금맥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전 재산을 털어 금광개발에 나섰다. 몇 년간의 피눈물 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금은 발견되지 않았다. 자본도 열의도 떨어진 광산업자는 결국 금광을 포기하고 광산개발권과 채굴장비를 고물상에게 헐값으로 넘겼다.

 

광산을 인수한 고물상업자는 혹시나 해서 인수한 장비를 이용해 전(前) 업자가 캐다가 만 곳에서 다시 작업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불과 몇 미터를 파지 않아 엄청난 양의 금맥을 발견하여 일확천금의 횡재를 하게 되었다.

 

광산업자가 불과 몇 미터만 더 파고들어 갔으면 큰 성공을 할 수 있었는데, 그 몇 미터를 못하고 포기하고 만 까닭이다. 그 몇 미터 더 파고 들어간 지점이 바로 임계점이다.

 

이렇듯 임계점은 물질이나 상황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반복과 투입의 절대량을 말하고, 피눈물 나는 노력의 투입에도 도저히 성과를 내지 못해 포기하고 싶어지는 그 절박한 순간에 한 번 더 시도해 보는 도전정신(挑戰精神)을 말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 곳곳에는 이런 임계점의 원리가 내재되어 있다. 누군가는 임계점의 벽에 막혀 좌절하는 바람에 오랜 세월 투입한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또 누군가는 더이상 잃을 것도 없을 것 같은 한계상황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 더 내디딘 발걸음으로 임계점을 넘어 서서 성공을 쟁취하기도 한다.

 

답은 그곳에 있다. 오랜 시간의 투입과 노력의 집중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할 때, 이제는 더이상 시도할 힘도 열정도 없다고 생각되어 포기하고 싶어질 그때, '백척간두 진일보(百尺竿頭 進一步)'로 낭떠러지 위에서 앞으로 한 발 내디디는 그 '한 번 더!' 시도해 보는 그곳에 임계점은 있다. 그 '한 번 더!'로 인해 우리는 임계점을 넘어 우리가 원했던 찬란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마른 장마로 온 나라가 바싹 말라 산과 들 모두 가뭄으로 허덕이는 지난 주말, 홀로 산꾼 몇이서 포천에 있는 지장산으로 계곡 야영을 나섰다. 계곡 상류에 물 가깝고 한적한 잣숲이 있다는 얘길 듣고 그곳을 찾았는데, 바짝 마른 계곡과 먼저 자리를 잡은 많은 피서객들로 인해 일순 맨붕이 오고 말았다.

 

애초에 내가 이곳을 추천했으니 내가 해결해야 해서 홀로 계곡 상류로 잣숲을 찾아 떠났다. 피서객들로부터 벗어나 한참을 상류로 올라갔는데, 아무리 찾아도 기대했던 잣숲은 뵈질 않는다. 한참을 이곳저곳 뒤져 보지만 잣숲은 없고  드디어는 물길도 끊어지고 길은 돌투성이로 가파르기만 하다.

 

그때 마침 저 아래에서 일행들이 나를 찾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서 더이상 찾기를 멈추고 산길을 도로 내려갔다. 결국, 잣숲은 포기하고 어느 다리 아래에서 동무들과 어설픈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다음날 지장산 산행을 위해 계곡길을 치고 올라가는데, 전날 내가 올라갔던 곳에서 조금 더 올라가자 애초에 우리가 계획했던 멋진 잣숲이 나타난다. 내가 조금만 더 올라갔으면 저 잣숲을 찾을 수 있었고, 딱딱한 다리 밑이 아니라 푹신한 잣숲에서 아늑한 밤을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나는 임계점 직전까지 애를 써 놓고는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디디지 못해 임계점을 넘어서지 못했던 것이다. 또 하나 세상 이치를 배웠다. 한 걸음 더 올라갔어야 했다. 더이상 길이 없다고 생각되는 그 지점에서 한 걸음 더 내디뎌야 하는 것이다. 그곳에 세상의 모든 길은 열려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에!

  



끝이라 생각되는 곳에서 한걸음 더 가라!!


일시 : 2014년 7월 12,13일. 흙과 해의 날.

세부내용 : 야영지 ~ 잘루맥이고개 ~ 전망대 ~ 삼거리 ~ 지장봉 ~ 틈새바위 ~ 이정표 ~ 화인봉 ~ 전망대 ~ 동마내미고개 ~ 야영지


홀로 산꾼들 사이에 야영 한 번 들어가자는 사발통문이 돌았다. 야영지 정보는 내가 조금 알고 있으니 내가 총대를 메기로 하고 지장산을 선택했다. 지장계곡 상류에 멋진 잣숲이 있고, 지장산정에서의 조망이 아주 훌륭하다는 정보를 입수한 까닭이다.

 

해리님 차에는 뚜벅과 산냄시님이 탑승하고, 내 차에는 오투님이 탑승하기로 했다. 의정부역에서 오투님을 픽업해서 43번 도로 타고 소흘읍을 지나 포천으로 향했다. 한탄강을 따라 계속 북상하다가 87번 도로로 갈아타고 올라가니 종자산을 지나게 되고 지장계곡 끝자락인 중리저수지가 나온다.

 

애초에 중리저수지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지장계곡을 따라 길이 계속 열려 있어서 자동차로 올라갔다.

 

오랜 가뭄으로 계곡은 수량이 적지만 무더위를 피해 계곡을 찾은 피서객들이 아주 많았다. 더이상 차가 올라가기 힘든 곳에까지 올라가서 주차하고 먼저 온 일행들과 조우했다.

 

 

지장산/地藏山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연천군 신서면, 강원도 철원군에 걸쳐 있는 산.높이는 877m이다. 남쪽으로 한탄강이 흐르며 등산이 허용된 최북단 산이다. 숲이 울창하고, 5km에 이르는 지장계곡이 있어 여름철이면 피서객들로 붐빈다. 산행은 포천시 관인면 중1리에서 시작한다. 지장계곡을 따라 절터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파른 비탈을 오르면 능선이 나온다. 여기서 남쪽길로 가면 삼형제봉(710m)이 나오고, 북쪽으로 가면 철원평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화인봉(810m)이 나온다. 화인봉에서 가파른 돌길을 10여 분 더 오르면 정상이다. 정상에서는 고대산(832m)·금악산(947m)과 철원평야를 비롯하여 날씨가 맑으면 북한의 송악산까지 보인다. 하산은 화인봉을 바라보며 능선을 오르내리다 헬기장과 이어진 능선으로 내려가 삼형제봉을 거쳐 화전민터 입구로 내려선다. 찾아가려면 포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동송행 직행버스를 타고 관인에서 내린다. 승용차로 가려면 43번 국도를 타고 포천을 지나 38선 휴게소에서 좌회전하여 한탄강을 가로지른 영노교를 지나면 중1리 저수지 부근에 주차장이 있다.

 

<이곳저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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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장산 지형도. (아래 지도를 클릭하면 원본을 볼 수 있음) 



 

 

해리님네팀은 우리보다 한참을 먼저 도착했다. 표정을 보니 하류쪽 오토캠핑족들의 요란함에 질린 눈치들이다. "요즘은 어느 계곡이나 하류쪽은 저런 풍경입니다. 최상류로 올라가면 아늑한 잣숲이 있을 터이니 안심하시요!"

 

그 팀의 세 분은 계곡가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산냄시님은 잣숲을 찾으러 위로 올라간 모양이다. 산냄시님에게서 좋은 소식이 오기를 기다리며 인근의 계곡으로 내려갔다.

 

 

 

# 지장계곡은 지금 피서객들로 넘쳐 난다.

 

 

 

# 오랜만에 만났으니 일단 막걸리부터 한 잔 하십시다.

 

 

 

# 정탐조 기다리며 술상을 간단히 펼쳤다. 물이 많지는 않지만 나름 시원한 계곡에서의 술상이라 맛나게들 막걸리를 먹었는데 막상 사진으로 보니 표정들이 굳어 있다. 잣숲으로 바로 직행하지 않아서 그런가? 사진이 많은 것을 말해 준다...

 

 

 

막걸리 두어 통 비울 동안에도 연락이 없길래 내가 길을 나섰다. 아무래도 이곳을 내가 추천했으니 내가 해결을 보아야 할 일이다.

 

임도를 따라 위로 올라간다. 곧 좌측으로 지장산 가는 등로가 나온다. 그 등로를 따라 올라가 보니 잣숲이 나오기는 한데 비탈지고 계곡이 멀어 야영지로는 마땅치 않다.

 

다시 임도로 내려와 위로 올라갔다. 상류로 올라갈수록 계곡의 수량은 적어진다. 하지만 군데군데 야영객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우리 팀들이 들어갈 곳은 없다. 계속 위로 올라가 보는데, 드디어는 물길이 끊어져 버리고 산길도 가팔라져서 숨이 턱턱 막힌다.

 

먼저 야영지 살피러 갔다는 산냄시님은 뵈질 않고 계곡도 말라 있으니 참으로 난망하다. 좀 더 올라가 볼까 망설이고 있는데 저 아래에서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아유~ 또 나 때문에 다들 애 타겠다. 산냄시님이 자리를 찾았을지도 모르니 일단 내려가자!"

 

임도를 오륙백 미터쯤 다시 내려오니 과연 산냄시님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가까운 곳에 잣숲을 보았노라고 한다. 옳커니 하고 그를 따라가니 좀 전에 내가 올라가 봤던 그 잣숲이다. 그런데 내가 봤던 곳보다 더 위로 올라간다.

 

비탈진 산사면을 치고 올라가니 텐트 서너 동 정도는 들어갈 만한 약간 평평한 곳이 나온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니 그곳은 단순한 공터가 아니라 묵은 묘지이다. 게다가 계곡과는 아주 멀고 습하기까지 하다. "아니 되오!  이런 음습한 곳에서 밤을 보낼 순 없소!"

 

포기하고 일행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그들은 우리를 기다리다 지쳐 인근에 있는 다리를 하나 확보해 두고 있다. 가만 보니 다리 아래는 자리도 넓고, 고립되어 있어  다른 이들의 방해 받을 일도 없겠다. 다만 다리 밑 거지 신세 비슷하다는 자괴감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다리 밑이야 예전에 장마철 폭우 쏟아지는 날 청계산 야영 들어가서 석기봉 아래 다리 밑에서 멋진 하룻밤을 보낸 기억이 있으니 낯설어할 일도 아니다. 그리하여 애초에 계획했던 잣숲은 포기하고 다리 밑에 하룻밤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허~ 참!

 

 

 

# 잣숲과는 이미지가 너무나 동떨어진 다리 밑 야영지.

 

 

 

 

# 우리 부부와 오투님은 그 근처 계곡가에 자리 하나를 확보했다.

 

 

 

# 잣숲만큼은 아니더라도 나름 사통팔달하여 시원은 하였다.

 

 

 

# 다리 아래에 커다란 모기장 하나 설치하니 그런대로 만찬장으로 충분하다.

 

 

 

# 내가 지정한 장소인데, 잣숲을 찾지 못했으니 동무들 보기 미안하였다. 그래도 예전에 모두 1대간 9정맥 하면서 무덤가, 화장실, 동네 정자 등등 온갖 장소에서 야영을 한 배테랑들이라 다리 밑 정도는 별 거리낌이 없다.

 

 

 

# 날이 훤할 때부터 교하만찬(橋下晩餐)을 시작했다.

 

 

 

# 이 날은 음식이 참 다양하고 풍부하였다. 비록 다리 밑에서 한 어설픈 만찬이었지만 맛난 술안주가 많아 과음하였다. 다른 이들도 모두 그랬나보다. 술기운이 올라 먼저 텐트로 올라 왔는데, 다리가 풀리게 드신 분들도 계셨던 모양이다.

 

 

 

# 술기운 올라 아무것도 모르고 잠이 들었는데, 계곡 윗쪽의 저 팀들은 꽤 시끄럽고 난잡한 밤을 보냈나 보더라. 마눌 말에 의하면 밤새 고함지르고 모닥불 피우고 그랬단다. 술 취하니 그런 소란도 무시할 수 있어 좋다.

 

 

 

우리 동무들이 이제 나이들을 많이 먹어 노인네가 되어 가는 것은 분명한가 보다.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 끓이고 짐을 챙기고 하느라 부산하다. 우리는 거의 매주 야영을 가지만 늘 느지막이 일어나 기분 좋은 게으름을 즐기는 편인데,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

 

잠 덜 깨고 술 덜 깼지만, 우리도 함께 서둘 수밖에 없다. 아침 끓여 먹고 짐 챙겨 부랴부랴 차에 집어 넣었다. 그리곤 간편한 공격 배낭 차림으로 지장 정상을 향했다.

 

 

 

# 게으름을 포기하고 아침 일찍부터 짐 꾸려 정상을 향했다.

 

 

 

# 우리가 야영한 바로 윗쪽에 동마내미고개로 향하는 등로가 있다. 이곳은 나중에 하산할 코스이다.

 

 

 

# 계곡가 등로를 따라 윗쪽으로 계속 올라간다.

 

 

 

# 상류로 올라가면 자동차로는 올라갈 수 없게 길이 돌덩이길로 바뀐다.

 

 

 

# 화인봉으로 올라가는 등로 들머리도 지난다.

 

 

 

# 그런데 계곡 최상류 부분에 이르자 뚜시쿵~ 하고 잣숲이 나타난다.

 

 

 

# 어제 내가 잣숲을 찾으러 올라왔던 곳에서 조금만 더 올라오면 되는 것이었다. 거의 코 앞까지 와 놓고 부르는 소리에 끌려 포기하고 내려가 버린 것이다. 몇 발자국만 더 올라가면 되는 것이었는데...참으로 허탈하였다. 이렇게 멋진 곳을 코앞에 두고 다리 밑에서 밤을 보냈다니...

 

 

 

# 아래에는 끊겼던 계곡이 이곳에는 다시 흐르고 있다. 꽤 넓은 박지에 계곡까지 갖추고 있으니 참으로 알맞은 곳인데, 그 임계점을 넘기지 못하고 포기하고 말았구나! 한 걸음만 더 가면 되는 것인데...

 

 

 

# "한 걸음 더!"란 말을 곱씹으며 다시 얼마를 치고 오르면 넓은 공터를 가진 잘루맥이 고개가 나온다.

 

 

 

# 이 고개를 넘어가면 철원이 나오고, 우측으로 올라가면 관인봉 산줄기를 타게 된다.

 

 

 

# 정상까지는 1.33km라고 적혀 있다. 저 정도라면 30분 거리이다.

 

 

 

# 거리가 짧으니 일단은 가뿐한 마음으로 출발한다.

 

 

 

# 그런데 시작부터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 날이 무덥고 숲속엔 바람 없어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간밤에 먹은 알콜이 땀으로 모두 배출되나 보다. 한차례 길게 치고 오르면 전망대가 나온다. 처음엔 여기가 정상인줄 알았다. 삼분의 일도 못왔는데...

 

 

 

# 전망대 앞으로 산줄기 하나가 누워 있다. 고대산으로 가는 산줄기이다. 저 뒷쪽에 우뚝한 산이 고대산이다.

 

 

 

# 숲 너머에 봉우리가 우뚝하다. 저곳이 지장산 정상인가 했다. 택도 없다.

 

 

 

# 잠시 떨어졌다 다시 치고 오른다.

 

 

 

# 경사가 아주 가파르다. 간밤의 음주가 과하기는 하였나 보다. 땀이 정말 많이 흐르고 숨도 턱턱 막힌다.

 

 

 

# 한차례 용을 쓴 후 봉우리에 도착했다. 좀 전 전망대에서 본 봉우리이다.

 

 

 

# 그런데 이제 겨우 600여 미터 올라 왔단다. 두 차례 계단식으로 올랐고, 땀을 그렇게 흘렸는데 육백이라고..?

 

 

 

# 이 동네 이정표 거리가 문제인 거냐? 오늘 우리가 컨디션이 나쁜 거냐? 어쨌거나 발을 움직여야 정상에 이를 수 있다.

 

 

 

# 뚜벅도 간밤에 많이 달렸나 보다.

 

 

 

# 다시 한차례 낑낑 오르지만 아직이다. 이 동네는 이정목은 정말 필요 이상으로 많다.

 

 

 

# 갈수록 경사는 급해진다.

 

 

 

# 이런~! 정상은 아직 숲 너머에 있다. 이백미터라며?

 

 

 

# 지도상 삼거리로 표시되어 있는 고대산 갈림길을 만났다.

 

 

 

# 고대산까지는 8킬로미터 거리이다.

 

 

 

 

# 다시 한차례 올려 드디어 숲을 벗어난다.

 

 

 

# 우리가 올라 온 능선이 앞에 보인다.

 

 

 

# 잘루맥이 너머로는 관인북봉이 보인다.

 

 

 

# 드디어 지장정상에 도착했다. 30분이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무려 50분이나 걸렸다. 우리 모두의 컨디션에 문제가 있거나 현지 이정목의 거리 계산이 잘못되었거나 둘 중 하나이다.

 

 

 

 

# 지장산정은 참으로 요란하다. 이 산이 포천과 연천 두 고장으로 연결되어 있어 그런 것인데, 두 지자체에서 제각각 정상석과 상징물을 세워 두었다. 눈에 거슬린다. 지장산은 산의 정상부가 지장보살인 듯 생겼다 하여 부르는 이름이다. 지장보살은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을 구원하기 위해 스스로 지옥으로 뛰어든 보살이다. 중생 구원을 위해 成佛하기를 포기한 자비의 보살인데, 중생들은 서로 자기들이 잘 났다고 이렇듯 야단이다.

 

 

 

# 연천군에서는 요상하게 생긴 캐릭터를 세워 두었다.

 

 

 

# 정작 정상석은 자그만하다.

 

 

 

# 포천은 큰 규모의 정상석을 세워 두었다.

 

 

 

# 포천의 정상석은 뒷편에 꼭 그 고장 출신 옛 선인들의 시를 적어 두었다. 뭐! 그것은 칭찬해 줄 만한 일이다.

 

 

 

# 바로 곁에 870m의 서봉이 있다. 저곳에 전망대가 있는 모양이다.

 

 

 

# 종자산 쪽으로 흐르는 지장산줄기이다. 날이 흐리고 박무 짙어 조망은 별로이다.

 

 

 

# 정상 한 켠 절벽 위에서 정상주연을 벌였다.

 

 

 

# 간밤의 술기운이 땀으로 모두 빠져 나갔으니 얼른 다시 채워 넣어야 한다.

 

 

 

# 순식간에 막걸리 여섯 통이 뚝딱 비워진다. 대단들 하다! 간 밤에 그렇게 마시고...

 

 

 

# 화인봉, 삼형제봉, 종자산이 차례로 눈앞이다.

 

 

 

# 화인봉.

 

 

 

# 삼형제봉.

 

 

# 종자산.

 

 

 

# 삼형제봉 좌측 사면에 암봉 하나가 우뚝하다.

 

 

 

# 정상에서 오래 쉬다가 다시 짐을 챙겼다.

 

 

 

# 급경사 내리막이다. 동절기엔 난감하겠다.

 

 

 

# 간만에 밧줄 잡고 내려간다.

 

 

 

# 아래로 가파르게 내리자 암봉이 하나 나온다. 그 암봉 앞에 누군가 머물렀던 집터가 있다. 도인(道人)공부를 하셨나?

 

 

 

# 돌아보니 암봉이 하늘로 솟아있다. 저 암봉 때문에 지장산이란 이름을 얻었나보다.

 

 

 

# 잠시 편안한 등로가 나타난다.

 

 

 

# 동자꽃이 예쁘게 피어 있다.

 

 

 

# 병조희풀도 동자꽃에 지지 않는다.

 

 

 

# 암봉 하나 앞을 막는다.

 

 

 

# 이곳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면 잘루맥이고개 올라가면서 만났던 잣숲 직전의 들머리로 나가게 된다.

 

 

 

# 암봉 좌측으로 우회한다.

 

 

 

# 화인봉 밧줄구간을 만났다.

 

 

 

# 우측으로 가면 연천 내산리로 내려가게 된다.

 

 

 

# 우리는 화인봉을 향해 출발.

 

 

 

# 옛날 백두대간할 때 기분이 난다.

 

 

 

# 오투님과 산냄시님을 제외한곤 다들 비슷한 시기에 백두대간을 종주했다.

 

 

 

# 한차례 올리자 숲 너머로 지장봉이 건너다 보인다.

 

 

 

# 다시 한차례 더 올린다.

 

 

 

# 자주꿩의다리가 청초한 모습으로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 지장보살의 머리를 닮았나?

 

 

 

# 유래를 알고 보니 과연 그럴듯 하다.

 

 

 

# 곧 화인봉에 올라섰다.

 

 

 

# 화인정상은 좁다.

 

 

 

# 꽃 花, 사람 人을 쓰는 구나!

 

 

 

# 봉우리 아래에선 700이라더니 이곳에선 600이란다.

 

 

 

# 그래도 정상석까지 갖추었다.

 

 

 

# 오래 머물지 않고 곧장 출발했다.

 

 

 

# 숲너머로는 삼형제봉이 우뚝하다.

 

 

 

# 저곳까지 가느냐 마느냐로 한참 실랑이를 벌렸다.

 

 

 

# 바람 좋은 바위 위에서 한참을 쉬었다.

 

 

 

# 이런저런 얘기 나눠가며 천천히 진행했다.

 

 

 

# 이 동네는 한참을 와도 일 킬로미터가 안된다.

 

 

 

# 전망 좋은 곳을 다시 만났다.

 

 

 

# 삼형제봉과 종자산이다.

 

 

 

# 삼형제봉은 암봉이 아주 발달한 산이다. 무척 가파르고 위험한 모양이다.

 

 

 

# 지장계곡도 내려다 보인다.

 

 

 

# 삼형제봉까지 가는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두고 볼 일이기는 하지만...

 

 

 

# 곧장 급하게 떨어져 내린다.

 

 

 

# 경사가 상당히 가파르다.

 

 

 

# 하늘나리의 색감이 아주 요염하다.

 

 

 

# 가파르게 내리면 동마내미고개가 나온다.

 

 

 

# 고개 한 켠 바람 좋은 곳에 점심상을 펼쳤다.

 

 

 

끝까지 사수한 막걸리 한 통과 쐬주를 반주하여 점심 공양을 마쳤다. 간밤의 전작에다 아침 반주, 정상주, 점심 반주까지 곁들이니 삼형제봉을 고집하던 주장이 쏙 들어 간다. 누적된 술 기운이 봇물 차오르듯 할테니...

 

점심 먹고 그 자리에서 오래 쉬며 환담하다가 다시 짐을 꾸렸다.

 

 

 

# 동마내미 내리막은 아주 가파르다.

 

 

 

# 무릎 온전치 못한 나에게는 부담이 많이 가는 경사였다. 그나마 박배낭 벗어 던지고 맨몸으로 왔음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 한차례 길게 내려 계곡으로 하산했다.

 

 

# 계곡물에 가볍게 씻고 옷 갈아입은 후 휴식하고 있는데, 삼형제봉 쪽에서 헬기 소리가 요란하다. 그러더니 119 구급대원들이 여러 명 동마내미고개를 향해 오른다. 아마도 삼형제봉에서 추락사고가 있었나 보다. 좀 전에 우리가 삼형제봉으로 가지 않은 게 얼마나 잘한 결정인지 모른다. 술기운에 힘 빠진 다리로 그곳에 갔으면 어떤 일이 생겼을지 알 수 없으니 그렇다.

 

 

 

이후 짐 챙긴 후 각자의 서식지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다른 때와 다르게 뒷풀이는 생략했다. 오늘 날씨가 너무나 무더워 땀을 많이들 흘렸고, 지장산이 은근히 빡센 맛이 있어 뒷풀이가 부담스러웠던 탓일 것이다. 간밤에 좀 많이 달린 후유증도 있었고.

 

그래도 오랜만의 합동 야영이라 이런저런 얘기며 주고받는 술잔에 화기가 애애하기는 하였다. 다만 애초에 계획했던 잣숲이 아니라 어느 다리 밑에서 춘삼이 동생들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 옥의 티이기는 하였다.

 

그리하여 돌아오는 내내 한 걸음 더 나아 가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끝이라 생각되는 그곳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감으로써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음을 간과했음이다. 그렇게 또 하나 인생공부의 나이테가 굵어지기는 하였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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